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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투명한 주박 제1장 함정


얼마 전에 연재했던 "오니츠바키"의 전작입니다.

야설쪽에선 보기 힘든 여성 먼치킨 마리에 여사의 풋내기 어린 시절 이야기랄까요.

오니츠바키가 NTR을 가장한 에로 로맨스였다면, 이 "투명한 주박"은 에로에로한 성장드라마?

아무튼 최선을 다해 달려 보겄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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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이치카와 마리에 : 17세, 현립 중앙고교 3학년 A반, 지극히 평범하고 성실한 여고생

* 타카쿠라 료지 : 18세, 현립 중앙고교 3학년 A반, 문무를 겸비한 새디스트 화가

* 사토 타카시 : 20세, 현립 S타마 이과대학 2학년, 마리에가 짝사랑하는 가정교사

* 고토 미키 : 18세, 현립 중앙고교 3학년 A반, 교내의 아이돌, 부잣집 외동딸









<차례>





제1장  함정 (1~5화)

제2장  흩날리는 꽃 (6~10화)

제3장  끝나지 않는 수업 (11~15화)

제4장  모든 것...을 (16~20화)

제5장  배신 (21~25화)

제6장  관람차 (26~30화)

제7장  진짜 나 (31~35화)

제8장  부서져가는 마음 (36~40화)

제9장  타락천사의 결의 (41~45화)

제10장  졸업 (46화 - 에필로그)





번외편  Lust and Lovers (1~3번째 이야기)







































제1장  함정









제1화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월요일 아침.

교실의 분위기가 평소와 어딘지 모르게 달랐다. 남자도 여자도 반 아이들 모두가 복도쪽 맨 앞 자리에 앉아있는 이치카와 마리에에 대해 수근대고 있었다.

"마리에, 타카쿠라군하고 사귀고 있다나봐"

"정말? 진짜로?"

"같이 있는 거 본 사람이 있대"

"설마, 잘못 봤겠지"

"심지어 꼭 달라붙어 걷고 있었다던데?"...

자신이 화제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마리에는 모르고 있었다. 아니, 미처 깨달을 여유가 없었다.

나이보다도 훨씬 어려보이는 동안에 조그만 얼굴, 심한 근시때문에 끼고 있는 은테 안경, 조그맣고 귀여운 타입이지만 미인이라고까지 하기엔 조금 뭐한 평범한 외모. 언제나 똑같은 헤어스타일에 스커트 길이도 별로 짧은 편이 아니다. 또래들이 다들 신는 루즈삭스도 신는 법이 없고, 학급에서는 범생으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얌전한 여학생. 몇몇 범생과의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제법 인기가 있었지만 남자하고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 마리에가? 라며 다들 고개를 갸웃거릴 뿐.

교과서를 꺼내놓고 수업 준비를 하는 마리에. 머리속은 어제의 악몽과도 같은 사건으로 가득했다.

백주대낮에 교실에서, 전라로, 모든 것을 드러내고, 능욕당했다... 짝사랑 비슷한 감정을 느낀 남자야 물론 있었지만, 고백같은 거 받아본 적도 해본 적도 없었는데, 그러니까 키스는 물론이고 데이트조차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데.

바닥에 드러누운 채로 엉덩이를 쑥 내밀고, 비록 강요당했다곤 해도, 자기자신의 손으로 생애 첫 절정을 느끼고 말았다. 순간, 어제의 그 광경이 플래시백되었다. 애써 고개를 가로저으며 어제의 기억을 지우려고 하는 마리에.

예비종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교실에 들어온 타카쿠라의 모습을 보는 순간 온몸에 한기가 느껴졌다. 교실이 순간 얼어붙은듯 조용해졌다. 모두들 두사람을 교대로 쳐다보고 있었다. 어깨를 움츠린 채로 마리에는 터져나오려고 하는 눈물을 간신히 억눌렀다. 타카쿠라는 평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자기 자리에 털썩 앉았다.

고명한 화가를 아버지로 두고, 자신도 "미술계의 신성" "천재서양화가"등으로 불리며 극찬받는 중앙고교 제일의 수재다. 친한 친구는 한 명도 없고, 오히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극도로 피하는 편이었다. 여자, 마약, 폭력. 학생들 사이에서는 별별 괴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범생의 표본과도 같은 마리에와 커플이라니?!"가 반 학생들의 공통된 반응일 밖에.

1교시가 시작되었다.









제2화





"그림 모델이 되어주지 않을래?"

마리에의 악몽은 타카쿠라의 이 한마디로부터 시작되었다.

목요일 방과후, 도서실에 혼자 남은 마리에는 도서위원으로서 책을 정리하고 있었다. 등뒤에서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돌아보면 어느 틈에 타카쿠라가 서 있었다.

"그림 모델 해주지 않겠어?"

다시 한번 더 반복해 물어보는 타카쿠라의 의도를 마리에는 선뜻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같은 반이니까 타카쿠라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신문에 실린 그의 그림을 본 적도 있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자신과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에? 모델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자신에게 처음 건 말이 난데없이, 미인도 아닌 자신에게 왜?

"너를 모델로, 그리고 싶어"

평소와 같은 차가운 목소리.

"그런... 나같은 사람을 왜? ...다른 사람을 찾아 봐요"

"아니, 네가 모델이 되어 줘"

"더 예쁜 아이, 얼마든지 있는데. 타카쿠라군의 모델이라니, 나같은 게"

"몇번이나 같은 말을 하게 만드는거야? 네가 아니면 안된다고 하잖아"

왜 자신을 이렇게 고집하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여자로서 기분나쁜 얘기는 아니었다. 잠시 머뭇거리다 물어보았다.

"저기.. 어떤 그림이죠?"

"마리에의 모든 것을 그릴거야"

"모든.. 것이라면?"

"누드 모델이야"

"그런... 절대로 무리에요. 안돼요. 못해요"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큼 커다란 소리가 나와버렸다.

"마리에는 내 부탁을 거절할 수, 없을거야"

냉랭한 말소리가 도서실에 낮게 울렸다.

"어제 밤, 역앞의 헌책방에 갔었지?"

마리에의 몸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마리에는 성실한 여자아인줄 알았는데, 그런 취미가 있었다니"

그저 호기심이었다. 그 책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여성이 줄로 속박당하고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이 표지에 실린 SM서적. 자기도 모르게 책을 쥐고 가방 안에 몰래 넣어버렸다. 그대로 가게를 나가려는 순간 점원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빨리 가!"라는 남자의 목소리. 점원과 남자가 싸우는 소리를 등뒤로 하고 정신없이 집으로 달려왔다. 그 SM서적은 아직도 자신의 방 책상서랍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그 때 그 목소리의 주인이 타카쿠라군이었다... 전부 보고 있었던 거야...

"모델이 되어주는 거지? 일요일 1시에 미술준비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께. 알았지?"

힘이 쭈욱 빠져 후들거리는 마리에의 발밑으로 어느새 손에서 미끄러져내린 책과 취미로 만든 말린 잎으로 된 책갈피 몇 개가 흩어져 있었다.









제3화





창문을 등진채로 하얀 캔버스 옆에 타카쿠라가 앉아 있었다.

차마 그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마리에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미술 준비실의 문 앞에 못 박힌 듯이 서 있었다.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축구부의 연습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참동안이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시킨대로 옷을 입고 미술실에 들어섰다.

"기다리고 있었어. 약속대로 와줬군"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여기서 당장 도망치고 싶었다.

"저기..."

마루바닥에 시선을 떨어트린 채로 조그맣게 이야기했다.

"모델을 하면, 그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거죠?"

"약속한 건 지켜. 그럼, 시작할까?"

타카쿠라가 문을 잠그며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스커트, 걷어 올려"

"갑자기, 그런 걸..."

"못 하겠다는 거야? 지금?"

잠깐만 참으면... 지금 이 순간만 견디면... 고개를 숙인채로 입술을 꼭 깨물며 양손을 파란색 체크무늬의 플리츠스커트(주름치마)에 가져갔다.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마리에는 도저히 그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같은 말 몇번씩 반복하게 하지 마"

애써 손가락에 힘을 주며 조금씩 스커트를 걷어올린다.

"아무래도 나..."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못 하겠어? 그럼 좋아.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

타카쿠라의 노성이 쩌렁쩌렁 울렸다.





보여지고 있다.

거기가, 보여지고 있다.

미술실 한가운데에 마리에가 서 있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스커트를 허리까지 걷어 올린채로. 복사뼈를 살짝 덮는 길이의 양말 위로 투명하게 하얀 피부가 아직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허벅지가 만나는 다리 사이로 옅은 수풀이 수줍게 자리잡고 있었다. 타카쿠라가 시킨대로 속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스윽... 슥... 사각사각...

캔버스 위에서 바삐 움직이는 타카쿠라의 연필 소리만 들린다. "천재"로 불리우는 이 고교생 화가를 위해 학교측에서는 미술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사실상 타카쿠라 전용의 미술실이라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는 해도, 이렇게 교내에서, 아직 아무에게도 허락한 적 없는 소중한 여자의 부분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마리에의 머리속이 수치심으로 새하얘졌다.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려"

거부할 수 없는 명령에 머뭇머뭇 다리를 벌렸다. 몇분, 아니 몇시간이 지났는지 이제 시간에 대한 감각마저 희미해진다.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어져오는 보지에 느껴지는 서늘한 바깥공기와는 정반대로 그 안쪽에서는 야릇한 느낌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나... 지금... 그 책의 사진하고 같아. 사진 속의 여자하고 똑같애...

공포나 혐오감하고는 다른, 솟구쳐 올라오는 미지의 감각에 당황해하는 마리에.

"움츠리지 마"

냉혹한 동급생은 그 약간의 변화도 놓치지 않는다.

"좋은 표정이 나오고 있는걸"

타카쿠라가 말없이 마리에 앞으로 다가오더니 갑자기 오른손을 하얀 허벅지 사이로 찔러넣었다.

"시,싫어!"

왼손이 어깨를 움켜잡고 있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리에의 눈 앞으로 내미는 손가락이 방안으로 비쳐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아냐, 아냐"

눈을 감고 고개를 가로젓는 마리에.

"보여주면서 이렇게나 적신거야?"

화구가방에서 굵은 밧줄을 꺼내들며 타카쿠라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옷을 전부 벗어. 더 느끼게 해줄테니"

보지에서 한줄기 투명한 액체가 주륵 흘러내렸다.









제4화





익숙한 손놀림으로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파이프의자에 반에서 가장 성실한 여학생을 묶어나가는 타카쿠라. 등받이에 동그란 엉덩이를 바짝 붙이게 하고 머리 뒷쪽으로 돌린 양손을 묶은 줄을 각각 들어올린 양다리의 무릎에 잇는다. 훤히 보지가 드러나는 M자개각. 조금의 사정도 봐주지 않고 단단하게 묶는다.

"호오, 의외로 크잖아?"

마리에는 귓볼까지 빠알갛게 물들인 채로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늘 헐렁한 옷만 입어 드러나지 않았지만 160도 채 안되는 조그만 체구에 비해 꽤나 볼륨있는 유방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마리에에겐 늘 컴플렉스였다.

유방을 짜내듯 주위로 줄이 꽁꽁 감긴다. 입에는 볼개그를 물렸다. 잡티 하나 없는 새하얀 피부, 봉긋하게 솟아오른 두 개의 탐스러운 젖가슴 끝에 복숭아색의 조그만 유두가 꼿꼿이 일어서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이즈는?"

"..."

"사이즈 얼마냐구!?"

짜악!!

"아아악!"

침묵을 찢는 것처럼 타카쿠라의 오른손이 마리에의 오른쪽 허벅지를 매섭게 내리쳐 하얀 피부를 빨갛게 물들였다.

짜악!!

"대답 안 해?"

짜악!!

"파... 십... 유... 임미다..."

스러질 것 같은 희미한 대답을 만족스럽게 들으며 바닥에 흩어져있는 스커트, 블라우스, 감색 니트조끼, 연지색 리본을 주워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서랍 안에서 핑크색의 동그란 물건 세 개를 꺼내들더니 양쪽 유두에 스카치테이프로 붙였다. 남은 하나는 좌우로 넓게 벌려져 물기를 띠고 있는, 오늘 처음으로 남자의 손길을 허락한 보지 위에 빼꼼히 고개를 내민 클리토리스 위에.

마리에는 잔뜩 겁먹은 눈으로 그저 그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 타카쿠라가 스위치를 넣었다.

"흐으으!! 흐읍!! 흐으으으으으윽! 흑..."

하얀 피부가 의자 위에서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성숙한 여체에, 게다가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탓에, 로터가 주는 생애 첫 쾌락의 진동은 그저 진동 이상의 자극을 퍼붓고 있었다. 타카쿠라의 시간으로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던 신체가 거세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구속당한 마리에의 입으로부터 칠칠치 못하게도 군침이 뚝뚝 방울져 흘러내리고, 아래쪽의 입술에서는 음액이 마루바닥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타카쿠라는 그 새하얗던 피부가 주홍색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냉정한 눈길로 바라보며 캔버스 안에 그 모습을 그려나갔다.

"흐으읍... 흐읍..."

왜, 어째서, 어째서 내가? 어째서 이런 꼴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거야?

왜 이렇게... 느끼는거야?

"흐읍... 흐으윽"

이성의 끈이 툭 끊어져버리기 직전까지 로터의 진동은 계속되었다.

그런 마리에의 치태를 무심히 바라보며 타카쿠라는 오직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눈을 덮는 갈색의 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잘 생긴 얼굴. 매섭게 생긴 눈매, 살짝 말려올라간 입꼬리가 희미하게 웃음을 띠고 있는 듯 했다. 결코 교내에서 다른 사람에게는 보인 적 없는 잔혹한 미소를 지은 채로 묵묵히 그림 작업에 빠져 있었다.

타카쿠라가 그리는 서양화는 세계적으로 극찬받고 있는 부친의 화려한 화풍하고는 철저하게 대척점에 서 있었다. 겨우 18세의 어린 나이로 "마음 속 깊숙히 조용히 스며드는"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해 벌써부터 미술계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었다. 현내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고에서 전교수석을 놓치지 않는 수재인데다가 스포츠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었다.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이 완벽한 고등학생의 숨겨진 면. 바로 냉혹하기 짝이 없는 새디스트였던 것이다.

"흡... 흐읍... 흐으..."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아 밝은 교실에서 온몸을 의자에 꽁꽁 묶인채로 끊임없는 자극을 받고있는 마리에. 타카쿠라의 꽂힐듯한 시선이 전신을 애무하고 있었다. 몸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정체모를 미지의 감각에 몸을 떨면서도 또 그것을 애타게 바라고 있는 스스로의 몸의 반응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이 감각을 받아들이면 이제 다신 원래의 자신으로는 돌아오지 못하는 거 아닐까, 끊어지기 직전인 이성의 끈을 애써 붙잡으며 버티고 또 버티었다. 바로 그 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타카쿠라가 갑자기 로터의 스위치를 최강으로 올려버렸다.

"으읍! 윽! 하그윽! 으으응...!"

핑크 색의 로터 세 개가 일제히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온몸이 크게 요동치며 보지에서 엄청난 양의 애액이 터져나오기 시작하는 걸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히익! 흑! 하으윽! 아하악!! 앙데 앙데 아아아!!!"

말꼬리처럼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흩날리며 고개가 크게 뒤로 젖혀졌다.

"하윽! 흐으윽!"

그 순간, 갑자기 진동이 멈췄다.

마리에가 간신히 버티고 서있던 마지막 버팀목이, 이성의 끈이, 처참하게 비명소리를 내며 툭 끊어져버렸다.

몸을 일으킨 타카쿠라가 마리에의 옆머리를 쓸어넘기며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가고 싶어?"

마리에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제5화





"우읍... 하아아아..."

줄을 풀고 볼개그를 입에서 빼낸 뒤, 차가운 바닥 위로 몸을 눕혔다. 타카쿠라가 클리토리스에 붙여놓았던 로터를 떼어 마리에의 오른손에 쥐어주었다.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크게 떨며 온몸으로 숨을 쉬는 마리에의 이성은 이미 날아가 버린 지 오래였다. 빛이 사라진 몽롱한 눈동자가 허공을 헤맨다.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보지 위로 꾸욱 로터를 눌렀다.

"아아아앙... 하아앙"

위를 보고 누워있는데도 여전히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풍성한 젖가슴을 왼손으로 덮고 꽉 움켜쥔다. 정점에 꼿꼿이 일어서 있는 복숭아색의 유두 위로도 로터가 감미로운 자극을 전했다. 미지의 절정을 향해 쾌감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좋아. 좋아요. 느껴요...

엉덩이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마루 위로 보지물이 방울져 떨어져내렸다. 새하얀 몸이 새로운 유열을 갈구하며 꿈틀거렸다. 오른손이 바쁘게 질퍽한 보지를 위아래로 격렬히 문지르며 음란한 자위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였어?...

"히익... 하아악..."

이미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저 오로지 절정을 향해 치달을 뿐이었다. 실내 가득히 철벅대는 습기찬 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엉덩이 아래로 돌아 들어간 왼손에 로터를 바꿔쥐고, 땀과 보지물로 흠뻑 젖어 찰싹 달라붙은 수풀 사이로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 가장 민감한 부분, 클리토리스를 검지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안돼!... 가.. 가버려! 가,간다!!"

마리에의 온몸을 절정의 충격이 꿰뚫으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 냉혹한 새디스트가 스위치를 꺼버렸다.

"히이잇! 시,싫어! 안돼!"

고개를 저으며 매달리는 듯한 표정으로 애타게 호소하는 마리에.

"왜? 네가 안된다고 해서 멈춰준 것 뿐인데"

"제,제발... 심술부리지 말고. 그러지 마, 그러지 마"

"뭘 그러지 말라는 거야? 똑바로 말 안하면 알 수가 없잖아"

타카쿠라가 스위치를 축 늘어진 마리에의 눈 앞에 내밀었다.

거친 숨을 내쉬며 마리에가 간신히 말을 이었다.

"가게 해 줘, 마리에를. 마리에를 가게 해 주세요"

"그래? 그럼 그림이 다 완성될 때까지 모델을 해 주는 거야. 무슨 명령이든 복종하고. 어때? 그렇게 할래?"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서둘러 고개를 주악거리는 마리에를 보며 타카쿠라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조그맣고 여린 소녀의 육체가 순식간에 쾌감의 소용돌이에 삼켜져 갔다.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손가락 끝마디까지 저려오는 쾌감에 휩싸여간다.

타카쿠라가 디지탈카메라를 꺼내들었다.

"가.. 마리에... 가요!"

생애 첫 절정.

마치 브릿지를 하는 것처럼 허리를 높이 띄운채로 온몸을 격렬하게 몸부림치더니 조금씩 경련이 잦아들어갔다. 그와 함께 높이 쳐들고 있던 허리도 건물이 무너지듯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새하얀 허벅지 사이로 노란 색의 액체가 흘러나왔다. 실금까지 한 마리에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이 들면, 마리에는 미술실 소파에 가로눕혀 있었다. 몸을 덮고 있는 모포 아래로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 않은 자신을 깨닫고 격심한 수치심과 깊은 후회가 덮쳐왔다.

나, 그런 부끄러운 짓을...

모포로 온몸을 꼬옥 감싸고 조심스레 실내를 둘러본다. 자신이 더럽혔던 마루바닥도 의자도 모두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타카쿠라군이?...

타카쿠라는 창가에 기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일어났어?"

모포 사이로 빼꼼히 내민 얼굴을 끄덕이며 대답하는 마리에.

"옷 입어"

그냥 이대로 사라져버리고 싶었다.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뜨거운 감정이 복받쳐 올라왔다.

"뭐해? 그렇게 하고 집에 갈거야?"

마리에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블라우스에 손을 뻗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해가 떨어져 어둑어둑한 주택가를 두 사람은 아무 말없이 걸었다. 타카쿠라가 같이 귀가하자고 요구해 왔다. 마리에는 거절할 힘도 없고 그저 멍하니 타카쿠라의 뒤를 따를 뿐이었다. 그 모습을 반 친구들이 본 것이었다.

마리에의 집 앞에 다다르자 타카쿠라는 갑자기 발걸음을 돌려 근처 조그만 공원으로 마리에를 데리고 들어갔다. 사람이 없는 조그만 그네 옆에 도착한 두 사람. 마리에가 어렸을 때 놀러오곤 했던 곳이었다. 시선을 피하는 마리에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갑자기 입술을 덮쳐왔다. 기쁨도 설레임도 애정도 아무것도 없는 슬픈 첫키스였다.





시도 때도 없이 어제의 악몽이 떠올라 하루종일 마리에를 괴롭혔다. 머리 속을 가득 매우는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 덕분에 도무지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는 하루였다. HR시간이 끝나고 교과서를 가방에 챙겨넣으며 귀가준비를 하는 마리에의 책상 주위로 마침내 호기심을 참지 못한 친한 친구 몇몇이 모여들었다.

"있잖아, 마리에"

"왜? 요코?"

억지로 밝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타카쿠라군하고 사귀는 거야?"

"아..."

듣고 싶지 않은, 생각도 하기 싫은 이름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떨구었다. 친구들은 그 행동을 남들보다 훨씬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마리에의 수줍은 긍정으로 해석했다.

"에~, 역시 그랬구나"

"나 쪼끔 놀랐어"

"언제부터 사귄거야?"

"마리에, 뭐라고 고백받은 거야?"

"좋겠다, 타카쿠라군 완전 멋지잖아"

"뭣보다 장래가 유망한 화가인데다가"

"그래, 마리에를 모델로 그림을 그려준다거나"

"와~ 그거 완전 로맨틱하겠다아~"

"진짜 부럽다~"

"마리에, 정말 좋겠다"

"그러게말야"

"타카쿠라군, 노리고 있던 여자애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말 하나하나가 어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마음을 마구 헤집어 놓는다.

제발, 그만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소리지를 뻔했다.

"어이"

모두의 시선이 향한 곳에 바로 이 모든 화제의 주인공, 타카쿠라가 평소의 차가운 표정을 하고 서있었다.

"마리에, 가자"

"아, 예"

당황해하며 허둥지둥 타카쿠라의 뒤를 쫓아 교실을 나선다.

그렇게해서 두사람은 교내 공인의 커플이 되었다. 마리에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타카쿠라군, 좀 실망인데. 저런 촌스런 여자애를 고르다니"

클래스의 누군가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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