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검은 욕망 - 타츠미 이쿠타의 소실 Ⅲ- 1화
BLACK DESIRE
0.
「――저기, 알고 있어?」
「그 소문?」
「그거……방과후의 유령」
「들었어 들었어! 벌써 몇 명이나 봤다며」
「그래 나도 들었어. 흰 사내 아이로 저녁에 혼자 있으면 나오는거지?」
「으응, 3명이나 있었는데 봤다는 사람도 있어」
「……오늘 동아리, 빨리 끝나지 않을까」
「함께 돌아갈까? 기다려 줄게.」
「……응」
성련학원 2 학기 개시 후, 1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
학원내의 여자 학생들의 사이에는 어느 기묘한 귓속말이 순식간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면 학원내에 소년의 유령이 나온다」
처음 몇일간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던 학생들이지만 저녁때의 특정 시간에
교사의 각처에 나타나는 흰 소년의 목격 증언이 연이어서 나타나기 시작하자 어느새 나도 봤어
실은 나도 봤어, 사실은 나도 보았지만 말을 못했어, 하고 차례차례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이윽고 그 소문은 학생들 대부분이 알게 되어 그 유령의 목격 정보도 점점 정밀도를 더하고 있었다.
지금은, 넷 게시판의 정보로부터 그 유령의 통칭이 「화장실의 이치타로우씨」
라고 불린다는 것까지 학생들에게 알려졌다.
「이거……위험하지?」
이 상황에 괴기 클럽은 당황하고 있었다.
현재 자신들이 그 유령에 관련되고 있다고 하는 소문은 퍼지지 않았지만
1주일전의 하교시각 후에 3명이 교사에 잠입해 꾸중을 들은 것은 일부의 사람에게 알려져 있었다.
만약 그것과 유령 사건을 묶어서 생각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리고, 만약 그 때, 클럽의 멤버가 게시판 정보를 의지에 「이치타로우씨」를 불러낸 것까지는 좋지만
「돌려 보내기」의 의식을 하지 않고 도망간 일이 들켜 버리면…….
잡입했던 것 때문에 클럽에의 감시의 눈이 심해져 해가 지고 나서의 활동은 거의 할 수가 없다.
낮동안에 목격 증언이 있었던 장소를 조사해 보았지만, 이치타로우씨의 기색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대로는, 본인들의 계획과는 완전히 정반대로 불명예스러운 방향으로
성련학원사에 괴기 클럽의 이름을 남겨 버리고 말것이다.
「「「어떻게 하지……」」」
3명 모여 머리를 맞대어도 문수보살은 좋은 지혜를 하사해 주지 않았다.
BLACK DESIRE
#15 타츠미 이쿠타의 소실 III
1.
시간은 몇일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학년 단풍나무반의 初里絢(하츠리 아야)는 그 날 클래스 메이트의 같이 하교하자는
권유를 뿌리치고 혼자서 미술실에 잠입해야할 이유가 있었다. 3 학년의 회화 콩쿨의
은상 입선 작품이 학교로 돌아왔다고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액자에 넣어져 장식되겠지만, 그 전에 아무래도 현물을 손에 들고 직접적으로 보고 싶었던 것이다.
미술부의 부원이나, 교사에게 부탁하면 좋았을지도 모르다. 하지만, 아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이 이 4월에 한 번 입부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던 것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야에게 있어, 그림이나 조각이나 소설이나 음악같은 그런 여러가지 「작품」은,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한 세계이며 개성이다. 그 작품이 가지는 매력을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체험하려면 자기 자신도
마음을 모두 열고 마주볼 수 밖에 없다. 그 목적에 있어서, 누가 그것을 만들었다든가,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졌다든가, 혹은 작자가 거기에 어떤 제목을 붙였는지 하는 정보 따윈 불필요할 뿐이다.
주석이 달리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정보를 누구의 참견도 없이 체험하고 싶은, 그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그녀는 혼자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남몰래 미술실을 방문했던 것이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살짝 열고 미술실에 미끄러져 들어간다. 최근, 학원내에 이상한
소문이 퍼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동아리가 빨리 활동을 끝내고 아직 해가 있을 때 학생을 돌려보내도록
하고 있다. 아야에게 있어서는 운 좋게 미술부도 예외 없이 부원은 전원 모여 하교하고 있었다.
황혼의 햇빛이 찔러 들어오는 교실내에는 아직 조금 전까지 사람이 활동하고 있던 느낌이 남아 있어, 희미하게
테레빈유의 냄새가 났다. 중앙의 흰 옷감이 덮여 있는 둥근 테이블을 몇개인가의 이젤이 둘러싸고 있다.
테이블에는 스케치의 대상이될 물체는 따라 놓여 있지 않고 부근에 그리다 만 그림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야는 주위를 둘러보다 가장 안쪽에 있는 미술 준비실의 문가에 있는 선반을 보곤 그 쪽으로 이동했다.
이 선반의 뒤에 아무도 모르게 숨겨둔 준비실의 열쇠가 있고, 목표했던 그림은 지금 거기에 보관되어 있을 터이다.
(……있다)
누군가의 선물일까, 고양이의 같은 캐릭터의 키홀더가 붙은 보통 열쇠다.
그것을 선반의 뒤로부터 찾아내고는 준비실의 문의 열쇠 구멍에 넣고 이리 저리 움직인다.
찰칵하고 자물쇠가 풀리는 느낌이 났다. 열쇠를 주머니에 일단 넣고는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연다.
잡다하게 테이블이나 이젤이나 캔버스가 쌓여 있는 방안에 들어간 후 뒤쪽에서 문을 닫은 아야는
안도의 한숨을 돌린다.
방은 꽤 좁다. 물건이 너무 많아서 걸어다닐 공간이 거의 없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 )
주위를 둘러보며 그림을 찾는다. 상을 받은 그림이다. 그 나름대로 제대로된 장소에 있을 것 이다.
문득, 아야의 시선은 방의 안쪽에 있는 책상--미술 교사가 기록을 할때 사용하는지, 비교적 깨끗이
정돈되어 있다--의 위쪽까지 닿았다. 거기에 꼭 캔버스가 들어갈 만한 케이스가 놓여져 있는 것이
보였다. 마루에 놓여진 물품을 이리 저리 피해 그쪽으로 다가간다.
신중하게 끈의 매듭을 확인하고 풀어도 괜찮은 것 같다하는 확신이 서자 개봉한다.
뚜껑을 열고 신중하게 내용물을 꺼냈다.
깨닫고 나자 주위가 상당히 어슴푸레해지고 있었다. 눈을 깜박이며 집게 손가락으로 눈매를 비빈다.
아쉽지만 이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의자에서 일어서, 책상의 책꽂이에 기대어 세워놓고 있던
그림을 양손으로 살그머니 들어 올렸다. 그 때, 오른쪽 아래에 들어간「Kei」의 싸인을 보자 갑자기
입가가 느슨해진다. 그대로 포장을 처음대로 되돌리고 케이스에 넣고 봉했다. 시계를 보면,
30분은 경과하고 있었다. 그렇게나 넋을 잃고 보고 있었는지.. 하고 가볍게 놀란다.
훌륭한 그림이었다. 시간을 잊을 정도로. 기술적인 것은 잘 모르겠지만, 작자가 그리고 싶었던 세계관이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에 닿는 젊음과 에너지로 가득 찬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자신으로썬
뛰어들 수 없는 영역의 작품인 일도, 아야에게는 아플 정도 잘이해할 수 있었다.
바로 눈앞에 있는 눈부실 만큼의 재능을 보고 아야는 중학교 3학년때 붓을 놓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그만두었다.
주위에는 신경쓰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게 좋을거야 하고 몇번이나 설득되었지만, 아야로써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껏 계속 해왔던 것이다. 자신의 화풍이 누군가의 흉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 버리자 이제 더이상 그림을 자유롭게 그릴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재능의 벽을, 언제나 가장 근처에
있던 존재로부터 느껴 버린 것이다.
금년도의 회화 콩쿨 은상의 그림의 작가는, 성련학원 3학년 하츠리 케이……아야의 2살 위의 언니였던 것이다.
그림의 케이스를 책상의 원래의 위치에 되돌려 놓고 미술실로 돌아가려고 했을 때,
근처에서 콰당하고 소리가 났다. 두근두근하고 심장이 뛰고 아야의 다리가 멈춘다.
누군가 부원 한명이 놓고간 물건을 찾으러 돌아온 것일까. 고문이 돌아보러 온 것일까.
혹시, 은상의 그림을 방치해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가지러 온 것일까.
두근두근 거칠게 뛰는 속마음과 반대로 아야의 다리는 돌이 된 것 처럼 바닥에 붙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시선을 움직여 숨을 만한 장소가 없는가 찾지만, 물건을 쌓아둔 틈채로
섣불리 기어 들어갔다가는 오히려 소리를 내서 들켜 버릴 것 같았다.
신중하게 천천히 숨을 죽이면서 옆 교실에 귀를 기울인다. 방금전의 소리의 뒤, 새로운
것은 들려 오지 않는다. 정말로 누군가 거기에 있는지 판단되지 않는다. 아야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곤 각오를 다지며 그렇게 문앞에 다가섰다. 틈새에 귀를 대고 안의 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럼, 조금 전의 소리는 기분탓?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가
있었지만, 아야가 숨을 죽이고 있던 사이에 용무를 끝마치고 벌써 퇴실한 것일까.
거의 3분 이상을 기다려 봤지만 그 이상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마음을 굳힌
아야는 손잡이에 손을 대었다. 그 순간, 문득 싫은 일을 생각해 낸다.
「미술실에서도, 그 소문의 유령이 나왔다고」
그것은, 아야가 미술부의 부원의 동향을 조사했을 때에 우연히 들은 이야기이다. 아야는
특별히 영감이 강하다거나 한 편은 아니고, 미신도 믿지 않고 유령 보다 UFO가 훨씬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정체는 그냥 흰 비닐 봉지나 새 정도를 잘못 본것
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경하던 그림을 본 직후에 감정이 흥분되어
있는 상황이라 소녀다운 상상력이 마구마구 일어나기 시작해버린다. 만약 이 문을 열었을 때
그 앞에 다리가 없는 흰 소년이 기다리고 있으면…….
두근두근 방금전과는 다른 이유로 심장 박동이 커진다. 손잡이에 손을 댄 채로, 그것을 돌릴
결심이 생기지 않고 점점 손바닥이 땀으로 젖어 온다.
(괜찮아……그런 것 있을 리가 없어……괜찮아……)
3회정도 심호흡을 하곤 문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 「이치타로우씨」는 있을 리 없다 ……! )
문이 열린 순간, 갑자기 아야의 주위가 밝아졌다.
양 눈을 깜박이며 아야는 교실안을 바라보았다. 창가에 기재가 쌓아진 준비실에 비해 미술실은
상상 이상으로 밝았기 때문이다. 교실의 모습은 왔을 때와 전혀 변함이 없다. 원형으로 줄지어
선 다수의 이젤의 중앙에, 흰 옷감이 덮여 있을 뿐 아무것도 올려지지 않은 테이블이 1개.
그 옆에는 똑같이 아무도 앉아 있지 않은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
줄선 이젤에는 모두 캔버스가 얹혀있다. 각각의 캔버스의 앞에는 목탄을 손에든 사람들이 열심히
무엇인가를 스케치 하고 있다. 그들은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은 테이블과 비어있는 의자를 뚫어져라
보면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캔버스에 묘사하고 있었다.
(……무엇을 그리고 있을까? )
이상하게 그들이 누구인가 하는 의문은 솟아올라 오지 않는다. 다만 순수하게 그들이 그리는 그림에
흥미가 동한다.아야는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인물--아무래도 소년인 것 같은--의 뒤쪽으로
다가가 흘깃 캔버스를 훔쳐 본다.
그것은 소녀인 것 같았다. 성련의 검은 제복을 입은 소녀가 의자에 앉아 있는 그림이다.
한눈에 아야는 ‘미인이다’ 하고 생각했다
. 소녀는 등을 쭉 편 채 허벅지 위에서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얼굴을 똑바로 정면으로 향한채 의자에 앉아 있다.
머리카락은 길게 늘어져 의자의 다리의 근처까지 내려와 있었다. 아직은 초안도 완성되지 않았지만,
실루엣만으로도 그림의 이미지가 상당한 미소녀의 것이라고 느껴지는 유려한 터치였다.
하지만, 그 소녀의 안면의 부분은 공백으로 남겨져 있다. 주변은 세밀히 그려두었지만 마치 거기만
지우개로 지워 버린 것 같다. 주위의 2, 3명도 보았지만, 모두 그 얼굴은 공백인 채였다.
(……미인……인 것 같은데 얼굴이……누구일까……? )
아야는 그 얼굴이 없는 소녀의 그림을 응시하며 궁리했다. 어디선가 본 일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생각낼 것만 같은 그 기억은 의식의 가장자리를 뛰어 넘지 못하고 아야가 명확한 이름을 떠올리기 전에
연기처럼 사라진다. 몇번인가 그렇게 말한 애매모호한 기억의 자취를 파악할려고 하다 결국 아야는 그 행위를 단념했다.
(어떻게 하지……이대로 가 버려도 괜찮은가)
아야가 망설이고 있자 눈앞에 있던 소년이 「하아……」하고 한숨을 내쉬는 것이 느껴졌다.
「안되겠다」
「……?!」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소년들 전원이 지우개를 손에 들고는 캔버스에 그려진 공백의 얼굴의
소녀 위를 이리 저리 문질러 지워 버렸던 것이다. 그 움직임에 맞추어 캔버스에 소녀의 얼굴과
같은 공백이 드러난다. 지우개가 숯에 변색되어 나간다. 새까맣게 된 지우개와 이젤을 두고 아야의
바로 앞에 있는 소년은 팔장을 낀채 고개를 갸웃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살짝 아야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림과 같이, 그 소년에게는 「얼굴이 없었다」. 아야의 심장이 다시 또 두근 하고 고동한다.
「너……」
「네……?」
「괜찮으면 너의 그림을 그리게 해 주지 않을래?」
얼굴이 없는 소년은 그렇게 말하며 창을 올려보았다.
「앞으로 1시간……아니 해가 져서 어두워질 때까지만이라도」
「나를……모델로?」
「응. 부탁하고 싶다」
「……」
아야는 망설였지만 소년의 어조에 담겨 있던 진지한 기색에 결국은「좋아요」라고 허락을 하고 말았다.
「1시간뿐이죠?」
「응. 거기에 앉아줘」
캔버스로 향한 사람들의 시선에 재촉받아 아야는 중앙의 의자에 앉았다. 방금 전 본 소녀의 그림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허리를 쭉 펴고 양손은 허벅지 위에 얌전히 얹는다. 얼굴은 정면을
향하자 딱 조금 전 아야에 말을 꺼낸 소년의 캔버스의 뒤편과 닿는다.
소년의 얼굴은 저 너머에 있을 것이다.
아야가 자세를 취하자 소년들은 입을 다문채 또 스케치를 시작했다. 그러한 시선이 아야에 집중되어
머리의 끝부터 발끝까지 몇번이나 차분히 관찰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무렵
모델을 보며 그린 적은 몇번인가 있었지만 그 반대로 된 것은 처음이었다.
부끄러움을 숨기려 노력하며 무표정, 무감정을 연기한다.
「……그림은 재미있다」
얼마나 침묵이 흘렀을까 돌연 캔버스 저 편의 소년이 중얼거렸다. 자신이 말을 해도 되는 지 어떤지
몰랐기 때문에, 아야는 입을 다물고 있다. 소년은 거기에 상관하지 않고 얘기를 늘어 놓는다.
「나는 지금, 너를 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너의 모습을 그저 보이는 대로 캔버스에 베끼고 있는 것은 아니야」
「……」
「나는 너를 본다. 그리고 마음 속에, 네가 있는 세계를 상상한다. 나는 나 자신의 마음의 세계에
나타난 너라고 하는 존재를 그림으로서 표현한다……너를 그린다고 하는 행위는 나라고 하는 존재를
나의 마음 속에 넣는다고 하는 행위다.」
「……네」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소년의 말에 무심코 아야는 수긍하고 있었다. 그리고 깜짝 자세를 바로잡는다.
움직이지 말아 달라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주의 받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없고, 대신에
어디에선가 명랑한 웃는 얼굴의 분위기가 전해져 왔을 뿐이었다. 아야의 입가도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다.
「……응. 좋은 표정이다.」
「고마워요」
소년의 말에 반사적으로 칭찬의 답례를 한다. 그리고, 어딘지 안타까움을 느낀다. 말뿐만이 아니라
좀 더 능숙하게 자신의 기분을 전하는 방법은 없을까? 창밖을 보면 아직 날이 저물려면 시간이 좀
더 있을 것 같다. 좀 더 모델을 하고 있어도 괜찮을…….
「좀 더 모델을 해줘도 괜찮을까?」
소년의 말은 아야의 기분이기도 했다. 아야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자에서 일어선다.
소년들이 다음에 뎃생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말로 하지 않아도 아야는 알 수 있다.
자신도 그것을 바라고 있었다.
소년에게 굳이 말해지지 않아도 아야는 입고 있던 의복을 한 장씩 벗기 시작한다. 준비실을
사용하면 된다는 사실은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순서대로 피부를 소년들에게 드러내는 이 과정도
또한 그들의 마음에 자신의 이미지를 형태 잡게 만들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고 생각되었기 때문에다.
속옷을 포함해 피부에 휘감고 있던 의류는 모두 벗겨졌다. 가슴을 한 손으로 가리고 허리를
구부려 양말을 벗는다. 그리고 전라가 되자 그녀는 옆의 테이블에 덮여 있던 흰 천을 잡아 그것을
가슴의 앞쪽으로 가져와 정면에서 자신의 맨살에 닿는 시선을 차단한다.
「준비, 다 되었어요……어떤 포즈가 좋습니까?」
옷감은 아야의 가슴으로부터 아래까지의 앞쪽만을 가리고 있다. 등쪽은 전혀 가리는 것 없이
노출되어 있지만 어차피 이 후 지정의 포즈로 다른 장소도 노출된다. 아야는 얼굴을 붉히고는
있었지만 허리를 쭉 편 채 소년들에게 도전하는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 옷감을 등뒤까지 넘겨서 몸에 감듯이 해서 손으로 누르면서 책상에 앉아 봐 줄래?」
「응……」
책상을 덮고 있던 옷감은 그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에, 몸에 감은 상태로 책상에 허리를 싣자
그것이 엉덩이 아래에 깔려 미묘하게 길이가 부족하게 되었다. 오른손으로 옷감의 끝을 잡고
가슴을 숨기지만 가까스로 그 첨단을 가리는 것 정도 밖에 여유가 되지 않고 왼손은 옷감의
반대쪽 구석을 고간부에 밀어넣듯이 해서 그곳이 노출이 되지 않게 한다.
소년들은 뎃셍을 시작한 것 같다. 방금전보다 훨씬 열기 띤 시선을 피부로 직접 느낀다.
주욱 주욱하고 목탄이 스치는 소리가 날 때에 소녀는 지금 자신의 신체의 어느 부위가 그려지고 있는지 상상했다.
자신의 턱 라인일까. 은밀하게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는 가는 목덜미로부터 어깨,
쇄골까지 이어지는 부위일까. 조금 붉어지고 있는 뺨이나 콧망울, 입술? 사내 아이답게 옷감에
겨우 겨우 가려지고 있는 가슴일지도 모른다. 방금 전 옷을 벗을때 보여 버렸기 때문에, 지금은
보이지 않는 유방의 끝 부분까지 상상으로 그려져 버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뒤에 있는 사람들은 등의 선을 아름답게 그려 주고 있을까. 정면으로 이동해 앞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처럼 다리사이의 옷감의 그림자에 숨어 있는 부분을 어떻게든 들여다 보려고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일까.
발끝으로부터 종아리 무릎을 지나 허벅지를 그리면 아무래도 그 다음은 얄팍한 옷감에 숨은 고간부에
마침내 도착한다. 그들은 거기를 건너 뛰고 작은 배꼽이 움찔움질 하는 배를 묘사할까? 그렇지 않으면
상상력을 발휘해 여자 아이의 제일 소중한 곳도 그리고 있을까?
아야의 마음 속에서 소년들이 그리는 그림안의 자신은 이미 전라로 벗겨져 숨겨지는 곳
하나 없이 모두가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었다.
(어째서, 지시해 주지 않는거야? )
안타까운 기분으로 정면의 소년을 본다. 소년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마음 속에 그린다고 한다면
거짓말 하나 없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주면 좋을텐데…….
「……조금, 포즈를 바꿀까」
소년으로부터 그 지시가 왔을 때, 아야는 겨우 온걸까하고 말하고픈 기분이었다.
「양손으로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듯이 하고 다리는 왼발을 책상 위로 올려서 무릎을 세워줘」
「……응. 이렇게 되면 돼?」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잡아 목덜미를 보이자 자연스럽게 가슴을 숨기고 있던 옷감이 떨어져 갔다.
새로운 뎃생 소재-
목덜미나 완전하게 드러나게 된 유방 겨드랑이 아래로부터 옆구리에 이르는 라인- 에
시선이 집중하는 것을 느낀다. 아야는 다수의 시선에 즉각 뾰족해진 자신의 유두가 그 탄력까지
남김 없이 캔버스에 묘사되는 것을 상상해 더욱 더 거기가 단단하게 되어 가는 것을 의식했다.
지시 대로에 다리를 들어 올린 것 때문에 고간부를 가리는 옷감도 미끄러져 떨어지고 있었다.
고간의 수풀이 이젠 거의 바로 옆에서 비추고 있는 듯한 석양 빛을 반짝반짝 반사하고 있다.
그 아래 부분이 광원때문에 그림자에 숨겨져 안보이게 되고 있는 것이 조금 유감으로 생각되었다.
목탄이 미끄러지는 소리와 같이 둥글게 피부 위를 시선이 스치는 느낌이 든다. 그러한 시선이 아야의
날카로워진 유두를 연주하며 겨드랑이 밑을 간질이고 배꼽 주위를 어루만진다. 허벅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지는 것 같아 뜨거운 한숨을 토하면서 부지불식간에 아야는 세우고 무릎을 조금 밖으로 벌리고 있었다.
연 틈새에 시원한 공기가 스며드는 감촉으로, 소녀는 그 곳이 깨닫지 못한 동안에 잔딱 열을 내뿜으며
물기를 띠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부끄러움에 뺨을 붉히면서도 아야는 정면으로 향한
시선을 움직이지 않고 도도한 표정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그럼, 이제 조금만 더 그릴까?」
정면의 소년이 붓을 멈추고 다시 한숨 돌린 후에 그렇게 말했다.
햇빛은 흐려져 이제 얼마 안되는 잔재만을 남기고 있을 뿐이었다.
「최후는 너가 좋아하는 포즈를 취해줘」
「나의?」
「그래. 너자신이 그려 주었으면 하는 포즈를 말이야.」
아야는 책상에 앉은 채로, 양손의 손가락을 가슴앞에서 깍지꼈다. 내가 그려 주었으면 하는 포즈?
살짝 주위의 소년들에게 눈을 돌리지만 지금은 전원 캔버스의 저 편에 얼굴이 숨어 있어
그 시선을 읽을 수 없다. 하지만, 거기에 있는 모종의 기대감은 용이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1개의 대답이 떠오른다. 그러나 마음속에서 아야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상스러운 것은 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려 줬으면 하는 보아 줬으면 하는, 것을 모두 보여 주고 싶다. 자기 자신의 것 아직
보여지지 않는 그곳을, 소년의 마음속 세상에 새겼으면 좋겠다……!
「응……」
「정해졌어?」
아야는 마음 속으로 갈등에 결정을 내고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그 얼굴은 어느새 붉은
물이 묻어나올 듯 새빨갛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근처의 의자를 향해서 정면의 소년에게 등을
돌린채 의자의 좌면에 오른쪽 허벅지를 얹었다. 그리고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한쪽 팔을
짚으며 엉덩이를 쑥 내밀듯이 한다. 그리고 신체를 꼬아 소년쪽으로 얼굴을 향하며 다른
한 손을 자신의 엉덩이 위에 두었다.
「내가 그려줬으면 하는 포즈……이것이, 당신이 보았으면 하는 나의 모습……!」
그리고 엉덩이를 열어 고간부가 잘 보이도록 했다. 엉덩이의 크레바스에 숨어 있던 부분이
석양에 비추어져 분명히 보이게 된다.
「……거기를, 보았으면 하는거야?」
「그래……! 나의 부끄러운 곳, 그려 주세요 ……!」
소년들의 시선이 그 부분에 집중한다. 스케치 하는 소리가 자신의 허리의 가까이로부터
들리기 시작해 아야는 어느새인가 전원이 자신의 고간의 바로 앞까지 접근하고 있는 일을 알아차렸다.
섬세한 필치로 자신의 항문의 주름의 하나하나가 정중하게 묘사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 아래부분의 벽이 젖고 있는 모양이 캔버스상에 떠오르듯이 그려지고 있는 것을 상상하는 것도 금방이다.
게다가 그 곳의 본래는 숨겨져 있어야할 음모의 한 개 한 개까지 세세하게스케치 되고 있는
모양조차 감지할 수가 있었다.
다만 관찰되고 그려진다 그것 뿐인데 아야의 체내의 두근거림은 이미 그 신체의 위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몸속에서 뿜어나오는 어떤 것을 참기 위해 아야는 앞을 짚고 있던 손의 검지를 이로 씹으며
참지 않으면 안 되었다. 안쪽 허벅지를 그린 스케치에는 틀림없이 비부로부터 넘쳐 나오는 애밀이
한가득 그려져 버리고 있을 것이다.
「아……아……아……!」
하복부로부터 시작된 거대한 열기의 물결이 전신에 퍼져 간다. 그것이 체표까지 달하자 아야의
신체는 학질에 걸린 것 마냥 부들부들 떨려 전신으로부터 땀이나 애액등의 체액이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전신의 구멍이라고 하는 구멍이 다 열려 버린 같다. 눈으로부터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입은 반쯤 열려
있는 상태로 눅진눅진한 군침이 바닥에 계속 떨어진다. 항문도 느슨해져 손가락의 힘이 없어도 뻥하고 입을 벌리고
그 아래에 있는 또하나의 구멍도 안쪽을 과시하듯 열린다. 그리고 군침 같이 탁해진 액체를 계속 흘리고 있었다.
부지불식간에 실금까지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다.
마치 헝겊이 의자에서 떨어지듯 무력하게 아야는 마루위로 기진맥진 쓰러졌다.
하악- 하악- 난폭한 숨을 내쉬며 등을 상하시킨다. 그 앞에는 1명의 캔버스를 든 소년이 서서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아야를 내려다 본다. 소녀는 멍한 시선을 허공으로 향했다.
「수고하셨어요. 좋은 것을 그릴 수 있었어」
「……좋았어?」
「응, 볼래요?」
소년이 캔버스를 아야의 눈앞에 가져다준다. 거기에는 큰 쾌락과 함께 자신을 드러내는 소녀의 마음을 찾아내
아야는 재차의 절정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응……?」
멍하니 시야가 돌아온다. 얼굴을 들어 올려 확실치 않은 시야로 주위를 바라본다.
이젤……어두운 하늘이 보이는 창……의자……준비실의 문……그러한 것을 보고서야
아야는 간신히 지금 있는 장소가 미술실인 것을 깨달았다.
신체를 일으킨다. 아무래도 들어갔을 때에 보인 둥근 테이블에 푹 엎드려, 의자에 앉은 채로
자 버리고 있던 같았다. 거기에 걸려 있던 흰 옷감은 자기도 모르게 치워 버렸는지
마루에 떨어져 흰 덩어리가 되어 있다.
(……지금, 몇시……? )
휴대폰을 주머니로부터 꺼내 확인하자 벌써 하교시각은 벌써 지나고 있었다.
안돼, 돌아가지 않으면.. 하고 당황해 일어선 순간 발 밑이 휘청거렸다. 가벼운 빈혈일지도 모르다.
주머니에 휴대폰을 다시 집어 넣자 짤랑 하고 무엇인가 금속 소리가 났다.
꺼내어 보니 키 키홀더와 미술 준비실의 열쇠다. 그것을 본 순간, 아야는 왜 자신이 이런
곳에서 졸고 있었는지, 완전하게 생각해 냈다.
(그래, 그림을 보고 돌아가려고……조금 현기증이 나서 여기에서 쉬고 있었어 ……)
위험한 곳에서 시간을 허비했다. 순찰을 도는 교사에게 발견되었다면 아야가 무단으로 준비실에
출입한 일이 발각되어 버렸을 것이다. 아야는 서둘러 준비실의 문에 열쇠를 다시 걸어 원래의
위치에 되돌렸다. 그리고 교실의 문으로 나가려 몸을 돌렸을 때, 마루에 떨어진 옷감에 눈이 머문다.
(위험하다)
이 옷감으로부터 아야의 소행이라는 것이 알려지지는 않겠지만 침입자가 있었던 것은 알려져 버릴 것이다.
아야는 원래대로 옷감을 펼쳐서 책상에 씌웠다.
한번 더 주위를 둘러봐 들어 왔을 때와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는 햇빛이 완전하게 져서 밖이 깜깜하게 되어 있는것 말고는 변화 없다.
간신히 아야는 안심해 문으로 향했다.
탁 하고 붓이 마루에 떨어진 것 같은 소리를 들은 것은 아야가 교실의 여닫이 문에 손을 댄 순간이었다.
일순간 움직임을 멈추고 그리고 잊어 버린 붓이 떨어졌는가?
하는 가벼운 기분으로 교실안을 되돌아 본다. 그리고, 그 순간, 아야의 심장은 일순간 정지했다.
한 이젤의 앞에 놓인 의자에 흰 사람의 그림자가 앉아 있었던 것이다.
팔을 움직여, 존재하지 않는 캔버스로 향해 열심히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다.
아야의 두 눈의 동공이 공포에 꽉 조인다 숨을 들이마시지도 토하지도 못하는 목으로부터
「히-익」하는 공기가 스치는 소리가 났다. 허리부터 아래가 공기가 빠진 것처럼 되어
반듯하게 애드벌룬이 무너지듯이 엉덩이가 바닥에 닿는다. 등이 그 기세로 문에 부딪쳐 큰 소리를 냈다.
흰 그림자는 그런 소음에도 아랑곳 않고 계속 앉고 있다. 아야는 문에 매달리듯이 해서미닫이를
슬라이드시키자 필사적으로 바닥을 기며 질질 밖으로 나동그라졌다. 그리고 바닥에 실내화의
다른 한쪽을 남긴 채로 그 문으로부터 멀어지려고 한다.
……그 몇분 후 아야는 미술실로부터 수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정신을 잃어 넘어져 있는 것을
소리를 듣고 돌아보러 온 교사에 발견되었다. 빈혈로 쓰러졌을 것이라고 판단 되었지만 그로부터 2일간
아야는 자택에서 흰 그림자의 악몽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 소문은 순식간에 학원내에 퍼져 이윽고 그 사람의
그림자는 「화장실의 이치타로우씨」가 교사내를 배회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 괴담으로 성장해 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