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기사공창이 꾸는 꿈 (98) 강림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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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피스모양의 기사옷을 몸에 대고, 그 위에 몸의 각부분를 지켜주는 장갑을 걸친 후, 리베르란트의 기사들은 의기양양하게 갈아입는 방에서 나와 큰 방으로 온다.
거기엔,
「여러분,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제부턴 벗지 않아도 되게 노력하라구요」
「메이드님이 아침을 안주셨어……」
먼저 나갔던 하이네아들을 포함한 동료들과 세 천사가 있었다.
안·미사는 상냥한 미소로 이쪽을 보고 있고,
라그라질은 독설을 내뱉고,
라크시는 배를 어루만지며 절망하고 있었다.
「히히히히. 라크시~라크시~. 앙」
그 옆에서, 검은 본디지를 입고 있는 마리스가 라크시의 입안으로 빵을 넣어준다.
「……우물우물! 이, 이건 메이드님이 만든 빵맛!」
「맞아요―. 마리스가 어제 리세에게 부탁해 만들어달라고 했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마리스는 식당이 열려 있는 시간을 맞추지 못하니깐―. 보험을 들어놓았습니다」
라크시의 입안으로 빵을 밀어넣으며, 마리스는 웃고 있다.
그녀가 입고 있는 본디지는 로니아가 만든 것이 아닌, 라그라질이 마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친족.
마천사의 부하가 됨으로서, 마리스는 절대적인 힘을 얻었다.
「오오오! 나도 그렇게 할래! 잘 가르쳐 줬어! 역시 언니의 부하」
「리세가 접시를 씻고 있을 때를 노려야 해요―. 거기에 다음날 음식 재료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건네 달라고 하면, 간단하게 승낙해줘요―」
우물우물 거리며 빵을 먹어치우는 라크시와 그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는 마리스.
그 모습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마천사 라그라질은 목을 돌려,
「다 모인건가?」
「아뇨, 아직 샤스라하르씨와 베나씨가……」
누가 없냐고 묻자, 여동생이 바로 대답을 해준다.
「그렇고 보니 유라는?」
「강림 매개체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확인하러 갔습니다」
마천사와 지천사는 대화를 주고 받는다.
「후~……올해는 도망도 못가는거네요 ……」
「각오 해주세요 ……하지만 괜찮을 거에요, 대부분의 일은 제가 할테니」
구석에 몸을 맡기고 있는 언니를 여동생이 웃으며 위로해준다.
그 때,
「늦었습니다」
방안에 울려퍼지는 늠름한 목소리.
성기사 베나가 등장했다.
하얀 기사옷을 입고, 그 위에 성스러운 말이 새겨진 갑옷을 걸친 후, 허리엔 마(魔)를 쫓아버리는 성검을 차고 있다.
눈은 늠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뒤로,
「아……」
「호호……」
「헤헤……」
검은 피부의 왕자가 이어서 나타난다.
의식용 예복은 아닌, 왕족이 전장에 나설때 입는 전투복.
샤스라하르는 성기사를 거느리는 왕으로서, 겉모습만큼은 완벽했다.
애초에 잘생긴 외모였고, 왕족으로서의 위엄을 갖추게 되었으니, 여자들의 시선이 모이는게 무리도 아니었다.
「이제서야 왔군요. 그럼 강림제동안 주의해야할 점들을 설명합니다.」
「아, 네」
라그라질이 곁눈질로 째려보는 걸, 샤스라하르는 평소와 다르지 않는 모습으로 반응한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오늘부터 하르비야니의 강림제가 시작됩니다.
기간은 한 달, 첫 3주는 강림제의 흥을 돋우기 위한 준비 기간. 그리고 그 뒤 메인 이벤트인 본제를 일주일동안 하게 됩니다」
설명을 시작하겠다고 한건 라그라질이었지만, 실제로 설명을 하는건 안·미사인듯 하다.
「하르비야니의 강림은 매개체를 이용해 이루어집니다.
매개체는 하르비야니와 인연이 깊은 물건이 랜덤하게 선택됩니다.
하르비야니 본인이 매개체를 고르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생전에 애용하던 무기나, 평소에 앉던 의자같은 게 선택됩니다.
그 옛날 날개빠짐의 몸이 매개체가 된 적도 한번 있었는데, 그 땐 자기멋대로 돌아다녀서 정말 고생했습니다」
그렇기에 딸들은 대책을 만들었다.
「저나 언니의 마력은 하르비야니에게서 물려 받은 것이기에, 사실 이게 그와 가장 인연이 깊은 힘입니다.
이번은 그 힘을 이용해, 안뜰에 조각상을 만들었습니다. 저와 언니의 마력으로 만들어진 조각상이라면, 매개체로 선택될 게 거의 틀림없을거라고 봅니다.」
머리를 짜내 만든 해결책은, 딸들의 힘으로 하르비야니의 모습을 본뜬 조각상을 매년 만들어, 매개체로 선택되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은 강림제가 열리는 동안은, 안뜰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르비야니는 흥미를 지닌 대상에게 송곳니를 드러내는 사악한 자입니다.
그의 눈 밖에 있는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천사의 말을, 동료들은 흥미롭다는듯 듣고 있다.
「그렇게 위험한 존재인가요?」
세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흥미가 있다면 만나 보는게 어때요? 나는 안 말려요. 안이 기껏 신경써준게 무의미하게 되겠지만..」
라그라질이 비웃듯 말했다.
「언니……. 세나씨, 아무리 좋게 말한다고 해도 제 아버지는 좋은 자라고 부를수 없는 존재입니다. 부디 이 충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세요」
라그라질은 총고에 이어, 안·미사가 세나에게 진지하게 말한다.
「네. 알았어요 조심할께요. 고마워요」
그 뜻을 받아들인 세나는 답한다.
그 때,
「실례합니다」
방문이 열리고, 안경을 쓴 천사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유라, 무슨 일이죠?」
안·미사가 묻자, 재천사 유라미르티는 고개를 한번 움직여 인사를 한 후,
「하르비야니님의 조각상에, 이런게 걸쳐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한 그녀가 꺼낸 것은, 분홍색 천조각.
「으아아 ……」
말이 막혀버리는 세나.
「그건 ……」
눈을 크게 뜨는 샤스라하르.
몇일전, 옥상에서 서로를 강하게 요구했던 두명의 얼굴에 엄청난 동요가 나타난다..
바람에 날아간 옷을 모두 회수한 후, 세나와 샤스라하르는 옷을 제대로 입은 후 목욕탕 회의에 갔다.
하지만, 그 때의 세나가 여유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플레어의 팬티를 이미 입고 있었다는 점, 그 2가지 이유로 인해, 다른 곳으로 날라갔던 자신의 팬티를 잊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세나……?」
옆에서 샤론이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이상한 티가 확실히 나는 전우를 보며 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샤론
「아……그러니깐 …어…」
그 모습을 본 자 중, 지천사 안·미사만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지 이해했다.
「유라, 그건 제가 맡아--」
「네. 팬티입니다. 짐작이 가는데가 있는 분은 앞으로 나와 주세요」
지천사의 말을 자르며, 앞으로 나와 유라미르티의 손에서 세나의 팬티를 빼앗은 라그라질.
「누구걸까나―? 이름은 안 적혀있네요―? 주인이 나타날때까지 궁전 입구에 걸어놓을까요. 어쩌면 시녀들중 한명이 주인일지도 모르고」
정말 즐겁다는듯, 마천사는 세나의 팬티를 펄럭이며, 넓히고 뒤집는다.
「……왠지 본적이 있는듯 한데..」
플레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세나」
스테아가 정답을 맞춘다.
「……아……」
얼굴이 새빨갛게져, 굴욕감에 몸을 떠는 세나.
왜 하르비야니의 조각상이 있는 곳에 팬티가 떨어져 있었던걸까.
팬티의 주인은 왜 팬티를 벗어야만 했던 걸까.
대체 왜...
모두의 의문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이대로 괜찮을까요―? 깜빡하고 안뜰에 팬티를 벗어 두고 간 사람?」
마천사의 잔혹한 미소가 장소를 지배한다.
그 때,
「제게……」
검은 피부의 왕자가 손을 들고 진지한 얼굴을 보인다.
모두들 그 쪽을 보며, 숨을 죽인다.
「주세요」
「주세요가 아니잖아! 너 바보냐!」
갑자기 당황하며 태클을 거는 세나의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일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알게 되었다.
「……」
「……」
아뮤스가 경멸의 시선을 보내고, 리세가 곤란하다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아,으으으으 ……」
그냥 넘어가는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은 세나는, 한 걸음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뭔가요. 세나꺼였군. 안뜰에서 팬티를 벗고 뭘 했는지에 대해선 묻지 않도록 하죠」
「세나씨……일단 제가 모든 걸 뒤집어 쓰고 나중에 돌려줄 생각이었는데……」
라그라질은 웃고 있고, 샤스라하르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세나는 라그라질에게 다가가, 빼앗듯 팬티를 받아온 후, 다시 샤론 옆으로 돌아갔다.
「……」
「무슨 말이라도 해……」
아무말없이 뚫어져라 보고만 있는 샤론에게, 세나는 당장이라도 울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때,
「어, 언니. 시간됐어」
마리스와 이리저리 놀고 있던 라크시가 갑자기 입을 연다.
「응? 아..그렇네. 하르비야니의 강림이 시작되겠네요. 정오에 딱 맞춰서 오니」
옷을 갈아입고, 팬티의 주인을 찾다보니 어느새 대낮이 되었다.
「오네요……」
「언니와 라크시는 여기에. 저 혼자 아버님을 마중하러 가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안·미사가 방을 나갈려고 한다.
그 때,
『 안 그래도 된다. 괜찮다. 마중을 나갈 필요는 없다 』
목소리가 들린다.
소년과 청년 사이의 목소리.
「하?」
「어……」
움찔하는 인간들과 표정이 굳어지는 천사들.
「아버님……」
「쳇……빨리 매개체에나 들어가죠? 지금 그 상태로 대화를 나누면 힘이 꽤 들텐데요?」
「쓰―……쓰레기같은 아버지」
세 딸들이 각각 허공을 향해 말한다.
『 그렇군……모처럼 너희들이 파파를 위해 준비한 매개체..사용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올해는 손님도 많다. 내가 몸을 얻어 직접 환영해줘야 하지 않겠는냐』
그렇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마치 마침 이 곳에 있는 인간들을 평가라도 하는듯...
「……그녀들은 강림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초대한 친구입니다」
『그러냐. 딸의 친구에게 조금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버지의 의무겠지? 』
안·미사의 저항을, 하르비야니는 무시해버린다.
「그런데, 왜 저 쓰레기같은 아버지가 여기로 온거야?
랜덤으로 정해진 매개체에 바로 가야하는 거 아냐?」
라크시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 똑똑해졌구나 꼬마야... 그래, 나는 강림한 매개체를 선택하지 못하고 그냥 정해진 매개체에 강림해야 하지. 검이라든가 의자같은 전혀 재미없는 것에 강림한다고 해도 거부할 수가 없지.
하지만...운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라면, 그 운을 조작할 수 있는 『행운』 을 가지고 있으면 되는거 아니겠는냐 』
그렇게 말한 하르비야니는 웃는다.
「그 목소리……혹시……」
『아, 행운의 마도사. 너와는 예전에 만난적이 있지. 네가 온 세상의 공창들에게 『행운』을 나누어 주려고 했을 때, 내가 그걸 빼돌렸지 』
눈매가 험악해진 루루에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답해준다.
『그걸 사용했다. 이 강림제를 가장 잘 즐길수 있는 특등석에 앉기 위해』
그런 말을 했을 때,
방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압도적인 마력이, 방안에서 날뛰기 시작한다.
라그라질도, 안·미사로도, 라크시도, 루루도, 아뮤스도, 유키리스도 아닌 그 마력.
하르비야니.
『강림의 때가 왔다. 쿠하하하하하하하』
번개처럼 빛이 반짝여, 방안에 있던 모두가 눈을 감게 된다.
빛이 사라진 후, 인간과 천사는 시선을 주고 받는다.
「어디에……?」
「옥좌……?」
루루가 주위를 둘러보며, 안·미사는 이 장소에서 가장 아버지와 관련 깊었던 장소를 바라본다.
「아니에요……저기에선 마력이 느껴지지 않으니」
마천사 라그라질이 토해내듯 말 했을 때,
그 옥좌로 다가가는 자가 있었다.
「……어?」
라크시가 멍하니 중얼거린다.
「가지마! 멈추라고!」
세나가 그 인물을 멈추기 위해 말을 걸지만, 무시당한다.
「……전하……?」
베나의 목소리가 그 등을 향한다.
그제서야 간신히 그는 뒤로 돈다.
「아……오래간만이구나……육체의 감촉. 좋군……좋아……쿠하하하하하」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제옴트에 대항하는 왕자, 샤스라하르의 것이던 몸.
그러나,
「으차」
검은 피부는 왕자는 평소엔 보이지 않는 사악한 미소를 지은 채 옥좌에 앉는다.
그 후, 자신을 올려다 보는 모든 여자들을 내려다 보며,
「재미없는 모습을 하고 있군. 벗어라」
거기엔,
「여러분,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제부턴 벗지 않아도 되게 노력하라구요」
「메이드님이 아침을 안주셨어……」
먼저 나갔던 하이네아들을 포함한 동료들과 세 천사가 있었다.
안·미사는 상냥한 미소로 이쪽을 보고 있고,
라그라질은 독설을 내뱉고,
라크시는 배를 어루만지며 절망하고 있었다.
「히히히히. 라크시~라크시~. 앙」
그 옆에서, 검은 본디지를 입고 있는 마리스가 라크시의 입안으로 빵을 넣어준다.
「……우물우물! 이, 이건 메이드님이 만든 빵맛!」
「맞아요―. 마리스가 어제 리세에게 부탁해 만들어달라고 했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마리스는 식당이 열려 있는 시간을 맞추지 못하니깐―. 보험을 들어놓았습니다」
라크시의 입안으로 빵을 밀어넣으며, 마리스는 웃고 있다.
그녀가 입고 있는 본디지는 로니아가 만든 것이 아닌, 라그라질이 마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친족.
마천사의 부하가 됨으로서, 마리스는 절대적인 힘을 얻었다.
「오오오! 나도 그렇게 할래! 잘 가르쳐 줬어! 역시 언니의 부하」
「리세가 접시를 씻고 있을 때를 노려야 해요―. 거기에 다음날 음식 재료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건네 달라고 하면, 간단하게 승낙해줘요―」
우물우물 거리며 빵을 먹어치우는 라크시와 그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는 마리스.
그 모습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마천사 라그라질은 목을 돌려,
「다 모인건가?」
「아뇨, 아직 샤스라하르씨와 베나씨가……」
누가 없냐고 묻자, 여동생이 바로 대답을 해준다.
「그렇고 보니 유라는?」
「강림 매개체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확인하러 갔습니다」
마천사와 지천사는 대화를 주고 받는다.
「후~……올해는 도망도 못가는거네요 ……」
「각오 해주세요 ……하지만 괜찮을 거에요, 대부분의 일은 제가 할테니」
구석에 몸을 맡기고 있는 언니를 여동생이 웃으며 위로해준다.
그 때,
「늦었습니다」
방안에 울려퍼지는 늠름한 목소리.
성기사 베나가 등장했다.
하얀 기사옷을 입고, 그 위에 성스러운 말이 새겨진 갑옷을 걸친 후, 허리엔 마(魔)를 쫓아버리는 성검을 차고 있다.
눈은 늠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뒤로,
「아……」
「호호……」
「헤헤……」
검은 피부의 왕자가 이어서 나타난다.
의식용 예복은 아닌, 왕족이 전장에 나설때 입는 전투복.
샤스라하르는 성기사를 거느리는 왕으로서, 겉모습만큼은 완벽했다.
애초에 잘생긴 외모였고, 왕족으로서의 위엄을 갖추게 되었으니, 여자들의 시선이 모이는게 무리도 아니었다.
「이제서야 왔군요. 그럼 강림제동안 주의해야할 점들을 설명합니다.」
「아, 네」
라그라질이 곁눈질로 째려보는 걸, 샤스라하르는 평소와 다르지 않는 모습으로 반응한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오늘부터 하르비야니의 강림제가 시작됩니다.
기간은 한 달, 첫 3주는 강림제의 흥을 돋우기 위한 준비 기간. 그리고 그 뒤 메인 이벤트인 본제를 일주일동안 하게 됩니다」
설명을 시작하겠다고 한건 라그라질이었지만, 실제로 설명을 하는건 안·미사인듯 하다.
「하르비야니의 강림은 매개체를 이용해 이루어집니다.
매개체는 하르비야니와 인연이 깊은 물건이 랜덤하게 선택됩니다.
하르비야니 본인이 매개체를 고르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생전에 애용하던 무기나, 평소에 앉던 의자같은 게 선택됩니다.
그 옛날 날개빠짐의 몸이 매개체가 된 적도 한번 있었는데, 그 땐 자기멋대로 돌아다녀서 정말 고생했습니다」
그렇기에 딸들은 대책을 만들었다.
「저나 언니의 마력은 하르비야니에게서 물려 받은 것이기에, 사실 이게 그와 가장 인연이 깊은 힘입니다.
이번은 그 힘을 이용해, 안뜰에 조각상을 만들었습니다. 저와 언니의 마력으로 만들어진 조각상이라면, 매개체로 선택될 게 거의 틀림없을거라고 봅니다.」
머리를 짜내 만든 해결책은, 딸들의 힘으로 하르비야니의 모습을 본뜬 조각상을 매년 만들어, 매개체로 선택되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은 강림제가 열리는 동안은, 안뜰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르비야니는 흥미를 지닌 대상에게 송곳니를 드러내는 사악한 자입니다.
그의 눈 밖에 있는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천사의 말을, 동료들은 흥미롭다는듯 듣고 있다.
「그렇게 위험한 존재인가요?」
세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흥미가 있다면 만나 보는게 어때요? 나는 안 말려요. 안이 기껏 신경써준게 무의미하게 되겠지만..」
라그라질이 비웃듯 말했다.
「언니……. 세나씨, 아무리 좋게 말한다고 해도 제 아버지는 좋은 자라고 부를수 없는 존재입니다. 부디 이 충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세요」
라그라질은 총고에 이어, 안·미사가 세나에게 진지하게 말한다.
「네. 알았어요 조심할께요. 고마워요」
그 뜻을 받아들인 세나는 답한다.
그 때,
「실례합니다」
방문이 열리고, 안경을 쓴 천사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유라, 무슨 일이죠?」
안·미사가 묻자, 재천사 유라미르티는 고개를 한번 움직여 인사를 한 후,
「하르비야니님의 조각상에, 이런게 걸쳐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한 그녀가 꺼낸 것은, 분홍색 천조각.
「으아아 ……」
말이 막혀버리는 세나.
「그건 ……」
눈을 크게 뜨는 샤스라하르.
몇일전, 옥상에서 서로를 강하게 요구했던 두명의 얼굴에 엄청난 동요가 나타난다..
바람에 날아간 옷을 모두 회수한 후, 세나와 샤스라하르는 옷을 제대로 입은 후 목욕탕 회의에 갔다.
하지만, 그 때의 세나가 여유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플레어의 팬티를 이미 입고 있었다는 점, 그 2가지 이유로 인해, 다른 곳으로 날라갔던 자신의 팬티를 잊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세나……?」
옆에서 샤론이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이상한 티가 확실히 나는 전우를 보며 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샤론
「아……그러니깐 …어…」
그 모습을 본 자 중, 지천사 안·미사만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지 이해했다.
「유라, 그건 제가 맡아--」
「네. 팬티입니다. 짐작이 가는데가 있는 분은 앞으로 나와 주세요」
지천사의 말을 자르며, 앞으로 나와 유라미르티의 손에서 세나의 팬티를 빼앗은 라그라질.
「누구걸까나―? 이름은 안 적혀있네요―? 주인이 나타날때까지 궁전 입구에 걸어놓을까요. 어쩌면 시녀들중 한명이 주인일지도 모르고」
정말 즐겁다는듯, 마천사는 세나의 팬티를 펄럭이며, 넓히고 뒤집는다.
「……왠지 본적이 있는듯 한데..」
플레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세나」
스테아가 정답을 맞춘다.
「……아……」
얼굴이 새빨갛게져, 굴욕감에 몸을 떠는 세나.
왜 하르비야니의 조각상이 있는 곳에 팬티가 떨어져 있었던걸까.
팬티의 주인은 왜 팬티를 벗어야만 했던 걸까.
대체 왜...
모두의 의문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이대로 괜찮을까요―? 깜빡하고 안뜰에 팬티를 벗어 두고 간 사람?」
마천사의 잔혹한 미소가 장소를 지배한다.
그 때,
「제게……」
검은 피부의 왕자가 손을 들고 진지한 얼굴을 보인다.
모두들 그 쪽을 보며, 숨을 죽인다.
「주세요」
「주세요가 아니잖아! 너 바보냐!」
갑자기 당황하며 태클을 거는 세나의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일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알게 되었다.
「……」
「……」
아뮤스가 경멸의 시선을 보내고, 리세가 곤란하다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아,으으으으 ……」
그냥 넘어가는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은 세나는, 한 걸음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뭔가요. 세나꺼였군. 안뜰에서 팬티를 벗고 뭘 했는지에 대해선 묻지 않도록 하죠」
「세나씨……일단 제가 모든 걸 뒤집어 쓰고 나중에 돌려줄 생각이었는데……」
라그라질은 웃고 있고, 샤스라하르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세나는 라그라질에게 다가가, 빼앗듯 팬티를 받아온 후, 다시 샤론 옆으로 돌아갔다.
「……」
「무슨 말이라도 해……」
아무말없이 뚫어져라 보고만 있는 샤론에게, 세나는 당장이라도 울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때,
「어, 언니. 시간됐어」
마리스와 이리저리 놀고 있던 라크시가 갑자기 입을 연다.
「응? 아..그렇네. 하르비야니의 강림이 시작되겠네요. 정오에 딱 맞춰서 오니」
옷을 갈아입고, 팬티의 주인을 찾다보니 어느새 대낮이 되었다.
「오네요……」
「언니와 라크시는 여기에. 저 혼자 아버님을 마중하러 가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안·미사가 방을 나갈려고 한다.
그 때,
『 안 그래도 된다. 괜찮다. 마중을 나갈 필요는 없다 』
목소리가 들린다.
소년과 청년 사이의 목소리.
「하?」
「어……」
움찔하는 인간들과 표정이 굳어지는 천사들.
「아버님……」
「쳇……빨리 매개체에나 들어가죠? 지금 그 상태로 대화를 나누면 힘이 꽤 들텐데요?」
「쓰―……쓰레기같은 아버지」
세 딸들이 각각 허공을 향해 말한다.
『 그렇군……모처럼 너희들이 파파를 위해 준비한 매개체..사용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올해는 손님도 많다. 내가 몸을 얻어 직접 환영해줘야 하지 않겠는냐』
그렇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마치 마침 이 곳에 있는 인간들을 평가라도 하는듯...
「……그녀들은 강림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초대한 친구입니다」
『그러냐. 딸의 친구에게 조금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버지의 의무겠지? 』
안·미사의 저항을, 하르비야니는 무시해버린다.
「그런데, 왜 저 쓰레기같은 아버지가 여기로 온거야?
랜덤으로 정해진 매개체에 바로 가야하는 거 아냐?」
라크시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 똑똑해졌구나 꼬마야... 그래, 나는 강림한 매개체를 선택하지 못하고 그냥 정해진 매개체에 강림해야 하지. 검이라든가 의자같은 전혀 재미없는 것에 강림한다고 해도 거부할 수가 없지.
하지만...운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라면, 그 운을 조작할 수 있는 『행운』 을 가지고 있으면 되는거 아니겠는냐 』
그렇게 말한 하르비야니는 웃는다.
「그 목소리……혹시……」
『아, 행운의 마도사. 너와는 예전에 만난적이 있지. 네가 온 세상의 공창들에게 『행운』을 나누어 주려고 했을 때, 내가 그걸 빼돌렸지 』
눈매가 험악해진 루루에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답해준다.
『그걸 사용했다. 이 강림제를 가장 잘 즐길수 있는 특등석에 앉기 위해』
그런 말을 했을 때,
방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압도적인 마력이, 방안에서 날뛰기 시작한다.
라그라질도, 안·미사로도, 라크시도, 루루도, 아뮤스도, 유키리스도 아닌 그 마력.
하르비야니.
『강림의 때가 왔다. 쿠하하하하하하하』
번개처럼 빛이 반짝여, 방안에 있던 모두가 눈을 감게 된다.
빛이 사라진 후, 인간과 천사는 시선을 주고 받는다.
「어디에……?」
「옥좌……?」
루루가 주위를 둘러보며, 안·미사는 이 장소에서 가장 아버지와 관련 깊었던 장소를 바라본다.
「아니에요……저기에선 마력이 느껴지지 않으니」
마천사 라그라질이 토해내듯 말 했을 때,
그 옥좌로 다가가는 자가 있었다.
「……어?」
라크시가 멍하니 중얼거린다.
「가지마! 멈추라고!」
세나가 그 인물을 멈추기 위해 말을 걸지만, 무시당한다.
「……전하……?」
베나의 목소리가 그 등을 향한다.
그제서야 간신히 그는 뒤로 돈다.
「아……오래간만이구나……육체의 감촉. 좋군……좋아……쿠하하하하하」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제옴트에 대항하는 왕자, 샤스라하르의 것이던 몸.
그러나,
「으차」
검은 피부는 왕자는 평소엔 보이지 않는 사악한 미소를 지은 채 옥좌에 앉는다.
그 후, 자신을 올려다 보는 모든 여자들을 내려다 보며,
「재미없는 모습을 하고 있군. 벗어라」
하르비야니의 목소리가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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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옷 입었으니 이제 다시 알몸으로 돌아가라는 작가
그리고 하르비야니가 어떻게 루루의 행운을 빼돌렸는지는 67화에 나옵니다.
붉은 회원을 위해 67화에서 그 부분만 따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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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법 『행운』은, 제게 한해선 자동적으로 발동됩니다. 그렇기에, 조교사가 무슨 짓을 해도, 제 몸에 치명적인 짓은 하지 못합니다」
지적인 미인인 루루를 더럽힐려는 남자들은 여럿 있었다.
허나, 그녀에게 발동되는 『행운』이 그것을 막았다.
공창이 되었을 무렵, 남자들이 질내사정을 할려고 하면 발기부전이 되어버렸고, 관장을 하려고 하면 물약의 구멍이 막혀버렸다.
그렇게, 남자들은 답답해하다가, 자신이 아닌 다른 공창을 데려왔다.
자신을 대신해, 그 공창이 원한이 가득찬 얼굴을 한 남자들에게 범해지는 걸 보고, 루루의 마음은 심란해졌다.
『행운』을 저주했다.
자신만을 지키고, 다른 인간을 희생시키는 마법을 원망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루루는 『맹세』을 새겼다.
세계에 맹세했다.
이 세계의 모든 공창에 『행운』을 주는 대신, 그 대가로 자신의 행운을 버리기로.
「하지만……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더럽혀진다 할지라도, 계속 괴로워하는 공창들에게 아주 작은 『행운』이라도 줄수 있다면, 하고 원했다.
그 소원이.
이용당했다.
「『맹세』을 새기려고 했을 때, 세계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면 재미가 없다』 라는」
안·미사는 깜짝 놀랬다.
세계의 욕망과 하나가 되겠다며, 사라진 부친.
「결국, 『맹세』은 어중간하게 끝났습니다.
제 안의 『행운』은 사라지지 않고, 효과가 약해졌을 뿐이었고, 그 뒤론 조교사들에게……자신의 입으로 말하기가 힘들군요.
『보통으로』 범해졌습니다.
단, 『행운』의 일부는 세계가 가져간듯 한데, 그게 어찌되었는지는 모릅니다」
지적인 미인인 루루를 더럽힐려는 남자들은 여럿 있었다.
허나, 그녀에게 발동되는 『행운』이 그것을 막았다.
공창이 되었을 무렵, 남자들이 질내사정을 할려고 하면 발기부전이 되어버렸고, 관장을 하려고 하면 물약의 구멍이 막혀버렸다.
그렇게, 남자들은 답답해하다가, 자신이 아닌 다른 공창을 데려왔다.
자신을 대신해, 그 공창이 원한이 가득찬 얼굴을 한 남자들에게 범해지는 걸 보고, 루루의 마음은 심란해졌다.
『행운』을 저주했다.
자신만을 지키고, 다른 인간을 희생시키는 마법을 원망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루루는 『맹세』을 새겼다.
세계에 맹세했다.
이 세계의 모든 공창에 『행운』을 주는 대신, 그 대가로 자신의 행운을 버리기로.
「하지만……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더럽혀진다 할지라도, 계속 괴로워하는 공창들에게 아주 작은 『행운』이라도 줄수 있다면, 하고 원했다.
그 소원이.
이용당했다.
「『맹세』을 새기려고 했을 때, 세계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면 재미가 없다』 라는」
안·미사는 깜짝 놀랬다.
세계의 욕망과 하나가 되겠다며, 사라진 부친.
「결국, 『맹세』은 어중간하게 끝났습니다.
제 안의 『행운』은 사라지지 않고, 효과가 약해졌을 뿐이었고, 그 뒤론 조교사들에게……자신의 입으로 말하기가 힘들군요.
『보통으로』 범해졌습니다.
단, 『행운』의 일부는 세계가 가져간듯 한데, 그게 어찌되었는지는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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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때 빼돌린 행운을 지금 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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