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花果てる果ての花 5
5. 노려진 블론드
차츰 크레센도(crescendo)해 가는 매미 소리. 거기에 호응해 가는 것 같이 짧게 스타카토(staccato)로 지저귀는 작은 새들. 조용한 바람이 수목을 흔들어, 우거진 초록이 피아니시모(pianissimo)를 연주한다.
배스룸의 창을 그저 조금 열어 두면, 그런 기분 좋은 소리가 샤워를 하고 있다, 이본느 니시다(Yvonne 梨田)의 귀에도 들려 왔다.
[오늘은 어쩐지 기분이 좋은 날인 것 같아.]
세찬 샤워의 물줄기가 이본느(Yvonne)의 글래머러스한 육체에 부딪쳐, 튀어 날린다. 후덥지근한 습도에, 마치 밀랍이라도 바른 듯이 된 피부에, 생기가 되살아난다.
일본에 와서 3개월, 이렇게 상쾌한 기분이 된 것은 오래간만이다. 이본느(Yvonne)는 샤워를 멈추고, 튜브를 짜 향기가 좋은 유액을 양 손에 바른다.
신장 183센치, 바스트 92, 웨이스트 64, 힙 95. 37세라고 하는 연령을 느끼게 하지 않는 형태를 유지해, 연령에 상응하는 농익은, 북유럽 스웨덴 출신의 유부녀의 육체.
우선 목덜미와, 타월로 묶은 머리카락 때문에, 훤히 드러난 목덜미에 걸쳐 꼼꼼하게 바른다. 조각 같은 얼굴. 특히 일본인으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코의 주변은 정성스럽게 마사지한다. 푸르고 맑은 눈동자가 기분 탓인지 촉촉하게 젖어 있는 것 같다. 은은하게 불그레해진 가슴 부위부터, 그 다음은 유방이다. 양 쪽의 손바닥으로 들어 올리듯이 두 개의 유방을 애무한다. 볼륨감은 훌륭해, 도저히 한 손으로는 가릴 수 없다. 핑크색으로 조금 커다란 유륜에서 돌출한 유두를, 검지와 엄지로 주물러 댄다. 양 손은 배꼽아래의 하복부에서 앞뒤로 나누어졌다. 왼손은 뒤쪽, 백인특유의 돌출된 큰 쌍둔(双臀)으로 미끄러져 간다. 탄력을 확인하듯이 육구(肉丘)의 위를 춤춘 다섯 개의 손가락은, 이윽고 쑥 꺼진 골짜기로 들어가, 아누스를 찾아내 마사지를 개시한다. 오른 손이 닿았던 섬모(纖毛)는 무성하게 자라 있어, 만약 칠흑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면, 지저분함마저 느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본느(Yvonne)의 그것은 눈도 맑아질 듯한 황금색, 블론드의 빛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 미끈미끈 유액을 꼼꼼하게 바른다. 손가락은 한층 더 내려가, 최종부분에 도달한다. 우선 주위의 허벅지를 조금 격렬하게 주물러, 쑥 조개의 입을 어루만진다. 약간 긴 손톱을 신경 쓰면서, 진한 빨간색의 육벽(肉襞)에 들어갔다. 드디어 양 쪽의 손이 핵심을 포착했던 것이다. 이본느(Yvonne)는 장신을 히라가나의 쿠(く)자로 구부려 손목을 계속해 움직인다. 하얀 신체가 빨갛게 물들기 시작해, 눈을 반쯤 뜨고 입술을 꽉 움츠리고, 헐떡거렸다. 큰 유방이 출렁출렁 흔들려 전신에 작은 경련이 달려, 가벼운 오르가즘이 습격하려고 했을 때, 이본느(Yvonne)는 퍼뜩 제 정신을 차렸다.
[싫구나, 완전히.]
샤워의 수도꼭지를 튼다. 달아오른 신체에 얼음 조각이 식혀주는 것 같이 기분 좋게, 마비되어 버린 뇌가 사고를 되찾는다.
[모처럼 상쾌한 기분이었는데…]
이 나라에 오고 나서 언제나 이런 상태인 것이다. 스톡홀름에 있을 때는 오나니 따위는 해본 적도 없었는데. 이 모든 것이, 미키오(幹雄)의 탓이다.
미술작품 거래상을 하는 남편, 니시다 미키오(梨田幹雄)가 일본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던 것은, 반년 정도 전의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재팬 머니로 부풀어 오른 일본에서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일본에 근거를 옮기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그때까지 유럽 이외에서 산 적이 없고, 게다가 대학에서 정치학의 교편을 잡고 있는 이본느(Yvonne)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주저하는 이본느(Yvonne)를 미키오(幹雄)는 3년간이라고 하는 기한부로 승낙 받은 것이다. 뭐, 일생을 살아가는 중에, 몇 년 정도 오리엔트 문명을 접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시아의 대국 일본의 정치를 배우는 것도 무익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미키오(幹雄)와 떨어져 사는 것은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해 일본 땅을 밟은 이본느(Yvonne)였지만, 기대는 완전히 배신당했다. 스웨덴에 있을 때는 유럽의 페이스로 천천히 일을 하고 있던 남편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일본의 상습관에 물들어 버렸다. 이본느(Yvonne)의 상상을 초월한 그것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일하고, 심지어 휴일까지 접대 골프라고 하는 것이 있다. 여름의 바캉스도 무기 연기. 매일 저녁 귀가해 천천히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던 옛날은 꿈과 같고, 이래서는 이야기를 나누기는커녕 사랑을 나누는 것도 불가능하다. 일본인은 어떻게 아이를 만드는 것일까.
게다가 이본느(Yvonne)에게 있어서,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이었다. 스웨덴어는 차치하고 영어도 안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TV를 봐도 잡지를 펼쳐도 그렇게 외국 문자가 범람하고 있는데도. 그렇다고 해서 살롱풍으로 배타적인 재일 외국인의 모임에도 친숙해 질 수 없었다. 물가는 비싸고, 마음에 든 옷을 사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더 심한 것은 기묘한 식생활로 빵이나 치즈는, 이름은 동일하지만 모국의 것과는 다른 음식물이라고까지 생각된다. 자연히 인스턴트나 레토르트 식품뿐인 매일이 되었다. TV를 켜면 쓸데없이 시끄럽고, 현란하고, 유치한 가요 프로그램이나 파렴치한 버라이어티의 퍼레이드다. 거리를 걸으면 호기심어린 눈, 걸리버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보면서, 뭔가 호색한 화제의 안주가 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의 소리를 죽인 웃음이 등 뒤에서 들리는 일도 있다.
지적이고 행동파였던 이본느(Yvonne)가 차츰 외출을 싫어하게 되고, 욕구불만에 빠져, 마침내는 가벼운 노이로제 상태를 보여 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목욕 가운을 입고, 머리의 타월을 푼다. 가볍게 웨이브진 블론드가 흘러내린다. 냉장고를 열고 캔맥주에 손을 댔다.
[안 돼, 오늘은 사람을 만나는 날이야.]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는 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대로는 키친 드렁커(kitchen drunker)가 되어 버린다. 그녀는 옆의 콜라를 잡았다. 젖은 머리카락을 타월로 닦으면서, 처마 끝의 등나무 의자에 신체를 맡겼다. 캔을 따고 한입 삼켰다. 넓지는 않지만, 잘 가꾸어진 뜰의 잔디의 푸르름이 기분 좋다. 오늘은, 그렇지만 차라리 좋은 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나니도 멈추었고, 이렇게 해 알콜도 입에 대지 않았다.
[틀림없이, 그 약의 덕분이야.]
이본느(Yvonne)는 1개월 전부터 미키오(幹雄)에게는 비밀로, 어느 정신과의 카운셀링을 받고 있었다.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했을 때에, 그 병원의 평판을 우연히 듣고 다녀 보기로 했던 것이다.
『키타노(北野)종합병원』
치료라고 해도 대단한 것은 아니고, 신변의 사건을 닥터에게 이야기하는 것뿐이지만, 그런데도 기분은 꽤 편해졌다.
그리고 어느 시기부터 이본느(Yvonne)의 주치의가 바뀌어, 원장이 직접 담당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갑작스런 변경은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상대해 보니 더 이상 바랄 나위 없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장은 학생 시절, 스톡홀름에 유학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만으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고, 게다가 그는 일본의 중년남성으로서는 드물게 신사였다. 매너도 유럽풍이고, 조크를 섞은 영어도 유창하다. 패션 감각도 나쁘지 않다. 때때로, 함께 하는 디너도 TPO를 잘 알고 있다. 이본느(Yvonne)의 닥터 키타노(北野)에게 대한 신뢰는 확고해지고 있었다.
그런 닥터가 2주일 전부터, 어떤 약을 처방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직 새로운 신경안정제라고 하는 것으로, 조금 불안했지만 효과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오늘은 그 신약의 효과의 상태를 전하러 가는 날이었다.
[쳇, 다 늙은 흰 돼지 년. 무엇을 꾸물거리고 있다가 늦는 거야. 벌써 20분이나 지각이잖아.]
고급호텔의 항구가 보이는 라운지, 거기의 가장 좋은 자리에서, 키타노 이치로(北野伊知郎)는 짜증스러워 하면서 이본느 니시다(Yvonne 梨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낚싯배나 대형선박에는 이제 등불이 밝혀지고 있었다. 큐슈(九州)행의 페리가 출항의 기적 소리를 울렸다.
[그렇지. 어딘가의 화장실에서 오나니에 빠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그 약은 즉효성은 없지만 서서히 확실히 성중추 신경을 좀먹어 갈 테니까. 지금 쯤 그 긴 다리를 활짝 벌리고…]
닥터 키타노(北野)가 신사처럼 보이는 그 외모에서는 상상도 되지 않는, 음란한 망상을 품고 있을 때, 밝은 톤의 영어가 등 뒤에서 들려 왔다.
“닥터 키타노(北野), 늦어서 죄송합니다.”
뒤돌아보니 이본느 니시다(Yvonne 梨田)가 무료한 듯이 서있다. 엷은 보라색의, 소매 없는 원피스 드레스. 폭이 넓은 하얀 벨트로 웨이스트를 조이고 있다. 자랑스러운 블론드는 오늘은 업으로 묶어, 청량감이 있는 인상이다.
“마담, 나도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마음에 거슬리는 것을 참고 에스코트해 의자에 앉힌다. 드레스의 등이 크게 드러나 있어, 자신도 모르게 만지고 싶어지는 유백색의 피부에 눈길을 떼지 못한다. 이 방의 남자란 남자는 모두가 멍하니 입을 벌리고, 주목하고 있다. 키타노(北野)는 그것을 통쾌하게 생각하면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웨이터에게 와인과 스테이크를 주문한다.
“정말로 러시아워에 말려들어 버린 것 같아요.”
“도쿄(東京)의 교통정체는 비정상이니까.”
이본느(Yvonne)는 목을 움츠리며 웃었다. 조금 전의 페리가 항구를 떠나고 있었다. 와인이 와 건배를 한다.
“스톡홀름의 추억을 위해.”
“마담의 건강을 위해.”
엷게 루즈를 바른 입술이 열리고, 호박색의 액체가 흘려 넣어진다.
“그건 그렇고 어떻습니까.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요. 그 약,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키타노(北野)는 의사의 눈으로 재빠르게 이본느(Yvonne)를 관찰했다. 확실히 피부의 윤기는 좋은 것 같다. 화장을 받는 정도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엷다. 이상해, 라고 키타노(北野)는 생각했다. 그 약은 일주일 정도 계속 복용하면 여체에 변화를 가져온다. 임신 시에 활성화하는 에스트로겐이나 프로토겐이란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입덧과 비슷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유방이 커지고 타액의 양이 많아진다. 뇌하수체가 자극되어 성욕이 커진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몰아넣어, 때를 봐서 공략한다. 남편이 부재중인 유부녀를 공략할 때에 키타노(北野)가 사용하는 상투적인 수단이었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다고 하는 이본느(Yvonne)의 말은 전혀 거짓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보통, 약을 처방하고 다시 병원에 오는 여자는, 좋지 않은 몸 상태에 의해 생기는 뾰루지나 나쁜 피부상태를 가리기 위해, 두꺼운 화장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본느(Yvonne)에게는 그런 변화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약을 먹지 않은 것인지. 좋지 않아. 눈치 챈 것인가. 아니, 그런 일은 있을 리 없다. 이 여자, 나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기다려. 그런가, 너무 큰 것이다. 일본의 여자에게 비해서 체력도 있고. 그 정도의 양으로는, 기껏해야 아소코가 근질근질한 정도 밖에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미안. 이본느(Yvonne). 이번에는 두 배, 조제해줄 테니까.]
그 큰 옷파이가 그 이상 커지면, 완전히 젖소이겠구나. 키타노(北野)는 그렇게 생각해 쓴웃음을 지었다.
“왜 그러세요, 닥터?”
“아, 아니, 뭐, 아무 것도.”
키타노(北野)는 얼버무리면서 한층 더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계획도 조금 연기해야 하나. 여하튼 이것은, 평소의 유부녀 사냥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키타노(北野)는 눈앞의, 패션잡지로부터 빠져 나온 듯한 미모의 블론드를 보자, 가슴이 뜨거워져 역시 기다릴 수 없어졌다.
[미끼를, 던지기만이라도 해 둘까.]
“그런데, 마담. 다음 주말에 카운셀링 투어가 있습니다만, 어떻습니까.”
“투어?”
“네에, 2박3일로 N현의 산사를 돌아볼 예정입니다. 마담과 같은 가벼운 증상의 분들만, 몇 사람의 소여행입니다만. 떠들썩한 도회 생활을 떠나 마음의 평안을 살핀다, 그런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쿄토(京都)나 나라(奈良)는 멀고 통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식사를 잠시 멈추고, 생각하는 이본느(Yvonne). 나쁘지 않아. 물어라 물어라 하며 숨을 멈추고 기다린다.
“남편과 함께 가면 안 되나요?”
실망하는 키타노(北野).
“아니요, 이번에는 본인, 혼자만 가는 것입니다.”
“유감이군요. 남편에게 비밀로, 그렇게 집을 비울 수는 없어요.”
뭐 어쩔 수 없는가. 이본느(Yvonne)의 지금의 상태라면 아직도 남편에게의 정조를 생각할 여유가 남아 있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너무 몰아붙여 신뢰라고 하는 함정으로의 실마리가 끊어져 버리면 본전도 건지지 못한다. 당겼다 풀고, 당겼다 풀고, 사냥감의 쇠약을 기다렸다가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 초조해 하는 것은 금물이다. 실패는 용서되지 않는다. 뭐니 뭐니 해도 이본느 니시다(Yvonne 梨田)는 니시다 미키오(梨田幹雄)의 아내인 것이다. 그리고 또, 니시다 미키오(梨田幹雄)는 그 여자 변호사, 마나베 에츠코(真部悦子)의 친오빠이니까.
“그러나 마담, 나쁘지 않은 징조입니다.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이 부활한 것은. 내가 처음으로 진찰했을 때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그 약이 좋았던 것인지 모르겠군요. 응, 그렇지. 이 효험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이제부터 좀 더 양을 늘려 처방해 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