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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 소환술의 잘못된 사용법 제4장 일본과 이세계와 -20화-


제4장 일본과 이세계와

20화 불흐르는 산의 가브리님






지구에선 7월도 중반을 지난 시기이지만, 리트미아별(의 북반구)는 아직 여름의 바로 앞, 지구로 말하자면 6월 하순이 접어드는 무렵이다.

불흐르는 산과 그 주변은 지구라는 지중해성기후에 해당해, 즉 장마가 없다. 그렇기에 같은 6월이라도 일본의 6월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미 완전히 여름의 한가운데. 라고 해도 온난화나 힛아일랜드 현상과도 무관한데다, 공기가 바짝 건조하기에 아주 지내기 편하다.


나는 오늘은 얕으면서도 긴소매의 로브를 입고 있지만, 뭐 이래도 하루종일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재가 리넨이니까 통기성은 문제없고. 아, 로브의 색은 항상 적갈색. 원패턴이라고 하지 말아줘. 이건 제복같은 거니까. 그리고 오른손도 평소의 지팡이. 길이 180센티정도의,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나무 지팡입니다.


 


일단, 탑에서 전이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주변에 펼처진 자작나무숲. 작은 새의 지저귐도 활기차다. 거기에 한 여름을 눈앞에 둔 강한 햇발이 내리쬐어, 가지 끝에서 푸른 잎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뺨을 어루만진다. 심호흡을 하면 시원한 신록의 향기가 가슴 가득이 찬다.


실로, 눈에는 푸른 잎 산 두견새~라는 느낌(*1). 그렇다고 해도 울고 있는 새는 두견새가 아닌데다, 이 주변에선 가다랭이는 잡히지 않으니까.


 


(*1 에도시대 시조 작가인 야마구치 소도우의 시구.
원문은 には青葉山ほととぎす初鰹: 눈에는 푸른 잎 산 두견새, 첫 가다랭이라는 뜻. 5월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시구로 일반적인 풍조와 다르게 계절을 상징하는 계절어를 여럿 넣은 것으로 유명)


 


그러고보니 이쪽의 세계에 태어나고 나서 전혀 먹은 적이 없구나, 가다랭이. 아, 그러니까 갑자기 먹고싶어졌어. 오늘 저녁밥은 말린 가다랭이로 하자. 결정.


 


 


 


각설하고


 


이쪽에 전이하기전에 시계는 확인했으나, 일단 이치미야에게 감각을 연결해, 준비가 되었는 가를 확인해서 소환. 유감스럽게도 옷은 진즉에 갈아입고 있었다.


 


"저기 나가미네군. 나 화내도 될까?"


 


그런건 관자놀이에 핏줄기를 띄우기 전에 말해주세요


 


"리호코짱이 나를 위해 옷을 고르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말야....."


"흥. 나가미네군 상대로 치장을 해도 소용이 없잖아. 어차피 알몸으로 만드는 것밖에 흥미없지?"


"그, 그렇지 않아. 그거야 이치미야의 알몸도 좋아하지만, 귀여운 옷을 입고 있는 이치미야도 좋아하는걸. 오늘의 옷도 어울려. 머리의 리본 새로 했구나."


"고, 고마워...."


 


에헤헤. 부끄러워하는 이치미야는 귀엽구나.


 


"뭐야?"


 


에헤헤.


 


뒤이어서 니이제키와 산나이도 소환. 덧붙여 이 곳의 태양의 운행은 일본 표준시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고작 10분정도 늦는 정도.


 


오늘은 두 사람 다 팬츠룩에 스니커구나. 산행에 맞춘걸까. 어제는 그점에 관해서 설명을 안했으니까, 당연한 가정으로 그런 준비를 한거겠지만......미안한 일을 해버린걸까. 아마도 그냥 외출차림으로도 상관없었다고 생각해.


나도 신발이 샌달이고 말야. 역시 찍찍이가 아니라 정강이까지 가죽끈으로 고정하는 타입이지만.


 


 


아아 그래도, 니이제키와 산나이의 팬츠룩도 신선해서 굉장히 좋습니다. 특히 오늘의 산나이는 머리형도 포니로 했고...., 응 굉장히 좋다. 활동적인 산나이라는 갭이 멋져.


 


"저기, 제 얼굴에 뭔가 붙어있나요?"


"에? 으응. 산나이의 포니, 처음 봤구나 해서."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중학교때는 계속 땋고 있었으니까.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체육 시간은 계속 이렇게 하고 있어요."


 


산나이의 체육복 차림! 브루마려나, 스패츠려나, 아니면 하프팬츠라도 좋아.


포니에 체육복을 입은 산나이는 부디 보고싶다. 에헤헤, 다음에 칸쿠로를 산나이의 고교에 날려보내서..., 으아앗, 아파아파.


이치미야, 발, 발을 밟고 있어. 나 샌달인데 스니커로 밟다니 너무해엣!


 


"어머나~ 미안하와요♪"


 


-, 뭐냐고 정말


 


 


 


 


 


여기서 돌아서서 산위를 올려다보면, 동굴앞의 돈대에서 가브리님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도 가브리님을 향해 붕붕 손을 흔든다.


 


"저분이 가브리님인가요?"


"응. 저기에 있는게 이 산의 주인인 가브리님."


 


가브리님은 신장 1미터정도의 작은 산소귀다. 피부색은 흙색, 귀는 길고 뾰족한 귀, 두정부까지 벗겨진 머리에 회갈색의 푸석푸석한 머리. 아몬드형의 눈에 동글동글한 붉은 눈동자, 코는 납작코지만 코끝이 뾰족하다. 좌우로 크게 찢어진 입에는 불규칙한 잇마디가 늘어서있고, 상하로 하나씩 커다란 송곳니가 돋아나있다. 다리는 짧고 등은 새우등같다. 상반신은 알몸, 발밑도 맨발인채로, 의복이라고 한다면 붉은 반바지를 멜빵으로 착용한 정도. 나머지는 가슴털이나 정강이털이나, 아무튼 털이 많다.


 


"가브리님, 조금 귀여울지도....."


"카호는 기분나쁘게 귀여운걸 좋아하는구나-"


 


이치미야도 니이제키도, 그건 조금 실례지 않아?


 


저렇게 보여도(라는 말도 실례지만) 가브리님은 강대한 힘을 가진 정령사다.


, 정령사라는 건 자신의 영력을 통해 정령을 거느리거나, 혹은 정령과 교섭해서 맹약을 맺는 것으로 협력을 얻거나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모습은 우리들 술사가 말의 힘으로 세계에 간섭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불흐르는 산은 이때까지 가끔씩 대분화를 일으켜 주변의 도시와 마을에 막대한 피해를 주어왔지만, 가브리님이 산의 대정령을 굴복시키고 나서 산의 활동은 크게 얌전하게 되었다. 불흐르는 산의 대정령이라고 하면 북대륙에서도 유수의 힘을 가진 정령중 하나다. 가브리님이 굴복시킬때까지는 사나운 신으로써 받들어졌다. 조금이라도 심기를 해치면 대분화를 일으키고, 그때마다 중턱의 마을들에, 심할때는 스렌시아시까지 막대한 피해를 주어왔다.


산기슭의 마을에선 매년 교대로 젊은 여인을 제물로 바쳐 분노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그래도 이 거친 신이 완전히 진정하는 일은 없었다.


그것을 완전히 제압한 것이 가브리님이라는 것.


 


불흐르는 산의 정령을 받들던 사당은, 지금은 가브리님을 모시는 사당이 되어있다. 그리고 매년 가을에는 가브리님에게 감사를 올리는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대신 불흐르는 산의 10분의 2보다 위쪽은 여인 금지가 되어버렸지만 말야. 라는 것도 아름다운 여인이 산에 들어가면 가브리님이 납치해버리니까. 산기슭의 사람들한테는 큰 은인이니 겉으로는 불만도 말할 수 없고, 그렇다고 여자를 마구잡이로 납치되가게 둘수도 없어. 그 타협점이 "산의 10분의 2지점위는 여인금지"라는 듯합니다.


 


에 그러니까, 여인을 납치해간다 운운은 접어두고, 즉, 아-, 가브리님은 이 지방의 수호신같은 거란 말이지.


귀엽다던가 기분나쁘게 귀엽다던가 말한다면 벌이....내리지 않겠지만, 가브리님이니까 "용서해주는 대신에 포옹해줘"라고 말할지도 모르니까 말야?


 


"에? 끌어안게 해주는거야?"


 


니이제키가 눈을 빛낸다. 잠깐, 가브리님은 봉제인형이 아닌데 말야.


 


"덧붙여 가브리님은 여자의 가슴을 정말 좋아하니까 말야. 섣부르게 포용하면 뭘 당할지 모른다고?"


"그, 그건.....조금 싫을....지도...."


 


알면 됬어.


 


 


 


그 가브리님 뒤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두명, 한걸음 물러선 위치에서 대기하고 있다.


우측에 있는 것은 진한 갈색의 웨이브헤어를 허리까지 기른, 폰테체리의 "봄"에라도 나올것같은 포근해보이는 몸매의 누나다. 가브리님의 하렘중에서 최고참으로, 불로불사의 열매를 먹었다던가 해서 저래보여도 연령은....아니 죄송합니다. 나이에 대해선 말하면 안됬었지.


 


 


왼쪽의 여자는 오늘 처음 봤다.


어깨까지 기른 금발, 스타일이라고 하면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가 있다. 마치 어딘가의 그라비아 모델같다. 나이는 여고생이나 여대생즈음, 그정도로 보인다.


가브리님도 또 새로운 여자를 늘렸구나. 부럽....커흠커흠.....밝히시는구나.


 


 


두 사람이 입은 하얀 비단 드레스는, 부분부분이 살결이 비쳐보이는데 중요한 부분은 미묘하게 감춰져 있고, 허벅지에는 절묘한 각도와 깊이로 들어간 슬립에서 위태위태한 부분이 보일 것같으면서 안보이고, 나머지는 바스트에서 허리, 힙, 허벅지로 나뉘는 라인이 아름답게 떠오르는듯한 디자인이라던가, 도대체 누구의 취미인걸까.


.....라니 가브리님의 취향인게 당연하지만 말야.


 


 


우리들이 있는 숲에서 가브리님이 있는 동굴앞의 돈대까지, 자작나무의 틈사이를 꿰듯이 구불구불한 언덕길이 뻗어있다. 덧붙여 이 언덕길, 보기에는 모를수도 있지만 미묘하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경사가 급한 곳은 제대로 계단이 깔려있거나 말야. 그러니까 모두가 샌달을 신고 왔어도 딱히 힘들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자작나무 숲을 빠져나가면 동굴앞의 돈대가 눈앞이다.


 


 


가브리님의 돈대는 사고방지용 울타리도 있고 벽돌로 포장도 되어 있어, 거의 전망대 버금가게 정비되어 있다. 벤치가 있고 정자까지 있다니, 여기 어디의 관광지?


거기다 바깥에서 점심을 먹을떄를 위해 테이블을 놓을 스페이스도 있다. 가브리님의 런치라 하면 하렘의 여인만으로도 열손가락도 부족하고, 손님의 몫도 합치면 상당한 넓이가 확보되어있다.


그러고보니 최근, 가브리님이 바베큐에 골몰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는데.....아아 돈대 구석에 벽돌로 지은 부엌이 보이는구나.


 


 


이 돈대에서는 방금전까지 있던 자작나무 숲이 내다보인다. 자작나무 숲은 표고가 내려감에 따라 잡다한 수목이 섞이게되고, 산기슭근처에선 완전히 잡목림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산 기슭에서 펼처지는 선상지에는 포도밭, 그리고 올리브 나무. 이윽고 보리와 밀 밭이 보인다. 밭 너머에 보이는 도시는 스렌시아 시, 바다를 접한 항구마을이다.


 


여기서 망원경을 살피면 석조의 하얀 거리들, 시내를 종횡으로 감싸는 운하, 거기를 오가는 작은 배, 그리고 항구를 메우는 크고작은 제각각의 배들까지 확실히 보일 것이다. 시 주변에 펼처진 밭과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말야.


그리고 이번에, 망원경도 제대로 준비해두었습니다. 나중에 정상에서 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모처럼의 이세계관광이니, 모두가 즐겁게 지내줬으면 하고.


 


 


 


"좋은 아침입니다-!"


 


"오우, 뷔로도령. 변함없이 건강해보이는군."


"가브리님도 건강해보여서 다행입니다."


 


가브리님 앞에 온 시점에서, 나는 다시 지면에 지팡이를 내려놓고, 한쪽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다.


 


"아아 자, 딱딱한 인사는 필요없다고. 애당초 뷔로도령한테도 어울리지 않ㅈ낳아? 그것보다, 뒤쪽의 귀여운 아이들을 나한테 소개해줘."


"괜찮습니다만 가브리님, 그런 말만 하면...."


 


내가 얼굴을 들자, 가브리님의 뒤에 있는 온화한 부인의 험악한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봐, 말했었잖아. 나는 모른다구요~ 라고.


아, 돌아본 가브리님이 굳어 있다.


 


"오, 오우. 포트아, 그런 무서운 얼굴하지마. 농담이라니까 농담. 응? 어이-, 사포리나를 데리고 온걸로 아직 화내는 거냐고~"


 


덧붙여 방금 소개한 갈색의 웨이브 헤어에 따듯해보이는 누나가 포트아씨입니다. 사포리나씨라는 건 금발의 여인말이려나?"


 


"하지만 어쩔수 없잖아. 그 영주의 건달 아들놈에게 덮쳐지는 것보다는 말야, 내가 받아주는 쪽이 사포리나를 위해서라니까. 응?"


 


뭔가 여러가지 있었던 모양?


사포리나씨-금발의 누나-는 쓴 웃음 짓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해야할까. 가브리님이 이 상태면 세명을 소개하려고 해도 할수가 없는데


여기서 뒤의 세명을 돌아보았다. 모두 하나같이 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다.


어라, 왜 그래?


 


"저기, 나가미네군....?"


"뭔가 다투고 있는건가요?"


 


다투고뭐고 듣고 있는대로야.


지금은 화내면 제법 무서운 포트나씨를 가브리님이 필사적으로 어르고 있는중.


 


"나가미네군 2개국어자였구나...."


 


....., 아, 아앗!


이런. 내가 통역하지 않으면 모르는거였지. 내버려둬서 미안합니다.


 


"나가미네군은 이상한 곳에 신경을 쓰는 주제에 중요한 부분은 얼빠졌네."


우-, 미안하다고.


에 그러니까......이러쿵저러쿵여차저차해서....


 


 


 


"저기 나가미네군, 이 쪽 남자는 그런 사람들뿐이야?"


"아니, 그,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저기 미야, 기왕이면 자기만 봐주는 남자가 좋지-?"


 


우우, 이치미야의 시선이 차갑다. 왜 이쪽을 보면서 그런말을 하는거야.


도움을 바라는 듯이 니이제키를 보자, 그 얼굴에는 왠지 복잡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습니다.


 


"엣? 아....그, 그렇네. 역시 바람기 있는 남자는 좋아질 수 없겠지...."


"그렇지-"


그러니까 왜 이쪽을 보면서 말하는거야?


저기 니이제키......아, 니이제키가 눈을 피했다.


 


 


 


그런데, 우리들이 그런 대화를 나누는 동안 가브리님쪽도 진정된 모양입니다.


포트나 씨가 가브리님을 끌어안고 볼을 부비고 있다. 뭐 그런거지. 이 두사람의 싸움은 칼로 물베기어쩌구저쩌구야.


사포리나씨가 두 사람 곁에서 이런이런 하는 느낌으로 양손을 펼치고 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시금 세사람을 가브리님에게 소개한다. 가브리님은 포트나 씨에게 끌어안긴채로 그대로 응한다. 그리고 내가 그 사이에 끼어 쉴새없이 통역한다. 역시 가브리님도 포트나씨의 앞, 의례적인 인사로 일관하는 듯하다.


우우, 통역 귀걸이정도는 준비해둘걸그랬어. 나 바보.


 


 


 


 


 


뭐 됬어. 지난 일을 신경써도 어쩔수 없겠지.


기분을 고쳐 우선 불흐르는 산의 화구에 대정령을 만나러 갑시다.


아, 그렇지. 가브리님, 점심은 여기서 하려고 생각합니다만, 괜찮지요?


 


"음, 마을에서 먹는게 아니었나? 예정이 바뀌었어? 아아 그래. 상관은 없다만. 물론 나도 동석해도 되겠지? 아아 그렇지. 그런거라면 뷔로도령의 아가씨들에게도 내 수제요리를 대접하지 않으면 안되지. 아아 걱정하지마. 이래보여도 우리 여자들은 정평이 좋다고? 내가 구운 고기는 불조절이 절묘해서 말이야. 뭐 기대해두도록 해."


 


가브리님이 포트나씨에게 끌어안긴채로, 내 어깨를 탁탁 두들긴다. 잠깐 가브리님, 아프다구요.


 


 


음, 그래도 뭐, 가브리님이 주방에서 구운 고기는 확실히 맜있다고, 내 동료사이에서도 호평입니다. 나는 아직 먹은적이 없지만 말야..


무엇보다, 두꺼운 고기에 간장 베이스 소스를 발라서, 먼불로 지긋이 불에 쬐이는 것으로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하게 완성된다, 라는 것 같다. 쓰는 불은 물론 숯불이에요. 거기에 간장의 배인 냄새가 더해져서, .......후릅.


 덧붙여 주방의 숯은 한곳에 몰아 두는 것이 비결이라는 모양입니다. 가브리님 왈, 이렇게 하면 고기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화력을 조절할 수 있다던가.


 


응응, 까먹지 않은 동안 가브리님에게 부탁받은 술과 간장을 건네지 않으면 안되겠지.


지팡이를 한번 휘둘러, 지팡이 속에 봉인해두었던 술병과 간장을 해방한다. 가브리님은 "오호-, 이거이거" 하며, 한 박스에 십수킬로나 하는 종이박스를 양어깨에 하나씩, 가볍게 짊어지고 발걸음도 가볍게 동굴속으로 옮긴다. 매번 생각하지만 가브리님의 근력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걸까?


 


"그럼, 나중에 또 부탁하지."


"네, 가브리님"


 


 


 


 


그럼, 가브리님과의 인사도 끝마쳤고, 우선 불흐르는 산의 화구를 보러 갈까.


 


"나가미네군, 화구견학은 좋지만..."


"여기서 정상까지 제법 거리가 되네요. 지금부터 등산하면 날이 저물지 않을까요?"


 


뭐 맡겨두라니까.


 


 


 


여기선 좁으니 조금 넓은 장소로 가자.


지금 있는 돈대에서 조금 올라가면 초원이 펼쳐진 완만한 언덕이 있기에 거기서 말야. 저기에 보이는 계단으로 위에 올라가겠습니다~


 


"방금전의 오픈 테라스같은 곳도 멋졌지만, 여기에 돗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는 건 어떨까."


 


니이제키가 도시락이 담겼을거라 생각되는 바구니를 안고 그런 말을 한다.


확실히 여기는 경치도 좋고, 밖에서 먹는다는 느낌이 잘나서 좋을지도.


 


 


"어라? 저기, 뭔가 커다란 것이 날아오고 있네요?"


 


산나이가 문득 남쪽 하늘을 올려다보곤, 거기에 있던 것을 깨닫고 불안한 목소리를 낸다.


 


"도대체 뭘까요.....에, 드래곤!?"


 


우후후. 드디어 깨달아줬구나.


아, 덧붙여 저건 용(드래곤)이 아닙니다.


 


"저기, 나가미네군! 이쪽에 와!"


"나가미네군!?"


 


이치미야와 니이제키도 산나이의 말에 하늘을 나는 거대생물을 깨달은 모양. 세 사람이 당황한 모습으로 내쪽으로 매달려온다. 우와아, 세 사람의 폭신폭신한 몸이 밀어대서. 이건 조금 참기 어렵습니다.


 


"나가미네군, 무서워...."


 


여차저차하는 동안에도 예의 비행체는 이쪽으로 가까워져 옵니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깃털에 덮인 커다란 날개다. 커다랗다 해도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펼쳐서 20미터하고도 반을 넘고 있다. 응, 이전에 쟀을땐 26미터였었지.


그리고 긴 목 끝에는 티라노 사우르스를 생각케 하는 뭉툭한 머리가 붙어있다.


 


 


그오오오오오오오!!


 


목을 젖히고 울부짖는 모습도 박력충분. 쩍하고 벌린 입에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톱날처럼 늘어서있다.


가슴부는 날개와 마찬가지로 새처럼 깃털로 덮여있다. 그리고 배에서부터 아래는 또한 공룡을 생각시키는 그것으로, 늠름한 허리에서 뻗은 굵은 다리, 발끝에는 커다랗고 날카로운 발톱. 조금전까지 사냥도중이었던 것인지, 발톱끝에는 사냥감의 것이라 생각되는 피가 묻어있다.


아차-.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불렀지만 미안한 짓을 해버렸는걸. 마침 배가 고파있겠다.


머리 위에서 꼬리끝까지 10미터를 넘고, 긴 꼬리는 몸길이의 배는 되는 20미터남짓. 이 긴꼬리로 비행중의 밸런스를 잡고 있을 것이다.


꼬리를 포함한 전체길이로 30미터에 달하는 거대생물, 그것이 내 최고의 사역마, 의룡(유사용) 류코짱입니다. 이름대로 여자아이에요.


 


덧붙여 유사용은 소위 용과는 다른 종으로, 성체가 되어도 지능은 동물급. 즉 지배의 목걸이로 간단히 지배할 수 있습니다. 신체능력은 높아서 호위용으로도 이동용으로도 편리.


그렇다해도 추위에는 강하지 않고 사이즈가 사이즈라 북극의 탑에는 둘수가 없다.


그런 연유로 평소엔 스렌시아 시 앞바다의 무인도에 살게 하고 있습니다.


 


"나가미네...씨......,의...사역마........인가요......?"


"응."


"그건 즉 칸쿠로군 같은?"


"그래그래"


"까,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미리! 그래, 말하라구!"


 


오오우. 이치미야가 무서운 얼굴 하고 있어. 자자, 침착해.


 


"에헤헤, 이런걸 갑자기 보여주면 모두 깜짝 놀랄까해서."


 


테헷. 애교 가득 혀를 내밀어 얼버무리....


 


"너무 놀라게 만들잖아! 나가미네군의 장난은 항상 심장에 나쁘다고!"


 


.....얼버무리지 못했습니다. 아하하


 


 


에 그러니까, 화구까지는 이 류코짱을 사용하겠습니다.


잠깐 기다려. 지금부터 세 사람이 탈 장소를 준비할테니까.


 


 


"정말, 얼버무리지마."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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