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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전생2

[보아라]

 

금천백의 [말]이 힘을 소유하고서 태욱과 상처입은 베르치카를 휩쓸었다. 그것은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가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수 없이 많은 빛의 선들이 자신을 꿰뚫고 지나가는 것을 태욱은 느낄 수 있었다.

 

[아아아...]

 

그 거대하고 장대한 휩싸임에 태욱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감탄사만을 흘릴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빛이 멈추자 태욱의 눈 앞에 무엇인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위대한 성자의 탄생이었다. 3명의 동방현자, 하지만 그 정체는 인간의 신 지저스 슈퍼스타 야훼를 처단하기 위해서 온 흡혈귀왕 사울과 검은용신들이었다. 물론 태욱이 사울과 검은용신을 알 수 있을리가 없었다. 태욱이 보기에는 무서운 존재 3명이 무거운 얼굴로 나타났다가 허탈해하는 것만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사탄과 수많은 악마들의 뒷통수를 갈긴 그가 이런 곳에서 잡힐리가 없었다. 태어난 것은 진짜 성자였다.

 

그리고 그들은 처녀의 몸을 태어난 성자를 축복하고 있었다. 그들은 정말 순수하게 성자를 축복하는 것 같았다. 같이온 3명 들도 그렇게만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태욱은 볼 수 있었다. 사울이 성자와 성자의 어미에게 눈독을 들이는 것은 그것은 지독하리만큼 자신과 닮아있기에 태욱만이 눈치챌 수 있었다. 그 눈빛은 바로 베르치카를 바라보는 자신의 눈빛이었기에, 모를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동요에 사울은 긴가민가하고 검은용신은 확실히 태욱의 존재를 감지했다. 하지만 태욱은 금천백의 힘으로 이곳에 지켜보려 온 것에 불과했다. 보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아차렸다고해도 태욱을 어떻게 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빠르게 시간이 지나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태욱은 그것을 전혀 인지할 수도 알아차릴수도 없었다. 사실 보통인간들보다는 훨씬 강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통인간에 비교해서 그런 것이지. 마인들과 비교한다면 인간에 불과했다.

 

다시 시간이 천천히 흘렀을 때 태욱은 흡혈귀왕 사울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물론 사울이라는 것을 인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성자 탄생때 축복해주었던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비록 모습은 변했지만 성자와 그 어미를 탐욕스럽게 보던 눈동자가 전혀 변하지 않았기에 태욱은 알 수 있었다.

 

그는 십자가에 메달린 자의 시체를 짊어지고서 어디론가로 가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3일 후 나왔을 때에는 시체가 사울이 되어있었다. 흡족하다는 듯이 자신의 몸을 살펴보는 사울을 태욱은 그저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리고 성자의 어머니가 시체에서 사울로 변한 남자를 끌어안고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울은 그 여자의 입에 강제로 무엇인가를 밀어넣기 시작했다. 검고 굵은 그것은 도저히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태욱은 그 모습을 보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사울은 검은 것이 그대로 여자의 몸 속에 모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날카로운 송곳니로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사울은 이미 이때부터 흡혈귀였던 것이다. 그리고 흡혈귀를 감염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순결한 동정,처녀를 물어버리는 것이다.

 

성자의 어머니는 [처녀]였기에.... 훌륭한 흡혈귀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태욱은 느낄 수 있었다. 저 여자가 바로 베르치카 이사카 비리안임을, 비록 모습이 많이 다르지만...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약간 칙칙한 검은 머리와 피부 그리고 순박하게보이는 이목구비등 지금의 베르치카와 닮은 점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태욱은 그녀가 베르치카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 베르치카.... 죽지마. 제발...]

 

흡혈귀가 되는 것은 간단히 되는 것은 아니었다. 감염되더라도 지옥같은 고통과 육체의 변성을 거쳐야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흡혈귀는 언데드, 즉 시체이기 때문에 한번 죽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1분만 호흡하지 못해도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인간인데 갑자기 숨이 멈춰지고 심장이 멈추고 피가 응고되는 것이다. 그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알수가 없었다.

 

그리고 태욱은 고통스러워하는 베르치카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만지려고 손을 뻗으며 소리쳤던 것이다. 하지만 태욱은 어디까지나 이곳에서 방관자에 불과했다.

 

[히이익... 히익... 히익.... ]

 

사울은 베르치카를 이렇게 만들어놓고서는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였다. 그리고 베르치카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목을 양손으로 붙잡고 눈을 까뒤집고 얼굴에 시퍼런 혈관을 띄워놓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숨을 완전히 멈추고 그녀는 죽어버렸다. 하지만 죽었다고 흡혈귀가 되었다는 것은 아니었다. 도리어... 흡혈귀로의 전생마저도 실패했다. 태욱은 당황했다. 그녀는 오랜 세월 뒤에 자신과 만나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녀가 죽어버린다면 그 미래는 사라지게되는 것이다. 태욱은 그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안돼!!!!! 베르치카! 일어나! 제발... 살아나줘... 베르치카! 나에게 말했잖아... 나를 만나기 위해서 살아왔다고! 이런 곳에서 죽지마!]

 

태욱은 크게 울부짖으면서 소리쳤다. 들릴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필사적으로 베르치카를 위해서 소리쳤다. 그리고 태욱은 다시 시간이 맹렬하게 흐르는 것을 느꼈다. 태욱은 이 시간이 흘러가버리기 전에 필사적으로 자신의 진심을 담아서 바닥에 쓰러져있는 시체, 베르치카의 몸으로 손을 뻗었다.

 

-소원은?

 

태욱은 그 순간 사탄을 구하던 순간에 들려온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금천백의 공간을 뚫고 들려온 목소리... 그 힘도 정체도 미지수인 목소리지만 태욱은 전혀 듣지 못하였다. 그 두 눈은 바닥에 엎어진 완벽한 시체-베르치카에게만 가있었고- 그 귀는 천천히 정지하고 있는 베르치카의 심장소리만을 듣고 있었다.

 

[베르으으으으!!!!!치카아아아아아!!!!!]

 

태욱은 그렇게 소리지르면서 베르치카의 몸을 어떻게 해서든 붙잡으려했고  손가락 끝이 살짝이지만... 베르치카의 몸에 닫았다고 생각한 순간, 마침내 이 시간은 흘러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태욱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시체는 마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흡혈귀화 하지 못하고 죽어버렸던 이유는 그 육신에 있었다. 성자를 잉태하고 낳은 순간 그 모체마저도 성스러운 힘으로 가득차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이 사울이 주입한 흡혈귀인자를 배제하면서 억제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이지 팽팽한 접전이었다.

 

빛도 어둠도 부여한 자들이 특별한 만큼 특별하게 강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순간에 태욱의 간절한 소망이.... 누군가에 의해서... 통하였다. 태욱의 손은 확실히 베르치카의 몸에 닫았다.

 

그리고 태욱의 능력이 발동된 것이다. 먹기 힘든 사울의 흡혈귀인자보다는 몸에 맞고 소화가 잘되는 빛의 힘이 태욱에게로 흡수되었고 그것은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하였다. 태욱이 사라진 뒤 바닥에 엎어져 있던 여자의 시체는 그렇게 흡혈귀가 되기 시작했다.

 

[나.. 나는... 누구...?]

 

그리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린 그녀... 아니 그녀였던 흡혈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한 남자에 대한 엄청난 증오와 동시에 자신을 애타게 울부짖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베르치카! 너무나도 애타게 부르던 그 목소리.... 그 목소리는 분명 자신을 불렀던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이름은 베르치카인게 분명했다. 그리고 동시에 한명의 얼굴이 눈동자에 각인되어있었다. 자신의 아들의 모습을 훔친... 증오스러운 남자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

 

하지만 베르치카의 생각은 더 이상 이어질 수 없었다. 끔찍할 정도의 갈증이 덮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세상 그 어떤 음료로도 채울 수 없는 갈증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그녀에게 허락된 유일한 음료, 인간의 피를 갈구하기 위해서 베르치카는 뛰어올랐다.

 

피가 모자랐다. 그녀는 특히나 한번 완벽한 시체가 되었다가 간신히 흡혈귀가 된 상태였기에 몸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지금 당장 피를 공급하지 않으면 다시 시체로 돌아가버릴 지경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피에 미치고 갈증에 날뛰던 그녀 앞으로 무엇인가 들고 있는 증오스러운 적이 나타났다.

 

[이럴수가? 성공하다니... 아스타롯테. 진정 네가 나에게 도움을 준단 말인가?]

 

흡혈귀왕 사울은 자신의 손에 들린 책과 피의 갈증에 미쳐날뛰는 베르치카를 번갈아보면서 깜짝 놀랐다. 본래 성공할리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사울은 아스타롯테의 예언을 듣고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이었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베르치카는 자신을 이꼴로 만든 증오스러운 적의 등장에 붉게 물든 눈동자를 희번뜩 거리면서 뛰어올랐다.

 

[크아아아아앙!!!!!]

 

하지만 그 모습에도 사울은 다시금 냉막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들고 있던 것을 휙하고 던졌다. 그것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인간이었다. 이제 10대 중반쯤 되었을까. 본래라면 도화빛으로 물든 아름답고 생기넘치는 소녀였겠지만 그녀는 지금 죽어가고 있었다.

 

생명의 상징인 피를 줄줄 흘리면서 싸늘하게 식어갔던 것이다. 그리고 베르치카는 증오스러운 적을 앞두고도... 소녀가 흘리는 피에.. 끌려가고 말았다. 완벽하게 흡혈귀가 된 것이었다. 이성이나 제어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흡혈충동에 베르치카는 죽어가는 소녀의 목덜미에 이빨을 박고서 피를 빨기 시작했다.

 

꿀걱꿀꺽!!!

 

게걸스러울정도로 큰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베르치카는 허겁지겁 피를 마셨고 그와 동시에 그녀는 강렬한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원수보다도.... 피에 이끌려 움직인 자신에 대한 비참함과 슬픔... 온갖 감정들이 들끓고 터져올랐던 것이다.

 

[으아아아아!!!!]

 

베르치카는 다시 괴성을 지르며 사울에게 달려들었지만 한손에는 이제 죽어버린 소녀의 시체를 꽉 붙잡고 있었다. 사울은 그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는 힘을 뺀 로우킥으로 쓰러뜨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를 억누르면서 키득거렸다.

 

[오오오... 내사랑... 비록 모습도. 기억도, 그리고 영혼마저도 다르지만. 그대가 내 사랑임은 분명해... 그러니 나는 너를 죽이지 않겠다. 하지만 너는 나를 죽이고 싶겠지, 자아..... 나를 죽일 수 있는 힘을 가르쳐주마.]

 

[으아아아악!!!! 놓아라! 놔라!!!!!]

 

베르치카는 온 몸을 흔들며 발악했지만 사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수가 없었다.

 

부우우욱!!!!

 

사울은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을 찢고서 피부를 들어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곳에 마력이 불타오르는 손가락을 가져다대었다.

 

[앞으로 내게 덤벼서 패한다면 너에게 마법을 가르쳐주마. 자아 이번에 너에게 가르쳐줄 마법을 직접 그 몸에 새겨주지.]

 

사울은 이죽이면서 들어난 베르치카의 피부 위로 마력이 담긴 룬문자를 새겨넣었다. 그 마력은 눈 녹듯이 녹아내려서 베르치카의 몸 속으로 파고들어갔고 베르치카는 그 순간 한가지 마법을 사용할 줄 알게되었다.

 

[죽어버려!!!!!]

 

태욱이 보는 베르치카의 운명은 이것이 시작이었다. 흡혈귀가 강해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바로 흡혈이었다. 이미 인간의 피를 빨기 시작한 베르치카는 무시무시한 속도와 행동력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습격해서 피를 빨았다. 그리고 사울을 공격하고 실패하면... 그가 가르쳐주는 마법을 강제로 익히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정신적으로 불안한 흡혈귀였는데.. 마법이라는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좋지 못한 기술을 강제로, 그것도 급속도로 배우게되자 베르치카의 정신이 마구 흐트러지고 엉키기 시작했다. 어제의 일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마법과 사울에 대한 증오만큼은 뚜렷했다.

 

하지만 아무리 강인한 정신이라도... 사람의 피를 빨고 사울에게 패배하여 마법을 익히는 세월이 100년이 흐르자... 결국 망가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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