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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노마키아 - 2부(16-2)


 


01.


 




『이런 쥐새끼같은 년!! 』


 


미나는 능력자들 사이에서 요리조리 잘 피해다니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시가지라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은신할 수 있는 곳이 많았기에 어떻게든 버텨나갈 수는 있었고 능력자들 역시 생각보다 미나를 잡는데에 시간이 오래걸리고 있음에 점점 난폭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나는 쉽게 포위망을 벗어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


 


몸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독성물질을 토해내는 능력자로인해 옷은 부분부분 녹아내려 미나의 뽀얀 속살을 가려주지 못하고 있었고 몸에는 이미 많은 상처들로 얼룩져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바람을 일으키는 능력자.. 그 능력으로인해 탈출기회를 잡아도 벗어나지못하고 오히려 고양이가 쥐를 몰아넣듯이 한쪽으로 몰리고 있는 중이었다. 순간, 잠시 몸을 숨기며 숨을 고르고 있던 미나에게 강풍이 불어닥치며 미나를 건물 한쪽 구석으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거대한 덩치를 가진 능력자가 미나의 앞을 가로막아섰다. 그리고 미나의 측면 벽을 뚫고 들어오는 또다른 능력자에 미나가 좁혀오는 포위망을 벗어나려 뒤쪽으로 물러서는 순간 앞에 있는 능력자들의 얼굴에 득의에 찬 웃음이 떠오르는 것이 미나의 눈에 들어왔다.


 


그때였다. 미나의 발밑에서 환한 빛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치 마법진처럼 발아래에서 위를향해 솟구치듯이 발광하는 빛.. 그 빛에 노출이 되는 순간 미나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위..위험해!!"


 


순간적으로 위험을 느낀 미나가 빛을 발하고 있는 지역에서 벗어나기위해 몸을 날리려는 순간.. 이번에는 빛을 발하고 있는 지역의 주위에 거대한 회오리가 생성되며 미나의 움직임을 가로 막았다. 미나는 있는 힘껏 위쪽을 향해 도약해 날아올랐다. 그러나 위로 날아올라 회오리를 벗어나려하던 미나는 미처 회오리구역을 다 벗어나기도전에 바닥으로 떨어져내리고 말았다. 공중으로 뛰어올라도 바닥에서 발하는 빛은 계속해서 미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곧바로 빛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미나는 이제 일어서기도 힘들만큼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흐흐흐 어때 내 능력이? 』


 


주위를 둘러싸고있던 회오리가 사라지고 강한 빛속에 쓰러져있던 미나의 앞에 한 남자가 다가왔다. 미나가 어떻게든 움직여보려고 애를 써보고 있었지만 몸을 일으키기는커녕 몸을 부들부들 떠는정도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미리 설치를 해놔야하는 제약도 있고 힘이 다 흡수되기전에 벗어나버리면 그만이라 유용성이 좋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제대로 걸리면 절대로 벗어나지 못해 』


 


남자가 이번에는 어느새 주위로 몰려든 능력자들을 돌아보며 말을 꺼냈다.


 


『어때? 이왕이렇게된거 보스에게 데려가기전에 재미 좀 보는게? 』


 


『흐흐흐... 』


 


능력자들이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어깨를 으쓱해보이자 남자는 빛의 진안으로 들어와 쓰러져있는 미나의 짧은 스커트를 걷어올렸다. 잘 조각되어진듯 뻗어있는 허벅지에는 여기저기 상처들이 나있었지만 양쪽으로 솟아있는 엉덩이는 치마로 보호받고 있어서인지 상처하나 없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남자는 미나의 골반에 손을 가져가 거침없이 미나의 팬티를 벗겨내고는 능력자들에게 던져주었다.


 


『크흐흐흐 냄새 좋은데? 』


 


미나의 팬티를 받아들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으며 실실거리고 웃기시작하는 능력자들.. 남자는 그들을 보고 씨익 웃어보이며 허벅지로부터 천천히 엉덩이쪽을 어루만지며 미나의 귓가에 소근거리듯이 말했다.


 


『너무 걱정말라구..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못하겠지만 강간당하는 느낌만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테니까... 』


 


"아..안돼....."


 


 


순간.. 은은한 오오라 같은 것이 미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한 순간.. 미나의 몸에서부터 하얀색의 백광이 강렬하게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강렬하면서도 은은한.. 닿는 순간 불태워버릴듯이 뜨거운 것은 아니지만 작은 미생물들조차 모두 살균해버리는 태양빛과도 같은 빛이 모든 것을 지워버리듯 주위의 환경도 소리도 바닥에서 강렬하게 발하고 있는 그 빛마저도  지워버리듯이 퍼져나갔다. 그렇게 잠시 후..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위의 환경과 소리가 모두 돌아왔을 때 미나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와함께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

.

.


 


『마..말도 안돼.. 벗어난 것도 아니고... 내.. 내 능력 능력자체가 깨져버렸다고...??!! 』


 


 


 


 


 


02.


 


 


한 남자가 들고있던 식판을 엎어버리며 성질을 부리고 있었다.


 


『씨발... 진짜 내가 왜 이딴걸 먹고 있어야하는데!! 』


 


『야.. 참아.. 더 드러운 꼴 당한 사람들도 많아.. 』


 


『씨발.. 좃같은 능력자들!! 그게 사람이야? 그런 놈들 싸그리 죽여버리지않고 뭐하고있는거냐고!! 』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거겠지.. 』


 


『왜? 그 새끼들도 인간이라서? 씨발 좃까고 하늘을 날아다니는게 인간이야? 』


 


『미사일을 쓰든 핵을 쓰든.. 그런 것들은 싸그리 다.. 』


 




얼마전부터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NH들로인해 한국에는 난민아닌 난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NH도 버거운데 다른 나라의 능력자들도 속속 국내로 들어오고있다보니 그들로인해 하루아침에 부모나 자식 친척을 잃은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렇지 않더라도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사람들이었다. 정부는 이런 사람들을위한 임시거처를 마련해주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난민아닌 난민들을 모두 다 수용하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덕분에 그나마 정부에서 마련해주는 거처들도 조각조각 쪼개어져 군락처럼 외진 지역으로 나뉘어지고 처음 거처가 마련될때만해도 자원봉사자니 그들을 보호해줄 군이니하던 것들도 지원이 모자라게되자 기본적인 생필품과 음식만을 내려놓고 가는게 일반적인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배급되어지던 음식의 질마저도 점점 나빠지자 사람들은 그 분노를 능력자들에게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이들 대부분은 능력자들을 증오하고 있었는데 처해진 상황마저 더 악화되어가니 이 남자처럼 시시때때로 불만을 토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만 갔다.


 




『아 씨발 너만 억울해? 밥맛떨어지게 왜 지랄이야지랄이!! 안그래도 좃도 맛대가리없는거 억지로 처먹고있구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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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


 


엄청난 굉음과 함께 남자들이 있던 바로 근처에서 하늘로부터 뭔가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더니 흙먼지가 거세게 피어올랐다.


 


『뭐..뭐야 씨발!! 』


 


남자들은 주위에 있는 각목, 커다란 나무가지, 돌맹이들을 집어들고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일었던 흙먼지가 서서히 다시 지면으로 가라앉을무렵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않자 남자들은 조심스럽게 흙먼지를 일으키며 굉음을 냈던 그 자리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응? 뭐..뭐야? 사람??!! 』


 


하늘에서 떨어진 충격으로 움푹 패여버린 땅에 쓰러져있는 한 여자의 모습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흙먼지가 내려앉은 머리는 어지럽게 헝클어져 있었고 크게 부상당한 부위는 눈에띄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한군데 성한 부분이 없으리만큼 온 몸이 상처들로 가득했다.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있었고 심지어 찢어진 옷 안쪽으로 보이는 속살조차도 상처투성이인데다 마치 죽은듯이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뭐..뭐지? 하늘에서 떨어진건가? 』


 


남자들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른때와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설마 능력자..인가? 』


 


『그럼 씨발 능력자지.. 사람이 이렇게 떨어졌는데 이렇게 온전할 수가 있냐? 』


 


『그리 온전해보이지는 않는데.. 죽은건가..? 』


 


남자중에 한 명이 미나의 손목에 손을 가져다 대어보자 아주 희미하게나마 맥박이 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코에서도 약하지만 숨결이 느껴지고 있었다.


 


『죽은건 아닌가봐.. 』


 


순간, 한 남자가 눈을 크게 뜨고는 쓰러져있는 여자를 덜덜 떠는 손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나..나 이 여자알아!!! 미나인가 하는 그.. 그 능력자야!!! 』


 


『뭐??!! 미나..?!! 근데 걔는 죽은거 아니었어? 확실한거야? 』


 


『확실해!!! 이 여자 맞아!! 』


 


『아..씨발 어쩌지.. 이거 또 좃되는거아냐?? 』


 


『으음... 』


 


그때였다. 미나가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꿈틀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위에있던 남자들은 화들짝 놀라며 미나의 주위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미나는 낮은 신음 소리를 내며 고통스러운 얼굴을하면서도 쉽게 눈을 뜨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위해 근처의 촌막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그들을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깨..깨어나려는거 같은데 어..어쩌지? 』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그중에는 능력자라는 소리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였다. 남자들 역시 뭘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사이.. 남자 하나의 입에서 믿기 어려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죽이자... 』


 


『뭐..??!! 』


 


놀라며 쳐다보는 다른 남자들...


 


『다..다 죽어가잖아!! 그럼 죽일 수 있을거야!! 이 여자가 능력자라면 깨어나서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알아!! 』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사람을 죽여... 거기다 미나라면.... 』


 


주저하는 남자들의 말을 끊으며 잔뜩 성난 목소리로 남자는 외쳐대기 시작했다.


 


『씨발!! 능력자는 사람들 죽여도되고!! 사람은 능력자 죽이면 안돼냐!! 씨발.. 여기 이 사람들!! 하루 아침에 여태까지 고생하면서 쌓아놓은거 다 잃고 이런 좃같은데서 살게된게 누구때문인데!! 니들은 억울하지도 않아?!! 』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져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능력자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었다. 크게는 자식이나 부모를 잃은 사람부터해서 능력자들을에 대한 증오가 가장 큰 부류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복수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아니 어디 한군데 풀 수 없는 그들의 응어리를 풀 대상이 생겼다는 것.. 그것들이 안그래도 불만과 짜증이 가득해있던 그들의 마음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었다.


 


『그..그래도 미나라면 나쁜 능력자도 아니고.. 』


 


『세상에 나쁜능력자 좋은능력자가 어디있어!!! 다 똑같은 괴물새끼들일 뿐이잖아!!! 이 여자가 그냥 하늘에서 이렇게 다죽어가는 상태가 되어서 떨어졌겠어?? 다른 능력자놈들이랑 싸우고 있었다면 어쩔껀데!! 그래서 그 능력자가 이 여자 찿으러 여기로 온다면!! 그래서 그 놈이 니들 부모 니들 자식 다 죽여도!! 그때가 되서도 좋은 능력자고 나발이고 하고있을거냐구 이 병신새끼들아!!! 』


 


남자는 분을 이기지못하고 씩씩거리며 미나가 쓰러져있는 쪽으로 다가가 각목을 든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처음 말할때만해도 정말 죽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능력자들을 증오하고 미워하고 있었지만 그래서 정말 능력자들이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남자는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말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여자를 죽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치료를 해준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눈앞에 있는 이 능력자는 어디선가 어디선가 전투를 벌이고 온듯이 온 몸이 상처투성이였다. 만약, 이 여자와 싸웠던 어떤 능력자가 그녀를 쫓아 이곳으로 찿아온다면..? 한번 능력자들에게 터전을 잃어버린 그에게 떠오르는 것은 그들의 무자비한 폭력성 뿐이었다. 자신들의 터전에서 쫓기고 쫓겨온 이 곳마저도 능력자들의 손길이 뻗칠것만 같은 무서운 생각이 들어왔다. 차라리 이 여자가 처음부터 여기에 떨어지지 않은것처럼 그렇게 이 여자를 없애버린다면..? 차라리 누군가 쫓아와도 죽어있는 이 여자를 발견하면..? 우리는 괜찮지 않을까? 그런 정도의 생각이 자기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온 것이었지만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이 되어서 평소의 증오와함께 미친듯이 반박을 하다보니 마치 정말 이 여자를 죽이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내려다보이고있는 여자는 이제 겨우 20정도나 되었을까말까해보이는 그것도 거의 죽어가는듯이 보이는 가녀린 여자였다. 차라리 진짜 괴물같은 형상이라면 주저하지않고 수백번이고 내리쳤을텐데.. 그 모습은 마치 능력자가 아닌 평범한 여자를 죽이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오게 하고 있었다. 그것이 남자의 손을 부르르 떨리게하면서 내리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숨죽여 그 광경을 지켜보고있던 사람들중 누군가가 크게 소리쳤다.


 


『죽여-!!! 』


 


 


 




03.


 


 


『죽여~!! 죽여라!! 』


 


『능력자는 인간이 아냐!! 괴물일뿐이야!!! 죽여버려!!!  』


 




누군가 먼저 내뱉은 말.. 그 말에 군중들은 쉽게 감정적으로 휩쓸려갔다. 그들에게 능력자는 자신들의 소중한 것들을 빼앗은.. 하지만 그런꼴을 당하고도 무엇하나 할 수 있는것도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는.. 그런 괴물일 뿐이었다. 애초에 능력자라는 괴물이 없었으면 그런 능력자들과 싸우는 히로인도 없었을 것이고 자신들이 이런 불행을 껴안고 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감정은 점점 폭력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못하겠으면 비켜!! 』


 


누군가 각목을 들고 있던 남자의 손에서 각목을 낚아채갔다. 작은 덩치에 살집이 야무지게 붙어있는데다 용인지 호랑이인지 모를 문신이 팔전체를 감싸고 있는 남자였다. 문신남의 손으로 옮겨져간 각목이 잠시 허공으로 솟아오르는하더니 그대로 미나의 몸을 향해 내리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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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눈을 떴다. 흐릿하게 보이는 시야 그리고 여러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정도로 여러 사람의 말이 섞여있는데다 설사 그것이 한 사람이 또박또박 말하고 있다해도 잘 알아들을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을만큼 귀 속에서 웅..하고 울리는 것이 귀로 들어오는 소리를 뭉개버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무엇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미나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능력자들의 트랩에 걸려 모든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못할만큼 힘이란 힘은 모두 몸에서 빠져나가면서 매지션으로 보이는 남자가 미나의 속옷을 벗겨낼 때.. 예전에 당했던 기억들과 함께 두려움이 미나의 마음에 먹구름처럼 가득 끼어들기 시작했다. 미나는 어린 아이가 무서운 것을 봤을 때 무의식적으로 엄마를 찿듯이 마음속으로 엄마를 불렀다. 머리속에서 엄마의 얼굴이 떠오르자 어떻게든 빠져나가야한다는 생각이 마음속의 먹구름을 걷어내듯 강렬해졌다. 여기서 포기하면 다시는 엄마의 얼굴을 보지 못할것만 같았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혼자서 자신을 키우느라 고생한 엄마에게 딸로서 아직 뭐하나 해준 것도 없는데..




제발.. 제발..!!!


 


그 때.. 미나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그 순간 미나는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냥 단순히 움직일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아닌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확신.. 미나는 있는 힘껏 뛰어올랐다. 그리고 어느 방향인지도 모를 한 방향으로 정신없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적들이 왜 쫓아오지 않는지.. 자신이 지금 어디를 향하고있는지.. 의문을 가질 사이도 없을만큼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이 날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추락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땅에 떨어지는 충격과 함께 잠시 정신을 잃었던 미나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가슴으로부터 엄청난 통증이 밀려왔다. 그와 동시에 온 몸에서 엄청난 통증과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미나를 향해 각자 손에 들고있는 것들을 휘두르며 미나를 공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미나는 본능적으로 그들로부터 도망치려했으나 뜻대로 몸이 움직여지질 않았다.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몸이 너무 무거웠다.


 


『아악... 』


 


한 남자가 얼굴을 향해 휘두른 각목을 막기위해 들어올렸던 팔에 각목이 강타하자 느껴져오는 엄청난 통증.. 각목은 부러져 날아갔지만 마치 지희의 몸일때처럼 느껴져오는 격통은 능력자로서의 힘이 더 이상 그녀의 몸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아무리 지치고 부상당한 상태라고해도 일반인들의 힘이 능력자에게 지금 미나가 느끼는 것만큼의 고통을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나의 힘을 거의 흡수해버린 매지션의 능력덕분에 지금 미나의 몸은 일반인과 거의 다를바없는 상태가 되어있었다.




미나는 엉덩이를 땅에 질질 끌면서 남자들에게서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다. 그녀가 뒤로 물러나기위한 마찰력을 얻기위해 허벅지를 들고 발꿈치로 땅을 밀어낼때마다 허벅지 사이가 미나를 둘러싸고 있는 남자들에게 보여지고 있었다. 이미 여러 남자들은 눈치를 채고 있었다. 치마에 가려져 확실하지는 않지만 마치 팬티를 입고있지 않은듯한 모습.. 오히려 모두 벗고있는 것보다 입은듯 안입은듯한 모습이 더욱 자극적이라고 했던가? 미나를 구타하고 있던 남자들의 마음을 가득 채웠던 폭력이라는 본능이 가학이라는 본능으로 가학이라는 본능은 조금씩 원초적인 본능으로 바뀌어가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스스로 그것을 깨닫는 사람은 없었다.


 


미나는 그들에게 사람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단지 그들을 괴롭혔던 괴물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들이 미나가 깨어났다는 것을 알았을 때 미나를 구타하고 있는 힘은 더욱 강하고 절박해졌다. 일반인이야 이런 구타를 견뎌내기 어렵겠지만 능력자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그들을 죽여버릴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두려움.. 그 두려움을 쫓아내는 방법은 죽을 힘을 다해 미나를 공격하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미나가 각목을 막아낸 팔을 부여잡고 아파하고 있는 모습.. 일반인과 전혀 다를 것없는 그 모습에 그 두려움은 그들을 지배하고 있던 폭력적이고 원초적인 본능에 말끔히 씻겨나갔다. 여기저기 찢어져 속살을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옷.. 그렇게 헝클어지고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을 하고 있음에도 지금껏 보았던 누구보다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 무엇보다 팬티도 입지않은듯보이는 힐끔힐끔 노출되는 다리 사이의 광경.. 그것들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은 마음속의 아랫도리를 조금씩 부풀려가고 있었다.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각목이 부러져나간 것을 신호로 미나에 대한 구타는 잠시 멈추었다. 남자는 부러진 각목과 미나를 번갈아 보다가 들고있던 각목을 내팽개치고 미나에게 달려들었다. 일반인과 같이 고통스러워하는 미나의 모습이 주는 그녀가 자신을 헤칠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 그리고 주위에 높은 밀도로 가득 차있는 증오와 원망의 폭력적인 감정의 오오라가 그가 미나에게 덤벼들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었다. 그는 미나에게 달려들어 거칠게 미나의 치마를 벗겨냈다. 순식간에 치마가 벗겨져버린 미나가 다리를 오므리며 한 손으로 어떻게든 가리려고 하고 있는 모습..


 


그 모습에 꺾일듯 모르고 치솟아오르던 주위의 폭력적인 감정이 일시 그 오름새를 멈추고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미나 근처에까지 몰려들어 죽이라고 목소리를 높여대던 그들의 목소리가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웅성거거리는 술렁임이 일기 시작했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죽음이나 강간이나 모두 당하는 입장에서 처참한 일이고 강간당한다는 것은 그 정신적 트라우마나 고통이 내면의 살인이라 부를만큼 혹독하고도 지독한 범죄라는 것은 사실이나... 사회적인 통념상 냉정하게 행위만을 보고 판단하자면 살인이 강간보다 훨씬 더 수위높은 범죄행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렇게나 살인을 외치던 그들이 강간이라는 행위에 일시적으로나마 주저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군중의 술렁임은 미나의 치마를 벗겨내고 다리를 벌리려는 남자의 움직임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가 미나를 구타할 수 있었던 것은 군중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암묵적인이 아닌 적극적인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그것이 그에게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 정당성이 군중에게서 남자에게로 전해지는 것이 일시적으로 멈춘 것이다.


 


『비켜--!!! 』


 


순간, 군중들의 술렁임을 깨고 누군가 크게 소리쳤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쏠리는 순간 군중들의 얼굴은 놀라움과 두려움이 일어났다. 잔뜩 분노한듯이 소리친 그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기때문이었다. 그의 얼굴은 반이상이 피로 뒤덥혀 있었다.


 


『씨발..!! 왜 우리만 피흘리고 왜 우리만 고통받아야하는건데!! 』


 


『저건 인간이 아냐!! 우리가 받은만큼 저 괴물들도 고통을 받아야만해!! 』


 


사람은 피를 보면 흥분한다고 했던가... 남자는 자신의 분노를 이기지못하는듯 그렇게 미나에게 달려들어 폭력적으로 미나의 다리를 거칠게 양쪽으로 벌리고서는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남자의 얼굴에 흐르는 피.. 그것은 조금 전 미나가 막았던 각목이 날아가면서 남자의 얼굴을 강타해서 낸 상처로 인한 것이었다. 하필이면 부러진 부분이 날카롭게 남자의 얼굴을 길게 그으면서 빗나가는 바람에 남자의 이마부분이 길게 찢어지고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미나가 남자를 공격한 것은 아니었다. 미나는 그저 자신에게 휘둘려지는 폭력에 방어를 한 것 뿐이었고 그나마도 그로인해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남자에게 자신의 터전을 잃고 이런 곳에 떠밀린 것도 모자라 이렇게 피를 흘리게 만들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미나... 아니 능력자..  아니 괴물이었다. 군중들에게서 받지 못한 정당성을 얼굴에 흐르는 피가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맞아!! 우리도 복수해야해!! 언제까지 당하고만 살거야!! 』


 


『니들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려도 원망만하면서 당하기만 할거냐고!!  』


 


어쩌면 그들 중 누군가는.. 폭력과 가학에서 바뀌어가는 원초적인 본능을 해소하기위해 복수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진정한 능력자에대한 증오든.. 아니면 합리화든.. 군중의 감정은 그런것들을 판단하지 않는다. 어째서 남자가 그런 상처를 입었는가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남자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피.. 그 피만이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는 전부였고 그 피가 자신에게서 흐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전부였다.


 


『복수해라!!! 』


 


『그래!! 우리가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제대로 보여줘!! 』


 


『죽여버려!! 강간이든 뭐든 고통스럽게 만들어!! 』


 


잠시 숨을 고르듯 잠잠해져있던 군중들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조금 전처럼 "죽여라" 라는 것으로 통일되어있지는 않았지만 방금전까지만해도 무섭게 치솟아오르던 감정의 물결은 아주 작은 바람에도 쉽게 휩쓸리며 그 부피를 더해가고 있었다.


 


『제..제발.. 제발.. 』


 


미나는 남자에게 사정하고 있었다. 강간을 당한다는 여자로서의 두려움.. 그리고 주위를 가득채우고있는 마치 세상 사람들 모두가 그녀가 죽기를 바라는듯한 증오의 기운이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괴물이 되어 미나의 앞에 서있는것처럼 미나의 몸을 휘어감고 있었다. 미나의 얼굴로 점점 가까워져오는 남자의 눈빛.. 광기만이 가득해보이는 그 눈빛에 미나는 몸이 얼어버릴것만 같았다.


 


『아악..! 』


 


다리사이로부터 거칠게 하복부에 이어지는 격렬한 통증에 미나는 비명을 질렀다. 두 손으로 남자를 밀어내보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의 손이 미나의 손을 머리위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누군가는 미나의 상의를 끌어올렸다. 미나의 브래지어위로 몇개나 되는 남자의 손들이 뻗어왔다.


 


『그..그만.. 제발.. 제발 그만... 』




 


 



04.


 




가녀린 미나의 몸이 주위를 둘러싼 남자들에게 대부분 드러나버렸다. 다리는 활짝 벌어져 허벅지를 세우고 있는 채로 허벅지 사이에서는 한 남자가 자신의 하체를 쉴새없이 밀어붙이고 있었고 남자들의 손에 눌리고 짓이겨진 브래지어는 어느새 헐렁해진채로 목까지 밀어올려져있었다.


 


『흐윽... 』


 


남자가 절정에 이르러 미나의 자궁속깊이 뜨거운 정액을 뿌려내었다. 미나는 남자가 떨어진 사이에 어떻게든 도망쳐보려고 몸을 뒤집으며 기어서라도 도망쳐보려했지만 헛된 발버둥일 뿐이었다. 금새 남자들에게 다리를 잡혀 원래의 위치로 다시금 질질 끌려와버리고 말았다.


 


『왜?! 똥구멍에도 박아달라고? 』


 


엎드린채 발버둥치고 있는 미나의 다리사이로 누군가 다가와 무릎을 꿇어앉으며 말했다. 미나는 힘껏 다리를 오므렸지만 남자들의 손이 양쪽에서 그녀의 종아리와 허벅지를 잡아 당기자 미나의 다리는 힘없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사이를 파고든 남자가 미나의 허리를 들어올리듯 잡아당기며 엉덩이를 들어올리고 있는 자세로 만들었다.


 


『아흑..!! 아..안돼 하..하지마..제발.. 』


 


남자는 손가락에 침을 묻히고서는 미나의 항문을 자신의 타액으로 적셔가기 시작했다. 미나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뒷쪽으로 손을 휘휘 내저으며 애처로운 몸짓을 해보이고 있었으나 이미 이성의 문을 닫아버린 그들에게 허황된 몸짓에 불과할 뿐이었다. 음부에 슬쩍 비벼지던 남자의 단단한 성기가 항문에 조준되고 그 첨단이 항문의 입구를 압박해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악..!! 』


 


엉덩이를 파고들어오는 커다란 살집이 주는 고통에 미나가 비명을 내지르는 그 때.. 어두운 살색의 기둥이 미나의 입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뒤쪽에서 남자가 하체에 힘을 줄때마다 미나의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미나의 입속에 있는 남자의 성기가 미나의 목구멍 깊숙히 못이 박히듯이 박혀들어갔다. 그러는 와중에도 남자들의 손은 미나의 등과 엉덩이 그리고 허리와 가슴에 이르기까지 쉴새없이 미나의 몸을 더듬으며 주물러대기 시작했고 심지어 자신의 성기를 직접 미나의 몸에 비벼대는 자도 있었다.


 


『팬티도 안입고 다니는 년이 지랄하긴.. 』


 


살기를 가득 띄우고 있던 이들의 폭력적인 눈빛은 어느새 욕정으로 가득번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욕정의 책임을 팬티를 입고있지 않은 미나에게 돌리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일부 여자를을 포함해 몇몇은 자리를 떠나버렸고 어떤 이는 이런 광기어린 장면에 눈쌀을 찌푸리기도 했으나 누구하나 직접적으로 그런 광기를 말리려드는 사람은 없었다. 그 광기에 반기를 드는 순간 그 광기가 어디를 향할지 다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 광기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염되어가듯이 남자들은 더 몰려들고 있었고 심지어 어떤 여자는 그런 미나의 모습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다.


 


울컥..하고 입안으로 따뜻한 액체가 쏟아져나오며 육기둥이 뽑혀 나갔다. 미나는 입안을 가득채운 불쾌한 것들을 뱉어냈지만 침과 정액의 점성이 끈끈이처럼 미나의 입에 달라붙어 바닥을 향해 길게 늘어져버렸다. 그 모습은 주위의 남자들의 욕정을 더욱 발끈하게 만들며 서로 자기가 먼저라는듯이 일제히 미나의 얼굴로 남자들의 성기와 손이 쏟아져들어왔다.


 


몰려드는 남자들의 힘에 미나의 상체가 떠밀리듯이 들어올려졌다. 마치 미나의 엉덩이를 범하고 있는 남자에게 등을 기대고 무릎으로 몸을 지탱하고 서있는 것마냥 들어세워졌던 미나의 몸이 뒤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남자와함께 쓰러져내렸다. 마치 엎어져있던 몸을 바로 뒤집듯이 방향을 바꿔 쓰러진 미나의 아래에서 남자는 넘어지는 충격에 억.. 하는 소리를 내질렀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금 미나의 항문을 조준하며 자신의 것을 밀어넣기 시작했다.


 


뜻하지않게 바뀐 체형에 남자들은 더욱 더 음욕으로 빛을내며 탐욕스럽게 빠져들어갔다. 살짝 마른 체형의 몸이지만 골반의 풍성함을 강조하듯이 오목하게 들어간 허리 그리고 바로 눕혀져있음에도 퍼지지않고 탄력있게 솟아올라있는 젖가슴이 전시회에 공개된 예술품처럼 일체의 가려짐이나 여과없이 주위의 모든 남자들에게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활짝 벌어진 채로 엉덩이 사이에 남자의 것을 물고 있는 모습.. 남자의 육기둥이 미나의 엉덩이속을 깊숙히 파고들어갈때마다 긴장되었다 풀어지는 괄약근은 활짝 열려진채 공개되어버린 미나의 음부를 뻐끔거리듯이 숨쉬게 만들고 있었고 그 사이에서 희미하게 미나에게 사정을 했던 남자들의 점액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 보이고 있었다.




잠시 멈칫했던 남자들의 손이 다시 일제히 다가왔다. 누군가의 혀는 미나의 음순을 핥아내며 간지럽히기 시작했고 누군가의 손은 미나의 클리토리스를 간지럽히며 그 표피를 벗겨내려고 하고 누군가의 손은 수줍게 돋아나있는 미나의 검은 음모를 누군가의 손은 배꼽에 그리고 젖가슴에 올라와 미나의 몸을 희롱해대기 시작했다. 강압적이고 정신적인 폭력과 이런 수치스러운 자세로 한번 본 적도 없는 남자들에게 몸을 내보이고 있는 수치심.. 온 몸을 희롱당하고 있는 느낌에 미나는 점차 저항할 의지까지 상실해가고 있었다.


 


미나의 항문에 뜨거운 액체를 흩뿌리며 남자가 사정에 이르고 빠져나올 무렵.. 자궁과 항문 그리고 입에까지 침범해들어온 정액으로도 모자라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지못하고 이미 싸버린 남자들의 정액이 미나의 몸을 적셔가고 있었다. 남자가 미나에게서 빠져나왔으나 미나는 도망갈 기력도 잃었는지 축 늘어져버렸다. 미나의 다리가 힘없이 남자들에 의해 다시 활짝 벌어졌다. 미나의 젖가슴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일그러짖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미나의 몸 위로 먼저 미나를 차지하려는 남자들이 쉬지않고 덮쳐가고 있었다.


 


 


 




05.


 




몇 명이나 되는 남자가 미나의 몸을 취했을까.. 한번 미나의 몸을 맛본 녀석들중에 다시 한번 자신의 차례를 고대하며 기다리고 있는 녀석들까지 이제는 무엇때문에 그러고 있는지 그 이유도 모르는 채 미나를 범하는데 남자들이 집중하고 있을 그 때였다.


 


『콰아앙!!!! 』


 


근방에서 또다시 굉음과 함께 하늘에서 무엇인가 지면으로 떨어져내렸다. 정신없이 미나에게 달려들던 남자들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소란에 움직임을 멈추고 소리가 난 지역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흙먼지 사이로 그림자 하나가 비춰보였다. 그 그림자가 흙먼지 속을 벗어나기 시작하자 그 형체가 남자들의 눈에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불에 타고있는듯 붉게 빛나는 머리카락.. 하얀색의 원피스.. 원피스위에 찰랑이며 흔들리고 있는 은색의 목걸이.. 바로 이그니스였다. 미나의 경우 죽었다는 소문이 나돌정도로 활동을 중지하고 있었기에 금방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지금.. 그들의 눈앞에 나타나 자신들쪽으로 걸어오고있는 여자 이중에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능력자들.. 그 능력자들조차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는 최강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그 여자가 지금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이그니스는 붉은 머리가 조금 특별하게 보이긴해도 모델이라고 해도 넋을 놓고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빠진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로 누가봐도 그 무서운 능력자라는 사실보다 그저 TV등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여자가 먼저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들에게 점차 가까이 다가올수록 머리속의 아름다운 여자는 지워지고 그 자리를 두려움이 가득 매꾸기 시작했다.


 


전투같은 단어와 전혀 무관한 그들임에도 숨막힐정도로 주위의 공기를 압박해오는 것이 느껴질정도로 엄청난 살기를 이그니스는 흉흉하게 내뿜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이그니스의 시선에 몸을 축 늘어트린채 눈물이 가득찬 시선만을 간신히 그녀쪽으로 향하고 있는 미나의 모습이 들어왔을 때..  흔히 가디언즈의 팬이라 불리는 층에서 얼음과는 전혀 동떨어진 화염이라는 스킬을 사용하면서도 얼음마녀라고 불리울 정도로 평소에 표정의 변화를 찿아보기 어려운 이그니스의 얼굴이 엄청난 일그러짐을 보임과 동시에 그녀의 몸주위를 화염의 소용돌이가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은 다급히 미나의 주위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미나의 음부에 자신의 하체를 꽂아넣고 열심히 흔들고 있던 남자.. 그 남자만은 미처 그럴 수 없었다. 그 남자의 얼굴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순간... 이그니스의 외침과 함께 내뻗은 손에서 주먹만한 화염덩어리가 남자의 얼굴을 향해 직격으로 날아왔다.


 


『죽엇!!! 』


 


『퍼어엉!!! 』


 


.

.


 


『모두다... 한놈도 남김없이!!! 죽여버려주마!! 』


 




직격당한 남자의 머리가 날아가는.. 아니 그대로 터져버렸다해도 좋을만큼의 폭발.. 그 폭발의 연무속에서 사람들은 도망갈 생각도 하지 못한채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게중에는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려버리는 사람도 있었으며 자욱하게 보이는 연무가 사라짐과 동시에 그들은 모두 죽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가장 먼저 직격을 맞고 머리가 날아갔어야하는 남자.. 정작 그 남자는 머리가 터져나가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뜨거운 열기가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머리가 터져나가기는커녕 오히려 뭔가 뭉클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왔다. 남자는 질끈 감고 있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 그 남자의 눈에 보이는 것은 뭉클거리는 부드러운 한 쌍의 젖가슴.. 그것도 조금 전 자신의 손으로 쥐어짜듯이 주물러대며 강간하고 있던 바로 그 여자의 젖가슴이었다. 그 여자가 지금 몸을 돌려 자신을 꼭 끌어안고 이그니스가 날린 화염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다.


 


『커헉..!! 』


 


고개를 들어 놀란 눈으로 미나를 바라보는 남자.. 그 남자의 얼굴위로 미나의 새빨간 선혈이 울컥하고 쏟아져 내려왔다. 이그니스의 공격으로부터 남자를 보호했던 미나의 등은 시커멓게 그을리고 안쪽은 속살과 근육까지 새빨갛게 타들어가 아직도 연기를 피워올리고 있었다. 척추라도 금방 드러나보일듯이 참혹한 모습이었다.


 


『나.. 나 좀.. 일..일으켜.. 』


 


미나는 뭔가 중얼거리듯 남자에게 말하고 있었다. 남자를 끌어안고있다고는하나 이미 남자가 떨어지면 그대로 쓰러져버릴듯 미나의 몸은 남자에게 기대어져있었고 미나의 목소리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기 힘들었으나 일으켜세워달라는 것처럼 들려왔다.


 


정말 살아있는게 맞는가싶을 정도로 흐릿한 눈동자.. 정말은 비명을 지르며 미나에게서 떨어져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이 모양이되어가면서까지 자신을 구한 여자의 말을 차마 저어버릴 수 없었기에 남자는 자신도 주체하지 못할만큼 떨리는 몸으로 미나를 일으켜 세워주었다. 놀란 것은 비단 그 남자뿐만이 아니었다. 공격을 한 이그니스도 놀라고 있었고 뒤에서 꼼짝없이 죽을거라 생각하고있던 사람들도 모두 놀라고 있었다.


 


『비켜---!! 』


 


어째서.. 미나가 남자를 보호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축 늘어지다시피한 미나를 부축하는듯 일으켜 세우는 남자의 모습은 이그니스에게는 미나를 방패로 삼으려는 행위처럼 보여졌기에 이그니스는 크게 일갈했다.


 


『으..으아아아!! 』


 


이그니스의 일갈에 남자는 그 자리에서 꽁무니를 빼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탱할 곳을 잃은 미나는 다시 그 자리에 풀썩 하고 쓰러져버렸다.


 


『도망치고싶으면 도망쳐.. 세상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뼈하나.. 살점하나 남지 않을때까지 태워버릴테니까..!!! 』


 


양 손에 화염의 기운을 가득 모으며 앞을 나아가려는 그 때.. 미나가 꿈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려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잠시 주춤하는 이그니스.. 미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로 몇번이나 풀썩 주저앉으면서도 기어이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휘청거리는 몸을 일으켜세우고는 마치 이그니스에게 더 이상 다가가지 말라는듯이 두 팔을 벌리고 이그니스와 사람들의 사이에 서 있었다.


 


『비켜---!! 비키지않으면 너까지 같이 날려버릴거야!! 』


 


여전히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미나였지만 그녀는 천천히 힘겹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나가 그렇게 서있는 동안 미나의 뒤에서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의 눈에 참혹하게 상처가 나 있는 미나의 등이 보여지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놈들을 보호하려고하는거야!!! 』


 


이그니스의 분노가 이그니스의 손으로부터 미나를 향해 쏘아져나갔다. 하지만 미나의 주위에 꽂혀들어갈 뿐.. 정작 이그니스의 분노는 전혀 미나에게 적중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그니스의 외침에 여전히 미나는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몸을 겨우 비틀거리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그때.. 몰려있는 사람들중 누군가가 미나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나이가 지긋이 든 노인이었다.


 


『죽여버리기전에 가까이 오지마!!! 』


 


이그니스가 다가오는 사람에게 경고했으나 그는 이그니스의 살기등등한 기세가 무섭지도 않은듯 지팡이를 짚으며 천천히 미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소리친 이그니스도 노인이 미나와 가까워지자 정작 손을 쓰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만약 미나에게 조금이라도 위해를 가한다면 그대로...


 


그런데 그렇게 미나에게 다가온 노인이 조심스럽게 미나의 팔을 내려주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서 있을 수 있는지 신기할정도로 겨우겨우 몸을 지탱하던 미나의 팔은 노인의 힘에도 스르르 밑으로 내려갔다. 그와함께 미나는 무릎을 꿇으며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아버렸다. 그런 미나에게 자신의 옷을 벗어 덮어주고는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그니스를 바라보았다.


 


『나는.. 능력자를 인간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네.. 그저 두려운 괴물일 뿐이지... 』


 


『괴물..이라고..?! 』


 


금방이라도 화염을 날려 노인을 쓸어버릴 이그니스의 살기.. 그녀를 분노하고 자극하게 할 만한 말이라는 것은 노인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나 그럼에도 노인은 전혀 무서워하거나 기죽지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렇네.. 자네는 이 사람들을 몰살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눈하나 깜짝하지않고 그럴 생각이겠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수 있다면.. 어디 그게 사람인가..? 자네는 그냥 우리에게는 두려운 괴물에 불과할 뿐이네 』


 


『미나라는 저 아이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네.. 내 자식들은 모두 능력자에게 죽임을 당했어.. 나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저 아이가 날 구했기때문이었으니까.. 』


 


『미나덕분에 목숨을 구한주제에.. 고맙게 여기지는 못할지언정.. 』


 


『맞아.. 우리는 우리한테 피해를 입힌게 이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만.. 두렵고 복수하고싶고.. 그런 마음에 우리의 분노와 증오를 이 아이에게 쏟아부었네..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몰아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지.. 그런 이 사람들 역시 괴물이네.. 그런 걸 다 알고 있고 이래선 안된다는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증오가 나한테로 오지않을까 두려워 아무말 하지 않은 나 역시도 괴물이라네.. . 』


 


『저 지경이 되면서까지.. 그래 어쩌면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알고 있는... 저 아이만이 이 자리에 있는 유일한 사람일지도 모르지...  』


 


『무슨.. 말이 하고싶은거냐.. 』


 


『우리는..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네.. 맹수가 먹잇감을 죽이듯이.. 괴물이.. 괴물을 죽이는게 무에 이상할게 있으며.. 그 안에서 무슨 도리따위를 찿을 수 있겠는가.. 도리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거늘... 우리를 죽이겠다면 그렇게 하게나..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이상.. 괴물이 괴물을 죽이는 것이니.. 힘없는 괴물이 죽는건 당연한 일.. 하지만.. 그대에게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게 있네.. 』


 


『난 이 아이에게 구해졌네.. 고맙게 여지기 못할지언정이라고 이야기했나? 그래.. 난 이 아이에게 감사하는 마음보다 신을 원망하는 마음이 훨씬 컸어... 왜 앞길이 창창한 내 자식들이 아닌 살만큼 산 내가 구해져야했는지.. 재산도 자식도 모두 잃고 이 늙은 몸 하나만 남겨놓고 나보고 뭘 어떻게 세상을 더 살아가라는건지.. 그럼에도 꾸역꾸역 살아왔네.. 살아야할 이유도 잃은채로.. 하지만 오늘 어쩌면.. 나까지 죽었어야할 상황에서 나라도 살아남게해준 의미가 무엇인지 알거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만.. 용서해달라 하지는 않겠네.. 저들도 저 아이를 보면서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을게야.. 그러니 괜찮다면 나 하나로 끝내주시게.. 아마도 그것이 내가 저 아이에게 구해진 이유일테니..  』


 


『내가 그 말을 들어줄거라 생각해?? 』


 


『자식을 잃고 세상따위.. 사는 의미가 없다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왠지 저 아이가 만들어가는 세상은 꼭.. 보고싶구먼.. 괴물들만 가득한 이 세상에 어쩌면 괴물을 인간으로 만들어줄 수있는 힘이 이 아이에게는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이게 미련이라는 것인가.... 허허..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아이만큼은 꼭...  』


 


노인을 노려보고있는 이그니스의 주위에 더욱 강렬한 화염이 일어나면서 그 화염에 노인마저 휩쓸려 타들어갈듯한 상황이 되어서도 노인은 조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버일뿐 그 화염으로부터 도망치려고하지않고 눈을 감은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그니스는 화염을 거두고 미나에게 다가가 미나를 안아들고는 하늘을 향해 날아가버렸다. 미나가 사라지고나서도 한참동안이나 그곳에 있는 그 누구도 쉽게 일어서거나 자리를 떠나려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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