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잘 반하는 하프엘프 씨 2부 128화
다소의 사정은 본문 내에도 설명되어 있지만, 쟌느는 헬즈보어 잡으러 나왔다가 라이라와 함께 앤디에게 잡혀서(...뭐 내용적으로는 앤디가 잡혔지만)그대로 여행 & 임신까지 동반. 따지고 보면 집에 소식 하나 안 보내고 가출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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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대지의 일꾼
역시 하룻밤에 30몇 발은 자지가 아프다. 미스티 팰리스의 드래곤들과 했을 때도 상당히 혹사했지만, 묘수인의 발정은 배려라는 게 조금도 없기 때문에 단순히 노 가드를 범해갈 뿐이다... 하지만 조금 허리랑 자지가 아픈 정도로 끝난 건 평소의 성생활 덕분인가, 간구이의 예상 이상이 효과인가. 양쪽 모두겠지만.
거의 낮까지 쉰 후, 라이라를 타고 콜로니를 떠나기로 했다.
"호호. 그러나 도나, 그대의 건강한 풍채를 볼 수 있었던 것이 나는 가장 기쁘다."
"하. 나도 몇 년이나 남았는지 몰라. 죽기 전에 만나고 싶으면 좀 더 자주 와라. 편리한 나으리도 붙어 있잖나."
"나으리가 아니라, 사육주로다."
"너 정도의 드래곤이 저렇게 젊은 것에게 얌전히 사육되고 있다는 걸 이 할멈은 믿을 수 없다ㅤㅁㅑㄴ..."
"그러하지, 그러하고말고"
"...라이라, 저기, 조금 내 체면을 세워 줘도 괜찮지 않을까?"
"호, 실제로 그대는 자신이 사육하는 암노예 대부분에게 어울리지 아니한 놈 아닌가. 외형으로는 잴 수 없는 자라는 건 틀림없을 터이니."
"......"
"흥. 뭐 아무튼, 드래곤의 생각이 얼간이 같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도나 할머니가 어깨를 움츠린다.
"뭐, 너도 한가하면 또 와라. 우리 아가씨들은 완전히 뿅 갔으니. 너가 바라면 다음엔 나체촌이라도 되어서 유혹하는 것 정도는 할 테니 말이야."
"그렇게 뿅 간 콜로니가 되는 것에 대해서 도나 씨는 별로 아쉽지 않은 건가"
"...만월에 애태우는 기분은 젊을 때 충분히 맛보았으니까. 뭐, 그렇게 되면 이제 콜로니를 버리는가 버리지 않는가의 이야기다. 나야 버려진 이 무덤에서 혼자서 죽는 거지. 그 정도의 놀이로 콜로니가 이어진다면 나쁜 일도 아니여. 누가 불행해지는 것도 아니고."
"...뭐 적어도 나에게 있어 즐거운 곳이라는 건 틀림없겠는데"
다음에 올 때는 좀 더 엄중히 사전 준비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뒷산에서 이륙하는 라이라와 마차에게, 오아시스의 많은 묘수인 아가씨들이 손을 흔들어준다. 리나 유나는 머리칼 색으로 금방 안다. 저기의 작은 딸과 어머니는 으-음, 아니스 짱과 타냐 씨겠지. 그 앞에 있는 건 이름도 모르지만 쓸데없이 상태가 좋았던 누님. 교활했던 욕심 많은 아가씨도 이름 물었어야 했다.
"앤디....아직 남고 싶어?"
루나가 조금 복잡한 얼굴을 했다. 인중 늘리고 있었나.
"...아니, 가끔씩이 좋아, 저런 곳은."
"가끔은 하고 싶은 건가..."
"단념하세요, 루나 씨. 앤디 씨도 콜로니의 여러분도 그래서 행복하다면, 다소는 물러나는 것이 그의 소유물인 저희들에게 필요한 여유라는 거랍니다.
"나보다 먼저 또 앤디의 아기, 품은 애가 콜로니에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많이 괴로워."
"그건 뭐, 알겠다."
디아네 씨가 쓰게 웃는다.
"하지만, 특무가 끝나면 앤디도 어딘가에 정착한단 말이다. 그때 마음껏 낳으면 된다."
"마음껏... 응"
조금 기분이 나아진 루나. 당황해서 끼어들었다.
"기, 기를 수 있는 만큼이야? 나도 루나의 아기는 책임지고 우리들이 기르고 싶으니까?"
"응. 5, 6명 정도라면 괜찮지?"
"......"
"묘수인은 쌍둥이나 세 쌍둥이 상당히 있으니까, 아이 열 명 이상인 사람, 꽤 있어?"
저지를 생각이 가득하다 못해 흘러 넘치는 루나가 달라붙지만, 루나와의 자식 잔뜩인 미래 예상도에 조금 행복을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 그만큼 벌 수 있는 남자가 될 거다. 응.
라이라의 옛 터전, 한때의 드래곤 팰리스까지는 별로 몇 시간이나 걸리지 않았다. 겨울이라고 해도 한낮은 적당한 온도가 되는 모래의 바다 위를, 라이라는 미끄러지듯 착륙했다.
"여기니, 여기로다. 기껏해야 일년만이건만, 그리운 곳이로다."
"나리스들은 안에?"
"음"
사람의 몸으로 변해서, 주변을 잘 알고 있는 자기 집이라 그런지 전라인 채 팰리스의 입구인 바위에 들어가는 라이라. 우리들은 그 뒤를 따라갔다.
라이라의 드래곤 팰리스는 일찍이 "러셀 팰리스"라고도 불린 것 같다. 그렇다는 건 일년 전에 브롤 씨가 라이라를 불렀을 때에야 알았지만. 내가 처음 왔을 때는 라이라 혼자 생활하고 가끔 쟌느가 묵는다, 라는 상태였지만, 최전성기에는 600마리의 드래곤이 북적였다고 한다. 600이라는 수는, 드래곤인 것을 빼도 폴카 등보다 규모가 크다. 재차 살펴보면 그 지하공간은 확실히 거리라고 하기에 어울리는 규모가 있다. 엄청나게 복잡하게 얽힌 대로와, 크고 작은 광장과, 사람이 살 수 있는 골방... 미궁이라면 구조는 고려하지 않고 만드는 게 법도겠지만, 여기는 드래곤이 만들었는가, 원래부터 거리 모양을 하고 있었는가... 라이라라도 아마 알지는 못하겠지만.
"라이라의 동족, 여기에 잔뜩 살았었구나... 이렇게 넒은 곳이면, 외롭지 않았던 걸까, 혼자서."
"완전히 그렇지는 않았다...라고 하면 거짓말이리니. 뭐, 녀석들도 죽은 건 아니다. 서방 대륙에서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만나러 가고 싶으면, 그런 기분이 들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동족의 부제 정도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이 우리들, 드래곤이로다."
"...쓸쓸했던 주제에."
"호. 그대에게 들을 때까지 자각하지 못하였도다. 나이 이백이 된 나에게 쓸쓸함을 자각시켰다는 것만으로도 도나 년에게 자랑할 만 하지 않은가."
라이라가 킥킥 웃는다. 결코 칭찬하는 게 아닌데, 지적당했던 게 기뻤던 걸까.
원래 라이라가 쓰던 침상에 가자, 나리스가 달려들...지는 않았지만, 나의 손을 잡고 필사적으로 끌어당겼다.
"스마이슨 시입인장-!!"
"뭐, 뭐야 뭐야!?"
"저기그게그러니까, 제 본능과 본능에 의한 싸움이었지만요!"
"진정해라 나리스. 그보다 쟌느, 어떻게 된 거야 나리스는"
"아-... 여기에 도착할 때부터, 방 구석에서 투덜투덜 중얼거리고 있어서 조금 걱정스러운 느낌이었던거야?"
도대체 뭐야.
"여, 여여여여, 여기 드래곤 팰리스인거에요기본적으로"
"기본이랄까, 뭐 라이라의 거처였지만"
"...드래곤 팰리스라면 모험가로써 일류의 증거라고나 할까 뭐랄까 한번 숨어들고는 싶지만 사적으로는 아마 평생 무리겠지-라고 납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소라고 합니다만 솔직히 이런 찬스 앞으로 천년 정도는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만 그, 블랙 드래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그, 저, 다리가 움직이질 않아서요"
...그러고 보니 이 녀석 화룡전쟁에서 트라우마 있었지.
"호. 이제서 누가 돌아올 리도 없다고 말했건만. 마음껏 돌아보면 될 터이다."
"하지만 왠지 무섭지 않습니까! 저 미궁은 좋지만 유령 저택이나 성은 절대 안 되니까요!"
복잡한 놈이다.
"그런데... 어째서, 나한테 오는 건데."
"견학에 같이 따라와주세요"
"쟌느면 되잖아!"
"하지만 저 이 분 잘 모르는걸요!"
그러고 보니 그런가.
"...귀찮은 언니인거야"
"참으로..."
원 거주자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나리스와 폐허를 산책했다. 드래곤이 많이 살고 있었다고는 해도, 실제의 촌이나 마을과는 달리 밭이나 뜰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거리상으로는 그리 먼 산책은 아니다. 그리고 폐허라고 해도 모두 이사했을 뿐 별로 그 정도로 흥미로운 물건이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골방을 돌아볼 뿐인 지루한 여정이었다.
"이런 곳에 화룡이 살았었군요.... 우우, 데드 드래곤 같은 게 나오면 어떻게 하죠. 무기 없는데."
"나오겠냐. 너 이야기 듣고 있었던 거냐"
데드 드래곤이라는 건 이따금 미궁 최심부 같은 곳에 있는(혹은 있다는)괴물로, 드래곤의 시체가 바위인형이나 움직이는 시체와 같은 요령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지능은 제로에 가깝고, 마법도 사용할 수 없고 움직임도 둔하지만, 브레스 공격 능력은 남아있어서 꽤 귀찮은 마물이다. 물론 드래곤이 별로 죽은 것도 아니고, 퇴거했을 뿐인 드래곤 팰리스엔 그런 것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달까 드래곤 팰리스에요 드래곤 팰리스. 어째서 스마이슨 십인장 그렇게 편안한 얼굴입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에요"
"그러니까, 여기는, 단순한, 폐촌이라니까"
"그렇다고 해도! 뭐랄까 아우라 감돌지 않습니까?!"
"의외로 미신 엄청 믿는구나 너!"
"마물 같은 게 나오면 저 죄송하지만 전력으로 도망치니까요!? 지금 전투력 전무하니까요!? 무기 없으니까요!"
"......"
"어라, 어째서 낙담합니까 스마이슨 십인장"
"......"
"아차, 미안합니다 크래시 하켄은 스마이슨 십인장의 자신작이었죠. 정말 미안해요 외상으로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는데...우우"
"아니, 네가 나쁜 건 아닐 텐데..."
왜인지 드래곤 팰리스의 한구석에서, 드래곤과 전혀 관계없는 이유로 낙담하는 우리 둘.
"절대로 고칠 테니까. 그건 반드시 고칠 테니까."
"예... 이번에야말로 소중히 다룰 테니 부탁드립니다..."
돌아오는 와중에 쟌느와 만났다. 망가진 크래시 하켄의 파편을 모아서 짊어지고 있었다.
"쟌느? 어디 가는 거야"
"아아, 조금 내 친가 다녀오는거야. 그 김에 이거, 수선해 오는 거야."
챙강, 하고 파편을 흔든다.
"친가라면..."
"드워프 콜로니야. 바로 근처야. 앤디들은 오지 않아도 괜찮은거야. 라이라 언니와 여기서 편안히 쉬는 거야. 내일이면 돌아오는 거야."
...그러고 보니 쟌느는 "다음에는 드워프 콜로니에 간다"고 말했던가. 하지만 실제로는 라이라의 팰리스에 왔다. 그 이야기는, 쟌느에겐 "드워프 콜로니"가 지금의 목적지라는 것이었나.
"잠깐 기다려. 그것은 각문을 사용해 만든 특별한 무기야. 장소 빌려주면 내가 고칠게. 드워프 콜로니에 안내해줘."
"아, 아니, 나만으로 충분한거야. 우리 할아범이 누군가에게 부탁하면 곧 고쳐준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럴 수는 없어"
쟌느가 곤란한 얼굴을 한다.
"우우... 안 오면 좋겠는거야"
"어째서... 아, 그러고 보니, 나 한번도 인사하러 가지 않았던가"
"!"
쟌느는, 드워프 콜로니에서 성인으로 인정받고 자유로운 음주를 허락받기 위해서 헬즈보어 퇴치를 하려던 거였다. 성인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많은 적든 공동체 안에서 역할을 가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 직후에 쟌느를 데리고 나가, 폴카에 구속하고 자식까지 낳게 했다. 원래대로라면 이야기를 전해야 할 타이밍은 얼마든지 있었는데, 나는 쟌느를 납치한 채, 라는 것이다.... 의리가 없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인사하지 않으면..."
"그, 그만두는 거야. 적어도 나에게 아기 낳게 했다던가 하는 건 절대로 숨기는거야!?"
"안돼. 그 말대로 아기를 낳게 했는데, 거기까지 몰래몰래 하면 안 되는 거겠지"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 진짜 무서운거야!? 앤디, 전력으로 퍽 날아가는거야!?"
드워프의 파워는 수인족 중에서도 특히 완력이 뛰어난 사자수인을 능가한다. 역시 오거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간족은 펀치 한방에 뼈가 나가거나 한다. 하지만,
"쟌느... 여기서 도망치고 숨기면, 피터 스마이슨은 외가의 친척을 만날 수 없는 아이가 된다. 그건, 안돼."
"......"
"너, 혼자서 가서, 가족에게 이별을 고할 생각이었어? 안된다니까. 나는, 그런 건 제대로 하고 싶어."
"하지만... 드워프 상대라면 몰라도, 인간족이 할아범에게 맞으면..."
"괜찮으니까"
쟌느를 재촉했다... 쟌느는 나의 진지한 눈을 보고, 설득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지, 마지못해 걷기 시작했다.
"저, 저기, 저도 가야 되는 겁니까..."
"아무래도 좋아. 장소의 특징상 엘프는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드워프는 엘프에게 그다지 좋은 인상을 가지지 않는 일이 많다. 특히 성인 엘프에게는 무조건적으로 "허약한 주제에 잘난 척 하는 콩나물"같은 말투를 쓴다.... 뭐 나리스는 엘프라도 별로 훌륭하게 보이지는 않고, 썩어도 레드 암, 완력 면에서 가냘프지도 않다. 어느 쪽으로 대해질지는 잘 모르겠다.
드워프 콜로니는 확실히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물론 상당히 걸었던 것 같지만, 사막의 넒이를 생각하면 1~2킬로는 오차 범위 내다. 그리고, 역시 미궁을 벗어났는지 분위기가 변한 한구석. 화톳불이 타는 냄새와 땀냄새와 알콜 냄새가 섞인 묘한 공기에, 드워프들의 웃음소리와 고함소리, 그리고 어디선가 금속을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앞이 드워프 콜로니야... 생각 바꾸는 거야, 앤디"
"때리면 맞아도 좋아. 네가 피터를 낳아 준 건,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야. 할아범에겐 라이라 언니 이름으로 어떻게든 넘어갈 생각이었던 거야. 할아범은 화룡전쟁 시대의 생존자니까 라이라 언니나 블랙 드래곤들에게 은의를 느끼고 있는거야. 하지만, 인간뿐 아니라 미궁 밖의 놈들은 전부 싫어하는거야."
"그렇다고 해도... 손녀가 모르는 남자에게 잡혀가서, 어느 샌가 노예 취급이 되어 자식을 배고 있었던 거다. 그런 사정이 없어도 때릴 이유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도망갈 수는 없겠지."
천천히 드워프 콜로니에 들어가면, 쟌느를 보고 놀란 얼굴을 하는 사람, 나를 어쩐지 수상한 듯으로 보는 사람, 비키니 아머를 입은 나리스를 다른 의미로 경악의 눈으로 보는 사람 등등, 다양한 시선이 꽂혔다. 그리고, 그 기분 나쁜 시선을 받으면서도, 콜로니 안쪽의 쇳소리가 울리는 철문에 쟌느가 다가가, 문을 당기.... 려는 순간 끼리릭 하고 레버가 돌아가고, 거칠게 문이 열려서 쟌느가 넘어졌다.
"으앗!?"
"응...?"
문 안에서 얼굴을 내민 건, 훌륭한 흰 수염을 기른 늙은 드워프. 눈초리가 날카롭고, 피부는 붉게 달아오르고, 옷에는 탄 자국이 가득하다. 전형적인 외골수 대장장이라는 모습이다.
"아, 아파아아..."
"...뭐지, 내는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감, 쟌느가 보이니..."
"쟌느야!! 돌아온거야, 지금까지 "사막의 흑룡" 라이라 언니와 같이 있었던거야!!"
"...맙소사"
드워프 할아버지는 눈을 크게 뜨고, 수염 속의 입을 꿈틀댔다... 여기다.
"그리고, 라이라와 함께 제 신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세레스타 상국군 특수 임무 부대 디아네 특무대의..."
"아?! 뭐냐 니는"
"애, 앤디 스마이슨 십인장... 트롯 인인 인간족, 입니다..."
위험, 확실히 엄청 무섭다. 할아버지는 휙 나를 보고, 그리고 쟌느를 본다. 쟌느는 부딪힌 머리에서 손을 떼고, 불안한 듯 할아버지의 눈을 보았다.
"...신부...라고 말했겠데이, 당신."
"...이미 아이도 낳았습니다"
"......"
할아버지가 쟌느를 돌아보았다. 쟌느는 수긍했다. 할아버지가 후욱 숨을 들이킨다.
"깔보는 건감, 인간... 어슬렁 어슬렁 여유롭게 오다니."
"할아범"
"쟌느. 알겠냐. 나는 임자의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임자를 부탁받았스... 1년 정도 어딘가로 사라진 끝에, 인간에게 속아 아이까지 낳았다, 라고, 잘 됐다 훌륭하다, 라고 한다고 생각했었어?"
"읏..."
"장난도 적당히 쳐라 바보 손녀년!!"
할아버지는 쟌느에게 고함치고, 휙 뒤돌아서 나를 올려보았다.
"잘도 당당히 얼굴을 내미는구만. 그것만은 칭찬해 주마. 어리석지만!!"
주먹을 휘둘러 배를 후려쳐왔다... 나는 몸을 굳혔다. 도망칠 수도 멈출 수도 없다. 그런 주먹이다. 하지만,
"자, 잠-깐, 기다-!!"
그 주먹을, 나리스가 한 손으로 받아냈다. 팡, 하는 소리가 울리며 주먹이 멈추었다. 믿기 어렵지만, 가느다란 팔로 할아버지의 펀치를 받아낸데다가, 땅딸막한, 전형적인 드워프 체형의 할아버지가 반대로 발이 미끄러져 후퇴했다. ...레드 암, 무서워.
"뭐, 뭐냐 긴귀!! 임자도 이 인간의"
"아닙니다 착각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그러니까... 우선 침착하시고. 이 사람 콱 부숴버리면 내 무기가 울어서 곤란합니다 예"
"...무술가인가."
"모험가...아니 지금은 평범한 군인입니다"
팟, 하고 순을 뿌리치면서 할아버지는 분한 듯 주먹을 폈다. 의외로 나리스의 악력이 강했던 것 같다.
"나에게 무기를 부탁하러 왔을 리는 없겠지. 그렇다면, 그 남자, 대장장이인가."
"...중퇴지만요. 트롯 왕도의 대장간에서 7년 수행했습니다."
"흥...그냥 맞으러 왔을 리도 없나"
할아버지는 납득한 것 같다... 그래, 드워프라면 야장(冶匠). 단순한 인간보다는 대장장이를 뜻하는 자 쪽이... 조금은 이야기가 통할 여지도, 노력을 인정받은 여지도 있다.
"제가 무기를, 단련하게 해 주십시오."
대장장이 일에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저 맞고 참는 것만으로 허락받으려는 것보다는 낫다. 서로 물러설 이유가 된다면이라고 생각한다.
"쟌느는 낙반으로 죽은 우리 아들 부부의 유복녀다. 바보 딸내미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끼지 않을 이유는 없지... 나는 댄. 댄 크락스."
할아버지가 돌아섰다.
"들어와라... 드워프의 대장간에서 싸구려를 만들면,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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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대지의 일꾼
역시 하룻밤에 30몇 발은 자지가 아프다. 미스티 팰리스의 드래곤들과 했을 때도 상당히 혹사했지만, 묘수인의 발정은 배려라는 게 조금도 없기 때문에 단순히 노 가드를 범해갈 뿐이다... 하지만 조금 허리랑 자지가 아픈 정도로 끝난 건 평소의 성생활 덕분인가, 간구이의 예상 이상이 효과인가. 양쪽 모두겠지만.
거의 낮까지 쉰 후, 라이라를 타고 콜로니를 떠나기로 했다.
"호호. 그러나 도나, 그대의 건강한 풍채를 볼 수 있었던 것이 나는 가장 기쁘다."
"하. 나도 몇 년이나 남았는지 몰라. 죽기 전에 만나고 싶으면 좀 더 자주 와라. 편리한 나으리도 붙어 있잖나."
"나으리가 아니라, 사육주로다."
"너 정도의 드래곤이 저렇게 젊은 것에게 얌전히 사육되고 있다는 걸 이 할멈은 믿을 수 없다ㅤㅁㅑㄴ..."
"그러하지, 그러하고말고"
"...라이라, 저기, 조금 내 체면을 세워 줘도 괜찮지 않을까?"
"호, 실제로 그대는 자신이 사육하는 암노예 대부분에게 어울리지 아니한 놈 아닌가. 외형으로는 잴 수 없는 자라는 건 틀림없을 터이니."
"......"
"흥. 뭐 아무튼, 드래곤의 생각이 얼간이 같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도나 할머니가 어깨를 움츠린다.
"뭐, 너도 한가하면 또 와라. 우리 아가씨들은 완전히 뿅 갔으니. 너가 바라면 다음엔 나체촌이라도 되어서 유혹하는 것 정도는 할 테니 말이야."
"그렇게 뿅 간 콜로니가 되는 것에 대해서 도나 씨는 별로 아쉽지 않은 건가"
"...만월에 애태우는 기분은 젊을 때 충분히 맛보았으니까. 뭐, 그렇게 되면 이제 콜로니를 버리는가 버리지 않는가의 이야기다. 나야 버려진 이 무덤에서 혼자서 죽는 거지. 그 정도의 놀이로 콜로니가 이어진다면 나쁜 일도 아니여. 누가 불행해지는 것도 아니고."
"...뭐 적어도 나에게 있어 즐거운 곳이라는 건 틀림없겠는데"
다음에 올 때는 좀 더 엄중히 사전 준비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뒷산에서 이륙하는 라이라와 마차에게, 오아시스의 많은 묘수인 아가씨들이 손을 흔들어준다. 리나 유나는 머리칼 색으로 금방 안다. 저기의 작은 딸과 어머니는 으-음, 아니스 짱과 타냐 씨겠지. 그 앞에 있는 건 이름도 모르지만 쓸데없이 상태가 좋았던 누님. 교활했던 욕심 많은 아가씨도 이름 물었어야 했다.
"앤디....아직 남고 싶어?"
루나가 조금 복잡한 얼굴을 했다. 인중 늘리고 있었나.
"...아니, 가끔씩이 좋아, 저런 곳은."
"가끔은 하고 싶은 건가..."
"단념하세요, 루나 씨. 앤디 씨도 콜로니의 여러분도 그래서 행복하다면, 다소는 물러나는 것이 그의 소유물인 저희들에게 필요한 여유라는 거랍니다.
"나보다 먼저 또 앤디의 아기, 품은 애가 콜로니에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많이 괴로워."
"그건 뭐, 알겠다."
디아네 씨가 쓰게 웃는다.
"하지만, 특무가 끝나면 앤디도 어딘가에 정착한단 말이다. 그때 마음껏 낳으면 된다."
"마음껏... 응"
조금 기분이 나아진 루나. 당황해서 끼어들었다.
"기, 기를 수 있는 만큼이야? 나도 루나의 아기는 책임지고 우리들이 기르고 싶으니까?"
"응. 5, 6명 정도라면 괜찮지?"
"......"
"묘수인은 쌍둥이나 세 쌍둥이 상당히 있으니까, 아이 열 명 이상인 사람, 꽤 있어?"
저지를 생각이 가득하다 못해 흘러 넘치는 루나가 달라붙지만, 루나와의 자식 잔뜩인 미래 예상도에 조금 행복을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 그만큼 벌 수 있는 남자가 될 거다. 응.
라이라의 옛 터전, 한때의 드래곤 팰리스까지는 별로 몇 시간이나 걸리지 않았다. 겨울이라고 해도 한낮은 적당한 온도가 되는 모래의 바다 위를, 라이라는 미끄러지듯 착륙했다.
"여기니, 여기로다. 기껏해야 일년만이건만, 그리운 곳이로다."
"나리스들은 안에?"
"음"
사람의 몸으로 변해서, 주변을 잘 알고 있는 자기 집이라 그런지 전라인 채 팰리스의 입구인 바위에 들어가는 라이라. 우리들은 그 뒤를 따라갔다.
라이라의 드래곤 팰리스는 일찍이 "러셀 팰리스"라고도 불린 것 같다. 그렇다는 건 일년 전에 브롤 씨가 라이라를 불렀을 때에야 알았지만. 내가 처음 왔을 때는 라이라 혼자 생활하고 가끔 쟌느가 묵는다, 라는 상태였지만, 최전성기에는 600마리의 드래곤이 북적였다고 한다. 600이라는 수는, 드래곤인 것을 빼도 폴카 등보다 규모가 크다. 재차 살펴보면 그 지하공간은 확실히 거리라고 하기에 어울리는 규모가 있다. 엄청나게 복잡하게 얽힌 대로와, 크고 작은 광장과, 사람이 살 수 있는 골방... 미궁이라면 구조는 고려하지 않고 만드는 게 법도겠지만, 여기는 드래곤이 만들었는가, 원래부터 거리 모양을 하고 있었는가... 라이라라도 아마 알지는 못하겠지만.
"라이라의 동족, 여기에 잔뜩 살았었구나... 이렇게 넒은 곳이면, 외롭지 않았던 걸까, 혼자서."
"완전히 그렇지는 않았다...라고 하면 거짓말이리니. 뭐, 녀석들도 죽은 건 아니다. 서방 대륙에서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만나러 가고 싶으면, 그런 기분이 들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동족의 부제 정도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이 우리들, 드래곤이로다."
"...쓸쓸했던 주제에."
"호. 그대에게 들을 때까지 자각하지 못하였도다. 나이 이백이 된 나에게 쓸쓸함을 자각시켰다는 것만으로도 도나 년에게 자랑할 만 하지 않은가."
라이라가 킥킥 웃는다. 결코 칭찬하는 게 아닌데, 지적당했던 게 기뻤던 걸까.
원래 라이라가 쓰던 침상에 가자, 나리스가 달려들...지는 않았지만, 나의 손을 잡고 필사적으로 끌어당겼다.
"스마이슨 시입인장-!!"
"뭐, 뭐야 뭐야!?"
"저기그게그러니까, 제 본능과 본능에 의한 싸움이었지만요!"
"진정해라 나리스. 그보다 쟌느, 어떻게 된 거야 나리스는"
"아-... 여기에 도착할 때부터, 방 구석에서 투덜투덜 중얼거리고 있어서 조금 걱정스러운 느낌이었던거야?"
도대체 뭐야.
"여, 여여여여, 여기 드래곤 팰리스인거에요기본적으로"
"기본이랄까, 뭐 라이라의 거처였지만"
"...드래곤 팰리스라면 모험가로써 일류의 증거라고나 할까 뭐랄까 한번 숨어들고는 싶지만 사적으로는 아마 평생 무리겠지-라고 납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소라고 합니다만 솔직히 이런 찬스 앞으로 천년 정도는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만 그, 블랙 드래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그, 저, 다리가 움직이질 않아서요"
...그러고 보니 이 녀석 화룡전쟁에서 트라우마 있었지.
"호. 이제서 누가 돌아올 리도 없다고 말했건만. 마음껏 돌아보면 될 터이다."
"하지만 왠지 무섭지 않습니까! 저 미궁은 좋지만 유령 저택이나 성은 절대 안 되니까요!"
복잡한 놈이다.
"그런데... 어째서, 나한테 오는 건데."
"견학에 같이 따라와주세요"
"쟌느면 되잖아!"
"하지만 저 이 분 잘 모르는걸요!"
그러고 보니 그런가.
"...귀찮은 언니인거야"
"참으로..."
원 거주자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나리스와 폐허를 산책했다. 드래곤이 많이 살고 있었다고는 해도, 실제의 촌이나 마을과는 달리 밭이나 뜰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거리상으로는 그리 먼 산책은 아니다. 그리고 폐허라고 해도 모두 이사했을 뿐 별로 그 정도로 흥미로운 물건이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골방을 돌아볼 뿐인 지루한 여정이었다.
"이런 곳에 화룡이 살았었군요.... 우우, 데드 드래곤 같은 게 나오면 어떻게 하죠. 무기 없는데."
"나오겠냐. 너 이야기 듣고 있었던 거냐"
데드 드래곤이라는 건 이따금 미궁 최심부 같은 곳에 있는(혹은 있다는)괴물로, 드래곤의 시체가 바위인형이나 움직이는 시체와 같은 요령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지능은 제로에 가깝고, 마법도 사용할 수 없고 움직임도 둔하지만, 브레스 공격 능력은 남아있어서 꽤 귀찮은 마물이다. 물론 드래곤이 별로 죽은 것도 아니고, 퇴거했을 뿐인 드래곤 팰리스엔 그런 것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달까 드래곤 팰리스에요 드래곤 팰리스. 어째서 스마이슨 십인장 그렇게 편안한 얼굴입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에요"
"그러니까, 여기는, 단순한, 폐촌이라니까"
"그렇다고 해도! 뭐랄까 아우라 감돌지 않습니까?!"
"의외로 미신 엄청 믿는구나 너!"
"마물 같은 게 나오면 저 죄송하지만 전력으로 도망치니까요!? 지금 전투력 전무하니까요!? 무기 없으니까요!"
"......"
"어라, 어째서 낙담합니까 스마이슨 십인장"
"......"
"아차, 미안합니다 크래시 하켄은 스마이슨 십인장의 자신작이었죠. 정말 미안해요 외상으로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는데...우우"
"아니, 네가 나쁜 건 아닐 텐데..."
왜인지 드래곤 팰리스의 한구석에서, 드래곤과 전혀 관계없는 이유로 낙담하는 우리 둘.
"절대로 고칠 테니까. 그건 반드시 고칠 테니까."
"예... 이번에야말로 소중히 다룰 테니 부탁드립니다..."
돌아오는 와중에 쟌느와 만났다. 망가진 크래시 하켄의 파편을 모아서 짊어지고 있었다.
"쟌느? 어디 가는 거야"
"아아, 조금 내 친가 다녀오는거야. 그 김에 이거, 수선해 오는 거야."
챙강, 하고 파편을 흔든다.
"친가라면..."
"드워프 콜로니야. 바로 근처야. 앤디들은 오지 않아도 괜찮은거야. 라이라 언니와 여기서 편안히 쉬는 거야. 내일이면 돌아오는 거야."
...그러고 보니 쟌느는 "다음에는 드워프 콜로니에 간다"고 말했던가. 하지만 실제로는 라이라의 팰리스에 왔다. 그 이야기는, 쟌느에겐 "드워프 콜로니"가 지금의 목적지라는 것이었나.
"잠깐 기다려. 그것은 각문을 사용해 만든 특별한 무기야. 장소 빌려주면 내가 고칠게. 드워프 콜로니에 안내해줘."
"아, 아니, 나만으로 충분한거야. 우리 할아범이 누군가에게 부탁하면 곧 고쳐준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럴 수는 없어"
쟌느가 곤란한 얼굴을 한다.
"우우... 안 오면 좋겠는거야"
"어째서... 아, 그러고 보니, 나 한번도 인사하러 가지 않았던가"
"!"
쟌느는, 드워프 콜로니에서 성인으로 인정받고 자유로운 음주를 허락받기 위해서 헬즈보어 퇴치를 하려던 거였다. 성인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많은 적든 공동체 안에서 역할을 가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 직후에 쟌느를 데리고 나가, 폴카에 구속하고 자식까지 낳게 했다. 원래대로라면 이야기를 전해야 할 타이밍은 얼마든지 있었는데, 나는 쟌느를 납치한 채, 라는 것이다.... 의리가 없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인사하지 않으면..."
"그, 그만두는 거야. 적어도 나에게 아기 낳게 했다던가 하는 건 절대로 숨기는거야!?"
"안돼. 그 말대로 아기를 낳게 했는데, 거기까지 몰래몰래 하면 안 되는 거겠지"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 진짜 무서운거야!? 앤디, 전력으로 퍽 날아가는거야!?"
드워프의 파워는 수인족 중에서도 특히 완력이 뛰어난 사자수인을 능가한다. 역시 오거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간족은 펀치 한방에 뼈가 나가거나 한다. 하지만,
"쟌느... 여기서 도망치고 숨기면, 피터 스마이슨은 외가의 친척을 만날 수 없는 아이가 된다. 그건, 안돼."
"......"
"너, 혼자서 가서, 가족에게 이별을 고할 생각이었어? 안된다니까. 나는, 그런 건 제대로 하고 싶어."
"하지만... 드워프 상대라면 몰라도, 인간족이 할아범에게 맞으면..."
"괜찮으니까"
쟌느를 재촉했다... 쟌느는 나의 진지한 눈을 보고, 설득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지, 마지못해 걷기 시작했다.
"저, 저기, 저도 가야 되는 겁니까..."
"아무래도 좋아. 장소의 특징상 엘프는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드워프는 엘프에게 그다지 좋은 인상을 가지지 않는 일이 많다. 특히 성인 엘프에게는 무조건적으로 "허약한 주제에 잘난 척 하는 콩나물"같은 말투를 쓴다.... 뭐 나리스는 엘프라도 별로 훌륭하게 보이지는 않고, 썩어도 레드 암, 완력 면에서 가냘프지도 않다. 어느 쪽으로 대해질지는 잘 모르겠다.
드워프 콜로니는 확실히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물론 상당히 걸었던 것 같지만, 사막의 넒이를 생각하면 1~2킬로는 오차 범위 내다. 그리고, 역시 미궁을 벗어났는지 분위기가 변한 한구석. 화톳불이 타는 냄새와 땀냄새와 알콜 냄새가 섞인 묘한 공기에, 드워프들의 웃음소리와 고함소리, 그리고 어디선가 금속을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앞이 드워프 콜로니야... 생각 바꾸는 거야, 앤디"
"때리면 맞아도 좋아. 네가 피터를 낳아 준 건,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야. 할아범에겐 라이라 언니 이름으로 어떻게든 넘어갈 생각이었던 거야. 할아범은 화룡전쟁 시대의 생존자니까 라이라 언니나 블랙 드래곤들에게 은의를 느끼고 있는거야. 하지만, 인간뿐 아니라 미궁 밖의 놈들은 전부 싫어하는거야."
"그렇다고 해도... 손녀가 모르는 남자에게 잡혀가서, 어느 샌가 노예 취급이 되어 자식을 배고 있었던 거다. 그런 사정이 없어도 때릴 이유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도망갈 수는 없겠지."
천천히 드워프 콜로니에 들어가면, 쟌느를 보고 놀란 얼굴을 하는 사람, 나를 어쩐지 수상한 듯으로 보는 사람, 비키니 아머를 입은 나리스를 다른 의미로 경악의 눈으로 보는 사람 등등, 다양한 시선이 꽂혔다. 그리고, 그 기분 나쁜 시선을 받으면서도, 콜로니 안쪽의 쇳소리가 울리는 철문에 쟌느가 다가가, 문을 당기.... 려는 순간 끼리릭 하고 레버가 돌아가고, 거칠게 문이 열려서 쟌느가 넘어졌다.
"으앗!?"
"응...?"
문 안에서 얼굴을 내민 건, 훌륭한 흰 수염을 기른 늙은 드워프. 눈초리가 날카롭고, 피부는 붉게 달아오르고, 옷에는 탄 자국이 가득하다. 전형적인 외골수 대장장이라는 모습이다.
"아, 아파아아..."
"...뭐지, 내는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감, 쟌느가 보이니..."
"쟌느야!! 돌아온거야, 지금까지 "사막의 흑룡" 라이라 언니와 같이 있었던거야!!"
"...맙소사"
드워프 할아버지는 눈을 크게 뜨고, 수염 속의 입을 꿈틀댔다... 여기다.
"그리고, 라이라와 함께 제 신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세레스타 상국군 특수 임무 부대 디아네 특무대의..."
"아?! 뭐냐 니는"
"애, 앤디 스마이슨 십인장... 트롯 인인 인간족, 입니다..."
위험, 확실히 엄청 무섭다. 할아버지는 휙 나를 보고, 그리고 쟌느를 본다. 쟌느는 부딪힌 머리에서 손을 떼고, 불안한 듯 할아버지의 눈을 보았다.
"...신부...라고 말했겠데이, 당신."
"...이미 아이도 낳았습니다"
"......"
할아버지가 쟌느를 돌아보았다. 쟌느는 수긍했다. 할아버지가 후욱 숨을 들이킨다.
"깔보는 건감, 인간... 어슬렁 어슬렁 여유롭게 오다니."
"할아범"
"쟌느. 알겠냐. 나는 임자의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임자를 부탁받았스... 1년 정도 어딘가로 사라진 끝에, 인간에게 속아 아이까지 낳았다, 라고, 잘 됐다 훌륭하다, 라고 한다고 생각했었어?"
"읏..."
"장난도 적당히 쳐라 바보 손녀년!!"
할아버지는 쟌느에게 고함치고, 휙 뒤돌아서 나를 올려보았다.
"잘도 당당히 얼굴을 내미는구만. 그것만은 칭찬해 주마. 어리석지만!!"
주먹을 휘둘러 배를 후려쳐왔다... 나는 몸을 굳혔다. 도망칠 수도 멈출 수도 없다. 그런 주먹이다. 하지만,
"자, 잠-깐, 기다-!!"
그 주먹을, 나리스가 한 손으로 받아냈다. 팡, 하는 소리가 울리며 주먹이 멈추었다. 믿기 어렵지만, 가느다란 팔로 할아버지의 펀치를 받아낸데다가, 땅딸막한, 전형적인 드워프 체형의 할아버지가 반대로 발이 미끄러져 후퇴했다. ...레드 암, 무서워.
"뭐, 뭐냐 긴귀!! 임자도 이 인간의"
"아닙니다 착각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그러니까... 우선 침착하시고. 이 사람 콱 부숴버리면 내 무기가 울어서 곤란합니다 예"
"...무술가인가."
"모험가...아니 지금은 평범한 군인입니다"
팟, 하고 순을 뿌리치면서 할아버지는 분한 듯 주먹을 폈다. 의외로 나리스의 악력이 강했던 것 같다.
"나에게 무기를 부탁하러 왔을 리는 없겠지. 그렇다면, 그 남자, 대장장이인가."
"...중퇴지만요. 트롯 왕도의 대장간에서 7년 수행했습니다."
"흥...그냥 맞으러 왔을 리도 없나"
할아버지는 납득한 것 같다... 그래, 드워프라면 야장(冶匠). 단순한 인간보다는 대장장이를 뜻하는 자 쪽이... 조금은 이야기가 통할 여지도, 노력을 인정받은 여지도 있다.
"제가 무기를, 단련하게 해 주십시오."
대장장이 일에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저 맞고 참는 것만으로 허락받으려는 것보다는 낫다. 서로 물러설 이유가 된다면이라고 생각한다.
"쟌느는 낙반으로 죽은 우리 아들 부부의 유복녀다. 바보 딸내미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끼지 않을 이유는 없지... 나는 댄. 댄 크락스."
할아버지가 돌아섰다.
"들어와라... 드워프의 대장간에서 싸구려를 만들면,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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