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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마수의 계보 - (26)


 어두운 선실안에서 창린은 원통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침묵을 지킨 채로 양눈을 단단하게 감고 눈물샘으로부터 멈추는 일 없이 눈물을 흘린다.

 협작꾼에게 밤새 범해지고 나라파에게 그런 부끄러운 행위를 당했다. 깨어났을 때에는 의식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바라지 않는 상대와 동료에게 더럽혀진 굴욕의 기억을 남긴 채로.



(죽인다……)


 어젯밤의 사건이 원인이 되어 창린의 안에서 어두운 살의가 싹트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 이외의 남자에게 범해지고 그런 자의 앞에서 관장을 당해버린 치욕과 욕조에서 같은 여성에게 어린아이처럼 엉덩이를 씻기고 희롱당한 일. 사무라이로서의 긍지가 더럽혀진 굴욕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복수심의 몇십배에 달하는 어두운 감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언젠가 반드시 협작꾼을 벤다 !!)


 창린은 애도 「슈이카가치」를 가슴 팍에 끌어 들여 강력하게 꽉 쥐었다. 이 손으로 협작꾼을 매장할 순간을 떠올리면서.

 슈이카가치를 칼집으로부터 뽑아낸다. 어둠의 공간에서 날카로운 빛을 드러내는 칼날을 바라본다. 슈이카가치란 창린이 태어난 한지방의 방언으로 「물의 뱀」이라고 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 칼에 갖춰줘 있는 특성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그 무백장군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죽이지 않는다. 하지만, 목적을 끝내면 반드시 협작꾼을 벤다!)


 창린의 목적. 그것은--.


「어때? 몸은 좀 괜찮아졌어?」


 방의 문이 열리고 에이미가 들어 왔다. 문을 닫은 후, 수인은 마루 위에 납죽 엎드려서 하품을 한다. 마루에 엎드린 채로 침대에 앉아 있는 창린을 올려다 보았다.


「혹시, 복수에서도 생각하고 있는거야? 무모하네…… 나라파와 크로우, 이리아는 진심으로 방해할 거야. 크로우는 제껴두고 나라파와 이리아를 동시에 상대하면서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있어?」


「……후후」


「내가 뭔가 이상한 소리라도 했나?」


「아니, 어째서, 너의 이름은 들어가 있지 않는 거지. 내가 만일 협작꾼을 처리한다고 하겠다면 너는 나와 싸우지 않겠다는 건가?」


「대답해 줄 가치도 없는 소리야.」


 에이미는 침대로 몸을 옮겨 창린의 무릎을 베고 눈을 감는다.


「30분이 지나면 일으켜줘.」


「제멋대로인 녀석이다. 마음대로 해라.」


 창린은 미소지으면서 수건으로 칼을 닦기 시작했다. 거울처럼 얼굴이 비칠 때까지 열심히 열심히…….


「저기, 창린....」


「왜그러지?」


「스리드를 죽이지 말아줘.」


「알고 있다. 지금 당장은 협작꾼에게 반항할 생각은 없으니까...」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고 창린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창린에게 에이미는 「틀려」라고 중얼거린다.


「 웬지 모르게 그 녀석이 신경이 쓰여……」


「에, 에이미?」


「창린의 소중한 사람이란 것은 알고 있어. 그렇지만, 그 때 그와 함께 한 이후 부터 도저히 잊을 수 없게 되었어……」


「……」


「..... 단지, 죽이지 말아 주었으면 하길 바랄 뿐이야.」


「……알았다.」


 창린은 끄덕였다. 이것도 스리드가 가지는 매력이 원인이라고 단념할 수 밖에 없었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산드포트의 정기선 승강장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대량의 짐을 실고 있는 행상인, 베스트리아로 여행을 떠나는 검사, 각지를 떠돌고 있는 음유시인…… 수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용무를 위해서 배를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


덧붙여서, 에르스 대륙에서는 태평하게 가족 여행이나 관광하러 나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몬스터가 수두룩 하고, 돈이나 여자에 굶주리고 있는 도적들이 배회하는 위험한 에르스 대륙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여행하는 사람은 왕족, 귀족, 전사, 상인에 한정되는 데다가 반드시 집단으로 이동을 한다.


그런 에르스 대륙의 사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정도나 되는 수의 사람들이 정기선을 이용하는 것은 놀랍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게다가, 자녀를 동반하는 이용객까지 있다.



「괴, 굉장해……」


 스디아는 몹시 놀라고 있다.


「산드포트는 교역으로 유명한 도시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상인이나 여행자가 있었군요. 그에 비해서, 마을의 규모는 레이크 블루와 변함없다고 느꼈는데……」


「스디아, 상인은 쓸데 없는 지출을 하지 않아요. 산드포트의 계약료, 선박 이용료 등의 각종 요금은 지불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단한 금액이 아닐 것이에요. 게다가, 산드포트에서 거두는 금액은 전부...」


 이렇게 말하면서 쟈미는 거대 정기선을 턱으로 가리켰다.


「―― 저 배의 건조비, 수리비, 공장 운영비로 돌려지고 있어요.」


「그렇군요…… 그래서 마을의 규모 확장까지 돈은 돌릴 수 없다는 소리로군요. 쟈미님.」


「……이라고 하는 것이, 공식상의 모습이지만. 실제는 어떨까요?」


「?? 무슨 소리죠?」


「스디아. 한사람 한사람의 상인들이 내는 세금은 대단한 금액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몇십인, 몇백인, 몇천인씩 모인다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죠? 매일 매일 모이는 그 엄청난 돈이 정말로 배의 유지비, 수리비 만으로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나요?」


「글쎄요... 그런 대금을 보았던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어요.」


「반드시, 그 밖에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요. 예를 들면, 뇌물이라든지...」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 간신히 입구에 도착하였다.


「승선권을 확인하겠습니다.」


 푸른 윗도리에 흰 바지의 제복을 입은 승무원들이 승객의 한사람 한사람을 정중하게 대우한다. 선두의 쟈미의 차례가 되자 승무원은 승선권을 손에 들었다.


「본·보야쥬」


 쟈미가 미인이기 때문인지 승무원은 상냥하게 미소지우묘 승선권을 돌려주었다. 후에 계속 되는 스리드 일행의 승선구너도 꼼꼼하게 확인한다.


「뱃사람의 귀감이군요.」


 감탄한 것처럼 쟈미가 말한다.


「 저는 절대로 저런 일을 할 수 없을것 같네요. 한 장 한 장, 승선권을 확인하다니…… 생각한 것만으로 머리가 이상해져버려요.」


 그런 쟈미의 말에 스디아도 공감한다는 듯이 이생물이라도 보는 눈으로 승무원을 뒤돌아 보았다.


「여기서부터 조금 전 결정했던 선실로 나누어집시다.」


 자리타가 선두에 서서 갑판을 걸어간다.  출항전이니까, 선실에 짐을 두기 위해 갑판위에는 거의 승객이 없다. 자리타는 빠른 걸음으로 배의 중앙으로 가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아낸뒤 스리드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자리타에게 있어서 스리드들은 아무래도 좋다. 그가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니자 뿐이었으니까.


「발밑을 조심하세요, 아가씨.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줘.」


 하지만, 니자는 자신을 너무 과잉보호하는 자리타를 거북해 하는 듯 했다. 자리타의 과보호는 가끔씩 지나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래로 내려가자 거기서부터 2등실 플로어였다. 가로의 폭만으로 일부가게에서 볼 수 있는 넓은 복도가 뻗어져 있다. 스리드들이 내려 온 계단의 뒤쪽에는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도 있었지만 이 아래의 플로어는 일등실 손님의 플로어였다. 그 한층 더 아래의 플로어에는 삼등실 이하의 손님이나 승무원들이 숙박하고 있기때문에 내려갈 필요는 전혀 없었다.



「자, 방으로 갑시다. 나와 니자는 142호실의 A군요」


「이, 방번호의 뒤에 있는 A와 B는 뭘까요? 쟈미씨?」


「스리드는 잘 모르는 것 같구나. 좋아, 가르쳐줄게. 이 정기선의 2등실 플로어는 좌우로 각각 백의 선실이 줄지어 있어. 100 에서부터 199호실까지. 그래서, 복도를 사이에 두고 진행 방향을 향해 왼쪽이 A, 오른쪽이 B가 되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들의 142호실은 뱃머리쪽의 좌측에 있다는 이야기지.」


「그렇구나. 그렇다면, 저와 아무라의 선실은 156호실의 B이니까, 우측이겠군요?」


「 「아무라」?」


 아무라가 의아스러운 표정을 했다. 스리드와 단 둘이서 같은 방에서 7일을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위화감을 느낀 것이다.


「나와 자리타는 109호실의 A인가.」


 졍크가 시시하다는 듯이 말했다. 남자 둘이서 같은 방에서 자다니 생각한 것만으로도 최악이다. -- 라고 정크는 생각했다.


「 나와 스디아는 143호실의 A구나…… 그렇다 치더라도, 어째서 방들이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있지? 함께 붙어있는 편이

좋았을텐데...」


「슈라양. 출항의 2시간전에 승선권을 샀기때문에 방은 뿔뿔이 흩어지게 될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나마, 이등실의 승선권을 구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었죠. 생각같아서는 제가 슈라양과 스디아양의 선실로 가고 싶습니다.」


「그랬다간 나중에 족장님께 쟈미님이 고자질 할지도 모를걸요?  저는 쟈미님이 가까이 있는 것이 오히려 안심이 되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 스리드군의 방으로 저희들이 옮길 수는--」


「젊은 남녀를 둘이서 멀어진 방에 따로 두시게요? 아무라의 입장도 생각하세요. 게다가, 그런 식으로 계속 불만을 다실거면 배가 아닌 다른 교통편을 사용했으면 됐잖아요.」


「어쩔 수 없습니다. 산의 존망이 걸린 일이었기에. 가능한 한, 빠르게 이동하고 싶었습니다.」


「그럼, 계속 불평을 달지 마세요.」


 스디아가 결정짓는 말에 자리타는 반박할 말이 없어서 걱정스러운 듯이 니자를 보았다.


「그럼, 자리타. 나중에봐~~」


 그러나, 니자가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했다. 자리타는 몇번이나 몇번이나 니자를 되돌아 보았지만, 이윽고 뱃머리로 걸어갔다. 졍크는 그런 모습이 재미있는지 웃으면서 자리타의 뒤를 쫓아 갔다.


「그럼, 시끄러운 사람도 없어졌으니까!!」


 쾌활한 소리를 내며 니자는 스리드에 달라붙었다.


「헤에― 오늘은 오빠와 함께 자야지♪」


「잠깐, 니자...」


「두근두근 한데. 혼자서 하는 것과 어떤 차이일지 그동안 너무 궁금했다.」


 스스럼없이 폭탄 발언을 선언한다.


「저기…… 만약 자리타씨에게 발견되면 어떻게 할려고 그러는거야.」


「괜찮아. 괜찮아.」


「너는 OK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생명을 표적이 되고 싶지 않아…… 그 사람 화나면 진심으로 살인을 저지를것 같단 말이야. 그러고보니, 자리타씨의 힘은 어떤거니?」


「응? 나는 자리타가 싸우는 모습을 별로 본 적 없으니까. 그렇지만, 나쥬라 안에서도 제일의 전사라고 들었어.」


「……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군.」


 자신은 단지 스승을 만나는 것만으로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는데, 어째서 이런 일에 말려 들어가는 것일까 -- 라고 스리드는 마음 속에서 한탄했다. 이것도 저것도, 창린이 협작꾼의 부하가 된 일과 자신에게 무엇인가 중대한 비밀이 있는 것이 원인이었다. 절실하게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고 싶어졌다.


「그러면, 슬슬 방을 교체하자!」


 니자는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모습으로 날뛰었지만 쟈미가 입다물고 그 팔을 이끌었다.


「꺄아~! 뭐?」


「니자 , 밤이 되고 나서 스리드와 뭘하든 너의 마음이지만 지금은 자리타씨와의 약속대로 나와 같은 방에 들어가자. 금방이라도 확인하러 올지도 모르니까.」


「..... 응, 알았어.」


 여기서 더 이상 소란을 피울 정도로 니자는 바보가 아니다. 곧바로 쟈미와 함께 방으로 향했다.


「그럼, 우리들도 이만.」


 슈라와 스디아도 자신의 방으로 향하자 스리드와 아무라도 같이 걷기 시작했다. 앞을 걷고 있는 쟈미와 니자가 142호실에 들어가고 슈라와 스디아가 143호실에 들어갔다.


「그럼 잠시 후에 보자.」


 슈라가 손을 흔들면서 문을 닫자 스리드와 아무라는 복도에 둘이서 남게 되었다. 웬지 모르게, 거북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곤란하게 됐군……)


 어째서 아무라가 자신에 대해서 무뚝뚝한지 스리드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동굴안에서 대면했을 때는 이상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 분명하게 태도가 돌변한 것은, 기절한 스리드가 눈을 뜨고, 마차 안에서 재회했을 때. 그 때부터 아무라의 느낌이 이상했다.

 동굴을 나오기 전과 마차 안에서 재회했을 때, 그 사이에 일어난 사건이 있다면 ....



「미안해.」


 아무라가 쓰러질 것 같은 소리로 말을 건네오자 스리드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어째서 사과하는 거야?」


「응……조금, 내가 너를 심하게 대한것 같다, 라고 생각했어. 별로 스리드에 대해서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니까. 착각 하지 말아줬으면해.」


「괜찮아. 그런건 알고 있어.」


 라고는 말했지만,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저런 기묘한 태도를 취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 여기야.」


 아무라가 문을 가리켰다. 확실히, 「156호실」이라고 쓰여져 있다.

 방안에 들어왔다. 입구로부터 방의 끝자락까지 의외로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입구 바로 앞의 샤워실을 통과하자 옆쪽으로 침대가 두개 나란히 있고 침대가 있는 벽의 반대 측에는 다이얼식의 간이 금고와 타원형의 거울이 벽면에 걸려 있다.



「아~~, 지쳤다.」


 아무라는 어깨와 가슴의 갑옷을 벗고 침대 위에 쓰러져 버렸다.


「응, 부드러워!!」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아무라는 몸을 엎드렸다.  팬츠가 완전히 드러나 보인다. 흰 옷감에 싸인 형태가 좋은 엉덩이…… 스리드는 하반신에 충동을 느껴서 당황하여 창가로 움직였다. 작은 창의 저 편으로, 정박중인 다른 정기선들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푸른 하늘이 상쾌하다.



「곧 있으면, 출항인가……」


 생각해보면, 스승을 만난다해도 온전히 회화를 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아니, 동굴에서의 반응을 생각할때, 틀림없이 스승은 자신을 다시 죽이려들 것이다. 그런데도, 어째서 스승을 만나고 싶다고 느끼고 있는 것일까...


(5년간 스승과 동거하고 있었기 때문에 역시 정이 들어버린건가.)


 창 밖을 바라본 채로 혼자로 쓴웃음을 짓고 있는데 배에 가벼운 진동이 느껴졌다.

 드디어 정기선이 출항하는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늘도 무리해서 달린 느낌이 드는군요.  ㅇㅅㅇ

앞으로 몇편만 더가면 산드라이다즈 편에 돌입할 듯 싶습니다.

아~~ 그리고 혹시 번개의 전사 라이디 0.3 를 읽고 싶으신데 회원점수가 낮으셔서 15일 지난것을 못보시는 분들이

있다면 나중에 제가 다른데도 올려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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