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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Night Driving (1)

에...소설방에 연재하던 동심원을 완결해야 하는데...
무려 4개월 가까이를 쉬어버렸더니 당췌 감이 안 돌아오는...ㅜ.ㅜ

이렇게 미완을 두고 다른 글에다 손을 댄 적이 없는데...

워밍 업 겸 문득 생각난 스토리를 단편으로 몇 자 적어 봅니다...

아마 길어야 4~5편으로 마무리 지을 겁니다...주말까지는 끝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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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둑 툭 툭’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차창 위로 굵직한 물방울이 떨어졌다.


난시가 심한 탓에 운전은 내게 늘 부담스러운 일일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비가 내리는 날엔 어깨가 뻣뻣하게 굳어 아파올 정도로 긴장을 하게 된다.


때문에 아침기상과 더불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일기예보였다.


보슬비라도 내리고 있을 경우는 물론 강우확률이 20%만 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나를 두고서, 친구놈들은 ‘어르신’이니 ‘여사님’이니 찧고 까불어댔지만, ‘연륜을 뛰어넘은 진중함’이라며 코웃음으로 응수하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초행길에 더군다나 야간이었다.


나도 모르게 욕설이 흘러나왔다.


 


“아~ 씨팔~ 이건 또 뭐야~?”


“..저...자기...”


“뭐! 왜?”


 


연서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가는 날카로운 내 반응에 찔끔하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아, 아니에요..”


 


내가 신경질적으로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화들짝 놀라 얼버무리며 시선을 피한 그녀, 그마저도 똑바로 못보고 눈길을 내려 깔았다.


 


‘미안해...’


 


그러나 입 속으로만 맴돌 뿐 나오지가 않는다.


왠지 죄를 지은 기분이 들었다.


 


“..배 안고파?”


 


한참을 어색한 침묵 속에서 빗방울 소리만 듣다가 불쑥 내뱉어보지만, 여전히 마음 속과는 달리 엉뚱한 말이 흘러나왔다.


 


“..난 괜찮아요. 자기, 많이 피곤하지 않아요?”


 


화를 내도 뭐하련만 오히려 미안해 하며 내 기분을 맞추려 애쓰는 여인, 그게 바로 연서라는 여자였다.


요즘의 젊은 여자라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순종적인 모습, 그 신선한 충격이 처음부터 나를 정신 없이 빨아들였었다.


치졸한 변명일지는 몰라도, 미안함의 표현조차 어색해하는 내 이 자존심(아니, 자만심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을 형성시키는데 일조한 건 그녀의 이런 태도였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는 늘 그랬다.


은은한 화로 같은 여자, 어떻게 보면 쉽게 타오르고 금방 식어버리는 그런 것보다는 훨씬 더 이상적인 관계라고 할만도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 온화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되려 나를 답답하게 옥죄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첫 관계를 가진 후 바로 결혼을 결심하고도, 특별한 이유 없이 미적거리며 벌써 해를 넘겨버렸다.


이게 이기심에서 나온 호강에 겨운 투정이라는 걸 나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렇기에 나름대로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내 평상시 지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아무 예정도 없이 퇴근길에 그녀를 태우고서 무작정 길을 나선 거였다.


 


이건 나로서도 꽤나 파격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역시 알을 깨고 나오는 건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시작부터 이렇게 삐걱거리는 걸 보면 말이다.


물론 그 모든 게 내 자신이 원인이긴 하지만.


아! 그래도 네비게이션이 도중에 갑자기 먹통이 돼버린 것만큼은 나로서도 불가항력적인 일이긴 하다.


하기야 애초에 술자리에서 들은 직장동료의 말만 어렴풋이 기억한 채, 즉흥적으로 행선지를 정한 것부터가 잘못이긴 했다.


 


“휴~”


 


나도 모르게 길게 한숨을 흘리자 연서가 또다시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캄캄한 도로로 비치는 건 전방의 헤드라이트 불빛뿐, 그 잔광이 물기에 젖은 아스팔트에 반사되어 그녀의 새하얀 이마와 아래쪽을 향한 긴 속눈썹 위에 부서지며 애잔하게만 보였다.


문득 어느 사극에서 본 소복을 입은 여인네가 떠올랐다.


그것도 역모의 누명을 쓰고서는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어, 이제 곧 관비로서 온갖 간난의 세월을 감당해야 할 가련한 운명에 처한 무기력한 존재 말이다.


안쓰러움과 연민을 느끼면서도 왠지 부셔버리고만 싶어지는, 알 수 없는 파괴본능을 유발시켜 간혹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그런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었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거지?’


 


연서의 얼굴에 그 여자가 겹쳐지면서 나도 모르게 아랫도리가 뻐근해졌다.


운전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서인지, 카섹스를 시도도 해본 적이 없는 우리였다.


이건 너무나 생소하면서도 어색한 느낌이었다.


 


‘두근~ 두근~’


 


귀에 선명하게 들리는 듯 고동이 점점 더 커진다.


하지만 이런 감각이 그다지 나쁜 기분은 아니다.


아니, 왠지 야릇한 흥분이 밀려든다.


어쩌면 막연하게나마 뭔가 비일상적인 걸 기대한 여행길이었기에 이런지도 모른다.


어쨌던 이런저런 악재 속에서도 한줄기 서광이 비치는 듯했다.


 


“어머!?”


 


치마 밑으로 손을 넣어 그녀의 허벅지 위에다 올려놓았다.


눅눅해진 실내공기 탓인지 매끄러운 살결이 더욱 따스하게만 느껴졌다.


 


“놀랐어?”


“그, 그게...”


 


하기야 많이 놀랐을 것이다.


내 스스로도 놀라고 있으니 말이다.


극악의 여건이 여전히 긴장감을 주긴 해도, 스트레스로 인한 날카로움만이 아닌 나른하면서도 달짝지근한 기분이 느껴지는 듯하다.


서서히 속도를 줄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걱정하지마. 천천히 갈 거니까. 그리고 지금 이곳을 지나는 차는 아마 없을 거야.


있다고 해도 멀리서부터 불빛이 보일 테니 괜찮아...”


“..네...”


 


산 속의 한적한 국도였지만, 곧은 길이 한참을 뻗어있었다.


더군다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안감으로 작용하던, 근 30분 가까이를 다른 차를 만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지금은 오히려 안심을 시켜 나를 느긋하게 만들었다.


그런 내 감정이 전해졌는지 그녀의 목소리도 한결 안정이 되는 것 같았다.


 


“연서야..”


“네? 네...”


 


손바닥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감촉이 너무나 좋았다.


어느 순간부턴가 익숙해져 버려 편안함만을 던져주던 그녀의 몸이었다.


이런 두근거리는 흥분은 정말로 꽤나 오랜만이었다.


 


“다리를 조금만 벌려볼래? 의자를 약간 눕혀서 허리를 내밀고...”


“저, 저...”


 


부드러운 살집을 꾹 거머쥐면서 낮게 말하자 그녀가 당황해 했다.


 


“내키지 않으면 말고..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아, 아니에요..잠깐..만요..”


 


내 말에 따를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늘 그랬으니까.


과한 요구를 하지는 않았지만, 다소 당혹스러운 일에도 언제나 기꺼이 받아들이곤 했었다.


그리고, 다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외적인 표현을 자제할 뿐, 그녀 또한 섹스를 싫어하진 않았다.


특히나 부드럽게 애무할 때의 내 손길을 상당히 좋아했다.


물론 말이 아니라 은근한 몸짓과 육체가 보여주는 반응으로 알아챈 것이었다.


 


“..저...이렇게 하면 되요?”


“후후~ 그래..”


 


잠시 부스럭거리던 그녀가 조수석의 의자를 뒤로 약간 젖히더니 엉덩이를 앞으로 살짝 뽑았다.


더군다나 시키지도 않았는데 엉덩이 밑에 깔렸던 치마를 빼서는 양손으로 잡아, 속옷의 끝자락이 보일 듯 말 듯할 정도까지 끌어올리고 있었다.


희미한 실내에서도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치마가 구겨져라 꼭 거머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착한 여자다. 정말로 착한 여자였다.


다시 한번 미안함이 밀려들면서 반대로 거칠게 다루고 싶은 욕정이 마구 솟구친다.


이런 감정이 드는 건 처음이었다.


낯선 곳, 어둠, 그리고 비..이런 게 나를 그렇게 몰고 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왠지 이걸 자제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일이 되면 비이성적인 자신의 이 모습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아니,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 이순간만큼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맡기고 싶다.


어쩌면 난, 연서가 아니라 틀에 박힌 내 자신에게 싫증을 내고 있었던 걸 거다.


그리고, 거기에 지쳐가면서도 그걸 벗어 던지지 못하는 스스로의 소심함에 짜증이 났을 수도.


 


“어때?...”


“하아~”


 


비록 느린 속도라지만 전방으로 신경이 분산된 탓에 집중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보드라운 살결의 떨림과 허벅지 깊숙한 곳으로 내려간 손끝 근처에서 전해지는 축축하면서도 은은한 열기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 못지않게 자극을 받고 있다는 걸, 그녀는 내게 익숙한 육체의 언어로 표현 중이었다.


다만 정작 입으론 가는 숨결만 흘려낼 뿐이라는 게 조금은 아쉬웠다.


 


‘타당~ 탕~ 쏴아아~’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졌다.


마치 소방호스로 쏘아내는 것처럼 퍼붓기 시작했다.


놀랐는지 연서의 하체가 움찔거렸다.


 


“..무서워?”


“자기랑 같이 있는데요, 뭘? 그런 거 아니에요...”


 


미소를 지으며 날 응시하는 그녀의 얼굴엔 말만이 아니라 정말로 두려움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단순한 걸까? 아니면, 연인에 대한 무한한 믿음으로 저런 용기가 생기는 걸까? 어쨌던 지금 이순간에는 연서가 나보다 용감한 듯하다.


사실 이 낯선 땅의 짙은 어둠 속에서 세상이 떠내려갈 것만 같은 폭우가 약간은 날 위축시키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후후후~ 그래? 좋아? 흥분돼?”


“그, 그건...”


 


그녀의 차분함이 내게 평온을 가져다 준 덕분에 잠깐 식는 듯했던 흥분이 다시 고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내 질문에 그녀의 평정이 깨어졌다.


손을 가랑이 사이로 조금 더 집어넣으면서 재촉하듯이 또 물었다.


 


“우리 이런 거 처음이지?”


“...네...”


“난 지금 굉장히 흥분이 되거든? 넌 어때? 솔직히 말해봐...”


“....자기가...만지니까....”


 


잠시 주저하던 그녀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그녀의 숨소리가 조금은 커진 듯도 했다.


가라앉은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에서 뜨거움이 느껴졌다.


늘 보이던 은은한 온기가 아니라 뜨거운 열기였다.


 


‘진작에 시도를 해볼걸...’


 


처음 보는 그녀의 반응에 짜릿함을 느끼면서 약간은 후회가 되었다.


 


‘난 무엇을 두려워했던 것일까?’


 


그녀의 익숙한 모습에 답답해하면서도 정작 그런 생각조차 않았었다니, 자신이 너무나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그나마 이렇게 뒤늦게라도 깨달은 게 천만다행이랄까? 어쨌던 나중에 찬찬히 고민해볼 문제였다.


지금은 이 두근거리고 짜릿한 흥분의 불씨를 더욱 활활 지피는 게 급선무였다.


 


“..섰어?”


“네?”


 


느닷없는 내 물음에 어리둥절해한다.


자칫 분위기가 식을 판이었다.


조급한 마음에 깔깔한 입술을 축이고는 재빨리 이었다.


 


“거기...가슴...젖..꼭지 말이야...”


“......”


“흥분해서 섰어?”


“....네...”


 


지금까지 이렇게 대놓고 표현하면서 물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느낌이 좋으냐?’ ‘그곳’ ‘거기’ 등등 이런 식으로 모호하게 언급을 하곤 해왔다.


그렇게 말해도 서로에게 충분히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속 시원하게 내뱉고도 싶었지만 막상 그런 말을 하기가 꺼려졌었다.


그런데 왠지 지금은 연서를 흔들어보고 싶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나쁜 물을 들여보고 싶은 야릇한 심정이었다.


그리고 그게 날 숨가쁘게 만들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의 이상한 상황이 알 수 없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그녀의 허벅지에 있던 손이 저절로 위로 올라왔다.


 


“아~!”


 


지나치게 흥분을 한 탓인지 부드러운 스킨십을 깜빡 하고는, 블라우스의 목덜미를 통해 대뜸 브래지어 속까지 침투해 거머쥐었다.


손아귀를 가득 메우는 부드러운 살덩이가 달라붙어오는 황홀한 감촉에 멍해졌다가는, 그녀의 짧은 신음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서 너무나 거친 내 손길을 의식하고는 힘을 빼며 사과를 하려는 순간 이상함을 느꼈다.


조금 전 그녀의 신음이 단순히 고통으로 인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든 때문이었다.


약간은 울리면서 늘어지는 듯했던 그 음절에는 비음이 섞인 것도 같았다.


그러고 보니 손바닥을 찌르는 융기 또한 왠지 다른 때보다 훨씬 더 단단한 기분이다.


 


‘혹시?’


 


손아귀에서 힘을 빼려던 걸 반대로 조금 더 강하게 쥐어보았다.


그러자 입술을 꼭 깨물며 신음을 참는 연서의 모습은 분명 내가 알고 있던 쾌감의 표정이었다.


충격이자 굉장히 놀라운 발견이었다.


이런 면이 있었다니! 난 섬세하고 부드러운 애무만을 그녀가 좋아한다고 판단해왔던 것이다.


처음 연애를 하던 그때로 돌아간 양,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가슴이 뛰고 있었다.


마치 새로운 여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 기분이었다.


 


“아~~”


 


재삼 확인이라도 하듯이 이번에는 젖꼭지만을 자극해보았다.


전 같으면 혹여 상처라도 줄까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방법으로 말이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아까보다 조금 더 길면서도 분명하게 쾌감을 드러낸다.


 


“아프지 않아?”


“괘, 괜찮아요..”


“좋아?”


“..네...”


 


모유라도 짜는 것처럼 엄지와 검지로 꼭지를 쥐고서는 손톱으로 긁어대고 있었다.


물론 상처가 날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은 아플 정도였다.


언제부털까? 터질 듯이 부풀어버린 아랫도리가 맹렬하게 바지를 밀어대면서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게 또 나를 더욱 자극하고 있었다.


어떻게 통증, 압박감, 불편함 따위의 마이너스적인 감각들이 이런 흥분을 가져다 줄 수가 있는 건지 정말로 이상하기만 했다.


 


‘어쩌면 수치심도....’


 


가슴이 더욱 뛰면서 목안이 바짝 타왔다.


침을 삼키고서 입을 열자 코로 단내가 풀풀 느껴졌다.


 


“..젖었어?”


“.....”


 


차창을 타고 마구 흘러내리는 저 빗물처럼 그녀의 깊은 곳도 꼭 그럴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거기...젖었지? 맞지?”


“...네....”


 


가슴에 있던 손을 빼내 그녀의 허벅지에다 올리며 다시 묻자 자그마한 대답이 들려왔다.


그냥 자연스레 아는 것과 당사자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것은 확실히 달랐다.


수치심 역시 훌륭한 성감대였다.


아마 그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건 이제 바로 확인을 해보면 알게 된다.


 


‘..하지만....’


 


짜릿한 흥분과 기쁨 속에서도 아쉬웠다.


사실은 그녀에게 이렇게 묻고 싶었었다. ‘보지가 젖었냐’고.


그러나 순간적으로 주춤하며 타이밍을 놓치자 다음은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던 것이다.


지금의 아쉬움을 달래는 건 조금만 더 뒤로 미루기로 했다.


 


“얼마나 많이 젖었어?”


“자, 자기...”


“우리 차에서 해볼까? 응?”


“그, 그게..”


 


연이어지는 당혹스러운 질문에 그녀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하지만 그 당황스러운 몸짓들이 유혹으로만 느껴졌다.


난 그녀의 팬티 속으로 단호하게 손을 밀어 넣었다.


 


“아흑~”


 


하늘하늘한 융모를 쓰다듬고서 아래로 미끄러진 손끝으로 흐느적거리는 살점이 갈라지더니, 정말로 홍수라도 난 것처럼 물바다 속에서 화끈거리는 열기가 전해졌다.


미끈거리는 보드라운 점막을 달리자 ‘찌걱’ 거리는 질척한 소리가 울렸다.


 


“연서야...우리 하자..지금..”


“오, 오빠~”


 


그녀가 자신의 음부를 희롱하는 내 팔뚝을 두 손으로 붙들고서 파르르 떨었다.


이미 대답은 나온 거나 다름없었다.


연서가 아주 많이 흥분했을 때나 드물게 내뱉는 게 바로 저 ‘오빠’라는 호칭이었다.


한참 성교중인 상태도 아닌 상황에서 저 말이 이렇게나 빨리 흘러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


마음 같아서는 손가락을 저 뜨거운 속으로 집어넣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무리였다.


일단 차부터 세워야만 했다.


팬티 속에서 손을 빼고서 전방을 살피자 도로 옆으로 약간 들어간 곳에 큰 나무가 보였다.


그 뒤쪽이면 충분히 차를 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저기면 되겠다...도로 쪽에서도 안 보이고...”


“.....”


 


부끄러웠던지 연서는 중얼거리는 내 말에도 조용히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다소곳한 모습이 나를 더욱 들끓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보지’라는 소리도 거침없이 헤대고 그녀가 쾌감의 소리를 크게 지르게 하고 말리라.


그런 결심을 다짐이라도 하듯이 나무를 스쳐 핸들을 꺾는 순간, 갑자기 몸이 쑥 꺼지는 느낌과 함께 뭔가가 ‘쿵~’하고 차 안을 요란하게 울렸다.


 


“악~”


“헉~”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아찔해졌던 몇 초의 시간이 흘렀다.


조수석 쪽으로 기우뚱 기울어진 실내를 통해 여전히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환하게 비춘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서 흔들리는 수풀이 보였다.


 


“연서야...연서야...”


“흑흑...흑...”


“괜찮아...걱정하지마...많이 놀랐지? 미안해...”


“흑흑..아니에요..그냥..흑흑..”


 


파랗게 질려서 안전벨트에 매달려 바들바들 떨고 있던 연서가 어깨를 안자 내 품에다 얼굴을 묻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가슴팍을 축축하게 적셔오는 따스한 물기, 가녀린 그녀의 등을 쓰다듬는 내 손바닥으로 잔물결이 느껴졌다.


얼마나 놀랐을까? 순간적으로 나도 숨이 멎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이제 좀 진정이 됐어?”


“훌쩍~ 네...”


“잠깐만 앉아 있어..어떻게 된 건지 나가보고 올게...”


“..네....”


 


두려웠던지 차마 떨어지지 않는 손길로 내 팔을 놓는다.


축축하게 젖은 그녀의 보드라운 뺨을 살포시 쓰다듬고는 밖으로 나섰다.


트렁크 속에 우산이 있기는 했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


그걸 가지러 가는 사이에 이미 젖어버릴 테니 말이다.


 


“휴~우~ 완전히 날을 잡았군...이거 액땜 한번 단단히 하네?”


 


화도 나지를 않았다.


초가을의 선듯한 비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마음이 차분했다.


단지 허탈할 뿐이었다.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로 흘러내리는 빗물을 닦아내며 살펴보았다.


도로 옆을 따라 물길을 내놓은 걸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배수로인지 논물을 대기 위한 건지는 몰라도, 시멘트로 만든 그곳으로 오른쪽 앞 바퀴가 완전히 빠져버린 게 눈에 들어왔다.


거기다 진창이 돼버린 땅바닥 탓에 비스듬히 기울어진 전륜구동의 이 차를 빼내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길게 한숨을 쉬고는 안으로 들어왔다.


 


“어, 어떻게 된 거에요?”


 


연서의 겁먹은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그 동안 그녀를 얼마나 위축되게 만들어 놓은 건지가 한눈에 보이는 듯했기 때문이다.


 


“하하~ 별거 아니야...미끄러져서 앞 바퀴가 빠진 것 뿐이니까...”


“그, 그러면 어떡해요?”


 


짐짓 쾌활하게 말하는 내 모습에도 그녀는 여전히 불안해했다.


이럴 때 연인을 다독거려 안심시키지 못한다면 자격이 없는 거리라.


물론 지금까지 그녀에게 남자답지 못한 면을 많이 보여주긴 했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그걸 만회하라고 하늘이 만들어준 기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이야 견인차를 부르기도 곤란하고..사실 여기가 어딘지도 알기가 힘들어...”


“그, 그렇다면...”


“후후후~ 걱정 마..날이 밝으면 다 해결될 문제니까...그냥 그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 돼...”


“...네...알았어요...”


 


고개를 주억거리는 그녀, 가냘픈 어깨가 안쓰럽기만 하다.


안아주고 싶지만 흠뻑 젖은 상태라 오히려 그녀마저 힘들게 만들 것 같아 참아야만 했다.


대신 두 뺨을 잡아 눈을 맞추었다.


 


“미안해...”


“아, 아니...제게 미안해할 건...”


“쉿~! 그냥 들어봐...”


“네...”


 


이젠 시동을 꺼버려 아주 캄캄했지만, 그래도 젖은 듯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빛이 날 응시하는 건 느낄 수가 있었다.


 


“음~ 무작정 널 끌고 나와 이렇게 고생을 시키는 게 사실 미안하긴 해...


하지만, 그걸로 미안하다는 건 아니야...어쨌던 이건 우연한 사고이니까...”


“네...”


“내가 미안하다고 한 건..그러니까...그래, 맞아..앞으로 너한테 정말로 잘하겠다는 뜻이야...”


“자..기...”


 


그녀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하기야 내가 생각해도 제법 그럴싸한 대사인 것 같긴 하다.


따스하고 촉촉한 살결이 내 입술에 살짝 닿았다가 떨어졌다.


향긋한 내음이 코끝을 스치며 쌀쌀한 기운에 소름이 돋던 내 몸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사랑해요....”


“나도...사랑해..연서...”


 


이번엔 내가 다가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팔이 내 목을 감싸오며 말캉한 혀가 들어왔다.


너무나 짜릿하고 감미로운 키스가 한참을 이어졌다.


그러자 아까의 사고로 까맣게 잊어버렸던 열정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슬금슬금 기어간 손이 그녀의 젖가슴 속을 파고드는 순간, 흠칫하는 반응에 그제야 내가 온통 젖은 상태란 게 떠올랐다.


여기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그렇다면 나는 물론 그녀를 위해서도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왜?”


 


입술이 떨어지자 아쉬움과 의문이 가득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후후~ 이렇게 비에 젖은 생쥐 꼴로 있을 순 없잖아?”


“아~!”


“자...우리 뒷자리로 옮기자..일단은 난 젖은 옷부터 벗어야 할 거 같고...”


“네...”


 


그녀가 뒷좌석으로 넘어가고 난 후, 시동을 걸어 히터를 켜고서 옷을 벗었다.


그리고는 앞 좌석에다 널고서 뒤쪽을 향했다.


그러자 겉옷을 벗어 들고 있던 그녀가 옆에 앉아서는 내 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상체를 지나 발과 다리를 닦으려 몸을 숙인 그녀의 뭉클한 젖가슴이 내 허벅지를 누르자 뜨거운 불덩이가 올라왔다.


 


“연서야...”


“네...”


 


따스한 숨결이 허벅지를 스치며 아찔한 감각을 느끼게 했다.


 


“후후후~ 어쩌지?”


“뭐가요?”


“난..이대로 잤다간 십중팔구 감기가 들건 데?”


“아...그러면 제 카디건하고 치마를 덮고 자면...전 블라우스만 입어도 충분히..”


 


올려보느라 고개를 쳐든 탓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며 내 가랑이 사이를 스치자 온몸으로 전기가 흐르는 것만 같았다.


특히나 이미 반쯤 일어섰던 성기 끝을 미끄러지는 그 감촉은 순식간에 그걸 단단하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그건 싫은데?”


“그러면 어떻게...?”


 


아직도 말뜻을 못 알아채고서 순진하게 묻는 그녀가 정말 사랑스러웠다.


날 답답하게 만들던 그녀의 그런 모습이 지금 이순간은 나를 완전히 매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제는 바꾸고 싶었다.


내가 이끄는 대로만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때로는 나를 리드하기도 하는 그런 연서로 말이다.


일단 그 첫걸음은 그녀 스스로가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텐데?”


“으, 응~ 그게...”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그녀에게 약간의 힌트를 주기로 했다.


 


“지금 거기서 고개를 숙여봐...”


“고개를요?”


“그래...고개만 숙여서 얼굴을 조금 밑으로 내려...”


“이렇게요? 어머!”


“후후후~ 이제 알겠어? 감기가 들지 않을 만큼 내 몸에서 열이 펄펄 나게 하는 방법을?”


“하아~”


 


연서는 돌덩이처럼 딱딱해진 내 성기가 자신의 뺨에 닿자 깜짝 놀라 탄성을 토해냈다.


확실히 오늘밤은 많은 일을 겪어서인지 평상시와는 다르게 감정의 표현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아주 좋은 현상이었다.


그때 부스럭거리며 몸을 세우려는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왜? 뭐 하려고?”


“..저...옷을 벗어야...”


“잠시만 그대로 내 이야기를 들어봐...”


“네? 네..알았어요...”


 


약간의 변화 조짐이 보였지만 이대로 전과 같은 절차를 답습한다면 그건 그냥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뿐이었다.


우리 두 사람 다 일상의 틀이 흔들린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였다.


 


“우리..그 동안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자...”


“..하지 않았던 거라면?...”


“아까도 그렇고 이렇게..차에서 이러는 것도 그런 것들 중에 하나지...”


“네...”


 


조용히 수긍하는 그녀의 손을 끌어 기둥에다 놓았다.


그러자 잠깐 움찔하더니 그 하늘거리는 손가락으로 감아 쥐고서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여기까지야 별다를 건 없었다.


그녀나 나나 서로를 손으로 애무하는 건 익숙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알고는 있으면서도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솔직히 원하기는 했지만 차마 그녀에게 말을 꺼내지 못했던 그걸 해보고 싶었다.


지금이라면 아니 전에라도 아마 내가 요구했더라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왜 난 연서를 그렇게 포장했던 것일까? 마음 속으로는 원하면서도 아닌 척했던 스스로가 지금은 이해가 안가고 있었다.


 


‘그래...또 머뭇거리면 다음은 정말로 없을지도 몰라...’


 


습관이라는 건 무서운 것이다.


연인 사이에서 그다지 힘든 말도 아닌데 이렇게나 입에서 꺼내기가 꺼려지다니.


숨을 크게 들이키고는 천천히 내뱉었다.


 


“..연서 너도 그건 알고 있지?”


“..어떤 거요?”


“...크흠...그러니까...연인이...서로를...입으로...”


“......”


 


분명히 알아듣는 것 같았다.


성기를 잡은 손으로 무심결에 힘이 팍 들어가는 걸 보면.


하기야 요즘 세상에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실제 경험의 문제와는 별개로 말이다.


내친 김에 한걸음 더 나가보기로 했다.


 


“그...”


“....”


“그..남자와 여자가 서로의...자지와...보지를...”


“자, 자기!!!”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던 연서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냈다.


그렇게나 어색하게 느껴지던 말을 막상 내뱉고 나자 약간의 쑥스러움만 빼고는 그다지 당황스럽지가 않았다.


 


“난...네가...내 자지를 입으로..해주길 정말 바래...”


“그, 그건...”


“그리고...그보다도 더...네 보지를 맘껏 빨아주고 싶어..연서야...”


“흡~~”


 


긴장감 속에서 갑자기 정적이 흘렸다.


연서는 숨소리마저 멈추고서 조용히 굳어져있었다.


아니, 그녀의 손에 잡힌 내 성기만이 꿈틀거릴 뿐 모든 게 정지했다.


하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너무나 당황한 것이지 결코 내게 혐오감을 느끼진 않으리라는 확신에 가까운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


“연서...허억~”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단 몇 초일수도 있고, 어쩌면 수 분이 흘렀을지도 모른다.


그때 갑자기 연서의 뜨거운 숨결이 흘러나와 내 하체에 부딪쳐왔다.


그리고 그녀를 부르는 순간 난 귀두에서 느껴지는 축축하고도 부드러운 뭔가에 신음을 토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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