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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공) 4. 은성함락 (上)

  복음공을 사용한지 이틀째가 되는 날에야 연기하는 혼자 있을 수 있었다. 온몸을 써서 그의 양물에서 정액을 짜 내던 서문교가 성교에 지친건 물론 아니었다. 복음공의 효능은 대체 어디까지인지, 연기하는 정사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활력이 샘솟고 기운이 넘쳤다. 하루종일 자지 않고 성교만 할 수도 있을 듯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간밤에 그는 밤새도록 서문교의 보지를 희롱했으며, 절대 고수인 서문교조차 그의 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밤새 절정에 허덕이며 몇번이고 혼절한 끝에 아침나절이 되자 푹 잠들어 버렸다.
 눈부신 나신의 아내가 아랫도리를 온통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채 잠들어 있는 음란한 정경은 침상을 떠나기 고달프게 했지만, 그는 꼭 해보고 싶던 일이 있었기에 무복을 입고 연무장으로 나섰다.

 "오셨습니까."

 거기엔 당연하다는 듯 선객이 있었다. 신지홍은 벌써 한참이나 검을 휘둘렀는지 수건으로 땀을 닦다가 연기하를 보고 인사를 했다. 서문교의 면전이 아닌데도 신지홍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건 드문 일인지라 연기하는 조금 의외였지만 무난히 아침 인사를 나눈다.
 아무리 무인인데다 한집에서 산지 십년이 되어간다지만 땀으로 흠뻑 젖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여성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연기하는 신지홍이 당연히 인사가 끝나면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연무장 구석으로 가 앉았다.
 
 "무도장에서 뵙는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사부님처럼 가주께서도 무공에 성취가 있으셨습니까?"
 
 "그걸 확인해보려고 온 것이오. 나는 실력이 보잘것 없다보니 실제 몸을 움직여 보고 싶어서..."
 
 "그러시군요."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가시방석이었다. 자신이 머뭇거리고 있자 어서 시작하라고 재촉하는 기색마저 있다. 관객이 한명 뿐이고 이제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이미 천하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것이라 꼽히는, 13걸 중에서도 상위에 속할 고수다. 그 앞에서 자신이 무공수련을 한다는건 아기가 재롱을 부리는 것 같아  부끄럽기 짝이 없었지만 신지홍은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결국 포기하고 주먹을 쥐었다. 그가 익힌건 낙양에서 제법 유명한 호도권문(虎道拳門)이란 권법 무관의 진전이다. 호도권문은 낙양에서도 손꼽히는 큰 무관이었고 그는 또래 제자 중에서는 첫ㅤㅉㅒㅤ를 다툴 실력자였다. 서문교는 커녕 신지홍이 보기에나 귀여운 수준이지, 분명 일류 고수인 그가 자세를 잡자 당당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흠!"
 
 서문교는 복음공의 세례를 받은 첫날 내공이 한갑자가 늘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런 공능은 첫 정사에만 있었는지, 이후 수십번은 더 몸을 섞었지만 증진된 내공은 미미하다고 한다. 그럼 자신은? 내공의 변화는 있었다. 자신의 단전안에 묵직한 기운이 생기고 있는것이 느껴진다. 상승내공의 경험이 없는 그는 이 기운이 정말 내공인지, 운용은 어찌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아이가 생전 처음보는 장난감을 받아 어떻게 가지고 놀지 모르는 격이었다.
 자신도 고수가 된 것인지 궁금함을 이기지 못한 연기하는 미녀의 속살마저 뿌리치고 연무장으로 달려온 것이다.
 
 "제 일식, 아호출동(餓虎出洞)!"
 
 동굴에서 벗어나는 범처럼 몸을 날린다. 평소보다 몸이 가볍다. 단전의 이름모를 기운은 처음부터 그의 것이었던 것 마냥 본래 그의 내공과 아무 위하감 없이 그의 혈도를 흘렀다. 평상시보다 갑절은 강한 기운에 절로 호쾌한 기분이 들었다.
 
 "이식, 아호탐랑!"
 
 그대로 그는 자신이 가장 몸에 익숙하게 익힌 호도권문의 호권 팔식을 전부 펼쳤다.
 순식간에 땀에 젖은 몸으로 마지막 초식까지 마친 그는 자세를 고치며 미소를 지었다. 기쁨과 슬픔이 섞인 복잡한 미소였다.
 기쁜 미소는 그의 내공 또한 상당히 진보했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방금 펼친 호권팔식이 스승이었던 호도권문의 관장이 펼쳤던 그것에 비해 못하지 않음을 확신했다.
 하지만 서글픈 미소는- 호도권문의 장문인은 애초에 서문교의 삼초지적도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낙양의 무관 하나를 맡은 자와 삼신녀 사이에는 벽이 수십개는 있었다. 결국 연기하는 일반적으로 보면 놀라운 성취를 얻어내었지만 서문교는 여전히 닿을 수 없는 경지에 있었다.
 
 이전이라면 결국 이룩해낸 성과가 보잘것 없음에 절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기하의 지금 심정은 놀랍도록 담담했다. 서문교의 굴욕적인 복종 덕이었다. 자신이 어떤 천박한 요구를 해도 기뻐하며 따르는 그녀의 모습을 본 이상 그는 자괴감에 시달리지 않았다.
 
 "후우. 눈을 어지럽혔구려. 신 소저, 혹시 내게 조언할만한 점이라도--."
 
 신지홍이 앉아 있던 쪽을 보자 어느새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뭐가 그리 급한지, 경공을 펼치는 수준으로 황급히 달려가는 것이 멀리 보인다. 그런데 그녀 정도의 고수가 아무리 허둥댄다지만 몸가짐이 어딘가 이상했다. 안짱다리가 되어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대체 무슨 일일까 어리둥절해 하던 그는 신지홍이 자리에 검을 두고 떠난걸 알아챘다.
 아무리 집 안이라지만 무인이 검을 연습장에 두고 가다니. 평소의 만사에 엄격한 신지홍의 태도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냥 놔둘수도 없는지라 검을 수습하려 그곳으로 가자 이상한 것을 하나 더 발견했다. 방금전까지 신지홍이 앉아 있던 의자에 시선이 간 것이다. 몸이 덥혀져 있던 신지홍이 앉아서인지, 희미하게 엉덩이 자국모양으로 습기가 남아 있었다. 그것만이라면 점잖게 외면했겠지만-. 엉덩이가 아닌 의자 앞쪽에, 작지만 분명히 다른 땀자국보다 확연히 젖어 있는 부분이 있었다.
 
 "......설마?"
 
 어제 까지라면 상상도 하지 않았겠지만, 어제 그는 그런 웅덩이를 자주 보았다. 얌전히 앉아 있던 부인이 그가 불러 일어날때면 음란한 기대에 젖어 이미 사타구니를 흠뻑 적시다 못해 앉아 있던 자리에까지 애액을 떨어트리던 자국. 정확히 그런 위치에 생긴 젖은 자국을 보며 연기하는 신음했다. 어제 서귀하가 남긴 의미심장한 말이 떠오른다.
 
 [ "소첩의 소월공을 배운 상대에게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즉 제 제자 지홍이와... 화련이에게는 저와 똑같은 효과가 나올지도 몰라요." ]
 
 직접 정사를 하려한 것도 아니고 무공 수련을 위해 내공을 운기했을 뿐인데도 복음공에 의한 최음효과가 주변에 나타난단 말인가? 그렇다면 큰일이다. 연기하도 무인인지라 방금은 새로운 경지에 취해 있는 힘껏 내공을 운기했었다.
 
 "큰일났군..."
 
 지금 찾아가는 건 하책이다. 만약 신지홍의 사실로 들어갔다가 단 둘이 있는 상황이라도 되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서글픈 일이지만 13걸의 실력자인 신지홍이 전력으로 부ㅤㄷㅣㅊ쳐오면 연기하는 얌전히 겁탈당할 수 밖에 없다.
 그는 황급히 검을 챙겨 들고 이 집에서 신지홍을 무력으로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을 향해 서둘러 달려갔다.
 



 격렬한 정사 후의 단잠에 빠져있던 서문교는 남편이 자신을 급하게 깨우자 베시시 웃으며 교태롭게 입술을 내밀었지만, 연기하는 욕정을 참으며 황급히 방금 있었던 일을 고했다.
 
 "지홍이 그 아이가 그랬다고요?"
 
 "어쩌면 내 착각일지도 모르오. 그럼 좋겠지만..."
 
 "한번 제 앞에서 공력을 운용해 보시겠어요?"
 
 "아! 그럼 확인이 되겠군. 잠시 기다려 보시오."
 
 유복한 살림이다보니 좁지는 않았지만 방 안에서 무공을 마음껏 펼칠수는 없었다. 그는 간략하게 선자리에서 초식의 투로를 움직이며 내공을 끌어 올렸다. 삼신녀의 앞에서 무공자랑을 하자니 부모 앞에서 재롱을 떠는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간단한 동작을 이어하며 왜 그만하란 말이 없는지 궁금해 힐끗 서문교를 바라보자-.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부, 부인?! 왜 그러시오?"
 
 "아아... 대단하십니다. 소첩은, 소첩은 당신의 여자라 얼마나 행복한지..."
 
 "그... 그렇게 내 실력이 좋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절정의 고수가..."
 
 "그건 아닌데요?"
 
 연기하는 충격을 받고 입을 떡 벌렸다. 서문교는 쿡쿡 웃으며 일어나 그런 남편에게 가볍게 입맞췄다.
 
 "농담이에요. 많이 늘기는 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감동한건... 당신이 공력을 불러 일으키는 순간... 아아..."
 
 서문교는 달콤한 한숨을 내쉬며 몸을 비비 꼬았다. 풍만한 가슴이 그녀의 팔 안에서 일그러지며 탄력있게 모양을 바꾼다.
 
 "어찌 말해야 할까요. 너무 늠름하고... 사내답고... 당장 저분께 안겨서 모든걸 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에게 몸과 마음을 바치기 위해 태어났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내 몸안의 음기가 이미 당신에게 길들여져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지홍이도 이런걸 겪었다면... 큰일났네요."
 
 "큰일이라니 무슨 소리요. 설마..?"
 
 "제가 아는 그 아이의 성격이라면 지금쯤 벌써 짐을 싸고 있겠네요. 급히 가봐야 겠어요."
 
 서문교는 바로 몸을 날렸다. 연기하도 허겁지겁 그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같은 집인데도 근 십년간 발길을 내딘적이 없는 신지홍의 방쪽으로 달려가자, 벌써 도착한 서문교가 냉랭한 어투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못난 녀석. 칼까지 놓고 갈 셈이냐?"
 
 "사, 사부님!"
 
 도착해 보자 정말로 신지홍은 떠나려고 짐을 싸던 중인듯 탁상위에 짐이 어지럽게 늘어져 있었다. 싸늘한 얼굴의 서문교가 먹물이 갈아진 벼루를 힐끔 보며 다시 외쳤다.
 
 "그래, 편지 한장 남겨두고 일별도 없이 떠나려 했느냐? 그러고도 날 사부라 부를 염치가 드느냐?"
 
 "아닙니다, 사부님! 제자는... 제자는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했습니다!"
 
 신지홍은 울부짖으며 바닥에 엎드렸다. 흐느끼는 그녀의 작은 등이 얼머나 그녀가 격앙하고 있는지를 웅변했다. 평소 냉랭한 표정만 보였던 그녀가 이토록 흔들리는 모습에 연기하는 경이마저 느꼈다. 신지홍이 얼마나 서문교를 따르는지 알 수 있었다.
 
 "어떤 죄냐."
 
 "그... 그건..."
 
 "답답하구나. 고개를 들고 똑바로 말하거라!"
 
 내 마누라 무섭구나, 하고 얼빠진 생각을 연기하가 하고 있자니 신지홍이 흠칫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서문교의 뒤에 연기하가 와 있는것을 보자마자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서는 다시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죄송합니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도 내 남편이 좋더냐?"
 
 "사, 사, 사부님!?!! 그걸 어떻게...?!!"
 
 번쩍 고개를 든 신지홍은 경악과 절망으로 치켜떠진 눈으로 서문교를 바라보았다. 거기에 서문교는 순식간에 지공을 날렸다.
 
 "부인?!! 그게 무슨 짓이오!"
 
 삽시간에 혈도를 찍혀 혼절하는 신지홍을 안아들고, 서문교는 괜찮다며 손을 내저었다.
 
 "이 아이는 워낙 성격이 결벽하여 이렇게 된 것입니다. 조금쯤은 탁함을 알아야 더욱 순수할 수 있는 것이건만... 이래서야 칼 솜씨가 조금 좋아봐야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내가 걱정이되어 이 아이를 어찌 강호에 내 놓질 못합니다."
 
 "이게 다 내 잘못이오. 내가 무슨 짓을..."
 
 "방법은 있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방법?! 벌써 해결법이라도 찾은 것이오?"
 
 "네. 하지만... 이건 여자들만의 비밀인지라 잠시 저희끼리만 있어야 겠네요. 황공하지만 잠시만 자리를 비켜 주실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러리라. 그..."
 
 정신을 잃은 신지홍의 눈에서 미처 흘리지 못했던 눈물이 또르륵 흘러내리는 걸보고, 연기하는 침통한 심정이 되어 고개를 숙였다.
 
 "내 무공 욕심 때문에... 정말 미안하다 전해주오."
 
 서문교는 미소를 짓고 신지홍을 들어 침상에 뉘였다. 서문교가 신지홍의 옷자락에 손을 대는 걸 본 연기하는 황급히 문을 닫고 나왔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며 절로 한숨이 나온다.
 
 "못난 내 열등감 때문에 정다운 사제 하나가 깨어질 뻔 했구나."
 
 서문교와의 꿈같은 정사로 신혼 기분에 젖어 있던 마음이 싸늘하게 식었다. 조금 전까지는 복덩이로 느껴지던 복음공이 이젠 마공으로 여겨졌다.
 게다가 이 사태라면 가장 큰 걱정은 딸 서문화령이었다. 우연히라도 자신이 내공을 운기하는걸 화령이가 보기라도 한다면...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다행히 시녀에게 듣기로 서문화령은 낙양의 젊은 고수들이 모이는 뱃놀이에 참석해 이틀 뒤에나 돌아온다고 했다. 그 동안에 서문교가 발견해낸 파해법으로 빨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나는 딸을...
 
 ...딸을 범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려 하는 딸의 나신을 몰아내며, 연기하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통 이럴ㅤㄸㅒㅤ면 앉아 운공이라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고수들의 습성이지만, 지금 그의 문제가 바로 그 내공이다보니 그럴 수도 없었다. 결국 그는 술상을 봐 오라고 시녀에게 명하고 이른 낮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서문교가 어서 지홍의 처치를 끝내고 돌아오길 기다리며 술잔이 쌓여가고, 어느 순간 결국 그는 대취하여 잠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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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야설인데 정사장면이 없는 편입니다
 꼴에 소설이랍시고 긁적이다보니 이런 구간이 생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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