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MC] SSF - 20
요즘 핸드폰 접속을 시도했더니
중복접속수가 미친듯이 올라가네요.
핸드폰 접속은 자제해야 겠습니다(.....)
아 막장에 내용이 많이 부실하니 안 보실분은 안녕히 가세요;;
어쨋든 그 사건 이후로도 여러번의 외교적 압박이 있었지만 스승님의 압도적인 무력에 그 어떤 마탑에서도 오토킷을 향해 큰 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 이후, 그 귀족 아가씨는 스팅님의 노예가 되었지....."
"...하하 왠지 통쾌하네요."
지안데르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오늘 중요한 일이 있어서 온 건 아니네, 그저 제자놈 보러 왔다가 중요한 거래처기에 한 번 들려본 것 뿐 일세..."
그 후로도 심각한 이야기 보다는 스승님의 활약상이나 현재 오토킷에서 발명하고 있는 제품들에 대한 의견 교환 등 일상적인 내용이 대화의 전부였다.
"레이즈나, 차 좀 줘...."
오래 대화를 하다보니 입안에 말라왔고, 뒤에 대기하고 있던 레이즈나에게 차를 부탁했다. 아스는 비중있는 대화가 아니라는 걸 알자마자 관심 없다는 듯이 떠나버린지 오래였다.
"...레....이즈나?"
레이즈나라는 이름에 내 앞에 있던 지안데르는 눈을 크게 뜨고, 대상을 뚫어져라 쳐다 봤다.
".왜....그러시나요?"
"....아닐세...."
대답과는 다르게 표정은 매우 심각해 보였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말씀해 보시지요."
"........흠...."
내 요청이 있었지만, 결심이 서지 않았는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레이즈나가 차를 가지고 다시 나타나자 그녀를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래전.....잃어버린 손녀의 이름도 레이즈나여서 그랬네...."
"묘한...우연이군요."
"신경쓰지 말게나...."
그러고 보면 레이즈나 역시 연고지가 없다. 혹시 모르니 한번 찔러 봐야 하나?
"....흠, 지안데르님....사실 레이즈나는 노예시장에서 구입한 아이입니다. 연고지가 없지요. 혹시 모르니까 한번 알아보시겠습니까?"
현실은 어떨지 모르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본능이 맞다고 외치고 있었다. 지안데르는 내 제안에 말없이 찻잔만 쳐다 보며 심각한 고민에 빠져 들었다.
"...........아닐세......"
"괜찮습니다. 부담갖지 말고 해 보시죠. 만약....지안데르님 손녀분이라면 노예각인 따위 지워버리면 그만이니 말입니다."
내가 포기하겠다고 알려줬음에도 그는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자신의 손녀가 노예가 됐다는 사실에서 걸려하는 거겠지, 자신의 지위가 있으니 말이다.
"레이즈나, 가서 플이나 아스 좀 데려와..."
이제부터는 내 감을 믿고 하는 도박이다.
레이즈나가 나가고 한참이 지나도 지안데르는 별 말이 없었다. 처음 봤을 때의 존재감은 희미해지고 이제는 평범한 노인같은 모습에 안 쓰러운 마음도 들고 했지만, 어차피 선택은 내 몫이 아니다. 나는 그저 길을 보여줄 뿐이다.
말 없이 차만 마시고 있자 외출복 차림의 플이 레이즈나와 같이 접객실로 들어왔다.
"...지안데르님....제가 지금 보여드리는 건 또 다른 길입니다. 선택은...제 몫이 아니죠...."
마지막으로 주제에 맞지 않는 조언을 해주고는 플을 향해 입을 열었다.
"플, 이리와...."
그간 봤던게 있어서 그런지 내 행동에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지만, 그래봐야 도망칠 곳은 없었다.
"....벗어..."
차마 외부인이 있는 자리에서 잘못한 것도 없는데 강아지처럼 발을 핥으라곤 못 하고, 벗으라고만 명령을 내렸다. 그녀는 명령에 흠칫 놀라는 모습이었지만, 그것도 잠시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어 던졌다. 옷을 다 벗고 부끄러운지 양손으로 가슴과 하체를 가리는 모습에 평소라면 꾸중했겠지만 앞에 지안데르도 있기에 별 말 하지 않았다.
"플룩스도 제 노예입니다. 그런데 레이즈나가 제 노예라는 사실이 부끄러우십니까?"
자기 혼자 뒤집어 쓴다면 부담이 될지도 모르지만, 같이 나눌 동료가 있다면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고맙네..........할테니..이제 옷은...."
내 고개가 끄덕여지자 플은 빛과 같은 속도로 옷을 주워 입었다. 한껏 붉어진 얼굴, 플 역시 여자인가 보다.
"피 몇 방울이 필요하네만...."
역시 다시 플에게 눈짓을 하자 그녀의 손이 흔들렸고, 조용히 서있던 레이즈나의 손가락에서 핏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안데르는 핏방울을 조심스럽게 만지더니 눈을 감고 나직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고위 마법사로서 자신의 능력을 밑기에 이리 무방비한 모습이겠지? 아니면 난 신경도 안 쓰고 있거나..
"....확인........."
결과가 나왔는지 지안데르는 한참동안이나 자신의 손가락을 쳐다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하...하하...하하하.....레이즈나....살아 있었구나...."
기본적인 마법의 법칙에 따르면 확인 마법을 썻을 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매개체는 사라져 버리고, 긍정적인 결과면 잠시 동안 빛을 발한다. 분명 지안데르의 손에서 빛이 나고 있으니 그의 말은 사실이고, 난 약속을 지켜야 하는 슬픈 상황이다.
"...180만....큭....."
돈이 아깝다. 그래도.....그래도 이걸로 굵은 동앗줄 하나 마련했으니 참는다.
"레이즈나......"
하지만 지안데르가 애타게 부르는 건 관심도 없다는 듯이 오히려 내쪽으로 다가온다. 그간 노예상인에게서 이런 저런 교육만 받느라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한 레이즈나로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손녀가 자신을 계속 피하자 지안데르는 뭔가 생각 났다는 듯이 품 속에서 작은 악세사리를 꺼내어 레이즈나에게 내밀었다.
"어...."
저건 나도 알고 있는 물건이다. 레이즈나를 사왔을 때 그녀와 함께 딸려왔던 작은 펜던트로 상인의 말로는 저걸 뺏으면 굉장히 불안해하고 무서워한다고 교육 때 잘 활용하라 그랬다.
".....아.......할아...버지?"
레이즈나도 그제야 상황을 깨달았는지 목에 걸려있던 펜던트를 꺼내 가져다 댔다. 마법으로 만들어진 물건인지 두 개는 근처에 다가가자 자연스럽게 하나로 합쳐졌고, 그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던 레이즈나의 두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내렸다.
"..............작은 우연이 널 되찾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구나..."
어느세 평정심을 되 찾았는지 지안데르는 흐뭇한 미소로 레이즈나를 쳐다 봤다.
"그럼...지금부터 제 노예였던 레이즈나 왓슨......"
"싫어요."
내 말을 중간에서부터 잘라 버리는 레이즈나, 애도 다른 애들처럼 반항심이 투철한 건가?
"....주인님 그러지 마세요."
자신의 손녀가 무슨 말을 하건 지안데르는 참견없이 조용히 상황을 살폈다.
"...전.........할아버지.........만나서 좋지만......주인님하고 계속 있고 싶어요."
조용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레이즈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지만, 그렇게 편하진 않았다.
".....그게....보다는...."
여러 정당한 방법이나, 보복성이 가해진 노예를 구해 사용하지만 그래도 이 상황에서 데리고 있는건 여러모로 부담스러웠다.
"디아군...괜찮네, 억지로 그러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하고 싶다는데 뭐 어떤가..."
이 아저씨도 특이한 사람이다.
"...그...."
"됐네, 어차피 내가 평생 데리고 살 수 있는것도 아니고, 자기를 품어줄 그늘로 자네를 택한건 그 아이의 마음일세....난 신경쓰지 말고 받아주게나...."
이렇게 말하면 나도 거부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확실히 해야할건 짚고 넘어가야겠다.
"...좋습니다. 하지만 레이즈나는 제 노예입니다. 이 사실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흠흠.....그건 알겠네...다만.........나도 손녀 만나는 걸로 뭐라 그러진 말게나...."
협상 완료. 이렇게 되면 내가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고, 당사자들도 좋다 그러니까 나쁠게 없지.
".......그럼...오늘은 두 분이서 오붓하게 대화라도 나누시지요."
오랜만에 만난 가족을 배려해 자리를 비켜 주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다시 날 붙잡았다.
"....자주 만나러 올테니..레이즈나는...데려 가게나...."
고개를 돌려 보니 레이즈나는 매우 불안한 모습으로 나와 지안데르를 번갈아 쳐다 보고 있었다. 가족이라도 오랜만에 만나 어색하다는 것과 나에게 익숙해진게 복합적으로 얽혀 그녀가 불안해 하고 있는 듯 했다.
"하...알겠습니다."
그날 할 수 없이 손녀와 할아버지를 위해 나 역시 시간을 써야 했다. 셋이 식사도 하고, 공연도 보고, 시장 구경도 하고, 뱃 놀이도 즐기고, 마법사 할아버지 덕으로 마법 구경도 하는 등 평범한 가족같은 분위기에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틈틈히 찾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레이즈나는 어색한 표정이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하는 노력을 보였다.
지안데르가 돌아가고 며칠 후, 소위션에서 고위급 마법사가 나를 찾아왔다. 그는 오토킷 소속으로 공사현장이 부족함이 없게 전폭적인 지원을 장담했다.
"이래서...권력 권력 하는거지...."
소위션의 마법사들이 적극적인 모습으로 공사를 돕자 팩토리는 예정보다 4개월이나 빠른 시간에 완공될 수 있었다.
자신의 일처럼 힘 써준 마법사들을 위해 그간 모아놨던 노예들을 거침없이 베풀었다. 어디를 가도 특급으로 대우받을 아가씨들이 풀리자 남성 마법사들은 환호했고, 모두 근처 여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짜증난다는 듯이 쳐다보는 여성 마법사들을 위해 란제리 속옷 역시 한 벌씩 맞춰주자 그녀들의 입도 귀에 가서 걸릴 지경이었다.
"좋은게 좋은거지..."
그 뿐 아니라 건설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 드워프들에게도 수 많은 술과 맥주 등을 더 주었고, 일반 인부들도 임금을 더 챙겨 주었다.
팩토리가 완공되고 내가 온 신경을 쏟는 순간에도 란제리는 끝없는 성장을 하고 있었다. 시장의 한계가 있기에 규모가 커지는 게 아닌 내실을 다지는 걸로 좀 더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상회로 태어나고 있었다. 몇 달 전부터는 시장에 풀리는 물량을 더욱 소량으로 줄였고, 값도 몇 배로 끌어 올렸다. 하지만 란제리의 매력에 빠져든 귀족들은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주문을 했고, 현금이 부족한 경우 정책에 따라 9할의 시세에 보석이나 귀중품을 계산하고라도 받아가길 원했다.
덕분에 란제리는 최단 시간에 대륙을 호령하는 상회로 성장했다. 트윈스타처럼 모든 제품을 취급하는 게 아니라 특정인물을 향한 제품만 취급하기 한층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기도 했지만, 우리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역활을 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남은 건 팩토리의 준공식! 이런 때에 노예가 빠지면 말이 안 되지.
"유나는?"
"당연히 참석해야죠."
한 번 튕겼다가 아스에게 처절한 보복을 당한 플을 흘낏 쳐다보고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