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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花果てる果ての花 9

 

9. 음옥(淫獄)으로의 출발








“어서 오십시오, 마담”




 이본느 니시다(Yvonne 梨田)를 마이크로버스에 맞이하면서, 키타노(北野)는 곧 바로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제일 신경이 쓰이는 것은 화장의 정도인 것이지만, 물씬 풍기는 이 숨이 막힐 듯한 힘든 화장품 냄새에, 키타노(北野)는 뛸 듯이 기뻐했다. 노메이컵이나 엷은 화장이 대부분이었던 이본느(Yvonne)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진하게 칠해져 있는 것이다. 특히 눈 아래 주변에는 꼼꼼한 파운데이션이 발라져 있다. 언제나 뒤로 묶고 있는 블론드가 오늘은 풀고 있거나, 챙이 넓은 보라색의 엘레강트한 모자를 쓰고 있거나 하는 것도, 조금이라도 피부의 잡티나 다크 서클을 가리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했다. 흰색의 재킷과 스커트, 모자와 같은 색의 블라우스를 깔끔히 껴입었다. 이 계절에는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정장의 복장도, 힐이 낮은 구두를 선택하고 있는 것도, 가능한 한 신체의 선을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일 것이다. 그러나 키타노(北野)의 예리한 눈은 이본느(Yvonne)의 지나치게 풍만한 가슴이나 허리가, 한층 더 부풀어 올라 오고 있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이본느 니시다(Yvonne 梨田)의 성중추와 호르몬 밸런스는, 완전하게 그 약에 의해 붕괴하기 시작하고 있다, 라고 키타노(北野)는 확신했다.




 [쿠쿠쿠, 그렇게 껴입으면, 오히려 온몸이 달아올라 참을 수 없지 않을까. 어제도 자지 못했겠지. 아니, 그저께도 그 전에도, 아니 요 일주일 정도는 신체가 뜨거워 숙면 따위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불쌍하게도, 곧바로 편하게 해줄 테니까. 뭐 그렇다 해도 수면은 이 투어 중에도, 거의 용납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훌륭한 버스이군요.”




 이본느(Yvonne)는 180센치 남짓의 장신을 숙이면서 차안으로 올라왔다.




 키타노(北野)는 간략하게 투어의 멤버를 소개한다. 후카마치 쿄코(深町響子)도 키무라 미도리(木村みどり)도, 그리고 사사에(佐々江)자매까지도, 이본느 니시다(Yvonne 梨田)의 헐리우드 여배우와 같은 화려한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간신히 키타노(北野)에게 재촉 받아 자기 소개를 시작한다. 현역의 학생인 미도리(みどり)나, 남편의 유학에 동행해 다소 경험이 있는 쿄코(響子)는 차치하고,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사에(佐々江)자매는, 단지 웃으며 악수할 뿐이다. 이본느(Yvonne)는 이본느(Yvonne)대로, 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불가사의한 조합에 기이한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여성의 전형과 같은, 기모노(着物) 차림의 아름다운 유부녀에 현대적인 여대생. 거기에 더해 마치 바디빌더와 같은 우람한 중년 쌍둥이 자매.




 [그리고 나는, 이국(異国)에서의 외로움에 견디지 못하고 오나니에 미쳐 버린 음란한 외국인인가.]




 결국, 이본느(Yvonne)는 우지이에 마키(氏家真樹)와의 약속을 배반하게 되어 버렸다. 약을 사용하지 않고, 음란한 자위의 마력을 거부할 수 있었던 것은, 불과 하루였다. 괴로워하며 방 안을 몸부림쳐 돌아, 미치기 직전의 괴로움에 져 버려, 손가락을 화상을 입을 것 같은 정도로 짓무른 바기나(vagina)에 끼워 넣는다. 단지 그것만으로, 이본느(Yvonne)는 오르가즘에 달하게 되었다. 그 뒤는 무너진 둑과 같이 이성은 휩쓸려, 원숭이와 같이 오나니를 계속했다. 음열(淫熱)에 의해 누에고치와 같이 되어 버린 뇌가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구했던 것이, 우지이에 마키(氏家真樹)가 아니라 키타노 이치로(北野伊知郎)였던 것은, 그러나 어쩌며 당연한 귀결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남편, 니시다 미키오(梨田幹雄)가 만약 마키(真樹)와 같은 여성이 아니라, 누군가 남성에게 이본느(Yvonne)를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면, 그녀는 키타노(北野)를 의지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이본느(Yvonne)의 마비된 이성은, 신경은, 신체는, 남자의 냄새를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키(真樹)상, 죄송합니다. 돌아가고 나서 천천히 사과하겠습니다……]




“마담, 무스 일 있습니까.”




 키타노(北野)의 물음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본느(Yvonne)는 키타노(北野)의 옆에 앉는다. 서로 마주보고, 미도리(みどり)와 쿄코(響子)가 앉았다.




“자아, 출발하자.”




키타노(北野)는 사사에(佐々江)자매에게 얘기한다. 이네(イネ)와 요네(ヨネ)는 유쾌한 듯이 웃으면서 “네.” 하고 응한다.




 버스는 가볍게 경적을 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지에 도착하는 것은, 점심전이군요. 잠시, S사를 견학한 후, 점심식사와 되어 있습니다. 숙소는……”




 키타노(北野)는 침착하게 거짓의 스케줄을 읽어 간다.




“뭐, 카운셀링 투어라고 해도 어려운 것은 아니고, 도회의 번잡함과 속세의 속박에서 벗어나, 화기애애하게 절을 구경하고, 일본의 전통적인 정신세계를 느낀다. 그런 친목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나는 철저하게 그것을 보좌하는 역할, 뭐 이번에는 스태프 역할에만 충실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요네(ヨネ)가 홍차를 내왔다. 거기에 레몬즙을 떨어뜨리면서 키타노(北野)는 계속 이야기한다.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은, 대화나 가라오케 등으로 편히 쉬고, 친목을 다집시다. 먼저 좀 더 상세하게 자신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최초로 지명된 미도리(みどり)는 힘없이, 적혀있는 것을 읽는 듯한 억양이 없는 상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닥터는 가벼운 증상의 사람들뿐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이 아가씨, 미도리(みどり)상은 꽤 심한 것인지도 모른다.]




 라고 이본느(Yvonne)는 생각했다. 조금 전부터 뭔가에 두려워하고 있는 듯이 어깨를 움츠리고, 특히 닥터 키타노(北野)가 입을 열 때마다 흠칫흠칫 겁먹은 표정을 보인다. 마치 겁이 많은 펫(pet)이 주인의 기분을 살피고 있는, 그런 표정인 것이다. 그리고 키타노(北野)를 보는 그 눈동자는 어딘가 교태를 부리는 듯해, 끈적끈적한 시선을 보내 떼어 놓지 않는다.




 [나도 이대로 증상이 심해지면 이런 상태로……]




이본느(Yvonne)는 머릿속의 불길한 그림자를 뿌리쳤다.




[아마추어의 판단은 안 돼요. 나와 미도리(みどり)상은 다른 거야.]




 확실히 사정은 달랐다. 이본느(Yvonne)가 먹고 있는 그 약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렬한 즉효성을 발휘하는 약, 『캐쉬』가 주사되어, 1시간 이상이나 방치되고 있는 미도리(みどり)의 신체는 불타올라, 어떤 자극이라도 갈망하고 있었다. 키타노(北野)에게 제지당하지 않았다면, 이본느(Yvonne)의 눈앞에서도 팬티에 손을 찔러 넣어 휘젓고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자극에의 갈망은 너무 강했다. 그것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어도 좋았던 것이다. 남성호르몬을 발하는 키타노(北野)로부터의 말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뇌를 자극해 육체를 경련시킬 것이다…….




 미도리(みどり)의 이야기가 학생운동에 대한 것으로 접어들자, 이본느(Yvonne)는 그리운 친구라도 만난 듯이 끼어들었다.




“그러고 보니 마담은 정치학이 전공이었죠.”




 키타노(北野)가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교수직을 두고 일본에 와서, 심신에 변화를 초래한 이후, 완전히 멀어져 있던 자신의 세계와 조우하게 되어, 이본느(Yvonne)의 마음이 누그러진다.




“그래요, 주로 어떤 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까.”




“인권문제나 여성문제, 환경에 대해서도, 조금.”




“그럼, 일본에서의, 그러한 문제의 상황에 대해, 당신의 의견을 들려주십시오.”




 이본느(Yvonne)는 그만 학생을 힐문하는 대학교수의 어조가 되어 미도리(みどり)에게 물어 보았다.




“하하하, 이것은 조금 어려운 이야기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그녀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조금 가혹한 것이군요.”




 키타노(北野)는 표정은 온화한 척 해 보이지만, 미도리(みどり)를 향한 눈빛은 냉혹했다.




“…그런 말을 하는 것도, 이 아가씨, 시의회 의원을 하고 있는 부친의 부정부패를 알아차리고 자포자기가 되어, 하필이면 자신이 데모를 주도한 비리기업의 중역의 애인이 되어 버렸던 것이기 때문에.”




“……!”




이본느(Yvonne)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기 자신의 너무 지나친 변화에, 마음의 어디선가 따라가지 못했었던 것인지, 극도의 정서불안정에 빠져 버렸어요. 나의 맨투맨에 의한 재활훈련으로, 최근 조금 개선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변소 귀뚜라미!”




“변소 귀뚜라미?”




 거기만 일본어로 말하며 이본느(Yvonne)는 되물었다.




“응? 아, 아아, 변소 귀뚜라미는 말이죠. 일본 특산의 사랑스러운 작은 동물입니다. 그녀의 닉네임이죠. 마담도 지금부터 그녀를 부를 때는 그렇게 불러 주십시오.”




 운전석의 쪽에서 이네(イネ)와 요네(ヨネ)가 소리를 죽여 웃고 있다. 미도리(みどり)는 완전히 정반대의 지어낸 이야기로 폄하되었을 뿐만 아니라, 모욕적인 호칭으로 모욕되어, 완전히 성중추를 발화 당했던 것 같다.




 [그래, 그래요. 나는 변소 귀뚜라미야. 육체의 교합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변소 귀뚜라미야. 좀 더, 좀 더 경멸해 줘요, 키타노(北野)님~]




“변소 귀뚜라미, 뭘 그리 멍하게 있어. 니시다(梨田) 교수에게 지금의 솔직한 심경을 이야기해 주세요.”




 재촉 받아, 미도리(みどり)가 말하기 시작한다.




“여자인 주제에 학생운동과 같은 과격한 것에 손을 물들여, 사회에 소란을 일으킨 것을 진심으로 반성해, 지, 지금은, 남성분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랑스럽고 순종적인 여자가 되도록, 키타노(北野)선생님의 가르침 아래, 수업 중입니다.”




 마치 어딘가의 나라의 사상 개조중인 정치범과 같은 말투에, 이본느(Yvonne)는 귀를 의심했다. 아무리 서구에 비해, 일본에 아직 남존여비의 전통이 남아 있다고는 해도, 미도리(みどり)와 같은 젊은 여성, 게다가 시민운동을 경험하고 있는 학생의 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본느(Yvonne)는 키타노(北野)를 노려보며,




“닥터는 어떤 재활훈련을 하고 계십니까. 남성과 여성의 차별을 조장하는 듯한 어떠한 교육에도, 나는 반대입니다.”




 [호오, 드디어 걸려 들었다.]




 키타노(北野)는 내심 만족스러워 혼자 웃었다. 머지않아 버스가 시내를 달리고 있는 동안은, 행동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한창 즐기는 중에, 만에 하나 사고에라도 말려들거나, 검문에 걸리거나 하면 곤란하다. N현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올라타기까지는, 기껏해야 이본느(Yvonne)의 지성적인 여자로서의 긍지나 이성을 자극해, 분노에 떨리는 표정이라도 즐길 작정이었던 것이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미 신뢰관계 따위는 망가져도 상관없다. 머리가 좋고 기가 센 여자가, 자신의 이념이나 주의와는 양립할 수 없는 경멸해야 할 사상을 가진 남자에게, 어떻게 할 수 없이 굴복해 가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키타노(北野)에게는 최상의 희열로 느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블론드의 초글래머라고 하는 군침이 도는 사냥감인 것이다.




“그러나 말입니다, 마담. 아무래도 신체의 구조가 다른 남자와 여자가 같은 것을 추구해 가는 것은, 무리라기보다, 어이없는 것이 아닙니까. 남자와 여자는 다른 것을 하는 게 좋다. 여자는 종의 보존라고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는 것이기 때문에, 일 같은 것을 가지지 않아도 좋은 것은 아닙니까.”




“일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아이는 낳을 수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회제도를 만드는 것이, 향후의 일본에도 바람직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여성이 고학력의 사회에서는, 출산율의 저하가 우려되는 사태에 돌입하고 있어요. 인구의 감소는 국력의 침체에 바로, 직결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경제력이 파탄한 국가에서, 어떻게 남녀평등을 실현할 여유 같은 것이 있겠습니까.”




“낳아서 늘려야 한다는 것은, 전시국가의 사상입니다. 아이를 낳고 낳지 않고는 국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간의 자유의지로 결정할 문제입니다.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죠.”




 [숨을 쉴 때마다 오망코가 질퍽질퍽, 소리를 내고 있는 주제에 꽤 힘을 내고 있잖아.]




키타노(北野)는 사냥감의 활기찬 모습에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씩씩하게 나오는 것이 좋지. 다음에 충분히 땀을 빼 줄테니까.]




“마담”




하고, 미도리(みどり)를 가리켜,




“변소 귀뚜라미는 사실, 이데올르기를 버리고 육욕을 선택한 여자예요. 뭐, 구미는 차치하고 일본의 여성의 본심은 이런 것입니다.”




 이본느(Yvonne)는 미도리(みどり)의 손을 잡아, 마린 블루의 눈동자로 응시하며, 마치 자신에게 타이르듯이 설득하는 것이었다.




“미도리(みどり)상, [변소 귀뚜라미라고 부르는 편을 좋아한다고 하는 키타노(北野)의 말을 무시하고.]미도리(みどり)상, 아버지의 일은 확실히 불행한 사건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철저하게 다른 인격의 인간이 범했던 것입니다. 젊은 당신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남자의 논리에 굴복하면 안 돼. 열심히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거야.”




 『캐쉬』를 맞기 전의 미도리(みどり)라면, 어떻게든 격려가 되었을 것인, 이본느(Yvonne)의 이 말도, 지금의 미도리(みどり)로서는 어떻게 대답하면 좋은 것인지 모르고, 단지 당황해서 눈을 치켜뜨고 키타노(北野)를 훔쳐본다.




“그건 그렇고, 오래 기다렸습니다. 다음은, 후카마치(深町)상의 부인에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본느(Yvonne)는 키타노(北野)의 표변한 모습에 불신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의 신사인 체 하는 레이디 퍼스트의 태도는 완전히 그림자를 감추고, 여자를 노골적으로 멸시하는 언동이 마구 튀어나온다. 이쪽이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도, 입가에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신체에 버릇없는 시선을 기게 해 오는 것이다. 아아, 역시 닥터 키타노(北野)도 단순한 남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지. 우지이에 마키(氏家真樹)가 걱정스러워 한, 위험한 인간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기는 했지만, 높은 교양을 몸에 익혀 남성과 아무런 무리도 없이 상대해 왔던 것이 분명한 자신이, 이 정도의 남자에게 존경의 마음마저 가지고, 도움을 청하러 왔다고 생각하자 한심했다.




“후카마치(深町)상의 케이스는, 마담의 경우와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공통점?”




“네에, 후카마치(深町)상의 남편은, 나와 같은 의사인 것입니다만, 이런 매력적인 부인을 내버려두고, 일중독에 빠져 드는, 뭐 일본의 남편의 전형과 같은 일벌레였던 것입니다. 필연적인 결과로, 풍만한, 한창 때의 여자인 육체를 가진 부인이 독수공방의 갈증에 견디지 못하고, 불륜에 빠져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천벌이 내렸다고 할 것인지, 그 불륜의 상대가 변태성욕의 남자로, 부인도 그 취미에 빠져 버렸던 것입니다. 남자는 물론 단순한 놀이상대로 생각했기 때문에, 부인의 신체에 질려 버리자, 곧 바로 버리고 사라져 버렸다. 뒤에는 부인 혼자 남겨져, 너덜너덜해진 신체와 너덜너덜하게 찢어진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나에게 도움을 요구해……”




“적당히 해 주십시오.”




 이본느(Yvonne)는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어, 화난 목소리로 키타노(北野)를 제지했다.




“닥터 키타노(北野), 왜 그러십니까. 평소의 당신답지도 않다. 이것은 단순한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아닙니까. 더 이상 그녀와 나를 모욕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마담, 아무것도 그렇게 정색할 할 필요 없어요. 이것은 치료의 일환인 것이기 때문에.”




“말하는 것에도 한도라고 하는 것이 있어요.”




“후카마치(深町)상은 어떻게 생각됩니까.”




 무심코 약 1시간 전, 강렬한 유열(愉悅)에 몸부림치게 해 자궁의 가장 안쪽에 듬뿍 정자를 싸준 남자에게 거역할 리는 없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키타노(北野)에게, 일순, 이를 가는 쿄코(響子). 하지만, 아직 이르다. 의식의 밑바닥에 가라앉혀 두고 있는 반역의 깃발을 꺼내들기에는, 아직도 시기상조라고 쿄코(響子)는 생각했다. 악마의 계략의 앞에 그 농익은 육체도 바람 앞의 등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금발여성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것이지만, 지금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머리를 숙이고, 키타노(北野)에게 복종한다.




“키타노(北野)선생님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아연해 하는 이본느(Yvonne). 그러나 마음을 가다듬고,




“나는 용납하지 않아요. 나와 남편은 서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바람을 피우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후카마치(深町)상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공통점 따위는 없습니다.”




“그러면,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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