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의 시간(1)
창작소설입니다. 경험이 살짝 포함되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지만, 범죄는 저지른적없으니까 소설은 소설로 봐주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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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 김솔.
키는 175에 마른체구, 적당히 생긴 외모에 적당히 생긴 체격의 청년이다.
나는 어릴때부터 말썽도 하나피우지 않은 모범적이지만 그리 튀지 않았던 아이였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마음 한구석엔 안온한 인생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꾸는 아주 평범한 남자아이에 불과했다.
지금부터 내가 할 이야기는 비록 짧은 인생이었지만 그동안의 나의 일탈의 시간들을 기록한 회고록이 될것이다.
21살 여름.
그래 사실 그때가 시작이었다. 나의 일탈은...
나는 그 해 여름 군대에 입대했다.
내가 발령받은 자대는 도심지에 한참이나 차를 타고 들어가야 나오는 산골짜기에 있었다.
긴시간 전철을 타고, 두시간에 한번씩 오는 버스를 오랜시간 타고난 후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나오던 곳.
척박하고 외진 곳에 있는 부대는 항상 내무부조리가 극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가 간 곳도 그런 곳이었다.
엄격한 군기와 불필요하며 사람을 힘들게만 하는 내무부조리의 온상 속에서 나는 군생활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매일매일이 힘들고 서럽던 시절.
그전까지만해도 나는 내가 제법 사교성과 인간관계가 원만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달랐다.
나는 사회성이 제로였으며, 눈치도 없었으며, 개념도 없는 신병에 불과했다.
아마도.. 그런 생소한 경험이 나의 억눌린 일탈에 대한 열망을 부추겼을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던 순진한 이등병에게 고참들이 들려주는 불건전한 사상.
그리고 남자들만의 세계에서 싹트는 여자에 대한 열망.
그런 것이 조금씩 쌓여가던 어느날.
나는 첫 외박을 나가게 되었다.
외박은 1박2일의 짧디짧은 휴식이었다.
가뜩이나 외진곳에 있던 우리부대는 외박으로 나갈수 있는 이수지역은 어디까지나 부대앞에 있는 작은 마을 하나뿐이었다.
그것도 적절한 교통편이 없어서, 콜택시를 부르거나 지나가는 민간인의 차를 얻어타서 10분 정도를 나가야 도착하게 되는 정말 작디 작은 마을이었다.
그곳에 있는 문화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노래방 4개와 편의점 3개. 피시방 3개 만화책방 2개 정도였던가...
그만큼 작은 마을이고. 그곳은 오로지 근처 부대의 군인들이 외박이나 휴가복귀를 할때 면회오는 사람들에게서나 돈을 벌수 있는 군인을 위한 마을이었다.
고참들과 첫외박을 나온 나는 가장먼저 해야하는 인근 모텔에 체크인을 해야했다.
1박2일인 이상 잠을 잘 곳을 확보한 후에 부대에 무슨여관 몇호실이라는 것을 보고하는 것이 관례였던 것이다.
아무래도 다른 동네에는 나가면 군법을 어기는 것이었으니까.
외박 1일째.
외박때 할수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술. 게임. 만화책. 비디오.
평소 만화책을 즐겨보던 나는 가장먼저 근처책방에서 그간 못봤던 만화책을 잔뜩 빌려서 모텔로 가져왔다.
술도 별로 마셔본적 없던 나였기에, 고참들과 잠깐 술자리를 하고는 일찌감치 모텔로 들어와서 나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지낸것이다.
만화책과 비디오. 얼마나 행복하던지.
고참들과 피시방에서 하는 스타도 제법 재밌었던것 같다.
그렇게 순식간에 하루가 지났고, 어느새 복귀의 시간이 다가왔다.
오후가 되어 친한 고참 한명과 함께 나는 일찌감치 만화책을 반납하러 책방에 들어갔다.
그런데 우리는 책방에 들어간 순간, 몸을 멈칫하고 말았다.
우리를 맞이해준 것은 어려보이는 인상의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였던 것이다.
토요일에는 분명 주인아저씨가 우리를 맞이해줬는데, 알바생인지 주인아저씨의 딸내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여자다."
우리는 눈이 확 띄여지는 것을 느꼈다.
어려보여서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마을에서는 흔히 볼수 없는 어린여자라는 것이었다.
우리 부대의 마을 특성상.
이곳에 있는 여자들은 무조건 가게 주인 아주머니나 혹은 군인들을 마중나온 여자친구가 전부였다.
오죽하면 다방에서 여자를 부르면 다늙은 아줌마나 할머니가 나온다는 말까지 고참이 해줬을까.
그런데 우리가 발견한 여자아이는 분명. 책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마을 주민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무엇보다 그 여자아이가 소유하고 있는 육중한 가슴이었다.
남자들이 꿈꾸는 판타지중에 대표적인게 바로 이것이었던가.
베이비 페이스에 글래머.
확실히 어려보이는 얼굴에, 살이 많지는 않으면서도 확연히 눈에 들어오는 뚜렷한 글래머러스한 가슴이 부대복귀 두시간 전에 우리를 붙잡은 것이었다.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할것없이 이 알바소녀에게 말을 걸었고. 쓸데없는 잡담을 나누다가 문득 내 손에 제대를 앞둔 말년병장이 어제 사온 일회용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말했듯이 나는 사교성이 괜찮은 편이었다. 특히 인상이 선량해서 초면에 강한타입이었다. (부대에서는 전혀 아니었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손에 있는 카메라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친근하게 대답해주는 여자애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사진찍을래요?"
"네?"
"우리 부대 복귀하는데 이 필름 아직 많이 남았거든요. 지금 현상하러 가는중인데 아깝자나요. 자, 찍습니다?"
"어어..? 아 잠깐만요..."
찰칵.
나는 셀카를 찍듯이 당황해하는 여자애의 얼굴에 내 얼굴을 갖다붙이며 사진을 찍어버렸고, 그 용기에 감동한 옆에 있던 고참은 자신이 사진을 찍어주겠다면서 카메라를 뺏어갔다.
"자 찍습니다! 좀더 붙어요~"
이미 분위기는 흘러갔고, 고참은 먼저 용기를 낸 후임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으라는 후한 선물을 안겨줬다.
찰칵.
그리고 어떻게 우리가 책방을 나왔는지 기억이 안난다.
확실한 것은 보기힘든 여자를(그것도 베이글녀를) 이 동네에서 만났고 사진까지 같이 찍었다는 것에 우리는 엄청 신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른 부대원들과 합류해서 남은 시간동안 피시방에 가서 게임을 하려던 우리에게 한 고참이 뭔가를 발견하곤 말했다.
"어? 여기 만화책 하나 덜 갖다줬네?"
"제가 반납하고 오겠습니다!"
가장 후임이었던 나는 당연하게 나다싶어서 만화책을 받아들고 소리쳤다.
하지만 대답하고 나서 떠오르는 아까의 그 알바생의 얼굴. 아니 솔직히 말하면 가슴.
그렇게 책방으로 돌아간 나는 그 후 돌아오지 않았다.
두시간동안이나...
부대복귀 직전에 돌아온 나에게 고참들은 뭐하다 이제왔냐고 물었지만, 나는 말없이 알바생의 전화번호 한장을 보여주며 승리자의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사실 사교성이 좋은 사람이었던 거다.
부대에선 아니었지만...
그렇게 나는 내 인생의 첫경험과 일탈의 시작을 열어준 여고생 A양을 만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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