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1
# 1
제기랄.
...욕 밖에 안 나온다.
머리에 든 거라곤
다이어트 약하고 미식축구부 주장의 거시기 밖에 없는 년이 꼬시는 바람에, 한많은 22년 인생 처음으로 총각딱지 좀 떼어 보려다가 이 꼴이 되고
말았다. 안 되는 놈은 역시 안 되나 보다. 나 이러다 평생 총각으로 늙어 죽는 거 아닌가 몰라.
내 이름은 유진 코바야시.
컴퓨터와 수학에 꽤 재능이 있어서 9살 때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은 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다. 아니, 있었다로
바꿔야겠지.
내 일생일대의 오점을 남긴 그 여자는, 옆동네에 있는 글렌데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소문난 퀸카 메리 수라는
여학생이었다. 미식축구팀 치어리더였는데, 늘씬한 키에 금발, F컵의 글래머 미녀.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여자가 나같은 안경 여드름 뚱돼지한테
마음이 있다는 것부터가 에러였지 뭐.
아무튼 반년 쯤 전이었나. 패서디나 시내에 있는 내가 자주 들리던 캐릭터 상품점... 그래,
나 오타쿠 맞다. 어쩔래? 꼽냐? 씨발, 어차피 악 밖에 안 남은 인생이라구, 지금의 난. 여자한테 이용만 당하는, 2차원 변태 안여돼 오타쿠가
나라는 인간이다. 나도 안다구. 어차피 현실세계의 여자들이 날 쳐다봐 줄 리도 없고, 평생 헨타이 애니나 쳐 보면서 딸이나 잡아야지 뭐 별 수
있겠어? 그래도 혹시나 했단 말이다. 그 메리란 년이 나한테 처음 말을 걸었을 땐 말이지. 나같은 초라한 동양 남자애한테도 드디어 인생의 서광이
비치는구나, 하고 말야. 그래도 여자 한 명쯤은, 우리같은 너드라도 그 진가를 알아봐 주는구나, 라고. 물론 헛된
꿈이었지만.
아무튼 그 날 가게 아저씨가 코미케 구경하러 일본으로 장기 여행을 가시는 바람에 별 수 없이 글렌데일에 있는 가게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몇 번 와보긴 했지만 주인 아저씨하고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서... 그래, 우리같은 오타쿠들은 낯선 사람하고 잘 못 지낸다.
잘 알고 있단 말이다. 숫기가 없어서 그러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잘생긴, 아니, 평범하게 생긴 인간들은 우리들 맘 몰라. 사람들이 우리
종족들한테 얼마나 잔인하게 구는 줄 알아? 어렸을 때부터. 우리라고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고 싶어서 무서워하겠냐구. 좋아서 하는 짓일거
같애?
...계속 얘기가 딴 데로 새네. 어쨌든 글렌데일의 그 가게에서 나노하쨩의 신상 피규어를 고르고 있는데, 그 때 메리가
나한테 다가와 말을 걸었던 거야. 이런 가게에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여자였지.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더라. 재미있는 만화 추천 좀 해달라고.
이것도 인연인데, 이렇게 예쁜 여자가 나같은 놈한테 말을 다 걸어주다니, 믿을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메리의 질문에 대답을 해줬어. 내
설명이 너무 고차원적이었나?(...너무 오타쿠틱했겠지) 메리는 잘 이해하진 못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듣는 거
같더라구.
그렇게 자연스럽게 안면을 튼 우리는 그 뒤로 종종 문자도 하고 통화도 하게 되었지. 정말이지 꿈과도 같은 나날이었다.
지난 보름 간은. 그리고 엊그제께, 그 운명의 날, 난 드디어 꿈에 그리던 백인 미녀와 첫경험을 하게 되었...던 건 아니고, 그래도... 무려
오랄섹스까지 경험하게 되었던 거야. ...결말은 비극적이었지만, 그 날은 정말... 꿈 같았지.
엊그제, 메리가 밤에 날 불러냈어.
글렌데일 북쪽에 있는 조그만 아파트, 메리의 자취방에 초대받았지. 와인 한 병을 사가지고 나는 온갖 상상을 하며 나의 애마 미니쿠퍼 컨버터블을
끌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여자가 집에 초대를 하다니. 나같은 오타쿠 인생에서 그런 경우의 수는 존재할 수가
없었으니까 당연한 일이었지.
그녀의 집 초인종을 눌렀어. 그녀가 나올 때까지 겨우 1분 남짓 걸렸지만 꼭 10년은 기다린 것
같았다. 얼마나 떨리고 설레던지. 이윽고 그녀가 문을 열어줬고, 난 노브라에 핫팬츠만 걸친 그녀의 모습에 손에 들고 있던 와인 병을 하마트면
바닥에 떨어트릴 뻔 했어. 평소에도 거의 벗다시피하고 다니던 그녀였지만 이렇게 둘만의 공간에서 그녀의 세미누드에 가까운 모습을 보게 되니 숨이
턱 막히더라구.
그녀가 만든 스파게티를 먹는데, 면발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니까. 그렇게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조그만 발코니에 앉아 밤바람을 맞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긴 해.
중요한 건 얘기하는 내내 그녀가 내 허벅지를 더듬었다는 거니까. 자지가 바지를 뚫고 튀어나오기 일보직전이었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메리가 내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잔뜩 성이 나서 눈물까지 질질 흘려대고 있던 내 자지를 밖으로 꺼냈어. 희고 가느다란 그녀의 손가락이 내
자지를 살며시 터치하는 순간, 난 쪽팔리게도 곧바로 사정할 뻔 했다는 건 창피해서 절대 말 못해. 정말이지 간신히 버텼어.
메리는
내 자지가 얼마나 뜨거운지, 얼마나 딱딱한지, 그 요염한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서서히 입으로 가져가기 시작했어. 음... 그러고보니 내 자지가
크다는 얘긴 한 마디도 안 했던 것 같아.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일텐데도, 차마 크다고는 말 못 하겠었나봐. 쓸데없이 정직한 년
같으니라구.
메리가 내 자지를 입 안에 머금는 그 순간, 난 천국에라도 간 것 같은 기분이었어. 여자의 입 안이 그렇게 부드럽고
따뜻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전에 인터넷에서 보고 참외를 전자렌지에다 돌려서 오나홀로 써 본 적이 있었는데, 씨발, 그 글 올렸던 새끼, 아마
여자한테 오랄 받아본 적이라곤 단 한번도 없었던 놈일꺼야. 진짜 여자의 입 안은 그딴 오나홀하곤 비교가 안 돼. 진짜 끝내줬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였지.
귀두를 혀로 살살 핥다가, 오줌구멍을 혀끝으로 후벼가며 자극했다가, 갑자기 볼을 한껏 오무리고 고개를 세차게
위 아래로 움직였다가, ...이야, 내가 아무리 진짜 여자하고 그런 걸 해 본 경험이 없다지만, 최소한 포르노물로 선행학습을 해 본 자로서
장담하건데, 그녀는 페라치오 선수였어, 선수. 정말 능숙하더라구.
물론 22년 묵은 쌩총각인 내가 그녀의 페라치오 테크닉을 당해낼
리가 없었지. 한 1분이나 했을까, 금새 신호가 오더라구. 아무리 실전은 못 해봤다지만, 딸딸이 경력이 몇 년인데, 쌀 것 같다는 느낌도 모를
리 없지. 하긴, 어떤 남자가 지가 사정하는 걸 예측 못 하겠냐만은. 그걸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되냐 못 되냐가 관건이라서
그렇지.
내가 병신처럼 헤~거리는 표정으로 "싸,쌀 거 같애"라고 소리치자, 메리가 숙련된 조교의 스킬로 재빨리 입술을 떼더니 얼른
내 자지 뿌리를 꽉 잡아버리더라. 막 싸려고 하는 순간, 그대로 제지당한거야. 사정 직전에 그렇게 억지로 중단되니까 정말 미치기 일보 직전이
되더라구.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니까 그제서야 그 악마같은 년이 본색을 드러내더라.
"유진, 내가 부탁이 하나
있는데"
눈웃음을 치는 졸라 예쁜 여자애. 하물며 그 여자가 사정 직전에 억지로 제지당한 자지를 꽉 움켜쥐고 부탁을 하는데, 그걸
거절할 수 있는 남자는 아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봐, 난. 게다가 그 남자가 숫총각이라면 더더욱.
내가 잔뜩 흥분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병신같이 고개만 주억거리니까, 그녀가 나한테 그러더라.
"너, 컴퓨터 디게 잘 하지? 뭐라더라? 그 해킹인가
뭔가. 니가 조금만 나 도와주면, 내가 이것보다 훨씬 더 죽이는 거 해 줄 수도 있는데"
물론 대답은 예스였지. 아마 그 순간
그녀가 하늘에 있는 별을 따 달라고 했어도 난 휴스톤으로 무조건 달려갔을거야. 싸기 직전에 저지당한 남자의 마저 싸고 싶은 욕망보다 더 강한
욕구는 이 세상에 없다고 누가 그러더라고. 나도 그 주장에 찬성이야. 도저히 이성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 게다가 오랄보다 더 죽이는 게
뭐겠어. 그거 밖에 더 있겠어? 여자 입보다 남자한테 더 죽여주는 거라는 게.
그렇게 뇌가 아닌 자지에게 통제력을 빼앗긴, 바보가
된 나한테 그녀가 한 부탁은 바로 그녀의 성적을 조작해 달라는 거였어. 솔직히 말해서, 내 실력이면 그깟 커뮤니티 칼리지 전산실 쯤이야 껌이지.
아마 맨정신이었음, 걸리는 일도 없었을 거야. 그런데, 그 때는 불행하게도 맨 정신이 아니었지.
차라리 머리 좀 식히고 내 집으로
돌아와서 해킹을 했었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야. 순식간에 지능지수가 100쯤은 다운된 나는 메리의 허접한 컴퓨터로 온갖 삽질은 다 해가며
대학 전산실 해킹을 했어. 이건 아예 나 좀 잡아가 잡수~하는 꼴이었지.
거기다가, 이 사악한 메리란 년은 성적 조작까지 다
해줬는데, 갑자기 약속이 생겼다면서 안면을 싹 바꾸더라. 내일 다시 만나자고 그러면서. 알고보니 미식축구 주장인 지 남자친구랑 떡치러 가는
거였다지. 씨발, 나한텐 애초에 대줄 생각조차 없었을 지도 몰라. 상도의가 있지, 어떻게 그런 것까지 시켜놓곤 겨우 오랄로 입 딱 씻을 수가
있냐? 게다가 싸게 해 주지도 않고.
아무튼 그렇게 해서 다음 날 바로 경찰에 체포됐어. 그야말로 수치였지. 아마 칼텍 역사상
그렇게 허접한 해킹으로 체포된 녀석은 나 뿐일거야. 난 그날로 너드들한테도 무시당하는 인간 이하의 잉여생물이 되고 말았어. 하긴 내가 생각해도
역사에 길이 남을 병신같은 해킹이었지. 요샌 여섯 살짜리 꼬마도 그런 병신같은 저질 해킹은 안 할껄. 이게 다 그 좆같은, 아니 말 그대로 좆
때문이지 뭐야. 남자는 머리가 아닌 자지로 생각하는 순간, 머저리 등신 쪼다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깨닫는 수업료치고는 너무 비쌌나. 그렇게 내
인생은, 내 커리어는 끝장났어. 하다 못해 제대로 된 해킹이라도 하다 걸렸으면 그 쪽으로라도 이력이 생기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그렇게 이런저런 경찰조사 받고, 벌금 몇 푼 때려맞고, 그거 하나 제대로 못 하고 걸렸냐며 아예 입에 걸레를 물고 욕을
해대는 메리 수 그년한테서 개쪽팔린 수모는 다 쳐맞고, 심지어 그년의 남친한테 두드려맞아 코까지 깨지고, 결국 칼텍에선 짤.렸.다... 내
인생은 암흑의 구렁텅이로 처박힌게지. 아디오스.
그게 반년 전 얘기야. 몇 군데 회사에 지원서도 넣어 봤지만, 그 병맛나는 해킹
덕에 난 아주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어. 하긴 지역 신문에도 났었으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이쪽 업계는 그쪽 소문이 빠르긴 하지만. "골빈
치어리더의 유혹에 커리어를 날린 칼텍 수재"...그게 바로 나야.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벌써 일주일째 뒤적거리던 신문 구인란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눈에 띄는 구인공고를 보게 되었지. 별 거 아닌 광고글이었지만 이상하게 눈에 띄더라. 바로 이거야.
"엘 탐정
사무소. 컴퓨터를 잘 다루는 분 찾음. 시급 25달러. 사건 해결 시 인센티브 지급"
시급도 평균 간신히 맞추는 수준이고,
인센티브도 분명하게 제시 안 한거 보니까 별 의미 없는 이야기 같은데, 사무소 이름이 이상하게 끌리더라구. 엘. 분명 여자 이름인데. 여자
탐정이라. ...어렸을 때 엄청 재미있게 봤던 만화에서 여자 탐정이 정말 매력적이었거든. 뭐랄까, 그 후로 여자 탐정이나 여자 형사만 보면 정신
못 차리는 일종의 페티시가 생겼다고나 할까.
그래서 무작정 그 엘 탐정 사무소로 찾아갔어.
LA 남쪽 끝의 롱
비치까지는 꽤 먼 거리였지만, 뭐 어차피 차가 가지 내가 가는 건 아니니까. 하긴, 출퇴근이 좀 힘들긴 하겠다. 아, 집을 새로 근처에다 얻으면
되겠구나. ...퇴학당한 이후로 그렇게 명석하던 내 머리가 돌이라도 된 것 같다. 아니, 그 싸지도 못 했던 메리 년의 오랄
이후부턴가.
롱 비치 해안가에 자리잡은 조그만 단독건물. 바로 바다가 보이는 길가에 사무소가 있었다. 경관 한번 진짜 죽이는데.
역시 여자 탐정이라 센스가 다르군. 게다가 위치가 위치인지라 사방에 비키니만 걸친 쭉쭉빵빵 미녀들 천지고. 눈이 이렇게 호강하는 근무여건이라.
음, 뭐 나쁘지 않은데.
사무소 앞에 아마도 엘이라는 이름의 탐정 차로 보이는 회색 지프가 서 있었다. 세차는 차 사고 한 번도 안
했는지 온통 먼지 투성이였다. ...어쩌면 이 차 색깔, 회색이 아닐지도. 게다가 언뜻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차 안 인테리어는... 거의 트럭
안하고 엇비슷. ...이건 절대 여성의 차가 아니다!!!
그러고 보니 잠깐... 엘 탐정 사무소라곤 하지만, 여자가 탐정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잖아! 엘이 꼭 이름이란 법도 없고. 새삼 요 반년 사이에 멍청해질 대로 멍청해진 내 머리가 원망스럽다. 제길. 분명 그럴듯하게
여성적인 네이밍으로 손님을 낚으려고 사무소 이름만 그렇게 지은, 이 회색인지 무슨 색인지도 모를 정체불명 색상의 지프에 딱 어울리는 무지 터프한
남자가 저 안에 떡 버티고 있을 거 같은 불길한 예감.
...근데, 탐정 사무소 이름을 여성적으로 짓는다고 무슨 메리트가 생기던가?
음... 굳이 내 머리가 멍청해졌다기 보다는, 애초에 내가 이쪽 업계 일을 전혀 모르니까... 아무튼 여기까지 왔으니까 들어는 가 보자. 그러고
보면 내가 반드시 채용된다는 보장도 없고. 하긴 시커먼 남자 탐정이라면 이쪽이 먼저 사절일세.
"끼이익..."
얼마나
사무소 관리를 안 했는지 문 경첩 소리가 거의 귀곡산장 수준이다. 이로서 남자 소장일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예,
들어오세요"
...그리고 난 그 날,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를
만났다.
---------------------------------------
이번엔 번역물
아닙니다ㅋㅋ
그나마 다른 사람의 글 옮기는 건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어서 다행인데,
창작물은 리미트가 전혀 없는 관계로 어떻게
날라다닐 지 저도 전혀 몰라요ㅋㅋ
번역물도 아닌데 왠 양키센스 작렬이냐, 하시면.
우리나라에서 탐정 얘기는 전혀 현실성이
없으니까, 라고 자문자답하겠습니다ㅋㅋ
제기랄.
...욕 밖에 안 나온다.
머리에 든 거라곤
다이어트 약하고 미식축구부 주장의 거시기 밖에 없는 년이 꼬시는 바람에, 한많은 22년 인생 처음으로 총각딱지 좀 떼어 보려다가 이 꼴이 되고
말았다. 안 되는 놈은 역시 안 되나 보다. 나 이러다 평생 총각으로 늙어 죽는 거 아닌가 몰라.
내 이름은 유진 코바야시.
컴퓨터와 수학에 꽤 재능이 있어서 9살 때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은 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다. 아니, 있었다로
바꿔야겠지.
내 일생일대의 오점을 남긴 그 여자는, 옆동네에 있는 글렌데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소문난 퀸카 메리 수라는
여학생이었다. 미식축구팀 치어리더였는데, 늘씬한 키에 금발, F컵의 글래머 미녀.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여자가 나같은 안경 여드름 뚱돼지한테
마음이 있다는 것부터가 에러였지 뭐.
아무튼 반년 쯤 전이었나. 패서디나 시내에 있는 내가 자주 들리던 캐릭터 상품점... 그래,
나 오타쿠 맞다. 어쩔래? 꼽냐? 씨발, 어차피 악 밖에 안 남은 인생이라구, 지금의 난. 여자한테 이용만 당하는, 2차원 변태 안여돼 오타쿠가
나라는 인간이다. 나도 안다구. 어차피 현실세계의 여자들이 날 쳐다봐 줄 리도 없고, 평생 헨타이 애니나 쳐 보면서 딸이나 잡아야지 뭐 별 수
있겠어? 그래도 혹시나 했단 말이다. 그 메리란 년이 나한테 처음 말을 걸었을 땐 말이지. 나같은 초라한 동양 남자애한테도 드디어 인생의 서광이
비치는구나, 하고 말야. 그래도 여자 한 명쯤은, 우리같은 너드라도 그 진가를 알아봐 주는구나, 라고. 물론 헛된
꿈이었지만.
아무튼 그 날 가게 아저씨가 코미케 구경하러 일본으로 장기 여행을 가시는 바람에 별 수 없이 글렌데일에 있는 가게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몇 번 와보긴 했지만 주인 아저씨하고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서... 그래, 우리같은 오타쿠들은 낯선 사람하고 잘 못 지낸다.
잘 알고 있단 말이다. 숫기가 없어서 그러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잘생긴, 아니, 평범하게 생긴 인간들은 우리들 맘 몰라. 사람들이 우리
종족들한테 얼마나 잔인하게 구는 줄 알아? 어렸을 때부터. 우리라고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고 싶어서 무서워하겠냐구. 좋아서 하는 짓일거
같애?
...계속 얘기가 딴 데로 새네. 어쨌든 글렌데일의 그 가게에서 나노하쨩의 신상 피규어를 고르고 있는데, 그 때 메리가
나한테 다가와 말을 걸었던 거야. 이런 가게에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여자였지.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더라. 재미있는 만화 추천 좀 해달라고.
이것도 인연인데, 이렇게 예쁜 여자가 나같은 놈한테 말을 다 걸어주다니, 믿을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메리의 질문에 대답을 해줬어. 내
설명이 너무 고차원적이었나?(...너무 오타쿠틱했겠지) 메리는 잘 이해하진 못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듣는 거
같더라구.
그렇게 자연스럽게 안면을 튼 우리는 그 뒤로 종종 문자도 하고 통화도 하게 되었지. 정말이지 꿈과도 같은 나날이었다.
지난 보름 간은. 그리고 엊그제께, 그 운명의 날, 난 드디어 꿈에 그리던 백인 미녀와 첫경험을 하게 되었...던 건 아니고, 그래도... 무려
오랄섹스까지 경험하게 되었던 거야. ...결말은 비극적이었지만, 그 날은 정말... 꿈 같았지.
엊그제, 메리가 밤에 날 불러냈어.
글렌데일 북쪽에 있는 조그만 아파트, 메리의 자취방에 초대받았지. 와인 한 병을 사가지고 나는 온갖 상상을 하며 나의 애마 미니쿠퍼 컨버터블을
끌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여자가 집에 초대를 하다니. 나같은 오타쿠 인생에서 그런 경우의 수는 존재할 수가
없었으니까 당연한 일이었지.
그녀의 집 초인종을 눌렀어. 그녀가 나올 때까지 겨우 1분 남짓 걸렸지만 꼭 10년은 기다린 것
같았다. 얼마나 떨리고 설레던지. 이윽고 그녀가 문을 열어줬고, 난 노브라에 핫팬츠만 걸친 그녀의 모습에 손에 들고 있던 와인 병을 하마트면
바닥에 떨어트릴 뻔 했어. 평소에도 거의 벗다시피하고 다니던 그녀였지만 이렇게 둘만의 공간에서 그녀의 세미누드에 가까운 모습을 보게 되니 숨이
턱 막히더라구.
그녀가 만든 스파게티를 먹는데, 면발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니까. 그렇게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조그만 발코니에 앉아 밤바람을 맞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긴 해.
중요한 건 얘기하는 내내 그녀가 내 허벅지를 더듬었다는 거니까. 자지가 바지를 뚫고 튀어나오기 일보직전이었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메리가 내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잔뜩 성이 나서 눈물까지 질질 흘려대고 있던 내 자지를 밖으로 꺼냈어. 희고 가느다란 그녀의 손가락이 내
자지를 살며시 터치하는 순간, 난 쪽팔리게도 곧바로 사정할 뻔 했다는 건 창피해서 절대 말 못해. 정말이지 간신히 버텼어.
메리는
내 자지가 얼마나 뜨거운지, 얼마나 딱딱한지, 그 요염한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서서히 입으로 가져가기 시작했어. 음... 그러고보니 내 자지가
크다는 얘긴 한 마디도 안 했던 것 같아.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일텐데도, 차마 크다고는 말 못 하겠었나봐. 쓸데없이 정직한 년
같으니라구.
메리가 내 자지를 입 안에 머금는 그 순간, 난 천국에라도 간 것 같은 기분이었어. 여자의 입 안이 그렇게 부드럽고
따뜻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전에 인터넷에서 보고 참외를 전자렌지에다 돌려서 오나홀로 써 본 적이 있었는데, 씨발, 그 글 올렸던 새끼, 아마
여자한테 오랄 받아본 적이라곤 단 한번도 없었던 놈일꺼야. 진짜 여자의 입 안은 그딴 오나홀하곤 비교가 안 돼. 진짜 끝내줬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였지.
귀두를 혀로 살살 핥다가, 오줌구멍을 혀끝으로 후벼가며 자극했다가, 갑자기 볼을 한껏 오무리고 고개를 세차게
위 아래로 움직였다가, ...이야, 내가 아무리 진짜 여자하고 그런 걸 해 본 경험이 없다지만, 최소한 포르노물로 선행학습을 해 본 자로서
장담하건데, 그녀는 페라치오 선수였어, 선수. 정말 능숙하더라구.
물론 22년 묵은 쌩총각인 내가 그녀의 페라치오 테크닉을 당해낼
리가 없었지. 한 1분이나 했을까, 금새 신호가 오더라구. 아무리 실전은 못 해봤다지만, 딸딸이 경력이 몇 년인데, 쌀 것 같다는 느낌도 모를
리 없지. 하긴, 어떤 남자가 지가 사정하는 걸 예측 못 하겠냐만은. 그걸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되냐 못 되냐가 관건이라서
그렇지.
내가 병신처럼 헤~거리는 표정으로 "싸,쌀 거 같애"라고 소리치자, 메리가 숙련된 조교의 스킬로 재빨리 입술을 떼더니 얼른
내 자지 뿌리를 꽉 잡아버리더라. 막 싸려고 하는 순간, 그대로 제지당한거야. 사정 직전에 그렇게 억지로 중단되니까 정말 미치기 일보 직전이
되더라구.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니까 그제서야 그 악마같은 년이 본색을 드러내더라.
"유진, 내가 부탁이 하나
있는데"
눈웃음을 치는 졸라 예쁜 여자애. 하물며 그 여자가 사정 직전에 억지로 제지당한 자지를 꽉 움켜쥐고 부탁을 하는데, 그걸
거절할 수 있는 남자는 아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봐, 난. 게다가 그 남자가 숫총각이라면 더더욱.
내가 잔뜩 흥분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병신같이 고개만 주억거리니까, 그녀가 나한테 그러더라.
"너, 컴퓨터 디게 잘 하지? 뭐라더라? 그 해킹인가
뭔가. 니가 조금만 나 도와주면, 내가 이것보다 훨씬 더 죽이는 거 해 줄 수도 있는데"
물론 대답은 예스였지. 아마 그 순간
그녀가 하늘에 있는 별을 따 달라고 했어도 난 휴스톤으로 무조건 달려갔을거야. 싸기 직전에 저지당한 남자의 마저 싸고 싶은 욕망보다 더 강한
욕구는 이 세상에 없다고 누가 그러더라고. 나도 그 주장에 찬성이야. 도저히 이성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 게다가 오랄보다 더 죽이는 게
뭐겠어. 그거 밖에 더 있겠어? 여자 입보다 남자한테 더 죽여주는 거라는 게.
그렇게 뇌가 아닌 자지에게 통제력을 빼앗긴, 바보가
된 나한테 그녀가 한 부탁은 바로 그녀의 성적을 조작해 달라는 거였어. 솔직히 말해서, 내 실력이면 그깟 커뮤니티 칼리지 전산실 쯤이야 껌이지.
아마 맨정신이었음, 걸리는 일도 없었을 거야. 그런데, 그 때는 불행하게도 맨 정신이 아니었지.
차라리 머리 좀 식히고 내 집으로
돌아와서 해킹을 했었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야. 순식간에 지능지수가 100쯤은 다운된 나는 메리의 허접한 컴퓨터로 온갖 삽질은 다 해가며
대학 전산실 해킹을 했어. 이건 아예 나 좀 잡아가 잡수~하는 꼴이었지.
거기다가, 이 사악한 메리란 년은 성적 조작까지 다
해줬는데, 갑자기 약속이 생겼다면서 안면을 싹 바꾸더라. 내일 다시 만나자고 그러면서. 알고보니 미식축구 주장인 지 남자친구랑 떡치러 가는
거였다지. 씨발, 나한텐 애초에 대줄 생각조차 없었을 지도 몰라. 상도의가 있지, 어떻게 그런 것까지 시켜놓곤 겨우 오랄로 입 딱 씻을 수가
있냐? 게다가 싸게 해 주지도 않고.
아무튼 그렇게 해서 다음 날 바로 경찰에 체포됐어. 그야말로 수치였지. 아마 칼텍 역사상
그렇게 허접한 해킹으로 체포된 녀석은 나 뿐일거야. 난 그날로 너드들한테도 무시당하는 인간 이하의 잉여생물이 되고 말았어. 하긴 내가 생각해도
역사에 길이 남을 병신같은 해킹이었지. 요샌 여섯 살짜리 꼬마도 그런 병신같은 저질 해킹은 안 할껄. 이게 다 그 좆같은, 아니 말 그대로 좆
때문이지 뭐야. 남자는 머리가 아닌 자지로 생각하는 순간, 머저리 등신 쪼다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깨닫는 수업료치고는 너무 비쌌나. 그렇게 내
인생은, 내 커리어는 끝장났어. 하다 못해 제대로 된 해킹이라도 하다 걸렸으면 그 쪽으로라도 이력이 생기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그렇게 이런저런 경찰조사 받고, 벌금 몇 푼 때려맞고, 그거 하나 제대로 못 하고 걸렸냐며 아예 입에 걸레를 물고 욕을
해대는 메리 수 그년한테서 개쪽팔린 수모는 다 쳐맞고, 심지어 그년의 남친한테 두드려맞아 코까지 깨지고, 결국 칼텍에선 짤.렸.다... 내
인생은 암흑의 구렁텅이로 처박힌게지. 아디오스.
그게 반년 전 얘기야. 몇 군데 회사에 지원서도 넣어 봤지만, 그 병맛나는 해킹
덕에 난 아주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어. 하긴 지역 신문에도 났었으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이쪽 업계는 그쪽 소문이 빠르긴 하지만. "골빈
치어리더의 유혹에 커리어를 날린 칼텍 수재"...그게 바로 나야.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벌써 일주일째 뒤적거리던 신문 구인란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눈에 띄는 구인공고를 보게 되었지. 별 거 아닌 광고글이었지만 이상하게 눈에 띄더라. 바로 이거야.
"엘 탐정
사무소. 컴퓨터를 잘 다루는 분 찾음. 시급 25달러. 사건 해결 시 인센티브 지급"
시급도 평균 간신히 맞추는 수준이고,
인센티브도 분명하게 제시 안 한거 보니까 별 의미 없는 이야기 같은데, 사무소 이름이 이상하게 끌리더라구. 엘. 분명 여자 이름인데. 여자
탐정이라. ...어렸을 때 엄청 재미있게 봤던 만화에서 여자 탐정이 정말 매력적이었거든. 뭐랄까, 그 후로 여자 탐정이나 여자 형사만 보면 정신
못 차리는 일종의 페티시가 생겼다고나 할까.
그래서 무작정 그 엘 탐정 사무소로 찾아갔어.
LA 남쪽 끝의 롱
비치까지는 꽤 먼 거리였지만, 뭐 어차피 차가 가지 내가 가는 건 아니니까. 하긴, 출퇴근이 좀 힘들긴 하겠다. 아, 집을 새로 근처에다 얻으면
되겠구나. ...퇴학당한 이후로 그렇게 명석하던 내 머리가 돌이라도 된 것 같다. 아니, 그 싸지도 못 했던 메리 년의 오랄
이후부턴가.
롱 비치 해안가에 자리잡은 조그만 단독건물. 바로 바다가 보이는 길가에 사무소가 있었다. 경관 한번 진짜 죽이는데.
역시 여자 탐정이라 센스가 다르군. 게다가 위치가 위치인지라 사방에 비키니만 걸친 쭉쭉빵빵 미녀들 천지고. 눈이 이렇게 호강하는 근무여건이라.
음, 뭐 나쁘지 않은데.
사무소 앞에 아마도 엘이라는 이름의 탐정 차로 보이는 회색 지프가 서 있었다. 세차는 차 사고 한 번도 안
했는지 온통 먼지 투성이였다. ...어쩌면 이 차 색깔, 회색이 아닐지도. 게다가 언뜻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차 안 인테리어는... 거의 트럭
안하고 엇비슷. ...이건 절대 여성의 차가 아니다!!!
그러고 보니 잠깐... 엘 탐정 사무소라곤 하지만, 여자가 탐정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잖아! 엘이 꼭 이름이란 법도 없고. 새삼 요 반년 사이에 멍청해질 대로 멍청해진 내 머리가 원망스럽다. 제길. 분명 그럴듯하게
여성적인 네이밍으로 손님을 낚으려고 사무소 이름만 그렇게 지은, 이 회색인지 무슨 색인지도 모를 정체불명 색상의 지프에 딱 어울리는 무지 터프한
남자가 저 안에 떡 버티고 있을 거 같은 불길한 예감.
...근데, 탐정 사무소 이름을 여성적으로 짓는다고 무슨 메리트가 생기던가?
음... 굳이 내 머리가 멍청해졌다기 보다는, 애초에 내가 이쪽 업계 일을 전혀 모르니까... 아무튼 여기까지 왔으니까 들어는 가 보자. 그러고
보면 내가 반드시 채용된다는 보장도 없고. 하긴 시커먼 남자 탐정이라면 이쪽이 먼저 사절일세.
"끼이익..."
얼마나
사무소 관리를 안 했는지 문 경첩 소리가 거의 귀곡산장 수준이다. 이로서 남자 소장일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예,
들어오세요"
...그리고 난 그 날,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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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번역물
아닙니다ㅋㅋ
그나마 다른 사람의 글 옮기는 건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어서 다행인데,
창작물은 리미트가 전혀 없는 관계로 어떻게
날라다닐 지 저도 전혀 몰라요ㅋㅋ
번역물도 아닌데 왠 양키센스 작렬이냐, 하시면.
우리나라에서 탐정 얘기는 전혀 현실성이
없으니까, 라고 자문자답하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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