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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宦官)의 은밀한 色 -7-


 



장보도가 가리키는 곳은 그곳은 북경의 교외에 자리하고 있는 하나의 오래된 동부(洞府)였다. 동굴은 너무 은밀하여 동굴이 그곳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다시 말해, 지도를 통해 위치를 알고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는 발견할 수 없는 지극히 은밀한 동굴이었다.


유세하는 현재 휴가 중이다. 유세하가 휴가를 신청했을 때, 그 소식은 홍귀비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녀는 펄쩍 뛰며 급히 유세하를 불러들였다. 휴가기간 동안 유세하를 볼 수 없다는 것은 귀비에게 고통이었기 때문이었다.


휴가를 가지 못하게 하려는 홍귀비를 겨우 말린 유세하는 곧바로 작별을 고하고는 황궁을 빠져나왔다. 전날 미리 휴가에 대한 허가증을 받아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지도가 가르키는 곳으로 온 것이다.



“여길 들어가야 한단 말이지.”



동굴 입구를 앞에 두고 유세하는 마른침을 삼켰다. 긴장을 많이 했는지 손에 땀이 배었다. 으스스한 분위기의 동굴을 바라보기만 해도 꺼림직 했다.



(이런 제길, 정말 들어가기 딱 싫은 풍경이군.)



하지만 어쩌랴 용기가 있는 자만이 보물을 차지할 수 있는 법이니,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마음을 굳게 머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한 발 한 발 움직였다.


저벅저벅


유세하는 자신의 발소리를 들으며 회절(回折)되어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의지하여 동굴 깊숙이 전진하였다. 오른손에는 유사시를 대비해 준비한 검을 쥐고 왼손으로 벽을 만지면서 방향을 가늠한 다음 신속하게 움직였다. 칼자루를 움켜쥔 손에 땀이 흥건하게 찼다. 그렇게 얼마간 이동했을까?



“여기다!”



거대한 석실이었다. 맞은편 끝에 삼 장 높이의 큰 석상이 있고 그 위에 가부좌를 튼 시체가 자리하고 있다. 석실 중앙에는 작은 단상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천장에서 쏟아지는 야광주의 빛이 석실을 밝혀주고 있어서 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유세하는 시체를 보고 그 아래 석상에 새겨진 글귀를 주시하고 실소를 흘렸다.


<모든 것을 이루었으니 이젠 죽음만 남았도다. 세월 외에 누가 본좌를 죽음에 이르게 하겠는가! 다만 후인을 찾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다.>


건방지다 못해 광오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유세하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시체, 절벽처럼 큰 석상 위를 홀로 지키는 저 시체가 누구인지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시체에 대해 신경을 껐다. 이미 죽은 사람을 쳐다봐서 무엇을 한다 말인가. 태극무황의 절기가 있는 무덤! 이 곳에 무엇을 건지느냐가 유세하게 중요할 뿐이었다.


유세하는 석실을 찬찬히 살폈다.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았다. 그는 입구에서 석상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오만한 글 귀 옆에 작은 글씨가 새겨져 있어서였다. 가까이 가보니 과연 자세히 보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려운 글씨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건 태극무황의 일대기였다. 스스로 쓴 것 답게 과장에 과장을 섞은 내용이 오색찬란해서 믿기지도 않을뿐더러 믿고 싶지도 않았다. 자연 흘려 익을 수밖에.



(빌어먹을! 무신이라 칭송 받았던 자가 이렇게 자아도취가 심한 인간이라니.)



건질 게 없으니 욕설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한참 후 유세하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태극무황의 무공에 대한 이야기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기록을 보면 그는 무공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믿지 못할 이야기였지만. 우연히 도인이 우화등선하며 남긴 건곤진결(乾坤陳結) 얻어 단박에 강해졌다고 했다.


물론 무공을 아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건곤진결로 깨달음을 얻은 후에 많은 무공서를 독파했다고 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체계도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무공비급을 읽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태극무황은 그저 통제건곤(統制乾坤)으로 생성되는 막대한 내공과 일원태극(一元太極)의 파괴력만으로 고금제일이 된 것이다.


건곤진결은 하늘의 기와 땅의 기가 합쳐졌을 때 생기는 파천황의 역도를 이용한 기공(氣功)이었고 건곤진결은 무림에 나갔을 때 무명소졸이던 사람을 태극무황이라는 거창한 별호를 단 무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무나 하늘과 땅의 기운을 다룰 수는 없는지 태극무황을 제외하고 건곤진결의 후인이 될 수 없었다.


세월이 흘러서 말년의 태극무황은 건곤진결이 사장되는 것이 안타까워졌고 급기야 건곤진결을 고쳐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 대안이 음양신공(陰陽神功)이었다.



음양신공(陰陽神功)


음양신공은 본래 서장으로부터 흘러들어온 무공으로, 음양의 이치인 남녀 간의 성적행위를 생명의 근원이며 깨우침의 첩경으로 신봉하는 천축좌파밀교에서 유래된 것이었다. 음양신공은 음과 양의 기운을 조화시키지 않고 역으로 충돌시켜 내공을 증진 시키고 파괴력을 만드는 방식의 무공이었다.



태극무황은 건곤진결과 음양신공에서 필요한 부분의 요결만 가져와 접목시켜 버렸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일월합일공(日月合一功)이었다.


일월합일공은 어떠한 색공의 채음보양술 보다도 뛰어난 음양신공의 방중술을 이용하여 여자의 음기가 땅의 역활을 남자의 양기가 하늘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합쳐진 성기를 통해서 서로의 기를 연결한 후 일월합일공의 구결에 따라 음양이기를 조화시키면 이종진기(異種津氣)때문에 고생하지 않고 거력의 내공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 내공을 흡(吸)자결과 인(引)자결을 통해 시전자에게 전해지게 만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여자의 보지를 맘껏 쑤셔대면서도 내공의 증진을 꾀할 수가 있는 엄청난 방문외도의 산물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일월합일공에서 태극무황이 제일 공을 들인 것은 다름 아니라 건곤진결 상에서 애용했던 일원태극(一元太極)과 같이 강기를 뿌릴 수 있는 파괴력적인 부분이었다. 소싯젓에 그로 인해 재미를 봤던지라 포기하기가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연구 끝에 음양신공 자체의 운용방식을 체외에서 발현하는 방법을 택하여 음양합벽(陰陽合壁)이라는 기술을 만들어 내었다한다.


음양합벽은 왼손에 음기, 오른손에 양기를 모으고 두 손의 손바닥을 부딫친 뒤 손을 전방으로 열면 주위가 초토화되는 강력한 기술이지만 막대한 양의 기와 기를 모아야하는 준비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효과는 태극무황이 만족할 정도로 발군이었다. 또 문제점을 보완할 편법도 강구했기 때문에 태극무황은 괴이치 않았다.



“이런, 젠장할!!! 으아아아아아!!!”



유세하는 태극무황의 글을 다 읽고나서 길길이 날뛰었다. 하필, 마지막에 남기는 무공이 방중술로 내공을 쌓는 방법이라니...... 환관인 유세하에게는 그림의 떡이 아닌가. 또 음양합벽은 뛰어난 절기이지만 일월합일공을 연성하지 못하면 제대로 위력을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일단 유세하는 일원합일공의 구결이 적혀있다는 단상으로 다가갔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품고서 말이다. 단상위에 올라서 내려다보았다. 설명대로 일월합일공의 내용이 음각되어 있었다.


초조하게 구결을 읽어가던 유세하의 눈빛이 살아났다. 태극무황은 자신이 남기 무공을 익힐 연자가 몸이 좋지 않은 사람일까봐서 금강옥액(金剛玉液)을 준비해 두었단다.



금강옥액(金剛玉液)


옥같이 보배로운 이 물약(玉液)은 환골탈태(換骨奪胎)는 물론 만독불침(萬毒不浸)과 금강불괴(金剛不壞)를 만들어 준다는 무림영약이다.



환골탈태를 한다면 자신의 양물은 살아날 수가 있다. 양물 때어낸 것이 아니고 근육만 끊었기에 몸이 재구성 되면 죽었던 남성도 재생이 될 것이 때문이다. 유세하는 반색해하며 단상 아래에 손을 넣었다. 곧 그의 손에는 하나의 술 호로가 쥐어졌다.



“이게 금강옥액일가?”



유세하는 호로보며 갸웃했다. 의문이 든 유세하는 고개를 숙여 호로를 내려다보았다.


츠으으!


유세하의 수중에 들린 호로는 마침 천장에서 반사되는 야명주의 빛을 받아서 눈부신 금광을 발산하여 매우 아름다웠다.



(크기가 주먹 정도밖에 되지 않는 호로가 왜 이렇게 무겁지? 일단은 열어 보자!)



유세하는 빨리 금강옥액을 확인 하고 싶은 마음에 꼭 닫혀 있는 호로의 뚜껑을 뽑아 보았다. 순간 호로 안에서 한 줄기 기이한 향기가 흘러 나와 코를 찔렀다.



“야! 향기 좋다!”



유세하는 코를 킁킁대며 안을 들여다보았다. 호로 속에는 수정같이 맑은 옥액이 절반 가량 담겨져 있었다.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니 아주 향기롭고 달콤하였다.



“좋았어. 금강옥액일 거야!”


유세하는 빨리 일월합일공을 익히고 싶은 마음에 호로를 거꾸로 들어 안에 든 내용물을 그대로 들이켰다.


꿀꺽! 꿀꺽!


호로 속에 든 반병의 옥액은 삽시에 그의 목구멍을 타넘어 들어갔다. 금강옥액, 사람을 태초로 되돌린 다는 명약! 뼈를 무쇠보다도 강인하게 만들어 주고 백독이 불침하게 해준다는 희대의 영약 금강옥액이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금강옥액이 뱃속으로 흘러들어가는 순간부터 왠지 온몸이 스멀스멀 기운이 넘쳐났다.



“크윽!... 이제 시작인가?”



우르르!


뱃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부글부글 끓는 것 같더니 형언할 수 없는 노도같은 힘이 폭발하듯 솟구치는 것이 아닌가?



유세하는 불속에 던져진 것 같은 열기에 휩싸여 떼굴떼굴 구르며 비명을 질렀다. 한번 치솟은 열기는 걷잡을 수 없이 그의 내부를 휩쓸고 다녔다.



“아아악!”



유세하는 내부 장기들이 온통 숯덩이가 되는 듯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까마득히 정신을 잃었다.


츠츠츠! 푸시시!


정신을 잃은 유세하의 온몸에서는 매캐한 연기가 치솟았다.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검푸른 연기가 그의 전신 팔만 사천 모공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 연기는 바로 유세하의 몸속에 쌓여 있던 노폐물이 타들어가며 내는 독장이었던 것이다. 금강옥액! 바로 이 희세 영약의 조화인 것이다.


본래 금강옥액을 복용하면 온몸의 노폐물이 연소되어 처음 세상에 태어날 때와 같은 상태, 즉 원영지체(元瓔之體)가 된다. 그리되면 온몸의 경락이 막힘없이 뚫려 아무리 오랫동안 내공을 써도 지치지 않으며, 피부와 근골이 재구성 되면서 더할 수 없이 강인해져서 어떤 외부의 타격에도 상처를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세하는 금강옥액의 효능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었다. 금강옥액의 효능을 극대화시키려면 복용 즉시 운공을 하거나 내가고수가 추궁과혈로 도와 줘야만 하기 때문이다. 유세하는 그 같은 두 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유세하는 희세 영약 금강옥액으로도 금강불괴지신(金剛不壞之身)은 되지 못했다. 대신 금강옥액의 효능은 유세하의 남성을 확실히 치료해 주었다.


우두둑! 우둑! 투둑! 투둑!


기절한 막비강의 전신 골격과 근육이 엇갈리는 소리가 나며 그의 몸이 재구성 되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
.
.
.
.
.
.


“휴우~! 내가 죽지는 않았군.”



정신을 잃었던 유세하는 길게 한숨을 쉬며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유세하는 왠지 온몸이 깃털처럼 가벼운 것을 느꼈다. 유세하는 몸을 일으켜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였다.


몸은 확실히 변화 되어 있었다. 피부 또한 달라졌다는 걸 알았다. 몸을 움직이자 피부껍질과 함께 우수수 떨어지더니 백옥 같은 피부가 수줍게 얼굴을 비췄다. 옷고름까지 풀어 확인해 보았지만 예전에 있던 흉터조차 찾을 수 없었다. 혹시나 해서 양물도 확인해 보았다. 근육을 찍었던 상처도 없었다. 전신 구석구석을 확인해본 유세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일월합일공을 익일 수 있다!”



석실이 무너질 듯한 큰 소리였다.


온몸을 살피며 좋아하던 유세하의 얼굴이 머쓱해졌다. 바짓가랑이 사이로 전과는 사뭇 다른 무엇이 털렁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흡사 담장에 매달려 있던 다 자란 수세미 같은 크기의 검붉은 살덩이였다.



(내…… 내 자지가 언제 이렇게 커졌지?)



유세하는 멍하니 자신의 남성의 상징을 내려다보았다. 이완되었음에도 다섯 치 가까이나 되어보였다. 그러고 보니 그 살덩이 위쪽의 불두덩에도 짙은 음영(陰影)이 드리워져 있었다. 금강옥액은 환관이었던 유세하를 삽시에 충분히 사내구실을 할 수 있는 성인으로 탈바꿈시켜 버린 것이다.



“이거 괜히 쑥스럽네! 하지만 확인은 해봐야 겠지.”



유세하는 바로 홍귀비의 나신을 생각했다. 그녀의 아름다움 몸과 색정에 물든 얼굴을 떠올렸다.



“이런!”



자신도 모르게 경악성이 흘러나지만 곧 유세하의 두 눈은 희열에 물들었다. 자신의 선택으로 남성의 기능을 포기해서 소변을 배출하는 기능 외에는 모든 것을 상실한 아랫도리가 천막을 치고 있던 것이다. 그것도 너무 빳빳하게.....!



“남성이.....남성의 기능이.......확실히 사,살아난 건가?”



하지만 포기해 버린 남성이 살아났다는 기쁨도 잠시 냉철한 사고가 돌아오면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자신이 일월합일공을 익히기 위해 무엇을 간과하고 있었는지가 생각나버린 것이다. 유세하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아연히 천막을 치고 있는 양물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은 지금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지도 못하고 빳빳하게 천막을 치고 있다.


유세하가 간과하고 있던 것은 자신의 신분이 환관이라는 것이다. 다른 환관들이 ‘아! 그래. 남성이 살아났구나. 축하한다.’라며 곱게 보내 줄리는 없었다. 유세하가 내서원에서 교육받은 바로는 교육 중 남성이 되살아난 경우는 환관이 될 기회를 영원히 박탈당하고, 이미 환관이 되어 품계를 받았으면 중죄인으로 몰려 죗값까지 치른다고도 배웠다.



(그냥 무공이나 배우고 무림에나 출도할까?)



도망갈 생각을 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권력을 잡아서 성공을 하기위해 여기까지왔는데 이제와서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일월합일공을 포기하고 다시 남성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작정하고 한 번 했었는데, 두 번은 못할까!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또 싫었다. 이미 포기했던 남성이라지만 굳이 살아난 것을 다시 죽이기는 왠지 꺼림직했다. 게다가 일월합일공이라는 자신에게 엄청난 힘을 줄 무공을 포기하기도 싫었다. 열심히 고민하던 유세하의 표정이 순간 싸늘하게 식었다.



(그렇다면......)



유세하의 눈빛이 위험하게 희번덕거렸다.



“속이면 되지!”



묘하게 뒤틀린 미소를 남긴 그는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섰다. 이 비밀은 무덤 속까지 가져가야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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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재미 없고 무리수가 난무한 이번편을 끝까지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담편은 드디어 여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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