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 2부(11-1)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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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노마키아 - 2부(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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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그게.. 무슨소리지? 아까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말만 하고 있군.. 』


 


 


제니스는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음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인지.. 이 가면남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의 속셈.. 무엇보다 유리관안에 잡혀있는 시아까지 모든게 위험하고 불안스럽기짝이 없는 요소였지만 제니스의 본명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그니스와 리디아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나마 리디아도 사라라는 흔하디 흔한 이름이 본명이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 사라의 성까지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 남자는 그걸 알고 있는걸까..?


 


그냥.. 한번 떠본 것일까..? 아니.. 그냥 떠본거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어디서 그걸 알아냈을까..? 알아낸건 이름뿐일까..? 제니스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멤버들에 대한 정보도 알고 있는 것일까..? 의문은 너무 많은데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남자의 말을 듣고 아니~ 어떻게 알았지? 하고 남자의 말을 증명해줄 수는 없지않은가?


 


『시치미를 뗄 셈인가? 후훗.. 뭐 상관없겠지 구원에 있어서 중요한것은 행위이지 이름은 아니니까.. 』


 


『그럼 시아를 구할 방법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


 


가면남이 버튼을 누르자 바닥의 한 부분이 옆으로 밀려나면서 박물관같은데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을 올려놓고 전시하기위해 만들어진 받침대와같은 모양을 가진 것이 지잉 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 그 위에는 비이커와 같은 모양의 용기가 그 밑바닥이 박혀있듯 받침대 아래로 가라앉은채 놓여있었다.


 


『이건 액체를 감지해 압력을 가하는 일종의 센서같은 장치다. 특이한 것은 액체종류만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액체를 이 안에 채우면 그만큼의 압력이 작용한다. 압력이 작용하면... 』


 


거기까지 말하던 남자는 제니스를 향해 씨익 웃어보이더니 테이블위의 콘트롤박스에서 어떤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무엇인가 작동하는 소리가 잠시 들리는듯하더니 시아가 정신을 잃고 있는 유리관안으로 물이 쏟아져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무.. 무슨 짓이야!!! 다..당장 멈춰!! 』


 


제니스는 당황하며 남자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었으나 남자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의 바지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물건을 꺼내들고는 용기를 향해 소변을 보았다.


 


쪼르륵.. 쪼륵..


 


『역시.. 많이 나오지는 않는군.. 』


 


듣기 민망한 소리와 함께 가면남의 소변이 용기를 아주 약간 채우자 잠시후 다시 무엇인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시 가면남의 말이 이어졌다.


 


『양이 적어서 별로 표시는 나지 않겠지만.. 이렇게 액체로 이 용기를 채우면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밸브가 닫히지.. 그리고 여기를 액체로 가득 채우면 팟~ 하고 밸브가 완전히 닫히게 된다. 한번 열렸던 밸브가 다시 완전하게 닫히게되면 10분정도 후에 유리벽은 자동으로 열리게 된다 』


 


남자의 말에 제니스는 기가 막혔다. 마치 제니스에게 저 용기에 소변을 보라고 말하는듯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저 용기나 컨트럴 박스를 부셔버리면..??"


 


『아~ 그리고 한가지 더! 한번 밸브가 열리면 외부에서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어. 물이 유리관안을 완벽하게 채우기전까지는 말이지.. 컨트럴 박스나 이거 둘중에 하나라도 부셔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최대의 수압으로 넉넉하게 잡아도 30분도 안되서 물이 가득차게 될거야 하지만.. 유리벽은 오픈되지 않아.. 뭐 물론 그래도 부셔버리겠다면 난 말리지 않겠어.. 』


 


제니스의 생각을 읽고 있기라도한듯 남자는 설명을 끝내고는 시아가 있는 유리관쪽을 한번 보고는 다시 제니스쪽으로 시선을 돌려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듯이 웃어보이고 있었다.


 


『어때? 꽤나 비슷하지 않아? 구해줄 사람과 유리벽을 사이에두고 있는 이 상황 말이야 』


 


순간, 제니스는 커다란 해머로 뒷통수라도 얻어맞은듯한 정신적 충격을 느껴야만했다. 조금 전부터 제니스의 마음 한 구석에 서서히 자리잡아가는 사신이 제니스를 향해 강하게 낫을 휘두르고 있는것 같았다. 낫이 휘둘러진 공간.. 낫에의해 갈라진 상흔에서 앨런이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던 그날.. 잊고 있었던.. 아니 억지로 꾹꾹 눌러 생각하지 않으려했던 그 때의 기억이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상황은 다르다.. 유리벽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 날과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그 날의 일을 모르면서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깊게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어떻게든 시아는 구해내야하니까.. 그 때, 남자가 말한 유리벽이라는 단어가 제니스의 머리속에 강하게 자리잡았다.


 


유리벽..


 


마술은 관객을 속이는 것이다. 마술에서 관객을 속이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관객의 시선을 이끄는 것.. 즉, 왼손을 무엇을 할것같은 기대감을 주면서 움직인다면 오히려 반대로 무엇인가 속임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대감에서나 혹은 어떤 속임수를 쓰는지 안쓰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심리로 시선이 왼손으로 집중하게 된다. 거기까지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일단 여기까지 성공하면 마술은 끝이난 것이나 다름없다. 왜냐면 굳이 오른손을 숨기거나하지 않아도 아무도 오른 손에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방금 남자의 말에서 유리벽이라는 단어를 듣지 않았다면 제니스 역시 유리벽에는 신경을 쓰지도 못했을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시아를 구하는 것.. 시아를 구하기위해서 가장 걸리는 것은 쏟아지는 물이 아니라 유리벽이다. 유리벽을 제거할 수 있다면 유리관도 제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물이 얼마든지 쏟아져내린다해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조금 전 제니스의 힘으로는 유리벽을 깰 수 없다는 것은 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제니스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제니스의 힘으로 깨지지 않는 유리라는건 특수하게 제작된 유리라는 이야기.. 제니스의 능력으로 유리가 깨질지는 미지수지만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있었다. 제니스는 집중하며 몸안에서 전기에너지를 활성화 시키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


 


제니스가 능력을 사용하려는 순간.. 팔에서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그와함께 그 고통이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제니스는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풀썩하고 쓰러져버렸다.


 


『능력은 사용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네 팔에있는 팔찌는 네가 능력을 사용하려하거나 그걸 벗어내려고하면 순간적으로 네 몸에 고통을 동반하는 독성물질을 투입할테니까.. 물론, 지금이야 잠깐 고통스럽겠지만 누적되면 아무리 능력자라해도 죽을수밖에 없을거야.. 왜냐하면 그 독성물질도 바로 능력자에게서 추출한 것이니까 말이야 』


 


『하아.. 하아.. 하아.. 』


 


고통은 금방 사라졌다. 하지만 고통의 여운은 제니스의 가쁜 숨결처럼 여전히 남아있었다.


 


『도대체 넌.. 정체가 뭐야.. 』


 


이런 시설도 그렇고 제니스의 힘으로도 부술 수 없는 강화유리도 그렇고.. 보통 개인이 소유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거기에 자신의 팔에 채워져있는 팔찌까지.. 보통 물건들이 아니었다. 쉽게 구할수도 없으며 돈이 많다고해서 쉽게 구해지는 것들도 아니었다. 이런 설비를 구축하고 장비를 구입하려면 정보부에의해 포착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런정도의 설비라면 필요한 물품도 적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미국이나 한국정보부는 이런 사실을 짐작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게다가 능력자에게서 독성물질을 추출했다고...??


 


『후훗.. 그런 것보다 시아가 먼저 아닐까? 시간 여유가 많이 있다고해도 시아가 매지션인이상 얼굴이상으로 물이차버리면 고작해야 몇 분정도밖에 못버틸텐데? 』


 


분하지만 가면의 이야기가 맞았다. 유리벽을 어찌할 수 없는 이상 이제는 남자의 방법대로 해야한다. 제니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조명과 테이블 그리고 한쪽에 놓여있는 의자.. 액체는 커녕 방에 있는 물체자체가 지극히 적었다.


 


"콰앙..!!! 쾅!! 쾅!!"


 


혹시나 싶은 마음에 벽을 부셔보려하지만 예상대로 벽은 유리벽보다도 더 튼튼해 보였다. 제니스는 시아쪽을 바라보았다. 다행스럽게도 물이 차는 속도는 굉장히 느린 편이었다. 거기에 남자의 말대로라면 액체가 들어갈수록 속도는 느려진다고 했다. 아직 여유는 충분히 있다. 제니스는 다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어느새 한쪽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서 제니스를 바라만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어떻게 해야.."


 


남자를 다시 공격해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저렇게나 무방비하다는 것은 역시... 이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소변뿐이었다. 가면이 보고 있다는 것이 걸리기는 하지만 시아를 구하는 일이라면 그정도 수치심쯤.. 참아낼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제니스의 상태는 그다지 소변이 마려운 상황이 아니었다. 거기에 용기의 부피는 제니스가 아주 소변이 마려운 상황에서도 한번에 다 채울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적은 부피는 아니었다.


 


『젠장...!! 』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주위를 왔다갔다하던 제니스가 결정을 내렸다. 일단은.. 시간을 벌어야한다. 비록, 자신의 소변만으로 얼마 채우지 못한다 할지라도 미리 채워놓으면 떨어지는 물의 양이 줄어들테니 그만큼 더 시간을 벌 수 있기때문이었다. 제니스는 어쩔 수 없이 옆이 길게 트여 제니스의 스타킹을 신은 다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드레스자락을 들어올리고 입고있던 팬티를 벗어버렸다.


 


『이거 영광이군.. 대스타가 오줌싸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말이야 』


 


『치잇..!!』


 


가면은 여전히 제니스가 팬티를 벗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었고 그것이 재밌다는듯한 표정까지 지어보이고 있었다. 공격할 수만 있다면 주먹이라도 날려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꾹 참아냈다. 가디언즈내에서 가장 인지도도 높고 cf등 tv출연도 종종 했던 그녀기에 더욱 큰 수치심에 분한 마음이 들어오지만 별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 남자 이외에 아무도 없다는 것과 발끝까지 길게 늘어진 드레스인지라 돌아서서 쪼그려 앉으면 드레스로 하체가 가려진다는 것.. 제니스는 용기위에 천천히 쪼그려 앉았다.


 


"쪼로로록...쪼록.. 쪼로록.. 또옥.. 똑.."


 


제니스의 소변소리가 조용한 실내에 울려퍼졌다. 그 소리가 그녀에게는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녀는 수치심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당장이라도 일어나고 싶은 충동이 앞서지만 안그래도 부족한 양에 한방울이라도 더.. 라는 절박한 심정에 차마 쉽게 일어날 수가 없었다. 수치심을 참아내며 소변을 보고 용기를 확인한 제니스의 눈은 실망의 빛이 역력했다. 그만큼 수치스러움을 감당한 일이었는데 조금 전 가면의 것과 합해도 1/3정도의 수준밖에는되지 않았다.


 


"이제.. 어쩌지 무슨 방법이..."


 


『아무래도 도움이 좀 필요하겠군... 』


 


가면의 말이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순간이긴 하지만 다행스럽다는 생각은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제니스가 가면을 돌아보자 가면은 "딱" 하면서 손가락을 튕겨냈다. 위잉하고 작은 기계음과 함께 벽면으로 보이던 곳의 일부분이 위로 올라갔다. 유리벽뒤로 시아가 있듯 벽면으로 보였던 곳의 뒤쪽에도 어떤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저 안에.. 무엇이....?"


 


단순히 용기를 채울 수 있는 액체가 있을거라는 생각 역시 전혀 들지 않지만 확인해 볼 필요성은 있다. 제니스는 천천히 개방된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았다. 데쟈뷰현상처럼 강당처럼 넓은 지금의 이 공간 자체는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이 벽면.. 그리고 무엇보다 벽면처럼 보이는 곳이 올라가면서 문이 열리는 구조.. 분명히.. 제니스는 걸음을 멈추었다. 어디서 이런 것들을 봤었지.. 하는 생각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열려진 문을 통해 누군가 안쪽에서부터 걸어나오고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어이없는 일의 연속이었다. 안쪽에서부터 걸어온 사람은 제니스도 알지 못하는 남자였다. 그런데 이 남자.. 팬티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성기를 덜렁덜렁거리며 걸어나오고 있었다. 더 기가 막힌것은 한 명이 아니었다. 10명쯤은 되어보이는 남자들이 그것도 모두 나신으로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제니스 네 능력을 제한한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이놈들 때문이야 네 능력도 역시 나에게는 안통해 그리고 네 능력이라해도 유리벽을 부술수도 없고 말이야 하지만 이놈들은 안그렇거든.. 능력자라고는 하나 특수능력이 없는 자들이니 네 능력으로 몰살당하지않을 기회는 줘야 서로에게 공평한거 아니겠나? 』


 


『능력..자들이라고..?? 이 인원이 전부? 』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비록, 특수능력이 없는 하급능력자들이라고는 해도 어떻게 이런 많은 인원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남자의 신호에 맞춰 나타난걸 보면 남자의 지시를 따르고 있을 확율도 적지 않을것이다. 간혹, F나 C랭크정도의 능력자들은 용병처럼 고용되어서 활동하는 부류들도 있다지만 이건...


 


『믿고말고는 내가 어쩔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 어쨌든 난 필요한걸 제공했으니 사정을 하든 협박을 하든 그건 네가 알아서 하라구~ 』


 


『아~ 참고로 미리 말해두자면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특수한 능력이 없을 뿐.. A랭크인 녀석들도 있으니까 말이야 』


 


제니스는 자신을 향해 음흉하고 능글맞게 웃고있는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제니스가 능력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 이 정도의 숫자가 모여있다해도 특수능력을 사용할 수있는 능력자가 없는 한 감히 제니스앞에서 이렇게 웃고있는 여유는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능력을 사용하는데에는 과도한 체력소모가 이어진다. 당연히 위력이 강할수록 체력소모는 더욱 커지기에 사실상 육체능력이 떨어지는 랭크가 낮은 능력자들의 경우 특수능력을 가지고 있다고해도 그것을 사용하고 응용하는데에는 상당한 제한이 걸린다. 만약, 이 자리에 그녀의 체력소모를 서포트해줄 리디아만 있었다면 가면의 말처럼 몰살까지는 아니어도 강력한 스킬 한번으로 반수이상은 쓰러트릴 수도 있을 것이었다.


 


『크킄.. 우리의 오줌이 필요하다고?? 쿡..쿡쿡.. 』


 


『이런이런.. 어쩌지? 우리는 벌써 한바탕 싸고 오는 길인데 말이야.. 』


 


『크크큭.. 그래도 제니스정도 되는 여자가 무릎꿇고 사정하기라도 한다면 못해줄것도 없지 않을까? 크하핫 』


 


남자들은 저마다 자위하듯 자신의 성기들을 붙잡고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제니스를 연예인이나 모델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여자가 자신의 소변을 절박하게 필요로한다면.. 그걸 빌미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남자들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고 있었다.


 


"이것..들이..!!"


 


『오호라.. 손에 들고 있는건 혹시.. 제니스의 팬티? 그렇다면 지금은 노팬티상태란 말인가..?? 』


 


남자들이 들떠서 조롱과 비아냥거리는만큼 제니스의 분노게이지는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그 게이지가 정점에 달하는 순간, 이런 자들에게 모욕당하는 수치심.. 그리고 조금 전 가면앞에서 팬티를 벗고 소변을 봐야했던 수치심.. 거기에 지금까지 쌓여있던 짜증과 분노가 하늘을 향해 분화하는 활화산처럼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제니스의 분위기가 일순 달라졌다. 그리고 그것을 느꼈는지 일부 능력자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자 그에 전염되듯 다른 능력자들의 웃음기도 조금씩 사라져갔다. 화산의 폭발로 하늘을 뒤덮은 화산재가 그들에게서 빛을 차단하고나서야 그 두려움을 느낀 것이었다.


 


『능력같은거 못써도 상관없어.. 전부... 죽여줄게..!! 』


 


작은 목소리지만 고요한 실내에 제니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몇 명의 남자들의 눈에는 제니스의 모습이 사라지는것처럼 느껴졌다. 찰나의 순간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랭크가 낮은 능력자들은 순간 제니스가 사라졌다고 착각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제니스는 가장 앞에 나와있는 남자를 향해 쏘아져나아가며 주먹을 날렸다.


 


『크흑..!! 』


 


제니스의 공격을 받은 남자는 가까스로 두 팔을 들어 주먹을 막으며 뒤로 물러나듯 미끌어졌다. 남자는 겨우 막았다고 생각했겠지만 어느새 제니스의 두 손이 깍지를 낀채 남자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쿠웅.. 하며 둔한소리를 내고 강한 힘에의해 내리쳐져 바닥에서 튕겨져나오듯이 떠오르는 남자를 제니스의 몸은 내리치는 반동을 회전으로 바꾸듯 공중에서 거의 눕다시피한 자세로 몸을 돌리며 발로 차버렸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제니스에게 발로 차인 남자는 날아가던 방향에 있던 다른 남자까지 휩쓸린채 두 명의 남자는 멀찌감치 나가떨어져버렸다.


 


『커헉..!! 』


 


『자..잠깐..!! 에..엑시아!! 엑시아를 살리려면 우리들의 소변이 필요하잖아!! 』


 


『그딴건 필요없어..!! 』


 


『너.. 너 설마 엑시아를 죽게 내..내버려 두겠다는.. 끄아악!! 』


 


화산재가 빛은 물론이려니와 자신들의 숨통마저도 조여들고 있는 것을 느낀 남자들은 필사적으로 제니스가 자신들을 죽이면 안되는 이유를 열변해내고 있었지만 그녀는 남자의 말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말도 채 끝내지 못한 남자의 가슴을 발로 차버렸다. 남자는 저만치나 밀려나서 웅크린채로 괴로운 신음을 토해냈다. 순식간에 3명이나 되는 능력자가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날아가버렸다.


 


랭크라는 것.. 그것은 오래전 한 과학자에의해 능력자들은 각자 리미트가 있고 아무리 수행하거나 노력을해도 그 리미트를 깰 수 없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순위를 매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에의해 생겨나기 시작한 것으로 명확한 것도 아니고 어떤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랭크사이의 능력간극이 큰 관계로 떠돌면서 수정이되고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최근에와서는 어느정도 들어맞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다. 그렇다해도 체계적으로 만들어진것은 아니어서 이게 능력자인지 그저 힘이 조금 많이 센 사람인지 구별하기 어려울정도의 F랭크 능력자를 제외하면 A~C까지의 3단계정도의 랭크가 고작이었다. 사람들이 S라 부르는 랭크가 있긴하지만 역대 능력자들중에 S랭크로 평가받는 사람은 단 두사람..


 


그 첫번째가 프레이아라고 불리는 능력자였다. 가디언즈가 있기 이전.. 능력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초창기에 활동하던 능력자로 세상에 알려진 첫번째 여성 능력자였다. 하지만 그녀는 또다른 여성 능력자인 루드캣에게 죽었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면 프레이아를 죽였다는 그 루드캣이라는 여성 능력자도 S랭크라 부를 수 있는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있지만 루드캣의 경우 활동시간이 굉장히 짧았고 모습을 드러낸 적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모르는 이들도 많을만큼 거의 언급되지 않는 능력자였다. 그리고 두번째가 바로 현재 가디언즈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그니스였다. 하지만 이그니스가 S랭크라 불리우는건 현재 그녀가 능력자들중에서는 최강이라고 알려져있기때문에 최강의 의미에서 S랭크라 불리우는 것이지 실제로 신체적인 능력면에서만 보자면 각 랭크간의 차이처럼 A랭크 능력자들과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최고의 등급은 A랭크였다. 그것은 곧 간신히 B랭크수준을 벗어난 사람도 A랭크이며 B랭크를 겨우 넘은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이그니스 같은 능력자도 A랭크라고 불리운다는 뜻이다. 특히나 전투 경험이 적거나 전투 경험이 많다해도 월드클래스중에서도 상위 클래스의 능력자들과 제대로 싸워본 경험이 거의 없는 능력자들의 경우 이 랭크를 맹신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바로 눈앞에서 그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확인한다면 아무리 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해도  타이탄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최강이라 불리는 가디언즈중에서도 전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니스를 눈앞에두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지는 못할 것이었다. 남자들은 아까와는 전혀 다르게 제니스에게 달려들 엄두도 내지 못하며 주춤거리고 뒤로 물러나며 가면을 쓴 남자쪽을 힐끔거리고 바라보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휴~ 역시 저런 것들로는 어쩔 수 없나.. 』


 


의자에 기대앉아 낮은 목소리로 가면은 중얼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 표정은 지금의 상황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는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죽기 싫으면 머리를 써 머리를~  너희같은 놈들을 위해 따로 준비해 놓은건 없으니까 말이야 』


 


무언가를 기대한것과는 반대로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이야기는 남자들을 더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겁을 먹고 주춤거리고 있음이 분명한데도 도망가려거나 하는 남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분명 죽음일 것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렇게 두려움에 떨면서도 가면의 의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는 않고 있었다.


 


『제..제기랄!! 브..블러핑이야!! 저 년이 엑시아를 죽게 내버려둘리가 없잖아!! 다..단지 겁을 주려는 것 뿐이야!! 』


 


『그..그래!! 이 년은 우릴 죽일 수 없어!! 우리가 필요하니까!! 다들 겁먹지 말고.. 크헥!!! 』


 


제니스는 한 손으로 말하고 있는 남자의 목을 콱!! 움켜쥔채로 그대로 벽까지 날아가 남자의 머리를 그대로 벽에 박아버렸다. 제니스의 눈에서 나오는 안광만으로 남자를 죽여버리기라도할듯한 기세로 무섭게 노려보며 제니스가 입을 열었다.


 


『죽이지 못할거라고..? 아니.. 난 너희들을 죽여야만해.. 왜냐면.. 너희들의 피가 필요하니까.. 』


 


그제서야 남자는 소변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피 역시 액체라는걸 깨달았다. 소변이라면 한두 사람만 가지고 용기를 다 채워낼 수 없을지도 모를뿐더러 싸고싶다거나 강요한다고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피는 다르다. 남자를 벽에 매달고 있는 제니스의 손이 더 강하게 조여들기 시작하자 남자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듯이 충혈되며 얼굴이 검붉게 변해가고 있었다. 조금 더 힘을 주면 빠직..!! 하고 남자의 목뼈가 부러질정도로 손에 힘이 들어갔을 무렵...


 


『멈춰!!! 』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나는쪽으로 집중되었다. 가면남이 멈추라고 말한 것이다라고.. 무의식적으로 제니스는 그런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남자를 죽이는 것을 멈추기위해서는 그럴만한 카드가 있어야 했다. 그녀에게 쉽게 달려들지조차 못할정도의 힘의 차이를 느껴버린 남자들이 멈추라고 소리쳐봤자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일테니까.. 결국, 그녀의 행동을 멈추려면 그만큼 중요한 카드를 들고 있어야한다는 이야기고 이 강당에 있는 사람들중에 그럴만한 카드를 들고 있을 사람이라면 단 한사람.. 가면밖에 없을 것이다. 제니스는 소리가 나는 뒤를 향해 돌아보았다. 그런데.. 소리치고 있는 것은 가면이 아니었다. 벌거숭이 무리들중 하나가 무리를 이탈해 처음 가면이 있었던 테이블에서 주먹을 쥔 손을 높게 치켜들고 있는 것이었다.


 


『 이걸 부수면 엑시아가 죽는걸 막을 수 없겠지? 이게 부셔지는게 싫다면 당장 멈춰!! 』


 


뜻밖의 카드였다. 컨트럴박스와 용기를 부수는 것은 제니스도 처음 생각했던 것이지만 부수면 시아가 죽는 시점에서 제니스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카드였다. 그건 가면남에게도 마찬가지.. 가면이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그렇게 간단히 죽여버릴 것이었다면 굳이 이런 번거로운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없을 것이니까.. 간단히 말해서 내가 부수면 안되는 것이지만 적도 부수면 안되는 카드이기에 머리속에서 이 카드에 관한 부분은 밀어내버렸다. 그렇게 의미없는 카드가 이 순간 갑자기 강력한 위력을 가진 카드로 변모해서 남자의 손안에 들려있는 것이었다.


 


제니스는 여전히 남자의 목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었다. 제니스가 월등히 강하다고는 해도 상대 역시 능력자들이었다. 쓰러트리고 죽이는 것이라면 몰라도 이 인원으로부터 컨트럴 박스와 용기까지 동시에 부셔지지않게 지키는 것은 어려웠다.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생각되는건 아니지만 그 낮은 가능성에 시아의 목숨을 걸 수는 없었다. 방에 있는 모두가 제니스의 결정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 중에 가장 두렵고 고통스러운 남자.. 바로 제니스의 손에 잡혀있는 남자는 제니스의 손이 떨려오고 있는 것을 고통속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제니스의 손의 떨림.. 그리고 주저하고 있는 모습은 남자들에게 하나의 희망과도 같았다. 남자들의 희망은 이루어졌다. 결국, 제니스의 손은 남자를 놓아주고 힘없이 옆으로 떨어져내렸다.




"퍼억..!!"


 


제니스의 손에서 풀려난 남자가 제니스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자 제니스의 얼굴이 옆으로 돌아가며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씨발년!! 진짜 죽는 줄 알았잖아 좃같은년!! 』


 


남자는 제니스에게 거의 죽을뻔한 분풀이를 하려는듯 쓰러진 제니스의 멱살을 붙잡고 그녀의 얼굴을 향해 계속해서 주먹을 날리고 있었다. 주먹이 지나갈때마다 제니스의 얼굴은 힘없이 옆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절망스러운 눈빛으로 남자의 주먹을 막거나 반격할 시도조차하지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남자는 쓰러져있는 제니스의 복부를 미친듯이 발로 차대기 시작했다.


 


"퍼억.. 퍽!! 퍽!!"


 


제니스는 남자의 공격을 받으며 시아가 있는 유리벽쪽을 바라보았다. 꽤 시간이 흐른것 같은 기분이지만 물의 양은 아직도 꽤나 바닥쪽에 머물러 있었다.


 


『이봐!! 죽일셈이야? 적당히해!! 』


 


『난 시체에다 박는건 흥미없다고!! 』


 


『크크크큭.. 』


 


남자들의 분위기는 이미 승리한듯이 처음 이곳으로 나와 비아냥거리고 웃고 있을때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갔다. 무차별적으로 퍼부어대던 공격도 멈췄다. 제니스는 비틀거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인채로 입을 열었다.


 


『시아를... 살려.. 주세요... 』


 


『크큭..크크크큭.. 뭐라고?? 잘 안들리는데?? 』


 


『시아를.. 살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제니스는 분한듯 주먹을 꼭 움켜쥐며 다시한번 큰 소리로 남자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 시간은 있어.."


 


조금전 시아의 상태를 봤을 때 아직까지는 물의 양이 거의 바닥에 머물고 있을정도로 앞으로 적지않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회는 분명히 다시 올 것이다. 그렇게 제니스는 생각하고 있었다. 남자들이 제니스에게 무슨 짓을 할것인지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지금 상황에서 컨트럴 박스나 용기가 부셔지지않게하면서 남자들과 싸우는 것은 어렵겠지만 남자들이 제니스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그만큼 제니스에게 기회는 많아진다. 비록, 수치스럽고 더러운 꼴을 당하겠지만.. 남자들이 이렇게 나올것을 미리 생각지못한 자신의 실수인데다 시아를 살리는 대가라면 충분히 치를 수 있다. 그리고 그 기회가 온다면 아마도 제니스를 탐한 남자들 역시 목숨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니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체력이었다. 단순히 쓰러트리거나 죽이는 것만이 목표가 아닌 이상 컨트럴 박스와 용기를 지키면서 이들을 쓰러트리기위해서는 순식간에.. 빠르게.. 그러면서도 강력한 공격이 필요하다. 단 한번의 기회.. 하지만 그 기회가 언제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거기에 전투후 잡혀온 상태라 온전한 체력도 아닌데 그 기회가 올때까지 그 기회를 살려낼만큼 온전한 체력을 유지 할 수 있을까.. 그것이 관건이었다. 그렇기에 제니스는 그녀를 무자비하게 공격한 남자의 공격을 버티자면 버틸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남자의 타이밍에 맞춰 고개를 돌리고 남자가 발로 차는 동안에도 손과 팔로 몸으로 직접 데미지가 오는 것을 방어하면서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이런 놈들에게 더렵혀진다는건 치욕스럽고 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기회는.. 반드시.. 온다..!!"


 


.


.


.


.


 


 


『하하핫!! 역시 재밌는 여자야!! 』


 


지금껏 조용히 지켜보기만하던 가면이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제니스도 그리고 다른 남자들도 모두 가면을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확실히.. 프레드릭이 흥미를 가질만한 여자야 하하핫!! 』


 


가면의 입에서 프레드릭이라는 이름이 나온순간, 모든 신체기관이 정지한듯이 모두 얼어붙어 버리기라도 한듯이 제니스는 숨을 멈췄다. 남자들과 싸우느라 신경쓰지 못했던 마음속 깊은 곳의 그 사신이 다시 검은 로브를 펄럭이며 붉은 안광을 내뿜으며 제니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프레드릭이란 이름이 사신에게 움직일 활기를 불어넣어주듯이... 사신에게 불어넣어지는 활기만큼의 공포가 제니스의 내부를 감싸돌기 시작했다.


 


프레드릭과의 일은 제니스에게 있어서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세계의 멸망과 같은 악몽이었다. 프레드릭은 죽었지만 평소에 힘따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던 그녀가 간절하게 힘을 원하게 될정도로 압도적으로 그 힘을 보여주며 그녀를 농락했다. 마지막 그녀가 프레드릭을 머리핀으로 찔러 죽이려고한 것이 실패했을 때.. 걸레처럼 만들어준다고 호언장담하던 프레드릭의 얼굴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했다. 그는 분명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며 그렇게 할 사람이었으니까.. 그때의 절망감과 공포.. 그가 죽고난 이후에도 그녀는 그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앨런에 대한 배신감.. 프레드릭에 대한 두려움.. 스스로에 대한 배덕감 이외에도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 그리고 유령이되어서라도 그녀를 괴롭히겠다는 집념처럼 그녀의 꿈에 나타나는 악몽.. 그와 관련된 모든 기억들은 그녀에게 단순한 괴로움이 아닌 두려움이자 공포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지금까지 그 두려움을 가슴 깊은 곳에 다시는 떠오르지 못할만큼 꽁꽁 숨겨놓았다. 그런데 그것이.. 다시 프레드릭이라는 이름과 함께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었다.


 


"아..안돼.. 싫어..!!"


 


그 이름만으로도 몸이 떨려오는 것이 느껴지는 그 때... 믿을 수 없는 공포와 전율이 온 몸을 휘감았다.

어떻게 그런 것을 알았을까..? 싶은 의문조차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두렵고도 무서운 말이 가면의 입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


.


.


.

.

.




『그런데 말야.. 부탁을 할때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


 


『벌써 잊어버린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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