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3-16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3-16편

이미지가 없습니다.
한편, 슈발츠가 트리엘의 첫 공격을 막아낸 여파는 대단한 것이었다. 단순히 방어전에서의 승리만이 아니었다. 우격다짐식이라고는 하나 멘조베란잔의 제 1가문으로써 도시에 대한 완벽한 통제를 하고 있던 베인레 가문의 지위가 흔들리게 만드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것은 패전하고 돌아온 트리엘에게 멘조베란잔 가문회의에서 패전의 책임을 묻는 형태로 시작되었고, 이에 트리엘이 이 [반란]을 [진압]을 위해 무력 행사를 시작한 것에 의해 곧 가문간의 전쟁으로 격화되었다.

쇠약해졌다고는 하나 멘조베란잔의 제 1가문인 베인레 가문은 나머지 가문들 여럿을 간단히 압도할 힘을 가진다. 그런데도 이 [내전]이 장기된 이유는 베인레 가문 내부에서조차 트리엘의 방식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남:녀 내전을 초래해 재정을 파탄시킨데다, 브리겐스톤에는 준비 부족의 군대를 이끌고 가서(그 비용 대부분은 귀족가문과 2류 가문들에게서 무리하게 각출한 특별세로 메꾸어졌다) 전투 한번에 모두 꼴아박았다. 그러고도 돌아와서 당당하게 우두머리 행세를 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드는 꼴이 드로우들 공통의 정서인 [무능은 죄다]라는 인식을 건드렸던 것이다.

그러나 멘조베란잔 인근의 다른 드로우 도시들에게까지 파급된 내전의 시작을, 슈발츠는 그저 브리겐스톤에서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그의 입장에서 이것은 전혀 좋은 기회가 아니었다. 혼란에 빠졌다 해도 멘조베란잔의 군사력은 에린들린과 샤마스 연합군을 모두 합친것의 ㅤㅁㅕㅈ배는 된다. 도시를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슈발츠가 할애할 수 있는 병력을 생각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뿐이다. 아무리 기회가 좋다 하더라도 숫적인 열세의 군대에 공세를 강요하는 방식은 병사들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멍청한 장군들이나 하는 짓이고, 슈발츠는 멍청한 범주에 속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슈발츠는 멘조베란잔을 단숨에 공격할 생각이 없었다. 어느 세계에서는 돌맹이 하나로 거인을 잡은 꼬맹이에 대한 전설이 전해져 오지만, 그건 기적의 이름을 빌린 미친 짓일 뿐이다. 꼬맹이가 거인을 잡는 방식은 하나 뿐이다. 정면대결을 피하며 거인을 고립시키고 소모시키는 것이다. 제풀에 지친 거인이 마침내 제 몸 하나 가누지도 못할 정도가 되었을때, 눈높이가 같아진 거인을 향해 최후의 일격을 내리치는 것이 확실한 사냥 방식이다.

하지만 완전히 손을 놓고 있을수만은 없었다. 롤스의 의향은 어떤지 몰라도 슈발츠로써는 트리엘이 만만한 상대였으니까, 그녀가 집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즈음 트리엘의 반대파 중에서 가장 거물은 그녀와 함께 멘조베란잔의 최고사제단을 구성하는 일원 중 한명인 메즈바리스 델"아르고(Mez"Barris Armgo; 무질서 악 드로우 여성 파9/Lolth의 클9. Barrison Del"Armgo 가문 의 대모)였다. 슈발츠는 그녀를 제거하기로 했다. 물론 그녀가 트리엘보다 더 꼴통일 가능성은 있었지만, [증명된 꼴통]인 트리엘의 안위가 더 중요했다.

슈발츠가 직접 멘조베란잔으로 잠입하는 일은 이즈음엔 무리한 일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에(이미 신격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네임드다 보니 롤스의 시야를 완전히 벗어날 자신은 없었다) 메즈바리스를 [제거]하는 일은 철스신 일족들의 일이 되었다. 이즈음 철스신 일족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는데, 슈발츠의 성공이 단순히 사소한 전투에서의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철스신 일족이 멘조베란잔에 심어둔 첩자들을 가동하는 동안, 슈발츠는 미뤄두었던 지상의 문제들에 대해 천천히 손을 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일은 네버윈터의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워터딥을 종주국으로 한 [로드 얼라이언스]의 협약이 굳건하던 당시와는 달리, 대격변 이후 노스의 문명지들의 유대감은 느슨해졌고, 새로운 노스의 종주국으로 떠오른 네버윈터는 남쪽으로의 확장에 더 신경을 쓰면서 옛 동맹들과의 군사적인 연대에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었다. 때문에 우볼드의 오크 부족의 남하도 막지 못했고, 그 오크들의 교역망 사보타지가 이어지면서 교역료의 한쪽이 무너지게 된 실버마치는 결코충분한 전력을 가질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기는 커녕 우볼드의 세력만 커져갈 뿐이었다.

이 상황을 타개하는데는 우볼드의 오크들을 다시 북쪽으로 밀어낼 만큼의 힘, 즉 국가 단위의 무력이 필요했지만, 슈발츠는 노스에는 그런 세력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 굳이 있다면 와우킨 사원 정도겠지만, 그것은 충분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전력이 아니었다. 따라서 슈발츠는 네버윈터가 남쪽이 아니라 북쪽(정확히는 북동쪽)에 시선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일을 만들어야 했다.

또한 이즈음 우볼드가 드래곤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서, 음모(?)도 꾸미고 소문의 진위도 확인할 겸 슈발츠는 직접 네버윈터에서 실버마치로 향하는 옛길을 따라 가면서 오크들의 매복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 주인님, 이런 여행도 오랜만이네요. "/두르나

" 아, 지금 나는 카나리아라고... 말시키지 말아줘. "/슈발츠

" 풉!... "/플로라

와우킨 사원을 방문한 방랑 상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플로라와 두르나는 엘프 여행자로 가장하고 오크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까지 왔던 것이다. 참고로 플로라가 타고있는 쪽이 아돈, 두르나가 신세지고 있는 것은 샘슨이고, 이들도 평범한 말로 변장하고 있었다. 두르나의 어께에는 작은 카나리아로 변한 슈발츠가, 그리고 길옆에서는 치타로 변한 알루데시아가 수풀 속에 몸을 숨긴 채로 따르고 있었다. 참고로 카나리아로의 변신 아이디어를 준 것은 다름아닌 바하무트였는데, 오크들 출몰 지역에서 여자들만의 일행이란 뭔가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유인]에 촛점을 맞춘 구성이었다.

" 그런데 좀처럼 안낚이네요. "/플로라

" 쉬는날인가 보지. 심심한데 한곡조 뽑아 보지 그래? "/두르나

" 그럴까요? "/플로라

플로라는 손가락을 퉁겨서 벤조(기타 비슷한 악기)를 꺼내 손에 들었다.

세야누스, 세야누스
내 사랑이여, 어디로 갔나요.
갈대가 우거진 강가를, 맨발로 헤메며 이름 부르네.

숲도, 언덕도 예전과 같은데
돌아 오는 것은 오직, 내 목소리 뿐.
새도 바람도 슬퍼라, 정한(情恨)만 남아 뺨 위로 흐르는구나.

아이야, 그는 돌아오지 못한단다.
바람이 내 귓전에 속삭이지만
세야누스, 세야누스, 부르며 우는 내 귀에는 닿지 않네.

플로라의 노래 솜씨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일행은 잠시 침묵했다. 심지어는 아돈과 샘슨, 그리고 알루데시아까지 잠시 멈추어 섰을 정도다.

" 노래가 너무 구슬퍼. "

두르나가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노래를 부르며 감정이입을 한 플로라도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 엘프들의 노래는 대부분 연가(戀歌)니까요. 그중에서도 이별을 노래한건 내용도 곡조도 몹시 구슬픈게 많죠. 그리고 이런 슬픔이 강하게 와닿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바드의 본업이니까요. "/플로라

" 하지만 영웅가 같은 것도 있잖아? "/두르나

" 네 물론 있죠. 주로 엘프 영웅들의 무용담을 다루는 노래인데, 그런 노래는 본격적인 주가(呪歌)에요. 평소에 부르긴 좀 그렇죠. "/플로라

" 영웅가라면 엘프 후렴구보다는 인간들이나 드워프들의 단어가 더 어울리지요. 여주인. "/아돈

" [여기 한자루의 도끼와 탱커드잔에 가득찬 에일이 있노라!] 같은 노래 말인가? 드워프들 노래지만 정말 가사가 예술이지. "/샘슨

" 그렇지 그렇지. 뭘 좀 아는군. 하지만 그걸 우리 여주인께서 부르게 만드는 건 잔인한 일이 될거야, 이 촌놈아. "/아돈

" 그런 네놈은 달리 생각나는 호쾌한 노래라도 있는거냐, 이 샌님아. "/샘슨

개그성이 다분한 말다툼을 하면서도 발을 놀리는 것을 잊지 않은 유니콘들이었들 덕에, 두르나와 플로라는 즐겁게 웃으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슈발츠의 감각에 무엇인가 걸렸다.

[습격준비인가... 오크 치고는 꽤 잘 숨었군.]

슈발츠의 텔레파시 경고를 받자 마자 플로라도 속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두르나도 매복의 존재를 알아챘다. 하지만 그녀들은 오크들을 끌어내야 하는 쪽이니 그대로 모르는 척 하하호호 이야기꽃을 피우며 길을 따라 말(?)을 몰았다. 슈발츠는 두르나의 어께에서 날아올라 매복자들이 숨은 곳으로 추정되는 수풀을 찾아 나무 위에 올라앉았다.

마법의 도움을 받고 있군...

처음 발견한 것은 절벽 위에서 이쪽을 내려다보던 오크 관측병이었다. 그리고 그 녀석이 쇠 거울로 신호를 보내는 방향을 따라가서 발견한 것은 어설픈 오크 마술사의 주술이 아니라, 제대로 된 마법으로 환상을 써서 위장한 오크 무리였다.

잠시 무리를 살피고 난 후, 유난히 덩치가 좋은 오크 하나가 슈발츠의 눈에 뜨였다. 그 오크는 다른 오크들보다 머리 반개 쯤 더 큰데다 훨씬 더 좋은 무장을 갖추고 있어서, 한눈에 봐도 [나 지휘관이요]라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우볼드의 아들인가 하고 생각하며 슈발츠는 다시 그 무리에게 마법적인 도움을 주는 존재를 찾아 시선을 옮겼지만, 오크 무리 안에서도 마법사로 보이는 자는 없었다. 마법물품이나 다른 방법으로 지원을 받고 있는 모양이었다.

관측병이 두르나 일행을 찾아 내고 오크 무리에게 쇠거울로 햇빛을 반사하는 신호를 보내자, 그 신호를 식별한 아까의 그 덩치 큰 오크가 다른 무리들을 불러들였다.

" 여자 두명이라는군, 엘프처럼 보인다는데? "

" 돈은 되지 않겠지만 유쾌한 여흥은 되겠군. "

이어진 오크 무리들의 천박한 음담패설들을 들으며, 슈발츠는 눈치채이지 않게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옮겨가며 그 무리를 따라갔다. 아니나다를까, 두르나 일행을 노리는 움직임이었다. 마침내 그들이 길섶에 도착해 매복 준비를 하는 동안, 슈발츠는 두르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자신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오크 무리의 맨 마지막을 따르던 놈을 공중에서 덮쳤다.

퍼석!...

슈발츠는 무게만 해도 비범하게 무겁다. 거기에 일부러 작정하고 덮친 일격이니 평범한 오크 따위가 견딜 수 있을리 만무했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전신의 뼈가 으스러지며, 그 오크는 절명했다. 그리고 풀섶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은 바로 앞의 오크 둘이 뒤를 돌아본 순간, 슈발츠의 양손에서 단도가 날아갔다. 그것은 평범한 단도였지만, 역시 던지는 쪽의 힘이 힘이다 보니 어렵지 않게 각자의 두개골을 뚫어버렸다.

" 기습이다!... "

하지만 세번째로 돌아보던 놈이 외치는 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오크들의 시선은 일제히 슈발츠 쪽에 쏠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번에는 오크 일행의 진행 방향에서부터 공기가 진동했다. 이어진 눈부신 섬광과 함께 나타난 것은 두마리의 거대한 유니콘들이었다.

" 크어억!... "

" 케에엑!... "

나타나자 마자 그 우람한 체격으로 각자 한마리씩 두마리의 오크들을 밟아서 박살내 버린 아돈과 샘슨은, 오랜만의 출동에 기분이 좋은 나머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날뛰었다. 뒤이어 그들에게 [치인] 오크들이 갑옷째로 박살나서 허공을 날아가는 동안, 슈발츠는 앞뒤의 공격으로 당황하는 오크르 무리들 속에서 지휘관처럼 보이는 오크를 생포하기로 했다.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라진 후, 그 오크 옆으로 텔레포트해 나타난 슈발츠는 당황하며 무기를 꺼내는 그 오크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퍼석!...

" 크억!... "

힘조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용 망치에 얻어맞은 것 마냥 얼굴이 함몰되어버린 그 오크는 피를 뿌리며 뒤로 나뒹굴었다. 그리고 셀레스티얼 챠져들에 뒤이어 나타난 두르나와 플로라, 그리고 전투 모드의 알루데시아가 남은 오크들을 신나게 닦아올리는 동안, 슈발츠는 그 오크의 품을 뒤져서 쓸만한 것들이 없는지 찾아 보았다.

" 아, 너무 쉽군. "

찾아낸 것은 한장의 양피지 두루말이와 옷 아래 감추는 하나의 부적이었다. 부적은 마력이 느껴지는 것이었는데,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자 마자 가벼운 환상 능력과 탐지 방해의 마법이 걸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루말이는 마법적이지 않았지만, 투박한 드워프 문자로 기록된 오크어로 씌여져 있었다. 내용은 다름아닌 약탈조의 접선 장소와 교대 시각, 혹시모를 추격이 있을때의 재집결 지점 등으로, 오크답지 않을 정도로 세심한 작전 계획이었다. 궁금해하는 두르나에게 넘겨 보여주자 마자 그녀도 놀라는 눈치엿다.

" 아니, 오크들이 이런 정교한 계획을? "

슈발츠가 어께를 으쓱해 보이는 동안, 두르나는 오크어를 모르는 플로라를 위해 양피지 문서의 내용을 엘프어로 번역해 주었다.

" 접선지가 네버윈터 우드 인근이네요. 우볼드의 약탈부대가 여기까지 내려왔는데도 네버윈터측에서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걸까요? "/플로라

" 당하는 것은 실버마치로 향하는 모험 상인들과 여행자들 정도니까. 우볼드는 네버윈터와의 접전을 철저히 피하고 있어. 게다가 지금 네버윈터는 발더스 게이트와 엠의 폐허에 발을 담그고 보물찾기를 하느라 북쪽을 볼 여유 따위는 없지. "/슈발츠

실제로 발더스 게이트와 엠의 폐허에는 막대한 재보가 잠들어 있을 것이고, 게다가 두 도시 모두 항구로써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식민지로 삼으면 그 이득이 이루 말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네버윈터의 정부와 민간 모두가 열성적으로 탐사와 개척에 열을 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네버윈터가 이쪽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오크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두르나

" 있지. 그것도 아주 효과적인 놈이. 이친구가 내가 생각하는 그자가 맞다면, 우리는 손 안대고 코를 풀거나, 우볼드가 선불맞은 멧돼지 마냥 네버윈터를 몰아치는 꼴을 보게될 수 있을 게야. "/슈발츠

슈발츠가 빙긋이 웃자 여자들은 궁금증을 감추지 못했다.

포로는 슈발츠가 예측했던 대로 우볼드의 여덟 아들들 중 하나로 이름이 클라쉬칵(Klase"cok; 혼돈 악 오크르 남성 파이터 7)이라고 했다. 그 젊은 오크는 우볼드가 비교적 최근에 본 자식이었고, 상대적으로 다른 아들들보다 세력이 취약했다. 플로라가 클라쉬칵의 얼굴을 손봐주는 동안, 슈발츠는 자신의 손맛(?)을 보고 반쯤은 혼백이 달아나 있는 그 젊은 오크를 구슬렸다.

" 이봐, 그런 솜씨로는 개미 한마리 못잡겠군. "/슈발츠

" 으으으... 너같은 자는 본적이 없다.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클라쉬칵

" 보다시피 평범한 하프드래곤이지. "/슈발츠

젊은 오크는 피투성이의 얼굴로 웃었다. 두르나가 걷어차려는 것을 말린 후, 슈발츠는 클라쉬칵의 눈앞에 양피지를 들이대 보였다.

" 보다시피, 너희들 계획은 이제 우리 손안에 있다. 나머지 약탈조들를 모두 쓸어버릴수도 있겠지. 그러면 이 실패에 대해서 네 아버지는 뭐라고 생각할까? "

그제사 클라쉬칵의 초록빛이 도는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ㅤㅈㅕㅅ다. 그롬쉬의 지상의 대리인으로 영생을 얻은 후, 우볼드는 여덟 아들들을 포함해 자신의 왕좌에 도전하려는 자들 모두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가진 힘의 크기보다 야망이 컸던 그의 아들들에게 남은 것은 자신의 살길을 개척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중에서도 젊고 야망이 있는 클라쉬칵은 비교적 난이도가 있는 네버윈터 인근을 자신의 [분봉지]로 골랐고, 우볼드는 꽤 많은 병력을 떼어 주었다. 그런데 그것을 모두 잃고 돌아간다면? 누구도 그를 전사로 부르지 않을 것이다. 전사로 태어난 오크에게 있어서는 그보다 더 무서운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볼드의 아들이다.

" 그래 이제야 좀 정신이 드나 보군. "/슈발츠

" 뭘... 원하는 거냐? "/클라쉬칵

" 손을 잡자는 거지. 나는 지상에서 동맹자가 필요하거든. "/슈발츠

" 뭐?... "/클라쉬칵

슈발츠의 제안은 간단했다. 우볼드를 제거하는데 힘을 보태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도움의 댓가로 뭘 원하느냐의 클라쉬칵의 질문에는 당장 우볼드를 제거해 주기만 해도 나에게는 커다란 이익이라는 말로 무마시켰다. 불신의 눈으로 쳐다보는 젊은 오크를 내려다보며, 슈발츠는 제안에 한마디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 이렇게 벨도 없는 겁장이인줄은 미쳐 몰랐군 그래, 이놈은 버리고 다른 친구를 꼬셔봐야겠군. "

슈발츠가 두르나에게 눈짓을 보내자 그녀가 레이피어로 목젖을 찌르려고 했다. 물론 연기지만, 그녀의 연기는 너무나 천연덕스러웠기 때문에 죽음의 위기를 느낀 클라쉬칵이 다급하게 외쳤다.

" ... 우볼드는 드래곤의 마법으로 도움을 받고 있어. 우리에게도 모습을 숨기고 추적당하지 않는 마법을 걸어 줬다고. 누가 돕는다고 너희들에게는 승산이 없다! "

슈발츠는 다시 클라쉬칵이 품에 넣고 있던 부적을 꺼냈다.

" 이런 쓸모없는 부적 쪼가리 말이야? "/슈발츠

" 헛... "/클라쉬칵

그제사 부적을 잃어버린 것을 깨달은 클라쉬칵이 헛바람을 흘리는 동안, 슈발츠는 조소를 흘리며 그 젊은 오크의 눈앞에서 부적을 손으로 비벼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 이 부적이 정말 영험이 있었다면, 내가 어떻게 너를 찾아내서 먼저 기습을 할 수 있었을까? "

사실 부적은 효험이 있었지만, 슈발츠가 상대라 그 효험이 충분치 못했던 것 뿐이다. 하지만 클라쉬칵은 완전히 속아 넘어가고 있었다.

" 너도 마법사인가? "/클라쉬칵

" 아니, 하지만 마법사보다 더 유능한 누군가의 비호를 받고 있지. "/슈발츠

그제사 주변정리를 마친 알루데시아와 플로라가 아돈과 샘슨을 대동하고 이쪽으로 합류했다. 손짓 한번에 아름드리 거목들을 트린트로 변형시켜 부리는 플로라도 물론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클라쉬칵이 더 놀란 것은 알루데시아의 존재였다. 서큐버스의 특징 중 하나인 날개는 없지만, 악마의 증거인 꼬리가 엉덩이에서 살랑거리는 모양을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사실 날개가 안보인 편이 서큐버스가 아닌 다른 특별한 악마로 오인받기 더 좋았다.

" 악마?... 너 악마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나? "/클라쉬칵

" 아아, 내 조력자 중 극히 일부일 뿐이야. 우볼드가 상대라면, 좀더 [인상적인] 친구들을 동원해야겠지. "/슈발츠

그후로 ㅤㅁㅕㅈ마디 더 나눈 후, 클라쉬칵은 결국 설득되고 말았다. 물론 오크들 사이에서 [가족애]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는 점도 주요한 요인이기는 했지만, 야만 상태인 오크들의 공통적인 성질- 즉 가진 힘에 비해 야망이 크다 -는 점을 이용한 슈발츠의 화술의 승리였다. 자신의 군대를 소집하기 위해 돌아간 클라쉬칵의 감시를 위해 샤이라를 비밀리에 동행시킨 후, 슈발츠는 다음 포석을 위해 네버윈터를 방문했다.

.
.
.

후기: 오크 남성들에게 있어 가족이란

부친 - 언젠가는 차지해야 할 자리를 가지고 있는, 존경스러울수록 죽이고 싶은 상대.(반대의 경우는 죽이고 보는 상대)
모친 - 관심없음. 밥이나 잘 챙겨 주시지요.
형제 - 가끔은 죽여도 되는 경쟁자.
자매 - 관심없음, 가끔 적을 경쟁자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수준입니다. 사회 자체가 병영사회에 가족의 경계도 모호하기 때문에 가족애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합니다. 힘 센 놈이 존경을 받지만, 살아남은 놈이 승자라는 분위기는 드로우 사회와 똑같습니다. 다만 드로우 사회에 있는 [세련미]는 완벽하게 결여하고 있지요.



추천44 비추천 51
관련글
  • 복숭아 냄새가 나는 그녀 5부
  •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 5부
  • 황태자 - 5부
  • 내이름은 제이슨리 한국산 슈퍼페니스다 5부
  • 불타는 욕정 5부
  • 와이프는 모르고있다 5부
  • 나의 직장일지 5부
  • 내기억속 아주 슬픈 비 5부
  • 창녀촌의 하늘 - 5부
  • 조교 일지 - 5부
  • 실시간 핫 잇슈
  • 처제의 숨결 - 36편
  • 처제의 숨결 - 35편
  • 처제의 숨결 - 48편
  • 장모아닌 여자라고 4
  • 처제의 숨결 - 44편
  • 우리 동네아줌마와 경험했던 이상한일 실화입니다
  • 나와 아내의 채팅-하
  • 실화 10년간의 기억 3편
  • 노출되는 그녀 상
  • 그놈의 한잔
  • 회사소개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