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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宦官)의 은밀한 色 - 2 -

통정(通貞)!


통정이란 환관에게는 ‘평생 순결하다.’라는 의미를 뜻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환관의 입문 기준이다. 정식 환관이 되어 황실의 사람이 되면 모두 같은 대접을 받게 되지만 입문기준에서는 두 가지로 분류가 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통정과 정(貞)이었다.


통정은 자연적인 남성상실이었다. 그것은 선천적인 기형으로 남성을 상실했거나, 사고로 말미암아 자연적으로 남성을 상실한 경우를 말하는데, ‘하늘이 내린 환관’이라고 하여 황실에서 가장 선호하며 심사기준에서도 일 순위로 놓였다.


정은 ‘정결한 몸’을 뜻하는데 성공을 위하여 도자(刀子)장이에게 시술 받아 환관 시험을 보고 합격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전부 그런 것은 아니고 예외로 죄인이 궁형을 받고 환관이 되는 경우에도 속했다.


통정인 환관들이 돈을 주고 대려와 쉽게 시험을 통과시켜주는 반면 정인 환관은 자비를 들여 거세를 한 후 경쟁률이 큰 시험을 치러야 하니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거기다 이들은 통정인 환관과는 다르게 승진을 하게 되었을 때 잘라낸 거시기를 보관한 고승(高勝)을 보여야 하는데 이는 관행으로 굳어져 고승이 없으면 승진 자체가 되지 않는 엄격한 잣대로 자리 잡고 있었다.



[북경(北京)]


화북(華北) 대평원과 북방 산간지대를 연결하는 요지에 자리한 천녀고도다.
남북조(南北朝) 시대 이래 열국의 도읍으로 연경(燕京)이라 불리던 이 북방의 고도(古都)는 몽고족이 세운 대원(大元)제국의 시대에는 대도(大都)라는 이름으로 세상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그 대원제국을 몰아내고 중토를 회복한 명(明)제국 역시 창업지인 금릉 응천부(應天府)를 버리고 이곳으로 도읍을 옮김으로서 연경은 북경(北京)이란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었다.


달그닥! 달그닥!


늦은 저년 무렵, 낙조가 깃드는 북경의 남문 영정문(永定門)으로 한 대의 마차가 북경 안으로 들어섰다.
덜컹거리는 마차는 작은 통해 들어오는 빛을 제외하고는 달리 없었다. 거기다 마차 안은 너무 많은 아이가 타고 있어 비좁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오랜 시간 마차 생활을 한 녀석들이라 이미 익숙해진 터였다.



“넌 어떻게 여기 탈 생각을 했냐?”



나름 덩치가 큰 녀석이 정적을 깼다.
물음을 아이가 고개를 들었다.



“뭐가 궁금한데?”



“그, 그거 있잔아..... 고추.....”



벌써 여러 아이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대화 없는 조용함이 싫어서 덩치의 아이는 심심할 때마다 한 명씩 붙잡고 말을 걸어왔다.



“내가 했어.”



잔잔한 목소리가 마차 안을 울렸다. 모든 아이들이 고개를 들어 시선을 집중시켰다.


꿀꺽!


덩치가 심을 성키며 용기를 냈다.



“설...설마?”



“음낭 밑에 연결된 힘줄과 연결관을 끈었어!”



“.......!”



아이들도 모두 놀란 얼굴이었는데, 상상을 할 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감히 거짓말이라고 말할 아이는 없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목소리가 떨리며 새어나왔다.



“왜?......”



녀석이 처음의 상태로 돌아가면서 남긴 말이 아이들을 또 다른 충격으로 빠뜨렸다.



“힘! 힘이 필요하니까! 빌어먹을 세상에서 살아 남기위해서.....”



세상에 혼자 남겨진 유세하는 먹고 살기도 막막했다. 그래서 그는 환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높은 환관이 되면 권력과 힘이 주어진다고 들은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권력이 탐이 났다. 권력을 쥐기만 한다면 누구도 그를 거지새끼라고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


남성을 죽여야 한다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유세하는 참았다. 도자장에게 시술 받을 돈도 없어서 그냥 으슥한 곳을 찾아 음낭 바로 밑을 냅다 찍어버렸다. 혹시, 남성의 움직임이 살아날까봐 두 번이나 찍었다.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참았고, 그래야만 했다. 환관심사 통과 전에는 돈이 없어서 사전에 돈보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의원을 찾아본 뒤 실행했기에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알아본 대로 돈을 헤아리지 않고 치료도 해주고 돌봐주기도 했다.
후에 유세하는 환관심사를 거쳐 받은 돈으로 셈을 치룰 수 있었고 마차를 타고 북경으로 오게 된 것이다.



“모두 내려라.”



마차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지쳐 늘어졌던 아이들은 하나둘씩 늘어진 몸을 추스르며 밖으로 나왔다. 북경 동북쪽에 있는 거대한 사원 앞이었다. 유세하는 직감적으로 종착지에 도착했음을 알아차렸다. 식사 때를 제외하고는 마차에서 내린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마차 밖 분위기가 어느 때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유세하의 귀로 인솔 책임자인 환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늘고 탁한, 그러면서도 끝이 올라가는 미묘한 목소리였다.



“고생 많았다. 여기 있는 모두가 너희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니, 교육시간 이외에는 눈치 보니 말고 편하게 지내도록 해라. 통정으로서의 자부심도 가지고.”



“통정?”



유세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환관은 유세하를 보며 미소를 드러냈다.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자 피곤할 테니 따라와라. 우선, 이곳에 있을 동안 지낼 곳을 알려주마.”



그렇게 유세하의 환관으로의 삶이 시작 되었다.



유세하가 도착한 사원은 엄밀히 말하자면 내서당(內書堂)이 관리하는 내서원(內書原)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신청을 받아 데려온 아이들은 매일 마차를 타고 사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마차의 행렬이 끝이 나자, 그제야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되었다.
첫 교육은 궁중예절이었다. 황궁에서 써야 할 말투와 행동을 익혀야 했고, 관직에 몸을 담은 관료들의 상하관계도 정확히 파악해야 했다. 상대의 직급에 따라 어떻게 대우를 해야 하는지 세부적인 것까지 배우고 교육받아 나갔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교육이 끝나고도 저녁에 따로 불려 배움을 받아야 했는데, 그 때문에 문맹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 간의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다. 유세하도 이곳에서 글을 배웠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단지, 약간의 육체적 고통만 제외하면 말이다.
그것은 환관 특유의 움직임에서 비롯되었다. 환관은 황실에서 허리를 약간 굽히고, 보폭을 좁혀 종종걸음으로 걸어야 했는데, 그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교두들이 아이들에게 그 같은 행동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오랜 교육 끝에 왜 그렇게 걸어야 하는지 당돌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어느 때와는 달리 교육을 담당하던 환관이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환관은 남자가 아니다!”



환관의 엄한 말투가 실내를 차갑게 했다.



“잘 들어라. 황실에는 환관들이 적게는 만 명에서, 많을 때는 만 오천 명이나 된다. 궁녀들은 그보다 훨씬 많지.”



유세하는 환관의 규모에 깜짝 놀랐다. 그 많은 환관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거기다 황실 내궁은 폐화와 친족, 그리고 궁녀들이 대부분이다. 그들 앞에서 여느 남자들처럼 걷고, 행동하게 된다면 어떻겠느냐? 환관은 남자가 아니다. 남자로서의 위화감을 조성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너희는 이곳에 온 순간부터 남자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유세하가 내서원을 나온 것은 1년의 교육이 끝난 후였다. 기본적인 황실의 법도를 배우고 환관으로서의 임무를 숙지하여 바라고 바라던 황궁으로 입성 하게 되었다. 유세하가 황궁에 도착해 첫 번째로 한 일은, 대기하고 있던 환관을 따라 지리를 파악한 것이었다.


황궁은 크게 세 부분, 외성과 외궁, 그리고 내궁으로 나뉘었다.
처음 성벽을 따라 외성을 한 바퀴 돌았는데, 그때 느낀 감정은 거대한 도시 같다는 것이었다. 빠른 마차로 한 바퀴를 도는데도 한 시진이나 소요될 정도로 넓었다. 외성을 돌고 외궁으로 향하였다.


실질적으로 황실은 외궁과 그 안에 있는 내궁을 뜻했기에 황궁의 방어를 맡은 금의위 위사와 허가를 받은 문무백관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통과할 수 없는 금역이라 할 수 있었다.


유세하는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 처음으로 본 황실의 정경에 입을 벌려야 했다. 외성도 대단했지만, 외궁 내부의 화려함에 비하면 달 앞의 반딧불이었던 것이다. 도대체 궁인지 지상낙원인지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여기서부터 외궁이지만 그 넓이는 어른 걸음으로도 끝과 끝을 가로지르는 데만 한 시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지금부터 견학하며 내부 지리를 상세히 가르쳐 줄 터이지 잘 숙지하고, 길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라.”



“예이!”



유세하는 허리를 숙여 대답하고 환관에게 바짝 붙어 외궁을 구경했다. 설명대로 복작하고 넓게 펼쳐진 건물을 지나칠 때마다 설명이 거짓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외궁 다음으로 견학한 내궁은 생각했던 것보다 삭막했다. 견학을 책임진 환관의 말로는 자객을 막기 위해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도 심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오히려 외궁보다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림의 떡이지만 그나마 전국 각지에서 골라 뽑은, 수많은 궁녀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어 유세하의 실망스러움을 달래 줄 뿐이었다.


황궁의 지리를 대충 파악한 유세하와 동기들은 앞으로 일할 부서가 정해졌는데, 유세하는 외궁을 청소하는 직전감(直殿監)에 배속 되었다. 내심 동창으로 가기를 바랬던 그는 실망을 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부서가 정해졌음에도 궁녀 몇 명이 찾아와 그들을 일렬로 세워놓았다. 그리고는 유세하와 몇몇을 지목했는데, 부서와는 전혀 다른 일을 떠맡게 되었다. 직전감의 환관이면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내궁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일할 곳이 확정되자 거처도 자연스럽게 내궁과 가깝고 내궁에서 일하는 환관들이 사는 외궁의 조양당(助陽堂)에 머무르게 되었다.


 


“하는 일이 힘들지 않는고?”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환관이었는데 통통하게 살이 오른 반면, 얼굴의 주름을 가리기 위해 짙게 분을 바른 그를 보자니 울컥 욕지기가 올라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유세하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도 밝았다. 심중의 감정을 철저히 숨기고 허리를 숙여 옅은 미소로 대답했다.



“니예!”



간드러지면서도 끝에 여운을 주는 목소리가 환관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든 모양이다. 환관은 어찌 보면 역해 보이기까지 하는 미소를 띠며 유세하를 칭찬했다.



“신입이라 걱정을 했더니, 그럴 필요가 없겠구나. 따로 적응기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



“니예! 무엇이든 시켜만 주시옵서서!”



“오호호! 그래, 그래야지. 왜 내성으로 올 수 있었는지 알 수가 있구나.”



말과 함께 그는 묘한 눈으로 유세하의 전신을 훑었다.



(뭐야! 기분 나쁘게 시리.)



“너 정도라면 여기에서도 편히 지낼 수 있을 게야. 외모가 뛰어난 환관에게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네놈처럼 여성스럽고 고우면서 남성적인 매력까지 있는 환관이라면 말이다. 앞으로 외모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라. 그리고.......나머지 것 들은 내궁에서 일하면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늙은 환관의 이야기는 한 동안 계속 되었다. 머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유세하는 경청하는 척, 굽실거렸다.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어....)



유세하는 처소로 돌아와서 늙은 환관의 말의 곱씹어 보니 기분이 찜찜했다. 자세히 말은 해주지 않고 에둘러서 이야기 하니 도통 할 수가 없었다. 아니, 대충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아는 것과 막연하게 짐작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외모가 뛰어난 환관이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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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원래 처음 머리속에 끄적일 땐 색마가 환관으로 위장취업후 그냥 색공으로 따묵따묵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진짜 환관으로 시작하는 인공이가 되어버렸네요. ㅜㅜ
거기다 처음에 선의태후를 극적인 설정을 추가하기 위해 선대황제의 직계가 아니고 방계출신에 얻어걸린 어린(젊은)황제를 아들을 둔 모친으로 잡았더니 황실 족보를 어떻게 설정해야 되야 할지 골이 빠게 지고 있습니다.
일단, 환관으로 집어넣고 성기 회복시키고 여자 따묵을 때가진 OTL...... 차라리 색씬 위주로 했어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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