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기사공창이 꾸는 꿈 (67) 다툼이 없는 하루 (2/3)
라크시의
눈에,
노출된
엉덩이와 검은 가죽이 먹혀든 엉덩이가 크게 보였다.
두
명은 요리를 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나중에, 이
두 명이 만든 요리를 먹게되는걸까 하고
생각이 들자,
바로
배가 울었다.
꼬르륵하고
작은 소리가 들리자,
두 명이 뒤를
돌아보았다.
본디지를
입은 여자가 웃는다.
「어라,
라크시 배고픕니까?」
몇일전,
자신이 전투망치로
엉망으로 만든 곡도의 검사다.
「……이제
곧 다 됩니다.
다 되면
당신몫도 제대로 드리겠습니다」
또
한명,
투검을
쓰는 여자의 표정이 딱딱했다.
하지만,
자신이 그녀의 검을
몇번이나 되받아쳤을때 나온
절망스러운 얼굴보다는,
많이
좋아보였다.
그때,
「하이네아님! 괜찮으시다면
힘을 빌리고 싶습니다」
집의
입구에서,
스테아라고
불리던 여자가 외쳤다.
「……으응……?」
침대에서
자고 있던, 자신과
키가 별 차이 안 나는 소녀가 일어나,
고개를 갸웃거린다.
「로프이야족의
아이가 나무를 타고 오르던 도중 떨어져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이
취락엔 의사라고 할만한 사람도 없다고
하니……」
꽤나
큰 상처라는게,
그 표정에서
느껴졌다.
「음.
알았다.
가자」
조금
전까지 멍해 있던 소녀는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스테아에게 다가갔다.
「이쪽입니다!」
「음!」
두
명이 나가고,
탁하고
문이 닫혔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그래서,
그 아이는 괜찮아졌나요?」
샤스라하르가,
나무
숟가락으로 리세와 마리스가 만든
스튜를 입으로 옮기며
말했다.
「음.
골절과 타박상이었지만,
그 정도야
첩의 마법으로 한번에 해결이지」
가슴을
펴고 하이네아가 고개를
끄떡인다.
「주변의
어른들이 감사해하더군요」
치료를
옆에서 지켜봤던 스테아가 기억이
났다는 듯 말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하이네아님」
음식을
나르며, 반짝
반짝이는 눈으로 주인을
응시하는 리세.
「그
일에 대해서 말입니다...」
갑자기,
접시를 놓고
샤론이 말을 하기 시작한다.
「저와
교섭하던 분이 아무래도 그 아이의 아버지였던
모양입니다,
계속
고맙다면서 보답을 하게 해달라면서 말이죠……라그라질?」
그
말을 하곤 시선을 돌린다.
「뭐?」
라그라질은
자신의 등뒤에 숨어 식사를 하고
있는 라크시는 신경쓰지도 않은 채,
되물었다.
「바니족은……어느
계 입니까?」
그
말에,
「바니족이라면
안·미사계야.
라기보단
로프이야족 중에서 청년기의
남자를 바니라고 해.
뭐
수컷뿐이니깐 다소 사납기는 하지만」
마천사는
이전 서역의 관리자답게
막힘없이 대답을 해주었다.
「샤론씨.
그 바니족이
뭔가 있습니까?」
스튜
한그릇을 이미 다 먹고 또 한 그릇을
먹고 있던 베나가 묻는다.
「네.
교섭역분께서
제안을 하셨는데,
여행의 호위로서
바니의 용사를 30명
붙여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모두가
경계를 한다.
마르우스족에게
맛본 쓰라림이 모두의 마음을 좀먹고
있었다.
하지만
한명만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
「어라,
잘되었네요.
바니는 꽤
강해요.
로프이야족이
이 서역에서 살아갈수 있는 건 바니의 힘덕분이니깐.
안·미사계이니깐
믿을수 있죠」
믿을
수 없는 마귀의 대표자인인 라그라질이,
스튜를 우물우물거리며
말하며,
「아,
리세 한그릇
더 주세요. ……응
뭐야? 한그릇
더 먹고 싶으면 직접 말해라고,
진짜……」
자신의
그릇과 라크시의접시를 리세에게
내밀었다.
「믿을
수 있다……입니까.
이정도로
후대를 받았으니,
의심을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저희들은
지금부터 서역의 관리자인 안·미사와
싸울테니,
그 일로 인해
그 들의 입장이 나빠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한 샤론을 향해,
작은 목소리가
반응한다.
「그렇지……않아……」
라그라질의
뒤에서 나온
그 목소리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
진짜…….
무슨
말을 할려면 제대로 말해…….
하지만,,그렇네.
문제가
없네요.
우리들
마귀들한테 분쟁이라는
건 말그대로 일상인고.
그리고
이번 상대는 안이니깐요.
그
아이는 보복이라든가 그런일은 안해요.
얌전히 토끼들의
은혜갚기를 받아들이죠?」
스튜가
담긴 그릇을 라크시에게
건네주며,
라그라질은 말했다.
「……믿어
보자. 로프이야를,
그리고 라그라질을……」
스테아가
말했고, 결정이
났다.
그날
밤.
샤스라하르는
진지한 표정으로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라그라질이
이러지 저러니 하면서도 여동생을
돌봐주던 모습.
로프이야족의
따뜻한 환대.
그리고
아이를 구해 준데에 대해 일족 모두가
총출동해 은혜를 갚겠다고 한
모습.
마귀에
대한 인식이 흔들린다.
마귀에도
패턴이 있고,
로프이야는 특히
온화한 종족이라고 했다.
인간도
그렇다,
좋은 인간도 있고
나쁜 인간도 있다.
그렇게
생각이 흘러가니,
깊은 늪에
빠져버렸다.
마귀는
나쁜 생물이라고 생각했고,
라그라질과 라크시를
맹세로 묶었다.
그
두명은 죄가 있었다.
적어도
자신에게 있어 그 죄는 결코 그냥 넘어갈수
있는게 아니었다.
동료를
구하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안·미사와
만났을 때.
제대로
범할 수 있을까.
안·미사를.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몇 번이나 들었다.
라그라질에게서도,
로브이야의
장로에게서도.
타고난
성품을 칭찬받으며,
그
이상적인 모습이 아름답다고 표현되는 천사.
안·미사는,
샤스라하르에게
지은 죄가 없다.
자신은
과연, 그
존재를 더럽힐 수 있을까.
샤스라하르의
마음이 흔들린다.
대답은
나오지 않는다.
나온다면
그건, 안·미사를
눈앞에 둔 그 순간이 될 것이다.
침대
위에서,
베나에게
안긴채 누워 있는 샤스라하르가 생각의
깊은 늪에 빠져있을 때,
바로
옆 소파에선 여동생에
안겨 둥글게 몸을 말고 있던 라그라질의 입가에,
얇은 미소가
지어져 있다는 건,
아무도 알지
못했다.
밖으로
나가는 천병을 향해,
안·미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평상시라면,
『 수고했습니다』
라고 위로했을 텐데,
오늘은 입을
다문채 눈을 돌리고 있었다.
「라크시……」
여동생이
잡혔다.
언니를
붙잡은 인간에게,
패했다고
한다.
여동생과
함께 마을에서 나간 그 천병들은,
상처
하나 없이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빠른
속도로 안·미사에게
보고한 뒤,
『어떻게
하실 겁니까?
』
라며
물었다.
「내가……뭘
할수 있다고……」
자신은,
싸울 수가
없다.
싸움쪽이라면,
천병쪽이
더 수완이 좋을지도 모른다.
지배
마술을 사용할 수 없는 자신은,
그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그들이 상세한 보고를 하겠다며,
상처투성이에
엉망이 된 상대와 싸워보지도 않은
채 돌아와서는,
자신에겐
책임이라는 이름의 배턴을 건넨것이다.
「아버님……아버님……어째서,
어째서 답해주시지
않습니까……」
그
날, 라그라질이
사람에게 잡혔다고
말해준 후,
하르비야니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자신이
호소해도 답이 오지 않는다.
안·미사는,
옥좌에 앉은
외톨이였다.
아버지도,
언니도,
여동생도 사라진
이 곳에서,
모든 책임과 싸우고
있었다.
대문에
추가로 보낸 파수꾼의 보고에
따르면, 서역에
침공해 온 인간족의 병사는 20만을
넘었으며,
대문
근처에서 살고 있던 몇몇 종족은
멸망했거나,
노예가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비명을
지를 수만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그
감미로운 욕구를,
안·미사는
거부한다.
「관리자……니깐」
아버지가
만들었고,
언니가 이어받았으며,
자신이 물러
받았다.
자신들의
가족이 만들어온 이 긍지를,
버려서는
안된다.
그
때, 똑똑--하고
가벼운 소리가 울린다.
「안·미사님.
식사는……」
노크를
한 뒤 들어온,
시녀역의 천사가
말한다.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젓는다.
「괜찮습니다……식욕이,
없습니다……」
창백한
얼굴로 말하는 안·미사에,
시녀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사라졌다.
「알겠습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시녀가
방을 나가 다시 정적을 되찾은
집무실에, 무겁고
침통한 한숨이 흘러나온다.
「아무도……나를
도와 주지 않아……그래,
아무도……」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절망감을 견뎌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너질거
같았다.
그
때, 다시
문에 노크소리가 들렸다.
「…………네」
힘없이
답해,
들어오게
하자, 열린
문에서 네 명의 인간이 보였다.
「……여러분……」
마류조와,
루루,
로니아,
시로에.
이
서역의 가장 안쪽에 도착한
사람들.
자신의
손님.
「밤인데
죄송합니다.
안·미사님」
송구스러운듯한
어조를 전혀 바꾸지 않는게 시로에.
「……방금
시녀를 봤는데,
밥은
안 먹은 거야?」
무뚝뚝한
인상이지만, 상냥함이
보일듯 말듯하는 로니아.
「
여동생분에 대한 보고는 받았습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가슴앞으로
손을 모은 루루.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미사.
가자」
혀를
차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마류조와가 말했다.
「가자라니……어디로?」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아,
되묻자,
마검대공은
엄지를 자신의 뒤로 내밀며
말했다.
「당연하잖아.
목욕탕이다」
이러저런
말을 하는 동안,
안·미사는
네 명에 이끌려 궁전안의
대목욕탕에 도착했다.
「어..어……」
곤혹스러워
하는 안·미사에게,
마류조와가 답했준다.
「
난 말이지! 뭔가
걱정이 있을 때나,
기분이
가라앉았을 땐,
목욕을
하지!」
당당하게
외치며, 탈의소에서
옷을 벗어 간다.
「차가워진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것도 필요하겠죠」
루루가
차분히 따라했고,
로니아와 시로에도
들어갔다.
어쩔
수 없이 안·미사도
그녀들처럼,
옷을
벗었다.
「안·미사씨는
다른 사람이랑 같이 목욕탕에
들어가는데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
로니아가
물어보자,
고개를 젓는다.
「아,
아뇨.
예전에
여동생이랑 자주 들어갔으니깐……다만
갑작스러워서……」
슈르리하고
겹옷을 풀며 대답하자,
「이
마을엔 목욕문화가
발전된거 같아서,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순백의
속옷을 벗으며,
시로에가 말했다.
「네……선대이셨던
하르비야니님이 좋아하셨으니깐요……
『몸을 담구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라고 자주
말하셨습니다」
그
말에,
로니아가 물어보았다.
「하르비야니님이라는
건……남자?」
「아,
네.
남성입니다」
「어쩐지……뭔가
감동이 조금 사라지네요……」
시로에가
대화를 끝맺고,
목욕 준비를
끝낸다.
스르륵하고
마류조와가 미닫이를 열자,
탕에서
뿜어져 나오는 김에 시야가 가려진다.
「일단
목욕을 하자고.
인생에
무슨일이 생긴다 해도 목욕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마검대공은,
당당하게
타올을 두른 모습으로 걷기 시작했다.
「크아―……」
「후……」
「……」
「음……」
「기분
좋은 목욕탕이네요 ……」
각자
몸을 씻은 후,
다섯 명이 탕속에
몸을 담구고 있었고,
안·미사는
딱 중앙에 앉아
있었다.
온몸을,
약간
뜨거운 물이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그러자
바로 그때, 울고
싶어졌다.
「……응!」
흘러나올듯한
눈물을 열심히 참아내자,
이상한 소리가 나와,
주목을 끌어 버렸다.
「안·미사님……?」
옆에
있던 루루가 물어오는 걸,
고개를 저어 대답해
주자, 머리위로
손이 올라왔다.
루루와는
반대쪽에 앉아 있는 마류조와의
손이었다.
「울고
싶지……울어도 돼.
여기
있는 그 누구도 웃거나 하지 않아」
상냥한
목소리였다.
마류조와
옆에서,
시로에가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저희들이 당신의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반대쪽에서,
로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받은
은혜는 갚는다.
당연한 일입니다」
로니아
옆에서,
루루도 수긍하고
있었다.
「라크시님을
반드시 구해 냅시다.
그녀와 우리들에게
『행운』의 가호를」
그리고,
따뜻한
손의 주인이 말했다.
「맡겨줘.
이 마검대공 마류조와한테」
그
말을 듣자,
마침내 안·미사의
마음의 벽이 무너져 버렸다.
「도와
주세요……! 부탁합니다……여동생과
언니를…소중한,
가족을……!」
소리내여
울며,
마류조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잠시동안,
큰
목욕탕안은 지천사가 우는
소리만이 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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