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좀비 하렘 -4-
제4화 유실물을 주워, 좀비녀와 힘을 합쳐 싸웠습니다
그런 의뢰는 그녀……드워프의 타바사에게 있어서 낙승인 것이었다.
시골마을에서 가축을 덮치는 고블린을 퇴치해 주었으면 한다는 촌장의 의뢰로, 보수는 고블린 퇴치로서는 시세 수준……대놓고 말해 신참 모험자가 아닌 팀에서 받기에는 너무 쌌다.
그러니까 타바사는 혼자서 의뢰를 받는 일로 했다. 몇 번이고 모험이나 의뢰를 성공해, 이미 모험자로서 중견의 기량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있어서 고블린의 열 마리나 스무 마리는, 별 대수가 아니다.
드워프의 종족적 특징 덕분에 키가 작지만, 그녀는 자신의 종족적 이점도 제대로 계승하고 있었다. 인간의 남자보다 강인한 완력과 스태미나, 그리고 어두운 곳에서도 낮과 같이 보이는 시각.
거기에 더해 타바사는 고블린이나 그 이상의 몬스터와 몇 번이나 싸워봤다. 손에 든 도끼로, 헬하운드나 거대 곰의 머리를 두드려 쪼개 왔다.
하지만, 이 적은 상정 외였다.
「꽤 노력한 것 같지만, 슬슬 마지막이신가?」
쉰 목소리가 노인을 닮은 얼굴로부터 튀어 나온다. 주름이 파인, 사람 좋을 것 같은 얼굴을 했지만, 그 눈과 음성에는 숨기지 못할 사악함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물론, 그런 눈과 음성을 가진데다, 타바사를 여기까지 몰아넣었으니 단순한 노인일 리가 없다. 그 뿐만 아니라, 인간조차 아니었다.
호랑이를 담은 몸통과 검대한 박쥐의 날개, 전갈의 꼬리를 가지는 사악한 마수…… 만티고어다.
고블린을 대충 다 처리한 타바사의 앞에, 만티코어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급습하였던 것이었다. 타바사도 필사적으로 응전했지만, 무기인 도끼는 튕겨 날아가고 예비의 무기도 부수어 졌다.
「처음은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도 수가 적어서 불만으로 생각했었지만, 꽤 하지 아니한가. 오랜만에 혈육이 끓어올랐구먼.」
그리고 만티코어도 신체를 자신의 피로 물들이고 있었다. 앞발이나 어깨에 타바사가 휘두른 도끼가 파고들어가 깊은 상처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사악한 현자라고도 불리는 마수는 혐오스러울 정도로 교활했다. 만티코어는 인간이 수백 년 걸려서 이룩한 현대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대신, 고대마술에 정통해 있다.
만티코어는 타바사에게 덤벼들기 전에, 미리 자신의 생명력을 배증하는 마술을 베풀고 있었던 것이다. 타바사의 도끼가 만티코어의 살을 베고 뼈를 끊어도, 피가 일순간 분수처럼 뿜어지면 곧바로 상처가 완치되어 버린다. 원래 사람의 수배 수십배인 마수의 생명력을, 고대마술로 몇 배나 더 불렸던 것이다. 일격으로 머리를 쳐 날리지 않는 이상 죽이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흠……체념했는지, 어떤가? 목숨이라도 애걸하면, 내 기분이 바뀔지도 모르겠네만?」
기분 나쁜 간사한 목소리를 내면서, 만티코어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온다. 타바사는 바들거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숨겨 놨던 대거를 마수가 눈치 채지 못하게 뽑았다.
「그라믄…… 내도 죽는 건 싫다구마……」
죽고 싶지 않다. 정말로 죽기 싫다. 그렇지만 이 마수는 타바사가 무슨 말을 해도, 무슨 짓을 해도 그녀를 죽일 생각이라는 것은 마수와 싸운 그녀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그것도 그냥 죽이는 게 아니다. 타바사의 프라이드를 갈기갈기 찢은 다음, 조롱거리로 만들어 느릿느릿 죽인다. 그렇게 죽는 방법은 거절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적어도 그런 죽는 방법만은 피하려고, 타바사는 목숨을 구걸하는 척 해서 방비가 허술해진 마수의 눈에 대거를 꽂아 박을 작정이었다. 완전히 굴복시켰다고 생각한 사냥감에게 깨물려 격앙한 마수가 희롱거리로 할 생각이었던 타바사의 생명을 단숨에 빼앗길 기대하면서.
「허허허, 좋은 마음가짐이지요. 그럼, 우선……」
능글능글 입을 비뚤어지게 한 마수의 얼굴이 타바사에게 가까워져 온다. 지금이닷, 하고 타바사는 숨겼던 대거를 만티코어의 면상에 박으려고 했다.
키이잉. 맑은 소리가 나며, 타바사의 손에서부터 스르륵 떨어진 대거가 동굴의 단단한 바닥에 부딪힌다.
「뭐꼬……?」
땅을 박차려고 한 다리도, 치켜들려고 한 팔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장소에 엉덩방아를 찍은 타바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얼빠진 소리를 냈다.
「어이쿠야, 역시 무슨 짓을 할 생각이었는가, 드워프의 계집년. 너 같은 천방지축 계집이 순순히 목숨을 살려달라고 비는 걸 믿을 거라 생각했나?」
타바사는 어느 새인지도 모르게 어깨에 박혀 있었던 독침을 보고 얼이 빠져, 만티코어의 말조차 귀에 들리지 않았다.
만티코어라는 한 단어로 말해도, 여러 가지 개체가 있다. 박쥐가 아닌 매의 날개를 가지는 것, 용과 같은 화염의 숨결을 내뿜는 것…… 그 중에서도 개체 차이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이, 꼬리다. 만티코어의 전갈 꼬리에는 크게 나누어 2종류가 있다. 보통 전갈과 같이 직접 찔러 오는 타입과 독침을 쏘아 날려 공격하는 타입이다.
타바사도 마수의 꼬리에는 경계하고 있었지만 전투 중에, 마수는 독침을 날리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고 몇 번이나 직접 찌르려고 꼬리를 휘둘러서 공격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그 꼬리는 독침을 날릴 수 없다고 믿어 버렸다.
「계집애야……너 정도쯤은 진심으로 싸우면, 시간 때우기도 되지 않는단다」
처음부터 농락당하고 있던 일을 깨달은 타바사는, 목숨을 포기한 대신 지키려고 했던 프라이드가 부서지는 것을 느끼고, 비명을 올렸다.
「안데에에, 실타아아!」
긍지도 무엇도 다 잃어 울부짖는 드워프의 계집아이를 만티코어는 앞발로 끌어 넘어뜨린 후, 방해인 갑옷이나 의복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만티코어가 사용한 독은, 특수한 마비독이다. 손발을 움직일 수는 없게 되지만 목 위의 신체기능은 완전히 유지된다. 그러니까 타바사는 눈물을 흘리면서 울부짖고 있는 것이다. 울부짖는 사냥감을 희롱하면서……이렇게 말하는 것이 그의 취향이었다.
「히이이이익!」
찌지직 의복을 벗기자, 타바사의 작은 신체가 드러났다. 드워프답게 적동색의 피부에, 근육질로 살집이 좋은 사지, 거기에 인간의 아이와 그다지 차이 없는 키, 그리고 귀여운 동안과는 언밸런스하게 흔들리는 커다란 유방. 이 정도라면 그 부분도 기대할 수 있을지 몰라, 재빨리 타바사를 뒤집어 이미 걸치고 있을 뿐인 의복의 잔해를 벗긴다.
「호오, 이쪽도 월척이야」
타바사의 히프는 허벅지와 함께 포동포동 고기가 붙어서, 만티코어 취향의 크고 탄력 있는 엉덩이었다.
쿠하악하는 소리와 함께, 만티코어는 노인과 비슷한 얼굴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입을 벌렸다. 치렁치렁 돋아난 송곳니가 귀밑까지 줄 서있는 입 안에서, 긴 혀를 내밀어 츄릅츄릅 타바사의 엉덩이를 핥고 빨았다.
「하, 하지마라아!」
엉덩이를 핥고 빨린 게 너무나 무서워서, 타바사는 도끼를 잡고 있었을 때는 결코 보이지 않았던 얼굴로 비명을 내지른다. 드워프의 용맹한 여전사의 모습은 이미 없고, 괴물을 무서워하며 덜덜 떠는 무력한 소녀가 되어 있었다.
「앗, 아차차. 이걸 잊어 먹다니」
그러며 타바사에게 몇 가지 마술을 걸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당했는지 무서워하는 타바사에게 설명하지도 않고, 만티코어는 포동포동한 타바사의 허벅지를 물어 씹었다.
「히꺄아아아아악!」
예리하고 수없이 많은 송곳니가 허벅지에 박히자, 타바사는 절규성을 울렸다. 타바사의 적당히 지방이 붙고 튼실한 다리를, 만티코어는 씹는 맛을 즐기듯 차근차근 씹어서 조각냈다.
만티코어는 타바사에게 눈곱만큼도 성적인 흥분을 느끼지 않았다. 당연하다, 만티코어의 머리 부분이 노인을 닮았다고 해서 사람인 게 아니므로. 아무리 유방이나 엉덩이가 크고 좋은 모양이라도, 발정할 이유가 없다.
만티코어가 타바사에게 침을 흘린 이유는, 극상의 고기를 앞에 두고 순수하게 식욕이 솟구쳤기 때문이다.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인육이라, 만티코어는 타바사의 넓적다리를 와구와구 계속 물어뜯었다.
「끼야아아악! 그만, 그만무라……꺄히이이익!」
넘쳐 나오는 달짝지근한 피와 씹을 때마다 배어 나오는 육즙은, 가축의 고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맛이다. 만티코어가 몇 번이나 달라붙자, 타바사의 허벅지는 대부분 뼈만 남겨져 버렸다.
「그마아안, 이쟈 더 묵지 마라도오오……히끅……이쟈 더 아픈 건 싫데이이이이……」
타바사는 철철 피를 흘리면서, 흐느꼈다. 이제 기어서 도망갈 기력조차 그녀에겐 없었다.
그러나 그 탄원조차 만티코어의 식사에 기학심이라는 스파이스를 뿌릴 뿐이었다. 마수는 방금 전 마구 핥았던 적동색의 복숭아를 다음 목표로 삼았다.
크게 아가리를 벌려, 덥석 왼쪽 엉덩잇살을 이를 박지 않고 살짝 물었다. 그리고 타바사에게 지금부터 무슨 짓을 당하는지, 차분히 이해하는 시간을 주면서 느릿느릿 베어 물며, 뜯어 당겼다.
「힉, 히악……내 궁뎅이, 엉뎅이, 묵지마라꼬, 히긱! 부탁이데이, 용서핵……아갸아아아악! 그마무라, 그마 물어라앗, 찢어진데이이이익!」
뿌지직, 적동색 복숭아의 반, 왼쪽이 크고 깊게 파내져, 하얀 골반을 노출시켰다.
만티코어는 타바사의 엉덩이 고기 맛에 자기도 모르게 피투성이가 된 입으로 미소 지었다. 탱실탱실한 타바사의 엉덩이는, 충분히 부드러운 지방과 고기로 얽혀 있어, 씹으면 씹을수록 감칠맛이 입안 가득히 퍼지는 훌륭한 것이었다. 50년 정도전에 먹는 엘프의 계집…… 그 비쩍 말라 양도 적은 엉덩이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일품이다.
참지 못하고, 곧바로 나머지 반의 오른쪽도 뜯어먹어 버린다. 조롱하는 시간도 아까워서 타바사의 남은 히프를 모두 입에 처넣었다.
「아아아아……내 엉디, 내 엉덩이가아아아……이쟈 아무래도 좋데이, 주기뿌라, 어차피 내 잡아쳐묵는다면, 그냥 주기도오오!」
엉덩이가 있던 장소가 피웅덩이로 바뀐 타바사는 몸을 뜯어 먹히는 아픔과 상실감을 견디기 힘들어 마침내 죽여 달라고 간청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만티코어는 먹이에게 지시되어 식사의 차례를 바꿀 생각은 없었다. 타바사의 신체를 앞으로 뒤집어 이번에는 초콜릿처럼 갈라진 복부를 덥석 물었다.
「히갸아아아아악!!」
단련되어 팽팽한 복근도 마법독의 탓으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타바사는 복부를 먹혀서 절규를 올리면서도, 이걸로 간신히 죽는구나 하고 안도했다.
배의 고기를 먹혀 지금까지 그녀의 생명을 유지한 위장과 간장과 신장, 소장, 대장 모두 마수의 아가리 속으로 사라져 한 번도 생명이 머문 적 없었던 자궁과 아직 아무것도 맞아들인 일이 없는 질까지 차례차례 먹혀져, 비명을 지르면서도 이제 곧 올 죽음이 방문하는 것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는 뱃속의 부위를 모두 잃어도 의식을 잃을 수 가 없었다.
「우째서……우째서 안죽노?……우째서 안 죽는 거고……?」
타바사는 흐려져 가는 눈동자로 누군가에게 질문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 이유를 알고 있는 만티코어는 설명해 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타바사는 깨닫지 못했지만, 만티코어는 그녀에게 연명을 위한 마술을 걸어 놨다. 피를 흘려, 내장을 잃어도 잠시 동안은 죽지 않고, 의식도 통각도 그대로 유지하게 해서 죽음을 늦추게 만드는 마술이다.
물론 친절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고, 타바사의 비명이나 절망을 길게 맛보기 위해서 베푼 마술이다. 만티코어는 특별한 식사를 할 때 마다, 이렇게 먹잇감에게 마술을 걸곤 했다.
「그러면, 슬슬 메인디쉬다」
타바사의 배에서 얼굴을 들어 올린 만티코어는, 적동색의 커다란 두 공에 송곳니를 찔렀다.
「내……내……내 가심……」
타바사가 보는 앞에서, 정점의 벚꽃부터 근원까지 입에 넣은 그대로 단번에 찌지찍 씹어 발겼다.
「우음, 맛있군. 여기까지 크고 맛있는 젖을 먹은 건 오래간만이로구만」
구강에 퍼지는 엉덩잇살보다 농후하고 달짝지근한 지방을 맛봐, 만족스런 소리로 타바사를 칭찬하는 만티코어. 곧바로 다른 한쪽의 유방도 뜯어내 잘근잘근 씹어서 맛본다.
「전부……전부 없어지부렀다. 다리도, 궁디도, 배도, 가심도……전부 다 처묵으따……」
타바사는 눈앞에서 차례차례 없어져 가는 자신의 육체……특별히 자랑이었던 유방을 씹어 먹혀, 납작하게 된 것에 깊은 상실감을 맛보았다.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았던 것인가. 경험을 쌓고 단련시킨 신체도 여자로서 성장한 젖가슴이나 엉덩이도, 눈앞의 추접한 마수가 탐해 간다.
『내는, 일마한테 줄라꼬……이누마한테 맛있게 먹힐라꼬 강해진게 아니데이. 내 가심이 큰 것도 엉뎅이가 큰 것도, 이누마한테 먹히는게 아니었데이……』
「그럼, 계집도 조용하게 됐고, 슬슬 끝짱내줘야겠군」
웅얼웅얼 개미 같은 소리만 내게 된 타바사의 늑골을 벌리고, 만티코어는 아직 뛰고 있는 그녀의 심장을 먹었다.
타바사의 숨통을 끊은 후, 남은 고기를 마저 먹은 만티코어는 만족의 한숨을 흘렸다.
「역시 먹으려면 여자……그것도 모험자나 병사를 먹어야지」
만티코어는 인육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모험자나 병사 같이 단련된 여성의 고기를 선호했다. 부드러운 유방이나 엉덩이의 고기를 좋아하는 것이지만, 그저 부드러운 고기만 아니라 씹는 맛이 있는 근육도 있는 편이 바람직하다. 거기에 모험자나 병사는 보통 마을사람이나 여행자와 같이 곧바로 망가지지 않고, 식전의 운동도 겸한 놀이상대도 해 준다.
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여자 모험자는 그가 덮칠 수 있는 시골마을 규모의 취락에는 별로 없다. 주로 모험자가 활동거점으로 하는 곳은, 그의 힘으로 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 읍이다. 백 명 정도의 촌사람을 몰살시킨 적도 있는 그라도, 병사들과 최근 현대 마술의 개발과 보급을 덕분에 갑자기 증가한 마법사들 수십수백 명을 한꺼번에 상대하면 승산이 없다.
그러므로 만티코어는 그들에게 사악한 현자라는 별명을 붙여준 그 지혜를 짜냈다. 읍으로부터 떨어진 장소에 있는 시골마을을 곤란하게 만들어, 토벌을 위해서 모험자를 고용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소굴로 유인한다.
물론, 그 때 자신이 표면에 나오는 일은 하지 않는다. 자신이 나타나면, 인간들도 만티코어를 토벌하는데 충분한 역량을 가진 모험자를 보내온다. 그러니까 먼저, 인간의 마을 근처에 세력권을 가지는 고블린을 찾아내 무리의 권력자로서 비집고 들어간다. 그리고 고블린들을 얼굴로 세워 그 나름대로 시골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가축을 훔치도록 하든가 사냥꾼을 위협하도록 시켜서.
그리고 곤란해진 시골사람들이 『고블린 수십 마리』를 퇴치하기 위해 모험자를 고용한다. 그리고 고블린들과 싸우게 해서 고용된 모험자를 품평한다. 모험자들이 수컷인가 암컷인가, 마법은 사용하는 지, 어떻게 싸우는지를. 그리고 고블린떼가 전부 당하면 그 때 덤벼든다. 고블린 퇴치로 고용되는 것은 주로 경험이 적은 모험자이므로 보통 사냥감을 무력화할 수 있다.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실력이 있었지. 오랜만에 약간 피와 살이 끓어올랐어」
만티코어에게 있어 타바사는, 최근 백년 사이에 최고의 사냥감이었다. 그녀만큼 맛있고, 즐길 수 있는 사냥감은 그리 없다.
조금 더 희롱할 생각이었지만, 너무너무 맛있어서 식욕을 누르지 못하고 너무 서둘러서 다 먹어 치운 감이 있지만.
「그러고 보니 드워프의 암컷을 먹은 것은, 처음이었구먼. 인간이나……엘프도 몇 마리 정도라면 먹은 적이 있지만」
드워프의 취락은 광산 같은 지하나 자연의 동굴을 이용해 만들어지는 것이 많다. 그 때문에 날개가 있는 그에게는 인연이 없었던 것이다.
「다음의 사냥감에 드워프의 암컷이 있으면 좋겠어……」
만티코어는 남겨 둔 타바사의 머리를 발톱에 걸어, 크게 홰쳐 하늘로 날아올랐다. 사냥과 식사를 다 즐긴 지금, 여기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위험하다. 인간들도 아무래도 모험자가 돌아오지 않으면, 좀 더 강한 모험자나 병사 한 부대를 보내 올 것이다.
그러니까 만티코어는 재빨리 이동하기로 했다.
잠시 근거지로 지내는 유적에서, 이 타바사의 머리로 장난치면서 보내자. 목 아래의 고기나 내장은 산 채로 신선한 동안에 먹는 게 거의 방식이지만, 목 위로는 썩어 갈 때까지 기다린 후 먹는 게 취향이었다.
침상에서 편히 쉬면서 사냥감의 머리를 감상하며, 이 사냥감이 어떤 바람으로 고블린 떼와 싸우고, 그에게 먹혀질 때 어떤 소리로 울었는지, 무엇을 말했던 것인지를 반추하는 것은 만티코어에게 더 없이 감미로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달콤한 썩은 내가 강해지면, 볼살을 먹고 눈을 빨아 뇌를 맛본다.
그리고 사냥감의 머리가 뼈만 남으면, 또 고블린의 무리를 찾는다. 그리고 반복한다.
「크후,크하핫, 끼히햐호오옷!」
그는 바람을 가르며, 매우 좋은 기분으로 비행했다. 하지만 너무 들뜬 것 같다. 잠시 날다가, 발톱에 걸고 있던 사냥감의 머리를 떨어뜨려 버렸다.
「어이쿠……아래는 호수인가. 응? 이런 곳에도 인간이?」
운이 좋게도, 사냥감의 목은 호수에 떨어진 것 같았다. 이것이라면 별로 부서지지 않았을 것이다. 안도하면서 주우려 하니, 지상에 인간이 3마리 정도 있는 것을 만티코어는 찾아냈다. 검을 가진 인간 암컷과 반라의 여자애. 그리고 망토를 걸친 인간의 수컷.
여기는 확실히 인간들이 사용하는 『가도』라고 하는 길에서 멀리 있을 건데,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인간의 암컷이 떨어뜨린 머리를 주워 수컷에게 던져 보내는 것을 봐, 인간들을 향해 급강하를 재개했다.
고작 인간 3마리……그것도 온전히 싸울 수 있을 것 같은 것은 암컷 한 마리. 그것을 두려워해 즐거움을 단념하면 겁이 넘치는 거다. 거기에 수컷과 꼬마는 그렇다 쳐도. 그 암컷은 드워프의 계집애와 같이 유방과 엉덩이가 크다.
저 암컷도 먹도록 하자.
타바사를 일방적으로 능욕하고, 그녀의 고기로 배를 채운 그는 언제나의 교활함을 잊고, 고양감에 들뜬 채로 인간들을 덮치러 갔다. 생명력을 배증시키는 마술이 닳아 가고 있는 것도, 고려하지 않고.
신록이 무성한 나무들에, 깨끗하고 맑은 호수……나는 그 근처에서 멍하니 풍경을 보고만 있었다.
「아~ 수영복을 가지고 싶다」
「빈스님, 헤엄칠 수 있습니까!?」
무심코 입 밖에 나온 말에, 어째서인지 메이가 과장스럽게 놀랜다.
「……아니, 너희에게 입힐 수영복을 가지고 싶다는 의미였지만」
수영복이라고 하는 것은 물속에서도 신체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얇은 속옷을 닮은 디자인의 의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부자의 물장난을 위한 옷』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으로, 일반 시민은 물론 나와 같은 빈핍 마술사에게는 손에 넣을 수 없는 고급품이다. 하지만 나는 우연히 멀리서 그것을 입은 여자를 본 적이 있다. 젖은 수영복이 피부에 달라붙어, 알몸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까 메이와 세리아에게 수영복을 입히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해 그 말이 입에 나와 버렸던 것이다.
「다행이다~. 저 빈스님이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해 당황해 버렸습니다」
「귀여우니까 상관없는데, 내가 헤엄친다=빠진다는 공식은 왜 성립하는 거야?」
뭐, 실제 내륙의 소도시 태생인데다 인도어(in door)파인 나는 수영은 할 수 없긴 한데.
「그래요, 메이. 빈스님이 헤엄칠 수 있을 리 없잖아」
호수에서 봉의 끝에 나이프를 묶어 맨 즉석의 창으로 물고기를 잡고 있던 세리아가, 뒤돌아서는 그렇게 말했다.
『헤엄칠 수 없다』가 아니고 『헤엄칠 수 있을 리 없다』……세리아는 생전이나 사후에나 언어의 나이프를 나에게 던져 온다. 게다가 사후에는 무의식중에.
세리아와 메이의 마음속에서는, 나의 운동치와 체력부족이 완전히 정착해 버린 것 같다. 지금까지 제대로 밖에 나가지 않았던 탓으로, 내가 보통보다 약간 체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당히 좋아졌다고 자부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고 나서 걸어가고 있고, 야생미가 철철 넘치는 식사를 먹고 있다. 특히 먹었던 곰이나 뱀은 모양은 어쨌든 영양은 마을에서 내가 먹고 있던 초라한 음식보다 우월한 것 같다. 특히 정력에 대한 부분은, 눈에 띄게 향상하고 있다.
하지만 비교하는 상대가 나쁘다. 세리아와 메이는 지치는 걸 모르는 좀비녀다. 그러니까 휴게도 식사도 수면도 전부 나를 위한 것뿐이다. 게데가, 뇌의 리미터가 풀려 있으므로, 그녀들은 생전에 비해 꽤 근력이 강해져 있다. 힘이 약한 소녀였던 메이라도, 지금은 팔씨름에서 이길 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녀들로부터 보면, 내가 힘이 약하게 느끼는 것일까. ……뭐, 피로를 모르는 자신들과 같이 다루어져도 곤란하기 때문에, 이게 괜찮지만.
원래부터 여자아이를 지키는 근사한 기사님에게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사랑스럽고 믿음직한 여자아이에게 지켜지는 허약한 주인님으로 만족할까.
기분을 바꿔서, 나는 완전히 읽어 낼 수 있게 된 그 연구노트를 열었다.
빈스님은 한숨을 쉬시며, 낡은 책을 펼치고 읽으시기 시작했습니다. 세리아씨한테 들었지만, 그 책에는 우리를 좀비녀라고 하는 괴물로 만든 마법이 써 있다고 합니다. 나도 아버지로부터 읽고 쓰기를 배웠습니다만, 나에게는 이 책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전혀 읽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읽을 수 있는 빈스님은 역시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빈스님, 찾고 있는 단서는 발견될 것 같습니까?」
빈스님은 고대마법문명의 임금님의 묘를 찾으시고 싶은 것 같습니다. 나는 틀림없이 고대마법문명은 단 한 명의 강력하고 사악한 마법사가 지배하고 있었던 시대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실제로는 지금과 같이 몇 개의 왕국이 세워지고 멸망하고를 반복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임금님의 묘는 성처럼 커다란 것으로, 임금님이 죽으면 후궁이나 노예의 사람들을 부장품과 함께 묻어 버렸다고 합니다. 유해가 썩어서 풍화하지 않도록, 보존해서.
빈스님은 그 임금님이나 후궁들을 우리와 같은 좀비녀로 해서, 지금은 없어진 고대마법문명의 오의를 직접 배울 생각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없는 미개척의 땅에서 자신의 왕국을 만드는 것도 간단하다고.
「아니~, 좀처럼 안 나오는데. 이 연구노트의 필자는 유족의 봉인에 쓰여 있던 고대마술문자로부터 추측하면 아메나스 제국 십팔 황제 이후 시대의 인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연구와 관련 없는 메모에는 이상한 약어가 난무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큰 일 같습니다.
「뭐 그렇지만, 이 부분에 갈겨 쓴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으면…… 저게 뭐지!?」
풍덩, 큰소리를 내며 가까운 호수의 얕은 곳에, 무엇인가 둥근 물건이 위에서 떨어져 물기둥을 일으켰습니다.
「세리아, 뭐가 떨어졌지? 조금 보여줘」
이 주위에는 높은 나무도 별로 없고 산도 없습니다. 저도 무엇이 떨어졌는지 신경 쓰였으므로, 빈스님과 함께 호수가 가까이로 갔습니다.
세리아씨가 만약을 대비해 검을 들고 호수에 들어갔습니다.
「앗, 이게 떨어진 것 같아. 자, 빈스님」
호수 표면에 올라온 그것을 들어 올린 세리아씨가 마치 공처럼 그것을 빈스님께 던지자, 빈스님은 당황해서 그것을 받았습니다.
「아니, 나는 보여 달라고 말했지, 던져 달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사람목!?」
「아, 귀여운 아가씨군요」
빈스님이 받은 것은, 여자아이의 머리통이었습니다. 검은 머리카락에 드문 적동색의 피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아마 드워프의 여자애라고 생각합니다만, 『내』가 되기 전이었다면, 반드시 비명을 지를 상황이네요.
「어째서 목 잘린 머리가 위에서……?」
저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빈스님과 같아,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주위에 사람을 잡아먹는 큰 새가 날다가, 그것이 떨어뜨렸을까요?
그 때였습니다. 위를 올려다 본 세리아씨가 저에게 외친 것은.
「메잇! 빈스님을 호수에 냅다 밀쳐!」
「에? 나를 냅다 밀치라니 어째서……후와아아아악!?」
저는 세리아씨의 진지한 모습에 예삿일이 아님을 느끼며, 빈스님을 있는 힘껏 냅다 밀쳤습니다. 빈스님이 농담같이 날아가며, 잘린 머리를 안은 채로 호수에 떨어져 버렸습니다.
아, 어라? 생각보다도 멀리 날아가 버리네요……빈스님은 보기보다 가벼우신 걸까요?
호수의 얕은 곳에 떨어진 빈스님을 도우기 전에 바람을 가르는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뭔가 커다란 게 굉장한 스피드로 날아와서……강하게 목에 충격을 받았다고 느낀 순간 세계가 빙빙 돌기 시작했습니다.
빙글빙글빙글 몇 번이나 돌고 돌아, 퍽하고 지면에 뺨부터 떨어져 버렸습니다.
『아~, 머리를 잘려 버린 거네요』
저는 머리가 없는 저의 몸통이 비틀거리다가, 등 쪽으로 넘어진 걸 보고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칫! 맛없는 수컷부터 처리하려고 했더니……방해로구먼!」
목이 쉰 소리로 그렇게 말하면서 하늘에서 내려 온 것은, 저의 머리를 자른 괴물이었습니다. 할아버지 같은 얼굴에 호랑이 같은 동체, 끝에 바늘이 난 이상한 꼬리에 박쥐같은 날개 까지 달린, 저를 삼켰던 큰 뱀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섭게 생긴 괴물입니다.
세리아씨는 그 괴물이 빈스님을 노리는 걸 깨달아, 저에게 냅다 밀치라고 한 것 같습니다. 과연 세리아씨.
「어찌 됐든 좋겠지……고기가 적은 계집아이 따위 원래 다음 차례였고, 목적은 너였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괴물은 불쾌한 시선을 세리아씨의 가슴이나 엉덩이로 향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북받쳐 왔습니다. 확실히 세리아씨와 비교하면 저, 젖가슴은 없습니다만.
어쨌든, 화가 나더라도 머리만 있는 저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면 그 머리만의 드워프씨가 띄우고 있던, 슬픈 것 같은 얼굴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머리만 있는 건, 굉장히 불편하네요.
그 후 괴물이 무슨 말을 하고 세리아씨에게 덮쳐들었고, ……앗, 빈스님이 뭔가 말하고 있습니다. 우응, 한쪽귀가 땅과 닿아 있기 때문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뭔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앗, 호수의 물이 괴물에게 얽어맸습니다.
세리아씨가 당황하는 괴물에게 달려 들어갑니다. ……빈스님도 세리아님도 노력하는데, 저만 여기서 보고 있기만 뭣하고……뭔가 할 수 있으면 괜찮습니다만.
아레? 넘어져 있던 저의 몸이 손발을 파닥파닥 움직이고 있습니다. 혹시, 목이 연결되지 않아도 신체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인가요? 그~럼, 가위바위보!……되나 봅니다.
따로 떨어진 저의 몸통을 일으켜서, 저는 무기를 가지러 갔습니다. 마침 가깝게, 세리아씨가 작살 대용으로 만든, 봉과 나이프로 만든 창이 떨어져 있는 것이 머리가 날아가는 중에 보였으니까.
빈스님을 냅다 밀치라고 메이에게 부탁한 후, 생각했던 것보다 가깝게 빈스님이 날아 왔다. 그 아이, 무심코 있는 힘껏 밀어버린 것 같아. 뭐, 긴급사태이니 빈스님이라면 반드시 용서해줄 것이겠죠.
그 후 급강해 온 마수……만티코어에게 메이의 목이 잘려 날아가 버린다. 빈스님이 이대로 저기에 서 있었으면, 잘려 날아간 머리는 빈스님의 것이 되 있었다.
만티코어는 분한 듯이 혀를 찼지만, 그 후 징그러운 눈으로 나의 젖가슴이나 허리를 쳐다봤다.
「뭐 좋아……고기가 적은 계집아이 따위 원래 다음 차례였고, 목적은 너였으니까 말이다」
이 녀석도 나의 가슴과 엉덩이가 마음에 든 것 같다. 빈스님과 달리, 이 녀석한테는 전혀 기쁘지 않지만.
만티코어는 벅찬 상대다. 생전의 나라도 결코 혼자서는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라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지금의 나는 빈스님 덕분에 근력이 몇 배는 향상해 있고, 스태미나는 끝이 없다. 전에 기잘을 처리했을 때는 아직 몸에 익숙하지 않아서 당황했지만, 곰이나 큰 원숭이를 사냥하는 동안에 어떻게 신체를 움직이면 좋을 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빈스님이 흘러넘칠 정도로 따라 주신 정기가 있는 한 만티코어의 송곳니에 뜯겨도, 발톱으로 찢겨도, 몇 번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아가씨, 나는 지금 기분이 좋다……내가 떨어뜨린 머리를 바치며 살려달라고 빌면, 그 계집아이의 사체 정도로 용서해줄지도 몰라?」
뻔한 거짓말을 만티코어가 뱉는다. 그런 군침이 방울방울 떨어뜨리며 나의 신체를 보고 있는 주제에, 나를 놓칠 생각이 있다니 설득력이 조금도 없다.
물론 거짓말이 아니어도, 그런 제안에 내가 넘어 갈 리 없다. 소중한 빈스님을 죽이려고 한 결과, 빈스님의 종인 메이를 저렇게 만들어 놓고, 깔보는 것도 대충 하기를 원해요.
「농담하지……」
「기다려, 기다려 줘! 부탁한다, 그 딸을 죽이지 말아줘!」
「!?」
검을 세워 만티코어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갑자기 빈스님이 당치도 않은 일로 나의 목숨을 애걸하기 시작했다.
「잠깐, 빈스님 무슨 이렇게 눈에 보이는 빤한 거짓말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도대체 좀비녀의 나를 『죽이지 말아줘』라니 나는 벌써 죽어 있는데!
나는 당황해서 빈스님을 멈추었지만, 빈스님은 무서워하고 있는지 초조해 하고 있는지, 발이 닿는 얕은 곳인데도 지금 어깨까지 호수에 몸을 가라앉은 채로, 허우적허우적 손발로 맑은 물을 휘젓고 있다. 호수 바닥의 진흙이 감겨 올라와 순식간에 물이 탁해져 간다.
「괜찮으니까 너는 입 다물고 있거라! 소중한 너를 데리고 가버리면, 내가 어떻게 사니!?」
「예!? 아, 입 다물겠는데……」
하지만 빈스님은 침착해지기는커녕, 불필요하게 당황하고 있다. 마치 몬스터를 앞에 둔 일반인같이……라고, 실제 몬스터를 앞에 두고 있긴 해도.
「호오, 그럼 네가 가지고 있는 머리와 그 계집아이의 시체를 건네주는 건가?」
아앗, 저기요 만티코어 놈이 좋아하는 상황이 되었잖아! 절대 그 녀석 약속 지킬 생각이 없다고! 완전 악당 얼굴을 하고 있잖아요!
「돌려준다! 딱 맞추어서 돌려주기 때문에! 제발 딸만은 도와줘! 이 녀석은 저에게 남겨진 단 한 명의 가족입니다!」
만티코어가 떨어뜨린 머리를 한 손으로 들고, 빈스님이 간원한다. 하지만, 어? 빈스님은 이런 말투를 쓰던 사람이었나?
일인칭이 「나」가 아니고 「저」인 것은, 존댓말……생전 고용주였던 「나」에게는 사용해 있었으니까 알지만, 나를 「딸」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거기에 만티코어에게 자기가 떨어뜨린 사냥감의 머리와 메이의 몸을 「내놔라」라고 말을 들어, 「딱 맞추어서 돌려준다」라니 어떻게 생각해도 이상하다. 마치 빚쟁이에게 반제를 독촉당한 가난뱅이 가장 같아.
「흥……뭐, 들어주기 힘들 정도로 곤란하구려」
그러나 만티고어는 내가 알아챈 빈스님의 기묘한 표현을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빈스님을 벌레 보는 것 같은 눈으로 업신여기면서, 날갯짓을 해 가까워져 온다.
「돌려드립니, 그러니‥물의 정령이여, 끝없는 스텝을 새겨라!」
목숨을 애걸하던 말이 갑자기 고대마술의 주문영창으로 바뀌었다. 호수의 물이 빈스님의 마술에 응해 구불구불, 큰 뱀이 대가리를 들듯이 몇 개의 물의 촉수가 일어난다.
「뭐지!? 이것은 고대마술! ……네놈 도대체 어느 사이에 주문을!?」
황망히 날아 도망치려고 하는 만티코어지만, 도망치기에는 너무 방심했다. 도망갈 길은 전부 물의 촉수에게 막혀서, 순식간에 휘감겨 버린다. 형태가 없는 물은 마수를 결코 놓으려 하지 않는다.
그 모습은 마치 물과 댄스를 추고 있는 것 같이, 나에게는 보였다.
「짧은 사이기는 하나 방문해라, 겨울의 극한!」
그리고 빈스님이 외치자, 만티코어에 얽혀 붙은 물이 순식간에 얼어붙기 시작한다. 거짓말, 이렇게 빨리 마술을 연발하다니 현대마법으로도 불가능해요. 그런 일을 주문이 긴데다 몸짓손짓도 필요한 고대마술로 해내다니…….
「웃, 이노옴오오오!?」
날개가 두꺼울 얼음에 갇혀, 만티코어는 비행 능력을 잃고 호수에 낙하했다. 그렇지만 마수에 달라붙어 얼음은 깨지지 않고, 만티코어의 사지와 날개의 움직임을 계속 묶는다.
「어이~. 내가 하는 것은 여기까지니까, 지금부터는 네 차례다. 금방 말해 줄 테니까, 지금은 만티코어를 처리해 와라. 나는 여기서 잘린머리짱과 함께 보고 있을 테니」
「네? 앗, 네!」
녹초가 돼 버린 모습의 빈스님께서 말하신 대로, 나는 황급히 얕은 물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마수에게 덤벼들었다. 만티코어는 얼음 때문에 움직이기 힘들지만, 데미지를 입을 만큼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얼음이 호수에 녹으면, 다시 자유를 찾아 버린다.
「옷, 이 놈 인간 따위가아아아아!」
자신이 벌레라고 생각하고 있던 빈스님께 떨어뜨려졌던 것이 상당히 분했을 것이다. 만티코어는 사악한 현자답지 않은, 충혈된 짐승의 눈으로 나에게 발톱을 휘두른다.
웬만한 검보다 상당히 날카로운 마수의 발톱이지만, 몸의 자세가 너무 나쁘다. 그래선, 평소의 속도도 교묘함도 발휘할 수 없다. 그런 상태에 얽혀 붙은 얼음 때문에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기 때문에, 나는 가볍게 발톱을 받아 넘겨, 반대로 놈의 앞발을 잘라 떨어뜨려 주었다.
「쿠오오오오오옷!」
생전이라면 뼈에 박히는 게 겨우 였겠지만, 지금의 완력에 기술이 있으면 검으로 뼈를 끊는 것 쯤 누워서 떡먹기에요.
하지만 피를 흘리면서, 짐승 그 자체인 포효를 지르며 만티코어는 검을 휘두른 후 무방비가 된 나에게, 그대로 물어뜯었다. 우두둑 나의 어깨가 크게 후벼진다.
만티코어는 씨익 눈웃음쳤다.
「무슨 짓이야?!」
나는 빈스님의 앞에서 어깨를 손상시킨 분노를, 그대로 만티코어에게 돌려주었다. 마수의 어깨에 서걱 검이 파고든다.
「이건!?」
심하게 놀란 모습으로 만티코어가 외치며 나의 어깨를 입에서 토해낸다. ……저건 다시 붙이지 말고, 그냥 버려야겠어. 더러우니까.
「어떻게 살이 떨어져 나가도 움직일 수 있나!? 설마 네놈 인간이……아니, 생물이 아니구나!?」
만티코어는 나의 정체를 지금의 것으로 간파했나 보다. 일단은 현자로 불릴 정도는 되는 걸까.
뭐, 나도 그렇게 여유는 없지만. 어깨 근육을 당해 버린 탓으로, 팔을 생각했던 만큼 움직일 수 없는 것 같아. 이대로도 싸울 수 있지만, 전력 5퍼센트 다운이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이대로 빈스님을 저런 눈으로……『나』같은 눈으로 본 놈을 살려 둘 생각 따위는 없다. 나는 어깨가 재생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달려들었다.
「ㅤㅋㅡㅅ, 이 놈! 단숨에 죽여준다!」
머리를 노린 횡베기의 검을 피한 뒤, 만티코어는 전갈의 꼬리로 나를 찌르려고 노렸다. 독이 효과가 있다고 기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독침이 나의 미간을 노리고 있으니 안다. 나의 정체가 무엇이든지, 머리를 부시면 좋다고 생각한 것 같아.
그렇지만, 머리가 없어도 움직이는 것이 우리 좀비녀다.
「메앗? 뭐야!? 어린 년 쪽도 괴물인가!?」
꼬리를 치켜든 만티코어의 등에, 목이 없는 메이가 달려들었다. 손에는 내가 만든 즉석의 창을 가지고 있다. 만티코어가 목이 없어도 메이가 움직이는 것에 경악해서 움직임이 무디어진 틈에, 마수의 등에 창을 마음껏 찔렀다.
「쿠오오오오오오!」
퍽퍽 기술도 아무것도 없는 힘만 쓰는 공격이지만, 평상시의 메이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창의 구조상 만티코어의 두꺼운 근육을 뚫고 내장을 손상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등을 계속 찔리는 것은 견딜 수 없었던 것 같아, 만티코어는 나대신 메이로 꼬리의 목표를 바꾸었다.
푸부북 무거운 소리를 내며, 메이의 가는 몸에 만티코어의 굵은 독침이 몇 개나 몸속까지 꽂힌다.
물론, 그것은 그냥 헛수고로 끝난다. 좀비녀에게 독은 효과가 없고, 아무리 다쳐도 메이에게는 나와 같이 빈스님의 정이 많이 따라지고 있기 때문에.
「뭐얏? ……뭐냔 말이다 네놈들은은은!?」
아핫, 공포에 비뚤어지는 만티코어의 얼굴을 나는 볼 수 있었다. 나는 답례로, 검을 휘두르는 김에 만티코어의 질문에 대합해 주었다.
「너 정도의 벌레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한 분의……소유물이야!」
슈팍! 나에게 잘려 날아간 자신의 꼬리가 호수면에 떨어지는 것을 보곤, 마수의 더러운 눈동자에 절망이 떠올랐다.
남은 3개의 사지를 부수어, 송곳니를 부러뜨려진 만티코어가 빈사 상태로 쓰러져 있다. 이런데도 잘도 죽지 않는 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자기자신의 생명력 말고도 고대마술로 농간을 부린 것 같다.
하지만, 그 마술이 풀리면 몇 분만에 죽을 것이다.
「기다려……기다려 줘……인간의 마술사여」
그 일은 마수도 알고 있는 것 같다. 만티코어는 아마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을 작정으로, 피투성이의 입을 비뚤어지게 한다. ……나에게는 추악함 밖에 느껴지지 않지만.
「세리아, 이 녀석이 주문을 영창하면 머리를 베어 버려라. 메이는 이제 됐으니까, 머리를 주워오도록」
어깨를 회복한 세리아는 사형집행인과 같이 검을 쥐고, 노력한 메이는 비틀비틀 자신의 머리를 주우러 간다. 그것을 본 후, 나는 만티코어에게 시선을 되돌렸다.
「흠, 뭐야. 할 말이라도 있는지?」
「있고말고. 나는 너희가 고대마술문명이라고 부르는 시대부터 살아 왔다. 나를 살려주면, 내가 아는 모든 지식을 가르치지. 지금은 없어진 수많은 마술, 재보를 품은 채로 자고 있는 유적이 있는 장소, 그 모든 게 너의 것이다.」
나는 그 매력적인 제안에,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좋다, 세리아 이 자식 죽여 버려」
「넷, 빈스님!」
「기, 기다려! 나를 죽이면 귀중한 지식을 잃는 것이다!? 그런데도 좋은 것인가!?」
「아니, 하지만 너 이 아가씨에게도 말했겠지? 『살려달라고 빌면 살려준다』라고」
눈을 치켜뜨고 필사적으로 말하는 만티코어의 앞에, 놈이 떨어뜨린 머리를 보여준다. 피와 진흙은 호수에서 씻어 내렸지만, 죽은 사람의 얼굴에 떠오른 지울 수 없는 절망과 슬픔은 확연히 알 수 있는, 살았을 때는 귀여웠을 여자아이의 머리를.
「그래서, 목숨을 구걸시킨 후에 심한 일을 했겠지. 하여튼 머리만 남았으니까, 아마 이 아가씨의 목 아래는 너의 뱃속에 있겠지? 만티코어는 인육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놈을 신용하는 건 불가능하겠지」
그말대로였는지, 만티코어의 안색이 눈에 띄게 바뀐다.
「으, 설마 그걸 용서할 수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 마술사여, 너도 나와 오십보백보 아닌가. 네가 데리고 있는 여자애들, 언데드지? 내가 모르는 마술을 사용한 듯하다만, 나의 눈은 못 속여」
싸우고 있는 동안 그 정도 추측은 할 수 있었는가, 확실히 마수 치고는 머리가 좋다. 만티코어는 징그럽게 웃는 얼굴을 띄운 채로, 설득하듯이 말을 계속했다.
「도대체, 왜 내가 사람을 먹는 것을 꾸지람 받아야 하는가? 이 몸은 만티코어다. 태어났을 때부터 사람의 고기를 탐내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내가 사람을 먹는 것은, 이리가 토끼를 먹는 것과 같다. 먹이를 가지고 노는 게 나쁘다고 한다면, 인간이여, 너희가 애완동물로 키우는 고양이도 쥐를 가지고 놀지 않는가」
「세리아, 이제 됐어-」
「예~. 베어 날려요」
「기다려라! 그러니까 내가 그 계집아이에게 한 것을 꾸짖는 것은……」
나는 깨끗이 단념하지 못한 만티코어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는 네가 『나쁘니까』 죽인다고 하지 않았어. 네가『신용할 수 없다』이기 때문에 죽인다고 했다. 말 바꾸지 마」
말로 나를 구워삶으려고 했던 것이, 역효과였다고 이해한 만티코어는 얼굴빛을 하얀 걸 넘어 흙빛으로 바꾸면서 아우성쳤다.
「네놈 이제 보니 나를 죽여, 그 여자들에게 걸친 사령마술을 나에게도 사용할 생각이구나!? 그러나, 그 마술을 마수에게 시험한 적이 있다는 것인가? 만약 그 마술이 마수에게 효과가 없으면, 네놈이 얻고 싶은 것은……」
「해버려」
둔탁한 소리가 나며, 만티코어의 목이 잘라 떨어뜨려졌다. 주룩주룩 쏟아지는 피를 맞으면서, 세리아가 싱글벙글 미소 짓는다. 응, 나의 의도를 잘 따라줘서 훌륭하다.
「그러고 보니 빈스님, 조금 전은 어떻게 고대마술을 사용했어요? 주문의 영창파기(영창생략)는 대달인급의 마술사라도 어렵다고 들었는데, 그것을 계속해서 2회나……」
세리아는 내가 만티코어를 물로 묶고, 얼음으로 움직임을 봉했던 것이 궁금해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끌쩍끌쩍 머리를 긁으면서 설명해 주었다.
「아니, 주문의 영창파기는 하지 않았어. 분명히 영창했지. 손발을 사용해 수인을 그리면서」
「옛!? 그렇지만 도대체 어느 사이에?」
「그 목숨구걸. 그게 주문이야」
그 순간 세리아가 띄운 얼굴은……얼빠진 표정의 귀여운 세리아에게 나는 자랑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고대마술의 주문은 복잡하겠지? 발음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 해서, 수행시대 그게 재밌다고, 영창하는 것과 다른 것을 말하고 있는 것같이 들리는 주문의 편성을 생각하고 있었던 시기가 있었어.
물을 조종하는 마술과 얼음을 만드는 마술을 각각 증폭주문을 조합해 이중 영창하고, 동쪽의 대륙에서 사용하고 있던 발음법으로 영창해서 『빚쟁이에게 딸을 데리고 가질 것 같은 부친 풍』의 대사로 들리는 느낌으로」
기억나는구나~. 수행시대. 이 놀이를 아버지 겸 스승에게 발각되어 「신성한 선인의 지혜로 놀지 말아라!」이라며 기절할 때까지 맞은 뒤에 겨울의 길거리에 방치되었던가. 그 빌어먹을 아버지. 설교한다면 알코올은 날리고 나서 하지. 조금만 더 지났으면 동사할 뻔 했었다!
「그러면, 그렇게 손발을 허우적허우적 움직였던 것은……수인을 맺는 것을 만티코어에게 발각되지 않게 호수를 진흙탕으로 만들기 위해서였구나! 굉장해, 굉장해요 빈스님!」
「넷, 뭔지 잘 모르겠지만, 빈스님 굉장합니다!」
세리아와 머리를 주워 붙인 메이가 존경의 시선으로 나를 봐주지만…… 사실 그렇게 굉장하지는 않다.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물이 대량으로 있는 장소에서 『빚쟁이에게 딸을 데리고 가질 것 같은 부친 풍』의 대사를 말해도 부자연스럽지 않은 시추에이션이, 세상이 얼마나 있을지를.
「그런데, 그렇다면 이 마수를 좀비녀로 해서 지식을 토해내게 할까……새로운 부하의 수복작업도 같이 하자꾸나, 잘린머리짱」
나는 세리아로부터 던져받은 머리를 보고 그 아래는 어떤 신체인가 상상해……「후엑취!」라고 크게 재채기를 했다.
스스로 특대의 얼음을 띄운 호수는, 한겨울처럼 차가웠다.
추천108 비추천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