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기사공창이 꾸는 꿈 (28) 건국의 왕자 (29) 영상과 기억
28.
건국의
왕자
마귀의
영역--서역.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그 땅에,
현재
수만명의 인간이 침입하고 있다.
대부분은
신천지를 목표로 하는 개척민이다.
그리고
그들을 지키는 기사 병사.
마도장관의
「서역 원정」을 관리하는 마도사들.
「서역
원정」의 주역인 비극의 공창들.
그
공창을 오랜 세월에 걸쳐 개발해 온 조련사들.
그리고,
이
땅에서 가장 글자수가 적은 직함이라고
할 수 있는.
「왕자」
샤스라하르와
리트리로이.
복수를
꿈꾸는 왕자,
샤스라하르는
현재 동료중 몇명과 헤어져 서역의
가장 안쪽으로,
마귀의
통수권을 주는 「보구」를 손에 넣기 위해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
마르우스의
마을에 남겨진 공창의 운명도,
여행의
목적인 「보구」의 진실도 모른채.
건국을
꿈꾸는 왕자,
리트리로이는
5만명의
개척민을 인솔해 대문을 나서,
울창한
숲속을 몇일동안
걸어서 평야에
도착해,
거점을
만들고 있었다.
그가
계획한 건국에 대한
첫 관문인,
제옴트와의
완충지 만들기를 지금부터 할려고 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잠시동안 리트리로이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앞으로
나아가는 샤스라하르에게도,
마을에
남겨진 비운의 공창에게도 관여하지
않는 제2의
왕자와 그의 건국 이야기.
그리고
그 직면하는,
건국의
적과의 싸움 이야기.
적은--공창.
늑대인간의
어깨에 올라 타 제옴트를
향한 복수를 맹세한 세 명의
공창.
아군은--조련사.
제옴트
제일의 노련한 조련사와 그의 부하들의 끔찍한
기술.
싸움은
즉,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저속해지던가
저속해지지 않는다.
공창이란,
그런
것이었다.
단
1명,
다른
건
오늘
밤에도 리트리로이와 피부를 맞대는
기사 공창 세리스.
그녀의
존재만이,
다른
공창과는 의미가 달랐다.
이
두 명 사이엔,
조교나
사육이라고 하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리트리로이는
세리스를 사랑하고.
세리스
또한 리트리로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침에
눈을 뜬 순간,
그가
손을 뻗으면 그녀의 부드러운 맨살이
잡히는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 날,
금발
왕자의 손은 허공을 갈랐다.
그는
그 순간,
졸음끼가
단번에 사라지는 걸 느꼈다.
「시종!」
그의
침상인 호사스런 천막,
그
밖에 서 있는 늙은 시종을 부른다.
「네,
여기
있습니다」
「세리스는
어디 갔나? 왜
여기에 없지?」
왕자는
알몸인 상반신을 일으켜,
가늘게
뜬 눈으로 시종을 바라본다.
오랜
세월 그를 시중들어 온 늙은 시종은,
그
눈동자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반각
정도 전에 개척단 야영지에 마귀가
습격했다는 보고가 들어와,
주무시고 계시는 폐하께 알리고자 하였으나,
잠에서 깨신 세리스님이 말하시길
전하의 수면을 방해할 필요는 없다시며,
본인이 직접 검을 들고,
마귀를
토벌하러 가셨습니다」
말을
다한 후 왕자의 얼굴을 제대로
응시하는 시종.
「……세리스가,
그렇게
말했나……」
네,
라고
응하는 시종의 소리에,
리트리로이는
희미하게 웃는다.
「정말이지……조금은
생각해줘야 할텐데.
자신의
입장이라는 걸…….
장래에
왕비가 될 자가,
누구보다다
앞서서 마귀를 퇴치하러 가면,
장병들이
운다말이다」
얼굴을
손으로 누르며 웃는 리트리로이.
「미안하다,
아침부터
고함을 쳐서」
아닙니다,
라며
시종은 고개를 젓는다.
「
이미 낮입니다,
전하.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 지시를 내려야 하므로,
신속하게
준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진지한
얼굴의 시종에게,
리트리로이는
다시 한번 웃으며
수긍했다.
시간을
반각정도 되돌려보자
서역
개척단 야영지엔 아침부터 일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더이상
누더기를 입고 있지 않다.
리트리로이가
민중에게 준 간소하지만 청결한
옷을 입어 기분도 새롭게 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남자들은
몇명으로 나누어져 ,
토목
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
1조엔
부모와 자식이 있었다.
40이
될까말까한 부친과 십대가 된지
얼마 안된 아들이다.
「테비.
지금부터
아버지는 열심히 일할거다.
일하고
일해서,
돈도
집도 밥도 부족하지 않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거다.
테비,
너도
벌써 11살이니,
아버지와
함께 노력하자」
부친이
양손에 든 철 물통을 흔들며,
아들에게
웃어준다.
「응,
맡겨
줘 아버지!
나도
한 사람 분의 남자가 되었다는걸,
아버지에게
증명해보일께」
부모와
자식은 화기 애애 작업을 한다.
두
명이 할당받은 작업은 물길어오기다.
부친은
2개의
물통을 들고,
아들은
국자를 들고 따라간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일하는 다른 개척민에게
마실 걸 주기 위해서다.
단순하게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개척단은 완충지로서 요새를 만들고
있다.
작업
규모도 꽤나 넓어서,
한바퀴
도는 것만 해도 힘들다.
그
걸 물로 채워진 물통을 들고
돌아다닌다.
물론
물이 없어지면 가까운 수원으로
돌아가 물을 채우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물을
가져다 줘도 변변찮은 인사도 못받고
다시 물을 채우러 돌아와 다시
가져다준다.
테비는
부친이 힘들어보이자,
재빨리
물통 1개
빼앗아 부담을 줄여줄려고 했다.
그러나,
철
물통과 거기에 채워진 물의 무게는 11살밖에
안 된 아이에겐 너무 가혹했다.
아들의
얼굴이 붉어져 괴로워보이자,
부친은
고맙다며 아들에게서
물통을 빼앗는다.
두
명의 오고가는 시선은 서로를
지지해주는 훌륭한 부모와 자식으로
보였다.
부모와
자식이 서쪽 작업장에 물을 가져왔을때,
이변이
생겼다.
「마,
마귀다
아 아 아 아 아」
개척민의
한명이,
나무망치를
떨어뜨리며,
외쳤다.
피곤해
주저 앉아 있던 테비는 얼굴을 들어올려
눈을 올려다 봤다.
「느,
늑대야……늑대가
걸어 와 아버지!」
테비는
걸어 온다,
라고
표현했다.
그
늑대들이 2족
보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2배이상의
크기를 자랑하는 늑대들이 2족
보행으로 전진해 오는 모습은,
위압감으로
가득 찼다.
「도망치자
테비! 아버지한테
멀어지지 마!」
부친은
손에 들고 있던 물통의 물을 버린 후,
아들의
머리에 제대로 씌웠다.
「이런
젠장! 내
머리에는 안 들어가나……」
다른
한개의 물통을 머리에 쓸려고
했으나,
물통의
입구에 머리가
걸려 제대로 되지 않는다.
도망치는
인간들을,
차츰
달리기 시작해 뒤쫓아 오는 늑대인간
무리.
테비는
봤다.
늑대인간의
어깨에 올라타 있는 세 명의
여자를.
마도사가
입는 로브를 감고 있는 여자.
주홍색의
군복을 입고,
양손에
불길한 장갑을 낀 여자.
긴
곡도를 허리에 두른 드레스 모습의
여자.
늑대인간을
인솔하듯 이쪽으로 다가온다.
「됐다! 기사가
왔어! 살았어
테비」
부친은
열심히 다리를 움직이면서,
막영에서
우르르 튀어나와 대열을 짜고
있는기사들을 본다.
그들은
손에,
돌쇠뇌를
들려있었다.
「……기다려,
하지마.
아직
우린 도망치지 못했다고--」
기사들이
늑대인간을 향해 돌쇠뇌를 쏜다.
그건
잘못된게 아니다
그러나,
양자
사이엔 아직 도망을
제대로 못친 개척민들이 있다.
그런데도,
활은
쏴진다.
공포.
다가오는
마귀에 대한 공포.
기사라곤
해도 인간이다.
그리고
그들의 의식의 바탕에 또
다른 의식도 있었다.
개척민은,
제옴트로부터
추방된 자들.
하찮은
생명이다.
화살이
공중에 날라간다.
늑대인간에
맞춰진건,
그들의
튼튼한 털과 피부에 막혀
의미없이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늑대인간에
맞지 않은 화살은,
「아버지……?」
개척민의
몸에 꽂혀 간다.
테비의
부친은 머리에 화살을 맞아 바로 절명했다.
소년이
그 광경을 목격하자 마자,
물통
너머로 화살이 맞쳐져 기절해
넘어졌다.
혼전이라고
말하면 한쪽을 너무 편들어 주는 것이다.
바로
인간들을 말이다.
늑대인간은
기사를 유린해,
주위엔
피와 살의 연못을
만들고 있었다.
칼에
달라붙은 피를 닦으며,
드레스
모습의 여자는 웃는다.
「아뮤언니,
오늘은
어디까지 할거야? 마리스
아직도 할 수 있는데,
칼
휘두르는 놈이 이젠
거의 없어」
그녀는
피투성이의 춤을 추며,
인간의
목을 벤다.
「적들이
어느정도의 힘이 있는지 알아보는
거니깐.
대충
날뛴 후에 물러나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여기에 우르르 몰려왔으니,
그
이유랑 전력만
알아내면 그걸로 끝」
늑대인간의
어깨에 앉은 채로 전장 전체를 바라 보고
있던 마도사의 여자가 대답했다.
「아뮤스,
입을
열었습니다.
이녀석들은
제옴트에서 버려진 서역 개척민과
거기에 동행한 병사라고
합니다.
수는
압도적으로 민간인이 대부분이고,
군인은
그 경호 정도 밖에 따라와 있지
않다고 합니다」
양팔에
철갑을 끼운 군복 모습의 여자가,
잡고
있던 피 묻은 기사의 목을 놓아준
후,
뒤
돌아서서 말했다.
「응……개척이군요
……공창을 미끼로 마귀의 시선을 모은
다음 도시라도 만들 셈인가,
제옴트는.
뭐
됐어요.
헤미네,
마리스.
오늘은
이 정도로 해 둡시다.
3년동안
뿌리까지 썩어버린 제옴트의 기사따위,
나의
지배 마술로 사역중인 늑대인간의
적이 아니네요」
「지배와
고갈의 마도사」 아뮤스의 말에,
두
명의 동지는 수긍한다.
철장갑을
끼운 군복녀가 헤미네.
리네미아
신성국의 귀족이며,
하이네아
왕녀에게 의복의 일부를 준 사람.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마리스.
조국과
인질이 없는,
이유
없는 공창.
세
명은 공창으로서 이 서역에 끌려왔지만,
현지에
도착한 날 밤,
주인을
살해한 후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목적은,
제옴트에
대한 보복.
아뮤스의
마법으로 늑대인간족을 지배해,
전력
확보도 끝났다.
그
다음은 언제 싸우는가 하는 거였지만,
눈앞에
저쪽에서 표적이 나타나
버렸다.
그녀들의
보복에,
무관계한
사람은 없다.
제옴트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그녀들을
능욕했다.
그
모두가 웃고,
멸시하고,
범했고,
기록했다.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같은
입장이었던 공창뿐.
기사든
민간인이든,
그녀들에게
있어 그 피 한 방울이,
마음에
새겨진 상처를 달래는 성수가 되었다
「철퇴합니다」
아뮤스의
지시에,
늑대인간들이
몸을 이끌고 지금 온 길로
다시 향한다.
그
때,
「기다려!」
마리스가
큰 소리를 질렀다.
평소의
어린애같은 소리가
아닌,
진지한
소리.
「……온다」
헤미네는
철장갑을 서로 부딪치며
다시 한번 전투의 준비를 한다.
아뮤스는
자신을 실은 늑대인간의 머리를 두드려,
방향
전환을 명한다.
뒤를
돌아보니 기마가 있다.
은색과
흰색으로 물든 드레스와 투구와
갑옷을 입고 말의
등에서 조용히
이쪽을 확인하는 여자가 있었다.
직감적으로
느낀다.
상당한
실력자라는걸.
말위의
여자가,
입을
연다.
「이
땅에 있는 여성……거기에 우수한 무예를
지녔다.
추측하건데
그대들은 공창이 틀림없군요」
여자의
말에,
검은
로브의 아뮤스가 응한다.
「아냐.
이전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이젠
아냐.
우리들은
그런 존재는 아니야.
지금
우리들은……그래,
제옴트에
송곳니를 드러낸 복수자」
늑대인간족이
일제히 입을 열어,
짖는다.
송곳니가
드러난다.
「……공창
제도엔 기한이
없습니다.
지금도
옛날도,
당신들은
언제나 공창입니다.
민중들의
성욕 배출구가 되고 오락거리가
되어,
그
영혼 한 조각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존재.
조련사를
잃었다면 즉시
새로운 조련사를 준비시켜드리겠습니다.
쓸데없는
저항은 하지 마시고,
여기서
옷을 다 벗고 네발로 기어 주세요.
지금
이 개척단엔 많은 남성이
있습니다.
모두들,
당신들을
분명 기다리고 있답니다」
은의
기사는 검을 뽑았다.
그
손에 무기가 잡아진 순간,
아뮤스는
경악한다.
마도사로서
몇개의 전장을 거쳐
온 자신의 몸이 떨린다.
이
기사에겐,
이길
수 없다.
「……잘난척
말은 잘하네.
그런
너는 누구야!」
아뮤스의
물음에,
「이전엔
리베르란트국 기사 단장,
그리고
앞으로 리트리로이 전하가
세울 새국가의 왕비가 될겁니다.
세리스
-
공창입니다」
기사는
말의 고삐를 두드리며 대답했다.
29.
영상과
기억
내려쬐는
태양에 의해 죽은자의 살이 익어
악취가 자욱한 평야를 달리는
기마.
기사
공창 세리스가 직검을 수평으로 들고
돌진해 온다.
「응전합니다……!」
거기에
맞서 늑대인간 무리 사이에서
튀어나온 한개의
그림자.
군복을
입은 헤미네가 땅에
미끄러지듯 달려,
철장갑을
쓴 주먹을 휘두른다.
검과
주먹이 부딪친다.
2번,
3번.
4번,
5번.
직검의
움직임에 헤미네는 크게 뒤로 물러선다.
「말에서
내려오지도 않다니……정말이지,
엄청난
적이군요」
세리스는
아직도 말위에 앉아,
헤미네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헤미네! 마리스도
함께 싸워」
검은
드레스,
그리고
검은 머리의 포니테일이 헤미네의
옆을 스쳐지나가 은빛
기사에게 달려든다.
아래로
휘둘려지는,
피
묻은 곡도.
거기에
응하는,
반짝이는
직검.
2합,
3합.
4합,
5합.
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마리스도
또한 물러날수 밖에 없었다.
「하……! 굉장해,
이
사람」
차가운
시선으로,
기사
세리스는 고삐를 잡고 있다.
헤미네도
마리스도 일류의 무예를 지닌 자다.
그녀들을
상대로,
행동이
제약되는 말위에서
맞선다는건,
극히
어려운 기술이다.
「마리스,
동시에
가요」
「으응」
붉은
군복과 검은 드레스가 달려나간다.
4격,
6격.
8격,
10격.
두
명의 연속 공격은,
기사
공창의 갑옷에도 닿지 않는다.
모든
공격이 직검에 의해
막힌다.
「과연,
훌륭한
능력입니다.
당신들처럼
능력있는 공창일수록,
조교하는
보람이 있다,
라고
조트도 말하더군요」
이번엔
제가,
그렇게
말한 세리스가 직검을 들어올린
순간,
「가,
어서
공격해.
헤미네! 마리스! 너희는
물러나요,
그런
괴물,
상대
해 줄 필요 없어요」
아뮤스의
명령에,
3마리
늑대인간이 기사에게 달려든다.
「……알았다」
「네」
헤미네와
마리스가 뒤로 물러서기 시작한다.
「놓치지
않습니다」
세리스는
가장 가까이 다가가온 1마리를
베어쓰려뜨린 다음 몸을 돌려 다른
한마리도 베었다
그리고
마지막 1마리.
세리스의
직검이 그 가슴을 꿰뚫는다.
동시에,
늑대가
포효한다.
허나
짐승이 크게 외쳐봤자,
세리스에겐
아무 효과도 없다.
그러나,
바로
근처에서 육식동물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은 그녀의 말은,
생존본능에
눈 떠 버렸다.
「크……침착하세요.
리베르란트때의
애마라면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았을 텐데…….
제옴트의
말은 근성이 없네요.
그런데
결국,
놓친건가요……」
동요해
날뛰는 말을 억누르며 아뮤스들이
있는 곳을 쳐다본다.
저
멀리 달려가고 있는 늑대 무리들.
4족
보행으로 바꾼 늑대인간의 민첩함은
말의 민첩함과 필적해보인다.
그
등위에 올라타 도망치고
있는 세 명의 공창.
「건국의
적이 나타났군요.
저와
제 남편을 위해,
당신들에겐
죽음과도 같은 굴욕을.
공창으로서의
직책을,
제가
완수하게 해 주겠습니다」
세리스는
말머리를 돌려 남편이 기다리는
천막으로 돌아갔다.
「……오늘도
도망쳤다고」
리트리로이는
천막안에서 누워있다.
금빛의
머리카락을 부드러운 살 위에 올려
놓고 있다.
「응,
그
사람들 내가 나타나면 바로 도망쳐」
세리스는
천막 안,
침대위에
아주 바른 자세로 앉아 있다.
부드러운
무릎 위엔 금빛 머리카락이
올려져 있다.
그
가느다란 손가락이 틈틈히
그의 머리를 만지며 머리카락을
빗어주고 있다.
「오늘까지
5일
연속인가…….
첫날만큼
피해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그녀들의
기습 때문에 작업이
제대로 안된다고 해」
아뮤스들이
세리스에게 격퇴된 다음날부터,
아주
짧게 기습을 매일 반복해서,
그들의
개척 작업을 방해하고 있었다.
「내가
맞서 싸우면 되겠지만…….
경계하고
있는거 같아.
내가
나타나면 바로 도망쳐」
전체적인
지휘를 하고 있는 흑의의 마도사는 매우
머리가 좋은 인물인지,
부지
구석에서 작업하고 있는 개척
노동자와 그 호위를 맡은 병사를
죽인 후,
자재에
불을 내기만 할뿐,
중앙의
진지엔 눈도 주지 않고 떠난다.
「응……이쪽에서
맞설려고 해도 적은 마귀 무리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어서 쉽지가
않아.
게다가
싸운다면 세리스 말곤
승산이 없으니.
솔직히,
매우
어려운 상황이야」
지금까지는
세리스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자세를
하고 있는 리트리로이가,
몸을
뒤집어,
그녀의
무릎사이에 얼굴을 파묻는다.
「그렇네……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되겠어.
그렇지
않아도 노동으로 피곤한데 습격당할
위험도 있으니 정신적으로 힘들어져서
개척민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어.
불만을
풀어줄 공창도 지금 없어서,
폭발
직전이야.
빨리
잡지 않으면 안돼 」
만지기
쉬어진 머리카락을 더 많이
만지작거리며,
세리스는
고개를 흔든다.
두
명은 고민하고 있었다.
고민이
있으면 둘만의시간도 즐겁지 않다.
그
때,
밖에
서 있는 시종의
목소리가 들린다.
「전하,
세리스님.
왕궁마도사
고단님이 알현을 원합니다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고단이? 세리스,
괜찮아?」
쉰
목소리를 들은 리트리로이는 세리스에게
물었다.
지금은
이미 밤이 깊은 시간,
숙녀인
세리스를 이 시간에 다른 남자와 만나게
하는게 꺼림찍 했던 것이다.
「응,
그럼
나는 장비점검이나 하려 갈께.
그럼
나중에 봐.
리트」
가벼운
입맞춤을 주고 받은 후,
세리스는
천막안에 분리된 또다른 구역,
그녀
전용으로 준비된 탈의실로
이동했다.
「들어와라」
리트리로이의
그 목소리가 울리자 마자,
천막입구가
열리고,
대머리
중년남이 들어왔다.
왕궁마도사
고단.
마도장관
오비리스의 심복으로 이번 서역 원정에서도 중요한
직무를 지닌 인물이다.
「밤중에
송구하옵니다,
전하」
허리를
구부려 인사를 하는 고단
리트리로이는
거기에 손을 흔들어 응했다.
「아,
괜찮다.
그대에
대한 건 마도장관을 통해 많이
들었다.
뭔가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
한밤중이라도
온 것이겠지」
네,
라며
고단은 수긍한다.
「공창과
마귀에 의한 인적 피해가
매우 심각해보이길래,
이
고단이 생각해낸 책략이 전하께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말입니다……」
「호오……」
그날
밤,
고단이
들고온 책략에 리트리로이는
쓴 웃음을 지었고,
별실에서
몰래 듣고 있던 세리스는
얼굴을 찡그렸다.
이른
아침 사건이 일어났다.
물을
길러 가던 개척민은 목격했다.
그리고,
죽었다
날카로운
손톱이 그의 목을 찢어버린 것이다.
마귀의
습격.
덮쳐오는
늑대인간 무리.
개척단이
혼숙하고 있던 막사에 불길이 오른다.
「헤헤
잠꾸러기들,
불타
죽으세요―」
마리스가
즐거운 듯 웃으며,
불붙은
기름병을 던진다.
막사에서
우르르 뛰어나온 개척민은,
늑대인간이나
헤미네에 의해 으깨진다.
곧
달려온 기사들이 지휘를 맡은
아뮤스를 노려 멀리서 포위해 화살을
쏘지만,
늑대인간의
몸을 헌신한 방어에 의해
막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화살을
막고나면 일방적인 살륙이 일어난다.
이제까진
그랬다.
피의
냄새와 비명 밖에 없는 공간.
그것을
만들어 내는 건 아뮤스와
헤미네,
마리스였다.
그래야만
했다
<아…….
죄송……죄송합니다.
전부
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아뮤스는,
바닥을……햝아서,
달라붙은
정액까지 전부……마시겠습니다……
그러니깐.
용서……해
주세요>
갑자기,
들려
온 것은 제발 용서해 달라는소리.
아니
들려온 것이 아니었다.
비추어
지고 있었다.
하늘을
나누듯,
특대의
영상 마술이 전개되었다.
거기에
비추어진 건,
아뮤스가
과거 굴욕속에
촬영당한,
지독하기
짝이 없는 작품.
「뭐……」
아뮤스가
동요한다.
지배
마술로 그녀의 의식과 연결되어 있는
늑대인간들에게도 그 동요는 전달되어,
움직임이
멈추었다.
<아앙……또……합니까,
이미
배가 가득찼는데……목까지,
정액이……올라옵니다……>
아뮤스는
치욕의 불길이 자신의 마음을 불태우고
있는 걸 느꼈다.
저건
「정액과 소변만 먹은 공창은 며칠동안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의도로 촬영된,
아뮤스의
정신을 부수기 위한 실험 영상이었다.
몇날
며칠에 걸쳐 페니스를 빨아,
거기서
나온 것만을 먹으며 산다.
정액을
직접 마시기도 했고,
일단
다른 공창의 질안에 싸 놓은걸 빨아
마시는 기도 했고,
고의로
마루에 흘려 햝아 먹게도 했고,
완전
건조시켜 고형물로 만들어진 걸 먹기도
했다.
아뮤스는
참았다.
실험을
거행한 조련사가 매일 데려 온
「선의」의 무상 노동자에게 「애원」
해 정액을 마시며,
살았다.
끝에
가서는 영양부족이 되는게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
결과,
그녀는
한달간 쉬어야만 했고,
실험
성과가 제대로 안 나온 것에 화난
조련사에 의해 온몸이 정액투성이인채
시가지에 버려졌다
한동안
뒤골목에서 들고양이를 기르듯
그녀 주위의 주민들에게
범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옴트의
공적 기관에 보호되어 그
후 다른 조련사에게 보내졌다.
<우에엑………우에엑…>
영상에서,
아뮤스는
정액이 입에서 넘쳐나와
폭포처럼 토하고
있었다.
모두가..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살륙자가,
피해자가,
중상자가,
부상자가,
도주자가,
저항자가.
그것을
봤다.
지금
눈앞에서 살륙의 지휘를 맡고 있는 여자의 치태를.
그
이상 없을 우스꽝 스러운 모습을.
「후후후.
어떻습니까.
이
왕궁마도사 고단의 영상 마술이.
지난
5일동안
여러분들 세 명의 얼굴을 확인해,
자료를
찾아,
여러분들의
촬영작을 구해왔답니다.
모처럼이니,
개척단의
모든 분께,
지금
자신들을 덮치고 있는 무서운 자들이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알게 해줄까
해서말이죠」
전장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고단이
말을 타고 있다.
말을
탄 채로 오른손을 들고 있었고 그손엔
빛나는 결정을 들고 있었다
그
결정에서 나온 일직선의 빛이,
영상
마술을 재생하고 있다.
고단은
씨익하고 웃곤 말머리를 돌려
진 중앙을 향해 달려 갔다.
「…………잡아,
죽여!」
언제나
냉정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아뮤스는
크게 외친다.
그
명령에,
늑대인간들이
달려나간다.
고단은
도망치고 늑대인간들은
쫓는다.
그
사이 치어 나간 기사들이 죽어
나간다.
양자의
거리가 점점 줄어든다
그러는
동안에도 영상속 아뮤스는
페니스를 입에 물고,
갸날프고
비굴한 미소를
지으면서,
정액을
마신다.
현실의
아뮤스는 그것을 부정하려는 듯,
강하게
소리지르며 늑대인간을 달리게
한다.
「무섭네요
무서워.
그렇게
소리치다보면 또 입안에서
정액이 폭포처럼 튀어나올지도 몰라요.
아뮤스양.
자
그러면,
이번엔
이쪽입니까」
고단은
손에 든 결정을 멈추고,
새로운
결정을 소매에서 꺼냈다.
「리네미아
신성국 대귀족으로 군인으로도
유명하신,
헤미네양.
당신이
얼마나 상스러운 신음소리를 냈는지,
이
고단.
매우
궁금하답니다 」
고단이
결정을 하늘 높이 든다.
그
빛에 의해 영상 마술이 작동한다.
그
광경을 본,
아뮤스는
생각했다.
분노로
인해 아무 생각도 못하고
달리곤 있지만,
마도사로서
자신의 마지막 선을 넘지는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냉정한 사고가,
그녀를
멈춘다.
더
이상 쫓아서는 안된다.
자신이
세운 작전은 기습후 바로 이탈이었다.
그리고
동료를 생각한다.
마리스는
이상하다.
이상한데
그 속엔 편안함이 있다.
그렇기에
자기 마음대로 다루기 쉽다.
헤미네는
정상적이다.
정상적인데
그 안에 격정이 있다.
그렇기에
다루기 쉬운듯 하면서도 어렵다.
이
여행이 시작되었을 때 아뮤스들의
주인을 죽인것도 헤미네다.
그녀는
굳건한 사상,
그
속에 불타오르는 격정을
잠재우고 있다.
이대로론
위험하다,
라고
아뮤스 안의 마도사로서의 이성이
외친다.
헤미네를
멈쳐야 한다.
지금
이곳에서 헤미네가
저 영상을 보게 하면 안된다.
더
이상 말려들면 안된다.
이미
자신들의 군세는 고단을 쫓아 적 깊숙히까지
와 버렸다.
온다.
와
버린다.
그녀가.
세리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