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1_7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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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1_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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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젤로나는 슈발츠의 명령을 받아 란탄 섬을 방문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이 처음이 아니었고, 그때는 단순한 가출 엘프의 신분이었다면 이번엔 슈발츠 상단의 대사이자 에버미트의 공주 자격으로 정식 방문한 것이었다. 란탄인들과 란탄 노움들은 그녀의 방문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기계 차원문을 제작할 정도로 신경을 써 주었다. 그 환대를 보답하는 뜻에서 슈발츠는 란탄의 곤드 대사원에 상당한 고액의 기부를 하게 되는데, 이건 좀 나중의 일이다.


젤로나의 임무는 두가지였다. 란탄 섬에 슈발츠의 상단 지부를 건설하는 것과 곤드 대신전의 도서관의 장서에 접근할 허락을 얻어 유니콘의 서를 파괴할 방법을 연구해 오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는 두가지 임무 모두 슈발츠의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내었다. 당장은 아니었지만 2주 정도 지난 후에 슌 7세가 유니콘의 서를 만들때 썼던 비전에 대한 기록을 찾아냈던 것이다.


그동안 젤라노라는 플로라와 알루시아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상단 일을 깨우쳐 가고 있었다. 원래부터 재능이 있고 총명한데다, 슈발츠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꼭 배워야 하는 일이라는 목표까지 생기게 되자 그 성취는 놀라웠다. 게다가 죽은 칼라드네이처럼 그녀도 매니저 일이 상당히 체질에 맞았다. 붙임성이 있어서 대인관계도 좋고, 계산도 빠른데다 번득이는 아이디어도 남못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걸친 연수 후 그녀는 상단의 중앙 매니저 대리를 담당하게 되었다. 이후로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녀가 상단 일의 많은 부분을 다루게 됨에 따라 다른 노예들의 사무 부담이 줄었고, 남은 시간은 보다 개인적인 일들과 슈발츠에 대한 봉사로 돌릴 수 있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물론 노예들이 이런 활약을 보이는 동안 슈발츠 자신도 쉬지 않았다. 젤로나가 유니콘의 서를 파괴하는 방법을 찾는 동안, 그는 슌 7세가 남긴 아지트들을 뒤지며 그를 추적했다. 이 작업은 젤라노라의 증언 덕에 가능했는데, 그녀가 슌 7세와 몸이 두번이나 바뀌는 동안 그의 기억 일부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 기억에 남은 아지트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약탈하는 일은 슈발츠 자신의 힘과 재산을 늘리고, 반대로 슌 7세의 힘과 세력은 약화시키는 것이었다.


[주인님. 드디어 찾았어요!]


젤로나의 텔레파시 연락이 들어왔을 때, 슈발츠는 한창 새로 발견한 아지트의 보물들을 두르나와 함게 세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고 젤로나의 연락을 받자 마자 슈발츠는 두르나와 함게 자신의 차원으로 돌아왔다.


" 주인니이이이임~~~~ "


두르나의 거처로 내려오자, 저 멀리서 헐레벌떡 달려오는 젤로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옆구리엔 두꺼운 책 한권이 끼워져 있었다.


" 그러니까, 이거에요! 그 슌 7세가 직접 썼던 일지의 사본이 기록되어 있더라고요! "


슈발츠와 두르나가 보는 앞에서 일지의 사본이 기록된 페이지를 펼친 젤로나는 의기양양해 했다.


" 음, 전혀 정체를 알 수 없는 꼬부랑 글씨... "/두르나


평소의 행동이나 이런 대사로만 보면 아무 생각없는 것 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롤스의 여사제로 드로우의 정규 교육을 받았던 두르나다. 실제로는 [무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젤라노라가 펼친 책은 이미 사어에 가까운 고대 촌다스 어로 쓰여져 있어서, 슈발츠조자 마법적인 수단을 통하지 않고는 해독이 불가능했다.


" 오호, 그러니까 이 책에 들어있는 죽은 유니콘의 정수부터 정화해야겠군. 그다음 물리적으로 파괴하면... "/슈발츠


" 아마도... 되겠죠! "/젤로나


" 하지만 이 책엔 물한방울 안묻는데, 어디서 씻으라는 거... "/두르나


" 끄응~... "/스톰


두르나의 질문에 일행이 고민하려는 찰나, 스톰이 침대 건너편에서 뛰어 올라와서 슈발츠에게 몸을 비벼 왔다. 친근하게 애교를 떠는 그녀의 모습을 보던 두르나는 그녀가 손에 무언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응응~ 스톰~ 줏어온건 언니에게 보여줘야지~ "/두르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슈발츠에게 아양을 떨고 있던 스톰은 그제사 손을 활짝 펴서 두르나 쪽으로 내밀었다. 그것은 지도책의 조각이었는데, 스톰은 가끔 그런 물건에 꾹꾹이(주 : 침을 바르고 누르거나 긁어내는 행동)을 하곤 했기 때문에 젤로나에게 당분간 실험실 출입 금지 처분을 받고 있었다.


" 이건 대체 어디서 뜯어온게야... 가만있자 이건 뭐임, 유니콘 런? "/두르나


" 유니콘 런은 데일에 있는 드루이드들과 엘프들의 성지에요. 그 물은 사악한 마법을 정화시키는데 효험이 있다고들... 하죠. 설마... 우리 이야길 듣고 뜯어온 거야?... "/젤로나


" 꺄웅~... "/스톰


이미 배를 드러내고 딩굴거리는 스톰. 만면에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슈발츠의 손짓에 이리 저리 구르며 아양을 떠는 그녀는 오직 슈발츠의 손가락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어서 대답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듯 했다.


" 뭐랄까, 예지력 같은거라도 생긴건가. "/슈발츠


" 알 수 없죠. 하지만 스톰이 직접 뜯어서 가지고 온 단서이니만큼, 시도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아요. "/젤로나


" 잘했다 스톰. 만약 이게 먹히면 좋아하는 민트빵을 양껏 사주지. "/슈발츠


" 캬웅~ "/스톰


[민트빵]이라는 단어에 섬세하게 반응하며 눈을 반짝이는 스톰. 그런 그녀와 잠시 놀아준 후, 낮잠을 자기 위해 시트 위로 돌아가는 그녀를 두고 나머지 일행은 유니콘 런으로 향했다.


코르만도르 숲의 중요한 성지 중의 하나인 유니콘 런은, 말하자면 두 언덕 사이에 위치한 작은 계곡과 그 계곡에서 흐르는 개울(?)이 전부였다. 경치는 엘프들이 신성시하는 곳 답게 좋았지만, 그뿐이었다.


슈발츠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젤로나 뿐 아니라 플로라도 대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슈발츠의 아내로 알려져 있었고, 그 드루이드적 능력과 지혜(그리고 아마도 미모를 바탕으로한 카리스마도)로 인해 조언자로써 코르만도르의 드루이드들의 존경을 받는 존재였다. 그녀가 비록 코르만도르의 [서클]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말은 그들 사이에서 무게가 있었다.


" 환영합니다. 내해의 주인과 그의 아내분. "


연락을 받고 자리를 지키고 있던 드루이드 두명이 슈발츠 일행을 정중하게 환영했다. 플로라가 그들과 인사치례를 나누는 동안(보통 그런 일은 노예들 몫이었다) 슈발츠는 젤로나와 함께 유니콘의 서를 물에 담글 준비를 했다.


" 이게 먹힌다면 정말 좋겠는데... "/젤로나


슈발츠가 책을 들어 물 속으로 옮기는 것을 보며, 젤로나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무튼 성지다. 일이 잘 풀리면 좋겠지만 잘못하면 신성모독이 될 수도 있었다.


" 웃차. "


모두가 보는 가운데, 슈발츠는 그 무겁고 거대한 책을 들어서 물 속으로 천천히 담궜다.


치치치치!.... 퓨쉬쉬쉬!...


유니콘의 서가 물에 닿자 마자 눈에 보일 정도의 힘의 파동이 주변으로 퍼져 나오면서, 주변의 물이 격렬하게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유니콘의 서를 붙잡고 있는 슈발츠의 손에도 강렬한 열기가 전해져 왔다. 파괴되는지의 여부는 둘째 치고라도, 그 책은 성스러운 물과 반응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힘의 파동은 사라지고 점점 더 격렬하게 물이 끓어올라 갔다.


" 아, 이거 점점 따뜻해져 가는데... "/슈발츠


슈발츠의 말만 들으면 여유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플로라와 젤로나의 얼굴은 이미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그가 붙잡고 있는 유니콘의 서 전체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은 마법을 사용해 슈발츠를 도우려 했지만, 슈발츠가 그 책을 잡고 있는 한은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의 가공할 만한 마법 저항 능력은 그녀들이 사용하는 냉기를 일으키는 마법도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 그래... 그래...얌전히 사라져 다오... 크크크크... "/슈발츠


이미 손에는 감각이 없었다. 살이 타는 듯한 냄새를 맡으면서도 슈발츠는 악마처럼 웃으면서 유니콘의 서를 점점 더 물 속 깊숙히 담구었다. 곧 끓어오르는 물 속에서 휘황찬란한 오라들이 튀어오르며 사방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책은 파괴되고 있었다. 그중 하나의 찬란한 섬광이 튀어 날아 물가에 떨어졌는데, 빛이 사라지고 나타난 것은 붉은 로브 차림의 요염한 미인, 즉 헬베티아였다. 그녀는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그 외에도 떨어진 빛무리 속에서 나타난 자들이 몆몆 있었는데, 예외없이 무력한 상태로 의식을 잃고 있었다.


퍼버벙!!!....


그리고 곧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물보라와 함께 슈발츠의 몸이 한참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가, 다시 떨어졌다. 물가에 서 있던 플로라와 젤로나, 그리고 드루이드들도 흠뻑 젖었다.


" 아이구... "


걱정스러운 눈으로 노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곧 물 속에서 슈발츠가 허리를 두드리며 일어섰다. 그가 휘청거리자 두 노예가 황급히 달려가 부축하려 했지만 슈발츠는 그녀들의 부촉을 받지 않았다.


" 괜찮다. 괜찮아. 그나저나 물 속의 저것부터 꺼내야 되지 싶구나. "


슈발츠의 시선을 따라간 곳에는 물 속에 잠긴 유니콘의 서가 있었다. 그것은 완전히 물 속에 잠긴 채 잠잠해져 있었다.


유니콘의 서의 마력은 사라졌다. 실험 삼아 슈발츠가 그 책장을 뜯어 내었을 때(그것을 본 드루이드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도, 그 책은 더이상 힘의 파동을 내 보내지 않았다. 이제 그것은 완벽하게 비마법적인 백금 덩어리로 바뀌었던 것이다.


" 용광로에 던져 넣어서 동전과 주괴로 바꾸면 되겠군. "


손의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플로라가 약초를 바른 붕대를 감고 주문을 외우는 동안, 슈발츠가 농담 삼아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말대로 실행되었다. 그리고 스톰이 민트빵을 양껏 먹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헬베티아를 비롯해 책의 마력에 갇혀 있다가 해방된 이들은 이틀 정도 쉬자 원래의 컨디션을 되찾았다. 그중엔 꽤 옛 시대 사람(대부분은 인간이나 엘프 위저드였다)도 있었는데, 모두 슈발츠에게 개인적인 감사를 전하고 자기 갈 길을 갔다. 슈발츠도 그들을 붙잡을 이유가 없었다.


헬베티아는 결국 스자스 탐에게로 돌아갔다. 슈발츠에 대한 깊은 경의와 감사를 남기고. 슈발츠는 그녀를 통해 일부러 슌 7세에 대한 정보를 스자스 탐에게 넘겼다. 그 리치는 이 고대의 존재를 추적하고 그 성취를 빼앗는 데 대단한 흥미와 열의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슌 7세와 두번째로 연결될 때의 부작용(?)덕에, 그의 기억 일부를 공유하게 된 젤라노라는 아지트의 비밀 말고도 상당한 정도의 마법적인 진보를 이루고 있었다. 게다가 슌 7세의 비밀 아지트를 털어서 얻은 강력한 마법 물품들은 슈발츠가 노예들에게 인심 좋게 나누어주었기 때문에, 그의 전력은 한층 더 강화되었다.


아스카틀라의 항구 지역을 관장하는 새도우시프의 길드마스터 아란 린베일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익명의 투서가 엠의 6인 회의로 날아들었다. 그것은 아주 구체적으로 항구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새도우 시프 조직의 조직도를 보여 주고 있었다. 새도우 시프의 두령들의 죽음과 익명의 고발로 행해진 그 조직에 대한 폭로 등 일련의 사건들은 엠에서 새도우 시프 조직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그들은 엠에서 실행하는 사업들을 모두 물리고 철수하거나 잠복할 수 밖에 없었고, 소드 코스트와 마즈티카와의 무역에서는 결정적으로 영향력을 잃었다.


엠의 6인회의는 여전했지만, 6인 평의회에 지분을 가지고 있던 카울드 위저드들은 젤로나의 신세를 보답한다는 뜻에서 엠에서의 시어릭 신앙을 모든 면에서 부정하고 퇴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제 느슨하게 단속해 오던 시어릭 교도들에 대한 단속이 엄혹해졌고, 많은 포로들은 슈발츠에게 넘겨져 그의 지하 감옥으로 보내어져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았다.


또한 아란 린베일을 죽인 일로 소원을 푼 샤이라는 슈발츠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자신의 비밀 성소로 되돌아 갔다. 몆가지 석연치 않는 듯한 뒷맛을 남기긴 했지만. 당장은 슈발츠가 샤이라에게까지 할당할 신경이 없었다.


유니콘의 서를 파괴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칼라디나의 성에서 하루 쉬던 슈발츠는 참으로 특이한 방문자를 맞았다.


그날 밤은 그믐이었는데, 슈발츠가 눈치를 챘을 때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 그의 집무실 창가에 서 있었다. 겨울밤에 흩날리는 눈꽂 마냥 섬세한 레이스를 가진 하얀 드레스와 은발이 달빛과 별빛을 반사해 아름답고 은은하게 반짝이는 것이, 도저히 이 세상의 존재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세상의 존재라고 대적을 포기할 슈발츠는 아니다. 그는 반사적으로 전투태세를 취하며 일어서려다가, 그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의 이마 한가운데 난 은색의 뿔을 보고 칼을 뽑으려던 것을 거두어들였다. 여자는 사람이 아니라 유니콘의 변신이었던 것이다.


유니콘은 신성한 동물이고, 슈발츠의 노예 중에서도 그 신성한 혈통과 그에 수반하는 우아함으로 귀여움 받는 플로라가 유니콘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존중을 가진 드루이드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예처럼, 슈발츠도 지성을 가졌다고 알려진 신성한 짐승인 유니콘에 대한 존경까지는 아니지만 존중을 공유하고 있었고, 그런 유니콘이 자신을 방문한데는 사연이 있으리라 여겼다. 그가 가만히 서 있자, 그 하얀 드레스의 여성은 입을 가리고 살폿이 웃어 보엿다.


" 어머, 예상치 못했던 환대군요. 수니(Sune)께서는 당신이 날 보면 문답 무용으로 파괴하고 소유하기 위해 덮칠 거라고 하던데, 그녀가 누군가를 보는 눈이 틀리기도 하네요. "


" ... 그런 이름은 알지 못하지만, 아무튼 내가 야심한 밤의 불청객에게 검을 들이대지 않는 것을 충분한 호의로 생각해도 좋소이다. 유니콘. 무엇보다 당신 같은 존재를 존경해 마지않는 누군가가 아니었으면 오늘 피를 봤을 게요. 게다가 나는 짐승을 범하는 취미는 없고... "


그제사 자신의 이마 위에 난 뿔을 깨달은 그 여성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흔들었지만, 뿔을 숨기진 않았다. 곧이어 [짐승]이라는 표현에 약간 마음이 상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시 방긋 웃으며 슈발츠가 부른 보이지 않는 하인이 내 오는 의자에 앉았다. 실로 천진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슈발츠는 그녀가 의자에 앉는것을 보면서 대단한 [압력] 비슷한 무언가를 느꼈는데, 그것은 이전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 그나저나, 귀하는 나를 아는 듯 한데, 난 귀하를 모르겠소이다. 이건 실례 같소만. "


" 아아, 그냥 음... 뭐라고 해야 하나, 에우를(Eurul)이라고 불러주시면 되요. "


넘치는 존재감(압도적인)과 유니콘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이름까지 듣자, 슈발츠는 곧바로 그녀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단순한 유니콘이 아니라, 유니콘의 여왕인 반신 루루에(Lurue)였던 것이다. 슈발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유니콘의 여왕에게 예를 표했다.


" 미안하지만 아나그램에 익숙하지는 않으시구려. 여왕마마. "


다시 미인은 얼굴을 붉혔다. 정체가 간파당한 것을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다시 활짝 웃었다.


" 역시 천상의 신들이 주목하시는 분 답네요. 그래요, 내가 유니콘의 여왕 루루에에요. "


시원하게 웃으며 긍정한 유니콘의 여왕을 보며, 슈발츠는 일종의 친근함을 느꼈다. 아마도 그녀의 몸에서 풍겨나오는 오라 때문일거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루루에는 하인이 내 온 차를 한모금 홀짝인 후에 슈발츠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 덕분에 잃어버렸던 12명의 아이들이 평화를 찾았어요. 모든 유니콘의 여왕으로써, 진정으로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


" 감사를 듣자고 한 일은 아니었소이다. 게다가 유니콘의 여왕에게서의 감사라니, 황송하구료. "


슈발츠는 당황하고 난색을 표했다. 신들은 저 먼 존재들이지, 필멸자들과 크게 교류하지 않는다. 몆몆 신들은 진정한 공포의 존재들이고 나머지 몆몆은 경멸의 대상이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신들은 경배받아 마땅한 신성한 존재였다. 심지어 유니콘의 여왕 또한 그러하다. 그런데 그 신에게서 감사의 립서비스를 받다니 난감하고 황송한 일이 아닌가.


" [그 책]을 파괴한 일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은혜와 호의로 나와 내 동족에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이제 나를 포함한 모든 유니콘은 당신을 친구로 여기고 언제나 즐겁게 당신을 도울 거에요. 비록 나의 등에 올라탈 동료는 단 한분 뿐이지만, 다른 모든 유니콘은 언제든 기꺼이 당신을 등에 태울 것이고 즐겁게 달릴 겁니다. "


" 과분한 영예에 감사드리오. 하지만 내가 유니콘의 등에 올라타 수고를 끼치면 [아내]중 한명이 매우 상심하고 슬퍼할것이니, 그런 황송한 일은 없을 겁니다. "


다시 루루에는 활짝 웃었다. 슈발츠의 겸손한 말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사실, 실제로 슈발츠는 유니콘을 탈 필요가 없기도 했으니 거짓은 아니었다)


" 말씀도 잘하시네요. "


이후로 다과를 다 끝내는 동안, 여신과 슈발츠는 즐겁게 잡담(?)을 나누었다. 주된 화제는 슈발츠가 행한 데일에서의 자연보호 정책(즉 나무 무역)이었다. 유니콘들도 숲에 사는 동물이라, 그런 정책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슈발츠는 별로 거짓이나 허세를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유니콘 여왕이 궁금해 하는 것을 대부분 해결해 주었다. 그리고 유니콘 여왕도 지나치게 민감한 주제는 회피했다. 그렇게 잡담이 이어지는 동안, 루루에는 계속해서 미소를 잃지 않았고 슈발츠는 그녀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았다. 다과를 끝낸 후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한 후 그녀가 홀연히 사라지자, 그제사 슈발츠는 한숨 돌리고 긴장을 풀었다.


" 휴우... 대단하군, 그 책이 그만큼이나 대단한 물건이었나. "


자기 잔에 남았던 차를 마저 들이킨 슈발츠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루루에가 앉았던 자리에 놓은 작고 하얀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손에 들자, 접촉한 손바닥을 통해 온기가 전해져 오면서 슈발츠는 자연스럽게 그 작은 조각상의 사용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루루에의 작은 선물이었다.


두르나의 거실에서 침대에 걸터앉은 슈발츠가 알몸이 된 두르나와 스톰을 데리고 놀아주는(?)동안, 이 사건에 대한 슈발츠의 언질을 듣고 플로라가 헐레벌떡 뛰어놨다.


" 헉헉, 주인님, 그 뭐라고요? 무슨 일이 벌어졌다고 하신 거에요? 유니콘의 여왕마마께서 정말로 다녀가셨나요? "


스톰의 일도 그랬고 젤로나의 일도 그랬지만, 원래부터 약간은 유명인사에 [약한]플로라다. 제일먼저 달려온 이유는 역시 그런 성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유명인]정도의 범위에서 그렇지, 여신의 방문이라면 이야기가 틀려진다. 슈발츠의 연락에 놀라 달려온 것은 플로라만이 아니었다. 한때 마엘리키의 신자(루루에는 마엘리키와 함께 다니는 신이다)였던 알루시아와 역시 유니콘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엘프인 젤로나와 젤라노라도 곧 뒤이어 숨을 헐떡이며 도착했다.


" 그래, 사실이다. 이것을 남겨두셨더구나. "


슈발츠가 루루에가 남기고 간 입상을 여러 노예들에게 보이자, 그녀들의 눈이 한층 크게 떠졌다. 그 작은 입상은 작은 유니콘 조각이었는데, 유니콘의 뿔로 조각된 것이 분명해 보인 데다 극도로 정교한 솜씨, 그리고 범상치 않은 오라가 풍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우와아... "


노예들은 저마다 탄성을 질렀다.


" 자, 나는 승용동물이 필요 없고, 유니콘이 아무리 튼튼해도 날 태울수는 없을 테니 플로라에게 이걸 주마. "/슈발츠


" 오오~ 부럽다, 부럽다. "/두르나


" 부럽다아~ 플로라언니. "/젤로나, 젤라노라


" 헤에... 좋겠다... "/알루시아


플로라는 감격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조상을 받아들었다. 사실 슈발츠가 그 조상을 플로라에게 준 것은 그녀의 평소 언행 덕에 루루에와 유혈사태로 발전하지 않았다는 점과, 조상으로 소환할 수 있는 셀레스티얼 돌격자(유니콘의 강화판)가 아무리 유니콘 여왕의 명령이라도 남자를 태우게 되는건 좀 불쌍하지 않은가 하는 이유에서였다. 슈발츠의 노에 중에 순결한 처녀는 없지만, 플로라도 성스러운 혈통을 가진 존재다. 태우려면 그쪽이 조금 더 어울리는 짝일 것이다.


" 불러봐. 나는 유니콘을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사실은 그 여왕은 봤지만) 구경좀 하자꾸나. "/슈발츠


" 아, 네, 네에!... "/플로라


황홀해 하던 플로라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그 조상을 손에 쥔 채 정신을 집중했다.


슈우우우...


곧 찬란한 원형의 빛무리와 함께 허공에서 거대한 말의 형상이 생기고, 곧 그것이 완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일반 말보다 두배는 덩치가 크고 사나워 보이는 두마리의 유니콘이었다.


" 오, 이건 내가 기대하던 것과는 약간... 차이가... "/슈발츠


" 안녕하시오, 주인! 가장 아름답고 강인한 아돈(Ardon)이 인사드리겠소! "


" 저놈은 두번째요, 정말로 가장 아름답고 강인한 샘슨(Samson) 여기 대령이오! "


두마리의 유니콘은 투닥거리며 좀 더 좋은 자리에 서려다가 슈발츠 일행을 보고 고개를 숙이며 큰 소리로 자기소개를 했다.


" 아... 저, 저기. 안녕하세요? "/플로라


" 아, 귀여운 여주인이시군. 듣기로는 분명히 새 주인님이 절반은 드래곤에 절반은... 아. "/아돈


" 그러니 네가 멍청한 것이다 샘슨. 보면 모르겠나, 저분이 우리를 이 여주인께 양보한 것이지. "/샘슨


두마리의 유니콘은 콧김을 씩씩거리며 자기네들끼리 뿔을 사용해 투닥거리다가. 다시 자신들이 좀 무례한 짓을 한 것을 깨닫고 분쟁을 멈추었다.


" 일단 어찌 된 것인지 이야기를 좀 듣고 싶은데... 분명 입상에서 나오는 유니콘은 하나라고... "/슈발츠


" 아 그것은 좀 이야기가 복잡한데... "/아돈


아돈과 샘슨은 번갈아 가며 말했다. 자신들은 슈발츠가 유니콘의 서를 파괴할때 해방된 유니콘의 영혼들 중에서 자원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밝히고(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두명이라고 소개하며 다시 티격태격 했다), 여왕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훌륭하게 동료이자 군마로 봉사할 작정임을 밝혔다. 그리고 두명의 동시 출현 말인데, 원래는 한번에 둘중의 한명만 등장할것을 첫 소환이라고 둘이서 싸우다가 동시에 충현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 어쨌든 내가 제일 강하고 아름다운... "/샘슨


" 그만, 거기까지. "/슈발츠


슈발츠는 두 유니콘의 논쟁을 멈추고, 자신이 조상을 받기는 했지만, 그것을 플로라에게 양도했음을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는 플로라에게도 원래 그들이 작심했던 충성을 바쳐 줄 것을 부탁했다. 두 유니콘들은 처음 소환되었을 때 부터 플로라의 존재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크게 만족했으므로 불만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같은 천상의 피가 흐르는 분께 봉사를 바치게 되어 영광이오! 최선을 다하겠소! "/아돈


" 나 역시! 유니콘 여왕마마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분골쇄신해 보이겠소! "/샘슨


두 유니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플로라에게 다시 충성 맹세를 했다(약간은 경박한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그리고 슈발츠가 보는 앞에서 그와 다른 노예 여인들에게도 한명 한명 인사를 나누고, 플로라의 허락만 받으면 그들도 자신의 등에 태울 것임을 언명했다.


슈발츠는 유니콘이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내어 대접하라고 플로라를 그녀 자신의 거처로 보냈고, 두 유니콘들은 그녀를 서로 먼저 태울 생각으로 앞발로 투닥이다가 결국 도망치듯 달려가는 플로라를 뒤쫒았다. 그리고 종내엔 세실루아도 참가해서 8명+2마리의 술판+음식판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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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에의 선물]은 마이너 아티팩트이며 한번에 하나 혹은 둘(1/4 확률)의 수컷 셀레스티얼 돌격자(12HD 강화 환수)를 소환한다. 이 환수들의 이름은 아돈(Ardon)과 샘슨(Samson)이다. 둘은 평균적인 14HD의 셀레스티얼 돌격자의 능력을 가진다. 하지만 서로 개성이 다르며(아돈은 11레벨 성직자처럼 주문을 주문을 걸 수 있고, 삼손은 11레벨 드루이드처럼 주문을 걸 수 있다), 다른 소환물과는 다르게 선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이들은 군마를 겸한 승용동물이나 다른 말이 수행하는 과업들을 훌륭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충실하고 성실한 동료로 하루 8시간씩 봉사한다. 이 8시간이 꼭 연속된 시간일 필요는 없으며, 하루에 제한시간 내에서 몆번이나 출현할 수 있지만 그날 첫 소환에 성공한 개체만 등장한다(둘 다 등장하면 계속해서 둘 다 등장한다). 만약 유니콘들이 임무 도중 살해당한다면 일주일간은 다시 부를 수 없다. 추가로, 이 아티팩트는 그것을 소지한 자의 인내와 의지 내성 굴림에 +2의 보너스와 함께, 그 굴림을 실패해도 한번의 재굴림 기회를 더 주며, 덧붙여 온도 보호 효과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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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폭풍같은 두마리의 셀레스티얼 돌격자의 출현은 일단락 되었다. 플로라는 아돈이나 삼손의 등에 타는 것을 황송해 했지만, 어쨌거나 그들은 그녀를 등에 태우고 어디든 갔다. 그들의 충성 경쟁은 가끔 과열되는 경향이 있었다.


루루에의 출현은 대단한 사건이었지만, 슈발츠 자신은 그 사건을 불문에 붙였다. 물론 반신의 방문을 받고, 감사 인사와 선물을 받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니콘의 서를 파괴한 것도 그것 자체가 위험하고 해로운 물건이었고, 젤로나나 플로라 같은 그의 노예들이 혐오해 마지 않는 물건이기도 했기 때문에 파괴했던것 뿐이다. 그 결과로 유니콘의 여왕의 호의를 얻은것은 좋은 일이긴 했지만, 그것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한편, 언더다크에서는 최종적으로 드로우 만신전을 롤스가 독식하는 형태가 되었다. 고나도어는 쫒겨났고, (베이론의 세력도 집어삼켰던)에일리스트레이 여신은 살해당했다. 그녀의 성직자들은 그들의 여신이 기도에 응답하지 않는 것에 절망했지만, 곧 그 기도에 엘프 만신전의 주인이자 모든 엘프의 창조자인 코렐론 로다리안이 응답했다. 그리고 코렐론의 [성스러운 용서]가 많은 드로우들을 구원하게 되었다. 지상 드로우 중에 많은 이들이 하룻밤 사이에에 그들의 어두운 흑요석 같은 피부가 진한 갈색으로 변화하고, 그들을 괴롭히던 한낮의 빛이 더이상 고통을 주지 않는 기적을 보고 겪었다. 훗날 이들은[용서받은 드로우]라 불리우게 된다. 두르나는 변함이 없었다.


루루에의 출현과 [용서받은 드로우]들의 출현으로 슈발츠는 신들의 세계에 격변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가 할 수 있을만한 일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겐 아직도 지상에서 할일이 많았다. 하지만 신들의 세계에서의 변화는 결국 지상에 투영되기 마련이었다. 빠르던 늦던, 슈발츠도 그 세계의 흐름에 휩쓸리던가, 아니면 그 흐름에 편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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