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네 멋대로 해라! 010
네 멋대로 해라!
2화. 공원에서.
4.
"휴우, 드디어 다왔다.."
해가 산너머로 넘어갈때쯤 나는 집에 도착했다.
주머니에 있는 열쇠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달칵, 철컥!
"다녀왔습니다!"
"........."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는다.
"아.. 맞아. 대답이 돌아올리가 없지."
계속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의 머리를 한번 긁적이며 신발을 벗고 통로를 지나 거실로 걸어간다.
그리고 무언가를 본 순간 내 얼굴은 굳어졌다.
거실에는 언제나 반가운 얼굴로 나를 반겨주던 엄마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엄마, 나 왔어."
"........"
거실에는 침묵에 휩싸인다. 조용한 그곳에는 TV 소리만 울려퍼지고 있었다.
대답을 기다리던 나는 왠지 답답해진 가슴을 느끼며 긴 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럼 난 방으로 갈게."
한없이 들떠있던 마음이 왠지 무거운 짐을 짊어진듯 무거워진걸 느끼면서도 나는 애써 그런 기분을 무시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달칵!
컴컴한 방에 불빛이 켜진다. 방에 들어온 나는 침대에 몸을 뉘였다.
괜히 엄마를 보자 마음이 싱숭생숭해진 나는 잠시 그렇게 누워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천장을 바라보며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있..
꼬르르륵~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 무섭게 내 신체가 울어댔다.
진지한 표정으로 천장을 보고있던 내 입이 열리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배고프다."
갑자기 모든게 우스워졌다.
오늘 하루종일 그 짓만 하고 돌아다닌 자신이.
실컷 욕망을 풀고 들뜬 마음으로 집에 왔으면서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엄마를 보자 또 순식간에 심각해진 자신이.
이제 어떡하지? 이 시간이 얼마나 되는걸까? 부모님은 내가 어떻게 된거라 생각하시는걸까?
진지하게 고민하기 무섭게 밥달라고 울어대는 자신의 신체도.
모두 우스웠다. 마치 이 모든게 한 편의 희극 같다.
배고프다고 내려가서 내가 직접 밥을 차려먹는 모습을 상상하자, 정말 한편의 희극을 찍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 심각해진 얼굴로 무게를 잡아놓곤 밥을 먹으러 내려간다라.. 킥!
"푸흐흐흐.. 킥킥, 뭐 참을만 하니까. 오늘 하루쯤은 굶을까?"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듯 하다.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고 하루종일 뛰어다니고 몸을 움직이느라 땀에 젖은 교복을 벗었다.
그리고 교복을 세탁 바구니에 던졌다.
아, 노골이다.
그런데 교복이 떨어진 자리, 옆에는 백색의 동그란 구체가 있었다.
"..이건 뭐지?"
내게 아닌데. 엄마가 가져다 놓은건가..?
나는 호기심이 생겨 구체를 집어 올렸다.
흔들어봤다.
속이 빈 것 같은 가벼운 중량감.
하지만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것처럼 가볍지만 흔들 때, 손에 느껴지는 신비한 무언가가 있었다.
호기심이 증폭하며 백색 공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잘보니 공의 중앙에 미세한 틈이 있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구체를 열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틈이 돌아간다.
그리고 구체가 반으로 쪼개지는 순간.
번쩍!
"헉! 뭐, 뭐야!! 눈이, 눈이!"
광휘가 나를, 방안을 가득 채웠다.
갑자기 터져나온 빛에 눈을 부여잡고 허공을 휘젓는다.
그리고 간신히 눈을 떴을 때, 내 눈은 토끼처럼 동그랗게 떠졌다.
세상이 전부 도화지처럼 새하얗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하늘에 태양조차 없다.
한순간 변해버린 세상을 나는 한마디로 표현, 정의했다.
"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의 세상.
공황에 빠져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곧 낯익은 풍경이라는걸 알았다.
"오늘 아침에 봤던 꿈이랑 비슷하잖아.."
그렇게 나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홀로 존재했다.
데에에에엥!
그렇게 아무것도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이곳에서 있은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내 행동은 굉장히 변해있었다.
어디가 하늘인지, 땅인지 구분할 수 없는 세상에 누워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당황하고 뭔가를 찾아 헤메는 것도 잠시, 아무리 달려도, 소리를 질러봐도, 주변을 둘러봐도 무엇 하나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를 찾아 헤메는걸 포기하고 누워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생각하고 상상하며 시간을 떼웠다.
누군가를 찾아 헤메는걸 포기하고 누워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생각하고 상상하며 시간을 떼웠다.
그리고 전과 똑같은 종소리가 온 천지에서 울려퍼졌다.
"..이제 드디어 시작하는건가?"
계속 아침의 꿈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던 나는 본능적으로 기억을 되새기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역시나.
-하하, 안녕하세요, 한세씨?
예상대로 새하얀 하늘에는 이미 한번 보았던 검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 이 꿈이 원인이었나?"
-네, 딩동댕! 맞추셨습니다. 눈치가 빠르시네요! 아 그리고 오래 기다리셨나요? 죄송합니다~ 제가 많이 바빠서;;
"..지금 제가 하는 말이 들리는 거에요?"
-네, 아주 잘 들립니다. 제가 늦어서 죄송하지만, 시간은 금이라는 말도 있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본론..이요?"
내 마음에 불안이 고개를 든다. 혹시 이 능력을 이제 없애려는 걸까?
-예, 이제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요. 한세씨, 오늘 하루가 굉장히 특이하지 않으셨나요?
"...."
머리를 이리저리 굴렸다. 하지만 그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스스로 하루종일 발정난 개도 아니고 여자랑 그 짓만 했다고 말할 수 있으랴.
-어라.. 이상하네. 상품지급은 즉시 해드렸을텐데. 그럼, 오늘 뭘했는지 확인해 볼까요?
"아, 아니요! 특별한 하루였어요. 예, 분명히 엄청 특이하고 즐거운 하루였죠! 하, 하하!"
- 역시 그러실줄 알았어요. 모두들 좋아하시더라고요~
"네, 네. 저같은 경험을 했다면 당연히 그렇겠죠.."
-제대로 상품이 지급된 것 같으니 그럼 이제 상품에 대하여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당신에게 부여된 상품명은 "네 멋대로 해라" 입니다.
"..네 멋대로 해라..?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아, 상품은 또 뭐고. 아, 그것보다도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거죠?"
-차근차근 설명해드리죠.
저희 이벤트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저 위대하고 위대하신 분께서
세상의 모든 생명체 중에서 가장 사랑하시는 인간을 위하여 10년마다 벌이는 깜짝 이벤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 이벤트에는 전세계 10대 소년, 소녀가 그 대상이었고, 그 수억 명의 인간들 중에서 당신이 당첨된 겁니다.
한세씨는 그야말로 땡잡은 거죠~
그리고 이 곳은 저희가 임의로 구현해낸 공간입니다.
"행운아라니.. 하하,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아, 제 말이 너무 어려웠나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세씨는 그저 평소 하고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무엇이든 하며 즐기시면 됩니다.
"저기.. 말씀 중에 죄송한데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지금의 제 역활은 당신에게 설명해주려고 온 것이니. 궁금한게 있으시면 질문하세요~
"당신은, 그리고 당신이 말하는 위대하신 분이란건 대체 누구죠..? 혹시 악마인가요?"
-저요? 그리고 악마라.. 글쎄요, 인간들의 인식으로 표현하자면 저는 천사에 가까운 존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위대하신 분은 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답이 되었나요?
"아.., 네."
단 한번도 상상해본적 없는 말들에 나는 머리가 뒤죽박죽 뒤엉켰다.
자신들이 신이며, 천사라니.. 하하..
-그럼, 타이틀 "네 멋대로 해라" 에 대한 설명을 계속해서 진행하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혼란스런 내 마음에 상관없이 하늘에는 빠른 속도로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먼저 당신의 존재는 세계에서 잠시 삭제되었습니다.
에..?
"자, 잠깐! 삭제되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처음 본 문장부터 있는 충격적인 단어에 나도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진정하시고, 설명을 끝까지 들어보시길. 이 시간동안 세상에 기억된 당신의 존재는 세상에서 삭제되었습니다.
당신과 관련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당신을 지웠습니다. 사람들의 기억도, 존재했던 흔적도, 모두.
당신이 지금 있는 곳은 본래 살아가던 세계가 아닌 그 세계의 또다른 모습인 이면 세계입니다.
"..이면 세계?"
-거울에 비친 당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들, 그 끝없는 세상 중 한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것도 복잡하게 생각하실 필요없이 그냥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로선 전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하지만 이 정보가 내게 굉장히 중요하다는걸 느끼고 필사적으로 이해해보려 노력하며 읽어내려갔다.
-지금 있는 세계는 당신이 살아가는 세계와 살아가는 환경도 발전된 문명도 살아가는 사람까지 모두 같습니다.
다만 이 세상의 사람들은 다른 세계에서 온 당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만 다를 뿐이죠.
"자, 잠깐! 그렇지만 저는 방금까지 집에 있는 제 방에 있었는데요? 그리고 엄마도 거실에 있었는데..?"
-그건 저희가 한세씨의 편의를 위하여 만들어 놓은 유일한 장소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세씨가 살던 세상에서 그 집만 복사시켜 놨죠~
"복, 복사라니.. 이게 무슨 컴퓨터 파일도 아니고.."
-음, 그거 좋은 비유네요. 컴퓨터라.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하시면 저희는 컴퓨터를 관리하는 프로그래머 겠네요. ㅎㅎ~
무작정 내가 삭제되고, 내 집을 복사시켜 놨다는 말을 해놓고 화가 날만큼 가벼운 반응이었다.
그 가벼운 반응에 마음이 한결 편해진 나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천사(?)인지 궁금해지는걸 참고 하루종일 궁금하게 여기고 있던 의문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하, 하하.. 그건 그렇다 치고 정말 제가 무슨 짓을 하든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다는 말인가요?"
-네, 어떤 짓을 하시든지 이 세상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한답니다. 절대~ 네버! 어떤가요? 마음에 드시나요?
"그건 그렇지만.. 이 세상 사람들은 저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했지.
오늘 제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될만한 짓들을 했는데 그 누구도 보지 못하던데요?
저를 뺀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모습을 하면 사람들에게 인지되야 되는게 아닌가요?"
-오오, 제법. 머리도 좋으시네요.
그러나 그정도로 저희들은 무능력하지 않답니다.
당신이 이 세상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순간, 그 사람은 물론, 당신들을 본 사람들에게도 힘이 퍼져 나간답니다.
그 주변에, 모든 사람들은 당신의 모습과 행동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거죠.
과연.. 그래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은거였나?
그 대답을 듣자 또다른 의문이 떠올라 물어봤다.
"그렇지만 제가 남긴 흔적들은.. 그 흔적들은 어떻게 되는거죠?"
-흔적들은 당신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순간, 당신이 흔적을 남긴 당사자에게만 힘을 유지시킬뿐.
그 사람을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전부 드러나게 됩니다.
"..그럼, 만약에 제가 누군가의 옷을 전부 벗기고 그 자리를 떠난다면 당사자는 벗고있는 사실을 모른체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된다는 말인가요?"
-네. 일반적인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뇌리에 버스에서 팬티 바람이 되서 나간 여자의 뒷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죄송합니다..
-예외의 경우가 있답니다.
"예외요?"
-당신이 명령하면 됩니다. 당신의 힘이 그 사람에게 얼마동안 전해지기를. 그러면 당신이 원하는 시간이나 조건을 이루기까지 그 힘이 유지됩니다.
"오오, 그거 멋진데요?"
-후후후, 그렇죠?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한세씨가 원하는 일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단, 이 세상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는 점만 뺀다면 당신은 이 세상에서 신에 가까운 힘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신이라.. 그거 정말 멋진데요! 그러면 저는 이 세상에서 10층 건물에서 뛰어내려도 죽지 않나요?
-음, 그건 아닙니다. 저는 힘이라고 했지.
당신의 육신 자체는 인간이라는 틀에 얽매여 있는 상태입니다.
버틸 수 있는 상처를 입으면 당신은 죽습니다.
미리 말하지만 이 세상에서 죽으시면 정말 죽습니다.
임의로 세계를 넘어오면서 저희가 보통 인간보다 조금 더 강화해드렸지만 부디 조심하십시오.
"아, 네.. 조심해야겠네요. 그런데 강화라뇨? 제 몸에 뭘 한건가요?"
-아, 그게.. 좋은 겁니다. 설마 저희가 나쁜짓을 했겠습니다.
곧 느끼시게 될 겁니다. 시간이 별로 없는데, 더 물어보실게 있으신가요?
"..그럼 믿고 넘어가죠. 음, 그러면 제가 이 세상에 무슨 짓을 하던 제가 살아가던 세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건가요?
예를 들면, 은행에 가서 돈을 왕창 훔쳐 나온다고 해도?"
-아니오. 당신이 이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뿐.
당신이 행한 일을 모두 실제로 벌어지게 됩니다.
거울에 비치는 세상은 언제나 똑같은 모습이죠? 당신이 사는 세상도 마찮가집니다.
당신은 그저 잠시 세상에서 삭제된 겁니다. 아, 삭제라기 보다는 숨겨놓기 특성을 부여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스타크래프트의 아비터(Arbiter) 업그레이드형 이라고 생각하셔도 되겠네요. ㅋㅋ
본래 세상에서 이런 힘을 부여하는 것보다 이렇게 다른 이면 세계에 넘어오는 편이 더 쉬워서 여행오신거지.
이곳에서 당신이 행한 일은 모든 이면 세상에서도 원인만 다를뿐 똑같은 결과가 일어나게 됩니다.
"원인은 다르지만 결과는 같다고요?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조금만 더 쉽게 설명해주세요."
-예를 들어 당신이 이곳에서 어떤 물건을 부시거나 훔쳤다. 라고 한다면.
이 세상뿐만 아니라 모든 세상에서도 그 물건은 어떤 방법이든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단 한가지,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습니다.
"해서는 안되는 일이요? 그게 뭔가요?"
-살인(殺人) 입니다.
이 이벤트의 의도 자체를 부정하는 그 행동을 하시면 모든게 뒤바뀌게 됩니다.
그러니 부디 살인만은 하지 마시길.
소름끼치는 말에 내 가슴은 차가운 칼날이 대어진듯 오싹해졌다.
-에휴, 말이 나와서 하는건데. 그 분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인과율에 어긋나는 이벤트를 계속해서 여는건지..원..
갑자기 신세한탄을 적어내려가는 천사(?)를 보며 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거,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사람을 죽인다거나 할 생각은 없으니까. 하, 하하하.."
-그러면 감사합니다. 제가 괜한 말을 한건가 보네요. 하핫~
그렇게 내가 머리에 쌓아두었던 질문을 계속해서 하고 대답하는 방식이 계속된다.
그렇게 쌓아둔 질문을 하며 나는 내심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던 말을 던졌다.
"그런데.. 만약, 카메라나.. 인터넷 같은.. 예를 들어.. 전국에 방송되는 카메라에 찍혀도 제 힘이 퍼져나가는 건가요?"
-어? 저번 당첨자도 똑같은걸 물어봤었는데. 물론 괜찮습니다.
직접 보지 않더라도 당신이 그곳에 있다면 그게 TV를 통해서든, 인터넷을 통해서 퍼져나가든
설사 그곳이 지구의 반대편이라도 문제 없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런데 저번 당첨자요..? 아! 10년 주기로 이전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고 했었지..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당첨 후 행동양식에 대해서는 말씀 해드릴 수 있습니다.
"네, 해주세요!"
그 사람은 힘을 가지고 어떤 일을 했을까.
-10년 전의 이벤트의 대상은 전세계 30대 인간이었고, 39살의 남성이 당첨되었었죠.
39살의 남성이라.. 그러면 혹시..
-그는 저의 설명을 듣고 미친듯이 기뻐했고, 주로 인간 여성과 교미를 하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교미요?"
-예, 번식활동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자신과 반대 성별을 가진 수많은 인간들과 번식활동에 주로 힘을 썼습니다.
남자라는 동물은 전부 늑대인 모양이다.
-그리고 죽었답니다.
"에? 그게 무슨, 대체 어떻게..?"
그 때, 하얀 세상의 지평선 저 끝에서 불씨가 떨어진 것처럼 서서히 불타오르며 검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 변화를 눈치챘을 때는 무서운 속도로 검은 영역을 넓혀 검은 불길은 이미 하늘의 절반을 불태우고 이리 번지고 있었다.
-아, 그의 사인을 묻는건가요? 그건.. 이런, 이제 주어진 시간을 전부 사용하셨네요.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있으신가요?
"아, 아.. 그게 뭐지? 뭐더라.. 그, 아! 시간! 이 힘의 기간은 얼마나, 얼마나 되는거에요?!"
불타오르는 세상에 놀란 나는 하늘에 쓰여지는 말에 뭔가 중요한 질문을 떠올리기 위해 머리를 감싸고 고민하다.
내 발이 사라지기 시작할 때, 급하게 가장 중요한 사실을 물어봤다.
-네, 주어진 시간은, 당첨자의, 즉 당신의 바램대로 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사인은..
그걸 마지막으로 새하얀 하늘은 검은 불길에 사라졌다.
그리고 나의 시야 또한 새까만 어둠에 휩싸였다.
자살(自殺)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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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성관계 없이 처음 생각해놨던 설정을 쓰는 편이라, 수정없이 빨리 올립니다~
008 의 댓글에 새댁의 불임과 주인공이 임신을 시켜준다는 아이디어를 주셨는데.
..좋네요. 그렇게 된다고 해도 재미있는 얘기가 나올 것 같지만..
그렇지만.. 이미 임신을 했어요! 배 속에 아이가 자라고 있어요! ㅠ
아아, 오히려 그 불임이라는 설정이 더 나을거 같은데..
그렇게 수정하면 스토리 자체를 뒤집어야..
이 네 멋대로 해라! 의 엔딩은 처음 쓸때부터 정해진게..
엔딩이 Happy, True, Bad 로 나뉜다면
이 소설의 엔딩은 True 입니다.
좋게 끝나지도 나쁘게 끝나지도 않는 중간.
그리고 그 새댁이 엔딩을 결정하는데 큰 역활을 한답니다.
..이거 너무 떡밥을 뿌렸나..
보시는 분들이 엔딩을 다 눈치채면 안되는데;;
대충 어떻게 될거라 예상하셨어도 모른척 해주시길;;
추천109 비추천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