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화 티렉스 10
난데 없는 뜻밖의 진실에, 진설영은 실로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옆에서 유정과 여왕의 대화를 어디까지나 3자의 입장에서 듣고 있기만 하던 정유림조차도
상당히 놀랐을 지경이었으니, 여왕이 얼마나 놀라버렸을지는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설영은 몸에 가벼운 경련이 발끝에서부터 올라와 머리까지 올라와 이는 것을 느끼며 침을 한번 꿀꺽 삼킨 뒤 확인차 다시 한번 물었다.
"저...정말로..니가..유정이 니가 그 카페의 카페지기야? 니가 주인이라구?"
유정의 대답은 같았다.
"네..제가 만든 카페가 맞습니다"
이게 왠 떡인가. 설영은 흥분되는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그토록 미친 듯이 카페지기의 존재를 의식하며 그에 대한 단서를 하나만이라도 알았으면 하고
연신 노심초사 하던 터인데, 정말 이건 횡재했다고 볼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설마하니 한유정이 카페지기였을 줄이야 어느 누가 짐작이라도 했겠는가?
두근대는 마음과 기쁜 심정이 속안에 가득 피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자연스레 설영의 얼굴이 밝게 피어올랐다. 설영은 한껏 기대감 어린 눈초리로 유정을
보면서 물었다.
"니가 그 카페의 카페지기라면...어째서 그런 카페를 만든 것이지? 카페를 만든 목적이 뭐였어?"
설영의 질문에 최면상태인 유정은 묵묵히 대답을 이어나갔다. 여왕 앞에서 거짓된 대답이란 있을수가 없는 일이다.
그때부터 설영은 주욱 유정의 설명을 들어나가기 시작했고, 유정의 내심이 담긴 그 진실은 진설영,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정유림 마저도 놀라게 할 만한 무게를
충분히 지니고 있는 것이었다.
한유정은 최강희를 처음 만나고 알게 된 당시부터 강희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것은, 동성 친구에게 가질 수 있는 친밀감을 조금 더 상회했던 것으로서, 유정 자신도 그것을 의식하고 있었다.
동성임에도 불구하고, 강희를 좋아하는 여학생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녀들의 대부분은 아직 어려서 분별력이 모자라, 진실된 사랑의 감정과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좀 과도한 애정의 차이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에 불과했다. 그녀들은 강희를 우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설령 강희를 사랑한다 따위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에 해당되는 애들이 훨씬 많았던 것이다. 원래 사람이란 동물은 이성끼리 사랑하라고 만들어진
게 표준화 되어 있는 동물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빨리 가는것도 아닌 이상에야 그러한 착각(자신들은 강희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감정)속에 빠지게 되는 기간은
제법 길수밖에 없었다.
강희에게 그런 내색을 표면적으로 드러낼수는 없었던 여학생들. 그녀들은 강희를 멀리서 지켜보고 그저 우러러 보는것을 택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용기를 내어 강희에게 다가가 친밀감을 조성하면서 교류를 가져 친구나 아는 선후배간의 관계로 발전시켜보려고 애를 써보려는 시도를
하는 인물들 또한 분명히 있었다. 마냥 우물쭈물 하면서 손가락만 빨며 쳐다만 보고 있기엔 그녀란 존재는 너무 예뻤고 또 멋진 모습이 넘쳐대는 여자였다.
그런 와들 중에서도 속마음은 레즈끼를 가지고 있기에 강희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완전히는 못 내비친다는 것을 그녀들 또한 잘 알고 있었고, 그 점이 그녀들과
강희로 하여금 어느 선을 넘어서지 않고 교류를 가지는 정도로 그치는 기준이 되어 왔다.
한유정은 바로, 그 기준점을 가장 많이 넘어서 있는 여학생이었다.
유정 역시도, 내심은 강희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러한 내색을 완전히 내비치지 않고 전혀 부담없이 강희를 대해 왔다. 다른 이들은 일말이나마
가지고 있었던 거리낌이라는게 있었는데, 한유정에게는 그것이 없었다. 유정은 강희 앞이라도 때에 따라선 한없이 강해질수 있는 여자애였다.
그녀는 강희가 내심이 약한 여성이라는걸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적극 잘 써먹었다. 막무가내를 떼를 써대는 것에 강희가 영 약하고 맥을 못춘다는것 또한
잘 알았다. 그걸 십분 활용해서 강희를 무려 코스프레까지 시키는데 성공했던 전적이 한유정에겐 있었을 정도였으니까.
그처럼, 한유정은 강희의 성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여자애였고, 경우에 따라선 강희의 부모님 이상으로, 강희의 비밀 중 몇가지를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 중의 하나가, 강희가 스타킹을 싫어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민감하다는 것 또한 한때는 유정만이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으니까.
거기에 덤으로, 유정은 강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더 있었고, 짐작하고 있는것도 많았으며, 그 짐작은 보통 다 진실로 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토록 유정이 강희에 대해서 일반적인 친구 이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아무리 그녀가 강희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약간 괴이한 구석이 없잖아 있달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알고 보니 한유정은 남몰래 최강희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성으로서.
여기까지 들었을때, 여왕과 정유림은 유정이가 자신들만큼은 아니지만, 어쨌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엔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사실 정유림이 여왕보다
좀더 놀랐는데, 여왕이 조금은 덜 놀랐던 이유는, 강희의 팬카페를 만든 자가 어쩌면 여성이 아닐까 하는 동류의 향을 왠지 모르게 감지해 냈기 때문이었달수
있겠다.
어쨌건, 유정의 설명은 다시 이어졌다.
유정이는 강희와 같이 목욕탕도 자주 갔다고 하고, 또 자취를 하는 강희의 집에서 같이 자본 경험도 여러번 있다고 했다.
이 부분에서, 유정을 통해, 설영은 강희의 또 다른 비밀을 한가지 더 알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최강희가 콜라에 약하다는 것이었다. 특이하기 그지없게도, 술도 아닌 그 음료를, 강희는 마시기만 하면 취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정량 이상을 마시면 강희는 금새 곯아떨어져버리거나, 헤롱거리면서 맨정신이 아니기가 일쑤라는 거였다.
한유정은 강희와 단둘이 놀때마다 지내게 되면서 그 사실도 그녀만이 알게 되었고, 그 방법을 써먹어 강희를 일부러 재운적도 있다고 한다.
강희를 재운 뒤에, 유정은, 강희의 옷은 물론 양말까지 홀딱 다 벗겨버린 후에, 잠든 강희의 알몸을 보면서, 강희를 뒤에서 껴안고 이불 속에
들어가 같이 자본 적도 있다고 했다. 강희가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일이니, 몰래 그랬다고 그녀는 대답했다.
유정이 카페지기였던 것만 해도 더없이 놀랄 일이었지만, 이 여자애가 정도는 깊지 않을지언정, 레즈비언 끼가 있었다니, 암튼 혀를 내두르는 여왕과 여탕주였다.
유정은 그뒤로도, 여러번, 자주는 아니지만 이따금 강희의 알몸을 몰래 만져보곤 부러워하기도 하며, 저혼자 강희를 좋아하면서 그런 관계를 주욱 지내 왔다는것이다.
거기까지 설명을 들은 뒤에, 이젠 더 놀랄 것은 없겠다 싶은 입장의 여왕과 정유림이었지만, 설영은 혹시나 싶어 한가지 질문을 추가했다.
"이외에도, 남들이 모르는, 너만의 비밀이 있다면 더 말해봐. 아니, 지금 내게 다 말하도록 해라.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도 숨김없이 낱낱이 내뱉으라는 명령이었지만, 전신을 해부당한다고 봐도 좋을 이 질문에도 유정은 별수없이 대답할수밖에 없었다.
한유정에게 걸린 최면은 여왕이 걸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철저한 속박 중 하나였으니까. 그것이 아무리 중요하고 숨기고 싶은 비밀이라 해도 모조리
털어놔야만 하는것이다. 그러니 유정은 다시 대답할수밖에 없었다.
"사실...그 카페 말고도...제가 몰래 만든 카페가 또 있긴 있습니다..그것 역시 강희와 연관된 카페인데요... 강희 좋아하는 여자애들끼리 모여보자는 의미로 만든 카페에요.."
한마디로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레즈비언 카페라는 이야기였다. 한유정이 설마 이런것까지 만들었을 줄은 정말 의외였지만, 이젠 더 놀라기도 힘든 진설영이었기에
그녀는 신속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럼 그 카페도 니가 주인장이란 말이네. 거기 회원수는 몇명 정도지?"
"백여명 남짓 정도입니다. 이 카페는 존재를 아는 사람들이 적은데다가, 회원정보를 보고 여자라는게 확인되지 않으면 제가 가입을 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에 회원수가 훨씬 적죠"
"그 카페 이름은 뭐야?"
"최.강.미... 라고...약자이죠. 풀네임은 최고로 강한 미녀 라는 뜻이에요. 강희는 강하니까요"
여기서 유정이 강희를 두고 강하다고 말한 것은, 강희가 티렉스라는 존재라고 불릴 정도의 괴력을 지닌 존재라는걸 유정이 알아서가 아니라, 당차고 딱부러지는 성격을 지닌 강희의
모습을 두고 강한 여자애란 뜻에서 카페 이름을 그리 지어준 것 같았다.
아무튼 여왕으로선 이젠 신날만한 일이 많이 생겼다. 한유정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여러가지 정보를 짜대기 시작하면, 일이 매우 손쉽게 풀려나갈 것 같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설영은 낭랑한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호호호~ 운이 좋으려면 엎어져도 돈떨어진 방향에 코를 박는다더니. 내가 딱 그경우같네. 운이 겹쳐주려니까 한유정 요것이 이렇게 쓰임새가 많을 줄이야. 호호호~ "
설영은 웃기를 멈춘 뒤에 고개를 돌린 뒤 정유림을 바라봤다,
"유림씨. 미안하지만 이애. 당장 필요하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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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탕에서 한유정을 깨끗히 씻긴 후에 적당한 옷으로 갈아입힌 다음 설영은 그녀를 차에 태워 저택으로 신속히 귀가했다. 일단의 정보만으로도 바삐 움직여야만 할 일은
부쩍 늘었고, 유정을 최대한 써먹어야 했다. 그리고 닥터와 상의할 수 있는 부분은 또 상의를 해두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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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정은 수시간을 정유림에게 혹사당한 뒤였기에, 일단 일말의 휴식이라도 쥐어주고자, 설영은 그녀를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가연과 선민을 시켜 몸조리를 부탁했다.
그러고 나서 설영은 곧장 닥터의 연구실인 화이트 룸으로 향했다.
똑똑
"박사님? 저에요. 들어가도 돼죠?"
"어엇?! 벌써 왔소? 흐..흐흠~!"
안에서 닥터의 당황한 듯한 음성이 들리자 뭔가 싶어 설영은 방문을 재빨리 열어봤다.
그리곤 그녀는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
"...아니? 지금 도대체 뭐 하시는 거죠?"
설영은 눈에는, 분명 대머리가 되어버린채 누워 있는 강희가 들어오고 있었다.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영 곤혹을 치를 것 같은 분위기였다. 닥터 솔은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
오른손가락의 검지를 뻗어 그는 강희의 동그란 두상에 붙어 있는 접착식 전극선들을 가리켰다.
"...뭐...이것 때문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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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은 자초지종을 닥터에게 듣고 나서야 납득할수 있었다. 그러니까, 보다 더 민감한 뇌파 반응 신체 반응 체크 조사를 위해서 강희의 머리칼을 제거한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었다는 닥터의 대답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관상, 당신이 싫어할 것만 같아서 그랬소 라고까지 닥터가 첨언하는 데야 그녀도 할 말은 딱히 없었다. 닥터 솔은 강희가 대머리가 되어버린 모습을
설영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녀가 없는 사이에 그랬다는데, 그렇게까지 자신을 염려하고 신경써준게 뻔히 보이는데야 그녀로선 그에게 화를 낼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설명이 되었소?"
"아..음...알았어요. 근데요. 후훗.. 귀엽네요? 두상이 참 예뻐요. 동글동글한게 귀엽기 그지없네요"
빡빡 밀린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근까지 뽑혀 깨끗하기 그지없는 강희의 머리통을 바라보면서 설영은 오른손을 뻗어 강희의 머리 중 전극선이 붙어 있지 않은
부위들을 살며시 쓸었다. 부드럽기가 이를 데가 없다. 여왕이 생각보단 화를 전혀 안 내고 의외로 약간 즐기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주자 닥터 솔로서는 적이 안심
했다. 설영은 잠시 강희의 두부를 쓸다가 문득 궁금하다는 듯이 닥터 솔에게 물었다.
"아니 근데...머리카락은 여자의 생명이라고도 부를 정도인데, 이걸 죄다 뽑아버렸으니... 강희가 이 사실을 알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랬어요? 방법은 생각해두시고
머리를 이지경으로 만드신거 맞아요?"
닥터는 설영의 질문에 씩 웃더니 말했다.
"왜 생각 안해놨겠소? 그것이 있잖소? 당신이 부탁했던 것. 그걸 쓰면 간단한 문제 아니겠소?"
설영도 닥터의 대답에 비로소 생각이 미쳤다는 듯이 자신의 이마를 탁 하고 쳤다.
"아참. 그렇죠! 제가 부탁드리고도 그새 또 까먹었네요. 그걸 준비해주셨다고 해서 그렇게 좋아했는데. 호호. 나도 참..."
두 사람끼리 잠시동안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눈 뒤에, 닥터 솔은 다시 설영에게 말했다.
"아, 그리고. 강희 군의 머리카락 문제야 언제든지 해결할수 있지만, 지금부터 할 실험은 어떤 면에서 보면 군의 머리가 없는 편이 낫기도 하기에 이렇게 한 이유도
부차적으로 있소"
"부차적인 이유요? 그게 뭐죠?"
설영의 궁금증에 닥터는 피식 웃더니 대답해줬다.
"보면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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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솔은 설영이 없는 동안, 퍼스트를 강희의 발목에서 제거해낸 후에, 다른 준비를 시작했다. 강희의 발 일대의 압점 부위에 대한 체크가 어느 정도로 끝나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는 다른 작업의 착수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잠든 강희의 자세를 일전과 같은 절하는 자세로 바꾼 뒤, 강희의 항문이 최대한 잘 넓고 잘 퍼지게 되는 듯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강희의 턱 아래에는 턱 받침대를, 앙가슴부터 시작해 복부 일대까지 직사각형 모양의 금속제 받침대를 받쳤다.
그렇게 한 후 아라미드 섬유끈을 사용해 강희의 입이 벌려지게 한 뒤 구강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을 동원했다.
구강 내시경을 통해 강희의 식도 내, 그리고 대장 내시경을 통해 강희의 항문 속을 뚫고 들어가 직장을 이어 대장까지 샅샅이 살피면서
강희의 내장을 모니터로 찬찬히 닥터는 살펴봤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닥터 솔은 설영에게 이렇게 말했다.
"체내를 검사해본 결과, 군은 배설을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변 자체가 생성되지 않는것 까진 아니오, 알기 쉽게 말해주자면..커흠!
똥은 뱃속에 들어 있다는 소리지"
설영이 근래 들어 강희를 조교하기 위해 표현법을 많이 바꾸고 있다는걸 알기 때문에 닥터 솔은 그런 식으로 설명해줄수 있었다.
설영은 얼굴에 희색을 띄며 좋아라 했다.
"정말요? 그럼 똥을 싸진 않는다 해도, 똥이 뱃속에서 생기긴 생긴다는 거군요?"
"그렇소"
"그래요? 근데 이상하군요? 똥이 생기긴 한다면서, 왜 싸진 않는거죠? 아니, 이애 말대로라면 싸지 않는게 아니라 싸지 못하는 거라고 하던데...."
"아, 그것에 대해선 해답을 알아 냈소. 이걸 보시오"
닥터 솔은 강희의 체내에 삽입 했던 대장 내시경에 부착된 초소형 마이크로 카메라에 내장된 녹화 기록을 모니터화 하기 시작했다.
모니터로 보자, 과연, 건강한 장 내로 강희의 똥으로 짐작되는 덩어리가 적절히 들어차 있는 것이 보인다.
"당신도 보다시피 이것이 강희 군의 체내에 들어 있는 대변이오. 자, 녹화시간을 빠르게 감아보겠소"
그러면서 그가 카메라의 저장녹화내용을 빠르게 감아 돌리기 시작하자 설영의 눈에 놀라운 장면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저...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강희의 체내에 들어 있던 배설물 덩어리가 마치 녹아 없어지는 듯이 그녀의 속안에서 존재감을 지워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점차 사라지고 사라져 가다가 종내는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어..어째서?"
의아한 심정을 가득 지닌채 설영은 닥터를 쳐다봤다. 닥터 솔은 흠..하고 잠시 자신의 턱수염을 쓸더니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소. 아니 잘 모르는게 아니라 아예 모르겠소. 다만 짐작만을 할 뿐이오"
"어떤 짐작을요?"
"배를 비유로 들어봅시다. 일반인을 보통 일반적인 범선이라 쳐보고, 강희 군의 신체를 초대형 군함 이라고 쳐보도록 하지요. 그럼 각각의 배들이 동력으로 필요로 하는
에너지량은 어느 쪽이 더 클것 같소?"
깊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기에 설영은 즉각 대답했다.
"그거야 당연히 후자죠. 크기 차이가 얼마나 나겠어요?"
닥터는 바로 봣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준 뒤 다시 말을 이었다.
"바로 그거요. 강희 군의 육체적 스펙은 당신도 알다시피 일반인의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할 정도요. 그럼 일반인과 비교해볼때 그녀의 에너지 소비량은 얼마나 크겠소?"
"그...그거야...엄청날것 같긴 하네요?"
잠깐 생각해보다 설영이 그렇게 대답했다.
"배설물이라는 것은 원래, 인체에서 필요한 만큼의 충당한 에너지를 확보한 후 불필요한 나머지를 밖으로 내보내는 덩어리를 뜻하는것이지. 근데
근데 그녀의 몸은 연료를 훨씬 많이 필요로 하는 신체이기에, 그녀의 몸에선 어쩌면 섭취한 음식물들 모두에서 버릴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오.
즉 그녀가 체내로 받아들인 음식물은 하나도 아끼지 않고, 모두 어떠한 형식으로든 쓰여지는게 아닐까, 그래서 그녀는 대변을 보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고 여깁니다.
물론 소변을 보지 않는것도 이와 비슷한 원리가 아닐까 추측할 뿐이고"
닥터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을 하는 듯 하다가도 설영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이상한데요? 낭비가 없는 몸이어서라면, 어째서 변 덩어리 자체는 생성을 하는거죠? 어차피 배출하지 않고 모두 사용될 재료들이라면, 굳이 체내에서 그것들을
똥이라는 형태로 응집시킬 이유 자체가 있을까요? 싸지도 않을 대변을 만드는 이유는? 그리고 기껏 그렇게 만든 대변을 배출하지 않고 잠식되다시피 도로 없애가는
역과정의 이유는 또 뭘까요? 게다가...."
설영의 질문이 더 이어질 듯했지만 닥터 솔은 이마를 한번 긁적인 후에 대답을 했다.
"나도 모르겠소. 당신에겐 미안하지만....강희 군은 다른 사람에 비해 주목할만한 특이점이나 차이점이 너무 많습니다. 외형은 물론 몇가지를 빼놓고는 평범한
여학생 그 자체이지만, 밝혀지는 사실이 하나같이 놀랄 노자밖에 없는 마당의 신체를 지녔단 말이오. 강희 군에게 일반적인 상식은 먹히지 않소. 다만..설영씨.
우린 적어도 현재 이용하기 아주 좋은 점을 한가지 알아냈단 사실이 중요한 것이라오"
"그게 뭔데요?"
설영의 질문에 닥터는 큭큭거리면서 웃더니 말했다.
"똥을 싸지는 않았지만, 뱃속에서 생기긴 했단 말이오. 그걸 바꿔 말하자면... 현재까지의 시점에서 볼때, 강희 군에게서 대변을 싸게 만들수는 없어도,
꺼낼수는 있다는 말과 같단 말이오"
닥터의 말을 듣자, 설영은 잠시 멍한 표정이다가 잔뜩 기쁜 표정으로 돌변했다.
"그..그렇군요! 호호. 맞아요. 싸게 하는건 아직 불가능해도, 꺼내는건 가능하다라...이거 아주 희소식인데요? 깔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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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부분에 있어서 닥터 솔과 설영은 대화를 좀더 나누었다. 설영은 닥터를 통해, 어떻게든 강희의 신체로부터 배설물을 뽑아내는 장면을 성공하고 또 그것을
카메라로 담자고 말했다. 닥터 솔은 설영에게 강희 입장에선 자신이 배설을 하지 않는 신체라는 점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듯한데, 그 부분을 역이용하자고
제안했다. 강희는 자신의 몸에서 똥이나 오줌이 나오지 않는 걸로 믿고 있으니, 이것을 잘 이용해 나중에 강희의 신체가 그녀 스스로 하여금 배설을 할수
있게끔 신체 개조를 성공한 후에, 그녀가 그 사실에 대해 절망하게 되면서 깊은 절망감을 맛보게 해주자는 것이었다. 그때의 그 장면을(강희가 스스로 배설하게 되는 장면)
촬영하는것이 설영이 생각해보기에도 여러 모로 훨씬 나은 듯해 설영은 닥터 솔의 생각에 동의했다.
두 사람의 의견이 어느 정도 모인 듯하자, 닥터는,강희를 티클링하기 위해 자신이 준비해온 여러 티클링 머신 중에 여왕에게 일전에 선보였던
퍼스트와, 퍼스트-2를 대조 및 비교한 듯한 아트지를 선보였다. 어느 것이 낫는지 그녀의 의견을 묻기 위해서였다.
여왕은 닥터가 건넨 두 티클링 머신에 시선을 주었다.
막 사진을 보기 시작하는 설영에게 닥터 솔이 참고하라는 듯 말해줬다.
"위에 것이 퍼스트-2(투) 입니다. 아래 것은 일전에 보셨을 테고.."
설영은 이미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물었다.
"세컨드면 세컨드지 퍼스트 2는 뭔가요?"
"아, 세컨드는 따로 있습니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취향으로 준비된게 따로 있소"
"그래요? 것참 다행이네요. 어쨌든 이 이미지들은 확실히 저보단 박사님께서 더 좋아하실만한 취향들이네요. 퍼스트 2는 상당히 재미있는 모양을
하고 있군요? 발가락 사이사이에 롤링 머신이 부착되어 있고... 기계손이네요 이거?"
"그렇소. 큭큭.. 마이크로 센서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놈들이지. 자동부가기능도 붙어 있어 수동 자동 선택이 가능합니다"
"음...어느 쪽이 딱히 낫다 더 좋아보인다 할 수 없네요. 누운 자세에서의 발 고문 전문으로 특화된 녀석들이라 그런지 비슷해 보여요"
"흐음. 그렇소?"
"네"
설영에게서 프린트화 된 이미지를 도로 건네받으면서 닥터 솔은 말했다.
"당신이 오기 전까지, 난 강희 군의 하체, 특히 발을 중심으로 많은 실험을 했소. 이제부턴 성적 교감도를 극대화 하려는 쪽으로 연구 및 실험을
추진할까 하오만"
닥터의 말을 설영은 즉각 알아들었다. 닥터 솔은 지금, 강희의 항문이나 보지를 상대로 여러 실험을 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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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로 되어 있는 강희가 닥터 솔에 의해 알록달록한 라텍스 재질의 복장과 구속구를 취하게 될 때, 왜 여왕은 닥터 솔이 강희의 두상을
대머리로 만든 데 대한 부차적이 이유가 있다고 했는지를 이해했다. 강희의 머리에 씌워진 그 라텍스 구속복은, 분명 머리칼이 없는 사람에게
입히기가 훨씬 수월한 형태를 띄고 있었다. 대머리가 착용하기 가장 용이했던 것이다.
닥터 솔은 강희에게 라텍스 구속복을 다 입힌 후에, 이번엔 제각각 용도가 따라 제작되어 있는지 저마다의 알맞은 굵기를 지니고 있는 튜브를
강희의 신체 곳곳에 꽂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강희의 양 귓구멍, 눈구멍, 콧구멍, 입구멍, 이렇게 해서 두상의 칠공이라 불리는 부위 모두에 하나도 빠짐없이 삽입되었다.
어떻게 보면 징그럽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장면이었다. 강희의 입구멍 속까지 튜브를 연결하는걸로 두상에 존재하는 그녀의 구멍을 모두 막는걸
마침 끝마친 닥터를 잠시 보면서 설영이 물었다.
"..좀 심한 것 아닌가요? 숨은 제대로 쉴 수 있는거죠?"
"말 하는것을 제외하곤 나머진 걱정 없으니 염려 마시오."
그렇게만 짧게 말해준 후에 닥터 솔은 이번엔 착유 기능이 부과된게 분명한걸로 보이는 튜브를 강희의 양 유두에 딱 붙도록 부착시켰다.
강희의 두 젖꼭지에 꽉달라붙은 그 두 튜브관은 현재까지 닥터 솔이 강희의 구멍을 점해가기 시작하면서 막아대기 시작한 것들 중 가장 굵은 굵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설영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닥터 솔을 바라봤다.
"아니, 애엄마도 아닌 고등학교 2학년짜리한테서 뭐 건질게 있다고 거기다 그런걸 붙이세요?"
설영의 말에도 닥터는 묵묵히 제 역할만을 수행했다.
그는 강희의 상체에는 볼일을 다 봤다는 듯이, 이번에는 그녀의 하체로 내려가서 강희의 부드럽고 유려하기 그지없는 날씬한 두 다리의 발목을 오른손으로
잡아 한곳으로 몰아 쥐어 위쪽으로 들어올리고는 마치 파이프를 연결하듯이, 강희의 오줌구멍을 찾아내서 요도구, 보지구멍의 질 내, 항문 순으로 차례 차례
튜브를 꽂아넣고 완벽하게 막아 나갔다.
그 작업을 끝으로 강희의 몸은 실로 우스꽝스럽게 되어버렸다. 누가 보면 메조 노예의 정점으로 보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둥근 머리통을 지닌채 여체의 몸에 산재해 있는 12개의 모든 구멍을 모두 점령당하여진 뒤 라텍스 구속복을 입고 있는 강희의 모습은 참으로 갖가지 상상을
하게 만드는 모습이었지만, 새디스트의 입장에 있는 여왕으로서는 이제야 좀 강희가 확실히 자신의 진정한 노예라는 듯한 느낌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후...."
한숨을 한번 몰아쉬고 난 후에 닥터 솔은 여왕을 쳐다보고선 씨익 웃었다.
"이제부턴, 전날보다 더욱 재미있어질 거요. 군을 당신 말마따나 <발정난 암캐>로 만들어줄테니 말이오"
설영은 피식 웃고 나더니, 물었다.
"어떻게요?"
닥터 솔은 자신이 준비해온 이 기계에 자부심이 있다는 듯이 말했다.
"이게 군을 그렇게 변모하도록 만들어줄테니까 말이오. 이 기계는 여성의 성감대 중 가장 민감한 곳 일대를 중점적으로 공략하도록 되어 있소. 그리고 또한
가장 은밀한 부위들 역시 자극하도록 되어 있지. 군은 이제 숨넘어가는 희열과 고통, 쾌락과 절망,즐거움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오. 내 장담하지"
설영은 눈웃음지었다.
"박사님을 믿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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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으읍?! 우으읍흐흐흐흐읍~!!"
눈을 뜨자 마자 그녀는 신체를 덮쳐 오는 지독한 오만가지 자극에 의해 머릿속이 곤죽이 되어버렸고 웃을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할수 있는 유일한
짓거리인 웃음소리 조차 제대로 된 소리가 되지 못하고 밖으로 새나갔다.
강희는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가장 최근에 느꼈던 그때보다도 더욱 더 파악하기 힘들어하고 있었다.
"하...하으으읏!!...뭐..뭐야 대체? 으크크큭~~~!!"
저도 모르게 지어지는 코웃음. 누굴 비웃고 싶어서가 아니다. 코가 간지러워서였다.
강희가 미칠 듯한 자극에 깨어난지 불과 몇 초 지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돌아버리기 직전까지 가자, 누군가 그녀를 관찰하고 있었던 듯
어떠한 모종의 기계의 동작 스위치를 내리는 듯한 "딸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남과 동시에, 강희는 일말의 여유를 가질수 있었다.
기계의 동작이 멈췄다는걸 그녀는 알수 있었던 것이다.
"하우~~..하우....후우우...."
말을 하고 싶지만 일전 사례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입은 또 뭔가에 제압되어 있었다. 일전과는 달리 뱀처럼 생긴 몸통을 지닌 놈같았지만 말이다.
그때 여왕의 목소리가 들렸다.
"후후후...어떠니? 구멍이란 구멍을 모두 점령당해본 느낌이?"
"..끄으윽...."
한치 앞을 볼수 없는 어둠 속에서, 강희는 절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