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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스트립파이터 마유

언젠가 연재했던 아스트랄명랑막장야설 "아카리, 천사의 입술" 작가의 신작입니다.
아직 연재중이지만, 완결이 될거라고 굳게(?) 믿으며 번역 드갑니다ㅋㅋ






제1화 일상

다음 뉴스입니다. 요사이 계속되고 있는 연속 실종으로 추정되는 사건인데요, 어젯밤에 또 행방불명자가 나온 것 같습니다. 행방이 묘연해진 인물은, 24세의 전직 자위대원에 현재 운송회사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도내에 거주하는 24세의 모리타 야스유키 씨로서, 어제 배달을 나간 이후 회사로 복귀하지 않은 채 방치된 트럭만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타국에 의한 조직적인 납치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주위에 경계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날씨입니다...


거실 텔레비젼에서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토스트를 입에 물고 그걸 곁눈질로 바라보고 있었다.
"와, 연속 납치사건이야? 무셔라"
부엌에서 설겆이를 하고 있던 엄마에게 말을 던졌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시간에 여유있게 텔레비젼이나 보고 있는 네가 더 무섭네요. 타카시군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서둘러야지"
엄마는 쳐다도 안 보고 대답했다.
"네에네에, 잘 알겠습니다. 지금 갈라고 그러자너요"
마지막 토스트 조각을 삼키고, 손에 묻은 빵 부스러기를 털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다녀오겠슴---다"


현관에 붙어있는 거울로, 대충 옷매무새를 체크한다. 땋아서 늘어뜨린 머리를 동여맨 밴드 위치를 살짝 고치고, 좌우 대칭에 맞게 수정. 세라복 스카프 주름을 잡아 내리는 걸로 체크 완료. 으음, 오늘도 그럭저럭 귀엽군.
내 이름은 마유. 도내 공립 중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중학생. 특별히 특징이랄게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평범한 여자아이. 성적은 중상 정도. 동아리는 댄스부지만, 중앙에서 화려하게 춤추는 포지션은 아니고, 백댄서 역할이랄까. 비주얼적으로는, 그럭저럭, 뭐 스스로는 살짝 귀여운 축에 속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암튼 귀엽다곤 해도 그래봤자 딱 평균 레벨이랍니다.
이런 나라도, 일단은 남친 있음. 남친은 이웃에 사는 소꿉친구 타카시군. 작년 크리스마스에 갑자기 고백받고, 깜짝 놀랐지만 나도 전부터 쭉 호감이 있었기 때문에 교제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 첫키스를 경험했지만, 딱 거기까지. 그 이상은 역시, 둘다 아직 중학생이고. 게다가 정말이지 꼬맹이 무렵부터 내내 쭉 함께 지내온 타카시군하고 갑자기 그런 관계가 되는 건 좀 부끄러워서...
그 이후로 타카시군하고 매일같이 함께 등교하게 되었고, 언제나 이렇게 집 앞에서 기다려 준다. 나는 통학용의 로퍼를 신고 현관문을 열었다.


"타카시군, 안녕"
담벼락에 기대서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그에게 손을 흔들며 달려갔다.
"...아, 안녕, 마유쨩"
그가 내쪽을 바라보며 살짝 구겨진 얼굴로 대답했다.
"무슨 일 있어?"
그가 만지작거리고 있는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면서 물었다.
"실종사건 뉴스. 어제 행방 불명된 사람, 내가 다니는 도장 선배야"
"엣---그래?"
타카시군은 어릴 때부터 검도 도장에 다녔는데, 실력이 장난 아니다. 작년엔 전국대회 중학생부 우승까지 차지. 그 덕분에 검도 연습으로 바빠서, 함께 놀 시간이 별로 없는게 좀 슬프지만.


"모리타씨라고 하는 사람인데, 굉장한 실력자야. 뉴스에선 납치니 뭐니 하는데, 그렇게 강한 사람을 쉽게 잡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 시합일이 가까와져서, 기합도 꽤 들어가 있었으니까, 스스로 잠수를 탔을 리도 없고..."
"그치만, 검도 실력이 아무리 어마어마한 사람이래두 늘 칼을 차고 다니는 건 아니자나? 여러 사람에게 둘러 싸이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야?"
"거야 진검을 들고 다니거나 하진 않지만, 검도가는 맨손일 때도 강하거든. 아마추어는 상대가 안돼. 상대가 총으로 무장했다면 그건 또 얘기가 다르겠지만"
우리는 평소처럼 통학로를 따라 학교로 향했다.
"흐---음. 타카시군도 조심해. 행방 불명 같은 거 되는거, 나, 싫어"
그의 교복 소매자락을 살짝 집으며 말했다.
"난 괜찮아. 납치될 이유도 없고, 마유쨩만 남겨두고 실종이라니, 죽어도 싫어"
타카시군이 생긋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우후후"
나는 타카시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살짝 애교를 부렸다. 여기서 키스로 이어지면 정말 로맨틱하겠지만, 애석하게도 아침 통학로에서 거기까진 무리.


"것보다도, 오늘 미니 테스트가 걱정이야. 어제 예습을 하긴 했는데 전혀 모르겠어"
나는 잠깐 로맨틱한 분위기에 취해 있다가, 문득 바로 앞에 닥친 난관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그래? 그렇게 어렵진 않은데. 있다가 핵심 포인트 짚어 줄께"
"응. 부탁해"


그는 검도도 굉장하지만, 사실 머리도 무지 좋다. 덕분에 내 성적도 미묘하긴 하지만 상승중이다. 남녀교제는 아직 이르다고 하는 우리 엄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그와의 교제를 기뻐하고 있다.
스포츠도 만능, 공부도 만능. 거기다 얼굴도 꽤 근사하다. 당연하게도 여자애들한테 킹카중에 킹카지만, 어째서인지 그는 나를 선택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제일로 귀여우니까 라고 대답.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심하게 오바. "제일"까지는 좀. 그래도 기쁘긴 했지만.
학교에 도착한 우리는, 연속 실종사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조그만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며, 여느 때처럼 교문 안으로 접어 들었다.


방과후. 타카시군은 검도부, 나는 오늘 동아리 활동이 없어서 곧장 귀가하는 날. 미니 테스트도 타카시군 덕택으로 구사일생이었지만, 혼자 집에 가는 건 역시 외롭다. 솔직히 말하면 기다렸다 같이 가고 싶었지만, 타카시군이 먼저 가라고 했는데 괜히 기다렸다가 핀잔이나 들을 게 뻔했기 때문에 얌전히 시키는 대로 혼자 터벅터벅 귀가중이었다.


그 때, 내 앞으로 고양이 한 마리가 지나갔다. 전에도 본 적 있는 얼룩무늬 고양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친구가 되고 싶은 녀석이었지만, 언제나 늘 도망가 버린다. 나는 오늘이야말로 어떻게든 꼭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해 보이고 말리라 다짐하며 뒤를 쫓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나 같은 거 신경도 안 쓰고, 잡목림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잡목림이래봤자 건너편으로 지나가는 차가 보일 정도로 조그만 숲이었지만. 그런데 막상 잡목림 입구에 다다르자 고양이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자 사각사각하고 풀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가방을 길가에 내려놓고 몸을 구부려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살금살금 기어갔다.
소리는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으로부터 들려 왔다. 적도 과연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서,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고양이가 위협을 느끼지 않게 조심하면서 살금살금 추적을 개시했다.
그러나 고양이는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점점 소리가 작아지더니 마침내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잠시 형세를 살펴 봤지만 고양이는 전혀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살짝 흥미가 가셨지만, 어차피 한가한 인생, 여기서 단념해봤자 어차피 달리 할 일도 없고, 아빠가 늘, 네가 숲을 헤매고 다니는 일에 비정상적으로 정열을 보이는 이유는 토끼 띠라서 그래, 라고 하실 정도로, 여기는 그야말로 나의 필드라는 말씀. 겨우 고양이나 나무 따위에게 질 수는 없다. 어차피 빨리 집에 가봤자 엄마한테 숙제나 하라고 잔소리나 들을 게 뻔하고.


나는 가능한 한 소리가 나지 않게 아주 조심조심해서 열심히 숲 안을 탐색해 나갔다. 뭔가 열중하기 시작하면 완전 단순해지는 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꽤나 쌀쌀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추워져서 세라복만 입고 있으려니 꽤 괴롭다. 게다가 세라복 안에 꼴랑 브라하고 팬티만 걸치고 있고. 대부분 티셔츠 같은 걸 겹쳐 있고 있지만, 언젠가 타카시군이, 여자애가 팔을 들었을 때 세라복 윗도리 사이로 배꼽이 보이는 게 이뻐 보인다고 다른 남자애들한테 얘기하는 걸 들은 이후로, 무리해서 안에 티셔츠 겹쳐 입는 건 포기. 그게 지금 완전히 화근이 되어, 바들바들 떨릴 정도로 춥다.
왠지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고양이 상대로 나는 어째서 이렇게까지 필사적이 되어야만 하는 것인가. 몰라, 됐어. 오늘은 이 정도로 용서해 주지,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고양이에게 혼자 일방적으로 선언을 하고, 나는 허리를 폈다. 내내 구부리고 돌아다닌 탓에 허리가 무지 아팠다. 허리를 탁탁 두드리며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여기, 어디지?


내가 있던 장소는, 꼴랑 손바닥만한 잡목림이었는데. 고양이가 숨을 수 있을 만큼, 아니 그건 상관없구나. 그런데 여긴 어느새 울창한 숲이 되어 있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거즘 한 시간 가까이 헤매고 다닐 만큼 넓은 장소가 아니었다. 나는 가방을 놓아 두었던 장소를 가늠해 그쪽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걸어도 원래의 장소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고작 몇 미터 거리일텐데 벌써 10분도 넘게 걷고 있었다. 나무 사이로 보여야 될 마을 풍경도 전혀 안 보인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전혀 알 수 없어서, 자꾸만 불안해졌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오솔길 하나를 발견하곤 그 길을 따라 걸어갔다. 그러고보니 주위에 눈도 쌓여 있었다. 올해는 아직 첫눈이 내리기 전인데, 여기 쌓여있는 눈은 분명 며칠전에 내린 눈이었다. 이거 분명 뭔가 이상해. 내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사건이 지금 틀림없이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계속 걸어 들어가자 눈은 점점 많이 쌓이고, 주위는 난생 처음보는 설경으로 변해 있었다. 건물 같은 건 일절 보이지 않고 완전히 황무지다. 몸이 완전히 얼어붙어 덜덜덜덜 떨리는 게 멈추질 않는다. 가죽으로 된 로퍼는 물이 스며들어 엄청 차가왔다. 더이상 걷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나무 아래로 눈이 쌓여있지 않은 조그만 공터를 찾아냈다. 일단 잠깐 쉬자. 나는 마른 지면 위에 털썩 주저 앉았다.


무슨 일인가 벌어진 것이다. 어떻게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잡목림 안에서 조난을 당할 수 있는 거지? 나눗셈에 약한 내 둔한 두뇌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 지구가 멸망한다는 이야기는 그래도 조금 믿음이 가지만, 이건 그 이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사건이었다. 그럼, 대체 이건 뭐지? 피로와 추위로 졸음에 빠지기 시작한 내 두뇌가 내린 최상의 결론은 당연히 하나 뿐이었다.


꿈이다.


그래, 이건 뭐 어떻게 생각해봐도 꿈. 분명해, 틀림없어. 사실 난 집에 있는 침대 위에서 자고 있는 거야. 잠버릇이 고약해서 이불을 걷어차는 바람에 이렇게 추운 꿈을 꾸고있는 거지. 내일 당장 모포를 한 장 더 늘려야겠다.
눈을 뜨면, 매일 아침마다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분노가 정점에 달한 엄마의 얼굴이 눈 앞에 있을 거야. 정말 싫은 얼굴이었지만 지금은 엄마의 그런 얼굴이 빨리 보고 싶었다. 그리고 타카시군하고 같이 사이좋게 학교에 가는 거야. 그렇다면 어서 잠이 드는 게 제일이지. 나는 커다란 나무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눈앞에 엄마의 얼굴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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