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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아야카 치욕의 아르바이트 (1) - 오해를 낳은 아르바이트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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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카는 방학동안 식품 도매를 하고 있는 배송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의 여름방학은 수험의 계절이기도 했지만 그녀에게는 동시에 아르바이트의 계절이기도 했다. 대학의 부속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야카는 우수한 성적 덕분에 이미 같은 계열 대학으로의 진학이 거의 결정되어 있었기에 시험 준비에 대해 느긋한 편이었다. 오히려 내년 3월에 반 친구 6명과 함께 졸업여행을 떠나기로 했기 때문에 그 여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더 급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부모님들에게 손을 벌릴 예정이었지만 평소부터 부모님에게 의지하는 것을 싫어하던 아야카는 자신의 힘으로 여비를 마련하고 싶었다.



그녀가 아르바이트로 여행을 위한 여비를 벌겠다고 말했을 때 친구들은 모두 놀랐다. 평소에도 순하고 앳된 그녀는 전혀 아르바이트를 할 것 같은 유형의 여성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주먹만한 얼굴과 웃을 때 귀여운 얼굴, 누가 봐도 부잣집 딸이라고 생각할 만한 외양과 행동거지를 지닌 아야카였다.



아르바이트의 배송 센터에서는 컴퓨터로 배송을 관리하는 업무가 주로 이루어졌다. 아야카는 컴퓨터를 다루는데에 능숙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학생의 아르바이트 치고는 파격적인 시급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었다. 높은 임금 때문에 아야카는 굳이 집에서 먼 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늘은 아르바이트 첫날이라 오전 10시에 사장님 방으로 출근했다. 사장님 방문에 노크하자 안에서 "들어오세요"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드로 들어가자 사장은 한가롭게 신문을 읽고 있었다.



"아, 오늘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던 아야카양이군. 앞으로 잘 부탁하네."



이렇게 말하며 약간 징그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전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사장이었다. 아야카는 이 사장같은 사람은 딱 질색이었다. 벗겨진 머리는 항상 땀으로 번들거렸고 음흉한 눈빛으로 사람을 우습게 보는 것 같은 태도가 매우 거슬렸다. 아르바이트 채용 면접 때부터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어차피 이 사람과 함께 일을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높은 시급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확실히 이 아르바이트는 고교생에게는 짭짤한 기회였다.



사장이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오다 군과 코바야시 양에게 사장실로 오라고 전해줘."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사장은 아야카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야카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온 것을 후회했다. 고교생다운 귀여운 스커트 아래로 매끄럽게 뻗은 다리에 사장의 음흉한 눈길이 느껴졌다. 백만불짜리 다리라 함은 이런것일까 싶을 정도로 아야카의 다리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가늘고 새하얀 발목 위로 보이는 매끈한 각선미는 눈을 떼기 힘들 정도였다. 깨끗한 무릎은 지나치게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그 위로는 탄탄한 허벅지가 보였다. 근육질도 아닌, 그렇다고 살집이 있는 것도 아닌 균형잡힌, 발랄한 여고생 다운 특유의 예쁜 허벅지였다. 뭐니뭐니해도 투명해 보일 정도로 새하얗다는 점이 사장의 눈을 사로잡아 버렸다.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칼 너머로 보이는 목덜미로 사장의 시선이 옮겨갔다. 새하얀 목덜미는 더욱 가늘어보였고, 그 가는 목덜미 위해 조그만 얼굴이 놓여져 있었다. 촉촉한 눈망울은 사슴의 그것과 같이 커다랗고, 앞머리는 눈썹에 닿을 정도로 단정하게 내려와 있었다. 그 탓에 더욱 어려보이면서도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외모였다.



잠시 후, 오다와 코바야시가 사장실에 들어왔다.


오다 유우키는 24세의 남성이었다. 입사 2년차인 평사원이었지만 컴퓨터에서 경리 업무까지 정통했기 때문에 사장의 마음에 들어서 이 배송센터 전체의 관리를 맡고 있었다. 키가 크고 호감형으로 생긴 남성이었다.




코바야시 에미코는 26세의 여자 사원으로 경리를 담당하고 있었다. 금발로 물들인 머리카락이나 짙은 아이라인의 눈을 통해 성숙한 여성을 느끼게 하는 여자였다.



"이 아가씨가 일전에 말했던대로 아르바이트로 일하기로 한 야마가와 양이네. 앞으로 두사람에게 잘 부탁하겠네."



사장은 아야카를 그렇게 두 사람에게 소개했다.



"코바야시 씨는 경리, 배송을 담당하고 있으니 앞으로 여기서 아르바이트하는 동안 그녀에게 많이 물어보면 될거야. 오다군은 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들 치고 모르는 것이 없으니 언제든 의지해도 좋을 테고."



소개가 끝난 후 아야카는 "아르바이트: 야마가와" 라고 적힌 명찰을 받아든 채 아래의 사무실로 내려갔다. 다른 사원들 전원이 모여들고 그녀의 소개가 시작되었다. 젊은 남자 직원들은



"오. 예쁘잖아. 좀 어리긴 하지만..."



"스타일도 좋고 굉장히 미인인걸."



젊은 여성 사원들은 아야카의 출현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는 첫날부터 굉장히 바빴다. 코바야시 에미코의 지시대로 전표를 정리하고, 상자에 배송표를 붙이는 등 일에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월말이면서 선물 시즌이었기 때문이에 평소보다 바쁜 시기였던 것이다. 물론 아르바이트 첫날이라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바쁘게 느껴졌던 점도 있었다. 정신없이 에미코가 지시하는대로 바쁘게 움직였다.



"야마가와 양. 좀 쉬면서 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전표에 몰두하고 있는 아야카에게 오다 유우키가 다가와 자판기 커피를 한잔 내밀었다.



"지금 3시야. 모두들 쉬고 있으니 너도 좀 눈이라도 붙이는게 어때?"



아야카가 커피를 받아들며 시계를 보니 3시 5분정도를 시계바늘이 가리키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주스를 마시거나 잡담을 하고 있었다. 그런 것도 모를 정도로 긴장하면서 일을 하고 있던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감을 느꼈던 오다가 일부러 자신에게 커피를 가져다 준 것이 기쁘기도 하고, 또 시간도 잊은채 몰두하고 있던 것이 부끄러워서인지 그녀는 뺨을 붉게 물들이면서



"감사합니다."



라고 아래로 시선을 향한 채 대답했다.



오다는 아야카의 긴장감을 감지한 것인지 상냥하게 말을 걸어왔다.



"컴퓨터에 굉장히 익숙하구나. 컴퓨터를 가지고 있어?"



"네. 인터넷을 하거나 메일을 쓸 정도인데..."



커피를 마시면서 두 사람은 한동안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네 이름은 모음이 모두 A 뿐이구나. YAMAKAWA AYAKA는."



"그럴 거예요. 바꿔야 할까요? 우후후..."



어느새 아야카는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올 정도로 긴장이 풀려 있었다.





휴식 시간이 끝나고 오다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감이었던 오다 씨가 휴식시간을 짬내서 자신과 대화를 해주었다.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일부러 배려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게 기뻐서였는지 아야카의 뺨에 은은한 붉은 빛이 맴돌았다. 그 때 아야카는 등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 아야카가 돌아보니 코바야시 에미코가 컴퓨터 앞에 앉은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약간 눈썹 끝이 올라가있었다.



마침내 아르바이트의 첫 날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젊은 여직원 한명이 아야카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야마카와 씨. 앞으로 조심하는게 좋아."



"네? 뭘요?"



아야카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오다씨와 다정하게 얘기를 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에미코 씨가 노려보고 있던거 눈치 못챘어? 에미코씨는 오다씨에게 다른 여자가 꼬이는걸 참지 못해하거든. 오다씨는 에미코 씨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보이긴 하지만."



"저 그런건 아니에요. 오다씨에 대해 특별히 다른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야카는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은은한 연정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이미 싹트고 있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하지만 오해때문에 괴롭힘 당하는 것도 곤란하니까 조심해요. 그녀 제법 음흉한 사람이거든. 옛날에는 꽤나 불량했던 사람이었던것 같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아야카에게 인사하며 떠났다.





왠지 아야카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다에게 첫눈에 반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남과 다투면서까지 사랑을 쟁취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아는 그녀는, 이런 때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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