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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흑화 티렉스 6

<닥터의 선물>


"......다시 한번....말해줄래?"

자신이 잘못 들었을리가 없다는건, 환청을 듣고 있지 않다는건 이미 아까부터 인지하고 있다.

<환청이리라..>고 치부해버리고 싶은 것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자꾸 현실이라고 하며, 현 상황을 받아들일 것을 그녀에게 종용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여전히 계속 인정하기 싫은 것이고. 또한 납득할수 없는 것이고..

가연과 선민이 안절부절 못했지만 마지못해 재차 입을 열수밖에 없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지금 주인에게 했던 설명을 또 친절하게 해주고 싶을 만큼 한가로운 마음은 그녀들로선 전혀 들지 않았지만 주인이 괜히 주인인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것이다. 그게 자신들의,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되는 위치이고.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여왕님. 공주께선..아, 아니..공주는 이곳에 온 이후로 단 한번도 화장실을 이용한 적이 없습니다. 대소변....이 아니라 똥을..그리고 오줌을 싼적이 전혀 없습니다. 저희들이 이때까지 쭈욱 수발을 들어 왔기 때문에 이것은 확실합니다"

두 메이드 중에 가연이가 나서서 그리 답변했다. 아직까지도 명칭이 꼬여서 나온다. 원래대로면 좀전부터 방침을 바꿨다는 것을 이유로 호된 질책이 떨어질지도 모르고 더 나아가 엄한 문책을 받게 될수도 있는 문제로까지 발전될수 있었지만, 다행히도 지금은 가연이로선 운이 좋을만 했던 것이, 가연의 잘못된 언어표현에 대한 선택을 감지할 만큼 여왕 진설영이 냉정하고 이지적인 심정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여왕의 지금 표정은 붉으락 푸르락 가관이었고, 이마에서 실핏줄이 돋아나기 직전이었다. 금방이라도 악을 써댈것 같은 표정이었다.

"이...이게...도대체가..."

진설영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이 분노를 누구에게 쏟아내어야 하는가? 믿고 싶지도 않은 소리를 왜 자꾸 주위에서 해댄단 말인가?

강희가 진설영의 집에 잡혀온지도 벌써 상당한 시일이 흘렀다. 결코 마냥 짧기만 한 시간이 아니었단 말이다. 자그마치 근 1주일 가량을 이미 이 저택에서 보냈단 말이다.

근데, 그 기간 동안 단 한번도 볼일을 보지 않았다면, 아까 강희가 했던 말이,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칠 법한 그 발언이 정녕 사실이란 소리로 느껴질 정도로 신빙성 있게 다가올수밖에 없는 일이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꽤 긴 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밤이 여섯 번 오고 해가 일곱 번 교체될수는 있는 시간이다. 그 정도 되는 기간동안에 정상적인 사람이 밥을 먹고 정상적인 소화기관의 기능과 배출구의 도움을 거쳐 밖으로 나와야 할 것들을 배출하지 않았을리가 없다.

요약해 말하자면, 똥이 나와도 몇번 나왔고, 오줌이 나와도 몇번은 나왔을 시간으로는 넘치고 또 넘치는 기간이란 말이다.

가연과 선민은 지들 말마따나 근래 계속 강희의 수발을 들어 왔다. 강희를 목욕시키고 양치질 시키고(양치질은 저녁때만 예외적으로 강희가 마취된뒤 행했다) 하는 등의... 욕실을 써야 하는 일은 죄다 그녀들 두사람이 해왔던 것이다.

자신이 강희를 직접 욕실에서 씻기는 일은 나중의 여흥거리로 여기며 남겨뒀었기에, 아직까지 그녀가 직접 강희를 데리고 욕실을 찾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물론 강희가 의식을 잃게 된 뒤에, 혹은 최음제로 비몽사몽하게 만들어놓고 나체차림까지 해놓은 뒤, 즐긴 적은 있지만...그때 그녀나 하녀들 둘이나 공통적으로 강희의 맨몸을 보고 크게 놀랐던 것이 있으니 바로

강희의 <항문>이었다. 깨끗해도 그렇게 깨끗할 수가 없었던 그곳. 인간의 것이 맞긴 한가 의심이 갈 정도로 성결,청결,순결 그 자체로 보이던 그곳.

강희의 똥구멍을 처음 봤을 때 진설영은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들었었다. 오죽하면 강희의 그 부위를 보고 난 후엔 그게 계기가 되어 <여성의 똥구멍>까지도 사랑해주자는 취향을 생성하고 자아내게 하였을까.

그날 진설영은 딜도로 강희의 항문을 보지와 함께 가볍게 쑤셔대긴 했었는데, 러브젤이 발라진 항문에 들어갔다가 나온 뒤의 딜도에선 조금의 변도 묻어나오질 않았고, 냄새 또한 똥냄새를 연상시킬만한 그 어떠한 무엇도 느껴지질 않았다.

러브 젤의 달콤한 향기만 쌉싸름하게 방안을 메웠을 따름이었고.. 진설영은 그게 단순히 가연과 선민이 강희를 목욕시키고 난 뒤니까 향기로운 냄새만 나겠거니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그대로 넘어갔을 따름이었다.

설마하니 그게, <무취표 똥구멍>일줄이야 그녀가 꿈에라도 짐작했겠는가.

그리고 그녀가 멋대로 예상한 것과는 달리 가연과 선민도 별반 진설영과 그달리 다를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가연과 선민은 물론 요 근래 며칠간 계속 강희를 목욕시켜 왔다. 하지만, 강희는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우상이었다. 근황, 그것도 아주 최근의 최근에 와서야, 여왕에 의해 알게 모르게 심성개조가 이루어지고 심성변화가 찾아와 자신들도 모르는 <새디즘> 기질이 일어나 강희를 상대로 <실험>을 해보네 뭐네 하지만 불과 며칠 전 (약먹고 잠든채 친구 똥구멍냄새 맡기 미션 부여받기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강희의 몸에 함부로 손댈 생각도 못했다.

밥먹여주고 씻겨주는것은 어디까지나 여왕이 시켜서 했던 것. 물론 두사람 모두 강희를 수발드는 일에 자원을 하긴 했지만, 막상 뽑히고 난 후에 이래저래 긴장 많이 타기도 했고 강희랑 대화나누는것 자체에 황홀경을 헤매는 지경이었으니 말 다한거였다. 초반만 해도 강희에게 <언니>라고 명칭을 바꾸어 부르는 것도 엄청 쭈뼛거려 할 정도였다.

그랬던 그녀들로서는 정말 그때만 해도 강희를 목욕시키는데 있어서, 다른 곳은 둘째치고서라도 특히나 강희의 은밀한 부위(보지 속살과 똥구멍 안쪽 따위) 같은 곳들을 세척하는 일은 영 잘 못해냈다.

강희의 그런 부분을 자신들의 신분이나 자격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죄의식이 일어날 정도였고, 두사람은 합의하에 일과가 끝난 후 강희의 목욕 시간만 되면 아예 두 눈을 감고 그런 곳들을 씻어내는 방법을 택했다.

예를 들면 선민이가 강희의 상체를 잡고 욕조의 안쪽으로 상체만 끌고 들어와 강희의 배를 비스듬히 욕조 팔 걸침턱 부분에 얹히다시피 상체를 자신의 상반신을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강희의 상반신을 가볍게 덮어내리눌러준다.

일단 그렇게 강희를 OTL 자세로 만든 후 선민은 이어 자신의 두 손을 이용해 강희의 엉덩이를 두쪽 모두 붙잡고 좌우로 벌린다. (이미 이런 동작을 할때쯤 선민이는 눈을 꽉 감고 있다)

그리고 가연이는 욕조 밖에서 샤워기를 틀고 수압을 조절한 후에 뜨뜻한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자신의 왼손으로 강희의 보지가 있는 부위를 손으로 짚어 가며 위치를 어림짐작으로 끝낸 후에 왼손의 손가락들을 이용해 강희의 보지를 좌우로 벌려 조개속살이 드러나게 해서 대음순은 물론 소음순까지 잘 개방되게 만든 후 오른손에 들고 있는 샤워기로 보지 안쪽까지 깨끗하게 씻어주는 것이다. 강희의 똥구멍이야 선민이가 벌려주고 있으니 자신까지 벌릴 필요는 없었다. 이미 이런 작업을 할때쯤은 선민이와 마찬가지로 가연이도 눈을 감고 있었다.

수압을 아주 세게 해놓고 보지 속과 똥구멍 속을 씻겨낸 이유는 자신들이 직접 강희의 그 부위에 손까지 넣어가며 세척을 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아직 중학생이었고 너무 부끄러움을 많이 탔다. 허접하게 대충 정신지배당해 멍~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는 다른 어중이 떠중이들과 달리, 자신들 둘은 절대로 풀려날수 없는 강한 금제를 받게 되었으면서도 인격적인 부분만큼은 그래도 그 널리고 널린 부류들보단 훨씬 제약이 덜 가해져 있었기에, 부끄러움을 타게 될만한 여왕의 명령을 받더라도 절대로 어김없이 철저하게 그것에 대한 일들을 이행하는 쪽이라는 식의 형태가 그녀들이 받는 마인드 컨트롤이었다.

어쨌든 강희의 그런 은밀하고도 은밀한 부위를 차마 세세하게 손길로 만져대고 쑤셔 가며 세척해낼 자신은 없었던 그녀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히 수압을 아주 강하게 틀어놓고 그 강한 수압을 이용해 강희의 똥구멍 안에 박아넣은 후 씻어내거나 보지와 그 주변을 씻기거나 하는 것 정도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가연이나 선민이 강희의 성기나 항문같은 부분을 보게 된 때의 시기 자체는 여왕과 동일했다. 때문에 그녀들 역시 그때 강희가 지니는 항문의 모양새를 보고 감탄도 하고 놀라기도 했던 것이다.

가연과 선민은 사실 근래 저택에서 강희의 손발이 되어 움직이면서 연신 강희의 <용변> 문제를 기이하게 여기고 이상스레 생각하고 있기는 했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깨어 있는 한한 항상 강희의 옆에 있으면서 그녀를 살폈다. 강희가 화장실을 찾고자 하면 언제든지 나서야 하는것도 엄연히 자신들의 몫이었다.

때문에 항상 그녀들이 의식했던 것은 강희의 신체 반응이었다.

이와 관련해 두사람은 하루 하루를 보낼수록 놀래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다.

강희는 저택에 있는 동안 사람이 식사를 하고 보이는 생리적인 몇가지 행동을 전혀 내보이지 않았다.

<트림> 이나 <방귀> 같은 생리현상이 단 한번도 나타난적이 없었다. 물론 어쩜 그것은 그럴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될때도 있었다.

아무리 당찬 척해도, 아무리 사내애처럼 굴어도 강희는 여자애니까. 엄연히 하나의 인격을 지닌 예쁜 여성이니까.

자신들이 있어서 그런 것이 나오려 해도, 신체에서 바래도 일부러 참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고 가연과 선민은 지레짐작했다.

대신 이따금씩 들을 수 있는 다른 소리는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난 후, 그리고 혹은 디저트까지 들고 난 후에 강희의 뱃속에서 가끔 울려퍼진 작지도 크지도 않은 <구르륵> 거리는 소리였다.

그것을 몇차례 듣게 되었을 때 두 소녀는 강희의 눈치를 조심스레 살피면서 (자존심 상할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의 문제기에) 강희에게 질문을 던졌었다.

"속이 안 좋으세요?"

라고 물었던 가연.

화장실이 필요하세요? 를 돌려 물은 것이다. 다시 풀어보자면 < 똥나올것 같아요? > 나 <오줌 싸고싶어요?> 라는 질문이고. 그게 아니라면 그 둘 다이고. (똥싸고 오줌싸고).

자신들은 그 질문을 쭈뼛거리면서 물었던게 기억이 난다. 강희의 자존심을 건드릴수도 있는 문제였기에. 어쩌면 그녀가 화라도 낼까봐, 하지만 만약 화장실 가고 싶은것인데 자신들 때문에 쪽팔려 참는거라면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어쩔수 없이 가연이 용기를 내어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그때 용기르 낸 가연에게 강희는 전혀 화내지 않고 피식 웃으며 이렇게 대답해줬다.

"아냐. 소화되는 거야. 신경쓰지마"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더 이상은 묻지 않았다. 그 이상 대화해봤자 자신의 생각을 굳이 입밖에 낼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소화 다 되고 난 후 조금 있다 나오겠군요> 따위를 일부러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확실히 가연의 생각대로 똥이라는 배설물 덩어리는 인체가 체외로부터 받아들인 음식물을 체내에서 받아들여 각종 에너지원으로 활용 및 충당하고 난 후 충달한만큼 했으면, 신체로부터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불필요한 물질들이 합일화 하여 적당한 크기의 덩어리로 뒤바뀐 뒤 항문이라는 고마운 배설기관으로 튀어나오는 존재이다.

즉, 강희는 지금 <배에서 소화되는 소리를 내네> 라고 했고 그걸 들은 가연의 판단으론 < 똥 곧 나오겠네요?>라는 해석으로 머리속에서 받아들인 직후였는데 그 해답인 <언니 곧 똥싸겠네요?>를 반드시 강희에게 말해야 할 필요는 절대로 없었다는 소리다.

아무튼 가연은 그렇게 잠정 결론 짓고 난 후에 그날 중으로 강희가 그 <소화 뒤에 필시 뒤따를 생리 현상>을 내놓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희가 볼일을 보고 싶다고 말하면 자신들의 역할은 최대한 빨리 강희가 그것에 대한 용무를 빨리 해결볼수 있도록 신속하게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이니까.

하지만....그날 강희는 볼일을 보지 않았다.


그날이 그렇게 넘어가고 다음날 아침 일찌감치 가연은 깨어났다. 강희가 걱정되서이다. 그리고 궁금증도 치밀어 올랐고.

"어떻게 된거지? 오늘 아침에 일을 치르시려나? 언니..."

가연은 아침에 깨어난 강희에게 창피함을 무릅쓰고 다시 물었다. 옆에서 계속 눈치 주는 선민의 눈길을 의식하면서도.

"언니.. 속은 어디 좀 불편하신데 없구요?"

아침 첫인사인 "일어나셨나요?" 나 " 좋은 아침이에요" 등을 모조리 생략하고 건넨 그날의 첫마디였다.

어제보단 훨씬 직설적으로 묻네? 라는 생각에 피식 웃으며 강희는 말했다.

"응! 전혀 문제 없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앞으로는 걱정하지 마."

앞으로는 이런 문제는 쭈욱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강희는 그리 말해준 거였지만 사정을 모르는 가연 입장에선 걱정이 안될수가 없었다. 저러다 언니 변비 걸리는거 아냐? 분명 참고 있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가득했었다.

가연은 그 뒤로 선민이하고만 그 일을 조용히 상의하며 이 문제를 여왕 진설영에게 보고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를 두고 무지 고심했다. 결국 그 일에 대한 문제는 언급할수가 없었다.

진설영은 강희를 붙잡아 온 뒤로부터 심력을 많이 소모해 수면시간도 길었고, 강희 문제로 돌아다녀야 할 일, 해결해야 할 일, 손봐야 할 일, 닥터와 상의해야 할 일 등으로 무지 바빠 보였으며 신경이 꽤 곤두서 보였다.

그런 진설영에게 가서 <공주님이 이상합니다. 똥 안 싼지가 오래 됐습니다> 라는 말을 하러 갔다간, 뭔 되도 않는 헛소리를 보고랍시고 하러 왔다고 혼쭐이 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가연과 선민은 그 문제에 대해선 두사람끼리만 알고 누구와도 상의못하고 자신들끼리만 껴안고 낑낑 앓았다. 만약.. 이건 정말 만약이지만 강희가 혹시 배 아픈데 그거 참고 또 참다가 입고 있는 흰 팬티에 금빛 찬란한 오줌이라도 한가득 수놓아버리면 어쩌나 하는 고민은 그래도 2차적인 고민이었다. 희고 뽀얀 엉덩이만큼이나 희디 흰 저 팬티에다 똥이라도 불쑥 싸버리는거 아닐까? 갑자기? 하는 생각을 할때면 모골이 다 송연해지는 두 사람이었다.

너무나 심각한 걱정에 두 사람은 일과가 끝난 매일 밤마다, 강희를 씻기는 그 시간 때마다 그녀의 팬티를 벗긴 뒤에 까뒤집어봤다. 물론 똥냄새가 나나 킁킁거려보려고 뒤집어본건 아니다. 다만 혹시 미량의 소변이나 대변이라도 묻어나 있나를 살펴보려 했음이다. 만약 그렇기라도 하다면, 강희는 봐야 할 볼일을 참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니까... 그리고 그녀들이 누차 확인해봐도 강희의 팬티가 더러웠던 일은 한번도 없었다.

아무튼 ..기뻐해야 하는건지 불안해야 하는건지 몰라도....하루..그리고 또 하루..그리고 그다음날 또 하루가 지나도...

강희는 똥을 싸지 않았다...그리고 오줌도 싸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다되도록 시간은 흘러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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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해? 정말 단 한번도 똥오줌을 안쌌어?...일체 볼일을 본적이 전혀 없었단 말이야? 오늘 이때까지?"

"..예. 그렇습니다. 절대적인 사실입니다.."

자신들을 향해 인상을 가득 찌푸리며 시선을 주고 있는 여왕이었기에 죄지은거 없으면서도 이래 저래 겁이 난 가연과 선민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했다.

"하....하아....."

기운이 갑자기 쭈욱 빠지는 것 같자 진설영은 한숨이 나올수밖에 없었다.

"그게 뭐야..그게 말이 돼? 나...난 인정할수 없어...그게 사실이라면..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그건" 도대체 왜 산거야? 난 이제부터 강희를 사정봐주지 않고 조교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준비해놨단 말야. 크나큰 기대를 가지고! "그것" 을!!"

아무리 생각해도 욕지거리가 입속을 우물거리고 돌아다니면서 입밖으로 튀나오려는 판이다.

어떻게,...상식적으로 도대체 앞뒤가 안 맞지 않는가.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아무리 강희가 예쁘다고 해도( 예쁘다는 것과 대소변배출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마는..) 어떻게 똥오줌을 안 싸고 산다는 건가?

진설영은 근황에 들어서서 강희의 항문에 아낌없는 사랑과 관심을 베풀 아량을 기르기 위해 독자적으로도 따로 신경을 써놓을 정도로 이미 크나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고, 그 항문이란 부위와 결부하여 강희의 <배설물> 문제도 상기하게 되었으며, 때문에 여러 모의 의미에서 자신에게나 강희에게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매우매우 중요하고도 특수한 목적을 용도로 하는 아이템 하나를 성인용품점에서 필히 <신경써서> <눈여겨 봐둔> 것을 구입해 준비해놓은 상태였다.

이 아이템은 바로 그날, 그러니까 최근 진설영이 강희의 학교와 부모를 만나고 돌아온 그날 성인용품점도 방문하면서 사다 놓았던 것이다.

그건 자신이 둘러보고 또 둘러본 뒤에 가장 그녀의 맘에 든, 고르고 골라 선별된 훌륭한 놈이었다. 그 대단한 아이템 녀석의 존함은 <정조대> 라고 한다.

정조대.

말 그대로 여성의 <정조> 즉 여성의 <순결>을 지키기 위함을 목적기반으로 두고 만들어진, 인류, 특히 여성에게 있어 중대하기 그지없는 목적을 부여받고 이 땅에 탄생하게 된 훌륭하기 그지 없는 도구 같지만...

그건 허울 좋게 들리는 겉치레일뿐, 실상은 <노예의 상징>으로 통하는데 이것보다 더 빛나는게 없을 정도로 현대시대에 와서는 여성에게 있어 <수치심의 극대화를 끌어내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도구감>으로 격상되어 있는 물건이었다.

더구나 이녀석의 고약한 역할은 더더욱 발전하여, 단순히 그걸 차고 있어야 하는 여인으로 하여금 <정조> 문제에만 관여 하는게 아니라 <배설> 이라는 낯부끄럽지만서도 필수생리적인 욕구 문제에까지 <간섭>하는 역할까지 도맡고 있는 사악한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는 놈이었다.

이 정조대란 녀석이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있으면, 차고 있는 여성으로선 단순한 <곤혹> 차원이 아니라 무한에 가까운 수치심을 유발시키는건 아주 쉬운 일이다.

어찌 보면 <정조>문제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 아주 초장기간으로 돌입하게 되거나, 그걸 차게 되는 여자가 엄청난 색녀가 아니기만 하다면일때의 이야기이지만..

정조대의 본래 역할은, 남편이 부재중일때 다른 사내와 놀아나는 간통같은 류의 범죄예방 차원에서 아내들에게 그걸 채웠던 것이지만, 그놈의 섹스 문제는 남편이 돌아올때까지 어찌 어찌 참을수도 있다.

하지만 <배설> 문제는 전혀 이야기가 다르다. 하루만에, 이틀만에 똥을 싸게 될수도 있고, 오줌이 마려울수도 있는 일이다. 그럴땐 당연히 볼일을 화장실에서 시원스레 해결해야만 하는데, 이 거머리같은 놈이 붙어 있으면 그 여성은 <청결함>과는 거리가 백만 광년쯤 떨어져 있는 신세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보지구멍과 똥구멍을 둘다 차단해놓고 있는게 정조대의 구조다. 부인들은 남편으로부터 항문 쪽의 경우는 <완벽 통제> 받는 성기 일대와 달리 <부분 통제>를 받게 되어 있다.

정조대에 사용되는 자물쇠는 두개이다. 하나는 보지구멍과 요도구 주변을 막고 있는 부위 일대를 열수 있는 곳이고 또 한 부위는 똥구멍과 회음 일대를 막아놓는 역할을 하는 자물쇠이다.

자물쇠가 두개이니 열쇠 또한 물론 이와 세트인 이유로 두개인데, 아내는 외출하게 되는 남편으로부터 항문을 막아놓고 있는 자물쇠를 열수 있는 열쇠는 부여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대대적으로 정조대라는 물건이 성행하던 15,16세기 같은 경우, 통쇠로 이루어진 정조대 자물쇠들은 열쇠 구멍이 꽤 큰 경우가 많았다.

여자들은 남편으로부터 성기부위를 개방하는 열쇠를 부여받진 못하더라도 그 열쇠구멍 틈 사이를 잘 이용해 어찌어찌 오줌을 쌀 순 있었다. 대변 아닌 소변은 그렇게 보는 게 가능했다. 가늘기도 대변보다 현저히 가늘거니와 일단 방향만 아래쪽으로 잡고 어떻게든 싸기만 하면 대변과 달리 몽땅 액체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는 배설물이니 체외로 사출시키기가 훨씬 용이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변의 경우는 전혀 이야기가 틀려진다. 그것은 완전한 고체 덩어리는 절대 아니지만 상당한 응고성을 갖춘,...체내수분을 어느정도 함유한채 그것과 함께 체외로 배출되면서도 일정 수준의 <딱딱함>을 머금은 말 그대로 <덩어리>의 형태인 것이다. 매우 굵고 , 또한 매우 길다란 놈이 나오려 해댈수도 있다. 그놈은 따끈따끈하고도 아주 강렬한 존재감(향기로운 똥냄새..) 을 피력하면서 세상 밖으로 자신을 드러내려 할 것이다.

그런 무시무시한 놈은 도무지 열쇠의 도움을 비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 따위 일체 생각할수도 없다. 그런건 정조대를 차게 되는 운명에 놓여 있을 경우의 그녀들로선 차선책이 있을래야 있을수가 없는 유일한 선택이다.

열쇠 구멍이 아무리 넓다지만, 설령 아주 큰 놈은 손가락 하나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굵기를 자랑하는 놈이라 할지라도(참고로, 이 구멍틈새를 이용해 스스로의 손가락이나 기타 그정도 굵기의 가드다란 놈을 이용해 자위를 하는 걸로 정조대를 찬 동안의 기간을 견뎌 나간 현명한(?) 여인들도 풍문으로 들리는 바에 의하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정도의 틈새 사이로는 도무지 그놈을 제대로 잉태시킬수가 없다.

아니, 잉태시킬수는 있다. 다만 기형물(?)이 나오는 결과만큼은 결코 피해갈수가 없을 것이다. 뿌직뿌직 거리며 싸재끼는거야 정조대를 차고 있는 그녀들 맘이지만, 열쇠 없이 밑도 끝도 없는 작전으로 그렇게 와락 밀어붙여버리면 엉덩이와 엉덩이 사이 계곡 사이에 그것들이 구름같은 형태로 피어나면서 아주 상냥하게 그녀들의 예쁜 궁둥이 여기저기에 덕지덕지 퍼져나갈테고, 그녀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찝찝함을 반드시 느껴야만 하게 될 것이다.

ㅜ자 모양의 정조대를 풀어낼수 없다면, 이미 똥구멍과 회음 주변에 퍼질대로 퍼져버린 내부의 그것을 긁어내 제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남편이 아주 오랜 기간 있다가 온다면, 아니 설령 단기일 내에 온다고 해도, 재수 없으면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이 싼 대변으로 인해 <똥독> 오르기 십상이었다. 그렇게 되면 말도 못할 정도로 고생하게 될 것이다. 똥구멍 주변이 가려워 미치는 그 기분은 정조대 찬채 열쇠구멍틈사이로 똥싸기 시도해본 같은 운명의 여인들만이 서로 동련상련을 느낄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간에 일이 그렇게 되면 그녀들은 슬픈 마음으로 자신이 똑바로 잉태하는데 성공시키지 못한 징그러운 자신의 피조물(자신들이 낳은 물질이니까) 을 슬픈 마음으로 구슬피 울면서 <왜 내가 열쇠 없이 똥싸기를 시도했을까?> 하며 두고 두고 통탄에 젖을 일이 발생하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런 아주 중요하고도 심각한 문제점 때문에, 정조대를 차게 되는 아내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항문일대를 O자 모양의 구멍으로 일정 부위 열수 있게 해주는 열쇠만큼은 남편으로부터 필히 받아내야만 했다. 그걸 받아내지 못하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크나큰 고생을 하게 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 열쇠만 있으면 <부분 개방>이 이루어져, 원활하게까지는 못해도 그런대로 <배출을 시킬수는 있는> 수준 정도로, 한마디로 똥모양다운 똥덩어리는 내놓는게 가능했다.

물론 열쇠로 부분 개방을 시킨다 해도 아무 문제점 없이 편할대로 편하게 볼일을 볼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볼일을 봄에 있어 시종일관 긴장의 연속, 그러니까 긴장감을 절대 늦추지 않은 채 똥을 어떻게든 깔끔히, 훌륭하게 잘 싸는 것에 대해서만 몰두하여 일을 깨끗히 해결봐야 한다. 안 그러면 정조대 안쪽과 자신의 엉덩이 주변에 변이 약간이라도 묻어날수도 있고, 그럼 극소량일지라도 그걸 긁어내 일일히 처리하는 것 또한 난이도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일로 발전할수도 있다. 아무튼 이래저래 신경을 잘 써야 일이 정조대 좋고 항문 좋고(?) 하는 일로 끝마무리가 잘 매듭지어질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부분 개방>을 해도 이처럼 조심해야만 대변을 <그런대로> 쌀수 있는 수준으로 그치는 것일까? 그것은 궁극적으론 이 물건의 본목적인 <정조>니 <순결>이니 하는 부분과 다시 연결되게 된다.

<완전 개방>을 해줄 수는 없다. 완전 개방이라는건 말 그대로 완전 개방. 보지구멍, 똥구멍 다 개방되어 있는, 한마디로 정조대 자체가 아예 안 채워져 있는 상태이다. 자신의 소중한 아내( 소중한 아내한테 그런 짓거리를 왜 하는지 자체가 의문인 도구를 사용하지만..)의 그곳을 그렇게 무방비하게, 그리고 다른 수컷이 자신이 없는 동안 공략하고 쉽고 취약한 상태로 내버려두고 그냥 갈수는 없다. 그러니 정조대를 채우는것 아닌가.

그러니 절대로 완전 개방을 시켜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부분 개방을 해준다 해도 볼일을 보게 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그 부분 개방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일부러 불완전하게 취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만약 똥을 싸는데 있어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O자 구멍이 드러난 정도가 크다면, 그 부분을 노리고 들어오는 놈이 있을 수도 있었다. 자신 없는 동안 그 부분을 이용해 아무 어려움 없이 자기 아내와 항문성교를 즐길수 있는 놈이 있을수도 있단 말이다. 그러니 어떤 수컷이 되었든 그놈의 똘똘이(자지)가 함부로, 그리고 절대 드나들수 없도록, 자신의 아내의 예쁘고 섹시한 냄새(?)를 가득 풍기는 똥구멍을 맘대로 탐닉할수 없도록 하기 위해 O자 구멍의 크기를 실용성은 지켜지면서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단 말이다.

얼마든지 가정할수 있는 문제였다. 보지주변 일대는 아예 열쇠구멍을 이용해서만 쌀수 있게 하고 열쇠를 안내주는 이유도, 일단 그렇게 해서 소변 해결은 가능하기 때문이고, 열쇠를 아내에게 안 주어서 보지공략도 받을수 없게끔 해놨으니, 자연 녀석들이 호시탐탐 노릴 곳은 항문으로 정해져 있는 마당이었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해놓으면 절대 쇠의 둥근 면이 방해를 해서 귀두를 항문성교 내내 학대하고 싶은 녀석이 아닌 이상 그런 시도를 할 놈은 현저히 적었다.

현저히 적었다는 말은 있긴 했다는 말이다. 그 현저히 적은 부류에 포함되는 년놈들은 그 부위를 이용해 하나되기를 시도했다가 양쪽 모두 심각한 병균을 얻어 사내놈은 귀두와 자지, 불알주변 일대를 여성으로부터 똥독을 옮겨받아 고생하게 되고, 여인네 쪽은 O자 구멍 주변에 퍼진 사내놈의 말라썩은 정액과 자신의 똥이 섞여 지독한 똥독이 올라 고생하게 되는 케이스였다. 그것들은 기본적인(?) 벌이었고 간통혐의를 알게 된 남편으로부터의 법적 절차에 따른 엄벌은 별개의 문제일 터이다.

암튼 이와 같이 정조대는 <순결>과 <배설> 문제에서만큼은 엄중하고도 <지독한> 관리체계를 거치게끔 하는.. 차야만 하는 대상으로서는 이래저래 고생은 고생대로, 수치는 수치대로 가져다주게 하는 무섭고도 두려운 아이템이랄수 있었다.

진설영이 여태껏 정조대를 채워본 인물은 그 수많은 수집여품(여체들을 수집하니까) 중에서도 단 한명도 없었다.

대신 선물해본 적은 있었다. 그것을 받았던 인물은 여탕 주인 정유림이었다.

진설영과 정유림은 당시에만 해도 기호 차이가 있었다. 자신과 달리 여탕 주인 정유림은 여자애들의 몸에서 나는것, 그리고 사랑해주는 부위에 차별이 없었다.

진설영 자신도 아름답고 예쁜, 그리고 귀여운 여자애들이 건강미 넘치는 땀내 그 자체나 자극적인 겨드랑이 냄새, 혹은 발냄새같은 체취는 응당 충분히 사랑이 넘치고도 남았지만, 그때만 해도 여자애들의 <똥오줌>까지 사랑해주는 처지는 못 되었고, 볼일을 보고 난 후의 그곳들을 애무해주거나 핥고 빨아준 경험도 없었다. 세척이 되고 난 후에 대령된 것들은 닳아지도록 여기저기 핥아준 경험이야 얼마든지 있었긴 하지만 말이다.

정유림의 경우엔 대단했다. <레즈비언>적인 성향 자체의 깊음만 놓고 보면 자신도 더하면 더했지 정유림보다 꿀릴게 없다는 생각이었고 정유림조차도 스스로 인정하는 바였지만(맘에 든 여성에 대한 집착관념 같은건 진설영이 정유림보다 훨씬 우위였다) 진설영이 보기에도 정유림의 여체에 대한 <아낌없는 애무> 스타일은 인정하고픈 대단한 면이 분명히 존재했다.

정유림은 여자애들의 손목을 묶어 발끝이 지면으로 떨어지게 한 뒤 천장에 대롱대롱 묶어놓고 양 다리가 벌어진 ㅗ 자나 혹은 그와 유사한 형태로 묶어놓고 간지럽히면서 애무하는 수법을 즐겨 했다.

그녀는 이쁜 여체들의 몸 여기저기를 구석구석 때 밀어대기를 즐겨 했고, 얼굴이 예쁘면 예쁘게 생긴 아이일수록, 발바닥이 귀여우면 귀엽게 생겼을수록 집착을 강하게 내보이면서 신나게 발바닥의 때를 벗겨댔다. 매달린 여자애가 침을 끝없이 흘리며 웃어대고 발바닥 껍질이 벗겨지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새빨개져도 결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즐거워하면서 열중을 더 쏟을 뿐이었다.

그녀의 그러한 노력(?)때문에 잡혀 있는 여자애들은 모두 발바닥이니 겨드랑이니 하는 부위에서 수북한 땀을 내쏟았고, 그 모진 간지럼 자극에 의해 오줌을 지리지 않은 여자애들은 여태 한명도 없었다. 별수 없이 소변이 심하게 땡길 정도로 그녀들은 크나큰 자극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의 보지는 난액을 흘릴대로 흘려버려 그것이 보지에 1자로 꼽힌채 진동하고 있는 바이브 전체를 타고 흘러내릴 정도였다.

자극받은 항문들에선 똥냄새가 심하게 새나왔다. 진설영은 당시에(정유림에게 놀러가는 때) 그런 상황을 볼때마다 그런 냄새가 그저 역겹다고 느껴졌고 그 상황이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었다.

아무리 얼굴이 이쁜 여자애라곤 하지만 저 냄새는 분명 향기롭다고 할 만한것과는 차별되는 냄새 아닌가. 발바닥과 겨드랑이에 달라 붙어 있는 때도 더럽기 그지없는 것들이고.

그런데 정유림은 그런 것들이, 자신이 잡아놓고 있는 여자애의 몸에서 나온 그러한 체취와 물질이 세상에 다시 없을 흥분적인 소재라도 되는 것처럼 마냥 황홀한 표정을 취하며 행동하는 것이었다.

정유림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천장에 土자의 자세로 매달려 있는 여자애의 겨드랑이와 발바닥에 덕지덕지 달라 붙어 있는 때를 하나하나 오른손으로 털어내 자신의 왼손에 그러쥐었다. 그리고는...

그것들을 꿀꺽거리며 그대로 먹었다..

당시에 그 모습을 보며 몇번이나 침을 꿀꺽거렸는지 모를 일이다. 침음성을 삼키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진설영의 시선이 느껴졌었는지 정유림이 웃으며 말했다.

"어머?~ 회장님. 죄송해요. 추잡하게 느껴졌나요? 하지만...회장님껜 회장님만의 방식이 있는것처럼 저한텐 이게 바로 여성을 사랑하는 방식의 일부모습이랍니다. 호호호~~"

단지 그렇게만 말하며 정유림은 이번엔 그 여자애의 발바닥에 혀를 대고, 뒤꿈치부터 시작해 위로 기어올라오며 느긋하게 발바닥들에 붙어 있는 검은 때들을 맛나게 핥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독특한 애무의 마지막은 그 여자애의 항문을 정유림이 킁킁거리고 열심히 냄새맡으며 여자애의 엉덩이를 한껏 벌리고 활짝 드러나진 냄새나는 똥구멍 속살에 혀를 뾰족하게 세워 깊이 꽂아넣으며 그 아이의 똥냄새를 음미하고 변맛을 보는걸로 일단락 되었던걸로 기억한다.

진설영에게 있어서 그 장면은 매우 인상적인 장면으로 뇌리에 깊숙이 박혔다.

<나라면...만약 나라면 그렇게까지 할수 있을까? 저런 부위까지..저런 것들까지 차별없이 애무해주고 살펴보고 하는게 가능할까?>

그때의 그 장면은 단순히 더러운 장면으로만 치부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일 이후로 진설영은 정유림을 또다시 찾으며 간간히 대화를 나누어본 바, 정유림이 여성의 <똥을 먹는> 것을 제외하곤 모든 것을 다 해줄수 있는 취향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정유림의 말대로라면, 여자애들의 똥을 먹을수도 있는 자들도 분명 존재하는 모양인데, 자신은 아직은 그정도의 수준은 되지 못한다며. 수양이 부족하다(?)는 말을 덧붙여 진설영으로 하여금 또한번 눈이 동그래지게 만들었다.

물론 진설영도 새디스트로서 그런 자들의 존재를 진즉에 알고는 있었지만, 현실감이 영 없었다. 항상 그랬다.

어떻게 그 냄새나는 것을, 어떻게 그 더러운 것을, 어떻게 그 지독한 것을 사랑하고 어루만지고 해댈수 있을까 싶었다.

그녀의 그 가치관에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변화를 가져다준 첫번째 존재는 나유미였다.

나유미를 처음 만나게 되었을 때, 그녀는 약물혼절해 있었다. 정유림으로부터 사정을 들었다.

근래 들어 발견한 최고의 먹잇감인데, 여러모로 놓고 봐도 여태껏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 발견했던 것 중 상질 중에서도 상질의 특상품이었단다.

나유미는 예전의 어떤 여자애와 유사한 형태인 자세로...정확히는 ㅗ 자의 자세로 매달려 있었었다. 고개는 떨구어진 채 입에는 볼개그가 채워져 있었고, 눈꺼풀은 반개한채 비스듬히 감겨 있었다.

중간 중간 파져 있는 볼의 홀 사이로 삐죽삐죽 흘러나오는 새하얀 침이 더할나위 없는 관능미를 뽐내면서 구속되어 있는 중에서도 그녀가 아름다워 보이는데 있어 일조를 넘어선 부각적이다 싶을 정도의 상황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자세도 자세였고, 아무래도 최음제 계열에 당해 있었나본지, 풀린 눈으로 침 질질 흘려대던 나유미의 상태는 지극하다 못해 쉰내라 여겨질 정도의 땀내가 풍겨나오고 있었다.

그런 자세로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진설영이 방안에 있으면서 후각으로 가장 빨리 의식하게 된 것은 나유미의 항문에서 분명 뿜어져 나올 강렬한 똥냄새였다.

일전에 土자로 매달려진채 땀내음 섞인 똥냄새를 풍겨대던 여자애와는 달리, 이번에 나유미로부터 비롯되어 맡아본 똥냄새는 진설영으로부터 묘한 쾌감과 자극감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나유미가 그때의 그 여자애보다 더 예쁘게 생겨서였을까?

확실히 나유미는.. 진설영의 입장에서 보아도 여태 보아왔던 미모 중 부동의 1위(강희와 유정을 알기 전이었기에) 를 달리는 수준이었다. 굳이 유미와 약간이라도 해볼만한 수준의 여자애라면, 생각이 날듯 말듯한 여자애가 있긴 한데, 언제부터인가 약간 질렸다고 생각될 차에 왠지 모르게 사라져버렸다.(진설영은 기억 못하지만 그 여자애는 닥터 솔의 연구소로 와져 열심히 똥오줌 싸가며 간지럼고문 받고 있었다)

참으로 예쁜 얼굴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는 자신의 마음이 이토록 자극받을 이유는 없을 성싶었다. 진설영은 또다른 이유를 타진해보다가, 나유미가 매우 도도하고도 거칠며, 성깔이 꽤나 대단해 보이는 인상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즉각 정유림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오늘 처음 잡은건가요?"

정유림은 고개를 도리질 치면서 즐거운듯한 웃음을 지었다.

"아뇨. 오늘로 세번째에요. 올때마다 혼자 왔죠. 덕분에 작업처리하기도 쉬웠고, 재미보는것도 오늘로서 이렇게 세번째에요. 호호~ 저로서야 횡재한 심정이죠. 이정도 수준의 애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니까요"

"정말 얼굴 보니 틀린말이 아니다 싶네요."

"어머? 회장님은 물건들을 엄청 많이 상비해두고 계신걸로 알고 있는데..설마 제 유일한 재산(?)이랄수 있는 이걸 노리시는건 아니시겠죠? 만약 그러시다면 전 걱정이 태산이에요"

농담섞인 불안감을 내비치는 정유림을 바라보며 설영은 피식 웃어줬다.

"유림씨가 먼저 찾은 먹잇감이니 가로채가진 않겠어요. 근데..오늘이 세번째라구요?"

정유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맨 처음 방문하고 돌아갔을땐 다시는 볼수 없겠지 하고 아쉬워했는데, 이렇게 세번째 찾아온걸 보면 자신이 기억을 못하는동안 겪게 되는 일들을 무의식중으로는 즐기는걸지도 모르겠네요 호호. 제 손맛을 맘에 들어하는걸지도요"

설영은 자신이 궁금하던것을 물었다.

"세번이나 왔었다니 하나 묻죠. 혹시 이 애 성격을 좀 알수 있을까요? 대화같은거 조금이라도 해봤나요?"

"네. 많이는 아니지만요. 엄청 괄괄하답니다. 장난 아니에요. 이애가 깨어있는 동안엔 사실 몇마디 붙여보기도 힘든 분위기에요. 얼른 약먹이고 이런 상태로 만든 뒤에 그냥 편히 즐기는 수법을 취하죠. 상태가 이래도, 꽤 예민해져서 여기저기 만져주면 좋아하는듯한 소리를 꽤 내주거든요. 호호~ "

"괄괄하다면...도도할듯한 성격일수도 있겠군요. 흐음.."

무언가 생각하는듯하면서 눈빛을 빛내던 설영.

흐뭇한 심정이 맘속에 자리하는 것 같았다.자신은 역시 이러한 성격을 소유한 여자애들이 좋은가보다. 암만 이뻐도 순해빠지고 청순하기 그지없는 여자애들을 조교하고 구워삶아보는 작업은 영 밋밋하다.

자고로 옛 말에, 강간의 달인들(?)께서 이르시기를..

옷도 스스로 벗는 계집보다 벗기 싫어하는 계집의 것을 억지로 벗기는 게 더 흥미있고, 가랑이도 자청해서 벌리거나 꼬리치는 계집의 것보다는, 절대방어모드로 바락바락 기어오르는 계집의 거기를 찍어눌러주는게 진정한 쾌감을 느끼는 법이라 했다.

역시 새디스트의 입장에선, 최대한 반항끼로 똘똘 뭉친 년들을 육노예화 해가는 과장이 스릴 넘치고 재미있다는게 진리라도 되나보다.

아무튼 나유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그녀의 평소 성격을 대입시켜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자 갑작스레 자신의 후각으로 접해져 오는 나유미의 똥냄새가 좀전보다 한층 더 자극적이고도 매력적인 소재로 느껴졌다.

레즈비언이라곤 하지만, 진설영이 여자애의 똥냄새를 맡으면서 흥분감을 미력하게나마 느껴봤던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일로 인해 진설영은

"도도하고 성깔있는 여자애의 것이라면, 이런 냄새도 일부러 맡아볼만한 가치를 지닐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는 감상평까지는 내게 되었다.

물론 그건 시초 중의 시초적인 감각이었고, 본격적으로 계기를 끌어내게 한 장본인은 <최강희>란 여자애의 <항문>으로 인해서였지만..

여하튼 그때 당시의 일은 그게 계기가 되어 진설영은 나유미에게 이런저런 관심을 크게 가지게 되었고, 정유림과 결탁해 나유미의 조교작업에 착수, 자신의 능력을 약간 이용해 나유미를 쥐도 새도 모르게 숨기는데 성공, 알리바이까지 확보해놓은 뒤 그녀의 신병을 정유림에게 넘기고 철저한 마조노예 조교에 들어간다. 콧대높은 나유미였지만 체계적인 단계별 육노예화에 의해 결국 나락에 빠지게 되었다.

그 일로 인해 자신은 정유림과 부쩍 친해지게 된다. 정유림은 나유미를 항상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하고 싶다는 환상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고, 진설영의 손에 의해 그것이 실현된 것이나 마찬가지었으니까. 선물해 본적은 있었다는 정조대 이야기도 바로 나유미와 관련된 이야기다. 진설영은 나유미에게 채울 정조대를 정유림에게 선물했었던 것이다. 그 정조대는 후에 나유미가 철저한 마조 및 육노예화하여 새로이 재탄생되게 하는데 있어 사람으로 치면 일등공신격인 아이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무튼 진설영도 강희를 납치하는데 있어 전폭적인 공조 역할을 해 납치 성공까지 이루는 쾌거도 정유림의 도움으로 이래저래 수월한게 암튼 많았다. 정유림은 나유미 건을 생각해서라도 어떻게든 진설영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으리라.

그리고...만에 하나. 정말 일이 잘 풀린다면 자신에게 강희의 신체가 할당되는 호사가 생길수도 있는 노릇이었으니, 진설영을 돕지 않을 이유가 정유림에게는 아무것도 없었기도 하다.


설명은 길어졌으나, 결과적으로 놓고 말하자면, 진설영은 나유미 건과, 최근 강희의 항문을 통해 느꼈던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정조대>의 필요성을 강렬히 느꼈고, 솔직히 말해서 이젠 그녀 본인부터가

배변을 하고 난 직후에 있을 강희의 <항문 냄새>와 <대변 그 자체> 등에 대해서 관심의 정도가 크나크게 상승해 있는 상황이었다. 이젠 은근한 정도가 아니라 여러모로 기대하고 있는 것도 많았던 것이다.

강희의 똥을 보고 싶었고, 강희가 똥 싸는 모습 역시도 보고 싶었다. 강희의 똥의 생김새가 궁금해 견딜수가 없었고, 강희가 싸고 난 직후의 똥을 얼마든지 냄새맡아보며, 연신 킁킁거려보며 관찰적 시점에서 시종일관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피어오르고 있었던 근래였다. 뭣보다도 정조대가 채워지고 난 후에, 그 아이템으로 인해 이래저래 고생을 하게 되는 모습의 강희를 상상하자, 설영은 흥분이 안될려야 안될수가 없었다. 똥에 대한 바램(?)이 그러하니 오줌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

그런데....그런데.... 최강희가 볼일을 안 본다니..도 아니고 못 본다니...이게 대체 무슨 마른하늘에 벼락 때리는 격인가 말이다.

"....똥오줌을 안 싼다니...정조대를 채워봐야 유명무실해지기에 이보다 좋은 일도 없을 지경이네. 도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몸구조인거야?"

진설영은 잔뜩 이마를 찌푸리며 강희를 바라봤다. 이 여자애의 몸에는 아직도 수많은 비밀이 무궁무진할 정도로 숨겨져 있는 것일까? 역시나 한시도 함부로 얕볼수 없는 무시무시한 육체라고 생각하며 진설영은 몸을 살풋 떨었다.

강희는 지금까지 가연과 선민, 여왕 사이에서 간간히 이루어지는 대화를 조용히 듣고만 있다가 여왕이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자 피식 웃으며 입매를 열었다.

"어때요? 이젠 좀 믿겨지세요? 제가 볼일을 안본다는 말이?"

".........."

딱히 당장에 대꾸할 말을 찾을수도, 찾기도 싫었던 여왕은 일단 침묵을 택했다. 강희는 순간 키득이더니 마치 그런 여왕이 불쌍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호언장담이란건 함부로 할게 못돼요. 제딴엔 반드시 가능할거라고 보고 결행해봐도, 막상 벌여놓고 보니까, 일이 틀어지기 마련이니까요. 인생이 뭐. 그렇고 그런것 아니겠어요? 아하핫~!! 하하핫~!"

홍소 가득찬 강희의 웃음소리를 여왕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듣고 있으면서 입술을 피가 나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한차례 세게 씹어물었다.

지금 이 상황은 대체 어떻게 되먹은 상황이란 말인가.

눈앞의 여자애는 사지가 결속된 상태로도 모자라 눈가에는 안대까지 채워져 있다. 자신은 그 어떤 것에도 제지 받지 않는다. 자신을 어쩔수 있는 무언가는 현재 이 세상에서 그 무엇도 없고 하나도 존재치 않는다. 그런데..그런데도 눈앞의 여자애의 웃음소리 하나가 자신을 이토록 비참한 심정으로 만들 수 있다니..

강희의 웃음은, 마치 지금 순간만큼은 입장이 뒤바뀌어져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끔 하는 묘한 마력이 담겨져 있는 듯했다. 강희는 정말 지금 이 문제(똥오줌싸는건 허락 받고 못받고가 상관없다는 문제) 에서만큼은 확실한 승리자의 입장이었고, 때문에 그녀의 홍소는 어찌 들으면 여왕 딴에는 치기 어린 웃음으로 치부해버려도 상관없을 정도였지만 여왕에겐 그게 그렇지가 않았던 모양이다.

부르르...

굴욕이다. 이건 굴욕이다. 강희의 말마따나 자신은 이젠 정말 호언장담을 해도 되는데 있어 충분한 조건을 소지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아직도 모자르는게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자름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인가?

답은 금방 나왔다. 정답은 <정보량의 부재> 였다.

"...데이터 수집을 더 많이 했어야 했어..."

후회스러웠다. 후회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강희는 절대 평범한 여자애가 아니라는 것을 항시 상기하고 또 상기해야 했다. 그녀는 방심을 해선 안되는 존재다. 언제든 저 사나운 턱을 치켜들고 이 우리를 부셔제낄 듯 날뛰어댈수 있는 힘을 내재하고 있는 존재였다. 그리고 뭣보다도 저 몸은 미스테리 그 자체였다.

설영의 속상한 마음을 눈치챈 것인지 강희는 속을 더 긁기 시작했다.

"뭐 괜찮아요?~ 오늘의 일을 계기 삼아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으면 돼죠 뭐. 안 그래요? 뭐..또 반복하고 싶으면 또 그래도 되지만...킥킥.."

강희의 킥킥거리는 소리가 조소로 들리자 여왕은 순간 정신이 어느정도 드는것이 느껴졌다. 조소로 느껴지는 법한 저 웃음소리가 들리자 머릿속이 어느정도 냉정하게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다.

여왕. 진설영의 눈빛이 차갑게 식으면서 머리가 점차 회전하는데 있어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자신은 여왕이다. 지금 이 자리엔 가연과 선민도 있다. 그녀는 절대적이고 추상같은 권위와 위엄을 내보일 필요를 느꼈다.

자신은 그래야만 한다. 그녀는, 여왕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신보다 한참 어린, 기좀 세고 약간 특이할 뿐인(?) 계집애 하나에게 쩔쩔 맬순 없다. 이건 기 싸움의 문제이다. 여기서 밀릴순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포획자의 자존심이 그걸 용서치 않는다. 얌전히 잡혀 있어야 할 <먹잇감> 주제에 어디서 감히..

진설영의 눈가가 싸늘해졌다.

그래....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럼 나도...거기에 좀 맞춰줘 볼까?

진설영은 슬슬 눈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조용히...아주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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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확실히 네 말이 맞는 것 같구나. 그 점에 한해선..지금의 나로선 너에게 어떠한 반론도 제기할수 없겠어. 확실히.. <그 점>에서만큼은 말이야..."


눈이 보이진 않지만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어감만으로도 상대방의 분위기가 급전환되었다는 것에 대한 파악 정도는 강희의 정신상태가 약간 오락가락 하는 처지라곤 하지만 그정도야 일도 아니었다.

"...독오르셨군..."

강희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때부터 시작될 설영의 매섭고 가차없는 반격의 파장까지도 미리 예견했었다면, 그녀가 이렇게 설영을 긁는 실수를 범하는 일따윈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절대로..

북풍한설같이 차가운 설영의 목소리가 계속되어 가기 시작했다. 그 싸늘함은 점차 방안을 가득 메워갔지만, 그녀가 얼음을 내뱉듯이 흘리는 차가운 한마디 한마디는, 결코 강희 입장에선 절대 한가히 들을수 없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그 하나 하나가 강희, 그녀로 하여금 더할나위 없는 불안감만이 느껴지는 소리들로 귓가에 다가와 쟁쟁히 울리는 서곡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지금의 이 문제는 차차 검토해 해결방안을 찾으면 될 일이야. 무슨 승기라도 잡았거나, 상황이 역전되기라도 했다던? 이 멍청한 암캐야. 똑똑히 잘 듣거라. 다시 말하지만 넌 지금 엄연히, 그리고 여전히 내게 잡혀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하늘이 두쪽나지 않는 한 도망은 절대 못가는 불쌍하고 가련한 노예일 따름이야. 알겠니?

니가 꼴같잖게 의기양양해질수 있는게 코웃음밖에 안나오니까, 좋은 사실 몇가지를 알려주마. 아!! 그 전에...흠...네가 좋아하는 것들 몇가지를 좀 읊어볼까?

넌 음식들을 대부분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지. 그중에서도 유난히 좋아하는건 순박하게도 김치찌개, 설렁탕, 감자탕 등이 있어. 그리고 넌 검은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그건 네가 고양이를 좋아해서라는 것도 이유가 되긴 하지만 그보단 검은 색을 좋아하기 때문이지. 또 푸른색 계통의 색상도 좋아하고.

흠. 또 뭐가 있나? 후훗. 또 뭘 듣고 싶니 강희야? 내가 알고 있는 것들 중에 다른 걸 또 말해줘볼까? 응?"


설영의 말을 거기까지 들었을때 강희의 몸은 이미 떨리는 정도를 주체할수 없이 연신 경련하고 있었다. 물론 그 움직임은 속박된 정도로 인해 극히 미미하기가 그지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정신적인 놀라움이 적다는 소리는 절대로 아니었다.

"....혹시..."

제발 아니기를 빌면서도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난 후에 강희는 물었다.

"..어머니를 만난건...아니겠죠?"

강희는 설영이 자신의 어머니인 은숙을 만나고 왔는지의 여부를 묻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며 그 외에 여왕이 언급한 몇몇 가지는 비록 간결하고 단순한 것들을 스쳐가듯이, 그리고 순간적으로 읊듯이 말한 것뿐이지만, 강희, 그녀의 어머니, 혹은 아버지와 같은 부모님 정도의 친인이나 알 법한 내용들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불안감을 억누르고 그토록 아니기를 바랬건만, 진설영은 강희에게 현실을 직시시켜 주고 싶은 모양이었다.

"눈치가 빠르구나. 강희는? 아니긴 왜 아니겠니? 내게 고마운 분인데...안 그래도 꼭좀 찾아가 뵈려고 했었다. 널 낳아준 고마운 분인데, 인사를 안 드릴수가 없었지. 고우시더라. 젊었을땐 꽤나 대단하셨을 것 같아. 평범한 듯하면서도 은근한 미가 있으시더구나. 감탄했었어. 호호~"

여왕의 웃음소리가 듣기 싫은지 강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이...!! 약속이 틀리잖아요!! 반항 않고 얌전히 잘 있을테니까 내 부모님껜 손대지 말라고 했을 텐데요?!"

강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진설영이 싸늘한 일침을 가했다.

"반항을 않았다고? 도대체 어떠한 것이 반항을 하지 않았단 말이지?"

"......?"

화나 있으면서도 여왕의 이어질 말이 궁금했기에 강희는 잠시간 말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여왕은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다시 말했다.

"넌 아까 내게 조롱섞인듯한 반응을 보였지. 그건 제대로 된 노예의 자세가 아니야. 노예는 주인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할수 있어야지. 아무 군소리 없이 말이야. 그것이 아무리 정신적으로도, 그리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래야 해. 그게 노예야. 하지만 난..너의 그 태도가 맘에 안 들어. 그리고 너. 자꾸 니 신분을 망각하는 모양인데, 넌 현재 나와 거래를 할 처지도, 타협을 할 수 있는 상황도 못 돼. 넌 지금 아무것도 아냐. 모르겠어? 넌 노예라니까?

노.예 최.강.희!! 발정난 암캐일 뿐인 암컷!! 어디서 감히 주인에게 계속 그 성나보이는 이빨을 치켜들지? 내가 지금 니 부모님을 만나던 말던, 니 부모님께 어떻게 하던, 니가 나한테 뭐라고 참견해댈수 있는 권한이 있어? 없잖아? 넌 지금 여기에 있을 뿐이야. 그것도 꼼짝도 못하고 있는, 멍멍 짖는 강아지처럼 사지 모두 바닥을 짚고 있는 상태라고.

이참에 다 말해주지. 너의 부모님은 특별히 신경써서 잘 처리해 드렸다. 앞으로도 그분들만큼은 잘 챙겨드리고 함부로 위해를 가하진 않을 테니 걱정마. 너만 말 잘듣는다면 꾸준히 신경써드리마. 아참!! 깜박하고 말하지 않았는데, 너의 학교에도 방문했었어. 네 주위사람들, 좋은 사람 많더라? 호호. 다들 하나같이 순진하고 착해가지곤. 몽땅 다 내입맛대로 굴리게 하는데 별로 일도 아니었어. 아하하하~!"

부들 부들!!

강희는 온몸을 주체할수 없이 떨기 시작했다. 얼마나 분노했는지, 국부 마취가 되어 있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붙잡고 있는 구속물들이 약간 흔들댈 지경이었지만, 진설영은 강희의 몸에 취해진 약물처치와 구속물들의 제어력을 믿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조교를 가할거면 자신 또한 담력을 더더욱 길러야만 하는 것이다.

진설영은 가차없이 계속 몰아붙였다.

"최강희. 넌 지금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 아이야. 미아가 되버린거나 마찬가지지. 널 구하러 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나 진설영을 적으로 돌리고 여태 온전했던 사람은 없어. 넌 나의 심기를 계속 거스르고 있는 존재야. 그래서는 전혀 네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걸 넌 전혀 깨우치고 있지 못한것 같아. 아둔하게도 말이다. 정말 어리석기 그지없어. 호호호호~~"

강희는 벌컥 소리쳤다. 여왕의 말이 차디차가운 반면 강희의 말은 열띈 음성이 되어 방안을 쩌렁쩌렁 울렸다.

"내 부모님들을 돌려 놔요!! 친구들도!!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다 원래대로 되돌려 놓지 못해요?! 그렇게 안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래그래~ 그렇게 안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다음은 뭐야? 뭘 어쩔건데? 지금의 니가? 응? 이 암캐야~"

여왕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아야만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존재를 느긋하게 감상했다.

저 안대는 강희가 잠들어 있는 동안 그녀가 깨어나고 나면 움직일 사나운 눈동자의 시선을 의식해서 일부러 가려놓은 것이었다.

진설영은 도도하고 사나운 여자애들의 도전적인 눈빛을 조교 중에서도 일부러 그 눈빛의 시선을 따갑도록 받으면서도 오히려 그 시선 자체를 즐기며 조교하는것을 즐기는 여자였지만, 강희의 눈빛만큼은 아직까지도 영 적응을 못하고 있었다. 겁도 많이 났다. 강희의 표독스런 눈빛은 다른 여자애들관 차원을 달리했던 것이다.

나유미의 시선도 꽤나 따갑다고 느꼈었지만, 그래도 강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강희가 화를 내는 시선을 진지하게 내쏘게 시작하면, 그것은 결코 평범한 범인의 사나운 시선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흡사 파충류를 연상케 하는 묘하고도 두려운 힘이 내재되어 있었다. 가끔 보면 자신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에서 녹음 빛깔을 띄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강렬한 안광이 투사되는 듯도 하였다.

진설영 자신도 그와 유사한 시력 작용이 있었기에(그녀가 능력 발휘를 극성으로 끌어올리면 이따금씩이지만 자색의 눈동자가 되곤 한다) 그녀는 자신의 경우를 떠올리며, 강희도 자신처럼 그와 비슷한 현상이 내재되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추측만 할 뿐이었다.


여하튼 진설영은 다른 이는 몰라도 강희의 성화가 담긴 사나운 눈동자만큼은 아직까지도 적응을 못하는 판이었고, 일석 이조라는 생각으로 잠들어 있는 동안의 강희의 눈가 주변에 검은색의 라텍스 재질의 안대를 채워놨던 것이다.

그리 해놓으면 깨어나고 난 후의 강희라 할지라도 그녀의 사나운 눈동자를 의식할 필요도 없었고, 또 강희가 자신의 진정한 노예라는 이미지도 한층 더 강렬하게 보이거니와 그리 느껴졌다.

지금도 저 안대 덕분에 강희는 여전히 영락없는 노예로 틀림없이 비쳐 보였고, 이렇게 엎드린 자세로 진설영을 올려보면서 뭐라 언성 높여봤자 그냥 붙잡혀 있는 말 안듣는 암캐가 혼자 좀 멍멍 짖는 소리로밖에 안들렸다.

진설영의 조롱에 강희는 이를 갈았지만 진설영의 말처럼 자신에게는 지금 어떠한 방법도 없었다. 그 현실이 강희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냉엄함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 냉엄한 상황은 좀더 이어질 듯해 보였다.


여왕은 강희로 하여금 더 열불이 끓는 소리를 계속 해대어 강희가 현재 자신이 움직일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좀더 분기탱천해하는 심정이 되었으면 하고 바랬다. 때문에 그녀는 입을 좀더 놀려야만 할듯한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입을 통해 곧바로 또 실천해 갔다.


"아! 그러고 보니까 전에 니가 했던 말이 생각 나는구나 강희야. 지금 이런 현실이고 보니 그때의 니말이 불현듯이 딱 생각 나네. 아아~ 이거 타이밍이 너무 좋은거 아니니? 깔깔깔~~"

".....?"

또 뭔소리를 하려고? 저절로 이맛살이 찌푸려질려는 듯한 강희였지만, 지금의 그녀로선 이마를 찌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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