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잘 반하는 하프엘프 씨 2부 139화
139- 깊은 숲의 도시 2
"오로라, 잠깐 기다려!"
디올 씨를 포함해 우리들은 모두 당황해서 오로라를 ㅤㅉㅗㅈ았다.
"눈이 뒤집힌 거냐 오로라! 그 애도 마스터 나이트다. 세레스타 상국 최정예의 일인이라고"
"잘 알고 있답니다, 아버님...네, 잘 알고 있답니다"
뒤돌아보지 않았다... 걸음을 빠르게 해 나란히 선 디아네 씨도 엄격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싸움을 계속할 생각인가?"
"예. 싸움이라고 하니 우아하지는 않습니다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의미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제 마음 이외에는"
"마음...?"
"다른 분들에게는 모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서는, 아직 필요한 일"
하인 몇 사람이 문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안쪽 방. 그 앞까지 주저 없이 나아간 오로라는, 다시 검의 손잡이 끝을 잡고, 눈을 감았다.
"저는, 이제 도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문을, 열었다.
"누가 들어오라고 했나"
안쪽까지 30미터는 되어 보이는 넒은 방. 그 방향 끝에서, 낮게 억눌렸지만 잘 들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어머나, 이거 상당한 환영이로군요"
"...오....로라, 냐"
옥좌 같은 거대한 의자에 앉아, 시시한 듯 책을 읽던 루카스가 얼굴을 들었다.
"인간 같은 것에게 엉덩이를 흔들며 따라간 어리석은 동생이, 이제 와서 나에게 무슨 용무냐"
흘끗, 나를 본 것을 느꼈다. 강한 살기 또한 느꼈지만, 곧바로 디아네 씨가 막아섰다.
"섞인 것에게 손을 데려다가 크게 데이신 분이, 아직까지 분에 넘치는 말씀이시군요?"
"......훗. 분이 넘는다고 할 만한 말인가. 일 년이나 더러운 공기에 닿으면, 귀여운 여동생도 이런 꼬락서니인가"
"마치 저를 온전히 돌보셨던 것처럼 말씀하시는 건 그만두어 주시지요"
"용건을 말해라. 어린애와 말꼬리 잡기를 할 기분이 아니다"
안제로스를 설득할 때와는 전혀 다른, 오로지 음침하고 짜증이 담긴 조용한 어조. 뭐 솔직히 그런 모습도 모양이 나는 것이 미형의 화나는 부분이다. 그는 바뀐 걸까, 그렇지 않다면 원래 가족에게는 이런 남자일까.... 오로라는, 생긋 웃었다.
"지금의 오라버니라면 이길 것 같아서 돌아왔답니다. 연습은 하게 해 드릴 생각입니다만, 조금 거만하게 말하겠습니다......어디까지 영락했는지 봐 드리지요. 검을 드십시오, 루카스 천인장."
"....하하하하하"
루카스는 웃으면서 책을 아무렇게나 책상에 내던졌다. 그리고 잡동사니 상자에서 페이퍼 나이프를 천천히 집었다.
"네 상대를 하면서 검 따위가 필요할까"
쓱 휘두른다... 의식하고 있었기에 일순 이해했다. 참격파다. 그에 대해 디아네 씨가 자세를 취하고, 벡카 특무백인장이 나와 디올 씨를 누르고, 라이라가 루나와 쟌느를 지켰다. 나리스는 멍청히 하고 있었다.
"핫!"
그리고 오로라는 왼쪽 허리에서 검을 뽑아내면서 충격파를 발생시켰다. 실내에 바람이 일어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이 서로 부딪혀 확산했다.
"...호오, 참풍검인가. 안제로스 양에게 꾀를 배웠는가"
"검을 드십시오, 라고 다시 말씀드리지 않으면 모르시겠습니까?"
"쿠쿠쿠, 뭐 좋겠지. 도발에 응해 주겠다. 나와 네가 서로를 베어서 네가 무엇을 얻는지를 모르는 이상은."
루카스는 페이퍼 나이프를 들었다. 새하얗고 깨끗한 오른손을 연극처럼 추켜올리고 거기에 장갑을 끼며 일어섰다.
"결국 단순한 겉치레 흉내에 능숙한 네가, 진짜 천재에게 이길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
오로라가 이를 가는 것이 작게 들렸다...아아, 그런가... 나는, 샤론과의 결투를 기다리던 그 밤을 생각해냈다.
-저는, 언제나 두 번째였습니다. 크라베스에서는 오라비의 그림자. 이쪽에서는 안제로스 씨의 그림자. 각문에서도 당신의 뒤. 밤시중에서도... 저는 언제나 똑같은 위치에, 언제나 두 번째에 있습니다. 입으로는, 그래도 제일을 뜻하고 있다고 언제나 말하지만, 사실 그렇게 노력할 생각이지만... 오늘, 깨달았습니다. 나는 스스로 제일이 된다고 상상할 수가 없다. 각오할 수가 없다... 누구의 뒤도 아닌, 아무도 없는 들판에 서서, 자신만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고. 제 검술은 곧 오라비의 흉내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랍니다.
오라비는 천재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일찍이 숲 밖에서 초빙했던 교관을 능가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그것으로 행세할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오라비의 화려한 검술을 흉내내어 강해졌다고 여긴 데다, 양손잡이라는 재능을 받아 노력과 각오로 부족한 것을 보충했다고 생각해서, 에이스 나이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앤디 씨, 저는-당신을 사랑했던 자신을 부정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엘프와 인간이 의미 없이 싸우는 시대의, 싸우는 나라의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새 시대의 엘프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새 시대에 태어나, 새 세계에서 자신의 위엄으로 일어섰고, 그래서 당신을, 누구에게도 위협당하지 않는, 유일무이의 에이스 나이트 오로라로써 사랑하고 싶었습니다....하지만, 제가 가진 것은 결국 낡은 시대 사람에게서 빌린 것 뿐이라고, 간파당해 버렸습니다.
...후후, 크라베스에 있을 때도 자주 듣던 말입니다. 자신이 검사라고 단정해버리는 것은 아직 이르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를 생각해봐라, 라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오라비도. 당시에는 오라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바보 취급당하고 있다고밖에 생각지 못했지만... 요컨대 타인보다 앞으로 나아가 유일무이한 자신을 내세운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자만했지만 하찮던 제가 간파되어 있었겠지요-
오로라는, 넘으려 하는 거다. 천재를, 진정한 참격파를 깨뜨려서, 무엇에서도 두 번째에 지나지 않는 자신을.
"아직 무리다"
나와 함께 지면에 엎드렸다가 일어나면서 디올 씨가 중얼거렸다... 이 사람은 이 일 년간 오로라가 어떤 싸움을 넘어왔는지 모른다.
"확실히 루카스 장군은 강하겠지만, 오로라도 강해졌어"
"그렇다 해도 무리다. 지금의 루카스에게는, 틈이 없다"
"......"
그러고 보면 전혀 방심하지 않은 루카스라는 건 나도 모른다. 피차일반인가.
"저 녀석은 진정한 천재다. 강해졌다 같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정도로는 패배까지의 시간이 늘어날 뿐이다."
그런.
"그럴 수가, 군요. 그 루카스가... 뭐 오로라 십인장은 넘어가고, 디아네 대장이나 라이라네 누나를 이길 수 있는 그릇으로는 아무래도 보이지 않습니다만"
"디아네도 천재다. 지크 벡카, 너도 반드시 천재일 거다. 하지만 오로라는..."
오로라는, 그렇지 않다. 그것이 부모의 평가라는 놈이겠지...솔직히 말하면, 나도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샤론은 블랙 암이니, 확실히 루카스와 같은 마스터 나이트 급의 실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길 수 있었던 건 비장의 카드가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지나지 않았다. 참격파가 서프라이즈로써 최대한으로 기능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와 같은 상태로 오로라가 승리를 얻는 경우가 과연 있을까.
루카스는 벽에 걸려 있던 장검을 들었다. 밉살스러울 만큼 멋있게 오로라에게 칼끝을 돌렸다.
"나에게 도전한 이상 손발 한 개 정도는 각오해 둬라. 귀여운 여동생의 몸에 상처를 내는 건 참을 수 없지만, 봐주는 걸 원하지는 않겠지"
"벌써 그런 걱정이라니, 과연 전 귀공자로군요"
오로라는 또 하나, 오른 허리의 검도 뽑아내어 상대했다.
"제가 가족이 아니었다면 그 상냥함에 가슴이 울릴 지도 모르겠어요"
"멍청한 비아냥이구나"
"하지만, 이 몸도 마음도, 이미 한 사람의 남성에게 바친 것이니까요. 오라버니, 사양하실 필요 없습니다. 만의 하나라도 당신을 다시 볼 일은 없으니까요"
"...말하고 보니 목걸이까지. 크라베스의 고귀한 혈통의 긍지도 없나. 정말로 무슨 꼴이냐, 동생아"
"후훗. 너무나 감미로운 것이랍니다"
오로라의 마음 속 깊이 기뻐하는 그 말이 루카스에게는 지금까지의 야유와 매도보다도 가장 찔러오는 말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기분 나쁜 듯 한 기미도, 감정이 움직인 여파도 느껴지지 않았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정말로 후회시켜 주는 쪽이 좋을 것 같다... 간다!"
"오세요"
루카스가 사라졌다. 변함없이 스피드는 최고급인 것 같다. 그리고 오로라에게 한 번, 십자 가드를 때리자마자 또 사라져,
킹!!
...하고, 눈앞에서 소리가 울렸다. 검극이 눈앞에 멈추어 있다.
"장난은 안 되지, 장군"
"...칫"
벡카 특무백인장이 순간 치켜든 나이프로 받아주어 살았다. 그가 없었으면 지금 한 순간 내 목이 달아났을지도 모른다.
"호호. 우리 전부를 한 번에 상대한다는 뜻인가, 지금의 그것은"
라이라가 웃으며 송곳니를 드러냈다. 팔로부터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디아네 씨도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오로라가 그것을 날카롭게 제지했다.
"다른 분들을 지켜주세요! 오라비는, 제가...!"
"수비 일변도면서 잘도 입을 놀리는구나!"
킹, 킹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며 불꽃이 튀었다. 확실히 오로라는 루카스의 공격을 막고 있을 뿐 그 그림자를 따라잡지 못했다. 공격으로 바꿀 수 없다. 하체가 뛰어나게 강한 안제로스와는 달리 고속 전투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이적은 확실히 "아직 무리다". 거기에,
"견딜 수 있겠나, 오로라여!"
"크읏!!"
루카스 장군이 눈에 뵈지도 않는 속도로 검을 휘휘 휘둘러 찔렀다. 오로라는 쌍검을 써서 차례차례 충격파를 때려 참격파의 예리함을 죽여내지만, 그래도 다 지울 수 없었던 듯 등 뒤의 벽에 일직선의 흉터가 2개 새겨졌다. 직격하지는 않았지만 도망칠 장소를 빼앗는 참격이었던 듯, 오로라는 또다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루카스는 한 칼을 가볍게 흔들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빈틈과는 관계없는 일격 필살의 공격을 쏜다. 그에 비해 오로라는 아직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쌍검이 있으면서도 공격할 기색이 없다. 물론 이 싸움에는 심판도 제한 시간도 없다. 공격하지 않고 기다려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도류 기예를 몸에 익혔나. 기특한 일이다"
"적은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검성 대검성 지검성, 블랙 암에 성수. 한번뿐이지만 빙룡이나 마신을 상대하고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라면, 나라면 용도 지검성도 문제가 아니겠구나"
...루카스는, 역시 강하다. 디아네 씨나 벡카 특무백인장에 필적하는 스피드와 그들에게는 없는 필살의 공격력이 서로 맞물려 있다. 국면에 따라서는 역시 비할 수 없는 강함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잠깐. 드래곤이나 보나파르트 경이 문제가 아니야? 웃기는군, 안제로스 상대로 드래곤 슬레이어 꺼냈던 외불알 새끼가"
나는 그 경박한 말에 무심코 후딱 대응해버렸다. 그에 반응해 루카스가 기잇 소리가 날 정도로 격렬한 증오의 눈초리를 이쪽으로 향했다.
"...당신"
"외불알은 금물이냐 씨없는 거포"
"닥쳐라!!"
역시 우아한 상류계급. 내 천박한 매도가 익숙하지 않은 만큼 신경에 거슬리는 것 같다.
"오로라... 목숨을 잃어도 원망하지 마라"
루카스는 오로라를 재빠르게 정리하고 내게 예봉을 돌리기로 한 것 같다. 검을 등에서 휘두르는 모습으로 또다시 눈에 띄지도 않는 속도로 몇 번이고 휘둘러 찌른다. 살의로 가득한 공간을 찢어내는 그물이 오로라에 육박했다.
"오....!"
로라, 까지 말하기도 전에.
"과연"
오로라가 미소지으며.
검을 내렸다.
...전신이 가늘게 썰려, 무엇인지 잘 알 수도 없는 새빨간 육괴가 되어, 피를 뿌렸다.
나나 동료들이나 디올 씨, 기술을 쓴 루카스조차 일순간 움직임이 멈출 정도로 쇼킹한 광경.
"....로랏!!"
내 절규가 나에게도 멀게 들렸다. 하지만,
"이렇게, 입니까"
훙, 하고 검이 바람을 자르는 소리가 났다. 루카스가 당황해 도약하고... 그 바로 옆에 있던 훌륭한 의자의 등받이가, 수평 일직선으로 잘려 떨어졌다.
"크....환영이라고...!?"
"설마 이렇게 완벽하게 걸려주실 줄이야. 변함없이 상냥하시네요, 오라버니"
오로라는 루카스의 배후를 잡고 있었다... 어느 사이엔가. 이것은 형세 역전인가, 하고 주먹을 쥐었지만.
"....호, 곤란한데"
라이라가 작게 중얼거렸다.
"!?"
"저 아가씨의 장거리 참격은 한 발 짜리 재주잖은가"
"아"
...한 쪽 팔을 이제 사용할 수 없다는건가.
"오로랏... 결투에 환영이라니, 어디까지 영락한거냐!"
"엘프라 하는 자가 환영 같은 것에 속다니, 웃음거리겠지요?"
두 명의 위치는 가깝다. 오로라는 오른쪽 검을 축 늘어뜨리고 왼쪽 검의 칼끝을 앞으로 내밀어 루카스와 대치했다. 그리고 격노한 루카스가 발을 내디뎌 달려드는 것을 그 검으로 받아내는...아니, 튕겨내는 것이 보였다. 검으로 서로 치고 있는 가운데 환영으로 회피하는 것은 어렵다. 최악의 상상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늦어!!"
오로라는 팽이처럼 돌면서 오른쪽 검으로 오빠의 찌르기를 쳐냈다.
"!!"
...움직이지 않을 터인 오른쪽은 든든하게 그 역할을 완수했다.
"참고가 되었답니다, 오라버니♪"
오로라는 쌍검을 앞뒤로 세워 우아하게 자세를 취하며 미소지었다.
"참고......!?"
"흉내 근성이라 면목이 없습니다만"
탕, 하는 오로라의 스텝. 공세로 나간다.
"그 참격파, 꼭 가지고 싶었답니다."
“설마....!!"
오로라의 쌍검이 춤추듯 공세로 나선다. 그 움직임은 알메이다처럼 화려하고, 장렬하기까지 한 연속성을 가진다. 결코 움직이지 않는 것을 무리하게 쓰는 움직임은 아니다. 그래, 이것이야말로 용사 네이아도 감탄한 오로라의 진가다.
"자, 이제 실전으로 가요, 오라버니"
----------------------"오로라, 잠깐 기다려!"
디올 씨를 포함해 우리들은 모두 당황해서 오로라를 ㅤㅉㅗㅈ았다.
"눈이 뒤집힌 거냐 오로라! 그 애도 마스터 나이트다. 세레스타 상국 최정예의 일인이라고"
"잘 알고 있답니다, 아버님...네, 잘 알고 있답니다"
뒤돌아보지 않았다... 걸음을 빠르게 해 나란히 선 디아네 씨도 엄격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싸움을 계속할 생각인가?"
"예. 싸움이라고 하니 우아하지는 않습니다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의미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제 마음 이외에는"
"마음...?"
"다른 분들에게는 모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서는, 아직 필요한 일"
하인 몇 사람이 문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안쪽 방. 그 앞까지 주저 없이 나아간 오로라는, 다시 검의 손잡이 끝을 잡고, 눈을 감았다.
"저는, 이제 도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문을, 열었다.
"누가 들어오라고 했나"
안쪽까지 30미터는 되어 보이는 넒은 방. 그 방향 끝에서, 낮게 억눌렸지만 잘 들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어머나, 이거 상당한 환영이로군요"
"...오....로라, 냐"
옥좌 같은 거대한 의자에 앉아, 시시한 듯 책을 읽던 루카스가 얼굴을 들었다.
"인간 같은 것에게 엉덩이를 흔들며 따라간 어리석은 동생이, 이제 와서 나에게 무슨 용무냐"
흘끗, 나를 본 것을 느꼈다. 강한 살기 또한 느꼈지만, 곧바로 디아네 씨가 막아섰다.
"섞인 것에게 손을 데려다가 크게 데이신 분이, 아직까지 분에 넘치는 말씀이시군요?"
"......훗. 분이 넘는다고 할 만한 말인가. 일 년이나 더러운 공기에 닿으면, 귀여운 여동생도 이런 꼬락서니인가"
"마치 저를 온전히 돌보셨던 것처럼 말씀하시는 건 그만두어 주시지요"
"용건을 말해라. 어린애와 말꼬리 잡기를 할 기분이 아니다"
안제로스를 설득할 때와는 전혀 다른, 오로지 음침하고 짜증이 담긴 조용한 어조. 뭐 솔직히 그런 모습도 모양이 나는 것이 미형의 화나는 부분이다. 그는 바뀐 걸까, 그렇지 않다면 원래 가족에게는 이런 남자일까.... 오로라는, 생긋 웃었다.
"지금의 오라버니라면 이길 것 같아서 돌아왔답니다. 연습은 하게 해 드릴 생각입니다만, 조금 거만하게 말하겠습니다......어디까지 영락했는지 봐 드리지요. 검을 드십시오, 루카스 천인장."
"....하하하하하"
루카스는 웃으면서 책을 아무렇게나 책상에 내던졌다. 그리고 잡동사니 상자에서 페이퍼 나이프를 천천히 집었다.
"네 상대를 하면서 검 따위가 필요할까"
쓱 휘두른다... 의식하고 있었기에 일순 이해했다. 참격파다. 그에 대해 디아네 씨가 자세를 취하고, 벡카 특무백인장이 나와 디올 씨를 누르고, 라이라가 루나와 쟌느를 지켰다. 나리스는 멍청히 하고 있었다.
"핫!"
그리고 오로라는 왼쪽 허리에서 검을 뽑아내면서 충격파를 발생시켰다. 실내에 바람이 일어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이 서로 부딪혀 확산했다.
"...호오, 참풍검인가. 안제로스 양에게 꾀를 배웠는가"
"검을 드십시오, 라고 다시 말씀드리지 않으면 모르시겠습니까?"
"쿠쿠쿠, 뭐 좋겠지. 도발에 응해 주겠다. 나와 네가 서로를 베어서 네가 무엇을 얻는지를 모르는 이상은."
루카스는 페이퍼 나이프를 들었다. 새하얗고 깨끗한 오른손을 연극처럼 추켜올리고 거기에 장갑을 끼며 일어섰다.
"결국 단순한 겉치레 흉내에 능숙한 네가, 진짜 천재에게 이길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
오로라가 이를 가는 것이 작게 들렸다...아아, 그런가... 나는, 샤론과의 결투를 기다리던 그 밤을 생각해냈다.
-저는, 언제나 두 번째였습니다. 크라베스에서는 오라비의 그림자. 이쪽에서는 안제로스 씨의 그림자. 각문에서도 당신의 뒤. 밤시중에서도... 저는 언제나 똑같은 위치에, 언제나 두 번째에 있습니다. 입으로는, 그래도 제일을 뜻하고 있다고 언제나 말하지만, 사실 그렇게 노력할 생각이지만... 오늘, 깨달았습니다. 나는 스스로 제일이 된다고 상상할 수가 없다. 각오할 수가 없다... 누구의 뒤도 아닌, 아무도 없는 들판에 서서, 자신만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고. 제 검술은 곧 오라비의 흉내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랍니다.
오라비는 천재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일찍이 숲 밖에서 초빙했던 교관을 능가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그것으로 행세할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오라비의 화려한 검술을 흉내내어 강해졌다고 여긴 데다, 양손잡이라는 재능을 받아 노력과 각오로 부족한 것을 보충했다고 생각해서, 에이스 나이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앤디 씨, 저는-당신을 사랑했던 자신을 부정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엘프와 인간이 의미 없이 싸우는 시대의, 싸우는 나라의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새 시대의 엘프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새 시대에 태어나, 새 세계에서 자신의 위엄으로 일어섰고, 그래서 당신을, 누구에게도 위협당하지 않는, 유일무이의 에이스 나이트 오로라로써 사랑하고 싶었습니다....하지만, 제가 가진 것은 결국 낡은 시대 사람에게서 빌린 것 뿐이라고, 간파당해 버렸습니다.
...후후, 크라베스에 있을 때도 자주 듣던 말입니다. 자신이 검사라고 단정해버리는 것은 아직 이르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를 생각해봐라, 라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오라비도. 당시에는 오라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바보 취급당하고 있다고밖에 생각지 못했지만... 요컨대 타인보다 앞으로 나아가 유일무이한 자신을 내세운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자만했지만 하찮던 제가 간파되어 있었겠지요-
오로라는, 넘으려 하는 거다. 천재를, 진정한 참격파를 깨뜨려서, 무엇에서도 두 번째에 지나지 않는 자신을.
"아직 무리다"
나와 함께 지면에 엎드렸다가 일어나면서 디올 씨가 중얼거렸다... 이 사람은 이 일 년간 오로라가 어떤 싸움을 넘어왔는지 모른다.
"확실히 루카스 장군은 강하겠지만, 오로라도 강해졌어"
"그렇다 해도 무리다. 지금의 루카스에게는, 틈이 없다"
"......"
그러고 보면 전혀 방심하지 않은 루카스라는 건 나도 모른다. 피차일반인가.
"저 녀석은 진정한 천재다. 강해졌다 같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정도로는 패배까지의 시간이 늘어날 뿐이다."
그런.
"그럴 수가, 군요. 그 루카스가... 뭐 오로라 십인장은 넘어가고, 디아네 대장이나 라이라네 누나를 이길 수 있는 그릇으로는 아무래도 보이지 않습니다만"
"디아네도 천재다. 지크 벡카, 너도 반드시 천재일 거다. 하지만 오로라는..."
오로라는, 그렇지 않다. 그것이 부모의 평가라는 놈이겠지...솔직히 말하면, 나도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샤론은 블랙 암이니, 확실히 루카스와 같은 마스터 나이트 급의 실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길 수 있었던 건 비장의 카드가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지나지 않았다. 참격파가 서프라이즈로써 최대한으로 기능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와 같은 상태로 오로라가 승리를 얻는 경우가 과연 있을까.
루카스는 벽에 걸려 있던 장검을 들었다. 밉살스러울 만큼 멋있게 오로라에게 칼끝을 돌렸다.
"나에게 도전한 이상 손발 한 개 정도는 각오해 둬라. 귀여운 여동생의 몸에 상처를 내는 건 참을 수 없지만, 봐주는 걸 원하지는 않겠지"
"벌써 그런 걱정이라니, 과연 전 귀공자로군요"
오로라는 또 하나, 오른 허리의 검도 뽑아내어 상대했다.
"제가 가족이 아니었다면 그 상냥함에 가슴이 울릴 지도 모르겠어요"
"멍청한 비아냥이구나"
"하지만, 이 몸도 마음도, 이미 한 사람의 남성에게 바친 것이니까요. 오라버니, 사양하실 필요 없습니다. 만의 하나라도 당신을 다시 볼 일은 없으니까요"
"...말하고 보니 목걸이까지. 크라베스의 고귀한 혈통의 긍지도 없나. 정말로 무슨 꼴이냐, 동생아"
"후훗. 너무나 감미로운 것이랍니다"
오로라의 마음 속 깊이 기뻐하는 그 말이 루카스에게는 지금까지의 야유와 매도보다도 가장 찔러오는 말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기분 나쁜 듯 한 기미도, 감정이 움직인 여파도 느껴지지 않았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정말로 후회시켜 주는 쪽이 좋을 것 같다... 간다!"
"오세요"
루카스가 사라졌다. 변함없이 스피드는 최고급인 것 같다. 그리고 오로라에게 한 번, 십자 가드를 때리자마자 또 사라져,
킹!!
...하고, 눈앞에서 소리가 울렸다. 검극이 눈앞에 멈추어 있다.
"장난은 안 되지, 장군"
"...칫"
벡카 특무백인장이 순간 치켜든 나이프로 받아주어 살았다. 그가 없었으면 지금 한 순간 내 목이 달아났을지도 모른다.
"호호. 우리 전부를 한 번에 상대한다는 뜻인가, 지금의 그것은"
라이라가 웃으며 송곳니를 드러냈다. 팔로부터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디아네 씨도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오로라가 그것을 날카롭게 제지했다.
"다른 분들을 지켜주세요! 오라비는, 제가...!"
"수비 일변도면서 잘도 입을 놀리는구나!"
킹, 킹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며 불꽃이 튀었다. 확실히 오로라는 루카스의 공격을 막고 있을 뿐 그 그림자를 따라잡지 못했다. 공격으로 바꿀 수 없다. 하체가 뛰어나게 강한 안제로스와는 달리 고속 전투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이적은 확실히 "아직 무리다". 거기에,
"견딜 수 있겠나, 오로라여!"
"크읏!!"
루카스 장군이 눈에 뵈지도 않는 속도로 검을 휘휘 휘둘러 찔렀다. 오로라는 쌍검을 써서 차례차례 충격파를 때려 참격파의 예리함을 죽여내지만, 그래도 다 지울 수 없었던 듯 등 뒤의 벽에 일직선의 흉터가 2개 새겨졌다. 직격하지는 않았지만 도망칠 장소를 빼앗는 참격이었던 듯, 오로라는 또다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루카스는 한 칼을 가볍게 흔들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빈틈과는 관계없는 일격 필살의 공격을 쏜다. 그에 비해 오로라는 아직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쌍검이 있으면서도 공격할 기색이 없다. 물론 이 싸움에는 심판도 제한 시간도 없다. 공격하지 않고 기다려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도류 기예를 몸에 익혔나. 기특한 일이다"
"적은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검성 대검성 지검성, 블랙 암에 성수. 한번뿐이지만 빙룡이나 마신을 상대하고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라면, 나라면 용도 지검성도 문제가 아니겠구나"
...루카스는, 역시 강하다. 디아네 씨나 벡카 특무백인장에 필적하는 스피드와 그들에게는 없는 필살의 공격력이 서로 맞물려 있다. 국면에 따라서는 역시 비할 수 없는 강함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잠깐. 드래곤이나 보나파르트 경이 문제가 아니야? 웃기는군, 안제로스 상대로 드래곤 슬레이어 꺼냈던 외불알 새끼가"
나는 그 경박한 말에 무심코 후딱 대응해버렸다. 그에 반응해 루카스가 기잇 소리가 날 정도로 격렬한 증오의 눈초리를 이쪽으로 향했다.
"...당신"
"외불알은 금물이냐 씨없는 거포"
"닥쳐라!!"
역시 우아한 상류계급. 내 천박한 매도가 익숙하지 않은 만큼 신경에 거슬리는 것 같다.
"오로라... 목숨을 잃어도 원망하지 마라"
루카스는 오로라를 재빠르게 정리하고 내게 예봉을 돌리기로 한 것 같다. 검을 등에서 휘두르는 모습으로 또다시 눈에 띄지도 않는 속도로 몇 번이고 휘둘러 찌른다. 살의로 가득한 공간을 찢어내는 그물이 오로라에 육박했다.
"오....!"
로라, 까지 말하기도 전에.
"과연"
오로라가 미소지으며.
검을 내렸다.
...전신이 가늘게 썰려, 무엇인지 잘 알 수도 없는 새빨간 육괴가 되어, 피를 뿌렸다.
나나 동료들이나 디올 씨, 기술을 쓴 루카스조차 일순간 움직임이 멈출 정도로 쇼킹한 광경.
"....로랏!!"
내 절규가 나에게도 멀게 들렸다. 하지만,
"이렇게, 입니까"
훙, 하고 검이 바람을 자르는 소리가 났다. 루카스가 당황해 도약하고... 그 바로 옆에 있던 훌륭한 의자의 등받이가, 수평 일직선으로 잘려 떨어졌다.
"크....환영이라고...!?"
"설마 이렇게 완벽하게 걸려주실 줄이야. 변함없이 상냥하시네요, 오라버니"
오로라는 루카스의 배후를 잡고 있었다... 어느 사이엔가. 이것은 형세 역전인가, 하고 주먹을 쥐었지만.
"....호, 곤란한데"
라이라가 작게 중얼거렸다.
"!?"
"저 아가씨의 장거리 참격은 한 발 짜리 재주잖은가"
"아"
...한 쪽 팔을 이제 사용할 수 없다는건가.
"오로랏... 결투에 환영이라니, 어디까지 영락한거냐!"
"엘프라 하는 자가 환영 같은 것에 속다니, 웃음거리겠지요?"
두 명의 위치는 가깝다. 오로라는 오른쪽 검을 축 늘어뜨리고 왼쪽 검의 칼끝을 앞으로 내밀어 루카스와 대치했다. 그리고 격노한 루카스가 발을 내디뎌 달려드는 것을 그 검으로 받아내는...아니, 튕겨내는 것이 보였다. 검으로 서로 치고 있는 가운데 환영으로 회피하는 것은 어렵다. 최악의 상상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늦어!!"
오로라는 팽이처럼 돌면서 오른쪽 검으로 오빠의 찌르기를 쳐냈다.
"!!"
...움직이지 않을 터인 오른쪽은 든든하게 그 역할을 완수했다.
"참고가 되었답니다, 오라버니♪"
오로라는 쌍검을 앞뒤로 세워 우아하게 자세를 취하며 미소지었다.
"참고......!?"
"흉내 근성이라 면목이 없습니다만"
탕, 하는 오로라의 스텝. 공세로 나간다.
"그 참격파, 꼭 가지고 싶었답니다."
“설마....!!"
오로라의 쌍검이 춤추듯 공세로 나선다. 그 움직임은 알메이다처럼 화려하고, 장렬하기까지 한 연속성을 가진다. 결코 움직이지 않는 것을 무리하게 쓰는 움직임은 아니다. 그래, 이것이야말로 용사 네이아도 감탄한 오로라의 진가다.
"자, 이제 실전으로 가요,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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