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橘さん家ノ男性事情 06
◈ 七月
쿄우카는 1층 로비에 있는 선물 코너에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인 아침 7시라 그런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찍 일어난 쿄우카는 입고 있던 유카타를 화이트셔츠와 하얀색 바지로 갈아입고 시간을 떼우기 위해 이리로 발길을 옮긴 것이었다.
(숙취라니… 몇 년 만인걸까?)
수면 부족도 더해져서인지 머릿속이 아직 흐릿하고 멍했다. 달아올랐던 육체는 많이 가라앉았지만 머리는 지끈거렸고 나른함은 몸에 여전히 남아있었다.
(어젯밤엔 당치도 않은 일을 해버리고 말았네……)
나이값도 못하고 딸들과 경쟁이란 바보같은 짓을 한게 부끄럽지만, 둘도 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도 또한 사실이었다. 유우와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이상으로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기요?"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뒤돌아봤다. 거기 서있는 남자를 생각해내는데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넌 어제……"
해변에서 헌팅하러 온 3인조 중 한 명이었다. 머리를 왁스로 정돈해서인지 다른 두 명처럼 거칠거나 촌스러워 보이지 않았고 여자들에게 인기많을 것처럼 부드럽게 말하던게 기억났다. 묘하게 정중한 말투에 서글서글한 느낌이 나는 목소리였었다.
"우연이네요. 우리도 여기 묵고 있어요"
"그래..."
별로 상대하고 싶지도 않고 같이 있는 것도 불편해서 이야기를 빨리 끝내려고 했지만 상대는 다가와서 좀처럼 이야기를 끝내려 하지 않았다.
"당신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정말이에요"
느닷없이 나온 너무 직설적인 말에 당황했다.
"그, 그래… 고마워. 미안하지만 이만 가봐야겠어"
쿄우카가 떠나려는데 남자가 집요하게 앞을 막아섰다.
"이름을 알려 주시겠어요?"
"내가 왜 너에게……"
"흥미있거든요"
"난 지금 가족여행 중이거든"
무시하고 떠나려는데 휴대폰을 내밀었다.
"………"
눈이 휘둥그레지며 숨이 멎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거기엔 거친 화질이지만 어젯밤 쿄우카와 딸들과 유우의 섹스가 분명한 정지화면이 있었다. 온몸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어떻게……"
"조금만 같이 놀아주시면 그걸로 만족이에요"
남자는 벌레 한마리 못 죽일 것 같은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말을, 어떻게 믿어……"
쿄우카는 입을 꽉 다물었다.
"믿든지, 믿지 않든지 자유지만…… 인터넷에 올라가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겠지요?"
등줄기로 차가운게 흘렀다. 자기도 모르게 두 팔로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러나 아무하고도 상의할 수 없었다. 그럴 시간도 없었다. 피해를 입는 것이 자기 혼자만이라면 상관없지만, 유이카와 코하루는 물론 유우의 장래에 영향을 주는 일만큼은 절대 피해야 했다.
"네 말대로 할테니… 그 사진의 데이터는, 지워 줘"
"물론이에요"
남자의 말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이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두렵기도 하지만 쿄우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었다.
"…… 알았어"
잘생긴 남자는 활짝 웃었다.
"좋아요. 저……"
"쿄우카야……"
무력함을 느끼며 알려주었다. 단지 이름이지만 자신의 정보를 상대에게 넘겨버림으로써 이런 남자와 조금씩 연관되는 것 같아 입술을 깨물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쿄우카씨…… 좋은 이름이네요. 잘 어울려요"
"그럼, 노는건 어떻게……?"
쓸데없는 겉치레 말을 잘라버리고 쿄우카는 물었다.
"먼저 바다에 가고, 그 다음은 노래방 어때요?"
상대의 의도가 그저 같이 노는 것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해변은 괜찮겠지. 주위의 시선이 있으니까 이상한 짓은 못할테고……)
"노래방은 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 가족들이 일어났는데 내가 없으면 이상하게 생각할거야"
"그렇다면 오전중에 갔다와야겠네요. 그리고 이 여관에 있는 노래방에 가면 그렇게 시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거에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소리치면 된다. 그것이 쿄우카를 조금이나마 안심시켰다.
"알았어. 그 정도라면……"
"지금 당장 가요"
"기다려. 바다에 갈거라면 수영복을…… 갖고 올게"
"괜찮아요. 수영복은 가게에서 사도 되니까요"
"사이즈 문제가 있어……"
"아, 그렇겠네요. 쿄우카씨는 꽤나 크니까…… 그럼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쿄우카는 재빨리 방에 돌아왔다. 유우와 딸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유우의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며 입술을 꾹 깨문 쿄우카는 수영복과 예비 속옷이 든 가방을 들고 남자에게로 돌아갔다.
해수욕장 탈의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역시 수영복 차림인 남자에게로 갔다. 남자의 수영복은 헐렁한 트렁크 타입이었다. 아직 아침 8시밖에 안되었지만 하얀 백사장 여기저기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햇빛은 강렬하고 시원하게 탁 트인 푸른 하늘엔 구름 하나 없었다. 이렇게 좋은 날에 왜 이런 남자와 —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남자가 허리에 팔을 감고 끌어당기자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버렸다. 남자는 날렵한 몸이었지만 근육질에 힘이 세서 꼼짝할 수 없었다.
"눈치챘어요?"
"뭐, 뭘…?"
"모두 쿄우카씨를 보고 있어요"
남자의 팔이 껄끄거운듯 어깨를 움츠린 쿄우카는 남자를 무시하고 계속 발을 옮겼다. 허리를 감쌌던 팔의 느낌이 사라지더니 갑자기 손을 잡혔다.
"자, 잠깐… 어디 가는거야?"
끌려가면서 쿄우카는 당황했다.
"모처럼 바닷가에 왔는데 물에 들어가야지요. 수영복을 왜 입고 왔는데요"
잘생긴 남자는 쿄우카를 협박한 것도 잊어버린듯 신이 나서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쿄우카는 저항하지 못하고 가슴이 잠길 정도의 깊이까지 끌려들어갔다.
"아, 기분좋네요"
"그, 그러네……"
억지로 끌려온 것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많은 바닷가보다 여기에 있는 게 솔직히 훨씬 낫게 느껴졌다. 반면 사람들의 눈에서 멀어졌으니 이 남자가 무슨 짓을 할지 불안하기도 했다.
"긴장하지말고 편히 바다를 즐기세요"
남자가 등을 쓰다듬으며 수영복 끈을 풀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쿄우카의 반응은 한템포 늦게 나왔다.
"아앗!"
황급히 가슴을 숨기려 했지만 가느다란 팔로는 완전히 감출 수 없었다. 쿄우카의 풍만하고 아름다운 유방을 지탱하기에 너무 약한수영복은 파도를 타고 점점 멀어졌다.
"뭐, 뭘 한거야!"
손을 뻗으면 가슴이 드러난다. 그러나 가리고 있으면 수영복을 잡을 수 없다. 그렇게 갈등하는 동안 수영복이 점점 멀어지자 잘생긴 남자가 쿄우카의 몸에서 떨어지더니 수영복을 건져왔다.
"도, 돌려줘…"
쿄우카의 쭉 뻗은 손이 간단스레 빗나갔다.
"그렇게 화 내지 마세요. 쿄우카씨는 웃는 얼굴이 잘 어울려요"
"이런 상황에서 웃으라니……"
"날 따라잡으면 돌려 드릴게요"
잘생긴 남자는 웃으면서 점점 멀어졌다.
"뭐라고? 기다려!"
쫓아간다는건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드는거나 마찬가지지만 이 상황에선 망설일 겨를이 없기에 쿄우카는 쫓아갔다. 파도를 헤치며 필사적으로 따라갔다. 가까스로 따라잡았을 때엔 해변가에선 완전히 멀어져 인기척이 없는 포구까지 와버린 후였다.
"여긴 커플들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많이 오는 곳이에요. 지금은 다행히 아무도 없네요. 어때요? 분위기 좋지요?"
가슴을 숨기면서 바위 위로 올랐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어……"
손으로 가슴을 가리면서 바위 위로 오르는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렇게 화내지 마세요. 부탁할께요"
눈앞에 치켜 든 수영복을 받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팔을 붙잡혀 몸까지 세게 당겨졌다. 남자의 가슴에 안기듯이 기대는 폼이 되며 숨결이 닿을 정도로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밀치려고 순간적으로 팔에 힘을 줬지만 주위가 온통 바위투성이임을 깨닫고 멈췄다. 남자를 올려다본 채로 쿄우카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런 모습, 누가 보기라도 하면……)
"이런 짓 하는게 너가 말한 분위기야…?"
여기서 밀리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각오로 거의 모르는 남자와 단둘이 있다는 공포를 간신히 억누르며 차갑게 말하자 다가오던 남자의 얼굴이 딱 멈췄다.
"…… 그렇네요. 애들도 아닌데 말이에요"
거칠게 굴지 않고 깔끔하게 얼굴을 멀리 떼자 쿄우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미안합니다. 너무 적극적이었나봐요"
쿄우카가 입술을 꾹 다물자 그 모습을 본 남자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좀 이르긴 하지만 올라갈까요?"
내민 남자의 손을 무시하고 자기 힘으로 오르기 시작했지만 발디딜데가 워낙 불안정해서 금세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한 걸 남자가 잡아줬다.
"괜찮으세요?"
"아, 괜찮아, 괜찮으니까…… 좀 떨어져 줘"
"왜요? 겨우 서있으면서요"
"…… 그러네"
"그럼, 실례할께요"
남자는 사타구니가 부풀어 오른 것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태연하게 몸을 잡아 끌었다. 수영복을 위로 밀어올리는 자지를 힐끗 본 쿄우카는 곧 시선을 돌리고 그의 뒤를 따랐다.
해변으로 되돌아온 후, 옷을 갈아입으러 여관으로 돌아갔다. 그러는 동안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가까이 다가온 남자의 얼굴과 그때 느낀 유우가 아닌 남자의 숨결이었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남자에게 정면으로 부딪칠 때 안게 될 리스크보다는 요구에 응하면서 받아들이는게 안전할 것 같았다. 가족끼리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참 어린 다른 남자와 같이 있는 모습을 여관의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않아 쿄우카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룸을 선택하는 등의 일을 남자가 모두 맡아 준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쿄우카는 남자의 등 뒤에 숨어 룸으로 들어갔다.
"왜 갑자기 조용해진거에요?"
"……"
쿄우카는 남자와 조금 거리를 두고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에 앉았다.
"음료수는 뭘로 할까요?"
"아무거나 괜찮아"
시계를 봤다. 오전 10시. 여길 정오까지 빌렸을걸 생각하면 자신을 어떻게든 속여 넘기기엔 빠듯한 시간이다. 시간만 빨리 지나가면 된다. 그것만 생각했다.
"여기 우롱차와 사과주스 주세요. 아, 사과주스엔 빨대도 같이 갖다주세요. 양 좀 많이 서비스해주면 좋겠는데……"
내선전화로 자세하게 주문하며 서비스도 악착같이 요구하는 남자를 쿄우카는 곁눈질했다. 잠시 후 프론트에 있던 여종업원이 음료수를 가져왔다.
시계를 보니 겨우 십분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에어컨이 고장났나?)
피부가 땀으로 약간 축축했다. 얇은 화이트셔츠에 하얀색 면바지 차림인데 묘하게 더웠다. 한편 남자는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 노래부르고 있었다. 쿄우카에게도 몇번 권유했지만 완강히 거부했다. 그때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 반사적으로 얼굴을 들었다. 그것은 쿄우카가 20대 때 엄청나게 히트쳤던 드라마의 오프닝에 사용된 곡이었다.
"역시 쿄우카씨는 그때 세대군요. 불러보세요"
"아니…… 괜찮아, 노래는 정말"
"모르는 노래가 아니잖아요. 후렴만이라도 좋아요"
남자는 자연스럽게 쿄우카의 옆에 앉으며 마이크를 건냈다. 한편 쿄우카는 몸이 나른한게 움직이는 것도 귀찮았지만 남자가 어깨를 안으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저항했다. 남자에게서 나는 땀냄새엔 깜짝 놀랐다. 남자의 손가락이 쿄우카의 어깨를 자극하듯이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의외로 기분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동시에 머리가 멍해지며 얼굴이 점점 화끈화끈해지는 것을 의식하지않을 수 없게 되었다.
"쿄우카씨, 후렴이에요"
조금 거칠게 끌어당기자 남자의 앞가슴에 뺨을 비비는 꼴이 되버렸다. 진한 남자의 체취에 넋이 나갈 것 같았다. 소리를 지르려했지만 목이 잠겨서 나오지 않았다.
(이 남자의 가슴은 두껍고…… 단단하네......)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그런 생각을 했다. 잔으로 손을 뻗어보지만 마실 마음은 이미 없어진 상태였다. 그때 날카로운 전자음에 제정신이 퍼뜩 들었다. 30분 남았음을 알려주는 알리는 벨소리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어?)
체감상으로는 아직 십분도 안 된 것 같았는데 말이다.
"오후엔 어떻게 하실래요?"
순간 남자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무슨 말하는거야? 오전만 같이 놀기로 약속했잖아"
"꽤 흥분했잖아요"
남자는 몸에 힘을 주며 쿄우카의 귓가에 속삭였다. 목덜미가 오싹해졌다.
"쓰, 쓸데없는 말하지마"
"알았어요. 그럼 뭘 할까? 남은 시간에도 나혼자 부르는건 재미없고"
"노래방이니까 노래하면 되지"
남자는 쓴웃음을 지었다.
"혼자 부르는건 재미없다고 했잖아요. 아, 게임을 해볼까요?"
또 무슨 말을 하나 긴장했지만 오후까지 놀자는 말이 아니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안심했다. 하지만,
"옷 위라도 괜찮으니까 만지게 해주세요"
"뭐?"
"그리고 오후까지 같이 노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남자는 흑심을 숨긴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하지만 남자는 태연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짓을 하면 소리지를거야"
"흐응"
"농담 아니야. 정말, 소리지를거야"
"그럼 곤란하지 않겠어요? 애들 몰래 나왔으니까… 게다가 소동이 일어나면 어른들에게 여러가지 추궁당할텐데 난 겁이 많아서 묻는대로 대답할 수 밖에 없어요"
"큭"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침묵의 시간이 감출 수 없는 쿄우카의 동요를 남자에게 그대로 알려주었다.
"남은 시간만이에요. 25분. 딱 그뿐이에요. 꺼림직하면 안하셔도 돼요. 아니면 만지게 해주시거나… 난처한가요?"
"그런걸,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쿄우카는 협박자를 노려봤지만 남자는 역시 그것도 부드럽게 받아넘기며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그럼 이렇게 해요. 헤어질 때 모든 데이터를 건네줄게요. 그럼 안심하고 방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요?"
쿄우카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 남자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기 보다는 받아들이고 얼른 끝내 버리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시간을 지나면 여관에 있는 사람들도 올테고, 이 남자도 그정도는 알고 있을테니 무리한 짓은 안 하겠지……)
쿄우카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활짝 웃었다.
"좋아요. 그럼 나는 마음대로 할테니 적당히 노래 불러 주세요"
마이크를 쥐었다.
(괜찮아. 고작 20분이니까. 그정도는 금방이야……)
자신에겐 유우가 있는 것이다. 유우 앞에 다른 남자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남자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닿았다.
"아앗!"
간지러움에 한숨이 흘러나왔고, 그것이 마이크를 통해 실내에 울리자 황급히 입술을 깨물었다. 남자의 애무는 계속되었다. 어깨에 닿은 손가락이 목덜미로 이동해 귓볼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반대로 목덜미, 어깨로 천천히 움직이더니 천천히 가슴 윤곽을 쓰다듬으며 만졌다.
"으으… 응……"
마이크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여긴 역시 굉장히 중요해요. 모성의 상징이라는데 이해가 되요. 여성으로서 매력적이란거지요"
"그게, 무슨……"
"남자는 모성에 약하다는 말이에요"
남자는 절대 난폭하게 가슴을 움켜잡거나 하지않고 손가락만 교묘하게 움직여 유두 언저리를 간지럽혔는데 그것이 오히려 전신의 신경을 흥분시켰다. 반응해선 안된다고 생각할 때마다 몸이 흠칫흠칫 작게 떨렸고, 손바닥에는 땀이 배었다. 젖꼭지를 브래지어 위로 누르다가 곧바로 유방의 윤곽을 쓰다듬는가 하면 귀에 숨을 불어넣는 등 쿄우카가 방심하고 있는 곳만 절묘하게 자극했다. 이것만으로도 여자에 대해 상당히 익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으응…"
약간 세게 유두를 누를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허벅지를 모았다. 시계를 보니 20분이 지나 있었다. 상당히 능숙한건 확실하지만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러나, 남자의 손이 등을 쓰다듬는 순간,
"앗"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린 것을 알아챘는지 확인하려는 것처럼 건드려왔다.
"자, 잠깐……"
"놀랐어요? 옷 위로 브라를 풀었어요. 짧은 여름철 한정 특기에요. 약속을 어기진 않았어요"
남자의 손이 가슴을 쓰다듬자 비음섞인 신음소리가 저절로 터져나왔다. 브래지어의 보호를 잃은 유방은 화이트셔츠 너머로 어렴풋이 비치며 더욱 단단하게 솟아버린 유두가 도드라졌다.
(아앗! 안 돼…… 서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분명하게……)
생리가 가까워지면 묘하게 야한 기분이 들 때가 많지만 지금의 반응은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나… 유두로 느끼고 있어…… 더 이상은… 싫어…….)
쿄우카는 매달리듯, 손가락이 새하얘지도록 마이크를 꽉 움켜쥐었다. 땀이 배어나온 손바닥이 불쾌했다.
"후렴인데 안 불러도 돼요?"
노래 같은건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남자의 손가락이 셔츠를 밀어올리는 젖꼭지에 스치자 앞으로 약간 숙이고 있던 몸이 퍼득 튀었다. 허리를 움직여 거리를 벌리려고 했지만,
"도망치는건 반칙이에요"
어깨를 끌어안고 젖꼭지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아… 아앙… 으으윽……"
쿄우카는 코로 크게 숨을 들이키고는 내쉬었다. 달뜬 소리만큼은 내지 않으려 애썼지만 그렇게 애쓰는 소리는 오히려 끈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참는건 몸에 안 좋아요, 쿄우카씨"
쿄우카는 입술을 한일자로 꽉 다물고 말없이 노려봤다. 그러나 가슴 아랫부분만 자극하고 유두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아, 그 주변을 스칠 때마다 자극을 참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등의 모공이 곤두서는듯한 자극에 후들거려 소파에서 옆으로 쓰러질뻔한 것을 팔로 버티며 가까스로 참았다.
남자의 무게를 살짝 등에 느꼈나 싶은데 젖가슴을 받쳐들어올리듯 손가락이 파고들며 아플 정도로 충혈버린 유두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압박해왔다.
"으으응…… 아앗…… 하아아앗…… 아흑…"
몸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음란한 열기가 출구를 찾아 날뛰었다. 어쨌든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소파를 움켜쥐며 참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브래지어를 제치고 직접 가해오는 자극은 아까와 비교할게 아니었다. 몸이 반응하는 정도가 아니라 떨릴 정도였다. 유두 자체가 욱신거리며 달아올랐고, 땀이 밴 피부에 셔츠가 달라붙었다.
(아앗, 손가락이 너무…… 이렇게 만지면…… 아니… 잠깐, 안 돼… 싫어………)
혐오감밖에 생기지 않는 상대에게 농락당하며 분노도 커졌다. 그렇지만 자극이 올 때마다 육체에선 저절로 반응이 일어났다. 남자의 손가락은 너무 능숙해서 만지는 세기를 애태우며 조절하는게 어떻게 해야 여자가 느끼는지 전부 아는 듯 했다.
"하아…… 아아앙……"
손가락이 유두와 유륜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머리 속이 하얗게 되며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등근육이 긴장하며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하아악! 흐으응… 으흑!"
온몸을 비틀며 비명을 질렀다.
(이, 이런 놈한테…… 가슴만, 만진걸로…… 이렇게…)
믿어지지 않지만 가슴을 만진 것만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절정의 여운에 잠긴 중에도 남자의 손가락은 멈추지 않았다. 도드라지게 눈에 띄는 유륜을 쓰다듬으며 발기된 젖꼭지를 계속 잡아당겼다. 점점 강도가 세져 고통스러워야 할테지만, 오히려 더욱 강한 욕구를 원하듯 몸 속 깊은 곳은 흐트러지며 달아올랐다.
"하앗! 하아! 아윽…… 하앗…… 아아……"
남자의 손가락놀림이 또다시 변했다. 몰아붙이던 손가락의 움직임이 완만해진 것이다. 쿄우카의 절정이 꼬리를 끌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 것 같은 타이밍으로 유우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기교였다.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달라붙은 목덜미에 남자의 숨결이 퍼졌다.
"가버리는게 느껴졌어요. 감도가 아주 좋아요, 쿄우카씨는. 열심히 소리를 참는 모습도 너무 귀엽구요"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어른인 자신이 마치 어린 여자애들처럼 다뤄지는 것이다. 이 남자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는게 그저 수치스럽고 굴욕적일 뿐이었다.
그 때 내선전화가 울리자 남자가 대답했다. 시계를 보니 남은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았다.
"이제 못 참겠지요? 쿄우카씨가 고개만 끄덕이면 더 이상 이런 안타까움은 없을……"
"그럴 순 없어"
남자의 말을 가로막았다. 조금만 참으면 끝난다. 남자가 만지기 전부터 불안감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남자의 테크닉은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었던 것이었지만 그 뿐인 것이다. 쿄우카가 걱정되는 점은 잘생긴 외모로 본성을 숨긴 이 남자가 앞으로도 계속 물고 늘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하는 것이었다.
"바지 벗을래요? 아, 걱정되서 하는 말이에요. 얼룩이 더 번지면 숨기기 어렵지 않겠어요?"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 못했지만 자신의 바지 앞을 보고는 말문이 막혔다. 여름용이지만 비교적 두꺼운 천으로 된 무릎 기장의 바지. 그 사타구니 부분에 작은 얼룩이 만들어져 있었다.
(거, 거짓말……)
아랫배 주위가 뜨거워진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속옷이라면 몰라도 바지까지 얼룩이 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손바닥으로 누르면 그냥 새어나올 것 같은 상태가 되버렸네…… 만져봐도 되지요?"
"안 돼…… 기다려……"
"그럴 순 없지요. 아직 나의 시간이니까요"
자극의 강도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젖은 바지 위로 남자의 손가락을 느끼게 되는 상황이 된다는 혐오감에 몸이 움츠려들었다.
"빨리 결정해요. 어떡할건지"
여행지의 잘 모르는 거리에 가서 옷을 사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얼룩 진 바지를 그대로 입고 방에 돌아가면 유우나 딸들이 의심할게 분명하다. 그때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않고 의심하지않게 설명할 수 있을까?
(괜찮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금만 참으면 될거야)
눈을 감고 입술을 꽉 깨문 쿄우카는 각오를 다지며 바지를 벗었다. 단, 완전히 벗은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허벅지 절반정도까지만 내렸다.
"이정도면, 충분히 만질 수 있지"
남자의 음탕한 시선이 속옷으로 향한 것을 눈치채고는 소름이 돋았다. 공기가 사타구니를 쓰다듬자 오싹한 느낌이 온몸에 일어났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부끄러운지 혐오감에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남자의 섬세한 손가락이 미끄러지듯 다가와 아랫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서서히 보지로 다가왔다. 그러나 역시 난폭한 움직임이 아니었고 가슴을 농락할 때와 마찬가지로 주변만 자극해왔다. 시간은 8분정도밖에 남지 않아 거칠고 무례하게 행동할거라 각오하고 있었지만, 남자의 냉정함은 오히려 무서울 정도였다.
"하아…… 으음……"
쿄우카는 일부러 남자가 애태우는 것이란걸 알면서도 초조함에 몸을 비틀었다.
"괜찮으니까 참지말고 마음껏 소리내세요. 지금, 우리 둘뿐이잖아요"
마치 지금까진 워밍업이었던 것처럼 말했다.
(허세부리긴…… 이렇게 농락하면서 즐기다니……)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남자로부터 오는 자극에 반응하며 오직 그것만 계속 생각했다.
"…… 하앙, 으음……"
더는 억누를 수 없는 달콤한 목소리가 입술을 가르고 터져나왔다. 남자의 손가락이 긴장을 풀어주려는 것처럼 꿈틀거렸다. 유우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소중한 부분이 더럽혀지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쳤지만, 하반신에서 힘이 빠져나가게 만드는 자극에는 너무나도 무방비했다.
"하악!"
엄지 손가락이 커진 클리토리스를 눌러 온 순간 목소리가 높아졌다. 남자는 심하게 얼룩 진 곳을 다른 손가락으로 비벼대면서, 화끈거리고 욱신거리는 클리토리스를 집요하게 엄지로 문지르며 몰아붙였다.
"아흑… 으음… 아아, 으응…… 하윽!"
꽉 다문 입술이 바들바들 떨렸고, 탄성과 함께 쾌감에 질식하는 것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허리 전체로 황홀한 파문이 퍼졌다. 참으려고 해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관능의 쾌감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싫어…… 처음 보는 남자에게… 안 돼, 이래선…… 더는, 안 돼…!)
"아앗! 아아아앗……"
머릿속이 새하얗게 탈색되었다. 온몸을 격정적으로 바들바들 떨며 비틀다가 끈 떨어진 꼭두각시인형처럼 힘없이 소파 위로 쓰러졌다.
"굉장하게 가버렸네요, 쿄우카씨. 그렇게 좋았어요?"
기분 나쁘게 땀에 젖은 몸을 잘생긴 남자가 계속 쓰다듬고 주무르며 놀리듯이 물었다. 오줌 싼 것처럼 흠뻑 젖은 팬티 너머의 음순을 문지르며 유두를 부드럽게 자극했다. 쿄우카는 그 손을 막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일어섰다.
"…… 이제, 그만…… 이걸로 끝이야……"
약속된 시간이 지났다. 쿄우카는 바지를 끌어올려 입었다.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돌아 볼 여유는 없지만 그래도 견뎌냈다는 성취감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불안에서 해방된 듯 했고, 만약 남자가 계속 물고 늘어지려 하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마음 먹을수도 있었다. 비록 훗날 불이익이 생긴다해도 그정도 사진이라면 얼마든지 수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도덕한 일을 했다는 자책감은 있지만, 그래도 이따위 남자의 먹이가 되선 안된다고 다짐했다.
룸에서 나오려고 문의 손잡이에 손을 올린 그 때.
— 아, 아아…… 유우, 좀 더 박아줘…… 아흑!
등 뒤에서 들려오는 유이카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남자가 핸드폰을 내밀었다. 거기에는 아까의 사진보다 훨씬 선명하고 생생한 유이카의 섹스 동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이 동영상은…… 근처 호텔에서 의논하는게 어때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머리 속이 하얗게 되버린 쿄우카는 발 밑이 요동치는듯한 착각에 빠졌다.
"하아악……!"
이젠 너무 싫을 정도로 겪은 쾌감의 일격에 쿄우카는 등뼈가 부러질듯이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러나 몸을 불태우는 감미로움은 아슬아슬하게 채워지지 않았다.
(아니, 또… 아아…… 안 돼…… 싫어……)
"쿄우카씨, 바들바들 떠는게 귀엽네"
부드러운 근육 위에 땀방울이 반짝이는 잘생긴 남자가 움직임을 멈추고 잘난 체하며 말했다. 그의 자지는 마치 쇠말뚝같아서, 짐승처럼 바닥을 손으로 짚고 엎드린 쿄우카의 엉덩이를 높이 치켜들고 박아대면서도 약해질 기미가 전혀 없었다.
(아아, 안 돼…… 몸이 뜨거워……)
노래방을 나온 뒤 러브호텔에 왔고, 그 동영상으로 협박받아 몸을 허락할 수 밖에 없었다. 겨우 사정해서 가까스로 콘돔만은 끼게했다. 지금, 유우가 아닌 다른 남자의 정액을 받을 수는 없었다.
호텔에 들어와서 샤워를 마친 쿄우카에게 남자는 노래방에서보다 훨씬 정성들여 애무해왔다. 몸을 쓰다듬으며 보지를 핥았다. 샤워하면서 한번 리셋되었다고 생각했던 관능이 다시 고조되었고, 알아차렸을 때엔 이미 흥건하게 젖은 후였다. 그래도 휩쓸리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이미 노래방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줘버린 남자를 이길 수 없었다.
삽입할 때도 강압적으로 한게 아니라 정성스럽게 애무해서 악착같이 모으고 있던 허벅지가 저절로 느슨해질 정도로 하체의 힘을 빼앗았다. 삽입하는 도중에도 남자는 시간을 들였다. 입구에서부터 조금씩 자지를 집어삼키는 보지가 벌어지는동안 특히 동요하며 괴로워하는 쿄우카의 표정을 즐기는듯 했다.
그래도 제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이성과 자제심을 갖고 결사적으로 저항했다. 남자에서 안기는 것이 유우와의 어젯밤 추억을 희미하게 만들만큼 위험한 것이라는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터져나오려는 신음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신음소리를 내는 것은 마음까지 굴복하는 것 같아 싫었다.
노래방에서의 애무 이상으로 교묘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끈질기게 몰아세우면서도 절정에 오르려하면 꼭 멈췄다. 그것에 안도를 느낀 것은 처음뿐이었다. 그것이 고통으로, 아니 고문으로 바뀐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가슴을 조여오는듯한 초조함에 완고하게 꽉 다물었던 입술의 힘은 어느새 풀렸고, 뜨겁게 흠뻑 젖은 음순을 문지르면 쿄우카는 매달리다시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신차려보니 신음소리내며 허덕이는 것을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있었다. 절대 싫다고 단언하며 거부했던 키스도 어느샌가 받아들이고 있었다. 안달이 나버리도록 절정 직전에서 계속 멈추자 쿄우카의 이성의 방파제엔 균열이 여러개 만들어졌다. 한번도 절정에 오르지 못했지만 머리속은 몽롱하고 시간감각도 희미해졌다.
(유우군하고 딸들이… 일어났을텐데…… 아아, 걱정하고 있겠지……)
무엇보다 무슨 낯으로 유우를 봐야할지 걱정되었다.
"이제 좀 진정됐어? 이리 와"
남자는 웃으며 마주 보는 자세로 안아왔다.
"으으응… 아, 아직도… 계속…?"
"이제 시작인데, 뭘. 난 아직 멀었어"
그럼 빨리 싸버리라고, 쿄우카는 그렇게 말하고 싶어졌다. 여러 차례, 절정 직전에 멈추는 바람에 그만큼 몰리고 있었다. 질 점막이 꽉 조여오자, 이미 들어와있던 자지가 가장 깊은 곳을 목표로 파고 들어왔다.
"아아…… 하윽! 아앗… 하아앗… 으으윽!"
머리에서 발 끝까지 전율을 느끼며 오열을 터트렸다. 유우가 닿지 않는 곳을 이 남자는 쉽게 밀고 들어왔다. 남자답게 단단하게 튀어나온 귀두가 긁어댈 때마다, 점액을 휘젓는 소리가 나며 애액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남자의 품 속에서 쿄우카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이마에 구슬같은 땀을 흘렸다. 아랫배가 끓어오르는 것처럼 뜨거워졌다.
(이런 녀석한테… 이런 녀석한테 느끼기… 싫은데…… 아아…… 미안해, 유우군……이렇게 나쁜 여자라서 미안해……)
구원 따위는 어디에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말에 솔깃했던 그 순간부터 개미지옥에 떨어진거나 다름없었다. 힘이 넘치는 자지가 자궁을 밀어 올릴 때마다 새로운 충격이 생생하게 몸에 새겨졌고 허리를 빼면 착 달라붙어있는 주름이 전부 끌려나오는 것 같았다. 달콤한 희열과 죄책감 사이에서 숨결은 점점 더 촉촉해지며 들떴다.
"… 으으응… 부, 부탁이야… 하아아, 이렇게 하면…… 안 돼……"
아무리 몸을 비틀어도 무리였다. 온몸에 있는 모공이란 모공은 모두 열리며 끈적끈적한 땀이 분출되었다. 남자가 허리를 크게 돌리며 보지입구부터 자궁까지 파헤피듯 박아댈 때마다, 쿄우카의 탐스러운 엉덩이도 화답하듯 요염하게 흔들렸다.
"쿄우카씨는 정말 귀여워. 본능에 몸을 맡기고 좀 더 나를 느껴 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하지만 그 행동엔 더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걸 잘생긴 남자는 꿰뚫어보고 있었다. 여자의 목숨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궁까지 밀고 들어간 상태인 것이다. 쐐기를 박으려는듯 남자는 쿄우카의 몸을 앞으로 돌렸다. 예민해진 속살이 기둥을 중심으로 휘저어지는 강렬한 자극에 입이 저절로 벌어지며 신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등을 밀어 앞으로 넘어트렸다. 그리고 풍만한 엉덩이를 높이 쳐들게 해 억지로 다시 후배위 자세를 취하게 하고는 사정없이쑤셔박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기세와 속도를 올린 움직임이 쿄우카의 뱃속을 휘저었다.
"아아아… 으응… 하아앗!"
튀어오르듯 격렬하게 떠는 몸을 쓰다듬으면 쿄우카의 등이 뒤로 젖혀졌다. 자지가 보지 속 여기저기를 휘저을 때마다 사고력까지 약화되었다. 거부하면서도 보지는 아플정도로 빈틈없이 조여왔다. 머리가 이상해 진 것 같았다.
"안 돼, 아, 아아아…… 안 돼… 이제… 하아앙… 더는, 용서해줘……"
압도적인 기세에 자신도 믿어지지 않을만큼 애교부리듯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몸부림쳤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 내 자지가, 좋아죽겠지?"
"아니야… 그, 그건……"
쿄우카의 부정은 본심이 아니란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잘생긴 남자는 전혀 신경쓰지않고 열정적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힘이 들어간 상태나 급박한 허리놀림, 그리고 무엇보다 보지를 꿰뚫은 자지의 떨림이 남자의 끝이 가까운 것을 알려주었다.
"하아앗… 으음…… 아아, 아아앙……"
엎드려있는 쿄우카는 격류와 같은 감미로운 쾌감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는 걸 느꼈다. 숨 막힐정도로 길고 거대한 자지가 대꼬챙이처럼 꿰뚫어왔다. 격정적으로 떨리는 입술사이로 대꼬챙이의 끝이 뚫고 나오는게 아닐까 하는 공포와 함께 찾아온 격정적인 희열의 전조에 하얀 피부가 핑크색으로 물들었다.
"갈 것 같은 모양인데, 쿄우카씨… 여태까지 참아 온 만큼, 내 자지로 마음껏 소리질러버려!"
그동안 절정 직전에서 멈췄던게 거짓말인 듯 격렬하게 흔들어대자 이성의 제방이 무너졌다. 육체는 여자의 기쁨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조금도 쉬지않고 아플 정도로 자궁입구를 찔러대는 자극에 몸 속 깊숙이 떨렸다.
"하아앗, 아앙……아아앗……!"
북받쳐 오르는 격렬한 열락에 숨이 막혔다. 이젠 멈추지 않을거라고 머리가 생각하기 전에 먼저 보지가 반응하며 남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거세게 조여댔다.
"아아, 가요…… 하앗! 으응, 가, 가요!"
온몸을 긴장시킨 쿄우카는 머리를 흔들며 반쯤 울부짖는,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를 높였다. 요도구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화끈거리며 쑤셨다.
"아앗, 우아아, 가, 가…… 가요, 가요오오옷!"
바들바들 떨면서 허리를 올리더니, 투명한 물보라가 튀어올랐다.
"하악…… 아아…… 아, 아아… 으음…"
절정에 오르지 못해 계속 초조해하다가 맞이한 오르가즘에 머릿속은 하얗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처음으로 시오후키라는 것을 경험하고 도취된 쿄우카의 눈은 초점이 맞지 않았다. 끝까지 올라간 해방감은 황홀했다. 실컷 공격당한 자궁입구는 지잉지잉 저리는 열기를 품었다.
(가, 가버렸어…… 유우가 아닌 남자에게, 여기서 처음 본 남자에게……)
"혼자 먼저 가버리다니… 쿄우카씨, 상상 이상으로 음란하네"
남자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아앗! 으응…… 하앗, 아아앗!"
남자는 쿄우카의 다리를 활짝 벌리고 허리를 단단히 붙든 채, 더욱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허리를 흔들며 절정에 오른지 얼마 안 된 보지를 휘저어댔다. 쾌락에 저항할 수 없게 된 쿄우카의 육체도 본능이 이끄는대로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 기세좋게 흔들렸고, 보지물도 질척거리는 음란한 소리를 내며 흘러내렸다.
"아앗! 이야앗! 하아…… 아아, 아아악!"
무릎이 부서질듯한 강렬한 피스톤운동에 육체뿐만 아니라 머리 속까지 뒤죽박죽 되었다.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격렬한 절정을 맛봐서 뜨거워진 육체는 자지를 휘감고 조여댔다. 거친 숨을 내쉬는 남자의 허리 흔드는 진폭이 짧아졌다.
"으으응…… 으응… 하으윽……"
(나 지금 무슨…… 안 돼…. 더 이상 하면… 안 돼, 정신이 날아가버려…… 이상해져……)
쿄우카는 침대보를 쥐어뜯을 것처럼 손톱을 세우며 몸부림쳤다. 자신이 자신답지 않은 이상한 상태라는걸 느꼈다. 마구 긁어대는 손 끝에 힘이 들어갔다.
"하앗! 아아… 안돼… 하악, 그만…… 아앗! 하아악……!"
자궁입구를 압박하는 자지가 심하게 떨더니,
"우앗! 크으으윽…!"
페니스가 크게 꿈틀거리며 뱃 속 깊은 곳을 목표로 치밀어오르는 격류를 쏟아부었다.
"아악…! 안 돼…… 하으윽…! 으음, 으으응… 하아아……"
머리 속이 전부 다 새하얗게 타들어가듯 번쩍번쩍 불꽃이 튀었다. 절정에 오른지 얼마 안 된 육체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다시 정점에 도달했다. 과도할 정도로 민감해진 보지속에서 남자가 엄청나게 싸댄 것의, 자지를 꿈틀거리며 아랫배를 가득 채워가는 것의 존재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콘돔을 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생각되지 않을정도로 뜨거운 기운이 퍼져왔다.
침대보를 꽉 움켜쥔 채 구슬같은 땀이 방울방울 맺힌 육체가 발작하듯 바들바들 몸서리쳤다. 자궁을 향해 쏟아져 들어오는 사정의 충격에 눈물이 뺨을 적셨다. 아득한 꿈 속을 기분좋게 헤메는 듯한 느낌이었다. 남자의 거친 숨결이 땀투성이가 된 목덜미에 느껴졌다. 서서히 사정의 기세가 약해졌다.
"크으윽…… 으으……"
자지가 천천히 빠져나갔다.
"아아아, 아앗……"
엉겁결에 흐릿한 신음을 흘렸다. 몸 속의 구멍이 뻐끔히 벌어진 채 텅 빈 기분이었다.
침대에 대량의 정액이 담긴 콘돔이 줄줄이 놓여있었다.
"이야…… 엄청 싸버렸네. 이렇게 많이 싼건 나도 처음같은데…"
"으응… 하아…… 아아앙…… 으음…"
급박하게 오른 몇번의 절정으로 이성은 천갈래만갈래 찢어져 대답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기절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아니, 기절해버렸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남자는 마치 전리품처럼 자랑스럽게 콘돔을 감상했다. 그리고 모든걸 드러내보이며 남자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것 같은 그런 탈진감에 빠져 망연자실한 쿄우카의 눈 앞에서 들어올려 유우가 아닌 다른 남자의 정액을 쥐어짰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일깨워 주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미안해, 유우군… 용서해줘……)
"쿄우카씨, 이거 마셔봐"
"아니…"
"맛있을거야"
가볍게 몸을 어루만졌을 뿐인데도 애교부리는듯한 코맹맹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입 벌려"
거듭된 절정으로 뿌옇게 된 머리 속에 남자의 목소리가 스며들었다. 남자가 뺨 언저리를 문질렀다. 마치 연인 사이의 장난같은 접촉에 시키는 대로 입을 벌렸다.
정액의 진득하고 미끈미끈한 감촉이 혀 위에 펼쳐졌다. 한꺼번이 아니라 서서히 혀에 뜨거운 감촉이 퍼지며 밤꽃향기가 코를 찔렀다. 남자가 재촉하는대로 살짝 삼켰다가 목이 메었다. 정액은 깜짝 놀랄만큼 진해서 액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마치 젤리같았다. 입에 넣고 우물거리다가 간신히 꿀꺽 넘겼지만 목에 달라붙는 것 같았다.
"맛이…… 지, 지독해……"
"야한 맛이지? 좀 있으면 나의 이 맛을 잊을 수 없게 될거야…… 자, 나머지도 깨끗하게, 싹싹 빨아먹어"
아무 말 없이 입을 벌리고 혀로 받아 마셨다. 결국 쿄우카는 전부 다 삼키고 말았다. 배가 참을 수 없게 뜨거워졌다.
흐느적거리면서 쿄우카는 쉬엄쉬엄 가까스로 옷을 입었다. 남자는 그토록 격렬한 섹스를 한 것 같지 않게 여전히 팔팔했다.
"쿄우카씨, 오늘은 최고의 하루였어. 정말이야"
"………"
"그리고 그 데이터는 지워줄게"
"…… 정말?"
"그리고 이건 부탁인데"
남자의 손이 손등을 살며시 어루만졌을 뿐인데 쿄우카의 몸은 반사적으로 흠칫 떨며 반응했다.
"휴대폰 번호 알려 줘. 모처럼 즐겼는데 오늘만 하고 끝내버리긴 아깝잖아?"
남자는 다정하게 손을 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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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언제나처럼 제멋대로의 의역, 오역, 편역이 난무하니 이해바랍니다.
PS 2. 부족한 부분은 만화를 참고했습니다.
PS 3. 네이버3 밖으로 유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PS 4. 채색된 삽화나 움짤은 전세계 팬들의 작품입니다.
PS 5. 이게 창번방에 올린 300번째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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