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r]아내를 빼앗겼다.[3]
"음...으윽"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갈증과 눈을 뜸과 동시에 확밀려 올라오는 알콜에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술을 많이 마셨나보다. 그보다 여기는 어디지?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이 내 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 이곳으로 돌아온 것일까?
빛이 새어 나오는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소근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응 누가 있나?"
호기심에 이끌려 나는 불이꺼진 방을 뒤로하고 걸어 나오려다가 얼어 붙어버렸다.
안방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거실에서 아내와 그녀의 손을 잡고 있는 정부장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때 방밖으로 나갔어야 했다.
수상한 분위기에 이끌려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뇌가 굳어버린 나는 두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보고만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정부장이 아내의 입에 조심스럽게 입술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연인사이의 그것처럼 보여서 뛰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일순간 멈칫했다.
아내를 믿는 마음역시 한몫했다.
"정부장은 지금 술에 취했을거고 아내는 그런 정부장을 거절할 것이 분명해"라는 어처구니 없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내 기대는 지진이난 건물처럼 산산히 무너지고 말았다. 아내는 그런 정부장의 입술을 가만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순간 가슴 깊이서 부터 올라오는 응어리 때문에 나도 모르게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내가 정부장과 입을 맞추었다. 남자라고는 나밖에 모르고 대학시절 다른 남자들의 고백은 모두 거절했던 그녀가?!
믿을수가 없다 이건 꿈이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내 정신이 파탄나 버릴것만 같았다.
그렇게 생각해도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에 두 사람의 얼굴이 떨어졌다.
아내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는것처럼 보였다.
그러는 사이에 정부장이 다시 입술을 가져가자 마치 첫사랑을 하는 소녀처럼 눈을 감고 입술을 받아들이는게 보였다. 그와 동시에 둘 사이에서의 격렬한 입맞춤이 이루어졌다.
대체 어떻게된 상황인지 모르는 나로서는 이것이 꿈이라는 명제하에 안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정부장의 손이 아내의 가슴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정부장의 손을 잡으면서 온몸을 떨고있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나도 현실감있게 보여서 나는 당장 달려나가서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내가 저 상황에서 뛰어든다면 아내는 죄책감에 시달려 나와의 거리가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멈추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정부장은 아내의 귀에 무엇이라고 속삭였고 아내는 힘없이 고개를 숙이며 곧 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틈을 놓칠세라, 정부장의 손은 마치 뱀의 그것처럼 아내의 잠옷 상의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아내가 입을 열었고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애절한 말이 나를 멍하게 만들었다. "정말 이렇게만 해주면 남편은 해고되지 않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