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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련사 로크란 14 (환관 카이만)

빨간회원이어서 이전에 연재된 것들을 볼수 없는 분들은
위의 링크를 통해 소라에 가서 보시면 이전편을 보실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도 빨간회원입니다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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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宦官) 카이만

#02-14 : 개조련사 로크란

"안녕하세요."

"아! 미안해요 깜빡했네요, 사람을 이렇게 현관에 세워놓다니, 내 정신좀봐. 자아 어서 들어오세요."

"뭘 드릴까요? 차? 커피? 아니면 시원한 과일즙은 어떠세요?"

"예,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제이름은 알레아, 알레아 도르벤트랍니다."

이것이 "알레아 도르벤트", 그녀와의 첫만남이었다. 그녀는 고관대작의 아내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친절하고 소박한 사람이었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스스로를 귀족이라 부르는 자들, 즉 소위 힘과 지위를 지닌 권력자들은 본질적으로 오만함과 허영을 지닐 수밖에 없는 자들이었다.

물론 원칙적으로 제국에 "귀족"이라 부를만한 자들은 서방,동방대륙의 유력자들, 그리고 제국 고관들을 포함한 "흑족"과, 황제의 핏줄을 받은 "백족", 그리고 "황제"본인의 세 부류 뿐이었다.

그러나 "혼음황제"의 치세 동안 제국이 입게된 상처는 시간히 흐를수록 더 깊게 썩어 들어가, 제국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관료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고 말았다. 제국의 관료라는 신분만으로 그 말단이라 할 만한 자들까지도, 자신은 평민들의 위에선 사람이라 여기게 되어, 관료가 통치의 도구가 아닌 군림하는 주체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 아직도 "영주"나 "작위"와 같은 귀족제도가 남아있는 서방대륙의 문화가 흘러들어와, 패황가레온의 통치 이후 이미 중앙대륙에서는 사라진 "귀족"이라는 이름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미 부패해버린 관료들과, 부와 힘을 지닌 지방의 유력자, 토후들은, 점차 자기들이 평민들과는 다른 신분, 곧 귀족이라는 의식을 지니게 되었고, 이것은 다시 평민들에게 옮겨붙어, 그들도 이러한 차별을 서서히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어갔던 것이었다.

로크란은 과거의 용병시절은 물론 최근의 임무들을 수행할 때에도 수많은 귀족들과 접촉해 왔었다. 고압적인 말투의 관료, 사람을 완전히 내려보는듯한 시선을 가진 귀부인, 상대를 완전히 무시하던 꼬맹이, 그들의 거만함은 이미 질릴정도로 보아왔기에, 알레아 도르벤트라는 여인의 언행은 오히려 이 쪽이 살짝 당황스러워질 정도였다.

물론 황도에 도착해서 가우프디치에게 임무에 대해서 세부적인 설명과 지시를 받았을 때, 주타겟이 될 "호르돈"은 물론 두 딸 "라샤"와 "리샤", 그리고 알레아에 대한 이야기를 이미 듣긴 했었지만, 막상 그녀를 직접대하고나니 새삼 가우프디치의 부탁이 머리속에 떠오르게 되었다.

"호르돈님도 그렇지만, 부인이나 두 따님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라네. "그분"의 명령이라면 내가 뭘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일테지만, 자네도 따듯한 피가 흐르는 사람이잖나. 너무 심한 일은 하지 말아주게, 부탁일세..."

같은 사람을 섬기고 있다는 것은 동일했지만, 목숨을 내놓으라면 정말 내놓는 시늉이라도 해야하는 로크란과는 달리 가우프디치와 주인과의 관계는 계약적인 것에 가까웠다. 물론 약점을 잡힌것인지, 어떤 은혜를 입은것인지 알 순 없었고, 또한 알 필요도 없었다.

어쨌든 고관들이나 그 가족, 혹은 제 2황궁 "로즈 팰리스(장미궁)"에 거주하는 황제의 후궁들과, 백족과 혼인한 여인들의 애완동물이나 키메라들을, 조련 관리하는 깨끗하고 정상적인 일을 하고 있는 가우프디치와는 달리, 음지의 더러운 일만 골라서 하고 있는 로크란이었기에 그의 말에 따라줄 의리따윈 전혀 없었다.

"게다가 애초에 명령을 완수할 수 있을지 없을 지도 모를 상황에서, 내가 다른 사람들 사정 봐줄 처지도 아니고 말이지."

로크란이 지금 머리속에서 하고 있는 생각을 꿈에도 모르고 있는 알레아는,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를 가져오고 있었다.

"자아, 어서 드세요."

커다란 중앙홀의 응접실 저편에는 하우스메이드 한 명이 창틀을 닦고 있었지만, 주인마님이 직접 손님에게 접대를 하는 것을 보았음에도 별다른 관심조차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평소에도 이 알레아라는 여인이 얼마나 소탈한 사람이었는지를 잘 알수 있게 해주었다.

"예, 감사합니다."

로크란은 커피를 한모금 마시면서 슬쩍 알레아의 전신을 훑어보았다.

허리께까지 내려오는 밝은 갈색의 부드러운 머리결을 한 그녀의 눈동자는 에메랄드처럼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풍만하게 부풀어오른 가슴과 두툼한 엉덩이와 대조를 이루는 잘록한 허리로 이어지는 라인은, 잘익은 여체의 농염함을 듬뿍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성숙한 몸매와는 마치 십대소녀처럼 살짝 홍조를 띈 두 뺨과 귀여운 언행은 묘한 부조화를 이루며, 오히려 그녀의 독특한 매력을 폭발적으로 증폭시켜주고 있었다.

알레아는 올해로 서른 셋이었지만 얼핏 20대 초의 꽉찬 처녀로 착각할 정도로 젊어보였다. 반면에 거의 사십 대 초중반 정도로 겉늙어 보이는 로크란의 나이는 이제 고작 서른 둘로, 오히려 알레아보다 한 살이 어렸다.

"흠흠."

그 때 누군가 뒤에서 작게 헛기침을 하며 인기척을 내었다. 살짝 고개를 돌린 로크란의 시야에 연갈색 장발을 늘어뜨린 미소녀가 들어왔다.

"흐음 이 아이가 첫째 딸 라샤 도르벤트로군."

로크란의 짐작에 대답이라도 해주듯, 알레아는 이리오라는 듯 작게 손짓하며 소녀에게 말했다.

"라샤, 어서오렴. 인사하렴, 여긴 코루랑 쿠로때문에 새로오신 비스트마스터분이셔."

올 해로 열 여섯이 되는 라샤는, 어머니인 알레아를 꽤 닮은 듯 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꽤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소녀였다. 알레아가 명랑하고 건강한 해바라기꽃의 이미지였다면, 라샤는 청순하고 고귀한 백합꽃과같았다고나 할까?

"예,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아가씨. 로크란, 로크란 홀이라고 합니다."

수줍은듯이, 그러나 조금도 예의에는 어긋나지 않는 자세로 인사를 한 라샤가, 궁금하다는 투로 다시 물어보았다.

"가우프디치 아저씨는요?"

"가우프디치씨가 다른 바쁜 일이 생겨서, 여기 로크란씨를 대신 보냈단다. 가우프디치씨의 제자시란다."

로크란이 얼핏보아도 소녀 라샤의 눈동자엔 그저 "처음보는 아저씨"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만이 담겨있을 뿐, 신분의 차이에 대한 의식이나 귀족의 허영스러운 겉치례따윈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렇군요. 로크란씨 저희 코루와 쿠로를 앞으로 잘부탁드려요."

"예 물론입니다 아가씨."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그녀의 몸가짐에는 흔한 평민여자들과는 다른 고귀함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고귀함이라곤 해도, 화려한 무도회를 오가는 아름다운 귀부인의 그것과는 다른, 병든자를 돌보아주는 간호사나 성직자의 그것과 비슷한 종류의 고귀함이었다.

"헤에... 이거 쉽지 않겠는걸? 엄마도 엄마지만, 딸쪽은 휠씬 더 가드가 단단해 보이는데?"

물론 근거따윈 없었지만, 로크란의 본능, 사냥꾼으로서의 본능이 속삭여주고 있었다. 저런 타입은 워낙 완고하고 고지식해서 로크란쪽에서 만들어낸 접점이 아니라, 그녀 자신이 원래부터 지니고 있었던 접점을 통해서 공략하지 않는한, 거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응접실 저편의 복도에서 뭔가 다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리샤 뛰지 말라니까."

"와아아..."

갑작스럽게 응접실로 뛰어든 것은 진한색의 노랑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소녀였다. 노랑머리를 팔랑팔랑 날리며 깡총깡총 뛰는 귀여운 소녀의 모습은, 마치 작은 카나리아와 같았다.

"네가 뛰니까 코루랑 쿠로까지 뛰어 다니잖니."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소녀를 쫓아 들어온 라샤의 뒤쪽에는 카다란 두 마리의 개가 따르고 있었다.

"저녀석들인가?"

로크란의 시선을 느낀듯 두 마리의 개는 커다란 눈동자를 로크란에게 고정시켰다. 동물들에게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표정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쉽게 알아보지 못하지만 로크란같은 비스트마스터에겐 그 표정에 담은 뜻을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었다.

"여긴 우리 영역이니 설치지 말아라. 너따위는 한 입에 물어 죽일 수 있다."

"아. 저녀석들이군요."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긴 했지만 로크란의 머리속에선 가우프디치의 이야기가 생각났기에 입맛이 쓸 수밖에 없었다.

"쿠로와 코루 이녀석들의 상태가 1년전쯤 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했다네. 물론 말을 듣지 않는다든지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것 따윈 아닌데, 뭐랄까? 간단히 말해서 우리 조련사를 주인으로 여기질 않게 되었다랄까? 충성심높은 개과 동물인데다가, 키메라수술까지 해서 복종심을 강화시킨 녀석들인데 이런 경우는 나도 처음일세. 그래서 이것 저것 조사를 해봤지.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짐작이 가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리고 이쪽이 리샤 아가씨로군요? 처음뵙겠습니다. 로크란이라고 합니다."

"처음뵙겠습니다. 리샤라고 합니다."

엉뚱하게 갑자기 점잖은척, 자신의 흉내를 내며 인사하는 소녀의 모습에 살짝 긴장이 풀리긴 했지만, 로크란은 가우프디치가 했던 말을 되세기며 천천히 귀여운 소녀의 모습을 뜯어보았다.

"... 아마도 리샤 아가씨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네. 그렇다네, 이거 좀 우습지만, 직접 그놈들을 조련한 내 말보다 리샤아가씨의 존재를 우선시 하더군. 그래 비스트마스터로서는 부끄럽지만 콘트롤 자체를 빼앗긴 샘이지. 뭐 그렇다곤 해도, 리샤아가씨에게 위해를 가하지만 않는다면 괜찮을걸세. 그래서 그분의 명령서에도 적혀 있잖나, 리샤아가씨 하나만은 털끝하나 건드리지 말라고."

가우프디치는 늙기는 했지만 아직도 레오니아 제국 황궁의 애완동물관리자들중 하나였다. 이것은 즉 비스트마스터로서의 실력으로 따지면 전세계 최고라 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자라는 의미였다. 가우프디치는 목소리에 마나를 실은 힘을 담아 마수나 동물들을 복종시킬 수 있는 "와일드 로어(wild-roar)"라는 특수능력을 지닌 혈맥능력자였다. 그런 그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다면 로크란따위의 능력으로 어찌하겠는가?

검은색의 코루와 갈색과 검은색의 브린들(얼룩무늬)인 쿠로, 이 두마리의 개는, "오우거 마스티프"라는 투견종으로, 키메라 강화수술을 거친데다가 가우프디치의 조련까지 받아 지닌 힘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는 괴물들이었다. 저놈들이 이빨과 발톱에 마나를 품고 덤벼든다면, 설사 중급 수준의 마나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기사라 할지라도 쉽게 당해내지 못할것이었다.

물론 리샤와 라샤 두 딸들은 물론 알레아나 호르돈 조차도 이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지는 못했다. 애초에 거대한 투견을 집안에 들여놓게 된 호르돈의 노파심을 이용해서, 유사시를 대비한 안전장치 수준의 간단한 시술을 하자는 식으로 속였기 때문이었다. 호르돈의 마나 감지능력은 고작 1서클 수준치고는 굉장히 뛰어난 편이었지만, 이 애완견들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키메라였는지를 분별해내는 것은 무리였다.

"자아... 그럼 이녀석들과 일을 시작해야겠군요. 리샤 아가씨 코루랑 쿠로를 잠시 빌려도 될까요?"

로크란이 천천히 쇼파에서 일어나며 살짝 장난스럽게 리샤에게 말을 건내자, 리샤는 하얀이빨을 씨익 드러내 보이면서 웃더니, 앉은키가 자기만한 개 두 마리의 머리를 토닥이며 말했다.

"우리 코루랑 쿠로 착하지. 아저씨 말 잘들어야 해."

알레아는 귀여운 딸의 행동을 보곤, 천천히 다가가 리샤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그럼 수고해주세요. 로크란씨."

어차피 저 두 녀석은 10년 넘게 조련을 받아온 개들이었기에, 더 이상 훈련따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이 집안에서 가장 어린 리샤를 빼곤,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아직까지도 저놈들에게 비스트마스터를 붙여놓은 것은 솔직히 호르돈의 지나친 노파심 때문이었을 뿐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표면상으로는...

* * *

저택의 뒷마당에 있는 정원의 한켠에서 로크란은 두 마리의 개와 대화를 했다. 물론 이 개들이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키메라 수술로 강화된 지능의 몇 몇 부분은 거의 사람 수준에 육박했기에 충분히 로크란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었다. 다행히 이놈들의 머리속에 박아놓은 진정한 "주인"에 대한 충성회로가 완전히 망가진 것은 아니었는지, 로크란이 주인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리샤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 즉 알레아, 라샤, 그리고 호르돈에게 어떤 "작업"을 해야한다는 말에 대해서서는 납득을 했다.

두 마리의 개들을 설득시킨 로크란은 잔디밭에 누워, 앞으로 해야할 일을 머리속에서 정리해가기 시작했다.

"호르돈이라는 사나이의 허점이나 약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활용할 방안을 찾아라."

라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명령이었다. 물론 이것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황궁의 세무부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내고 있는, 호르돈 본인을 직접 공략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명령에 첨부된 정보에 의하면 호르돈이란 남자는 근 2년 가까이 너무나 일이 바빠서, 이 집에 돌아오는 일이 고작 한 달에 두 세번 정도 그것도 잠시 들리는 정도뿐이 하지 못하고 있었다. 즉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 라는 뜻이다.

이럴 경우 대체로 아내의 외도가 가장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허점이었다. 아니 이런 경우라면 일부러 만들지 않더라도 저절로 생겨날 정도의 일이었다.

"흠,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을려나? 하지만..."

하지만 일단 명령에 첨부된 정보에서도, 그리고 직접 본 인상으로도, 알레아라는 여자는 도저히 그럴것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 뭐 일단은 상황 파악이 먼저겠지?"

아직 실행명령은 내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일은 나중에 주어질 최종명령 자체가 로크란의 중간보고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었다.

"너무 심한 일은 하지 말아주게, 부탁일세..."

문득 가우프디치의 말이 머리속을 맴돌았다. 그의 눈에 담긴 것은 분명 진실이었고, 이곳에 와서 그녀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나니, 그의 심정이 나름대로 이해가 되긴 했다.

하지만...

잔디밭에 누워있던 로크란이 몸을 살짝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렇게까지 크진 않았지만, 충분히 "저택"이라 불릴만한 집과 아름다운 꽃이 온통 만개해있는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완숙함과 건강미가 넘치는 알레아의 모습과, 이제 막 활짝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봉오리와도 같은 딸 라샤의 자태,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같은 귀여운 막내딸 리샤.

마치 쓰레기통에 버려진 다쓴 콘돔처럼 더럽고 냄새나는 자신, "로크란"이라는 놈의 썩은 눈깔에는 눈부셔서 눈이 멀어 버릴 것처럼 아름다운 모습들이었다.

"아아... 저것 모두가 박살나 버린다면 어떨까?"

로크란은 새삼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모습에 짙은 절망이 담긴 말을 내뱉었다. 저 아름다운 가족은 이 세계의 바닥에 깊숙히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상상할 수 없이 거대한 힘에 붙잡힌 자신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해할 수도 없겠지만, 또한 이해해줄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세계에 살아가고, 자신은 자신의 세계에 살아가는 것이니.

"그래 어차피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지..."

"나는 개일 뿐이니까..."

로크란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두 눈을 감아 버렸다.

* * *

세계관상 이 세계에는 현대지구의 콘돔같은 수준은 아니라도,
"나름 쓸만한 고무로 만든 콘돔이 존재한다."라는 설정입니다.(일회용은 아니고 몇 번 쯤 씻어서 재활용하는)
세계관상 대규모의 공장같은 것도 있고 어느 정도는 공업화가 이루어진 세상이거든요.
물론 공장이라함은 마차라든지, 생활용품이라든지, 곡물의 재분작업 이런것들을 말합니다.
 
* * *
 
때려칠 수준을 이미 충분히 넘겼다는 느낌이네요.
작가는 독자의 선택을 따라갈 수밖에 없죠 .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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