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가디언 29화 - 구적의 음모 - 전편 Part B
흰색의 소형자동차가 밤의 산길을 질주한다.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곳을 익숙하게 달려 순조롭게 커브를 넘어간다.
도중에 차는 비포장도로로 들어가 사라져간다.
차의 후방램프가 어둠에 파고들어 작아져가자 길의 입구에 있던 그림자가 움직여 배어나오듯이 형태를 만들어낸다.
말할 필요도 없이 마도카이다.
어둠은 방해되지 않는다는듯, 그녀는 차가 올라간 칠흑의 산길을 들여다 본다.
"왜 따라가지 않는거야?"
머리위에서 소리가 나 하늘에서 카에데가 내려온다.
두 명은 자택앞에 멈춰서있던 소형자동차를 추적하고 있었다.
식신을 상대로 날뛰게 한 유이와 가디언은 미끼이고, 마도카와 카에데가 상대의 정체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의 목적이었다.
"결계가 쳐있는 것 같다. 이 앞은 그림자속으로 이동하는게 무리다."
"자, 날아가버리면 되지"
카에데의 심플한 대답에 마도카는 가볍게 쓴웃음을 짓는다.
"경계에 걸리면 곤란해요. 우선 뭐가 있는지 모르는 거고. 하늘에서는 뭐가 보였어?"
"건물 몇개."
"자, 거기가 목적지군요."
카에데의 정보에 마도카는 턱에 손을 괴고 일단 말을 멈춘채 생각한다.
그녀의 결론은 바로 나왔다.
"카에데는 이걸 유이님께 보고해요"
"...알았다."
"나는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좀더 조사하고 돌아갈께요"
마도카의 몸이 스물스물 대지에 늘어진 그림자로 가라앉아 간다.
그것을 지켜보고 나서 카에데의 몸이 천공으로 비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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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후 메이, 마도카, 사나에가 이이다의 고물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도카의 조사에 의해 산속에 있던 건물이 신흥 종교단체 "황혼회"라는 그룹의 소유인 것이 밝혀진 것이다.
마도카는 무언가 정보가 있을까해서 곧바로 이이다에게 연락을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시점에서 그는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조사에 협력을 요구하여 이날 가디언에게 연락이 왔던 것이다.
"이런, 아소우님은?"
"변함없이 감시가 계속 되고 있어 유이님이 나가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모처럼 여름방학인데...."
카운터에 앉아있는 이이다의 앞에서 드물게 메이가 한숨을 내쉰다.
협력자라고는 해도 악마에게 이쪽의 약점을 보인다는 것에 메이는 답답해 하는 지도 모른다.
"확실히, 그건 답답하군요. 하지만 유이 아소우님의 인내도 보답받은 듯합니다."
"그러면...."
"이쪽 사람이 황혼회에 잠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강의 사정은 확인이 되었습니다."
몸을 앞으로 나선 사나에에게 이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단체의 발족은 3년전, 원래는 심령연구에 빠져있는 대학의 동아리부터 몇개월전까지만 해도 이 단체는 별볼일이 없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쪽에서도 조사가 된 것 아닙니까?"
"예"
이이다의 확인에 마도카가 동의한다.
이것은 마도카도 곧바로 밝혀냈던 것이다.
"젊은이들의 놀이 수준이었던 오컬트 써클이 식신을 조종하기까지 된건 최근 어떤 남자가 가입한 것이 계기입니다. 그 후, 모임의 활동이 크게 변했습니다."
이이다가 한 장의 사진을 반대로 메이에게 전달한다.
사진을 뒤집어본 세명은 크게 놀랐다.
"!!!"
"이 자식.....!!!"
현상된 사진을 본 메이들은 경악의 소리를 내뱉는다.
"예. 혼다입니다."
사진에는 잊을수 없는, 악마로부터 스스로 사람으로 변하여, 한때는 가디언을 조종하려고 한 인물이 보이고 있었다.
(역자 주 : 9화-사랑의 언령 참조)
"모임에 가입한 그는 그 마술 지식을 사용해서 멤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그대로 모임을 장악한 그는 황혼회를 사용해 하나의 계획을 착수했습니다. 나락으로부터 반입한 생물을 번식시키는 것입니다."
이이다가 다시 건넨 사진에 사나에가 숨을 삼킨다.
"사우젼드!"
"영양이 풍부한 하수도에서의 육성은 그의 예측대로 성공했습니다. 원래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생물이었기 때문에 일본의 하수도는 사우젼드에 있어서 천국이였다지요. 양식한 사우젼드를 황혼회는 정기적으로 회수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생각지 못한 사고로 포획하려던 사우젼드에 회원이 습격당해 희생을 냈다고 합니다."
"그러면..."
"거기로부터 단서가 돼서 경찰, 그리고 가디언에게 사우젼드의 번식이 알려진 것입니다. 설마 저도, 혼다가 관련되어 있을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이다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고, 메이, 사나에, 마도카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설마, 가디언들에게 혼쭐이났던 혼다가 다시 자신들의 앞에 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가디언중 머리와도 같은 재녀들은 충격으로부터 바로 회복해 곧바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려 했다.
오랜 세월 전투를 겪어온 경험에서 나온 태도일 것이다.
"그렇지만 혼다는 왜 사우젼드를 번식시키고 있었지?"
사나에의 의문에 이이다의 눈이 일순간이지만 심상치 않은 빛을 내뿜는다.
"거기에 이번 식신의 습격을 푸는 힌트가 있었습니다.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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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은 어떻게 됐지?"
"혼다님. 현재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얘기를 꺼낸 사람에게 백의의 청년이 미소를 지어보인다.
두명의 발밑에는 몇개의 수조....아니 책이 꽂혀있는 서재와 같이 어항이 줄지어 있었다.
대량으로 늘어선 어항은 거대한 창고와 같은 건물을 가득 메울 정도로 줄지어져 있었다.
수조위에 걸려진 통로를 몇명의 백의 청년이 걸어다니며 안을 들여다보고 체크하고 있었다.
그 시선의 끝에는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사우젼드의 모습이 있다.
그것은 죽은 듯이 꼼짝도 않고 있었다.
"생체는 안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이라면 언제라도 패밀리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언제라도 습격의 명령을!"
"그렇게 초조해 하지 말아라. 지금은 아직 그때가 아니다."
눈을 빛내는 청년에게 혼다는 적당히 달래듯 말을 한다.
하지만 그 눈은 청년이 아니고 영양층에 잠겨 자는 사우젼드를 향하고 있다.
유이에 완패해 겨우 목숨을 부지한 혼다지만, 가디언을 단념하지 않았다.
우선은 어떤 대학의 오컬트 서클에 현대의 마법사라고하는 좀 수상한 직함을 사칭해 그 틈에 합류했다.
이쪽의 세계에서도 사용 할 수 있는 몇개의 마술을 보여주는 그에게 학생들은 너무 쉽게 속아넘어갔다.
기적을 일으켜 보이는 혼다를 오컬트에 빠진 대학생들이 교주처럼 우러러보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혼다는 학생들을 이용해 몇개의 대학에 손을 뻗어 한층더 인원을 확보하도록 했다.
그의 예측대로 마술을 보여주는 수수께끼의 인물에 일상에 질려있던 다수의 학생이 따라왔다.
대학생들의 세뇌와 동시에 혼다는 사우젼드를 미리 조사해놨던 하수도에 풀어놨다.
사우젼드는 사납고 위험한 생물이었지만, 혼다가 주목한 것은 그 흉포한 전투력보다 왕성한 번식력이었다.
혼다의 계획대로 사우젼드는 마치 바퀴벌레와 같이 증가했드.
그것을 그는 학생들에게 포획하도록 명령해 비밀 시설로 이송했다.
전투력이 높은 사우젼드도 마귀로서는 비교적 하위인지라 마력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수만 많다면 필요한 마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사우젼드를 마술로 재워 마력의 공급장치로 사용해 결국 목적대로 대량의 사용마, 패밀리어의 소환이 가능해졌다.
패밀리어를 학생들에게 주어 사역시킨 혼다를 보고 황혼회의 멤버는 심취했다.
기적을 일으키는 교주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학생들은 가디언이 세계를 타락시키는 존재라는 혼다의 설명을 믿고 전투에 대비해왔다.
계획의 도중, 사우젼드를 포획할 때에 마술을 잘못다뤄 몇사람의 학생이 희생되는 사고도 있었다.
그것을 계기로 사우전드의 확보는 중지했지만 이미 충분한 수가 모여져 있었다.
"아사오 유이는 아직 움직이지 않습니까?"
"감시는 계속하고 있다. 저번의 패배에 겁을 먹고 있을지도."
항상 마력의 공급을 받고 있기때문에 무한에 가까운 재생력을 가지는 패밀리어에 가디언들은 상당히 고전한 것 같다.
두번의 습격으로 상처를 입히진 못했지만 부하들은 서서히 패밀리어를 능숙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고 있다.
가디언들을 전투불능으로 만들어 그녀들이 지키는 소년만 죽이면 자신이 마스터의 지위를 빼앗을수 있다.
혼다는 수조속에서 잠자는 사우젼드를 보며 사악한 미소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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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 있어?"
"응"
널찍한 옥상에 올라온 쿄우가 유이에게 말을 건넨다.
해가 떨어지는 시간이 되어 옥상의 두명은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는지 반바지의 티셔츠 차림인 유이는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조금 할 얘기가 있는데 괜찮을까?"
"상관없어. 무슨 얘기지?"
플라스틱으로 만든 의자에 두명이 걸터앉는다.
여름의 햇볕을 받아서인지 의자는 꽤 뜨거웠다.
"혼다가 이상한 신흥종교를 만들어서 사람을 모으고 있단걸 들었어요"
"나도 들었어. 마도카씨랑 이이다씨. 그리고 우에시마 씨들까지도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있는 곳을 알고 있는데 공격하지 않을거야?"
쿄우는 가능한 평정심을 유지하고 묻는다.
쉽게 전투에 참가하는 쿄우지만 애인인 유이를 신경써서 가능한 한 감정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음색에서 드러난다.
"가능한 정면에서 격돌은 피하고 싶다."
"어째서?"
"싸워봐서 알겠지만, 궁합이 나쁘다."
유이의 지적에 쿄우는 입을 다문다.
"가디언을 연구한 혼다니깐, 이쪽을 다 파악하고 저런 귀찮은 상대를 보내왔다고 생각해. 혼다의 기대대로 소모전으로 갈수는 없어."
"그러면 어떻게?"
"정보를 모으고 나서 대책을 생각하고 싶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식신이 상대라면 조종자를 없애지 않고선 의미가 없어요."
쿄우는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유이를 바라본다.
"납득할 수 없어?"
".......나한테는 무리야. 납득할 수 없어."
딱딱한 표정을 짓는 애인에게 유이는 단념한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실은 대항 수단을 생각해놨는데...."
"계획을 세운거야?"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때문에 가능하면 사용하고 싶지 않다."
곤란한듯한 표정을 짓는 유이에게 쿄우도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몰라 헤맨다.
다른 사람이나 가디언들이라면, 쿄우는 거드름피지 말라며 강하게 얘기하겠지만 사랑스러운 소년과 말싸움은 피하고 싶었다.
"자, 이렇게 하자. 나하고 쿄우씨가 승부를 겨뤄서 쿄우씨가 이기면 내 계획을 말해줄께"
"지면 단념하라는 말이군요. 이거 또 쎄게 나오는걸?"
예상치 못한 유이의 제안에 쿄우가 기가 막힌 듯 애인을 본다.
요전날에 봤던 유이의 체술은 훌륭한 것으로 아마 자신과도 적당히 겨룰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쿄우에게 이기는 것은 아직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좋아요. 상대해줄께요"
쓴웃음을 지며 쿄우는 의자에서 일어선다.
원래부터 싸우는 걸 좋아하는 쿄우다.
승부로 결론 짓는것은 쉽게 납득할 수 있었다.
"일단, 심판을 불러도 괜찮을까?"
"좋아요, 그렇지만 공평한 사람으로 해요."
쿄우가 승낙하자 거의 동시에 히나키쿠가 옥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이가 소리의 능력을 사용해 이미 히나키쿠에게 말을 한 것 같다.
"유이님, 정말로 승부를 하십니까?"
"심판을 잘 부탁드립니다."
놀라는 히나키쿠에 관계없이 유이는 일어서서 의자에서 멀어진다.
쿄우는 팔짱을 끼고 여유를 보이며 서있었다.
"잠깐! 재밋는 일이 있으면 불러줘야죠"
대결이 시작되기 전에 아래층에서 발소리를 울리며 레이가 온다.
계속해서 사나에, 시즈카, 유리, 미셸 네명도 모습을 나나탠다.
거실에 있던 히나키쿠가 당황하며 나갔으므로 그녀들도 따라온 것 같다.
어느새 와있었는지 에리자베타도 옥상의 난간에 서서 유이와 쿄우를 바라보고 있다.
"뭐가 시작되는거야?"
"쿄우와 유이님이 승부를 건다."
"에? 정말로?"
히나키쿠의 말에 사나에들이 놀라움에 찬 소리를 지른다.
시즈카는 걱정스런 표정을 짓지만 레이는 흥미가득한 모습이다.
"언제라도 오세요."
쿄우가 싱긋 유이를 향해 웃는다.
도발하는 듯한 쿄우의 태도에 상관하지 않고 유이는 소리를 만들어내 오른손 안에서 반사시켜 에너지를 모은다.
그리고 그대로 무방비상태의 쿄우에게 다가간다.
"......."
"크윽!"
무언으로 쿄우의 오른손이 수평으로 휘둘러진다.
그 궤적을 쫒아 거대한 피로 만든 검이 옆에서 유이를 향해 휘둘려져 온다.
유이가 말없이 그 일격을 주고 받아내자 간발의 차로 쿄우의 왼손이 움직이며 2번째의 검이 사선으로 찔려올라온다.
유이는 가볍게 뛰어넘으며 발밑으로 혈검을 흘려내고 오른손으로 증폭하고 있던 소리를 쿄우를 향해 발사한다.
"약해요!"
이미 오른손의 움직임을 보고 궤도를 읽은 쿄우는 왼발을 한걸음 당겨 반신을 비켜세운다.
지향성이 있는 소리가 쿄우의 몸을 스쳐지나 펜스에 닿기전 유리가 충격파를 발사해 지워낸다.
쿄우는 재빠르게 검을 종횡무진으로 휘두르고, 유이는 체술로 주고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 맹공을 피하지 못할 상황이 되자 그는 뒤쪽으로 몸을 날렸다.
쿄우는 혈액을 검에서 창으로 바꾸어 유이를 추격하듯 팔에서 쭉 뻗어 날린다.
유이는 공중에서 몸을 돌려 혈창을 간신히 피하며 후퇴속도를 빠르게 해서 펜스근처까지 단번에 뛰어내린다.
"!"
양손의 힘으로 공중에 뜬 유이는 휘익하고 몸을 회전하여 펜스위에 착지한다.
보통사람이라고는 볼수없는 그 움직임에 가디언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바로 얼마전까지 일반인과 다름없었던 유이지만, 어느새 이런 움직임을 몸에 익혔는가.
"유이.....굉장하네요."
싸우고 있는 당사자인 쿄우도 진심으로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해져서 유이를 바라본다.
유이는 침묵을 지킨 그대로였다.
유이의 체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는 미셸이 주었다.
가디언의 능력은 자기의 육체를 에너지로 치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미셸은 자기의 기술을 가지고 가르쳐주었다.
유이는 이 원리를 응용해 육체의 일부를 소리에너지로 변환해 움질일때에 체중을 가볍게 하는 것에 성공했다.
익숙해지기까지 꽤 고생했지만 그런데도 어떻게든 실현가능한 상태까지 도달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곡예와 같은 움직임까지 일개 중학생에 불과한 유이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이의 목적은 그 한단계위에 있었다.
"이건, 꽤 즐거울거 같은데"
생각지 못한 유이의 발전에 쿄우가 혀를 찬다.
원래 날뛰는 것을 좋아하는 쿄우다.
몸의 피가 고양된 것이다.
그녀의 투지가 타오르는 것을, 실전 경험이 극단적으로 적은 유이도 눈치챌 수 있었다.
조금전의 움직임에서 유이는 쿄우의 강함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대충 봐주면서 해도 그만큼인데 진심이 되면 당해낼 리 없었다.
그렇다면, 그전에 자신있는 기습으로 승부를 걸어야 했다.
"그러면, 내..가...먼........저.............."
유이의 귀에 닿는 쿄우의 말이 천천히 들려온다.
유이의 눈앞에 있는 모든 경치가 슬로모션이 되어 이윽고 멈추었다.
기술을 발동시킨 유이는 펜스에서 뛰어내려 옆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 내가 먼저....!"
쿄우의 눈앞에서 유이가 돌연히 사라졌다.
당황해 소년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던 쿄우는 후두부에 강력한 충격을 받아 앞으로 푹 고꾸라진다.
"가속화...."
유이의 모습이 사라졌다고 느낀 동시에 에리자베타는 자신도 초가속 상태에 들어갔다.
그녀의 눈에 쿄우의 후두부에 팔꿈치를 내려찍는 유이가 보인다.
가디언중에서 가장 강건한 쿄우가 급소에 맞았다고는 해도 일격에 쓰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원을 그리듯 오른 다리를 치켜든 유이는 같은 장소에 일격을 더한다.
"아...!"
급소에 2연발로 맞은 쿄우는 의식이 날아갈 듯하다.
그런데도 겨우 참아내며 바닥에서 한바퀴 굴러 재빠르게 배후를 되돌아본다.
그눈에 가속화를 해제한 유이가 석양을 등지고 서있는 것이 보였다.
"야아앗!"
"큭!"
뭔가 기술을 걸어오려는 유이를 보고 쿄우는 강력한 위기감을 느낀다.
몸에 흐르는 모든 혈액을 사용해 쿄우는 두꺼운 피의 벽을 눈앞에 만들어낸다.
유이의 모습이 흔들리듯 흐려지더니 혈벽과 쿄우를 관통해 옥상에 착지했다.
"그 기술은....!!!"
유이가 사용한 기술이 자신의 필살기와 같은 것임을 파악하고 미셸이 소리친다.
그녀도, 언젠가 유이가 자신과 같은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설마 이렇게 빨리 사용하리라곤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
쿄우가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찍는다.
살펴보아도 그녀에게 외상은 없다. 하지만 유이가 풀파워를 담은 소리의 충격이 온몸을 파고들어 충격을 주고 있었다.
"내가 이겼다!"
착지한 유이가 뒤를 돌아본다.
반응은 확실히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 보이는 광경은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니 90도로 쓰러졌다.
"어?"
자기 자신이 넘어진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유이의 의식이 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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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칸자키가 아카이의 책상에 서류봉투를 내려놓는다.
내각특수사안실의 최고 책임자인 아카이는 입을 다문채 부하가 건네준 자료를 봉투로부터 꺼내 대충 훓어보기 시작한다.
두명이 있는 곳은 도심지에 있는 빌딩의 최고층, 넓게 공간을 차지한 실장실이다.
침묵을 지킨채로 자료를 읽어가는 아카이에 상관없이 칸자키가 이야기를 계속한다.
"가디언과 접촉했던 형사 두명이 어떤 종교단체를 파헤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쪽에서도 조사해봤습니다. 말단 형사가 종교단체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서. 이 단체가 의심스러운 의식을 하고 있다고 말하길래 조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공안의 조사에서 요전날 하수도 건에서 빈번하게 목격된 차량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요전날이라면 그 학생놈들을 말하는건가?"
황혼회라는 귀에 익지 않은 종교단체에 대해 아카이는 리포트를 넘기며 파악하려고 한다.
"거기에 에이젼트 케리를 잠입시켰습니다만, 터무니없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칸자키는 사진을 리포트속에서 뽑아내어 아카이에게 제시한다.
사진에는 수조속에 잠겨있는 사우젼드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사우젼드를 기르고 있다는 것인가?"
"그것이 재미있는게, 연구소의 이야기로는 에너지의 공급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생체 발전장치 같은 것입니다. 그 에너지를 사용해 생체병기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칸자키는 사진을 넘겼다.
거기에는 팔이 4개인 기괴한 2족보행의 괴물이 보이고 있었다.
"....터무니없는 일이 아닌가."
"아무튼, 그렇네요"
아연실색한 아카이에게 칸자키가 쓴웃음을 짓는다.
솔직이 칸자키도 처음엔 믿을수 없는 보고였던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연구소의 설명에서는 현재 전투력으로는 정면전투는 피하는 게 좋다는 결론입니다. 부대원들이 사우젼드도 이길수 없었으니, 이번에도 당연히 밀릴 것입니다."
"웨폰 G 가 있을텐데?"
"사우젼드는 지능이 낮았으니 통용되었습니다만, 에이젼트 에이드도 고전한다는 분석입니다. 섣불리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을거 같습니다."
"그럼, 팔짱끼고 지켜만 보란 얘기인가?"
아카이는 초조한듯 칸자키를 보지만, 그는 태연하게 그 시선을 받아들인다.
"연구소에서는 빨리 손을 쓰는게 좋을거라 합니다만..."
"어째서?"
"실은....."
칸자키는 아카이에게 황혼회를 섬멸하는게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를 설명한다.
"그건 알겠지만, 전력이 밀리는데 우리에게 어떻게 하라는거지?"
"여기는 우선 우리의 적에게 도움을 청하지요. 그들은 사람이 좋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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