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돔.femdom]수치의 쾌락5
Ⅲ- ①
재현은 새로운 만남에 마음이 설레이고 있었다.
그는 1년이란 오랜 세월을 같이 보냈던 펨섭을 버리고 새로운 펨섭을 만나러 가는 중있다.
재현의 펨섭이었던 지수는 그에게 착한 노예였다.
자신보다 나이가 한 살 적은 서브였지만 직장에서는 자신의 상사였다.
능력도 꽤 인정받는 캐리어 우먼이었던 그 펨섭을 재현은 보기좋게 차버렸다.
펨섭이었던 지수는 재현에게 울면서 매달렸었다.
일주일 전에 마지막 플을 끝내고 재현은 지수에게 자신들의 만남을 그만두자고
말했던 것이었다.
지수는 골든샤워를 마치고 난 후에 들었던 재현의 그 충격적인 말에 샤워하는
것도 잊고 재현의 다리를 붙잡으며 매달리고 빌고 또 빌었다.
한번만 용서해달라구...
하지만 재현은 지수를 매정하게 차버렸다.
지수는 그런 그의 마음을 돌리기라도 하듯 재현의 성기를 입으로 혀로 애무했다.
그녀는 마치 한마리의 암캐 같이 재현의 성기를 애무하며 그에게 서비스를 해주
었다.
그런 극진한 서비스에도 재현은 지수라는 펨섭에게 질린 듯 그녀를 버렸다.
직장 상사를 차버린 재현은 내심 불안하긴 했지만 지수는 재현의 마음을 돌리려
는듯 그에게 잘해주었다.
하지만 지수는 재현의 마음을 결국 돌리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재현은 자신의 앞날을 위해 지수에게 말을 던졌다.
"가끔씩... 내가 심심하면 데리고 놀아주지. 나라도 가끔은 예전의 노예들을
보고 싶을 때가 있으니깐... 후후... 너 역시 다른 돔을 모시도록 해.
너도 한 녀석만 모시기는 너무 심심할테니... 가끔씩 부르면 나오라구..."
재현은 지수에게 그렇게 말했다.
만약 돔과 섭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버린다면 지수는 재현에게 단순한 직장상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지수는 은근히 재현의 일을 봐주고 있었다.
말단 회사원인 재현이 대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지수의 역할이 있
었기 때문이었다.
재현은 지수를 자신에게 어느 정도는 속박시키고 그녀를 이용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재현이 지수에게 한 말은 효과가 있었는지 지수는 재현에게 부하직원에게 대하
듯이 편하게 하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자신의 돔으로서 돌아올지 모른다는 생각과 그렇게까지는 안되더라도
자신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멜돔이 될 수 있을거란 생각에서였다.
재현의 나이는 29살이었다.
혼자 사는 직장인이었고 어제는 채팅에서 만난 펨섭을 만나러 가는 중이었다.
그의 가방 속에는 채찍과 개목걸이가 있었다.
여관에서 플을 하게 되면 펨섭을 데리고 놀 도구였다.
"푸후후... 어떤 년이 나올런지는 모르겠지만... 재밌게 놀아주지. 크크..."
재현이 새롭게 만나기로 한 펨섭과 눈이 마주쳤을 때 재현의 성기는 발딱 서버렸다.
돔과 섭, 엣셈을 떠나서 저런 미인은 처음 봤다 싶을 정도로 굉장한 미모의 여성
이 자신의 노예가 되겠다고 나타난 것이었다.
"암.... 캐미니 신가요?"
재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민희에게 그렇게 처음 질문을 했다.
"네... 새디돔 이시죠?"
민희 역시 수줍은 미소로 재현에게 당사자임을 확인했다.
"네에... 후후... 굉장한 미인이시네요."
"가..감사합니다."
"저녁은 드셨져?"
재현은 시계를 보며 물었다.
원래 집에 있던 채찍과 개목걸이를 가방에 넣고 나오느라 늦은 시간에 만나자고 했다.
"네..."
"그럼, 어디가서 간단하게 술이나 한잔 하면서 얘기부터 하죠 뭐..."
재현은 돔 답지 않게 실실 거리는 웃음으로 민희에게 말했다.
"그래요, 그럼..."
민희는 프리랜서였다.
웹쪽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능력있는 프리랜서였다.
그는 대학교 때 여러 평범한 남자들을 자신의 노예로 데리고 놀았었다.
그것을 4년이나 하다보니 이제는 남자란 존재가 너무나도 하찮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의 엣셈 생활에 새로운 재미거리가 찾아왔다.
그것은 엣셈계에서 돔이라고 부르는 두 종류 멜돔과 펨돔...
멜돔을 자신의 노예로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난 것이다.
처음 고등학교 때 만난 멜섭들은 아무 꺼리낌없이 자신의 노예로 쉽게 만들 수
있었다.
그들은 마치 먹이만 주면 침을 질질 흘리며 쫓아오는 똥개새끼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대학 4년의 평범한 남자들은 엣셈을 모르니까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한번 찍은 남자는 다 자신의 노예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같은 돔인 멜돔을 자신의 노예로 만들어보겠다는 민희의 생각이었다.
멜돔...
일단 펨돔보다는 힘이 세다.
그런 멜돔을 어떻게 노예로 둘 수 있단 말인가...
주위의 펨돔 친구들이 말리긴 했지만 민희의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엣셈을 모르는 평범한 사내들보다는 멜돔을 복종시키는 게 더 빠르고
쉬울 거라는 생각이었다.
일단 멜돔들은 이 세계의 생리를 잘 알고 있고 일단 지배하겠다는 생각만 고쳐먹
게 하면 바로 복종하는 것이 엣셈머들이었다.
민희의 멜돔 사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Ⅲ- ②
아르바이트 생이 다가오자, 재현은 간단하게 맥주와 안주거리를 시켰다.
먼저 나온 서비스 안주 중 쥐포를 뜯어 먹으며 재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본명이 뭐에요?"
"민희에요. 이민희..."
"아, 그래서 암캐미니였군요."
재현은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멋적게 웃었다.
"그런 셈이져. 근데 새디돔님은 이름이...?"
"주재현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에요."
민희는 이 평범한 샐러리맨이 멜돔 쪽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멜돔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래서 일부러 이 남자를 택해긴 했는데 말을 어떻게 꺼낼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플 경험이 많으세여?"
"움... 저 사실 돔이에요."
"네...?"
재현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돔이라니... 섭이라고 해놓구선...
"저.. 저기... 펨섭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민희는 일단 말을 그렇게 내뱉었기 때문에 밀고 나가자는 식으로 말을 해야겠다.
"돔과 섭의 관계가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 그야 주인과 노예 죠."
민희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아르바이트생이 맥주를 가져오는 것을 보고 말을 멈추었다.
아르바이트생은 그들을 테이블에 맥주 500을 올려 놓고 다시 자기의 자리로 돌아갔다.
"물론.. 주인과 노예이긴 하죠."
민희는 다시 말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건 성향에 맞춰서 만나는 것일뿐이죠. 멜돔은 펨섭을, 펨돔은 멜섭을...
물론 섭들이 복종을 하는데서 오는 지배의 욕구를 충족하긴 하지만...
왠지 싱겁지 않으세요?"
재현은 민희가 말하는 것을 심각하게 듣고 있었다.
"싱겁다구요?"
"우리가 그들을 지배하긴 하지만 시작부터 그런건 아니었잖아요.
그들이 복종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해서 만나는 거고 서로가 어느 정도 맘에 들면
돔과 섭의 관계가 이루어지는거구요."
"그..그렇긴 하죠..."
"아무래도 그렇게 해서 얻는 지배감은 쾌감이 덜 한 것 같아요.
한데... 만약 돔끼리 그것을 한다면...?"
민희가 그 말을 꺼내자, 재현의 눈은 번쩍거렸다.
"도..돔끼리...?"
"그래요. 저는 재현씨를 서브로 두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온거에요."
"하하하... 농담마세여. 저도 돔인데 그게 가능한가여."
재현은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만약 멜돔인 재현씨가 저를 지배해 본다는 상상을 해보세요.
저 역시 펨돔인데 제가 만약 재현씨에게 복종하는 암캐가 된다면 재현씨 역시
그 지배에서 오는 쾌감은 보통의 펨섭들을 지배하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틀릴걸요."
재현은 다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수... 윤지수...
자신이 그녀를 떠나보내려고 했을때 그녀는 자신에게 울고 불며 매달렸다.
왠지 흥미가 떨어지는 여자였다.
하지만, 이 여자의 첫인상에서 나타난 도도함과 아름다움...
이런 여자를 만약 자신의 음란한 암캐로 만든다면 그 쾌감은 정말 다를 것이다.
물론 돔이 섭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만큼 돔은 자신이 섭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엄청난 수치심을
느낄 것이다.
섭이 원래 느끼는 수치심과는 그 차이가 클 것이다.
돔이 섭이 된다...?
흥미로운 일이기는 분명했다.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뜻이죠?"
"생각이 정리가 되셨나요? 호호..."
민희는 재현을 바라보며 쾌재를 불렀다.
걸려 들었네~
"뭐 간단해요. 게임을 하는거죠.
그 게임의 승자가 당연히 나머지 돔을 섭으로 다스리는거죠."
"게...게임이요?"
"네. 계약 기간은 한달. 대신 서브가 된 사람은 한달 동안 돔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게임 종류는 뭡니까? 스포츠로 할 수도 없고... 음... 피씨 게임?
그것도 좀 유치한 것 같구..."
"취미가 뭐에요?"
민희는 재현에게 그것을 물었다. 그의 취미쪽으로 게임 내용을 정하려고 한 것이다.
"취미요? 특별히 없는데..."
"포켓볼 치세요?"
민희는 갑자기 그것을 물었다.
"포.. 포켓볼요?"
"네, 그거로 하죠."
재현은 쫌 황당했다.
그의 다마수는 1000을 넘었다.
"저 1000 치는데여..."
"호오... 되게 잘치시네여. 보통 남자들 200 ~ 300 아닌가여?"
"학교 다닐 때 많이 쳤습니다. 물론 4구였지만 포켓이라고 해서 틀린 게 전혀 아니져."
"좋아요... 그럼 포켓으로 결정해요. 자신 있으시면..."
"저기... 민희님은 당구 잘 치시나여? 다마수가 어떻게 되시는지...?"
"200 이에요. 저는 재현씨가 저와 비슷한 200 인 줄 알고 포켓으로 하자고 한 거에요."
"하하.. 그럼 불공평하죠. 다마수가 차이가 나는데..."
"상관없어요. 200 넘으면 포켓은 비슷하다고 하니깐..."
"그런게 아닐텐데..."
재현은 저 자신만만해 하는 민희의 콧대를 꺾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게임 승부를 떠나서 200의 다마수가 1000 의 고수를 우습게 본다는 것은 그의 당구인생
에 있어서 치욕이었다.
그는 민희를 당구로 꺾고, 멋지게 승패를 없었던 일로 하고 싶었다.
애초부터 불공평한 승부니까...
사실 민희로서도 초강수를 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돔이라는 기질 자체를 바꾸기란 쉽지 않은 것이었다.
재현은 맥주를 마시면서 민희를 바라 보았다.
후후... 이번엔 그냥 놀아주지. 남자가 당구로 여자를 이겨서 노예로 만든다는 것은
내가 더 쪽팔려... 걍 한번 놀아주고 다른 게임을 찾아야지...
재현은 그렇게 민희를 비웃고 있었다.
"여자로서 200이라면 정말 엄청난 실력인데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갔어여?"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랑 많이 쳤어요."
민희는 그렇게 재현에게 말했다.
그의 다마수 200...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결코 낮은 다마수도 아니었다.
그녀는 학교 다닐 적에 한 멜섭을 두고 친구랑 당구로 겜을 한 적이 있었다.
이긴 사람이 멜섭을 차지 하는...
근데 그녀는 그 승부에서 져버렸다.
민희라는 여자는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기에...
그날로 3달 동안 당구장을 계속 들락 거리며 당구장 주인 아저씨에게 당구를 배웠다.
그게 지금의 그 실력이었다.
"그럼... 게임은 언제 합니까..?"
"훗... 맥주 마시고 나가서 하죠."
재현은 의외로 빨리 승부를 보자는 민희의 말이 놀라웠다.
"허... 뭐 그러져..."
재현의 웃음.... 그것은 마치 자신의 운명을 모르고 남의 어리석은 죽음을 비웃는
오만한 자와 같은 그런 웃음이었다.
Ⅲ- ③
재현은 계속 설마... 설마를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재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검정색의 8번 공이 포켓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재현은 두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민희는 길고 긴 힘든 승부를 끝마친 한 명의 스포츠 선수처럼 두 손을
굳게 쥐었다.
"이야..."
그 게임을 구경하던 옆 다이의 사람들까지 민희에게 박수를 보냈다.
"어이, 아가씨. 무슨 내기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내기가 뭐야?"
민희에게 싱글벙글 하며 물은 사람은 40대 정도의 아저씨였다.
회사의 중간 간부 쯤은 되어 보이는 사람이었는데 친구들끼리 당구장을 찾은
듯 해 보였다. 그는 자기 일행과의 게임을 끝내고 민희와 재현과의 승부를
지켜보고 있었다.
"내기 내용이 궁금하세요?"
"그렇지 뭐. 여자와 남자가 내기할 만 한게 도대체 뭔지... 허허..."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을 노예로 다스리는거에요. 호호..."
"이야... 저 친구 좋겠구만 저런 미인을 주인으로 둬서... 하하하..."
그 40대의 중년남자는 그렇게 웃으면서 친구들에게 얘기했다.
약간 술이 오른 것 같은 그 아저씨는 미인과의 데이트를 즐기는 재현을
부럽게 쳐다 보았지만 정작 그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재현의 표정은 말이 아니었다.
"어이, 남자가 게임에서 졌다고 그렇게 풀이 죽으면 어떻게 하나..."
재현의 귀에 멀리서 놀리는 40대 아저씨의 음성이 들려왔다.
민희는 어느새 손을 씻고 재현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게임비는 제가 내죠."
재현은 속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도대체... 이럴 수는 없다. 어떻게 1000 의 다마수가 200에게 이렇게 허무하게
진단 말인가...
게임 내용은 이러했다.
3판 2승제로 시작한 게임은...
처음에는 재현의 승리였다.
1000 이란 숫자에 걸맞게 여유와 노련함, 실력으로 쉽게 1판을 먼저 따냈다.
하지만, 감을 잡기 시작한 민희는 한번의 찬스에서 하이(high) 볼을 모두 다 넣고
는 마지막 8번공까지 넣어 버렸다.
3판째는 재현이 선을 잡고 시작했지만 한번 실수로 인해 그는 다시 대를
잡을 수가 없었다.
단 한번의 찬스로 모두 다 또 넣어버린 것이었다.
혹시... 1000 이 넘는게 아닐까...?
하지만... 500 부터는 다마수가 별로 소용없다.
저 여자가 1000 이든 2000 이든 한번 승기를 잡으면 그걸로 끝인거였는데...
재현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야만 했다.
재현은 힘없이 가방을 들고 민희를 따라 당구장을 나왔다.
"그럼, 한달동안 저의 노예가 되는 거에요."
민희는 재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재현은 아무말도 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엣셈 쪽에서 그래도 새디돔하면 유명하던데 이런 식으로 매너 없이 나올거에요?"
"하.. 하지만, 저는 돔입니다. 돔이 어떻게 섭의..."
재현은 게임 전에 부풀어 있던 기대와는 달리 비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분명 게임에서 이기면... 물론 다른 게임으로 다시 승부를 보자고 말하려고
했지만... 아무튼 그는 자신이 내기에서 승리하면 그녀가 돔이라도 상관없이
자신의 서브로 두려고 했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그 상황에 닥치게 되니 그런 식으로 발뺌을 하는 중이었다.
"재현씨가 돔이라고요? 후후...
저도 돔이에요. 당신은 내기에서 져서 내 서브가 되기로 했고요.
그리고 애초에 200과 1000의 불공평한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나올건가요?"
"사실... 당신 200이라고 하기엔 너무 적은 다마수 아닙니까...?"
결국 재현은 그런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민희가 보기엔 조금 치졸하고 유치한 트집이었다.
이제와서 그런 식으로 대답할 지 몰랐던 것이다.
"남자들은 똥개나 돔이나 다 똑같나보군.
하나같이 비굴하기 그지없네..."
민희는 재현의 눈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또...똥개라녀.."
"서브를 지칭하는 말이었어요. 당신도 펨섭을 암캐라고 생각하잖아요..."
재현은 자신이 약간 흥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쩐다... 하고 생각한 재현은 결국 민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 좋습니다. 당신의 서브가 되도록 하죠. 한달동안만요..."
재현은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일단 자신이 승부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인터넷 상으로 퍼지면
그동안 쌓아온 강렬하고 깨끗한 카리스마의 멜돔 이미지는 사라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깨끗히 승부에 굴복하고 한달만 서브 생활을 한다면...
다시 예전의 이미지로 복귀할 수 있었다.
"싫어요. 당신같이 겉과 속이 다르고 한 입으로 두 말하는 남자는..."
재현은 순간 입이 벌어졌다.
어라.. 이 여자 이렇게 나오면 안되는데...
"대신 당신이 어떤 사람이란 걸 사이트 게시판에 다 올릴래요..."
민희는 재현에게 협박하듯이 말하고는 등을 보이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재현은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한달만 참자!
재현은 냉큼 달려가 민희의 손목을 잡았다.
"자... 잠깐만요!"
재현이 외쳤다.
"더러운 손 치워."
민희가 뒤를 돌아보며 재현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조용하면서도 칼날 같은, 그리고 압도감이 느껴지는 그녀의 음성이었다.
한 카리스마 한다는 재현까지도 민희의 목소리와 눈빛에 놀라 손을 놓아 버렸다.
"지금 당신 뭐하는 짓이야. 어디를 잡아..."
"아... 저기여... 그러니깐... 제가 민희씨의 노예가 되겠다는..."
재현은 민희의 그런 반응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싸움이겠지 하면서 그들을 힐끗 보고는
아무 관심없다는 듯이 그냥 지나쳐갔다.
시간은 밤 11시였지만 번화가라 사람이 많았다.
"노예가 되겠다는 놈이 말을 그 따위로 하니?"
또다시 민희의 무게감 넘치는 말이 재현을 눌렀다.
재현을 일단 고개를 숙이고 정중히 인사를 했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당신의 노예가 되겠습니다."
"놀구 있네... 무릎꿇고 다시 얘기해..."
민희는 재현에게 조용히 다그쳤다.
재현은 민희의 속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역시 돔의 입장이었으니깐...
좋아, 해주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마 단순히 프로포즈 한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재현은 일단 자존심은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무릎을 꿇고 조용히 얘기했다.
"당신을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미천한 노예를 거두어 주십시요."
그 소리는 크지는 않았지만 민희에게는 충분히 들렸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은 잠시 그들에게 정지되었지만 그리 오래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좋아, 일어나. 모텔로 간다."
민희는 무릎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재현에게 그렇게 얘기하고는 그의 앞에서
사라졌다. 재현이 고개를 들자, 민희는 10 미터 정도 멀어지고 있었다.
제기랄...!
재현은 답답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민희가 다시 재현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너... 혼자 사니?"
민희가 재현에게 물었다.
"네....."
"잘됬네. 그럼 네 집으로 가자. 그게 편하겠다."
"아.. 네네..."
재현은 민희의 당돌한 표정을 보며 택시를 잡았다.
재현은 자신의 빌라 건물로 들어오면서 뭔가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자신의 집 거실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었다.
불을 켜고 나왔나? 하긴 급하게 나왔으니...
"오시죠. 2층입니다."
재현이 민희에게 말했다.
집은 그리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혼자 살기엔 넓을 것이라고 민희는 생각했다.
그리고, 재현의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민희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여자가 재현의 집 현관 앞에서 재현과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뭐.. 뭐야? 네가 왜?"
그 여자는 재현의 전 서브 지수였다.
"죄... 죄송해요. 다른 분이랑 같이 오신 줄 몰랐어요."
그제서야 재현은 자기 집 열쇠를 지수에게서 받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지수는 거실 쇼파에 있는 자신의 핸드백을 들고 현관 앞의 구두를 신었다.
"서브?"
민희는 단 두글자로 지수를 떠보았다.
그녀가 재현의 엣셈 파트너였다면 그 말에 반드시 반응이 오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민희의 예상은 적중했다.
지수가 구두를 신다말고 민희를 쳐다보았다.
서브...? 재현 주인님의 엣셈 파트너인가...? 하지만 펨섭 같지는 않은데...
지수는 그 여자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하지만 주인님과 같이 온 여자에게 함부러 물어볼 수도 없는 것이었다.
민희는 지수의 반응에서 그녀가 펨섭이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고 재현의
노예였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냈다.
"재현의 노예였나보군요..."
지수가 민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훗... 이런 펨섭을 두고 다른 펨섭을 구하려다니..."
민희는 그렇게 말하고는 힐을 벗으며 거실로 들어왔다.
"가지 마세요. 잠깐 앉아봐요."
민희는 지수에게 그렇게 말했다.
재현은 놀라서 민희를 쳐다보았다.
저 여자가 뭘 하려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문닫고 들어와요."
민희는 강렬하게 지수에게 말했다.
지수는 재현과 민희를 번갈아 보더니, 현관문을 닫고는 거실로 들어섰다.
재현도 할 수 없다는 듯 구두를 벗으며 거실에 발을 내딛었다.
"야! 넌 옷 벗고 기어와야지!"
민희의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게 거실에 울려 퍼졌다.
"네...?"
재현이 당황해서 민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당황한 사람은 재현 뿐만 아니었다.
지수 역시 놀라서 재현을 쳐다 보고 있었다.
"난 재현이 오늘부터 모시는 주인님이에요.
저 놈은 내기에서 져서 내 노예가 되기로 했죠."
"아..."
지수는 이상한 감탄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밥까지 해놓으신 거 같은데 있다가 가세요."
민희는 지수가 해놓은 음식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
"하.. 하지만..."
"남자에게 버림 받으셨다니... 하지만 저 놈도 돔이 아닌 섭이 된 모습을
보면 조금은 생각이 달라질 거에요."
민희는 지수에게 웃으면서 얘기했다.
재현은 멀뚱히 서서 그녀들의 대화를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주인 말 안듣네... 저 새낀 원래 돔이라서 그런건가...?"
재현은 현재의 상황이 아무래도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는 사실만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