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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Destination - 제 4화 Result


"그건 그때야. 그래도 성국씨가 바람같은걸 피울리가 없어. 난 성국씨를 믿어."
"혹시.. 그 ㅆ...남자가 바람피우면요?"
"바람? 흠...글쎄? 만약 그렇게 되면... 다...죽겠지? 나도... 그여자도.. 성국씨도.."


싸늘한 현경의 목소리가 성국의 귓가에 들려왔다. 보통 사람의 말이라면 농담이라고 생각하며 흘려들을 수 있겠지만, 그는 아니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되리라는 사실. 성국은 떨리는 몸을 안정시키려 주영의 몸을 더욱 힘껏 끌어안았다. 그리고 진심으로 바랬다. 현경과, 그녀의 곁에 있는 어떤 여자가 빨리 나가버리기를..


 


“그 언니네요.”


 


 그때였다. 주영이 조용히 입술을 떼고는 성국의 귓가에 속삭였다. 살짝 눈치를 보자 주영이 소소란 피울 것 같은 눈치는 아니었다. 성국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성국의 힘이 느슨해 지자 주영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무음해요.”


 


 다시 조용히 속삭이는 그녀. 가까운 거리이지만, 귓가에서 속삭이는 그녀의 목소리가 혹시나 밖에 들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성국은 주영의 말대로 휴대폰을 꺼내 무음모드로 바꾸었다. 금새 카톡이 떴다.


 


주영 : 저 언니 뭔가 이상해요.


성국 : ……


주영 : 무서워요?


 


 성국은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답을 적었다.


 


성국 : 응..


주영 : 저도 웬지 오싹해요. 목소리에서 살기가…ㅠㅠ


 


 성국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주영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주영과 성국은 이미 현경의 손에 죽었던 경험이 있다. 그것도 처참하게…


 


“하아. 그래도 난 그 남자 싫은데. 언니한테 안 어울려. 요즘엔 연락도 잘 않하잖아요?”


“공부하느라 바쁘겠지. 매장 운영도 해야하고… 그래도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것저것 장점도 많아.”


“예를 들면?”


“음… 귀엽다던가?”


“헐~ 뭐가 그게 귀여워?”


“이것저것?”


 


 성국은 가만히 그녀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도데체 그녀들은 화장실에서 무슨 대화를 저렇게 하고 있는 걸까란 생각과 함께, 어째서 그녀가, 아니 그녀들이 여기에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예상하기로 현경과 같이있는 여성은 자주 그녀의 곁에서 보았던 ‘거유녀’일 것이다.


 그리고 귀엽다는 말에 성국은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귀엽다니… 하긴 귀여울지도 모른다. 성국의 나이는 25세. 현경의 나이는 28세. 성국보다 3살 많은 연상이고, 치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다. 그녀의 입장에서 아직 대학생인 성국이 귀여워 보일지도 모른다고 성국은 생각했다.


 


“이것저것은 뭐에요! 생긴건 꼭 라면박스처럼 생겼는데.”


“푸하하하. 라면박스? 그게 뭐니? 하하하하.


 


 


 라면박스라니! 성국은 순간 발끈했다. 저 여자의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줄이야. ‘돼지년이 무슨 지랄이야!’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거기다 그 말이 웃기다고 웃는 여자친구라니.


 


“흠~ 그래도 라면박스보단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해. 나한테 안 질려고 누나소리는 절대 안하는 거라던가. 사장님인척하면서 잘난체한다던가… 특히… 신음소리라던가?”


“에?”


“에?”


 


 순간 성국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앞에서 주영이 황급히 두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다. 주영과 ‘돼지녀’의 입에서 동시에 소리가 터져나온 것이다. 들렸을까? 심장이 미친듯이 뛴다. 다행히 못들은 모양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것도 커?”


“어, 언니 변태!”


“빨리가자. 우리 이러다 늦을지도 몰라.”


 


 또각거리는 구두소리가 화장실을 나가는 것을 느꼈다. 성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살았다’는 것에 긴장의 끈이 풀린다. 하지만 지금 당장 나갈수는 없다. 지금 시간은 12시 32분. 아마도 그녀들이 여기에 모습을 보인 이유는 근처에 그녀가 일하고 있는 치과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리 가깝지는 않다.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데,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깝지만, 시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 근처에도 커피숍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15분이나 걸려서 이 근처까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식사시간에 이곳으로 온 것이 아닐까 예상할 뿐이다. 그러니 좀더 여기에서 시간을 버텨야 한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성국은 문득 주영이 굉장히 뽀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응? 왜 그래?”


“흐음~ 신음소리라구요? 보기보다 꽤 알콩달콩하게 지내나봐요?”


“뭐?”


“나랑은 그동안 만나놓고도 이주동안이나 한번도 안해놓고, 저 여자랑은 섹스 잘 하고 있었나보죠?”


“응? 아. 그게…”


 


 성국은 다시 긴장감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목숨의 위협이 되는 긴장감은 아니지만, 이것도 묘한 긴장감이 몰려온다. 자신을 노려보는 주영의 귀여운 눈을 차마 마주보고 있을 수 가 없었다.


 


“대답해봐요. 그쵸? 저 여자랑은 잘만 빠구리뜨고 있었던거죠?”


“빠..빠구리?”


“대답해요!”


“으, 응… 했지.”


 


 ‘빠구리’라는 단어를 주영도 쓰는 걸까라는 생각에 놀란것도 잠시 성국은 다그치는 주영의 물음에 대답해야만 했다.


 


“나랑 안하고 몇 번?”


“세, 세번 정도..”


“진짜?”


“…….”


“진짜? 나 저 언니한테 가서 물어봐요?”


“거의 매일…”


 


 진실을 말해서는 안된다고 머릿속이 경고를 하고 있었지만 성국은 결국 진실을 토해내고 말았다. 순간 주영의 표정이 멍해졌다가 이내 일그러졌다. 입술을 꽉문다고 생각한 순간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보였다.


 


짜악!!


 


 조금전에 문 밖에서 들렸던 소리가 이번엔 문안에서 나왔다. 성국은 나쁜새끼라는 주영의 목소리가 들린듯 했지만, 나가버리는 주영을 잡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분명 무언가 크게 잘 못된 것이 분명하다. 그런 느낌이었다.


 


“하아…”


 


 성국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영을 상처입혔다. 엄청난 죄책감이 그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것과 함께 무언가 큰 잘못이 그에게 일어난 것은 분명하다. 자신은 분명히 현경과 연애하는 중이다. 하지만 주영은 그것이 아니다. 바람핀 상대였지만, 자신이 제대로 행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의 모양새는 순진한 수영을 갖고 논 것 밖에 되지 않았다.


 


“타락했네…”


 


 바람을 피운 것도 분명 잘못한 것이지만, 별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바람의 원인은 현경에게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현경은 무어라 표현을 하기 힘들지만 그녀와 있는 시간은 굉장히 갑갑했다.


 서로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며 위치추적 어플을 설치하라고 하는가 하면, 어느날인가 오럴섹스를 하고 나면 정액의 양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정액이 진하다느니, 오늘은 양이 적다느니 등등 자신의 감상평?을 이야기 하기 일쑤였다. 실제로 바람을 피우지 않을때도, 순전히 자위로 인해 정액의 양이 적었 때가 있다. 그럴때 그녀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보였다. 단 한번도 그녀가 성국의 바람에 대해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


 무언가… 정말.. 항상 무언가가 그녀와의 관계를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라고 콕 집어 이야기 하기는 어려우니 더욱 답답했다. 결국 그런 답답함이 주영과의 관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주영을 상처입혔다.


 이대로는 안된다. 성국은 현경과 헤어질 것을 결심했다.


 


“하아… 지금 몇시지…”


 


 성국은 현경이 그녀의 친구와 함께 동거하고 있는 자취방앞에서 기다렸다. 그녀는 성국의 자취방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 대학가에 위치한 원룸촌에 있었기 때문에, 옵션과 가격적 측면에서 상당히 경제적이란 이유에서였고, 투룸에서 살아 더욱 편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모르지만, 대략 2시간 이상 되었을 것이다. 시간이 궁금했지만, 휴대폰을 꺼내진 않았다. 헤어질 결심을 했기 때문에 ‘그녀’가 휴대폰 액정에 비쳐보일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 두려움에 애써 결심한 것이 흐트러질까 두려웠다.


 


“아~ 드디어 다왔다.


“그러게요. 근데 들어가면 밥부터 해야되. 흑흑.”


“맛난 저녁 부탁해요. 당번님?”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성국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3층에 위치해있고, 엘리베이터는 없는 건물이기 때문에 계단을 걸어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금새 모습이 보였다.


 


“어? 성국아. 웬일이야?”


 


 새하얀 얼굴에 깊은 검은 눈의 매력적인 미녀가 반가운 미소를 띄운 모습은 그야말로 보기 좋다. 그녀가 두려운 성국도 잠시동안 그녀의 매력에 빠질만큼 그녀의 미모다. 하지만 그를 반기지 않는 이도 있었다.


 


“웬일이세요?”


 


 노골적으로 가시가 서있는 새된 음성이 성국에게 쏘아붙이듣 들려왔다. 성국은 어쩔수 없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보았다.


 


“아, 예. 오랜만이네요.”


 


 그녀는 강아지가 생각나게하는 귀여운 외모의 여성이었다. 하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그녀를 돌아볼 것이다. 그것은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난 크기의 볼륨이 그의 눈앞에 있다. 아니 눈앞에 없더라도 스쳐서 보이기만 해도 다시끔 보게 만드는 저 가슴. 살집이 조금 있는 듯 보이는 몸이지만, 그런것은 충분히 커버할만큼 귀엽게 생겼고, 또 가슴이 크다. 저절로 그녀를 보면 가슴으로 시선이 옮겨갈만큼의 파워. 주변인들을 AV배우에 비유하는 것은 좋은 버릇이 아니란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그녀를 누군가와 비교해 본다면, 그녀는 AV가 아닌 일본의 그라비아모델 시노자키 아이와 많이 닮았다. 그녀의 이름은 이새롬. 현경과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24세 간호사였다.


 성국은 애써 자신을 노려보는 그녀의 시선을 피해 현경에게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녀의 가슴을 보고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닐 테니까.


 


“아, 그냥. 좀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일단 들어가자. 밥은 먹었어?”


“아니. 지금은 생각 없어.”


 


 성국과 그녀들은 집안으로 들어갔다.


 


“내방에 들어가있을래? 금방 차가져갈게.”


“아, 응.”


 


 성국은 현경의 말에 따라 현경의 방으로 향했다. 그전에 슬쩍 본 새롬은 더러운 것이라도 보듯 성국을 보고 있었다. 성국은 현경의 방으로 들어갔다. 언제나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그녀의 방은 여성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듯 했다. 아니 정말로 향기를 품고 있다. 방안 전체에 은은하게 풍기는 향기의 이름은 현경에게 들었지만 잊어버렸다.


 


“헛.”


 


 무심코 성국은 현경의 화장대위에 있는 거울을 보고 말았다. 성국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응?’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성국은 조금전의 느낌에 다시한번 거울을 보았다.


 


“엇? 없어?”


 


 성국은 황당했다. 뭘까? 거울에 비치는 것은 자신의 모습뿐이었다. 자신은 분명히 현경과의 ‘이별’을 결심했다. 아까 낮까지만 해도 ‘이별’을 결심한 것 만으로도 유리창에 ‘그녀’의 모습이 비쳐보였다. 뭘까? 지금은 ‘이별’을 결심했지만 거울에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어찌된 일일까?


 


“오늘 뭐했어?”


 


 생각하는 사이 현경이 쟁반에 커피잔을 두 개 가지고 들어왔다.


 


“아, 그냥 놀았어. 피시방 갔다가 매장좀 들렸다가 하면서..”


“흐음~ 그렇구나… 여기 앉아. 할말이 뭔데?”


 


현경은 그녀의 침대위에 앉으며 성국에게 커피잔을 건냈다. 커피잔을 받은 성국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오래 고민할 일은 아니다. 이미 결심한 일. 성국은 현경의 옆에 앉지 않고, 화장대위에 커피잔을 올려놓은 다음, 그녀를 보았다.


 이미 몇시간동안 고민한 일이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할지는 결정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면서 성국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 바람폈어.”


“………..”


 


 순간적으로 정적이 그들을 찾아왔다. 가볍게 커피를 마시던 현경의 움직임이 멈추어버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성국은 심장이 더욱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금방이라도 현경이 자신을 죽일 것만 같은 불안감이 그를 괴롭혔다. 슬쩍 그는 거울을 화장대에 있는 거울을 보았다. 하지만 이상하다. 거울에 비친 것은 자신의 모습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담담한 현경의 목소리에 성국은 정신을 차렸다. 현경은 차갑게 굳은 얼굴로 성국을 보고 있었다.


 


“미, 미안. 그러면 안 된다는거 알고 있어.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너무 갑갑했으니까.”


“알고 있어.”


 


 또다시 담담한 그녀의 대답이 들려왔다. 성국은 화가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저것이다. 저거다. 아무리 예쁜 사람이어도, 상냥한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어도, 그녀의 저런 태도가 언제나 가슴을 조여왔다.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 무언가 묘한 그녀의 언행은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알고 있다니. 뭘 알고 있다는거야?”


“니가 바람피우고 있었다는거, 그리고 날 불편해 한다는 것. 알고 있었어.”


“뭐? 무슨 소리 하는거야?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거야? 내가 불편해하는걸 즐기기라도 한거야? 시발 무슨 소리하는거냐고! 그런 얘기한적 없잖아!”


“너야말로 그런 얘기한적 없잖아? 말이 나온김에 말해볼까? 너는 언제 한번 나에게 불편하다고 얘기한적 있어?”


“그, 그건…”


 


 확실히 그랬다. 성국은 현경에게 이런류의 이야기를 한적이 없다. 아니, 하지 못했다. 말할 수 없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갑갑함이 그것을 못하게 했다. 또다시 담담한 현경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뭐야? 그 여자랑 잘된거야?”


“아, 아니… 잘된건 아니고…”


 


 성국은 강압적인 그녀의 태도데 또다시 주눅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말해야한다.


 


“우리.. 끝내자.”


 


 성국은 마음을 다잡으며 말했다. 온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다. 이미 죽음도 각오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그녀와 이별한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은 빨리도 들려왔다.


 


“싫어.”


“에?”


 


 단호한 대답. 하지만 담담한 대답.


 


“어째서? 나 바람폈다고! 딴 여자랑 잤다니까?”


“그런데 뭐? 그 여자 사랑해? 아니, 그건 둘째치고, 그 여자랑 사귀기로 한거야?”


“아니. 오늘 헤어졌어.”


“그런데 뭐가 문제야? 어차피 남자들이 여자밝히는건 당연한거라고 생각해. 남자랑 여자는 다르니까. 잠깐 다른데 한눈파는 것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어.”


“하.. 하하?”


 


 뭘까? 이 전개는? 예상했던 전개가 아니다. 자신이 몇시간 동안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모든 시나리오 속에 이런 일은 없었다. 거의 대부분이 그녀의 손에 자신이 죽는 배드엔딩이었다. 그런데 이 상황은 뭐지? 지금 그녀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하다. 이제 더 이상 그에게 힘은 남아있지 않다. 그만 쓰러지고 싶다. 성국은 솟구쳐오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나 더 이상은 못견디겠어. 이제… 힘들어…”


 


 무언가 부드러운 손길이 성국을 이끌었다. 성국은 탄력있는 부드러운 곳에 쓰러지듯 몸을 눕혔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 죽는다는 것이 두렵긴 했지만, 오히려 죽는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언가 부드러운 손길이 그의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괜찮아. 잠시 한눈파는 것 정도는 용서해줄게. 하지만 헤어지는건 안되. 넌 날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니가 날 책임져.”


“에? 무슨.. 소리야?”


“흐음~ 그렇구나. 역시 잊어버린거지? 기억나게 해줄게. 니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무언가 다가온다고 느낀 순간 성국의 입술이 촉촉한 현경의 입술에 덮혔다. 그리고 특유의 길고 말랑한 혀가 성국의 입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읍~!!”


 


 현경의 혀가 성국의 입안을 헤집는다.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일까? 모든 것을 포기한 이유라서 일까? 평소에는 조금이나마 느꼈던 거북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그 음란한 혀가 주는 황홀한 기분에 점차 취해간다. 현경은 어느새 그의 바지를 벗기고 있었다.


성국은 자신의 일부가 축축하고 따뜻한 동굴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동굴에는 뱀이 살고 있었다. 미끌미끌한 점액에 쌓인 기다란 뱀이 성국을 감싸고 움직인다. 엄청난 황홀이 성국의 뇌를 자극하며 아찔하게 변해갔다.


 


“윽… 크윽!.. 그..그만.. 아읏!!”


“쬽~!! 쬭쬽!!! 하핡..하악..하아! 어때? 니가 말한데로.. 내 몸은 정말 음란하게 만들어진 것 같아.. 하지만 분명한건.. 이건 널 위한 것.. 너만을 위한 내 몸.. 내 입.. 내 혀..”


 


 끈적한 점액에 범벅인 육봉을 자그만 예쁜 손으로 감싸 위아래로 흔들며 현경은 좀더 아래로 내려갔다. 한손으로 그의 다리를 들며 두개의 구슬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빨기 시작한다.


 


“하악!! 그..그만~!!”


 


 엄청난 간지러움이 아랫도리를 관통한다. 하지만 동시에 짜릿한 쾌감도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저항은 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해 저항을 하기 싫다. 간지럽지만 황홀한 쾌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악..하아....좋지? 더 좋게 해줄게.. 황홀하게.. 그년이 해주는 것보다도 더..”


“하아..하아.. 허어억!!!”


 


 성국은 갑작스런 감각에 눈을 크게 뜨며 헛바람을 들이켰다.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축축하고 따뜻한 압박감. 그곳은 인체에서 가장 더럽다고 흔히 알려진 항문이다!


 


“할짝할짝.. 츄릅!! 츄릅!!”


“거..거긴 안되! 뭐하는거야! 아아!”


“가만히 있어!”


 


 성국이 반항하려 하자 손에 쥐고 있는 성국의 자지를 꽉 움켜쥐었다. 순간 성국은 본능적으로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성국이 반항하지 않자 현경은 다시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성국의 자지를 딸쳐주었다.


 


“좋지? 황홀해? 기억해… 이게 니가 나한테 한 짓이야. 그러니까 책임져. 난 니꺼.. 하지만 너도 내꺼.. 하음~!! 츄릅!!츄릅!! 할짝할짝!!”


“으으윽!!! 허억!! 허억! 아흐흐흐~!!!”


 


 야들거리는 간지러움이 엉덩이를 타고 뇌까지 짜릿하게 간지럽힌다. 성국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현경은 그의 항문을 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자지까지 흔들며 딸치고 있었다. 어느순간 항문에서 새로운 압박감이 밀려온다.


 


“허억!! 아..안돼!”


 


하지만 그녀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녀의 기다란 혀가 성국의 항문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생전처음 느껴보는 그 감각이었지만 엄청난 황홀감이 밀려왔다. 황홀은 금새 압박감으로 변해간다. 그런 그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는 듯 그녀는 더욱 그의 항문을 빨아댔다.


 


“아아아!! 싸..쌀것같아!”


“하르르르핡! 하악!! 하악!! 어디 싸고 싶어? 응?”


“아으으으!”


 


 현경은 손으로 쥐고 흔드는 성국의 자지를 놓지 않은채 그에게 물었다. 성국은 대답하지 못했다.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빨리 싸고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빨리 말해! 입? 보지? 얼굴? 가슴? 어디?”


“이..입!! 입!! 하악! 빨리!! 아아아!!”


 


 성국의 말과 거의 동시에 현경은 성국의 자지를 입에 빨아들이고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다. 그녀의 오른손 검지 손가락이 그의 엉덩이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아아아!! 아아!!!


 


 자지와 엉덩이가 엉망으로 당한다. 자지가 빨려들어가는 엄청난 흡입과 함께 그녀의 머리가 흩날리고, 그의 엉덩이 속은 그녀의 손가락으로 헤집어지고 있었다. 엄청난 감각. 생전 처음 당하는 두려운 느낌. 하지만 두려움은 없다. 엄청난 황홀만이 밀려올 뿐이다.


 


“싸..싼다아앗!!!”


 


 그의 몸이 폭발했다. 무언가 폭발하며 그의 정신을 늘려버린다. 황홀한 느낌. 아늑함. 일순간 성국의 숨이 멎으며 황홀의 정수를 배출해냈다. 온몸이 사라지는 기분. 그 아늑함 속에서.. 성국은 서서히 잠이 들었다.


================================


오랜만에 뵙습니다...(__)
늦었네요..ㅎㅎ
쓰고자 하는 내용은 명확한데...
사실상 워드작업할 시간이 잘 없네요..ㅠㅠ
어쨋든 스토리는 중반부로 치닫고 있습니다.
조금 작가네타를 하자면 다음화는 과거이야기(주인공과 현경의 이야기+떡밥하나)
그리고 그다음화에서 주인공이 또 한번 뒤집니다.
그리고 나서 한 2-3화정도?
그정도면 이 글은 완결이 날듯하네요..ㅎㅎ
스릴러야설을 표방하고 있기는 한데 잘 되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즐독하십시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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