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淫堕の姫騎士 ジャンヌ 03
第二章 惡魔の寄生体
성으로 돌아온 쟌느는 상처치료도 하는둥마는둥 출발준비를 서둘렀다.
「쟌느님, 이것은 적의 함정입니다. 기사단과 함께 라메리에로 가셔야합니다」
사정을 아는 기사장 키스가 진언했지만 쟌느는 듣지않았다.
「라메리에로 기사단를 인솔해가면 외교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여동생때문에 나라를 위험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라메리에는 제국과의 국경에 있는 변경의 마을이다. 예전에는 교역으로 꽤 번성했지만 과거 제국과의 소규모 전투때 상호불가침지역으로 지정된 후부터 쇠퇴하기 시작해 지금은 사람은 살지않고 고블린이나 오우거같은 인간형 몬스터들의 소굴이 되어있는 위험한 장소였다.
「하지만 그 제국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로써는 그렇게 생각됩니다!」
「확실한 증거없이 그런 말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렇기때문에 도발에 응할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이미 의지를 확고히 굳힌 공주의 말을 기사장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걱정마세요. 오우거녀석들은 지휘관을 잃어 이미 흩어졌을테고, 그 남자뿐이라면 절대로 지지 않습니다」
쟌느는 붕대를 감은 오른손 주먹을 꽉 쥐어봤다. 아직 아프긴하지만 검을 휘두르는데 지장이 없을정도까지는 회복되었다. 단기전이니까 충분히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머님께는 비밀로 해주세요. 불필요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작은 나라라고는 해도 국정을 거의 혼자서 맡고있는 어머니에게 또다른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군에 관해서는 일임받은 이상, 여동생의 구출도 자신의 책임이다.
「알았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만약을 대비해서 라메리에 앞에 제가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갈테니 부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키스는 공주의 자존심이 상하지않게 최소한의 충언을 올렸다. 두 눈에서 확고부동하고 절대적인 충성과 경애의 마음이 흘러나왔다.
「알았어요…… 기사장, 그리고, 저……」
갑자기 쟌느의 말끝이 흐려졌다.
「네?」
「아, 저…… 고마워요…… 기사장…」
뺨을 살짝 붉힌 쟌느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시선을 딴데로 돌렸다. 이름을 부르며 감사를 표하는 것은 쟌느에겐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네. 그럼 전 이만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필사적인 각오로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지식한 청년은 인사후 바로 방을 나갔다. 혼자 남겨진 쟌느는 겨우 한숨을 돌렸다. 그저 감사를 표하는건데 필요 이상으로 몸이 긴장한 모양이었다. 흰 장갑안의 손바닥이 땀에 젖어있었다. 무슨 말이든 좀 더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여동생의 구출이 무엇보다 최우선인지라 마음을 고쳐먹고 투지를 불태웠다.
- 찌르르 찌르르
방 한쪽 구석에서 둥글게 몸을 말고있는 모코라가 작게 울었다. 도블고원에서 돌아온 뒤로 기운도 없고, 먹이도 먹으려하지 않았다.
「걱정마. 너의 주인은 반드시 데려올테니까」
이렇게 말하자 검은 눈동자가 쳐다봤다. 이런 벌레도 감정이 있는걸까?
「기다려, 유와」
쟌느의 눈동자가 강한 의지를 품고 푸르게 빛났다.
몇시간 후, 쟌느는 라메리에 구시가지에 서있었다. 공동묘지보다 더 음산한 어둠이 도사리고 있는 부근은 쥐죽은듯 조용하고 인기척도 없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폐가에서 삐그덕거리는 소리만이 기분 나쁘게 들렸다. 이 지역은 밤이 되면 낮의 따뜻함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추워진다. 가볍게 한숨을 내쉬자 하얀 입김이 서렸다. 피부가 따끔따끔거리는 것은 추위때문만이 아니었다. 적지에 있다는 긴장감이 온 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실전을 대비한 훈련을 해온 쟌느에겐 오히려 기분좋은 감각이었다.
「?」
인기척을 느낀 쟌느가 전방을 응시하자 앞에 뻗어있는 어두운 길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예상했던 오우거는 아니고 그 다크엘프도 아니었다. 작아서 어린아이만한 크기였다. 게다가 공격자세도 보이지않고, 이쪽을 향해 휘청휘청 걸어올 뿐이었다.
(뭘 하려는거지? )
적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쟌느는 칼자루에 손을 올렸다가 믿기 어려운 것을 본 것처럼 두 눈이 크게 확대되었다. 푸른색 드레스와 붉은 머리는 분명 여동생이었다.
「유와!」
소리쳐 불렀지만 유와는 반응이 없었다. 마치 감정의 일부분이 빠져있는듯 눈동자는 멍했고, 걷는 것도 인형처럼 비틀비틀 어색했다.
「유와! 정신차려!」
아무래도 적에게 조종되고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쟌느는 칼을 뽑았다. 마음이 괴롭지만 여차하면 칼등으로 칠 각오였다.
(다크엘프녀석!)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에게 칼을 겨눈다는게 마음아팠다. 분노로 인해 칼자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자 붕대에 빨간 피가 배기 시작했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언니」
여동생은 사정권에 들어서기 전에 걸음을 멈추고 말을 건네왔다. 하지만 억양도 없는 그 목소리는 마치 다른사람의 목소리같았다.
「넌 젤릭인가?」
「그렇다. 지금 이 애는 마음이 없는 인형이다. 여동생의 영혼은 내 수중에 있으니 되찾고 싶다면 얌전히 따라오는게 좋을 것이다」
그렇게 말한 소녀는 휙 등을 돌리고 걸어왔던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쪽이에요, 언니」
「크윽!」
그냥 유와를 억지로 데려갈까하고 생각했지만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 모르는 이상 함부로 손 댈 수도 없어 쟌느는 칼을 칼집에 넣고 뒤를 따랐다.
「여기에요」
여동생에게 이끌려 쟌느는 낡은 사원에 들어갔다. 내부는 어둡고 낡았지만, 바닥은 정리되어있는게 사람의 손이 닿은 모습이었다. 게다가 안쪽에서부터 강한 주력의 기운이 느껴졌다. 마음속에선 위험을 알리는 신호가 강하게 울리지만 유와가 계속 걷기에 걸음을 멈출 수도 없었다.
이윽고 자매는 지하의 어느 방에 도착했다. 기묘한 주술도구나 촉매제가 널려있는게 언뜻 보기에도 연구실처럼 보였다. 공기중에 감도는 약품냄새도 불쾌감을 더했다. 주술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쟌느였지만 여기 놓여있는 기기들의 정체는 알 수 없었고, 문양처럼 그려져있는 주술언어도 본 적 없는 것이었다. 상황을 살피던 공주는 방 안쪽에서 남자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몸을 긴장시켰다.
「어서 오십시오, 쟌느공주님」
호리호리한 몸매에 검은 옷을 걸친 장발의 남자는 젤릭. 저번 전투에서 절단되었던 한쪽 팔은 완전하게 재생되어 있었다. 텅빈 표정의 유와가 그 옆에 섰다.
「여동생을 돌려 받으러 왔다!」
남자를 노려보며 잽싸게 칼을 뽑아들었다. 은색 칼이 금새 푸르스름한 빛에 싸이며 마법검으로 모습을 바꿨다.
「그거 치우지않겠나? 안 그러면…」
젤릭은 유와의 목덜미에 손을 대고 비열하게 웃었다.
「낡은 수법을 쓰는군」
쟌느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냉정한 자세를 유지했다.
「죽이고 싶다면 죽여. 유와도 왕족으로써 그정도 각오는 되어있으니까」
「오호, 너……」
공주의 반응이 예상 밖이었는지 젤릭은 유와를 등 뒤에서 안은 채로 슬슬 후퇴했다.
「교섭생각은 없다. 여동생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라. 이것은 명령이다. 그것 때문에 나는 여기 왔다」
쟌느는 의연히 말하며 한걸음 내딛었다. 목앞에 칼을 들이댄 것같은 강한 압력이 그만큼 더 엘프남자에게 밀려왔다.
「교섭 결렬인가…… 그렇다면 좋아. 강제로 너를 갖기로 하지!」
- 쾅!
갑자기 바닥이 무너지며 쟌느의 발 밑에서 대검이 쑥 솟아올랐다. 상당한 두께의 바닥을 종이처럼 찢어버리는 기습이었지만 쟌느는 순간적으로 위로 솟아올랐다.
「흥! 두더지처럼!」
공중에서 목표를 잡고 아래의 적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마법탄을 발사하자 마루에 차례차례로 큰 구멍이 뚫리더니 결국 바닥이 두동강나고 화염이 솟아올랐다. 그 불기둥 중심에 오우거 전사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후후후, 오랜만이다」
특징적인 두개의 뿔이 여전한 기드였다. 솟구치는 연기와 불길은 아랑곳하지않고 여유있게 칼을 든 모습이었다.
「살아있었나…… 바퀴벌레같은 생명력이군」
쟌느는 비웃듯 말했지만 내심 동요했다. 그 때 분명히 목을 베고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는걸 확인했다. 팔은 차치하고, 머리까지 재생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이것이 다크엘프의 주술인가……?
「지금 나는 불사신이다. 지금까지의 원한을 풀어주지」
접합된 목덜미를 어루만지면서 기드가 흉측하게 웃었다. 가볍게 잡은 대검에는 예의 부적이 붙어있어 붉은 빛이 감돌았다.
「그렇다면, 한번 더 목을 잘라주마!」
쟌느는 단번에 승부를 걸었다. 저번 싸움을 통해 공격은 굉장하지만 방어에 빈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 다크엘프남자가 있는데 오우거에게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죽어라!」
역시 오우거의 공격은 동작이 컸다.
「하아앗!」
공격을 손쉽게 받아내고 휘두른 칼이 오우거의 손목을 베었다. 그러나 신경쓰지않는듯 다른손으로 휘두르는 대검의 충격에 뒤로 몇발자국 밀려났다.
「제길!」
몸의 자세를 바로 잡는동안 오우거의 베인 팔이 순식간에 접합되었다.
「말했을텐데? 난 불사신이라고」
뻔뻔스럽게 웃더니, 감촉을 확인하듯 주먹을 몇 번 쥐었다풀었다. 그러나 금발의 공주를 놀라게 만든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인형처럼 가만히 서있는 여동생의 손목에서 선혈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것도 오우거의 상처와 비슷한 위치였다.
「유와…… 도대체 이게 어떻게……」
듣도 보도 못한 주술에 쟌느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큭큭큭, 지금 그 남자와 네 여동생의 영혼은 완전히 하나가 되어있다」
젤릭이 재미있는듯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다치면 네 여동생도 다친다 이거지! 우하하하!」
크게 웃으며 불사의 괴물이 된 기드가 걸어왔다. 잔느는 여동생 때문에 마음껏 검을 휘두를 수 없어 일방적인 방어전이 되었다.
「하하하! 여동생을 베어버리겠다는 각오는 어디 갔나?」
(어떻게 해야하지…?)
아까 그렇게 말은 했지만 실제로 여동생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여기서 자신이 지면 유와를 도울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나라를 생각한다면 해야 할 일은 적의 섬멸뿐이다.
(그렇지만……)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나타났다. 잡념이 들면 검은 무뎌지는 법. 쟌느는 오우거의 폭풍같은 공격에 점점 몰렸다.
「후후! 뭐하는거냐! 그 힘을 사용해봐라!」
마음껏 비웃으며 기드는 대검을 크게 휘둘렀다. 팔과 등의 근육이 크게 꿈틀거렸다. 빈틈투성이라 평소엔 하지않을 공격이지만 쟌느가 공격할 수 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아아앗!」
혼신의 일격을 막아낸 쟌느의 검이 마침내 부러져버렸다.
(이런 제길!)
충격이 발 끝까지 밀려와 몸이 무방비하게 경직되었다.
「우하하핫! 이제 끝이다!」
승리를 확신한 기드가 검을 버렸다. 천천히 가지고 놀 생각인 것이다.
「커억!」
돌덩이같은 주먹이 미소녀검사의 복부를 향해 날아왔다. 간신히 팔을 내려 막았지만 대미지는 컸다. 충격으로 몸이 떠오르자 오우거의 깍지낀 양손이 해머처럼 내려쳤다.
- 퍼억!
얼굴이 바닥에 쳐박히며 떨어지자 온 몸의 뼈가 삐걱거리는 것 같았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넌 좋은 계집이야, 쟌느」
엎드려있는 쟌느의 얼굴에 발이 날아들었다. 그러나 명중 직전에 쟌느는 몸을 뒤집어 가까스로 피했다. 타이트한 검은 미니스커트 아래로 시원스럽게 뻗어나온 다리가 커다란 낫처럼 지면을 따라 날아와 기드의 다리를 걷어찼다.
「크아악!」
큰 소리를 내며 보기 흉하게 나뒹군 오우거는 일순간 쟌느의 모습을 놓쳤다. 당황하며 몸을 일으키는데 뒤에서 하얀 팔이 뻗어와 목을 조였다.
「이야압!」
힘을 집중해 경동맥과 기도를 동시에 압박했다. 상대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완벽한 목조르기. 이것이라면 유와에게 주는 대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기드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겋게 변했다. 그러나 그런 상태에서도 기드는 일어났다. 역시 체격의 차이가 너무 컸다. 바이스 같은 억센 손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자 견딜 수 없었다.
「에잇!」
노성과 함께 공주의 몸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오우거로썬 인간에게 목이 조인게 상당한 수모일 것이다. 분노에 휩싸여 대검을 집었다.
「죽여버리겠어!」
살기가 넘치는 검이 눈 앞으로 다가왔지만 충격을 받은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죽음의 위기에서 쟌느속에 있는 뭔가가 터져나왔다.
「하아아아앗!」
다시 출현한 성스러운 빛의 날개. 그것은 쟌느의 등에서 손바닥만하게 퍼지더니 빛의 검이 되어 전방으로 날아가 기드의 두터운 가슴을 뚫고 등 뒤로 나왔다.
「크아아악!」
피범벅이 된 오우거의 거체가 천천히 뒤로 넘어갔다. 하지만, 저기 떨어져있던 여동생도 푸른색 드레스를 새빨간 피로 물들이며 쓰러졌다.
「아아악!」
「유와! 유와!」
그 모습을 본 쟌느의 푸른 눈이 찢어질듯 커졌다.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을 상처입혔다는 죄책감이 격류가 되어 공주의 이성을 박살냈다.
「으아악!」
격렬하게 떨리는 등 가운데서 빛의 날개가 자주색 섬광을 날리며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마치 별개로 살아있는양 꿈틀거리며 점점 커졌다.
(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지…?)
지금까지 느낀 적 없는 감각이 등에 작열했다. 마치 칼로 난도질하는 것처럼 뜨거웠다.
「나타났나……?」
여지껏 조용히 구경만 하던 젤릭이 낮게 중얼거리기 시작하자 빛의 날개는 급격히 빛을 잃고 작은 점으로 변하더니 팍 하고 완전히 사라졌다. 동시에 쟌느도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으으으……」
공주의 몸에 굉장한 탈력감이 덮쳤다. 그 힘을 하루에 두번 쓴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몸 안의 피가 모두 납으로 바뀐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몸이 무거웠다.
「흐음… 아직 무리였나? 뭐, 좋아. 시간들여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을테니……」
씨익 웃은 젤릭이 손가락으로 마법진을 그리자, 붉은 빛으로 변한 마기가 중심으로 모여들더니 작은 회오리가 되어 맹렬하게 소용돌이쳤다. 잠시 후, 소용돌이가 사라지며 거기에 기괴한 마물이 출현했다. 좌우에 여섯쌍의 다리가 났고, 긴 꼬리가 있었다. 독이 있는듯한 적색 표면은 미끈미끈한 점액으로 덮여있었다. 생물로 말하자면 전갈에 가까운 느낌이 들지만 혐오스런 외모는 늑골과 척추를 억지로 끼워맞춘 것처럼도 보였다. 꼬리까지 치면 사람의 키만한 크기였다.
「자, 가라!」
젤릭의 지령을 받은 마물은 빠른 속도로 공주에게 다가갔다.
「이, 이건!」
무서운 괴물을 본 쟌느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지만 피하려고 하기도 전에 마물이 정면으로 달려들어 순식간에 자유를 빼앗았다.
「아앗!」
이미 탈진한 몸으로는 저항할 수 없는 쟌느는 천장을 향해 넘어뜨려졌다. 기괴한 마물은 맨 위와 맨 아래의 다리로 몸을 버티면서 남은 8개의 다리로 공주를 꽉 껴안았다.
「떨어져! 이 더러운 괴물!」
고함지르며 반항했지만 꽉 붙잡혀 숨이 답답했다. 힘이 없어 저항이라고 할 만한 것도 하지 못한채 마물아래에 깔려 고개를 젓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는 동안 벽에서 기어나온 촉수가 유와와 기드의 몸을 질질 끌고 갔다.
「여동생을 어떻게 할 생각이야!」
「치료하려는 것이니 걱정마라. 그보다 네 걱정부터 하는게 어때?」
젤릭의 비웃음에 정신차려보니 마물의 배에서 끈적끈적한 점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이게 뭐야! 안 돼!」
불결한 점액이 가슴위로 퍼졌다. 그 때문인지 옷감이 순식간에 녹아버리고 새하얀 젖가슴이 나타났다. 탄탄하고 신선한 젖가슴은 누워있는 자세임에도 아름다운 원추형을 내보였다. 아직 어리지만 부드럽고 탄력있는 젖가슴은 늘씬한 쟌느의 몸매와 어울리게 손바닥만한 크기였다. 그것이 점액에 젖어 빛나는 모습은 요염한 광경이었다.
「아직 다 자란게 아니겠지. 임신하면 더 커질테고」
남자의 품평에 피가 꺼꾸로 솟았고, 남자의 시선에 굴욕감과 수치심이 타올랐다.
「흥, 이런 괴물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주제에! 자존심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비겁한 놈!」
상대방을 화나게 하려고 떠들었지만 젤릭은 능글맞게 웃을뿐 도발에 넘어오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전갈형 괴물의 입에서 새끼손가락정도 굵기의 촉수가 뻗어나와 귀여운 유두에 달라붙었다.
「아윽!」
커다란 민달팽이가 달라붙은 것처럼 미적지근하고 기분 나쁜 감촉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손댄적 없는 민감한 곳을 괴물이 희롱하자 분노와 수치가 치솟고 피가 들끓었다. 거칠게 몸을 움직이면 짧은 미니스커트가 말려올라가 버리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큭큭큭, 그 녀석에게 걸리면 어떤 여자라도 음란한 암컷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슬쩍슬쩍 보이는 새하얀 팬티에 웃음을 띠우며 젤릭이 말했다.
「거기 세로로 새겨진 주름이 가려진 부분을 연상시켜 남자의 성욕을 자극하는군」
「시, 시끄러! 이런걸로 내가… 어떻게 될 줄 알고!」
화려한 금발을 흔들면서 저항하는 쟌느. 굴욕과 분노가 그녀의 아우라를 더욱 빛나게 해 반짝이는 눈동자에 아름다움이 더해졌다. 그러나 내면에서는 젖꼭지를 빨아대는 음미한 고문에 신음을 참는게 고작이었다.
「후훗, 자궁에 기생체가 착상되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뭐! 기생체!」
모골이 송연해지는 그 말에 움찔한 쟌느는 당황하며 다리를 모았다.
「그 녀석은 여자의 자궁에 알을 낳는 녀석이다. 그리고 네 몸안에서 부화한 새끼는 너의 성욕을 지배해 항상 발정난 상태로 만들지」
무시무시한 말을 재밌는 일인양 얘기하는 다크엘프의 얼굴에선 광기조차 엿보였다.
「게다가 그 기생체는 너의 자궁과 난소를 개조해서 넌 이종족(異種族)의 새끼도 잉태할 수 있게 된다. 상대가 오우거든지, 아니면 고블린이든지」
「뭐, 뭐라고!」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능욕이었다. 추악한 오우거들에게 범해질 뿐 아니라, 그들의 자식을 잉태하게 되다니…… 여자의 행복인 임신과 출산까지 개조된다는 공포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안 돼, 이대로는……)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괴물에게 쟌느는 마력으로 대항을 시도했다. 정신을 집중해서 진공의 칼날을 만들려고 했지만,
「흐윽! 아아앗!」
괴물이 양쪽 젖가슴을 세게 빨아들이자 공주는 숨가쁜 비명을 토했다. 어느샌가 가슴에 달라붙은 촉수의 숫자가 늘어나서 한쪽에 5개씩 모두 10개의 촉수가 동시에 빨아댔다. 게다가 고문의 목적은 육체만이 아니어서 거기로부터 마력이 빨려나갔다.
(힘이 빠져나가고 있어…… 이래서는……)
마법마저 봉쇄되자 마법검사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떠올랐다.
「쓸데없는 짓. 너가 도망갈 방법은 없다」
「이, 입 닥쳐! 이정도쯤은……!」
갑자기 더 강해진 마력흡입에 목이 막힌 쟌느. 10개의 촉수가 꿈틀거릴때마다 몸에서 힘이 자꾸자꾸 빠져나갔다. 마치 영혼을 빨려나가는듯한 기묘한 느낌이었다.
(아아, 가슴이…… 이상해……)
촉수들이 빨아댈 때마다 날카로운 감각이 가슴 중심을 관통했다. 마치 전기가 흐르는 바늘에 심장이 찔리는 것 같은 선명하고 강렬한 자극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그리고 가슴에 퍼부어졌던 점액때문인지 젖가슴 안쪽에선 녹아내리는듯한 뜨거운 마비감도 느껴졌다. 거기에 마력을 빨아마시는 순간의 탈진감도 겹쳐 저항은 금새 꺽여졌다. 집중 공격을 받은 탓에 이런 상황에서도 오독 발기해버린 유두는 핵심표적이 되어 더욱 강한 흡입고문에 시달렸다. 땀방울이 구슬처럼 맺히더니 가슴 골짜기 사이로 흘러내렸다.
「으으으……」
마침내 힘을 전부 빼앗긴 공주의 머리가 뒤로 툭 떨어지고 황금색 머리카락이 힘없이 흔들렸다.
「크르륵… 크르륵… 크르륵……」
마력을 충분히 흡수했는지 마물이 이빨사이로 침을 흘리며 만족스럽게 울었다. 길게 흔들리는 꼬리 끝에 투명한 통모양의 기관이 스윽 나타났다. 그것은 굵은 부분과 가느다란 부분 2단구조로 되어 주사기와 모양이 비슷했다. 국수처럼 가느다란 부분은 적당히 부드러워 보였고, 굵은 부분은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만든 고리모양의 굵기로 내부에 하얀색의 탁한 점액이 채워져있었다.
「후후후, 드디어 생식기관이 나왔어. 드디어!」
젤릭의 말에 퍼득 얼굴을 드는 쟌느. 푸른 눈이 마물의 동체너머 수컷의 무서운 생식기관을 보고는 상황을 파악했다.
「그만둬! 더 이상 치욕을 당할 바엔 혀를 깨물고 죽어버릴거야!」
「그러던지. 죽어도 다시 바로 소생시키면 되니까」
신경 안쓴다는듯한 다크엘프의 말은 사실일 것이다. 기드의 부활을 두 눈으로 직접 봤기에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아아, 어떡하지…)
죽음조차 허락되지않는 궁지에 몰려 당황하는 쟌느. 다리를 바싹 모으고 힘을 주는 최소한의 저항도 헛되이, 마물의 다리에 의해 억지로 벌어진 건강한 허벅지사이에 남아있는 것은 작고 하얀 천 한장. 이것으로 마물의 침략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생식기관 끝의 가느다란 부분이 팬티의 아랫부분를 꾹 눌렀다. 가려져있긴 하지만 정확한 중심이었다.
어깨가 떨리며 절망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성체험같은건 당연히 없고, 자기말고 이곳을 건드리는 것도 처음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괴물. 아무리 강하고 용감한 공주라도 공포를 억누를 수 없었다. 핏기가 사라진 얼굴에 뺨만 씰룩씰룩거렸다.
「후후후, 분한가? 처녀막은 남겨줄테니 안심해라」
창백하게 변한 쟌느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다크엘프가 비웃었다.
(이런 놈한테…… 이런 굴욕을 당하다니……)
황금색 음모속에 도톰하게 솟아오른 대음순은 몰래 피는 밤의 꽃처럼 아름답게 빛났다. 좌우 양쪽의 깨끗하고 도톰한 꽃잎 안쪽에 얇고 부드러운 복숭아색 입술이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마치 벌꿀을 바른 것처럼 촉촉한 물기를 띤 점막은 아직 여자의 즐거움을 모르면서도 수컷을 유혹하는 성적매력이 배어있었다. 물론 그것은 마물이 토해낸 점액으로써 쟌느 자신이 적신 것은 아니지만 윤활효과는 충분하기에 투명한 관이 드디어 침입을 개시했다.
「커억!」
화끈거리는 아픔과 함께 투명한 관이 처녀막의 작은 구멍사이로 기어들어왔다. 새끼손가락만한 삽입으로 처녀막은 건재했지만 오욕감은 사라지지않았다. 더 큰 절망에 빠트리려는듯 생식기관의 끝에서 안쪽을 향해 갑자기 백탁액이 분출되었다.
「먼저 세정이다」
「아으으으…」
자기도 손댄적이 없는 민감한 점막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새겨진 것은 타는듯한 충격.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뜨거움에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것은 단순한 뜨거움이 아니라 신체의 깊고 은밀한 곳에 잠자고 있던 여자로서의 ‘육체’를 흔들어 깨우는 일격이었다.
(더럽혀졌어…… 더럽혀져 버렸어……)
절망의 늪에 빠진 쟌느의 머리에 순간 기사장 키스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마물에 의한 능욕의 쇼크도 채 사라지지 않았는데 또다른 새로운 감각이 공주를 덮쳤다. 점액에 젖은 속살이 저릿저릿 쑤시며 작열감이 깊숙히 전파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마치 무수한 불티를 뱃속에 뿌린듯한 뜨거움이었다. 그것은 젖가슴의 달콤하고 뜨거운 마비와 공명하며 전신의 신경을 일깨웠다.
(아앗, 뭐야 이건?)
뜨겁게 달아오른 점막이 지금까지 생리때 외엔 의식한 적 없는 자궁의 위치를 알려줬다. 화끈거리는 점막이 삽입되어오는 차가운 관에 놀라 수축했다.
「큭큭큭, 전에 실험용으로 개조된 여자는 오우거의 자식을 열 명 넘게 출산했다. 기생체가 정착되면 너도 그렇게 될거다」
「그, 그런……」
사랑하는 사람의 자식을 낳는 신성한 행위까지 능욕되어, 가축처럼 오우거나 고블린의 자식을 출산하게 된다는 절망감에 몸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태내에 마물의 공포스러운 수태기관의 존재를 분명하게 감지하고는 이빨이 딱딱 부딪칠정도로 무서워졌다. 그 때 절반정도 침입한 관의 끝이 서서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처녀막을 통과하고 있는 부분은 여전히 가느다란 상태에서 끝부분만이 공주의 질내에서 팽창했다.
「아흐으으윽… 이, 이건?」
몸 안쪽이 확장되는 이상한 느낌에 쟌느가 당황하는 동안에도 끝부분은 자꾸자꾸 커져갔다. 보지속에서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앗!」
처녀지가 꽉 차 아랫배가 뻐근한 압박감에 하얀 턱이 젖혀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능욕의 연속에 주먹이 저절로 꽉 쥐어졌다. 아직 순결한 처녀인 공주를 괴롭히며 팽창하는 물체는 메추라기 알만한 크기까지 커진후엔 작은 돌기들이 무수히 솟았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가느다란 줄기의 끝에 사마귀같은 돌기가 달린 구체가 되었다.
「너를 처녀인채 범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것이다. 충분히 즐기도록」
젤릭의 말에 맞춰 고문도구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몸 안의 구체도 부드러운 점막을 확대하면서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움직였다.
「아악! 멈춰! 그만 멈춰!」
미개발상태의 속살들이 조금씩 풀어지며 개발되는 것이 분명했다. 점액덕분인지 고통은 적지만 이물질의 삽입감은 너무나 컸다.
(이런… 이런 괴물같은 것에……)
처녀막 자체는 무사할지라도 능욕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여자로서 가장 신성한 곳을 모욕당하는 슬픔과 원통함으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공주의 고뇌와는 상관없이 마물의 생식관은 계속해서 뿌연 점액을 토해내 쟌느의 속살을 달콤하게 녹이면서 침입을 속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생식관의 가느다란 부분이 완전하게 쟌느의 질내에 채워졌다. 구체가 자궁에 파고들어가는듯 찌잉하는 아픔에 쟌느는 눈썹을 찡그렸다.
「아으윽, 으으으……」
아픔은 거의 없지만 낯선 거북함은 상당했다. 중요한 부분이 손상되지않을까 걱정됐지만 무서워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능욕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생식기관은 주름들을 펴듯이 밀면서 천천히 후퇴해 처녀막을 안쪽에서 노크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전진해 자궁을 눌렀다. 괴물이라고는 생각되지않을만큼 섬세한 움직임이 반복되었다.
(뭐지……이 느낌은……? )
구체가 가장 안쪽에 이르는 순간의 묵직한 압박감. 뽑아낼때 점막까지 끌려나오는듯한 일순간의 적막감. 처녀인 쟌느에겐 미지의 감각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몰려왔고 집요하게 반복될 때마다 감각은 예리해져 저릿저릿한 전류가 몇 번이나 척추를 타고 찌르르 흘렀다.
「으으으윽……」
머리로는 이해되지않아도, 느끼는대로 반응하는 것이 여자의 몸이다. 쟌느의 점막에서도 끈적한 점액이 배어나와 음탕한 물소리를 냈다.
- 철벅, 철벅, 철벅
마물의 점액과 공주의 애액이 뒤섞이며 거품을 일으킨 백탁액이 처녀의 구멍으로부터 끈적하게 넘쳐흘렀다.
「후후훗, 공주님은 상당히 음란한 소질이 있는 모양이군. 정력이 절륜한 오우거족의 암컷노예로 적당해」
비웃음 가득한 젤릭의 붉은 눈동자가 적개심으로 불타는 쟌느의 푸른 눈을 노려봤다.
「하아하아…… 아무리… 더럽혀도…… 나의 마음까지…… 무너트리진 못 해!」
「후후후, 허풍이 얼마나 계속될까? 오, 준비가 끝났군」
「크륵, 크르륵…」
마물이 턱을 치켜들고 꼬리를 흔들었다. 백탁액으로 채워져있던 생식관내에 수많은 붉은 알들이 섞이기 시작한 생식기관 끝의 구체를 깊게 찔러 넣어 자궁입구로 파고들었다.
「드디어 기생체의 알이 들어간다」
쟌느에게 그 말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안 돼! 그러지 마! 그런건 싫어! 그만둬!」
평소엔 냉정하던 공주도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미친듯이 금발을 흔들며 몸을 뒤틀었지만 묶인 팔다리는 풀리지않았다. 생식관 내에서 주사기처럼 백탁이 압축되더니 다음 순간, 쟌느의 몸 속으로 알들이 단번에 발사되었다.
「아아아아악!」
고압의 탁류가 자궁입구를 뚫고 자궁 내부까지 흘러들어갔다.
(뭔가가 들어와……! 아흑…… 뜨거워…!)
열류가 흘러들어오는듯한 뜨거움과 중량감. 구체에서 분출된 점액과 알들은 거의 대부분 자궁내로 주입되어버렸다. 그러나 산란은 아직 끝난게 아니었다. 비워진 생식관에 곧바로 새로운 점액과 알들이 충전되더니 또다시 일어나는 고압분사. 태내에 열류가 소용돌이치며 알들이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아악! 안 돼! 더 넣지마!」
점액에 범해진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주입은 굉장했고, 그 충격이 정수리까지 밀려왔다. 부츠를 신고있는 발 끝도 부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아직 10번도 더 남았으니 괴물의 알을 확실하게 받아들여라」
「크윽! 반드시…… 반드시 복수하고 말겠어!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야!」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젤릭을 노려봤지만, 연속해서 이어지는 산란분사에 끝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끝났나, 젤릭?」
두개의 뿔이 달린 오우거가 뿌연 점액투성이가 된 채 힘없이 늘어져있는 공주를 바라보며 음탕한 웃음을 지었다. 중상에서 회복된 바로 직후일텐데 자지는 굉장한 기세로 발기되어 있었다.
「아, 물론. 하지만 기생체가 확실히 정착할 때까지 사용불능이니 당분간은 참아라」
오우거족의 정력에 어이없어하며 젤릭은 공주의 다리 사이에 주저앉았다. 대량의 알들이 주입된 쟌느의 아랫배는 살짝 부풀어올랐고, 배꼽아래 자궁이 있는 부근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그 반점은 뭐지?」
「이건 기생체의 성장을 보여주는거다. 지금은 꽃봉오리지만 정착이 완료되면 꽃잎이 벌어지며 활짝 핀다」
설명하면서 젤릭은 아무것도 그려져있지않은 부적을 꺼냈다. 그것으로 정신을 잃은 공주의 보지를 가려주듯 붙이자 빈틈없이 밀착한 부적에서 은은한 빛이 나며 보지를 떠올리게 만드는 붉은 무늬가 떠올랐다. 옆의 완만한 곡선은 대음순을, 눈동자처럼 보이는 중앙의 무늬는 보지입구의 위치를 정확하게 그려냈다. 클리토리스의 위치도 정확해서 살짝 솟아있었다. 부적 아래의 형태와 다름없는 윤곽이 떠오른 그 모습은 가려진만큼 오히려 더 음탕한 인상을 주었다.
「일주일정도만 기다리면 될거다」
「일주일이나? 너무 긴데…」
초조한 모습으로 부적위를 쓰다듬었다. 부적은 부드러운 종이이므로 섬세한 점막을 손상시키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 무늬는 공주의 보지 형태를 보여주지」
젤릭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오우거의 굵은 손가락이 중심부분을 쿡쿡 찌르자,
「으으음……」
쟌느가 작게 신음하며 몸을 뒤척였다. 그러자 안에 주입된 점액이 밀려나왔는지 부적에 스며들어 퍼졌다.
「이거, 참기 힘든데…」
자지를 훑어대며 눈에 핏발을 세우는 기드의 모습은 야수 그 자체였다. 젤릭이 없었다면 벌써 덮치고도 남았을 기세였다.
「지금 범하면 기생체는 정착하지 못한다. 그럼 너의 자식도 못 낳게 되겠지」
「그건 안되지. 어쩔 수 없이 참아야겠군」
참기 힘든 모습의 기드였지만 그 말에 납득하며 방을 나섰다.
「여동생한테 빨게 시켜야겠어」
「쟌느의 힘에 따라 기간은 달라질수도 있어」
그 뒷모습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는 젤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