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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MC) 사랑색 비너스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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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ream 내 약혼자는 변변찮은 전학생!?


 


사립 세이 학원은 부잣집 자제들이 모이는 명문 진학교이다. 이 학교의 교문에 유독 눈에 띄는 자태의 여학생이 있었다.


 


「기다리세요. 타이가 삐뚤어졌어요.」


「네....아, 감사합니다. 에리카 님.」


 


볼그레한 얼굴이 된 여학생의 리본 타이를 자상하게 고쳐 매준 사람은 호죠 에리카. 세이 학원 2학년 풍기위원장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풍기가 흐트러진 학생들을 바로잡는다. 설사 하교 직전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심코 되돌아 볼 만큼 아름다운 금발을 허리까지 늘어뜨리고, 우아한 발걸음으로 교문을 나섰다. 품행 방정 그 자체로 누구에게든 상냥한 그녀는 학교의 마돈나로 모든 학생들로부터 존경받고, 마음을 얻고 있었다.


 


교문 가까운 주차장에는 검은 윤기를 흘리는 고급차량이 몇 대나 서있다.


앞에서부터 7번째 차량 옆에 에리카보다 장신의 여성이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카죠우 마리아. 


에리카의 전속 메이드로 에리카가 태워나기 전부터 호죠우 가에서 일해 온 고용인이다. 10세 연하의 아가씨를 친 동생처럼 극진히 보살펴 왔고, 에리카도 그녀를 고용인이 아닌 친 언니처럼 따랐다.


 


어제까지의 그녀는 검은색 롱스커트에 하얀 앞치마, 단정한 흰색 카츄사(헤어밴드), 이른바 고전 메이드 복 차림이었다.


보기 드문 미인이지만 위로 솟은 눈초리와 고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호죠 가의 일원이 아닌 사람들은 좀처럼 다가가지 못했다. 남자에겐 관심도 없이 묵묵히 직무에만 충실한 그런 여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마리아는 앞가슴이 다 드러나는 노출 심한 탱크탑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어깨와 배를 완전히 드러내고 흰색 니삭스를 신은 섹시한 미니스커트 메이드가 에리카를 바로본다. 오늘 아침 그 모습을 본 에리카가 졸도할 번 한 위기를 간신히 넘기고 정말 마리아가 맞냐고 물었을 정도로 충격적인 변모였다.


 


멀찍이서 그녀를 바라보던 에리카는 가슴 속에서 우러난 깊은 한숨을 내쉰다.


완전히 변해버린 하녀의 모습에 절로 탄식이 나왔지만 아침에 했던 말을 또 하고 싶진 않았다.


 


마리아가 차문을 열어주며 안으로 들어온다.


 


차에 올라탄 그녀는 우울한 표정 이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백옥 같은 피부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단정하게 앉은 그녀의 입에서 재차 한숨이 나온다.


그런 주인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녀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있었다.


 


「에리카 아가씨. 아직 다른 사람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게 아닙니다. 표정을 가다듬어 주세요.」


「이렇게 입가를 가리면 몰라. 정말이지. 아버님도, 어머님도.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거지?」


 


태어나기 전부터 시중을 들어 왔다고는 해도 결국은 하녀, 마리아에게 푸념해봤자 달라지는 것 아무것도 없음을 알지만 토해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 뭐가 약혼이야. 게다가 그런 저속한 남자랑...」


「저속.... 아가씨」


 


무언가 불평하려고 하는 하녀에게 얼굴을 찡그리는 에리카.


 


「아아 제기랄! 됐어. 요조숙녀 때려치울래. 누가 보며 어쩔 건데? 가문 위신을 떨어뜨렸다고 추방이라도 시킬 거야? 에도시대처럼? 호죠 가라는 거 때문에 여태 그 캐릭터로 살아 온 거야! 이딴 식으로 대우받으면 가문 따위 어떻게 되도 상관없어!」


 


에리카는 노골적으로 언짢아하며 검은색 롱스커트를 마구 흔들었다. 머리끝까지 열이 치솟고 무릎이 떨려온다.


 


일의 발단은 오늘 아침의 일이었다.


가족과 함께 하던 아침 식사 도중 갑작스럽게 존경하는 아버지로부터 약혼과 동거를 하라고 명령받은 것이다.


학교에선 정숙한 아가씨인척 하지만 본성은 기가 세고 제멋대로에 고압적인 에리카는 당연히 대들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에리카에게 무르기에 지금까진 그거면 무슨 일이든 해결되었다. 그러나...


 


「설마 아버님과 어머님이 내게 고함을 치다니....처음이야....」


 


의기소침해져 재차 한 숨을 토하는 에리카. 갑작스럽게 약혼자가 생겼다. 동거해라, 이런 말을 듣고 납득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더욱이 그 상대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었다. 전학생으로 오늘부터 같은 클래스, 근처 자리에 앉을 테니 약혼녀로서 의무를 다하세요. 라는 게 어머니의 말.


최소한 그 전학생이 그녀의 취향이었으면 하는 일말의 기대를 품고 조례를 맞이했지만 희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부담임이 전학생을 소개하는 동안 그녀는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


 


전학생이자, 약혼자이기도 한 칸다 카츠야는 그녀가 타협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아득히 초월했다. 미남이 아니라면 최소한 키라도 크길 바랐지만 장신은커녕 오히려 그녀가 근소하게 컸다. 보통 몸집에 중키였던 게 유일한 구원이었다. 난쟁이 똥자루였다면 아마 방과 후 까지 견뎌내지 못했을 것 이다.


 


에리카는 일본에서 적수를 찾기 어려운 명문가 고명딸이다. 그에 비해 전학생은 단순한 일반 서민이었다. 처음에는 뭔가 특출 난 두뇌라도 있나 싶었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 몇 마디를 대화를 해 본 결과 전학생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지식이 부족해서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불량학생은 아닌거 같았지만 명문가 태생 급우들과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말 한마디 자신있게 못하는 소심남이었다. 상냥한 어조로 학원을 소개했지만 그녀의 관자놀이는 주체 못할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런 그가 세이 학원에 전학 올 수 있었던 건 효죠가의 힘을 빌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거다. 에리카는 마음대로 결론을 내리고는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탑승자의 고뇌를 아는지 모르는지 고급 승용차는 매끄러운 움직임으로 내며 대저택 부지 안으로 들어갔다.


 


차에서 내린 그녀를 맞이하며 손을 뻗어 온 사람은 그 전학생이었다.


 


「어서 오세요. 에리카 씨. 저기 그 위원회....」


 


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독설을 퍼붓는다.


 


「당신에게 이름으로 불릴 생각 없어. 눈앞에 두고 싶지도 않아.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빨리 당집으로 돌아가!」


「아가씨!」


 


하녀에게까지 질타 당하자 마지못해 손을 잡는다. 더운 날씨에 땀범벅이 된 그 손은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집에 들어갈 때까지 그들은 말없이 손을 잡고 걷는다.


불안한 시선을 흘리며 아무 말 없이 걸어가는 그를 보다 못해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도대체」


「하아, 하아...」


 


그녀의 오른쪽 눈썹이 씰룩인다. 원래 위로 길게 째진 푸른 눈이 더욱 날카로워지며 그를 똑바로 쳐다보고 쏘아 붙인다.


 


「당신처럼 당당하지 못하고 매사 쭈뼛쭈뼛하는 사람 딱 질색이야. 똑바로 봐. 도살장 끌려가는 소마냥. 안절부절 하지 말고. 아니면 지금 바로 죽어줄래?」


「아우....」


「아아 짜증나! 난 당신으로부터 일초라도 빨리 떨어지고 싶거든. 그러니까 빨리 움직여. 이 굼벵아!」


 


잔소리 꾼 하녀는 차를 차고에 넣으러 갔으므로 본심을 드러내기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도 나란히 걷는 건 시큐리티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시스템으로는 음성까지 알아들을 수는 없기에 손을 잡은 채 말로만 위협한다.


 


당황한 카츠야는 서로 전혀 힘을 주지 않고 살짝 걸치고 있던 오른손에 약간 힘을 줘 버렸다. 에리카는 열화처럼 화를 냈다.


 


「누가 손잡으라고 했어! 당신 자기 몸도 맘대로 못 움직일 정도로 저능아야? 뇌에 결함있어?」


「미안...미...」


「사과할 틈 있으면 다리나 움직여! 다리!」


 


비틀거리며 간신히 집으로 들어온 카츠야. 에리카는 즉시 손을 떼어 놓고 그를 내버려 둔 채 목욕탕으로 행했다.


 


꼼꼼하게 왼손을 씻고 욕조에 들어간다.


입욕을 끝낸 그녀는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방으로 올라가 문을 열었다.


순간, 에리카는 기절할 뻔 했다.


 


「왜 당신이 여기 있어!」


 


에리카의 방은 공부책상, 화장대, 전신 거울, 더블사이즈 침대 그리고 홍차를 마시기 위한 별도의 의자와 테이블이 구비되어 있다. 여기에 3인용 소파를 두었지만 충분히 방에 공간이 남을 만큼 넓었다. 당연히 붙박이 옷장도 있다.


 


그런 그녀의 방에 카츠야가 있었다. 그것도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던 소파에 떡 하니 앉아서. 그녀의 노성에 벽에 걸린 액자마저 흔들리는 것 같았다.


 


「미...미안해...」


「그 말은 벌써 몇 번이나 들었어요! 짜증날 정도로! 내 소파에 마음대로 앉지 말고 내 테이블에 음료 두지 마!」


 


머리끝까지 뻗친 열 때문에 기절할 거 같았다. 어지럼증을 참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래 이번엔....뭔가요...」


 


순간 에리카 뒤에서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안내해 드렸어요. 동거니까. 방도 함께 쓰는 게 당연하잖아. 에리카 비켜서요. 들어갈 수 없잖아요.」


「어, 어머님....」


 


경악하는 외동 딸 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어머니, 엘레나는 카츠야 옆에 앉았다.


에리카가 놀란 건 어머니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너무나도 요염한 분위기, 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맨살이 완전히 드러나는 검은 시스루를 걸친 엘레나. 그거 외에 몸에 걸친 거라곤 이성을 흥분 시키는 검은 속옷 뿐 이었다.


평소의 정숙한 어머니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창녀같은 여자. 그게 지금의 효죠 엘레나였다.


 


엘레나는 카츠야와 피부와 피부가 닿을 만큼 밀착한다. 카츠야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사랑스러운 듯 어루만지면서 엘레나는 카츠야의 손을 잡고 상냥하게 말을 건다.


 


「카츠야 군. 엘레나의 딸, 좀 버겁죠? 응석을 받으주며 길러서 그래요....정말 미안해요. 당신이라면 분명 받아들일 수 있을 거 에요. 받아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래도....」


 


말을 흘리며 잡고있던 그의 손을 허벅지에 두고 어루만지게 한다.


 


「카츠야 군의 처음이 엘레나라면 좋았을 텐데. 퍼스트 키스만으론 만족할 수 없지 않아요...응....지금 부터라도....늦지 않았어요....?」


 


달콤한 말을 속삭인다. 그리고는 카츠야의 머리를 감싸안고 그의 귀를 할짝인다.


금방이라도 어른의 성적 매력에 말려들 것 같던 카츠야는 어떻게든 엘레나를 밀쳐내고 예상외로 굳건한 눈길로 엘레나를 응시한다.


 


「난....에리카가 처음이라고 결정했어요... 그 후라면」


 


하고는 금새 얼굴을 새빨갛게 달군 카츠야를 본 엘레나는 참을 수 없다는 듯 힘차게 꼭 껴안고 감슴에 얼굴을 묻게 한다.


 


「아아! 참을 수 없어요. 정말 사랑스러워....」


 


꿈에서도 상상 못한 어머니의 치태에 멍해있던 에리카는 간신히 사고를 수습하고 어머니를 비난한다.


 


「어머님! 무, 무슨 짓을 하시는 거 에요! 아버님이 보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엘레나는 싸늘한 시선을 에리카에게 보내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기뻐하시겠지요.」


「아...어...?」


「그거 좋아한적 없어. 그건 단순한 M남이야. 카츠야 군을 위한 돈 버는 기계. 어제 밤에 마루에 재웠더니 굉장히 기뻐했어. 내가 얼마나 카츠야 군을 사랑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가르쳐 주니까 비참하게 떨던데. 너무 재밌어서 카츠야 군에게 보지 푹푹 박히는 망상을 들려주니까 아랫도리에서 한심한 체액을 질질 써면서...」


 


에리카가 다시 말을 잃는다. 항상 기품이 흘러넘치던 어머니의 입에서 이렇게나 음란한 단어들이 튀어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소년의 한 마디에 에레나의 입이 멈췄다.


 


「에레나 씨. 손이 멈췄네요.」


 


약간 우물거리는 카츠야의 목소리가 에레나의 얼굴을 유열로 비뚤어지게 한다.


방금 전까지 혐오를 넘어 증오를 표현하던 에레나는 카츠야의 한 마디로 간단하게 바뀐다.


 


「아아, 미안해요. 카츠야 군....」


 


재차 머리칼을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카츠야는 얼굴을 들어 엘레나와 시선을 맞췄다. 그는 짐짓 짖굿은 미소를 띄우고는 질문을 던졌다.


 


「나랑 에리카 씨 중에 어느 쪽이 더 좋아?」


「당연히 카츠야 군이지. 당신이 온 세상을 적으로 돌려도, 엘레나만은 아군으로 남을거야. 사랑해요.」


 


사랑에 굶주린 아가씨처럼, 그러면서도 모두를 감싸는 성모처럼, 혹은 음란한 성 노예처럼. 그를 자신의 젖가슴으로 이끌었다.


 


에리카는 눈앞의 광경이 믿겨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언제나 어머니는 에리카의 아군이었고 언제나 에리카의 응석을 받아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찍이 에리카에게 보내준 애정을 뛰어넘는 헌신과 사랑으로 카츠야를 위하고 있었다.


딸은 그저, 망연자실해 그 광경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얼마전에 연재되기 시작한 글 입니다. 현재 3화까지 올라왔고 본격적인 세뇌는 3화부터 시작되더군요. 


 


번역하다 제일 곤혹스러운게 괜찮아 보여서 손을 댔는데 하다보니 필력이 거지같을때죠. 해놓은게 아까워서 중간에 접을수도 없고 참 난감해집니다. 이 글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글이 너무 조악해서 손을 조금 봤습니다. 제가 잘 쓴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냥 원본이 너무 조악했습니다. 아무튼 번역은 연재분까지 계속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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