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가디언 31화 - 끓어오르는 위협 파트3
엷은 구름의 틈새에서 깨끗한 달빛이 새어나오는 밤이었다.
코카인 밭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페르난데스는 이날도 언제나처럼 아무일도 없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경비를 서고는 있었지만, 현지의 공무원들에게 먹인 뇌물이 효과가 있어 이나라에서는 조직에 시비를 거는 세력은 아무도 없었다.
만일 군의 특수부대에게 습격당한다고 해도, 정면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병력과 무기도 있었다.
아무것도 걱정할 것이 없었다.
"어이~ 세뇨르!"
스페인어로 갑작스런 인사를 들은 페르난데스는 당황해서 뒤쪽으로 총을 겨눈다.
뒤돌아보자,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푸른색 슈트로 몸을 감싼 괴인, 웨이드가 서있었다.
코카인밭은 어디 숨을 만한 곳도 없이 시야가 뚫려 있는데 페르난데스는 불과 수미터 가까이까지 웨이드가 다가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누구냐, 넌!"
"이근처에 타코스 파는 가게 없나? 토르틸리아도 있으면 좋겠지만."
"무슨소리야! 누구지시로 온거냐!"
"비프라도 치킨이라도 좋다고. 타코스를 먹고싶지만."
페르난데스는 자동소총의 안전장치가 락으로 되어있는 것을 깨닫고 당황해 해제한다.
웨이드가 유창한 스페인어로 말하므로 이야기는 통했지만, 총기가 겨누어져도 괴인은 전혀 동요하질 않는다.
"죽어버렷!"
공포에 휘말려 페르난데스는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투투투 하는 마른 총성과 함께 상대의 푸른 마스크에 구멍이 뚫리며 뇌수가 흩날렸다.
웨이드의 몸이 기세좋게 뒤로 넘어졌다.
"무슨일이야?"
"어떻게 된거야!"
총성을 듣고 주위에서 같은 보초들이 몰려온다.
상대가 아무짓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살할 수있던 것에 안도하면서, 페르난데스는 식은 땀을 닦아냈다.
새삼스럽지만, 놀라움에 호흡이 거칠어졌다.
"도대체 무슨일이야?"
"침입자다! 빨리와라!"
종종걸음으로 모여오는 남자들에게 페르난데스가 큰소리를 지른다.
달려오는 동료들을 보고 페르난데스는 안심했다.
"침입자? 어떻게 처리했어?"
"무심코 공격해서 죽여버렸다. 거기 쓰러져 있는 놈이다."
달려온 다섯명의 남자들에게 페르난데스는 쓰려져있는 웨이드를 가르킨다.
피범벅이 되어 넘여져 있는 푸른슈트의 괴인을 보고 전원이 얼굴을 찡그린다.
"씨발, 누구야?"
"몰라, 타코스가 어떻다고 중얼거리긴했지만."
"정말로. 타코스가 먹고싶어. 나는."
갑자기 들린 소리에 여섯명의 남자는 몸이 굳어진다.
조심스레 시선을 돌리자, 쓰러져있던 몸집이 작은 그림자가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타코스야, 타코스. 알았지?"
"무슨 소리야, 죽어!"
남자들이 자동소총의 총구를 들이대고 일제히 사격한다.
그것보다 일순간 먼저 찰나의 순간에 웨이드는 공중으로 도약했다.
총탄을 주고 받으면서 경이적인 높이까지 뛰어오른 웨이드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낸다.
"타. 코. 스! 타. 코. 스!"
아연실색한 남자들을 향해 공중의 불안정한 자세에서 웨이드는 권총을 연사한다.
조금전의 답례처럼, 각자의 이마에 정확하게 구멍을 뚫어준다.
"모처럼 남미 변두리까지 왔으니깐, 타코스 정도는 먹어줘야지."
웨이드가 착지했을때에는 여섯명 전원이 땅에 쓰러져 있었다.
페르난데스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채 의식이 끊어졌다. (역자 주: 엑스트라의 비애.....ㅠ.ㅠ)
화려한 총성을 들었는지 웨이드의 귀에 멀리서 고함소리와 차량등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과 동시에 웨이드의 이어폰에서 케리로부터 연락이 들어왔다.
"웨폰G원! 총성이 들렸다. 무슨일인지 보고해라."
"타코스 파는 가게를 물었는데. 갑자기 총알을 먹어서. 그냥 죽여버렸다."
"......알았다. 계속 미끼역할을 수행해라!"
웨이드의 알수없는 보고에 케리는 일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곧바로 아무일 없다는 듯이 지시를 내린다.
웨이드는 권총의 총알을 장전하고 허리에 꽂으며 시체로부터 자동소총을 줏어 양손에 하나씩 들었다.
"그런데. 타코스를. 파는. 가게는. 어디지?"
웨이드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곧바로 총격전이 시작되어 주위가 혼란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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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이제 오는거야?"
현관앞에서 드물게 큰소리로 인사하는 레이에게 거실에서 유이가 마중나왔다.
평상시에 레이의 귀가시간에 유이가 있지는 않기에 시즈카 등이 마중나오지만, 여름방학이므로 소년이 직접 나왔던 것이다.
아직 마음의 준비도 못했는데 갑자기 그 대상인물이 나왔으므로 레이는 무심코 몸이 굳어져 버렸다.
"어?"
"아, 안녕하세요?"
레이의 배후에서 머뭇거리며 말하는 느낌으로 초등학생인 소녀들이 인사한다.
그런 소녀가 다섯명이나 있었으니 유이는 깜짝 놀랐다.
레이가 학교 친구를 데려오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유구의 삶을 살아온 소녀라도 능숙하게 친구를 만들수 있는 것 같다. 그것에 유이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다른 사람들은? 시즈카나 유리는?"
"시즈카씨나 다른 사람은 거실에서 쉬고있어. 유리씨랑 메이씨들은 일하러 갔고,."
어딘지 모르게 초조한 모습으로 묻는 레이에게 유이가 대답한다.
바로 조금전까지 목욕탕에서 애인들과 난교를 벌이고 있었지만, 지금은 전원이 기분좋은 피로감과 함께 거실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알았어요. 자, 친구들과 응접실로 갈테니 과자나 음료수를 갖다줘."
"응, 알았어."
"유이가 가져오지 않으면 안돼요. 알았지?"
"그래, 알았어."
고압적으로 거대한 가슴을 쑥 내밀며 명령하는 듯한 레이를 보고 유이가 쓴웃음을 짓는다.
평소와 달리 레이가 상당히 수줍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므로 유이는 그녀의 태도가 조금 이상했다.
"그러면, 가요."
"응...."
잘난척 하듯이 복도를 걷기 시작하는 레이를 따라 소녀들이 현관을 오른다.
유이의 옆을 지나쳐 레이와 소녀들은 복도를 걷는다.
꽤긴 복도를 지나는 동안 소녀중 하나가 레이에게 말을 건넨다.
"지금 그사람이 후나코시의 애인인거죠?"
"응."
"와아!!! 멋지다!"
소녀들이 일제히 환성을 지른다.
휴대폰 사진을 통해 본 유이의 용모도 좋았지만, 실제로 보니 언행에 기품이 있어 이상한 카리스마까지도 느껴졌다.
"후나코시, 정말 굉장하지 않아?"
"정말정말! 저런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니, 부러운데~"
소녀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중학생 미소년과 애인이 되거나 같이 살거나 하는 것은 일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니까 무리도 아니다.
소녀들이 보내는 선망의 시선에 레이는 당황해서 살짝 뒷걸음쳐버린다.
특히 생일의 주역인 사쿠라가 선망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레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레이는 소녀들을 안내해 응접실로 들어갔다.
6평정도의 방은 텔레비젼과 장식용 그림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쇼파와 테이블로 꾸며진 심플한 곳이었다.
"함께 살고 있는 건 확인했지만, 진짜로 애인이야?"
"아, 그건 나도 궁금해"
실제로 유이를 본 소녀들은 이번엔 레이와의 관계에 의문을 던진다.
확실히 함께 살고 있지만 유이의 레이에 대한 태도는 나이차이가 나는 여동생을 보는 듯 한것이다.
확실히, 레이는 놀랄정도로 가슴이 큰 미소녀로 섹스어필이 발군이지만, 아직 초등학생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사람 좋아보이는 유이가, 그런 소녀에게 손을 댈까도 의문이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믿을 수 있겠어?"
"으응...키스라든지?"
"꺄~~~ 환상적이야!"
소녀들은 좋을대로 이야기를 진행해버렸지만, 레이는 주저하고 있었다.
유이를 소개하는 것조차 부끄러웠는데, 게다가 남의 앞에서 공개적으로 키스한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응접실의 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려 소녀들은 일제히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들어와도 돼."
"실례합니다."
레이의 대답을 듣고, 수북히 쌓인 과자와 쥬스를 가지고 유이가 들어온다.
긴장하는 소녀들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며 테이블위에 가져온 것을 늘어놓는다.
그런 그에게 평상시에는 얌전한 사쿠라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아, 그....."
"응. 무엇이지?"
"어어....오빠..."
"아사오 유이야. 유이로 부르면 돼."
"후지오카 사쿠라입니다. 유이오빠는.....그, 후나코시의 애인이에요?"
사쿠라의 질문에 유이는 곤란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슬쩍 레이를 바라보자 얼굴이 새빨개져서 외면하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유이에게 거만한 태도를 취하는 레이이지만, 자신들이 연인이라고 친구들에게 말한 것 같다.
그런 레이의 태도가 유이로서는 사랑스러웠다. (역자 주: 츠...츤데레?)
"레이가 말했나보구나? 비밀인데."
"그, 그러면 사실이에요?"
입앞에 집게 손가락을 세우며 윙크하는 유이를 보고 사쿠라의 눈이 커진다.
레이의 동급생 사이에서 무언의 놀라움이 퍼져갔다.
"그러면, 증거를 보여주세요."
"증거?"
계속 물고 늘어지는 사쿠라에게 유이가 놀랐다.
설마 증명하라고까지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유이가 슬쩍 레이를 보자 그녀도 곤란한 듯한 시선으로 유이를 바라본다.
"알았다. 좋아."
유이가 그렇게 말하자, 재빠르게 레이의 어깨를 끌어들여 그 입술을 갑자기 빼앗았다.
소녀들은 아연실색했지만, 키스를 받고 있는 레이도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듯했다.
"응, 으응...!"
입술을 헤치며 레이의 입속에 혀가 들어오자 그녀도 당황했다.
하지만 이빨로 깨물수도 없고 레이는 자신의 혀로 밀어내려고 했지만, 유이는 교묘하게 그 움직임을 주고 받는다.
자연히 혀를 서로 얽는 형태가 되어 두명은 깊숙이 입맞춤을 주고 받는다.
"응, 읍......하"
3분이상 충분히 키스를 하고서야 유이가 껴안는 힘을 빼주어 레이가 떨어져 나온다.
두명의 사이에 타액이 실처럼 늘어져 그것을 본 레이가 얼굴이 새빨개져서 당황해 입을 닦는다.
"잠깐, 이게 뭐야!"
"애인관계를 제대로 증명하려 했는데, 싫었어?"
따져묻는 레이에게 유이가 상냥하게 미소짓는다.
그 해맑은 모습에 할 말을 잃었는지 레이도 항의할 생각이 없어져 버린다.
"별로 싫진 않지만, TPO를 생각하세요!"
(역자 주: TPO - TIME, PLACE, OCCASION - 시간, 장소, 경우)
"아하하! 미안미안, 그러면 방해자는 이만 사라질께, 재밋게 놀아."
가슴을 두들기는 레이로부터 도망치듯 유이가 방을 나갔다.
뒤에 남겨진 레이는 조심스레 동급생들을 바라보지만, 되돌아 온 것은 선망 가득한 시선이었다.
"굉장해! 후나코시!"
"유이오빠하고는 어떻게 알게되었어?"
"유이씨랑 어디까지 간거야?"
조금전의 정열적인 키스를 보고 흥분했는지 레이는 금새 질문공격에 빠져들었다.
특히 사쿠라는 동경하는 레이가 멋진 애인까지 있다는 사실에 흥분해버리기까지 한것같다.
(아....유이, 책임지세요.)
익숙하지 않은 시츄에이션에 레이가 곤혹스런 표정이 된다.
이들에게 어떻게 자신들의 깊은 관계를 간단히 얘기해야 할지, 레이는 그 후 3시간동안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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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실례합니다. 타코스 파는 가게가 어딘가요?"
"죽어라-!"
"공격! 공격! 공격해라!!!"
자동소총을 난사하면서 의미를 알수없는 질문을 해오는 웨이드에게 경비를 하고 있던 남자들이 총을 쏴댄다.
코카인 밭의 한가운데에 서있는 복면의 남자에 비해, 밀림의 나무틈새에서 남자들이 총을 쏘고 있다.
장애물이 있는 것과 압도적인 수로 앞서는데도 사격을 하고 있는 남자들은 한결같이 공포에 질린 얼굴이다.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해도 다수가 사격하고 있으니 웨이드는 확실히 총에 맞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웨이드는 타코스를 외치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으헉!"
소총으로 반격을 시도하고 있던 경비 한사람이 우측에서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한사람, 한사람이 측면에서 총을 맞고 쓰러져간다.
"새로운 적이다! 몸을 피해라!"
한사람의 절규와 함께 남자들은 위치를 바꾸어 십자포화로부터 몸을 숨기려고 한다.
적의 증원은 밀림지역에 능숙한 듯 그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어디에서 사격을 하는지 알아낼 방법도 없다.
"상대편도 장비에 비해서는 꽤하는데?"
"인형들은 아닐테니깐."
감탄한 듯한 말을 하는 라디에게 스나이퍼 소총을 들은 케리가 무선으로 답한다.
가끔 장애물에서 삐져나온 상대를 케리가 쏴 죽이면, 경비원들은 나무에 숨은채 어떻게든 응전하려고 총구만 내밀어 난사한다.
"웨폰G 투, 쓰리, 포, 파이브. 각자 교전한다. 이쪽은 원호하겠다."
"알았다. 웨폰G 식스, 맡겨주세요."
에이젼트 로우는 도약해서 나무가지를 차고 꽤 높은 곳까지 올라 나무를 타고 무장집단의 배후로 돌아간다.
제일 뒷줄의 상대가 있는 곳까지 와서 그는 상당한 높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내렸다.
"수고!"
"!!!"
배후의 소리에 뒤돌아 볼 틈도 없이 로우는 상대방의 연수에 나이프를 찔러 넣는다.
인체의 급소가 파괴된 상대는 비명도 못지르고 그대로 쓰러졌다.
그대로 몸을 숙이고 어두운 곳에서 로우는 한사람, 또 한사람 목표를 쓰러트려 간다.
"무슨 소리야!"
남자들의 귀에 바람의 신음소리와 같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전방의 어두운곳을 자세히 살펴보려는 순간 어둠속에서 거대한 부메랑이 날라온다.
"히익!"
갑자기 나타난 비행물체에 몸을 숨길 틈도 없이 한사람의 목이 잘려나간다.
그대로 호를 그리면서 부메랑은 몇사람의 몸을 찢어 갈기고 계속 날라간다.
"마, 말도 안돼...."
사람의 몸을 아무렇지도 않게 찢어버리는 부메랑의 위협에 남자 하나가 바닥에 찰싹 몸을 숙인다.
하지만 그 움직임을 파악했다는 듯이 부메랑은 궤도를 바꾸어 두개골을 쪼개며 날라가 버렸다.
"숨어도 소용없어."
맹렬한 기세로 되돌아온 부메랑을 한손으로 받으며 라디가 우쭐거렸다.
그는 자력을 조종하는 능력으로 거대 철제부메랑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가 있었다.
"그대로! 숨어봣자야!"
레일의 굉음과 함께 어둠속 여기저기서 폭염이 치솟는다.
폭발은 소규모였지만, 핀포인트의 적병을 조준사격해 장애물에 숨은 남자들을 차례차례로 날려버린다.
어두운 곳에서 다홍색의 불길이 몇번이나 비춘다.
공간을 파악해, 폭발을 일으키는 것은 레일이 자랑으로 여기는 기술이다.
"아....."
몸이나 사지가 날려져 중상을 입은 남자들은 괴로운 듯한 신음소리를 내며 차례로 숨이 끊어져 간다.
마치 수류탄의 직격을 차례로 맞은 것 같지만, 투척자의 그림자도 형태도 안보였다.
다만, 레일이 미소지을때마다 한사람, 한사람 인원수가 줄어들어간다.
"제기랄, 대체 어떻게 된거야!"
"아, 악마다!!!"
주위의 난무하는 비명에 남자들은 공황상태에 빠져 무분별하게 난사를 반복한다.
그 기세에 무심코 라디와 레일이 나무뒤로 몸을 숙인다.
높은 방탄력을 가진 강화슈트를 입고 있다고는 해도 자동소총의 총탄을 무시하는 것은 좋은 계책이 아니다.
"아주 자포자기로군."
"여기는 맡겨두라고."
투덜대는 라디에게 사나이가 대답한다.
사나이는 근처에 있는 거목의 뒤를 돌고, 불시에 들고있던 칼로 나무를 베어버렸다.
굵은 나무를 마치 버터자르듯이 쉽게 칼로 잘라 나뭇잎이 소리를 내며 천천히 넘어져 간다.
거대한 나무에 눌러져, 마치 도미노게임을 하듯 주변 나무가 말려들어가 꺽여간다.
"뭐얏!"
숨을 장소를 잃어 살아남은 남자들도 등을 돌려 도망치는 수 밖에 없었다.
밤중에 특수부대같은 적에게 이길 전망은 없었다.
남자들은 어두운 밤에 시야확보를 하지 못하면서도 필사적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무기를 내던진 사람까지 있었다.
하지만 웨폰 G는 비정했다.
"으아앗!"
날카로운 소리가 다가온다고 느낀 순간 다시 그들을 덮친것은 폭발이었다.
레일의 핀포인트 폭발과는 달리 포탄이 성대하게 파편을 날리며 군인들을 날려버렸다.
시리가 전차를 조종해 케리가 입력해준 GPS 좌표로 정확하게 사격을 한 것이다.
쏟아지는 포탄에 버텨낼 사람은 없었다.
이윽고 포격이 끝나고 근처에는 벌레의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사람의 기색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에이젼트들은 장애물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이쪽은 웨폰 G 식스, 상황을 보고해라."
"웨폰 G 세븐, 전차상태는 양호. 언제라도 갈수 있습니다."
"웨폰 G 쓰리, 포, 파이브. 수색중입니다만, 목표는 섬멸된 듯 합니다."
"웨폰 G 투, 적은 발견할 수 없습니다."
"웨폰 G 원은 어디야!"
차례차례 대원들로부터 보고가 들어오는데, 웨이드의 응답이 없어 케리는 눈썹을 찌푸렸다.
"여기에 있어."
바로 뒤에서 웨이드가 말을 꺼냈다.
케리가 뒤돌아보자, 총알구멍 투성이가 된 옷을 입은 웨이드가 쓰러진 나무위에 앉아 있었다.
아무리 총격이나 포탄의 소리가 컷다고 해도 눈치채지 못하게 바로 뒤까지 다가온 것이다.
케리는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도망치는 놈들중에 타코스파는 곳을 아는 놈이 있을까해서 잡았는데, 다시 어린애들 상대하기 귀찮았어."
"그래서, 알아냈나?"
"차로 한시간 거리라고 한다. 그거말고는 그 근처 마피아보스중 한놈의 부엌에 있을거라는데."
"장소는?"
"길이 있다. 그것을 따라가면 헤매지 않는다고 한다."
언뜻 보면 행동에 일관성이 없는 웨이드지만, 어느새인가 작전목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에 케리가 관심을 보인다.
목적지로의 루트를 찾는 시간이 이것으로 줄어들수 있다.
케리는 다시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리려고 무전기에 손을 대려고 한다.
그런 케리를 신경쓰지 않고 웨이드는 자신의 슈트를 이리저리 늘려본다.
"이것. 모처럼의. 옷이. 구멍투성이."
"그렇게나 화려하게 총을 맞으면 당연하지."
"갈아입을까."
웨이드가 푸른 슈트에 손을 대어 벗어던지기 시작하자 케리는 당황해 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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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누구지?"
익숙하지 않은 착신전화번호에 유이가 고개를 갸웃한다.
저녁식사후에 자기 방에서 한가로이 게임을 하고 있던 유이는 휴대폰 소리에 게임을 멈췄다.
보이스피싱이면 짜증난다 생각하며 유이는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유이군? 나 미시마라고 하는데 기억하고 있을까?"
"미시마...."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라고 유이가 기억을 더듬는다.
유이의 초청각은 상대의 음색을 통해 곧바로 상대가 누군지 생각나게 만들었다.
"아, 미라쥬에서 뵜었던..."
"그래, 맞아. 가네시로 사장님의 제2비서 미시마."
"오랜만입니다."
메이의 비서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상냥하고 호기심 많은 여성을 생각하고, 유이는 긴장을 풀었다.
그녀가, 자신과 메이의 사이에 대해 캐묻던 것을 유이는 기억하고 있었다.
"갑자기 어쩐 일이세요?"
가끔 메이에게 질책을 당해 유이에게 울면서 매달려오는 중역등이 있으므로, 미라쥬의 사원으로부터 전화가 오는 것은 드물지 않다.
유이는 갑작스러운 전화에도 침착하게 응대한다.
"실은 쿠츠키 선배가 날뛰고 있어서...."
"네? 유카씨가?"
겸연쩍은 듯한 미시마의 말에 유이의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일순간, 지옥의 불을 마구 날리며 날뛰는 유카가 상상되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일반인을 앞에두고 그럴리는 없다.
미시마가 말하는 것은 다른 일일 것이다.
"지금 선술집에 있는데, 상당히 마셨거든. 그런데 유이군을 불러오라고..."
"그래요?"
미시마의 말에 유이는 당황스러웠다.
대체 뭘 생각하고 유카가 날뛰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찾고 있다면 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유이는 장소를 묻고 당황하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쿠츠키 유카의 기분은 최악이었다.
같은 비서과의 사람이 회식을 하자고 해서 가봤지만, 막상 가보니 미팅이었던 것이다.
유이외의 사람에게는 별 관심이 없는 유카지만, 며칠전부터 회식에 참석해달라고 부탁을 받아 어쩔수없이 가끔은 어울려주려고 왔던 것이지만, 속았던 것이다.
알고보니, 어딘가 종합병원의 젊은 의사들과 미팅이 잡혔지만, 그때 제시된 조건으로 미라쥬의 미인을 여러명 데려오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이미 와버렸으니 유카는 마지못해 참석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보통으로 대답했던 유카였지만, 노골적으로 술을 먹이려는 젊은 남자들에게 금새 싫증이 나버렸다.
보기드문 미인으로, 숨막힐 정도의 큰 가슴을 가진 유카니깐 남자들이 필사적으로 덤비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속셈이 뻔히 보인채 다가오는 상대들에게 유카의 기분은 최악이었다.
"정말, 너무 뻔해. 너희들은."
맥주 한잔을 단번에 들이킨 유카가 짜증을 낸다.
그녀의 주위에는 비워진 맥주잔들과 일본주 병들이 대량으로 늘어서 있다.
그 압도적인 주량에 주변 사람들은 말을 잊고 있었다.
"상대를 취하게 해서, 뭘 어쩌겠다는거야? 여자한테 제대로 말도 못하고 속셈이 뻔한 너희들이 의사 도련님들이야? 그런 째째한 놈들이?"
"아, 아니...그건 아니고..."
"그럼, 대체 뭐야. 뭐때문에 이렇게 잔뜩 술을 먹이는거야?"
조심스레 대답하는 남자에게 유카는 소리를 질러버린다.
그틈에도 맥주한잔을 시원스레 비워버린다.
"정말 짜증나, 유이라면 이렇게 술을 먹이지 않더라도 눈빛 하나로 감동시켜줄텐데, 여기요! 맥주하나 더!"
혼자서 기세를 올리는 유카의 모습에 주변은 미팅을 즐길 분위기가 아니었다.
"쿠츠키씨, 이제 그만 마시는게...."
"그만 마시라구?"
유카를 꼬셔간 여성동료에게 그녀가 탁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험악한 얼굴에 여자동료는 무심코 몸을 움츠린다.
평소에는 사장 전속 비서로서 중역보다 더 무서운 유카이지만, 이날은 비지니스 우먼으로서의 위엄과는 별도로 무서운 분위기가 풍겨나오고 있었다.
"아, 저....유이라는 분은 누구인가요?"
"뭐라고?"
이야기를 걸오오는 상대를 유카가 휘리릭 째려보았다.
하지만, 곧바로 싱글벙글하며 질투날듯한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유이는....내 남편같아~~ 애인이야~~"
입을 헤벌쭉 벌리면서 방긋 웃는 유카의 모습에 일행은 아무말도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애인이라는 말은 둘째치고, 남편이라는 말은 무슨말일까하고 전원이 의문스러워했다.
사장이 애지중지하여 사원들이 메이로부터 질책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의지한다고 소문난 그 소년이 상대이기 때문에, 특히 미라쥬의 여성사원들은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집에 보내려면 유이군을 불러오란 말야!"
엉뚱한 요구를 하기 시작한 유카로 인해 주변은 당황할 뿐이었다.
유카는 차례로 술을 주문하여 맘껏 술을 비워간다.
그런중, 미시마는 유카가 눈치채지 못하게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그녀가 돌아왔을때는 소년을 동반하고 있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 유이군이 왔다~~!!"
변명하듯 주위사람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는 유이를 보고 유카는 기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여고생처럼 덜렁거리는 유카에 의해 유이는 마지못해 그녀의 옆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유이를 주변 사람들이 관찰하기 시작한다.
남자들의 상상과는 달리 유이는 아직 상당히 어린 아이이고, 얼굴이 잘생겼다고는 해도 유카와 같은 나이의 아가씨와 어울릴만하지는 않다.
그런데도 유카는 동석자들에 아랑곳없이 유이의 몸에 안겨붙는다.
"유이, 너도 술마시자, 한잔해요"
"아니, 안된다고, 아직 미성년이니깐요."
"에에~~ 재미없다~~"
평소와는 달리 아이처럼 술주정을 하는 유카에게 유이도 곤혹스러워졌다.
몹시 취해 날뛰고 있다고 듣긴 했지만, 정말로 날뛴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으응~~ 유이군도 같이 즐기자~~~"
"유카씨, 이제 돌아가요. 상당히 마신거 같고, 내가 오면 집에 돌아가는 거였죠?"
"네~~, 아니야. 모처럼 유이가 와줬으니깐 지금부터 함께 놀자~~!"
알콜의 향이 진하게 풍기는 유카를 유이가 필사적으로 설득하려고 한다.
하지만, 보기드물게 유카는 유이의 설득에도 응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고 있었다.
"자, 뽀~ 해주면 돌아갈께"
"잠깐만요."
"뽀오~ 해줘"
남의 앞에서도 관계없이 유카는 유이에게 얼굴을 들이댄다.
본래라면 장소를 가려서 거절해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유이는 주위의 남자들의 시선이 신경이 쓰였다.
원래 오늘의 회식이 어떤자리인가는 잘 모르지만, 참가자중에 남자가 상당히 많다고 느껴진다.
질투가 섞인 눈빛이 느껴져 유이는 유카의 입술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부드러운 유카의 입술 감촉이 유이에게 전해지지만 평소와는 달리 알콜의 냄새가 난다.
"이제 약속대로 돌아가요.,"
"네~~ 조금만 더있다 가요. 괜찮지?"
가볍게 키스를 한 이후에도 유카는 고집을 피우며 돌아가려고 하질 않는다.
유이는 아연실색한 주위를 애써 무시하면서도 약해진 표정이 되지만, 유카의 귀에 조용히 속삭인다.
"더이상 여기에 있는 것은, 주변사람들에게도, 유카에게도 좋지 않으니 돌아가자. 끝까지 고집을 피우면 징계를 내릴거야."
"......돌아가자.."
속삭이는 소리는 작았지만, 유이의 한마디에 유카가 조용해지며 바로 일어선다.
취기에 의해 비틀거리는 유카를 도와 유이는 그녀를 부축해준다.
애인을 대하는 듯한 유카의 태도에 아무도 말한마디 꺼내지 못한다.
"그럼 이만, 미시마씨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으응....조심해 돌아가. 고마워요."
미시마에게 한마디 하고 유이는 유카와 함께 떠난다.
뒤에는 아쉬워하며 유카를 배웅하는 남자들과 퇴색해져버린 여성들이 남겨지게 되었다.
어떻게든 바깥으로 유카를 데리고 나왔지만 생각이상으로 그녀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유이는 그녀들 어떻게든 부축하려고 한다.
"우선, 택시를 잡자."
"아니...걸어서 가고 싶어."
고집을 피우는 유카에게 쓴웃음지며 유이는 큰길가로 나가려고 한다.
아무리 능력자라고는 해도 아직 소년인 유이의 힘으로 유카를 계속 부축하는 것은 어렵다.
게다가 집은 걸어갈수 있는 거리도 아니고, 유이도 지하철을 타고 여기까지 왔던 것이다.
"....화내고 있는거야?"
"아니, 전혀. 솔직이 말하자면 조금 놀랐다."
유카의 질문에 유이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구나....실은 유이가 와줘서 기뻣어."
"왜?"
"미팅이란걸 모르고 속아서 나왔는데 게다가 상대들의 속셈이 너무 뻔히 보여서 화가 나버렸어. 그러니깐 좀 골려주려고 생각해서.....유이 네가 정말 와줘서, 도와줘서 굉장히 기뻣어."
"미팅이었던가...."
미팅같은 것은 유이에게는 아직 먼 얘기였지만 류타나 신고의 대화로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었다.
당연히 미라쥬 사원이 아닌 남자들이 그 자리에 있던 것이 이해되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자신이 마중나와서 좋았다는 유카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유이....행복해..."
"응."
기쁜듯이 풍만한 몸을 꽉 눌러오는 유카에 대해 유이도 기쁘지만, 몸을 부축하는 것이 점차 힘들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에게 무겁다는 말은 죽어도 할 수 없고, 유이는 큰 길을 걸으며 택시가 빨리 잡히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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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완료다."
전차위에서 불타서 무너지는 광대한 저택을 보며 케리가 중얼거렸다.
공식적인 의무는 마약조직의 보스를 암살하는 것이 이번 작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암살과는 거리가 멀고 정면 전쟁에 의한 조직 괴멸이라는 결과로 끝났다.
물론 저택에서 도망가려고 한 보스도 레일이 폭탄으로 죽여버렸다.
물론 이것이 스마트한 방법은 아니란 걸 케리도 알고 있고, 범죄자라고는 해도 많은 수의 불필요한 살인도 일어났다.
하지만 웨폰G의 전투능력을 측정한다고 하는 진정한 목적은 조직의 수하들을 상대로 해 성공했다고도 말할 수 있었다.
"너, 어디에서 그걸 가져온거야?"
"부엌이다. 날거라서 별로 맛이 없다."
전차위에 앉아 타코스를 우물거리는 웨이드에 대해 로우는 기가 막혀 다음 말이 나오질 않았다.
조직의 저택에 제일 먼저 뛰어들어 총격전을 시작한 이유가 목표인 보스의 암살보다는 부엌에서 요리를 만들어 먹기위함이라는 걸 믿을수가 없었다.
"의외로 쉬웠지요."
"아, 그렇다."
전차의 옆에 앉은 레일의 말에 케리가 대답한다.
"틀림없이 좀더 고전할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상대는 그래봤자 사람이다."
레일을 향해 케리가 담담하게 말한다.
하지만 다음의 한마디에는 자연스레 힘이 들어갔다.
"우리의 진정한 상대는 사람이 아니다. 가디안 오리지날.....유구의 세월을 살아온 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