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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여자, 나. - (2)

먼 옛날의 이야기다.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했다. 아니 정확히는 한눈에 뿅갔으니 사랑하게 되어버린 거다.

그 여자는 상행을 나온 상인집 딸이였다.

남자는 여자에게 고백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였다.

그는 이유를 물었다.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 가문에는 지금 고수가 필요해요."라고.

항상 금전에는 파리가 꼬이기 마련.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무력집단과 연관된 사람과 결혼시키리라 마음먹은 것이다.

원래 정략결혼이라는게 그런 것 아니겠는가? 법조계 인사랑 재계 인사랑 결혼하는건 요즘도 흔치 않던가.

아무튼, 그는 결심했다.

힘을 키워서, 독행강호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그녀 앞에 나타나겠다.

어찌보면 상당히 로맨틱하다고 볼 수 있을수도 있는데...그의 경우 그야말로 개고생을 했다고 한다.

죽을 고비도 수십번. 그녀가 있는 중국이란 낮선 곳에서 일자무식 고려인이 한 고생이란........

그 결과 그는 강해졌다...였으면 좋았겠지만 만신창이가 되어 귀향하다가 백두산 어귀에서 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구려 때부터 이어진 선맥(仙脈)중 하나와 인연이 닿아 신공을 얻게 되었다고.

그야말로 인생역전 시나리오인데......

그렇게 힘을 얻은 그가 달려간 그곳.

이미 집안은 혼사문제 꼬여서 풍비박산 나 있었고, 그의 무력으로

어찌어찌 그녀를 구출해 고려로 데려와서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게 1대조. 시조다.

 

그 사이에 2대조가 태어났다.

그런데 이놈의 뿅가는게 유전인지 이 사람도 한눈에 뿅가버렸단다.

누구에게? 당대 최고 학자의 여식에게.

또 대쉬했고, 차였다.

이번엔 "저는 저와 학문을 논할 수 있는 분을 저의 낭군으로 모시겠습니다."란다.

참고로 이 학자의 여식은 비공식적으로 그의 학자보다 "한끗"뒤지는 정도의 수준, 그러니까 그녀의 아버지 외에

최고의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천재였다. 그 결과 다른 도전자들도 우수수수수수수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거참. 조상님들이지만 징하다. 왜 이런 사람들만 골라서.... 좀 적당히 살지 좀.....아무튼

의지의 2대조님은 책을 독파! 온 나라에 있는 책을 다 읽어버리더니.....라는 시나리오가 보통 정상적이지 않던가?

그런데 이분, 상당히 돌머리셨다고 한다.

책을 읽다가 자신의 두뇌의 한계를 절감한 이분. 고민에 빠져들었다고....

"나에겐 무엇이 있는가?"

그때 뇌리를 스친게 바로 1대조님이 가르쳐준 신공.

2대조님은 그날로 익히던 신공에 전력을 다해 초고수급으로 익히고는(그나마 무공은 잘했나보다)

중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똑똑했던 사람들과 그 가문,

예를들어 제갈량과 제갈세가, 사마중달과 사마가 뿐만 아니라

각 세력의 두뇌를 맡고 있는 각 군사들의 절공이라던지, 아니면 학사들이 익히는 심공등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집해 분석하여 장장 20년만에 그 정수를 체득,

신공안에 심을 수 있었다. 이에 그의 나이 37세였다.

그리고 3년간 온 서적을 훑듯이 독파, 체득하여 그녀 앞에 섰고, 그녀의 항복을 얻어내니 그의 나이 40세였다.

한가지 번외로 말하자면.......그녀의 나이는 35세였고. 책 한구석에 조그마한 글씨로 이렇게 써 있었다.

"나는 사실 그녀에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봐주었다. 그녀는 말했다. "30이 넘어가니 도전하는 이 없던차에

그대같이 학문을 논할 수 있는 이가 오니 절절합니다"라고 했다. ....그녀도 급한가보다."

 .....예뻐도 예나 지금이나 30 넘으면 좀....부담.........라는 생각도 들고. 성차별 발언인가? 그런의도 아니니.....

아무튼 그렇게 2대조도 해피엔딩.

 

그 사이에 낳은게 3대조. 참 노산인데 용케도 잘 낳으셨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서리.

이분, 누가 자식아니랄까봐 같은 길을 걸었는데, 아 그게 문제가 있엇더랬다.

힘세고 똑똑하니까... 아무래도 그런 것 있지 않은가. "난 달라"의식 같은거?

좀 거만해졌다랄까나....이게 불행의 씨앗이였다.

아무튼 이분 뿅간게 바로 기녀.

당대 최고의 명기녀에게 뿅- 가버린거다.

그런데, 하늘은 공평하신지라 무공의 천재에 공부의 천재인 이 사람이 딱! 하나 없는게 있었으니...

..돈은 아니였다. 그건 그 당시엔 힘있으면 따라오는 거니까. 그거 말고 외모였다. 외모.

그야말로 오크가 사촌하자고 할 외모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분, 환골탈태하겠다고 별 생XX를 떨어서 결국 초절정을 넘어 화경에 진입하고 말았는데........

........알다시피 환골탈태라는게......신상품으로 바꾸는거지 상품 자체의 모델을 바꾸는게 아닌지라......

외모변화에 실패했다고 한다.

이사람, 크게 좌절했으나 개의치않고 이번에도 광활한 대륙으로 나가 각종 살수단체나 하오문 등을 쑤시고 다닌 결과,

변신술을 익혔다. 아니, 변용술이라고 해야되나? 게다가 옥면신공이라던지 기타 등등등 색마들의 기본공들도 수집,

제작에서 개조까지 모든것을 마스타 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신공에 녹여내었고.

그리하여 기녀를 쓰러트리고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난게 3대조다.

 

그리고 그 뒤, 바로 문제의 사대조가 나타난다.

이 자식 4대조.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가 있듯이, 인간은 자신이 성장한 환경에서 배운다.

그런데 그 어머니가 최고의 기녀라면.......뭘배우겠는가?

아버지가 저모냥이라면?

이 4대조, 희대의 난봉꾼으로 성장했다.

외모 되지, 무공 높지, 학문 되지.

거칠것이 없었다.

그냥 길에 지나가다가 맘에 드는 여자 있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꼬셔서 으슥한 곳으로.....

그런데 이 4대조에게도 그야말로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토끼였다.

굵기와 길이는 신체 변용술을 이용해 만들면 되지만, 도무지 이 정력은.............

이에 4대조는 또다시 우리의 호구 중국으로 향하기에 이르는데....

그곳에서 각종 색마, 제비 등등을 털어서 정력의 비원과 매력의 근원을 탐구한 4대조.

이마저도 신공에 녹여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신공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수많은 여자를 후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덕분에 영예롭게도 중국 무림사 최악의 색마로 기록되며, 온 무림 세가의 그의 혈통이 존재하게 되었다란다....

.....................먼 친척이 많겠구만.....끄응.........

아무튼간에.....그런 인간도 갈때가 되고, 수구초심이라고 고향에 돌아오게 되었다.

죽기 전에는 사람이 변하는지, 아니면 정상적인 결혼생활이라는 걸 못해봐서 그런지 몰라도

마지막으로 한 여자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물론 그게 5대조다.

그리고 4대조는, 5대조에게 신공을 물려주고 세상을 떠났다.

물론 여기까진 정상이다. 하지만 5대조는 나중에,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4대조가 신공에 장난을 쳤다는 사실이다.

원래 신공은 배분 가능한 형태였다. 가령 신공 수련할때 순수하게 무공, 즉 신체 능력에만 집중하면 그쪽만 강화되도록

말이다. 물론 나중에 환골탈태까지 가면 뇌 자체도 높아진 정신에 맞게 강화되지만, 아무래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과는 비교하기 힘드니까 논외로 치고.

아무튼 예를 들어 자신이 여자와 일생 관련이 없고, 학문으로 끝장보고 싶으면

신공을 수련해서 무공:0/ 두뇌:10/외모:0/정력:0으로 몰빵이 가능했다는 것.

그런데 5대조에게 물려준 신공은......

가령 10포인트가 생기면 무조건 정력에 5포인트가 투자되도록 조작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이 심법은 사람 망치는 심법으로 가문에 내려오게 되었다.

익히면 무공이 높아지고, 머리가 똑똑해지고, 외모가 깔끔해지니까........

나는 참을 수 있어, 통제할 수 있어. 사람의 심리가 그렇지 않던가?

하나, 사춘기. 그게 문제였다.

폭증한 정력은 결국 익힌 이들을 하나의 예외없이 카사노바로 만들어버렸다.......

그렇게 그들은 희대의 바람둥이로 떠돌다가 마지막에 자신의 씨앗으로 돌아와,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한줄기 버리지 못한 미련을 담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물론 이 고리를 몇번인가 끊어 없애려고 한적도 있긴 했다.

하지만 그 4대조가 책과 신공에 무슨 술수를 부렸는지, 책은 타지않고 손상도 안되고,

신공은 익힌자가 기운과 책을 전수하지 않고 70대를 넘기면 점차 고통을 가한다.

그렇다고 넘긴자가 안배우면 15세 이후로 머리에 넘긴 기운이 또 고통을 준다. 지독하게도.......

일단 익히면 그 힘에 매료되어 또 같은 길을 반복한다..........

그리고 내가 지금 그걸 익히고 있고.

 

난, 어떻게 했냐고?

익히기만 했다. 연공 한번밖에 안하고. 그 한번으로 머리에 있던게 녹아들어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됬다는게 문제지만...

덕분에 대학 내에서는 계속 솟아있다. 미치겠다.

동아리는 남자만 있는걸로 가야 할텐데....아니면 유령동아리로...끄응.....

왜 동아리 활동이 의무인거야 제기랄............

투덜거리며 동아리 홍보가 한창인 거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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