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4_4편.
슈우웅!
" 어이쿠!... "/슈발츠
" 아야야!... "/두르나
" 꺄앙!... "/알루데시아
제법 거친 이동이었다. 슈발츠 일행 모두 모두 벽에 부딛친 것 같은 충격을 받고 도착 지점에서 족히 3m는 튀어 날아가서 바닥을 나뒹굴었다.
" 아...주인님, 이번엔 정말 젤로나를 따끔하게 혼을 내셔야 해요!. 아야야... "/두르나
" ...동감이다. "/슈발츠
텔레파시로 전해진 대화 내용에 젤로나가 겁을 집어먹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지금은 상황 파악이 먼저다. 슈발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 그래도 이번엔 제대로 찾아온 것 같군. "
커다란 지하 광장의 한쪽에, 미리 들어왔던 대로 이정표 노릇을 하는 커다란 흑요석 기둥이 보였다. 그 옆의 통로를 따라 가면 샤마스에 도착할 것이었다.
[검은 위브의 도시]라고도 불리우는 샤마스는 방문자들에겐 인상적인 현관을 가지고 있었다. 도시의 입구에서부터 특수한 발광 이끼를 이용한 항구적인 조명이 비추기 때문이다. 이는 암흑시야을 가지지 못한 방문자들(특히 지상인들)을 위한 조처였다. 샤마스는 여느 드로우 도시와는 달리 위저드적 기예를 배울 수 있는 모든 종족(심지어 지상 엘프까지 포함한)에 대해서 문호가 열려 있고, 그런 종족들인 이곳에서 노예가 될 위험 없이 자신들의 용무를 보도록 허락받고 있었다.
" 거기 서시오! 방문자, 당신은 누구며, 어떤 존재고, 샤마스엔 무슨 용무로 왔소? "
슈발츠는 원래의 반룡의 모습으로 도시 입구에 서있었던 것이다. 그는 순간 아차 했지만 경비병이 놀라며 칼집에 손을 대는 것을 보고 손을 뻗었다. 염동력 마법이 소리없이 발휘되어 경비병의 손을 해가 되지 않도록 제압했다. 놀란 경비병이 추가의 행동을 하기 전에 슈발츠는 으르렁거리는 알루데시아를 진정시키고 자기소개를 했다.
" 내 이름은 슈발츠고, 이래뵈도 하프 드로우요. 생김이 이런건 나머지 반쪽이 용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쪽은 두르나로, 롤스의 사제가 아니라 내 아내요. 우린 이곳에 거래차 방문한거요.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소. "
슈발츠가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한 경비병은 흠칫거리면서도 그에게 공격할 생각이 없음을 알고 전투태세를 풀었다. 슈발츠는 유창한 지하어에 더해 드로우 수화도 간간히 섞어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혈통을 증명던 것이다. 그리고 마법을 다루는 능력도. 곧 달려온 경비대장처럼 보이는 잘 차려입은 드로우 전사가 슈발츠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 지나가도 좋소, 하지만 우린 당신을 주시할거요. "
" 고맙소. 충분히 공평하군. "
마법사들의 도시 답게, 거리의 1/3은 골렘이나 비슷한 류의 구조체 제작물들, 그리고 소환된 정령과 언데드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워낙 다양한 종족의 방문자들이 거리를 오고 가다 보니, 슈발츠 일행은 그리 눈에 뜨이지 않는 편이었다. 일행은 도시 최하층의 [바자]로 내려갔는데, 여기저기서 흥정을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떠들석한 분위기는 지상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다만 거래되는 물품이 일반의 생필품을 포함해서 가장 희귀한 마법물품까지 총 망라한 것이란 점이 틀렸지만.
슈발츠가 찾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정보였다. 그리고 그 정보를 어디서 얻어야 하는 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바자 최하층에서 한층 올라간 높이에 있는, 한 동굴 점포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 어섭쇼~ "
가게에 들어오자 마자 눈에 보인 고렘 비슷하게 생긴 금속 인형은 곤즈맨(Gondsman)이라 불리우는 일종의 기계 패밀리어로, 이 가게 주인의 충실한 심복이었다. 분홍색 토끼 모양으로 꾸며져 있는 그것은 붙임성 있는 태도를 보이며 슈발츠 일행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해 왔다.
" 주인은 계신가? "
슈발츠의 질문에, 곤즈맨 뒤편에 있던 샛문이 열리고 노움 하나가 나타났다. 그도 역시 자신의 심복 곤즈맨 만큼 쾌활한 태도를 가진 젊은 노움이었는데, 대뜸 슈발츠의 모습을 보고 신기하다는 듯이 아래위를 훝어보았다.
" 내가 이 가게의 주인이오. 손님께서는 무엇을 찾으시는지? "
" 이올로 젠슨? 젤로나가 안부를 전하라고 하더이다. "
젤로나가 안부를 전하라는 말을 듣자 이올로라 불리는 노움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녀는 란탄 시절 젤로나가 사귄 친구 중 한명으로 유명한 [젠슨 일족]의 한명이었다.
젠슨 일족은 발명가이자 탐험가이며 상인으로써 북방의 텐 타운에서부터 엠을 거쳐 남쪽의 칼림샨에까지 널리 퍼져 있었다. 그들의 환경 친화적(?)인 붙임성과 순무를 테마로 한 수다는 전설적으로, 심지어 가문의 일원이 [고라이온의 양자]라고 알려진 유명한 바알스폰을 따라다니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그러니 마법을 사용할줄 아는 종족들에 대한 관용 정책을 가진 이 샤마스에 도착해서 눌러앉은 이올로라 불리우는 이 노움도 가문의 관점에서 보면 별로 특이한 케이스는 아니었다.
" 젤로나 양이? 오오 그렇다면 귀하가 그 유명한 슈발츠 공이시겠구려. 소문은 많이 들었소이다. 자자 어서 이리로 와서 앉으시지요. 곧 다과를 내오겠습니다. "
이올로는 벽에서 탁자를 꺼내거나, 접시를 펼쳐 의자를 만들거나 하는 등 잠시 동안 상당히 부산을 떨었다. [키티(Kity)]라는 이름이 붙여진 그의 곤즈맨이 내오는 다과를 먹으면서 슈발츠는 용건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과자는 순무를 설탕에 절여 튀겨 낸 것이라 했는데, 좋게 말하자면 상당히 독특한 맛이 있었다.
" 당신이 언더다크에서 유일하게 마법화약을 취급한다고 들었소만. "
" 그런 셈이죠. 하지만 여기 마법사들은 이 훌륭한 발명품의 진가를 몰라주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죠. 이 화약으로 말씀드릴겉 같으면 유명한 내 사촌 얀 젠슨의 혁신적인 발명품인 브루셔메이트의 [탄환]의 주 재료로써, 다른 주재료로는 순무가 있는데 이 영양가 많고 맛도 좋은데다 다양한 쓸모가 있는 훌륭한 채소는... "
젠슨 일족의 순무에 대한 열정은 유명하다. 그대로 두면 끝도없이 순무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 것을 걱정한 슈발츠는 손가락을 퉁겨 이올로의 주의를 끌었다.
" 그보다 이 화약을 최근에 대량으로 구매해 간 고객이 있는지 알고 싶소이다. "
슈발츠가 화약을 대량으로 구매한 고객을 찾는 이유는 다른게 없었다. 언더다크의 매복자가 이 화약을 사용해 심불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심불의 실종에 대한 신탁의 단서는 언더다크였지만, 그외에도 [불]과 [철]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철에 대해서라면 [병기]라는 일반적인 해석이 가능하지만, 불에 대해서라면 아글라론드의 마녀 여왕을 위험에 빠트릴 정도의 마법적인 불을 구사하는 존재는 언더다크에서도 드물었다. 게다가 생명없는 불이라는 표현이 슈발츠의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마법 화약은 마법적이면서 또 마법적이 아니다. 제조 방식 자체는 마법적이지만, 불이 붙고 폭발하는 성질 자체엔 마법적인 요소가 전혀 없었다. 게다가 적당하게 이용한다면 화염 폭발 주문이 그러하듯 구조가 약한 갱도 하나를 매몰시키는 정도는 아주 쉽게 실현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였다. 마법적이지 않은, 즉 의지가 없고 생명이 없는 불이라면 이것일 것이었다.
" 고객 리스트 말입니까? 하지만 그건 내 장사의 신용이 걸린 문제인데... "
이올로는 약삭빠른 장사꾼의 감을 발동시켰다. 한동안 실랑질과 흥정이 오간 끝에, 이올로는 자신의 [장부]를 슈발츠가 열람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대신 2천 두아트를 받아 챙겼다. 터무니없는 가격이었지만 독점적인 정보에 가격에 대해서 슈발츠는 후한 축에 속했다.
이롤로는 깨닫지 못했지만, 슈발츠는 이올로가 부린 농간(그는 장부의 일부분에 환상 주문을 걸어놓고, 비밀쪽 주문으로 또 그것을 숨겨 두었다) 을 무시했다. 보통이라면 충분히 효과가 있었겠지만, 이미 필멸자의 경지를 아득히 넘어서버린 존재가 되어버린 슈발츠에겐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슈발츠가 읽은 이올로의 장부 내용은 즉시적으로 텔레파시 영상으로 보내져 서기 중 한명인 젤라노라에 의해 기록되었다. 장부의 내용에 따르면 이올로는 몆몆 특정한 드로우 구매자들과 자주 거래를 벌였는데,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멘조베란잔의 구매자로부터의 구매 리스트였다. 구매량만으로 보면 다른 단체들(주로 용병들)이 더 많이 구매했지만, 최근에 대량의 화약을 몆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구매했던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가 심불이 행불되던 시기와 겹치는 바가 있었다.
멘조베란잔인가...
드로우들의 명실상부한 [수도]로써, 멘조베란잔은 다른 드로우들의 도시들 위에 군림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드로우 도시들이 모두 멘조베란잔에 공순을 하거나 직접적인 지배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드로우 도시들이 알게 모르게 권위를 인정하고 있고, 멘조베란잔이라는 이름 만으로도 지하세계의 다른 여타 도시와는 다른 무게감을 듣는 이로 하여금 느끼게 만든다.
지금에 와서, 이제 신격들과 [싸울]생각을 하는 슈발츠였지만, 그 조차도 여전히 멘조베란잔에 대해선 확고부동한 자신감을 가지기는 힘들었다. 그 도시와 맞서는 것은 롤스와 그 추종자들 전체와 맞서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볼일을 끝낸 슈발츠는 장부를 이올로에게 건네 주고 가게를 나섰다. 찝찝한 느낌을 지우지 못한 채로.
도시를 빠져나가기 위해 다시 시장 한가운데에 위치한 대로에 접어 들었을 때, 슈발츠는 한 패의 드로우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 드로우들은 가문의 문장이 없었고, 명백하게 눈에 뜨이는 화려한 복장들(특히 다리에 딱 달라붙게 입은, 양쪽 다리의 색이 다른 타이즈가 인상적이었다)을 차려 입고 있었다.
" 이히히히~!! "
카가강!...
화려한 광대 분장을 한 드로우 하나가 재주를 넘으며 슈발츠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슈발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역장 갑옷 위로 금속성의 충격음과 불꽂이 피어올랐다. 놀란 두르나가 그를 호위하는 형국으로 앞을 가로막아선 순간, 다음 광대가 그녀의 머리 위로 날아 올라왔다. 광대의 손끝에서 반짝이는 금속성 칼날이 비쳤다. 그것은 두르나의 머리를 향하고 있었고, 정황상 절대로 막거나 멈출 수 없는 위치였다.
두르나의 머리에 칼날이 박히려는 순간, 광대들의 움직임이 극도로 느려지더니, 마침내 멈추었다. 슈발츠가 [시간 정지]마법을 발동했던 것이다. 그는 느릿하게 손을 뻗어 두르나의 머리위로 달려든 광대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퍼석!...
두르나를 찌르려던 광대는 슈발츠의 손에 팔이 낚아채 진 채로 머리부터 바닥에 처박혔다. 단단한 석회석으로 이뤄진 시장 바닥에 머리를 처박힌 광대는 그대로 머리가 박살났다.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튀면서 주변에 있던 상인들과 구매자들이 소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슈발츠는 죽은 광대의 팔을 붙잡은 상태 그대로 크게 휘둘러 나머지 광대들을 쳐서 쓰러뜨린 후, 차례대로 주먹과 발을 이용해 피곤죽으로 만들어 제압했다. 시장을 경비하기 위해 경비대가 달려왔을 때는 두르나가 거미 여왕의 스파이더 웹 차원을 향해 사경을 헤메고 있는 그들을 한데 모아 포박한 후였다.
증인은 사방에 있었기 때문에, 슈발츠의 [정당 방위]는 인정받았다. 그는 광대들을 개인 심문을 하길 원했지만, 시장 경비대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신 심문에 입회하는 것은 허락했다. 그것 마저도 슈발츠가 소서러적인 마법 기예를 시전할 수 있는 자로 인정되었기 때문에 주어진 특전이었다.
암살자들은 역시 멘조베란잔에서부터 보내 진 자들이었다. 그들은 미리 이올로의 가게를 감시하고 출입자를 체크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비대의 나머지 대원들은 암살자의 감시용 마법 수정을 발견했고, 이올로가 무사한 것을 확인했다.
자백을 위해 약과 마법을 사용한 결과, 암살자는 보낸 것은 Re"feyr(르 페이르)가문이었다. 이들은 최근 멘조베란잔에서 가장 활발하게 상위 가문들을 치고 올라가는 중에 있는 신진 가문이었는데, 기존 가문들 처럼 롤스의 은총에 기대긴 하지만 암살과 마법사쪽의 기예도 그에 못지 않을 정도로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가문의 대모는 모르가나 르 페이르(Morgana Re"fetr ; 중도 악 드로우 여성 롤쓰의 클레릭 16)라 알려져 있었고 그녀 휘하의 무사장인 다날 르 페이르(Drnal Re"feyr ; 혼돈 악 드로우 남성 로 8/ 어새신 3)가 이끄는 [타이즈 부대]가 바로 슈발츠를 공격했던 암살자들이었다.
또한 슈발츠는 암살자들의 소지품 중에 기름 먹인 심지가 달린 작은 테라코타 공 같은 것을 발견했는데, 잘라 보니 검은 가루가 쏟아져 나왔다. 이올로가 취급하는 마법화약이었던 것이다. 시험해 보자 굉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마력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폭탄]은 마법적인 방어벽으로 막기 어렵다. 이로써 슈발츠는 심증을 확증으로 굳히게 되었다.
슈발츠는 이올로의 장부에 기록되어 있던 멘조베란잔의 중개인 이름을 기억해 냈다. 아마 그도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가 다음에 찾아갈 장소는 물론 멘조베란잔이 될것이었다.
.
.
.
멘조베란잔으로 가기 전에, 슈발츠는 다시 자신의 차원에 들렀다. 한번 들렀던 곳은 자유롭게 순간이동으로 오갈 수 있었기 때문에 [탐험은 언더다크에서, 쉬는건 자기 집에서]라는 방침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슈발츠가 부여한 특별 임무로 인해 멀리 외유 상태인 스톰을 제외하고, 알루시아 등 다른 노예들도 모두 하루 일과를 마치고 궁성으로 돌아와 쉬는 중이었기 때문에 주인인 그가 돌아오자 자연스럽게 다들 두르나의 침실로 모이게 되었다.
물론 무사장인 알루시아나 서기장인 젤로나는 이때를 틈타 시시콜콜 상단의 일을 상신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주인인 슈발츠가 언더다크에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권한을 회수할 때 까지 상단의 책임자는 그녀들인 것이다. 대신 최근에 벌인 대련이나, 근자에 겪거나 보고 들은 진기한 일들, 혹은 젤로나의 신발명품에 대한 이야기, 누구가 최근에 무슨 향수를 구입했는데 그게 좀 냄새가 쩔더라, 누가 허브를 이용해 새로 차가 피부에 좋더라 하는 등등의 시시콜콜한 신변 잡기적인 수다들이 오갔다.
그동안 슈발츠는 좌우에 노예들을 끼고(오늘의 경우 좌는 플로라, 우는 세실루아다) 침대에 기대 앉은 채로 그의 주변에 모인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그녀들을 희롱하거나 하는 것이다. 물론 다과도 빠질 수 없다(슈발츠는 술을 싫어했다. 담배가 존재했다면 담배도 싫어했을 것이다). 그날의 다과 담당은 발레리아 였는데, 그녀는 차는 엘프식 민트차를 그대로 내 왔지만 쿠키는 고향에서 축제일에 먹던 것를 구워서 내왔다. 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서 넣는 체리 대신 약간 톡 쏘는 맛을 내는 산머루를 넣은 특제였다.
" 발레리아의 요리 솜씨도 좋군, 맛있어. "
슈발츠가 쿠키를 먹으며 그 맛을 칭찬하자 발레리아는 얼굴을 벌겋게 붉히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 모양이 귀여워 슈발츠가 껄껄 웃는 동안, 다른 노예들도 저마다 쿠키 맛을 칭찬했다. 그리고 엘프식 민트차를 홀짝이며 다시 서로 조잘거렸다. 실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 그런데 주인님. 정말 멘조베란잔으로 가실 것인지요? "/플로라
" 그래, 뭔가 하고싶은 말이라도 있느냐? "/슈발츠
" 아니 그저... 전 걱정이 됩니다. 그곳은 거미 여왕의 도시잖아요. 그녀가 얼마나 악독하고 변덕스러운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답니다. "/플로라
플로라의 이야기를 듣자 다른 노예들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특히 두르나는 안색이 눈에 띄게 안좋아졌다. 그녀는 바로 그 롤스의 여사제였었다. [배신자]를 롤스가 어떻게 다루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 그녀는 질리도록 많은 실제 사례를 봐오고 있었다. 슈발츠는 두르나를 가까이 불러들여 그녀를 안아 주면서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 겁낼 필요 없다. 거미 여왕이 직접 온다 해도 내가 너를 내 주겠느냐? "
떨리던 두르나의 몸은 그걸로 잦아들었다. 실제로도 지옥의 마왕들과 맞서 싸웠던 슈발츠다. 롤스 여신 자신이 직접 강림하지 않는 이상, 아니 설령 그런 일이 벌어진다 해도 슈발츠가 허락하지 않는 한 그녀가 두르나에게 해코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었다.
두르나는 물론이고 다른 노예들도 자세한 정황은 모르지만 어비스에서까지 살아돌아온 슈발츠다. 게다가 그는 허언을 뱉은 적이 없다. 여신이 상대라도 그녀들을 끝까지 보호해 줄 주인님인 것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 끄으응... "
슈발츠의 자지에 매달려 꼬리를 흔들고 있던(물론 엉덩이에 박힌 꼬리다) 알루데시아가 약간은 질투난다는 듯이 끙끙거렸지만, 곧 다시 슈발츠의 자지에 집중했다. 그 모습을 보고 다들 다시 입을 가리며 키득거렸음은 물론이다.
다과를 마친 후, 슈발츠는 자연스럽게 노예들을 차례 대로 침대 위로 불러들였다. 보통은 그날의 담당자(이날의 경우 플로라)가 따로 있지만, 기분인 것이다. 모두 모인 김에 모두 안아주기로 했다. 물론 노예들은 대환영이었다.
" 하앙...앙... 윽!... "/두르나
" 응... 아응... "/알루시아
" 히이이... 그, 그곳은!... "/플로라
물론 안아주는 것은 보통 고참 순번 대로다. 노예들도 이 정책에 이의는 없었다. 가장 고참인 세명이 제일 먼저 슈발츠의 상대를 하는 동안, 다른 노예들은 저마다 자위행위에 빠지거나 레즈비언 섹스에 몰두했다. 알루데시아도 얌전히 아래로 내려가서 그녀와 가장 죽이 맞는 젤라노라와(그녀는 알루데시아 돌보기 담당이기도 했다) 뒤엉켰다.
" 아윽!... 하악!... 어 어떻게... 매번... 죽을... 하악!... 같아... 흑!... "
감격의 눈물을 뿌리며 두르나가 슈발츠의 자지를 자궁으로 맞아들이는 동안, 플로라와 젤로나는 슈발츠의 손에 번농당하고 있었다. 클리토리스를 공략당하겠거니 하면 항문을 찌르고, 항문에 힘을 주고 있으면 클리토리스와 오줌 구멍이 쓰다듬어진다. 물론 그것은 슈발츠가 그녀들의 마음을 읽기 때문이지만, 언제나 그녀들의 예측을 불허하는 솜씨 좋은 손놀림에, 삽입당하지 않아도 진하게 애액을 흘려내며 벌벌거리고 마는 것이다.
" 아아윽... 그, 아...주인님... 저... 저... "
프샤아...
참지 못하고 플로라가 성대하게 실금해 버렸다. 부끄러움과 쾌감으로 머릿속을 하얗게 물들이며 벌벌 경련하는 금발의 엘프의 전신은 땀에 젖어 있었다. 그대로 그녀가 모로 쓰러지며 침대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것을 마침 아래에 있던 사피아가 받아 안았다. 그리고 거의 의식을 잃고 헐떡거리는 상태가 된 그녀를 대신해 사피아가 불려올라갔다. 그동안 반대편에선 알루시아가 음액을 성대하게 분출하며 화려한 절정을 알렸다. 슈발츠가 그녀의 항문을 손가락으로 범해 버린 것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 아하학!... 아앙!... 윽... "
그녀가 휘청거리는 동안 이때다 하며 젤로나가 알루시아를 끌어안아 내렸다. 그리고 놀랍도록 민첩한 몸놀림으로 침대 위에 올라 슈발츠의 손가락에 키스하고 엉덩이를 부벼대었다. 그 노골적인 음탕한 모습에 슈발츠가 웃으며 그녀의 요망을 들어준 것은 바로 그 다음 순간이다.
" 하앙!... "
젤로나는 항문부터 조교된 케이스다. 본시 항문이 훌륭한 성감대이긴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또 특별한 감상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연하지만 슈발츠는 그녀의 항문에 손가락을 찌르고, 그대로 비늘을 세워 그녀의 안쪽을 범하기 시작했다. 단숨에 최고의 자극을 얻은 젤로나는 이를 악물고 하체에 힘을 주었지만, 악다문 이빨 사이로 침이 사방으로 튀어 흩날렸다. 물론 아랫도리는 음액과 장액이 흩날렸음은 물론이다.
" 이이익!... 하히이이이!... "
동시에 눈을 까뒤집으며 두르나가 실신했다. 다음 차례는 젤라노라다. 아직도 부끄러움이 남아 있는 몸짓으로(그것은 그녀의 매력 포인트다), 하지만 서둘러 두르나의 자리를 차지한 그녀는 먼저 입으로 슈발츠에게 봉사하기 시작했다.
" 음음... 쩝... 하앙... "
물론 입으로도 느낀다. 젤라노라가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며 입으로부터의 쾌감에 심취해 가는 동안, 알루데시아에 의해 기절한 두르나가 끌어 내려졌다. 그녀는 젤라노라가 올라간 대신으로 두르나를 파트너로 점찍었던 것이다. 무력한 상태의 [큰언니]의 몸을 희롱한다는 정신적인 쾌감도 없다고는 말 못할 것이다.
그동안 아직 초보(?)라 겸손하게 혼자 구석에서 자위행위를 하고 있던 발레리아가 자기 차례가 가까와 온 것을 깨닫고 무릎걸음으로 침대 옆으로 기어와서 알루데시아와 함께 두르나 희롱에 동참했다. 하지만 그녀가 두르나의 보지에 혀를 가져다 대는 순간, 정신을 차린 두르나가 두 다리로 그녀의 머리를 붙잡았다.
" 하풋!... 응응읍!... "
졸지에 공격자(?)에서 수비자(?)가 되어 버린 발레리아가 두르나의 허벅지 트랩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동안, 그녀의 상반신을 점령하고 있던 알루데시아도 두르나의 초절한 혀놀림에 의해 곤죽이 되어서 음액을 질질 싸고 있었다. 노예 중 가장 오랫동안 슈발츠의 상대를 한 두르나의 테크닉은 서큐버스라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 하후흐!... 흡!... "
콧구멍 밖으로 눈물과 콧물이 뒤섞인 액체를 분출하며 알루데시아가 가볍게 절정하는 동안, 두르나가 만족할 만큼 아랫도리 봉사를 한 발레리아가 그녀의 허벅지 함정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 뒤로 나뒹굴었다. 그리고 두르나는 그대로 알루데시아를 밀쳐서 쓰러뜨리고 그 위로 올라탔다.
" 하아앙!!... "/세실루아
" 꺄앙!!..." /젤로나
그 무렵 세실루아의 삽입과 젤로나의 절정이 거의 동시에 겹쳤다. 쓰러지는 젤로나는 그대로 침대 아래로 굴러떨어져 자신이 받아 뉘였던 알루시아의 몸 위로 자유낙하 했지만, 슈발츠가 염동력 주문을 써서 그녀를 허공에서 붙잡고 그 옆에 안착시켰다. 그리고 두르나가 알루데시아를 그라운딩(?)하고 있는 동안, 그녀의 엉덩이 방향에서 자빠져 숨을 헐떡이던 발레리아가 침대 위로 딸려올라갔다.
" 아앗?.. 하아앙!!!... "
발레리아의 행복한 비명소리가 침대 위에서 울려퍼졌다. 바로 옆에선 슈발츠의 자지를 보지로 받아들인 세실루아가 감격한 얼굴로 울고 있었고, 그 너머로 슈발츠의 손가락에 희롱당한 끝에 잠깐 사이에 두번이나 절정한 사피아가 보다 높은 절정에 오를 준비를 하며 엉덩이에 힘을 주고 있었다.
" 하아앙!!... 하아아아아!!! "/젤라노라
" 아으아!... "/사피아
" 히이이!!!... "/발레리아
침과 음액과 눈물을 뿌리며 젤라노라가 앞으로 엎어졌고, 곧바로 사피아가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녀들이 쓰러지는 동안 다시 슈발츠의 자지를 독차지하게 된 발레리아는 항문으로 그의 자지를 받아들이면서 행복에 겨운 비명을 질렀다. 물론 두르나가 호시탐탐 노리는 동안 그녀의 천하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었다. 실제로 두르나는 인사불성 상태로 축 늘어진 알루데시아를 끌고 올라가 그녀와 함께 슈발츠의 좌우를 차지했다.
그리고 마침내 차례대로 다 한번씩 슈발츠의 자지에 찔린 후(욕심쟁이 두르나는 두번), 결국 슈발츠는 (그날의 침대 수발 당번인)플로라의 자궁에 사정했다. 그리고 여자들은 저마다 기분좋게 지쳐서 제멋대로 쓰러져 잠들어 버렸다. 침대에 걸린 마법이 그녀들이 쏟아낸 음액이나 침, 땀을 깨끗하게 사라지게 만드는 동안, 슈발츠도 모처럼 기분좋게 여자들을 이불 삼아 눈을 가만히 감고 황홀경 상태로 빠져 들었다.
그에게 있어서도 모처럼의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
.
두르나는 욕심쟁이죠. 언제나 슈발츠씨를 독차지 하기 위한 흉계를 꾸미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