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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계약 - 효성 12


마지막 이야기


 



 “어떻게 하면 됩니까?”


 “흠...”


 “어떻게 하면 되냐고요!!!”


 사제일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방문하고..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생각에 빠졌다. 사제일의 앞에는 성민.. 성민이 있었다.


 


 효성과 뜬눈으로 밤을 새운 성민이었다. 그렇게 밤새도록 고민했던 성민은 결국에는 효성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막무가내로 효성을 데리고 안마소에서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이서진이 막았고 대신에 이서진이 일을 해결하고 싶으면 사제일을 찾아가라고 소개를 해주어서 성민은 사제일을 찾아온 것이다. 사제일은 아침부터 생각지도 못한 일에 잠시 당황하였다. 효성을 풀어주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사제일이 물어본 것이다.
 사제일이 한참동안 말이 없자 다급한 성민이 재촉하였다. 성민은 일분일초라도 빨리 효성을 이곳에서 꺼내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효성이를 데리고 나갈 수 있냐고요!”


 “하.. 그건.. 제 권한이 아닙니다. 악마님을 봐야 합니다.”


 “그럼 악마라는 존재를 직접 만나게 해주세요!”


 “그건.. 제 권한이...”


 그때 마침 사제일과 성민이 있던 방의 전화기가 울렸다. 사제일이 전화를 받자 전화기에서는 익숙한 악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데리고 와!”


 “!!... 네!”


 사제일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악마가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악마가 직접 데리고 오라고 명령을 한 순간 자신은 성민을 악마에게 안내하는 것이 남은 임무였다.


 


 
 사제일은 성민을 데리고 음마전의 꼭대기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리고 그동안에도 사제일은 성민에게 악마와의 계약이.. 거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경고하였지만 성민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결국 사제일과 성민이 악마의 방에 도착하였다.


 “악마님. 성민씨를 데려왔습니다.”


 성민은 악마를 보고서 오히려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악마는 커다란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오히려 너무나 평범했다. 외모, 키, 덩치.. 분위기가 정말 평범한 사람과 동일했고 옷차림까지 거리에 있는 평범한 사람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악마에게서 알 수없는 분위기가 느껴지긴 했지만 악마라는 느낌이 나진 않았다.


 “사제일! 넌 나가봐.”


 “네? 나가도 되는 겁니까? 계약을 하는 것 같은데...”


 계약담당인 자신을 나가라고 하는 말에 당황해서 사제일이 물어보았다. 그러자 악마가 손짓으로 나가라고 하였고 사제일은 결국 나갔다. 그리고 방에는 악마와 성민만이 남았다.


 악마가 박수를 ‘탁’ 치자 악마의 방이 정자로 변했다. 높은 산의 꼭대기에 있는 정자로 변했고 그 위에는 악마와 성민이 마주보고 앉아있었고 악마가 직접 차를 다려서 성민에게 내주었다.


 “자.. 차를 한잔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지..”


 “.... 전.. 다 필요 없습니다. 효성이를 풀어주십시오. 그 대가는 제가 받겠습니다.”


 “거참.. 성미 급하기는.. 일단 차부터 한잔 마셔.”


 “.....”


 성민은 앞에 놓인 뜨거운 차를 한 번에 다 마셨다. 뜨거운 차였기 때문에 입과 목이 고통스러웠지만 성민은 참으면서 다시 말했다.


 “다! 마셨습니다.”


 “흠... 참.. 급해.. 올해 몇 살이지?”


 “올해 33살입니다.”


 “아직.. 젊군.. 그래도 이제 사리분별을 하기 시작하는 나이인데..”


 악마는 기묘한 웃음과 함께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차를 마셨다. 그런 악마의 모습을 뚫어져라 보는 성민이었다.


 “역시.. 겁도 없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하는 추진력.. 좋게 말하면 신념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집.. 성격도 맘에 들어. 크크크”


 “무슨 말씀하시는 겁니까? 전 효성이를 풀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 맞아! 너? 효성을 풀어달라고 나한테 온 거지?”


 “네!”


 “그럼 나랑 거래를 하자는 말이 아닌가?”


 “……. 네.”


 성민은 일이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효성이 어제부터 말렸고 사제일도 자신에게 경고를 하였다. 하지만 성민은 효성을 포기할 수 없었다. 절대로!


 악마는 성민의 생각을 읽으면서 더욱 성민이 마음에 들었다. 성민이 자신이 원하던 성격..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자네.. 효성이가 가진 카르마가 얼마나 큰지 아는가?”


 “모르겠습니다.”


 “효성이는 나와 12년 전에 거래를 했지.. 그리고 12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 설마?”


 성민은 그때쯤에 태성그룹의 부도가 기억났다. 한국에서 최고의 이슈였고 경제에 전반적인 타격을 주는 큰 사건이었다.


 “그래! 그 설마지.. 크크.. 게다가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 더 생각나는 것 없나?”


 태성그룹의 부도이후에.. 태성그룹의 전 회장을 중심으로 거대한 뇌물 스캔들... 그리고 수많은 국회의원들의 구속과 사퇴... 성민의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지나갔다.


 “맞어! 맞어! 역시 똑똑해. 신성그룹 셋째아들이 똑똑하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역시나군!!”


 “...... 이 모든 게.. 정말로..”


 “그래그래 효성이가 나와 계약하면서 일어난 일이지. 크크크”  
 
 성민의 머리가 아파왔다. 성민은 효성이를 데려가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평범하게 돈이나 물질적인 것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태성그룹의 부도와 국회의 스캔들은 단순하게 돈으로 환산되는 일이 아니었다.
 
 “자네 생각이 맞네. 효성이가 벌어야하는 남은 카르마는 18만.. 이 카르마를 돈으로 대략 환산한다면... 적으면 1억에 500정도니까.. 360억이군! 근데 돈을 가르마로 환산하는 시간과 비용을 계산하면 돈으로 받지 않을 테니.. 솔직히 영혼의 등급이 좋은 효성에게서 카르마를 직접 뽑아내는 것이 가장 좋아.”


 “......”


 성민의 머리가 아파졌다. 제 아무리 자신이 신성그룹의 3남이라고 해도! 360억이라고 해도 지금의 자신이 구할 엄두가 나지 않는 돈이었는데 그 돈도 부족해서 안 된다고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말이야.. 난 자네가 너무나 맘에 들어. 자네의 그 특유의 혼탁하면서도 맑은 영혼.. 그 영혼이.. 정말 특이하단 말이지.. 크크 게다가 성격과 배경.. 그에 맞춰주는 머리까지! 모든 것이 적합해 아주!”


 성민은 악마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돈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것을 말에서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하였다.


 “직접적으로 말해주십시오.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역시! 돌직구군. 크크크 간단해! 효성을 주겠네! 대신 내말에 따라!”


 “무엇을 따르란 말입니까?”


 “내게 영혼의 복종을 맹세하라는 말이지.”


 “!!!!”


 영혼의 복종이라는 말에 성민은 당황하였다. 악마와의 계약의 차원을 넘어선 복종을 바라는 악마.. 성민은 머리가 아파질수밖에 없었다.


 


 


 한참동안 성민이 심각하게 생각만 하자 악마는 웃으면서 다시 차를 한잔 성민에게 따라주면서 말했다.


 “어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그냥 내가 하는 말만 잘 들으면 되는 거야.”


 “하하하 심각하지 않다고요? 제가 복종을 맹세하기 무섭게 다시 효성을 데려가도 전 어쩔 수 없고 제게 말도 안 되는 일을 명령할 수도 있는데.. 심각하지 않다고요?”


 “에잉.. 쯧쯧.. 사제일 같은 녀석.. 정도에 벗어난 짓을 싫어하지? 뭐 그래도 목적을 위해서라면 안하지는 않으니.”


 악마는 잠시 차를 마시면서 뜸을 들이고서는 말을 하였다.
 
 “내가 고작 너에게 이런 제한을 하는 것이 카르마 때문인지 아느냐? 몰론 카르마는 나의 힘의 근원! 나에게 중요하기는 하지.. 그래도 효성이가 벌어주는 카르마가 없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야. 내가 너에게 이런 제한을 하는 것은 미래 때문이지.”


 “미래?”


 “그래! 미래! 너 권력에 관심이 있나?”


 “권력...”


 “만약.. 네가 나에게 복종의 맹세를 한다면 너에게 효성을 주는 것과 동시에.. 지원을 해주지 그리고 넌 20년 후에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위치까지 가게 될 것이야. 권력을 가지게 되지!”


 “......”


 “난 그때부터 너에게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 몰론! 정도에 벗어난 것이 많겠지만.. 너의 권력이라면 할 수 있는 것들이야.”


 “하... 결국 꼭두각시를 해라는 것이군요.”


 악마는 웃으면서 말했다. 너무나도 정확하게 자신의 의도를 알아차린 성민이었다.


 “맞아!”


 성민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성민은 권력욕이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주겠다는 권력을 마다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효성을 가질 수도 있다. 이리저리 찝찝한 부분이 많았지만 지금에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성민이 한참동안 생각하는 것을 악마는 유유히 구경만 하였다. 어차피 결국은! 성민은 자신의 제한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네.. 복종하겠습니다. 대신에 제게 20년 후에나 명령하겠다는 그 약속! 효성에게는 손대지 않겠다는 것도 약속해 주십시오.”


 “그래! 악마의 체면을 걸고 약속하지”


 악마는 말없이 성민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악마가 성민이 전혀 들어보지 못한 주문을 외웠고 성민은 자신의 심장이 타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성민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악마에 속하는 느낌.. 그 감각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악마의 손이 떨어지자 성민은 자신이 예전의 자신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악마의 권능에 의해서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된 것이다.


 “축하한다. 나의 종이 된 것을..”


 “네! 악마님!”


 그렇게 성민은 악마에게 복종의 맹세를 하였다.


 



 성민이 악마의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아무런 지체 없이 악마전의 1층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안마방으로 들어갔다.


 “아이고 어서 오십시오. 이른 시간에...”


 이서진이 익숙하게 성민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성민과 이서진은 눈빛만으로 대화가 되었는지 이서진이 말했다.


 “어서 효성이 방으로 올라가 보시지요.”


 “네!”


 악마와 성민이 계약을 한 직후에.. 악마에 속한 모든 소악마들에게도 성민이 복종의 맹세를 하였고 거래를 하였다는 것이 자동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서진이 성민을 전혀 말리지 않았던 것이다.
 성민은 거침없이 효성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소파위에서 멍하게 앉아있던 효성이 놀라서 일어났다.


 “오빠...”


 “야! 짐 챙겨!”


 “오빠......”


 “내 말 들어! 다 해결했으니! 변명이든 사과든! 다 여기서 나가서 하자!”


 “오빠.. 거래를 하면 어떻게 해.. 어떤 대가를 받을지..”


 “거래 안했어! 돈으로 해결했어! 나 이런저런 잔말하고 싶지 않아! 나 아직 너한테 화 많이 나있으니! 그냥 내말 들어라... 짐 챙겨!”


 성민의 말에 감동받은 효성은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말없이 자신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성민은 효성의 행동이 답답했는지 가방에 말 그래도 효성의 짐을 억지로 넣었다. 그리고 효성이 옷을 차려입고 짐을 다 챙기자 효성의 손을 잡고 악마전에서 나왔다.


 효성은 여전히 울면서 말없이 성민의 손에 이끌려서 악마도의 공항까지 이동하였다. 그리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려고 할 때 마지막으로 사제일이 나타났다.


 “결국.. 효성양 모든 것이 마치셨군요.”


 “감사합니다. 사제일님..”


 효성은 사제일에게 정말 고마움을 담아서 인사를 하였다. 사제일은 악마도에서 유일하게 인간들의 편을 들어주는 악마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제일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효성이었다. 사제일은 효성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자 효성이 사제일의 손을 잡았다. 그러면서 효성은 사제일에 의해서 몸에 있는 특정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 곳에서 나가시는데.. 더 이상 악마의 기운은 필요가 없지요. 음란함과 함께 낙인도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효성양의 몸 상태도 건강하게 만들어 드렸으니 이제 본연의 효성양으로 돌아온 겁니다.”


 “감사합니다. 사제일님.”


 효성은 다시 고마움에 사제일에게 인사를 하였다. 사제일은 효성과 성민에게 비행기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어서 가세요. 이곳으로는 두 번 다시는 오지도 생각도 마세요. 아! 그리고 이곳에 대한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계시죠?”


 사제일의 말에 효성과 성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성민을 선두로 둘은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사제일은 나가는 효성과 성민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걱정의 한숨을 동시에 내쉬었다.


 “악마의 계약을 벗어나기 위해.. 복종의 맹세라.. 과연 변해버린 성민군과 효성양.. 둘이 행복할지가 전 걱정이군요.”


 사제일은 비행기가 이륙하여 눈에서 사라진 뒤에서 하늘을 한참동안 바라보기만 하였다.  


 


 


 성민과 효성이 비행기를 타고 악마도에서 나갔을 때, 악마는 둘이 나간 것을 느끼고서는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악마가 차를 마시고 있는 정자의 뒤쪽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복종의 맹세는 잘하셨습니까?”


 “흠.. 자네 정말 독하구만.. 정말로 아들을 나에게 바치다니.”


 그는 바로 성민의 아버지인 신성그룹의 회장 김진우였다.



 김진우 회장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악마의 맞은편에 앉았다. 악마는 불쾌한 얼굴을 지었지만 김진우 회장은 능글맞게 스스로 찻잔에 차를 채우고서는 한잔 마셨다.


 “쩝.. 내가 필요에 의해서 자네의 제한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어찌 자네는 나보다 더 악마 같군.. 아들을 악마에게 바치다니.”


 “흐흐흐 뭐 어떻습니까? 그 녀석이 원하는 것은 해주지 않았습니까? 그 녀석이 그렇게 원하는 여자를 찾게 해주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저희에게 있어서는 차기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 집안에 있으니.. 일석이조이지요.”


 김진우 회장은 33살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는 성민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게다가 결혼문제 뿐만이 아니라 진로문제도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아서 짜증만 났었다. 김진우 회장은 아들 중에 가장 똑똑해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성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서 권력을 가지를 원했다. 하지만 성민은 교수가 되기를 원했고 성민의 고집을 꺾을 수 없는 탓에 둘은 늘 충돌만 일으켜서 짜증이 났던 것이다.
 그러던 김진우 회장은 소악마 권시혁을 통해서 성민이 그토록 원하던 효성이 악마도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그와 동시에 음마가 한국의 정치계에 영향을 주는 자신의 새로운 종을 원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몰론 이후에 권시혁은 정보를 유출한 대가로 악마에게 크게 혼이 났지만 악마에게도 만족스럽고 김진우 회장에게도 만족스러운 거래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바로 성민이 악마에게 복종의 맹세를 하면서 권력자가 되는...


 김진우 회장에게는 3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리고 성민이 세 번째 아들이었기 때문에 김진우 회장은 성민을 악마도에 데려왔고. 효성과 만나게 한 것이다.


 “하하하 그래도 나쁘지 않은 거래지 않습니까? 제 아들이지만 저 녀석 똑똑하고 성격이 불같고 외골수라서 악마님이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게다가 저희 집안에서 뒤를 밀어주기 때문에 쉽게 올라갈 수 있을 것 이구요.”


 “그래! 게다가 네 더러운 영혼과는 다르게 특이한 영혼을 가지고 있더군.. 더럽기도 하지만.. 순수한.. 독특한 영혼.”


 김진우 회장은 여전히 능글맞게 웃으면서 차를 마셨고 악마는 그런 김진우 회장의 모습이 보기가 싫었다. 그래서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보기 싫으니! 당장 꺼져”


 그와 동시에 김진우 회장은 정자에서 사라졌다. 다시 악마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악마는 말없이 차를 더 마셨다. 악마는 인간의 행동에 다시 감탄하였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아니 인간의 욕망은 악마보다 더욱 잔인했으니..               






어두운.. 아니 음침한 밤..

서울역 뒷골목에 한 노숙자가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고 있다. 이 노숙자는 말그대로 전신이 더러웠다. 옷에서는 꼬랑내가 났고 얼굴에는 땟국물에.. 근처에 가기도 힘들정도로 혐오스러웠다. 그런 노숙자의 몸이 경련하고 있고.. 다리가 불편한것이 누가봐도 장애인이었다. 

"내가.. 내가!! 이럴수는 없어!.."

술에 취한듯 노숙자는 한탄이 섞인 말을 크게 내뱉었다.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하나 없었다...

"다.. 다시 일어난다! 나 이대로 죽지않아!! 내가 누군데! 나 민혁이야 민혁!!"

그랬다.. 이 노숙자는 효성을 그렇게 괴롭혔던 민혁이었다. 악마의 저주에 의해서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장애인에 노숙자가 된것이다. 민혁은 들고있는 소주병의 소주를 한모금 더 마셧다.

 "캬...."

 "민혁?"

 갑작스러운 물음에 민혁의 시선이 돌아갔다. 그곳에는 아주 한 사내가 서있었다. 그 사내의 모습은 민혁과 정반대되는 엘리트의 모습에 가까웠다. 고급양복에.. 깔끔한 얼굴.. 비싼 향수 냄새까지... 그리고 그런 사네의 모습이 민혁에게는 짜증만 났다.

"넌! 뭐야! 이 개새꺄! 저리 안꺼져?"

"..... 이런 쓰레기.."

"뭐? 컥!!!!"

민혁이 화도 내기 전이었다. 민혁의 배에는 커다란 회칼이 들어왔다. 폐에 찔린 민혁은 신음도 제대로 내지 못하였다.

"컥! 컥! 컥!!"

사내의 손에는 자비가 없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사내는 셀수없이 칼로 민혁을 찔렀다.

"털썩.."

민혁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바로 절명했다.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민혁이었다. 그런 민혁의 모습을 보면서 사내는 아직도 분함이 풀리지가 않는지.. 씩씩거렸다.

 "쓰레기 같은 자식이..."
 
사내는 들고있던 가방에 칼을 넣고 들어있던 석유를 꺼내었다. 그리고 민혁의 시신에 석유를 뿌리고서는 성냥에 불을 켰다.

 "잘가라.. 효성의 복수다!"

 사내의 손에 들린 성냥이 던져지자.. 민혁의 시체가 불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서야 사내의 얼굴에는 미소가 서렸다.

 "흐흐흐 이제.. 효성이는 내꺼야.. 영원히!"

사내는.. 바로 성민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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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계약.. 효성의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악마의 계약은.. 현실에서 좌절을 겪는 사람에게 악마가 나타나서 계약을 권유한다는 간다한 모티브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악마의 계약에 의해서 현실은 극복하지만 그 대가를 받는 다는 것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공짜는 없는거죠.


효성이의 경우 살짝 열린 결말로 마무리했습니다. 이후에 슬픈지.. 기쁜지는 읽으시는 분들의 상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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