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花果てる果ての花 3
마나베 에츠코(真部悦子)가 자택의 맨션에 돌아가 왔을 때, 벌써 땅거미는 거리를 덮고 있었다. 오토락의 잠금장치에 카드를 끼워 넣어, 도어가 열리는 것을 기다리기 싫어 열리기도 전에 미끄러져 들어간다. 운 좋게 엘리베이터에는 바로 탈 수 있었다. 에츠코(悦子)의 살고 있는 8층은 4세대가 거주하고 있었지만, 각각 서로 마주보지 않도록 배치되어 있어, 안면이 거의 없다.
또각또각 하이힐의 소리를 차갑게 복도에 울리게 하면서, 방 앞에 오면 백의 안에서 열쇠를 꺼냈다. 그러나 현관의 자물쇠가 열려 있다.
[……?]
어떻게 된 것일까. 남편 타카시(孝)가 귀가할 시간은 아닌데. 소리를 죽인 걸음으로 들어가 본다. 키친의 쪽에서 공복을 자극하는 냄새가 확 풍겨 왔다.
“돌아 왔어.”
“어머나, 뭐야. 당신이었어.”
남편인 타카시(孝)다. 타카시(孝)는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인 채로 에이프런을 걸치고, 냄비에 들어간 스튜를 저으면서 나왔다.
“남편의 얼굴을 보고, 뭐야 라니.”
에츠코(悦子)는 타카시(孝)의 결코 핸섬하지는 않지만, 변호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대범하고 의젓한, 사람 좋을 것 같은 얼굴을 보자, 전신에서 긴장이 풀려, 서있지 못할 정도의 탈진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은 기분 나쁜 것은 아니다. 이것이 행복이라고 하는 것일까.
“미안, 미안. 그렇지만 당신, 상당히, 빨리 들어왔잖아.”
“응. 지방 법원의 일이 쉽게 정리되었기 때문에.”
에츠코(悦子)는 거실로 들어가 백을 내던지고, 소파에 털썩 쓰러졌다.
“아~아, 그렇지만, 너무 배고파.”
“오늘은 마나님께서 좋아하는 카레스튜야.”
“오오, It"s great!”
스트레스가 극한까지 쌓이는 일에 종사하는 두 사람이다. 사적인 시간정도는, 유치하다고 생각되는 것 같아도, 계속해서 장난치며 릴렉스하려고 하는 것이 이 부부의 암묵적인 합의인 것이다.
“다시 한 번, 데우면 되니까, 빨리 갈아입고 와. 언제까지나 데굴데굴 하고 있으면 홀스타인같이 되어 버려.”
에츠코(悦子)는 움메움메 울면서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간접조명을 켜자 푸르스름한 빛이 사무용 책상이나 화장대를 비춘다. 작기는 하지만 세련된 취향의 그녀의 성(城). 버튼을 풀고, 벨트를 풀고, 핀을 뺀다. 신진기예의 여자 변호사가 한 명의 평범한 유부녀로 돌아간다. 옷을 행거에 걸고, 스커트가 소리도 없이 마루에 떨어지자, 슬립 차림이 되었다. 지방이 적당히 붙은 둥그스름한 어깨.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부르릉 튀어나올 것 같은 두 개의 풍만한 가슴이 깊은 골짜기를 만들고 있다. 적당히 살이 붙은 허리에서 허벅지에 걸친 이상적인 커브는 잘 뻗은 다리까지 이어진다. 이 순간을 누군가가 훔쳐보고 있었다면, 달밤에 서성이는 그리스 신화의 미녀를 연상했을 지도 모른다.
에츠코(悦子)는 화장대의 앞에 앉아, 머리를 가로저으면서 머리카락을 풀어헤친다. 풍성한 양의 흑발이 드러난 하얀 어깨까지 늘어져 걸린다. 브러쉬로 가볍게 빗질 하면서, 오늘 하루의 경과를 반추했다.
누마타(沼田)흥업사장, 누마타 요시하루(沼田吉治)와의 처음의 탐색전은, 상대의 강하게 밀어붙이는 힘에 시종 압도되었다는 것이 에츠코(悦子)의 자기 채점이다. 누마타(沼田)는 예상대로 산전수전의 남자로, 이렇게 말하면 저렇게 말하고, 저렇게 말하면 이렇게 말한다, 에츠코(悦子)의 추궁을 마치 즐기기라도 하는 것 같이 주고받는 것이다.
[변호사선생님, 그렇다면 살인이라도 했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부정한 방법이라도 사용했나요. 그 할아범, 글을 읽을 줄 모릅니까? 읽을 줄 안다구요. 쓸 줄을 모릅니까? 쓸 줄도 안다. 치매입니까? 팔팔하게 지내고 있잖아요. 그런 인간과 체결한 매매계약, 어디가 문제라는 거죠.]
[이 경우는 말이죠. 투기, 즉 한밑천을 잡으려고 하는 투자와는 다릅니다. 그저 자그마한 재산의, 그 감소를 막고 싶다고 하는 노인의 기분을, 여러분과 같이 법률이나 경제의 지식의 풍부한 인간들이 모여서 농락한, 그런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바보 같은 말만 하면 곤란하죠. 할아범에게 금치산자 선고든 뭐든 하면 몰라도. 선거권은 있다. 운전면허는 있다. 연금은 받고 있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는 계약이라면 언제라도 파기해도 된다고 말하는 건가요. 그러면 너무 세상의 덕만 보겠다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완전히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은 있다. 그러나 이 거래는 상관습 상 현저하게 공정성을 결여한 매매계약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재판에 들어가면 승소하는 것은 판례로 봐도 틀림없는 일인 것이지만, 누마타(沼田)흥업의 실태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성급하게 일을 진행해 상대를 자극하는 것은 좋은 계책이 아니다. 하룻밤 사이에 회사자체가 사라져 버려서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비장의 카드는 좀 더 숨겨 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어째서 이런 간단한 것을 모르는 거죠. 선생님은 대학도 나왔고. 게다가 이미 중년의 나이로, 매일 저녁, 남편이 박아 줘서, 좋은 소리, 지르고 있겠죠. 좀 더 세상을 즐기고 살아도 좋을 것 같은데. 오, 물론 농담이에요. 농~담.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하면 무서워요. 하하하. 젊군, 젊다. 선생님은 중년 여인이라니, 이상해요.]
돌아갈 때의, 생각해 내는 것만으로도 구토를 일으키게 하는 누마타(沼田)의 이런 말투도, 얼굴이나 몸에 기어 다니는 버릇없는 시선도, 에츠코(悦子)는 신경 쓰지 않고 무시하기로 했다. 어쨌든 오늘은 상대방의 페이스의 제1라운드였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 때, 방이 확 밝아지고, 에츠코(悦子)는 목을 껴안아졌다.
“당신도 참. 벌써, 잠시 기다려요.”
“무리야. 이런 멋진 몸, 과시하고 있는 당신이 나쁜 거예요, 에츠코(悦子).”
타카시(孝)는 낼름낼름 에츠코(悦子)의 귀를 핥고, 목덜미에 키스 세례를 퍼붓는다. 흐응, 하고 콧소리를 내는 에츠코(悦子). 슬립과 브래지어의 어깨끈을 내려, 한쪽의 유방을 드러낸다. 결혼했을 당시의 탄력은 없지만, 그 만큼, 성숙한 그것은, 그러나 형태의 붕괴 따위는 추호도 없이 게다가 질척하게 달라붙는 듯한 말랑말랑한 피부다. 손바닥으로 떠올리면서, 검지로 가볍게 유두에 접촉했다. 턱에 손을 대고 얼굴을 이쪽으로 향하게 한다. 반쯤 열린 상태가 된 눈과 입술. 콧방울이 조금씩 떨리고 있다. 뺨이나 눈꺼풀이 발그스름하게 홍조해 와, 아내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을 확인한 타카시(孝)가 단번에 딥 키스에 들어가려고 한 찰나, 에츠코(悦子)의 허리가 당겨졌다. 넘어질 듯이 휘청하는 타카시(孝). 배꼽이 빠질 듯이 폭소하는 에츠코(悦子).
“어쩔 수 없어요. 배가 너무 고파요.”
“아~아. 뭐 좋아. 배가 고파서는 싸울 수도 없지.”
“그렇지만 식사 후라면 키스의 맛이 다를지도.”
“카레 맛의 부인인가. 그것도 또한 일미일 것이겠지.”
타카시(孝)는 에츠코(悦子)의 어깨를 안고, 에츠코(悦子)는 타카시(孝)의 허리를 안아줘, 두 사람은 웃으면서 키친으로 향했다.
“내일은 타카시(孝)가 좋아하는 중화요리, 대접해 올릴 게요.”
에츠코(悦子)는 그렇게 말하면서, 조금 발돋움을 해 남편의 뺨에 키스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