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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작은 열쇠] 1. Black cat (1)



 당시 내가 소속된 연구실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는 정신의학에 사용 가능한 약물이었다.
 조금 잘난척을 하자면 난 똑똑하고 유능했다. S대 대학원에서 박사까지 땄으니 그정도 잘난척은 해도 될것이다. 하지만 바로 똑똑하기에 더더욱, 내가 세계최고급의 석학 수준은 되지 못할 것이란 점도 잘 알았다. 내가 노벨 의학상 같은 발견을 할 확률은 아마 백만원 어치쯤 로또를 산 당첨확률과 비슷하려나.
 요는 지금의 나를 만득 약물, 코드네임 "솔로몬"을 내가 발견한건 로또 당첨에 비할 우연과 행운의 사생아였다. 아니, 애초에 내가 원했던 효과가 아니란 점에선 잘못 산 로또가 당첨된 거라고 해야 정확하리라.
 
 "솔로몬"은 원래 프로작... 즉 항우울제의 대체 약품으로 모 제약회사의 의뢰를 받아 대학 연구실에서 추진한 프로젝트였다. 만든지 40년이 된 프로작보다 부작용이 없고 효과는 좋은건 없을까? 사실 의뢰자도 별 기대를 하지 않은 국비 지원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고 그냥 연구 과정에서 노하우을 쌓는 물건에 가까웠다. 뇌란 만만한 놈이 아니다.
 나는 그 프로젝트 참여 중 어떤 악마가 도왔는지 몰라도 묘한 영감을 받아 며칠간 밤을 지새우며 솔로몬을 만들었다. 목표는 뇌에서 불행을 느끼는 부분만 마비를 시키는 약이었지만, 지나치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라 만들고 나니 나 자신도 효과가 짐작이 가질 않았다. 시험삼아 쥐에게 투여해 보았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보통은 내가 비싼 오줌을 만들었다고 자조하고 잠이나 자러 갔으리라. 하지만 미련이 남아 성분 분석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해 보니 미묘한 효과가 나왔다. 그 바람에 나는 방금 투약한 쥐의 머리를 열고 뇌파 측정까지 해 보게 된다.
 결과는 흥분되는 것이었다. 쥐의 특정 뇌만 마비상태에 빠지는 것이 보였다. 컴퓨터 역시 뇌의 특정 부분, 특히 전두엽 대뇌피질이 마비되는 경향을 보였다. 놀라운 점은 약 1시간 정도의 지속 시간 이후 마비는 완벽하게 풀렸고 약의 성분도 체내에서 거의 분해되었다. 뇌에 영향을 끼치는 약물 치고는 안정적이었다.
 문제는 뇌란 해명이 안된 괴물이라 저 마비되는 부분이 애초 목표했던 불행을 느끼는 부분이 맞는지 뭔지 알 도리가 없단 것이었다. 아무리 마비가 안정적으로 풀리는 것 같지만 인체실험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솔직히 말하면 몰래 남에게 먹여 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다 뇌사같은 끔찍한 결과라도 나오면 내 양심의 가책을 견딜 수 없을게 뻔하고. 게다가 불가능했다. 솔로몬은 액체였고, 안정적으로 뇌에 효과가 갈 정도로 몸에 흡수를 시키려면 뇌동맥 주사를 이용해야 했다.
 뭔가 아쉬워 다시 결과물을 뒤적거린 나는 솔로몬이 맥주처럼 위에서 부터 흡수가 일어나며 몸 안에서 1시간 여는 순회하다는 점을 알았다. 그렇다면 음용해도 효과는 있단 소리였다. 잠시 나쁜 생각이 굴복해 인간의 몸에 영향을 끼칠만한 솔로몬의 음용양을 계산하고 피식 웃었다. 체중 75kg의 성인 남성 기준 800ml. 살짝 찍어먹어 보니 맛도 꾸릿한 액체를 맥주 반조끼 가까이 마시게 한다? 돈을 주고 마시게 하려 해도 아주 많이 줘야 할 듯했다.
 잠이 모잘라서일 것이다. 밤을 세기위해 마신 모 에너지드링크 캔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나는 쓸데없이 대량으로 제조된 솔로몬을 거기에 부어보았다. 에너지 음료라고 속이면 먹히려나? 색은 비슷한데. 멍청한 짓이었다. 그래봐야 여전히 맛은 끔찍했다. 한모금만 마셔도 음료수가 아니란게 뻔했다.
 나는 스스로의 바보짓이 한심하고, 우울해지기도 해서 연구실에 있는 소파로 쓰러졌다. 피로가 피로인지라 순식간에 잠에 빠졌다.
 
 "야, 정훈아. 정훈아!"
 
 몇시간이나 잤을까. 난 날 거칠게 흔드는 느낌에 일어났다. 눈을 뜨자 평소 나와 친한 같은 연구실 선배 병헌이 형이 날 흔들고 있었다.
 
 "아 형 왜요. ...아 술냄새. 또 술먹고 연구실 왔어요? 그러다 교수님에게 깨지고는-"
 
 "됐고 야, 야! 너 설마 음료수캔에 오줌 싸놨냐? 아니지?"
 
 "예? 무슨 음료수..."
 
 소파에서 고개를 든 나는 책상위에 놔뒀던 에너지 음료캔이 옆으로 뒹굴고 있는걸 발견했다. 그걸 본 순간 내 잠기운이 박살났다.
 
 "형 저걸 마셨어요?! 다?!"
 
 "어. 술김에 목말라서 원샷했는데 뒷맛 좆같다 야. 이거 니 오줌 아니지이?"
 
 만취해서 제정신이 아닌게 분명한 병헌이 형을 나는 경악과 두려움에 가득차 관찰했다. 말도 안되. 진짜로 인체실험을 해 버렸어. 아니, 형이 멋대로 마신거지 내 잘못은 아니... 아니긴 뭐가 아냐 개발중인 약품을 제대로 보관 안한 내 잘못이지!! 이걸로 병헌이 형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병헌이 형 어머니는 어떻게 보지? 지, 진정하자. 일단 문제가 생겼나부터 확인해야 해. 일단 섭취량. 캔은 완전히 비었고 정훈이 형은 작은 체구다. 추정 65kg. 용량은 충분히 클리어.
 
 "형! 나 알아보겠어? 이거 몇개?"
 
 "너! 내 완전 사랑하는 후배  이정훈 박솨님!  니 손가락은 모르겠다. 몇개냐?"
 
 "잠깐 일어나서 걸어봐. 걸을 수 있어?"
 
 "아... 잠깐. 돈다 야. 아. 아."
 
 글렀다. 취해서 어디까지가 부작용이고 어디가 취한건지 구분이 안가.
 나는 좌절했다. 쥐에게 실험하거나 시뮬레이션으론 한시간 정도면 체내에서 분해가 ㅤㄷㅚㅆ지만, 인간도 과연 그렇게 잘 풀릴까. 컴퓨터가 정확할까. 컴퓨터에 입력한 사항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걱정은 끝도 없었다.
 
 "왜 그러냐 정훈아. 힘든일 있냐? 짜식아 말해. 형이 다 들어줄께!"
 
 "진짜 나 미치겠다, 형."
 
 "말하라고 짜쉭아! 형 못믿냐!?"
 
 "형은 제발 술 먹고 이상한거좀 집어 먹지 마!"
 
 "뭐야 고작 그거냐? 알았어, 알았습니다. 또!! 딴거 뭐 없냐?"
 
 "...저거 마신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줘. 문제 생기면 내가 책임질께."
 
 "저거 뭔데. 진짜 네 오줌이냐?"
 
 "아니야!"
 
 "오줌 아니구나. 그럼 뭐야?"
 
 "어...그.... 김빠진 맥주..."
 
 이게 S대 박사의 변명이라니 눈물났다. 하지만 고주망태인 형은 그렇구나...라며 감명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술김에 통했다면 다행이다.
 
 "정훈아 형 집에 가자. 한잔 더 하자."
 
 "형 이미 개야 개. 집에나 가."
 
 "멍. 멍멍! 멍!"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남의 마음고생은 눈치도 못채고 집에 가자는 듯 아양떠는 개를 연기한다. 내 소매를 물고 입구쪽으로 잡아당기는 병헌이 형을 짜증내며 뿌리치곤 말한다.
 
 "장난치지 좀 마."
 
 "멍. 멍멍."
 
 그러자 진지한 개가 되었다. 가뜩이나 심란한데 나도 이제 본격적으로 빡치려 한다.
 
 "형."
 
 "멍."
 
 "계속 개로 살거야?"
 
 "멍... 멍멍?"
 
 "그만 하라고!"
 
 "알았어."
 
 "...아휴. 형 취했으니까 집에가서 자. 알았어?"
 
 "응 그럴께. 영차... 내 차키... 그거 찾으러 왔는데..."
 
 "돈 아깝게 대리 부르지 말고. 자동차 내놔. 내가 태워다 줄께."
 
 "알았어. 자, 가져."
 
 내게 반짝이는 열쇠고리를 던진다. 부자인 병헌이 형은 부럽게도 아우디를 몬다. S대 박사에 아우디니 키가 좀 작아도 여자에게 인기 만점이다. 사실 성격도 워낙 좋고. 나는 한숨을 내쉬고 형을 집에 태워다 주었다. 형이 잠자리에 제대로 드는 것까지 확인했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떨쳐지지 않는 꺼림찍함에 난 그날 악몽을 꾸었다.





 다음날.
 솔직히 피하고 싶었지만 같은 연구실 식구인데 그럴수도 없었다. 하지만 연구실에서 마주친 병헌이 형이 내게 대뜸 꺼낸 말은 상상 밖이었다.
 
 "정훈아. 너 왜 아우디 열쇠 두고 갔냐?"
 
 "어? 당연히 택시타고 갔지. 그걸 내가 왜 가져가."
 
 "왜긴. 차 너 줬잖아."
 
 "무슨소리야? 언제 형이 아우디를 줬어."
 
 "무슨 소리야. 어제 줬잖아. 그 왜 술먹고."
 
 그제야 기억이 났다. 분명 난 자동차 내놓으라고 했지. 형은 열쇠를 줬고. 그건 당연히 대리운전 대신 자동차 운전해 준단 소리지, 그걸 자동차 줬다고 착각한건 웃겼다. ...웃기다고? 보통 이게 술 깨고 나서도 착각할 만한 일인가?
 
 "뭐야. 형 아직도 술 안깼어?"

 나는 쓰게 웃으면서 자동차는 필요 없다고 거절했다. 그 과정에서 좀 짜증이 났다. 술이 깼다면 지금 이건 농담을 하고 있단 소리인데, 왜 이리 집요하게 구는 거야. 병헌이 형은 세번은 내게 차를 다시 주려고 들었지만 내가 짜증을 내기 시작하자 마지못해 차 키를 다시 품에 넣었다.

 "그래, 제발 좀 그만해라. 내가 보기엔 형 아직도 취했어. 어제 기억 없지?"
 
 "나 어제 기억 완전 또렷하거든. 왜 그 니가 나보고 개 되라고 시킨 다음에 줬잖아. 다 기억해."
 
 "솔직히 말해 나 그때 좀 빡쳤다. 형 술먹으니까 진짜 개 되더라."
 
 "니가 나 개라며."
 
 "하하, 그랬다고 진짜 하냐. 형도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그럼 앞으로 술 먹으면 뭐 하라고 했지?"
 
 "이상한거 안 주워 먹는다. 다 기억해 임마. 어제 니가 남긴 김빠진 맥주 먹고 토할뻔 한 덕에, 이제 술먹으면 접시 위 안주 말곤 아무것도 안먹을거야. 여튼 아우디 봐줘서 고맙다."
 
 다행이다. 아무래도 형의 뇌는 정상인것 같았다. 아우디를 줬다는 술김의 착각을 진짜로 잘못 판단하는 이상한 숙취만 빼면.

 ...판단?

 그때 며칠간 내 귀에 악마의 영감을 속삭이던 마귀가 마지막 속삭임을 한게 틀림없다. 판단. 판단. 그래, 판단. 언젠가 본 신문 기사가 떠오른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뇌에서 판단을 관장하는 영역이 마비가 되요. 그래서 맹목적이 되는거고, 비이성적인 행동들을 하게 되는거죠. CG로 처리된 영역. 그 영역이 어젯밤 시뮬레이션에서 본 영역과 겹쳐진다. 판단의 마비. 무비판적 수용.
어젯밤 나는 말했다. "형은 개야 개" 그리고 형은 정말 개처럼 굴었다. 그게 연기가 아니라 개가 되라고 해서 개가 된 거였다면?
"집에가" 라고 해서 같이 집에 가자고 나를 졸랐다.
"차 내놔" 라고 해서 차를 내게 주었다.
"이상한거 주워 먹지마" 아마 이제 형은 술먹고 이상한거 안먹을 것이다.
"그거 김빠진 맥주야" 헛소리다. 그 약품이 맥주랑 비슷한건 색깔밖에 없다. 하지만 맥주라고 둘러댄 내 말을 사실로 믿고 있다.

 판단의 마비.
그 틈에 정보나 사상의 주입. 무비판적 수용.
약효가 깨어난 이후 그 시간동안 주입된 사상의 상식화.
가시적 부작용 없음.
 
 다리가 후들거려 나는 벽에 기댔다.
 
 완전 세뇌약이 내 손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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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아아아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__________^

 지성이면 감천인게죠. 네. 과장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행복하십니까 아앙 행복하시냐고요 으아압덜베ㅑㅗ헤ㅤㅂㅑㄷ호 후헤헤 복수다 야한 장면이 없는 야설을 올려 버릴거야 우헤헤헤ㅤㅎㅔㅎ

 오늘도 소개팅이 있지만 새벽에 야설이나 쓰는 이 중생에게 과연 미녀의 축복은 있을것인가 모르겠네요.

 사족 ] 혹시나 해서 붙이지만 제가 5분동안 위키피디아 뒤져보고 쓴 의학지식 흉내낸 지식에 일부러 태클거는 한가한 의학도 분은 다른 할일을 찾아보시는게 더 보람찬 하루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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