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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대담

<대담>

 

그를 알게 된지도. 그리고 플레이를 한 지도 제법 지나간 일들이 되어버렸다.

 

그의 배려심. 대담함. 솔직함. 그 어느 하나라도 허투루 행동하는것이 없고, 아무나 흉내낼 수 있는것도 아니다.

 

세희는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의 그런 점을 그녀는 높이 샀다. 그리고 그건 신뢰라는 큰 힘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를 몇번이고 또 다시 만날 수 있는것이다. 그럴 의향을 그가 조성해주는것이다.

 

채팅창을 켜놓고 접속했을 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먼저 와 있었고 그녀를 즐거운 마음으로 반겨주었다.

 

<왔나?>

 

<예.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감사했어요>

 

<감사는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뭐랄까. 나는 너의 존재 자체에 감사한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너라는 여성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지 않은가. 세상에서 하나만 있고 둘도 없는 여성의 신체를. 그것도 내 관심사가 끊이지 않는 신체부위들을 다 볼 수 있었으니 진정한 행운아라 할 수 있겠지. 더더욱 큰 행운은 니가 그 행위에 대해서 <허락>을 해줬다는데에 있겠고.>

 

세희는 빙긋 웃었다.

 

그놈의 허락. 허락....이 남자는 언제나 허락 타령이다.

 

그녀는 그런 속마음을 숨김없이 글로 옮겼다.

 

<허락...행운....제가 허락해주었기에 행운이다...란 건가요..>

 

<물론>

 

<언제나 허락을 강조하시네요>

 

<그건 배려이자, 신뢰를 이끌어내기 위한 크나큰 힘이야. 플레이 하는데 있어서 상호 관계는 항상 존중되어야 해>

 

<배려..배려로군요. 저를 위한 배려...>

 

<........>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을 수밖에 없어요. 언제나 그렇게 제 생각을 해 주시기에..>

 

그녀의 그런 글이 창에 뜨자 그는 씁쓸하게, 그리고 낮은 한숨과 비슷한 느낌의 웃음을 조용히 흘리더니 서글픈 표정인 채로 타자를 두드렸다.

 

<너는 아직 역시 어리군.. 내가 하는 행위는 지극히 겉포장에 불과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난 내딴엔 너를 생간한답시고 배려니 뭐니 주절대지만. 사실 그건 내 욕구충족의 추악함을 감치기 위한 비열한 일환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하는 행동. 세간에서 뉴스로 보도되는 일이라도 이루어진다면?

 

모르긴 몰라도 열에 아홉은 내게 손가락질을 할만한 일들이지. 나의 욕구는 <대부분>의 사람들 입장에선 <비뚤어진>것으로 받아들여질거야. 간단하게 말해서 그래..그래. <변태>라고 칭해질 것이다. 한없이 100퍼센트에 가까운 확률로..>

 

세희는 그의 말을 전혀 이해 못하고 있진 않았다. 확실히 공감할 순 있었다. 다는 아니어도..그건 아닐지라도 말이다.

 

전부터 얼핏 느껴 왔던 거지만.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상당히 잘 인지하고 있었고. 또한 스스로 하는 그 행위에 대해 괴로워했다. 그게 왜 잘 보였냐면. 그는 아닌 티를 내는 것 같아도. 그가 하는 말처럼 <배려>로 치장하려 해도.

 

여자의 감이랄까. 그녀는 그걸 볼수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항상...항상 미안해 하고 있었다.

 

사실 모든 것은 아무 문제 없었다.

 

조건만남으로 간단히 축약해보자 할때의 이 계약 관계.

 

그는 그녀가 말한 모든 것을 다 존중해 주고 또한 지켜 주고 있다. 한번도 그걸 어긴 적이 없었고, 언제나 그녀의 부탁이 우선시 된다. 사실 그녀가 부탁한다 하기도 뭐하다. 그는 세희의 <부탁>에 <복종>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반드시 들어줬으면 하는건 세희의 바람이지 그의 의무는 아니었다. 상황이 더 절박한건 세희였으니까.

 

그가 아쉬울 건 세희보다 훨씬 없었으니까. 세희는 돈이 궁한 상황이지만 그는 막말로 다른 여자를 구하면 그만일 일이다.

 

하지만 세희가 훨씬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횡포> 라 칭해질 만한 그 어떤 행동도 하질 않았다.

 

언제나 그녀를 위해 행동했다. 돈을 쥐어주면 한푼이라도 더 쥐어주려 했고. 그녀 입장에선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일 같은데 <감사>를 느낀다며 <고마움>운운을 하며 선물 따위를 해대었다.

 

처음엔 오죽하면 혹시 이 사람이 내게 마음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는 그녀를 항상 파트너로 대했고 선을 절대로 넘지 않았다.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었기에 그녀는 그게 작업이 아니라 그의 진정한 호의에서 나온것이란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가 하는 행동은 솔직히 말해서 냉철하게 구분하자면. 일반인의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는 세희 입장에선

 

이해할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왜 그는 그런 것에 탐닉 하는지. 왜 그런 것을 좋아 하는지 등등..

 

간신히 이해 될법한 것도 있긴 해도 아무리 골백번 머릴 굴려봐도 이해 할수 없는 것이 더 많았다.

 

그리고 그녀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남들이 들으면 온전히 이해해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을 정도의 행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사고회로를 지닌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할만한 행동을 하는 남자를 세희가 계속 만나는 이유는.

 

그가 참으로 솔직하기 때문이다. 그는 숨김이 없고. 표현에 있어 직설적이며. 때문에 그걸 통해 그녀에게 다 드러내 보여준다. 바닥까지.

 

감추고 있는 것이 없다. 하는 행동에 거짓 자체가 없다.

 

그건 그녀에게 <두려움>이 작용하지 않게 하는데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그의 성적 취향이 아무리 황당해도. 그녀가 부탁한 선을 넘은 적은 한번도 없었기에. 그는 항상 그녀의 말을 존중하고 그녀의 몸을 우선해서 행동하기에.

 

그의 행동이 이해되진 않을지언정 계속 관계가 이루어질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가 스스로 저렇게 자신의 행위, 성적 취향 등을 지니고 있으면서 괴로워 하고 자학하는 대사 등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그녀가 더 안쓰러워질 지경이었다.

 

세희는 조근 조근 위로의 말을 건넸다.

 

<....더한 사람. 폐륜...이루 말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도 많아요...

 

오래 산건 아니지만...제가 만나 왔던 사람들 중에...아저씨(세희 생각엔 그소리 들을 정도의 사람은 아니어 보였으나 그는 오빠 소리 들을 자격이 못된다며 굳이 이렇게 자신을 부르길 고집했다.) 만큼... 타인을 배려 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었어요 지금껏... 그러니 자책 하지 마세요..>

 

세희가 위로해주기 위해 건넨 그 말에 그는 자조하듯이 웃으며 적었다.

 

<그걸 아나? 변태와 선인은 종이 한장 차이일지도 모른다..>

 

<예?>

 

<사이코와 착한 사람은 이루 미미한 차이를 지닐지도 모른단 말이다. 둘 다 갖추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착한 심성과 변태성..양자성을 갖춘 사람... 분명 있어..

 

내 친구 중에.... 이런 녀석이 있다. 근데 꽤 심각한 놈이야. 자세히 들려주면 니가 놀랄지도 몰라. 들어볼거냐?>

 

세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자신이나 취향 이야기. 계약 이야기를 하는 것 외에 친구 이야길 들먹이는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사실 호기심이 동했다. 그녀는 <네> 라고 짤막하게만 답한 후 그의 글을 기다렸다.

 

 

<.....나와 취향이 판박이인 면도 있고. 추구하는 것? 고집하는 것에 있어서 극과 극을 달리는 면도 있는 놈이다...

 

엄연히 말하자면 범죄자야. 하지만 그녀석의 행동은 하나 하나가 다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그녀? 혹은 그녀들을 위해서..그들만을 위해서 행동하는 녀석이지...

 

닮은 점이라면... 성적 취향 자체는 거의 나랑 같아.. 근데 그녀석과 나의 궁극적인 차이점이 있다면..>

 

<궁극적 차이?>

 

<....허락을 받지 않는다. 아니. 받지 못한다고 스스로 생각할거야. 그녀석은 꽤나 성격이 꼬였어. 이상하게 꼬인 놈이지.

 

그자식은 좋아하는..좋아하게 되어버린 여성을 상대로 <욕>을 해. 어떤 여자가 좋아져버렸으면 xxx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쉽게 말해서 입이 참 걸어..거칠지. 더럽고.>

 

세희는 황당한 심정이 되어 또 물었다.

 

<..대놓고 욕을 해요? 좋아하게 된 여성을 앞에 두고?>

 

<..아니? 그렇진 않아. 절대로 대놓고 하지 않아. 자기 혼자 하던지. 그 여성이 딴데 있을때, 그니깐 같이 있지 않을 때 하고 마지막으론...>

 

<마지막으론..?>

 

<그 여자가 들을 수 없을 때..>

 

<..? 들을 수 없다는건 그 여자와 같이 있지 않은..그 여자가 딴데 있단....아!!>

 

세희는 그제야 남자의 말을 이해했다. 그가 말해주는 친구는 그와 성적 취향이 같다 하였다. 그렇다면..

 

<...의식이..없을 때?>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렇다. 그녀석도 Anesthetic 쪽이야.....나의 경우엔.....합의..허락을 받고 행하지만.. 그녀석이 그러는 이유는...일부는 나와 같은데. 그건 <상대로 하여금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란 점에선 같지. 난 그거 말곤 특별한 게 없지. 왜냐면 내가 플레이 할 때는 상대방이 이미 허락을 한 경우에 이루어지는 플레이니까.

 

근데 그녀석은..<감추고> 싶어 하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자신의 욕설을 들려주기 싫은 거야. 좋아한다는 감정이랑 입이랑 따로 노는 경우야. 욕을 듣고 좋아할 여자는 거의 없겠지. 일부 있긴 하다만 드문 경우고.

 

그는 여자가 자신의 거친 입에 혹여 얼굴이라도 찡그릴까, 기분 나빠할까 그게 두렵고 또한 그것이 싫은 거야...>

 

<..어떤 의미론...아저씨와 같군요?>

 

<..응?>

 

<그것도 배려라면 배려 아니겠어요? 요컨데, 좋아하는 여자를, 그리고 그 좋아하는 감정을 욕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데, 그래야만 하는데 그 여자가 그걸 듣기 싫어할 거라고 생각해서 하는 행동이잖아요. 결과적으론.>

 

<결과를 논하자면 그렇지>

 

<그러니까요>

 

<...이쪽 계열만큼 극과 극의 세계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상대를 완벽히 무시하는 자가 이 취향을 지닐 수도. 상대를 전적으로 생각하는 자가 이런 취향을 지닐 수도 있지...보면 볼수록 나와 닮았으면서도 다른 놈이야..>

 

<.......>

 

<그녀석은 지레 짐작을 했겠지. 자신의 그런 성격상 어떤 여자를 막론하고 사귀기 어렵다고 판단할거야. 게다가 이만저만 직설적인 놈이 아니라.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면 바로 면전에 얼굴 들이대고 <나 네년이 좋아져버렸어>식으로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놈이지. 그런 놈이 여친 만들기 쉬울 리가 없지...

 

그래서 그 녀석은...>

 

<...그런 성향을 가지게 된거로군요>

 

<..그래. 그리고 자기 취향에 정말 솔직한 놈이라.. 일단 여자가 그렇게 되버리고 나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한다. 단.. 또 배려심이 작용을 하지>

 

<어떻게요?>

 

<그녀석은 일단 골빈 여자애들을 싫어해.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꿋꿋한 애들. 강인한 여자애를 좋아하지. 내적으로 강하든 외적으로 강하든. 그러면서도 일면 여린 감성을 따로 품고 있는 ...그런 여잘 좋아한다.

 

그런 애들을 찾아다니고. 한번 찾았다 하면 공을 들여 알아내. 연인 관계라던지 기타 등등.. 직설적으로 말하면 스토커 짓을 한다. 아. 드러내놓고 하는 스토커 짓은 아니다. 스토킹을 좋아할 여잔 욕듣기 좋아하는 여자만큼이나 없겠지.

 

그래서 그짓도 몰래 하는 놈이야. 죽어도 여자가 알기를 거부해. 만약 이상한 낌새라도 여자가 눈치챈다 싶으면 오랫동안 잠적을 하던지 아니면 아예 손을 떼던지...여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조성하는걸 극도로 싫어해>

 

<..공포심 조성을 극도로 꺼려 하는 스토커라...정말 상극이네요. 보통은 다들 겁을 주고 사귀고 싶어하잖아요 억지로라도..>

 

<암튼 재미있는 놈이야.. 암튼 그렇게 공을 들여서 그 애가 처녀인지 아닌지까지 알아내. 그녀석은 그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녀석이야. 그래서 만약 자기가 알아보아 그애가 처녀면...결코 건들지 않아. 거기만큼은..무슨 소린지 알아듣지?>

 

<...네>

 

세희는 많이 놀랐다. 한마디로 동정이면 딴건 몰라도 그건 안건든단 소리 아닌가.

 

<아. 내게 이야기해준게 뻥이 아니라면 대상의 입에도 별다른 짓은 안해. 여기서 내가 말한 별다른 짓또한..넌 짐작할테고..>

 

세희는 속으로 펠라치오를 떠올렸다. 아마 그는 강제로 여성으로 하여금 펠라치오를 하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그녀가 처녀라면. 그의 말을 들어보니, 10대와 20대간에 넘어야 할 선, 넘지 말아야 할 선 등도 그 사람 나름대로 만들어놓은 철칙이 존재하는 모양이었으며, 그것을 어긴 적이 여태껏 없다고 한다.

 

<그리고...그 외에도 스스로에게 제약을 붙여서 그 조건을 다 클리어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 여자가 이것만큼은 정말 싫어할것같다>고 여기는건 처녀든 비처녀든 다 안한다는 것이다. 뒤처리도 깔끔해서 그녀석의 신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르게 한다> 이지. 대상이 자신으로 하여금 그 어떤 것도 몰랐으면 해. 하나도 두려워해하질 않길 바라고.

 

아예 존재 자체를 모르게 하니 그 여자들은 두려움을 느껴야 할 이유 자체가 없어져버리는것이지. 게다가 그녀들 모르는 선물을 해줘>

 

<선물요?>

 

<말했잖아. 일정 기간동안 대상들을 관찰한다고. 관찰한다는거 자체가 이미 그녀들이 맘에 들어버렸단 소리다. 때문에 몰래 하는것이긴 해도 엄청난 배려와 주의력을 기울이지. 사회생활 하는 여성들도 많이 끼어 있기에 그녀들을 골아프게 하는 문제도 많이 발생하는데. 그걸 몰래 자기 딴에 해결해준다던지. 그녀들을 피해준 놈들을 손봐준다던지..>

 

<피해준 자들을 손봐줘요?>

 

<그놈도 관리하는 리스트가 있는데, 아주 딱한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매춘업을 하는 심지 곧은 여자가 있어. 그 여자가 상황상 억울하게 포주랑 손님들한테 맞았나본데 직업 자체가 그러하니 법적으로도 떳떳할수가 없잖아.

 

그래서 그 여자는 그저 억울하고 하소연할데도 없는데 사정이 그러하기에 딱해도 눈물만 소리죽여 흘려대는 상황이었나보다. 일은 일대로 해야 했고. 근데 얼마 뒤에 포주놈이고 손님들이고 할것 없이 몰래 작살을 내놨다 하더군.

 

여자를 의심할수도 없는 노릇이었지. 그 여자 사정을 그쪽에서 다 꿰뚫고 있는데 조력자가 있을거라곤 생각조차 할수 없는 상황이었어. 그녀조차 어리둥절해하는 판국이었으니까. 당연히 그랬겠지. 누가 자길 몰래 도와줬다는 생각보단 이게 왠일인가 하는 차원이었다더군.. 직업이 그러해서 별수없이 몸을 참으로 많이 굴린 여자였을거야. 그래도 그 여자를 만날때마다 항상 <황홀하기 그지없다>는 말을 빼먹지 않는 놈이기도 해.>

 

<그리고 또 있나요?>

 

<딱한 사정으로 있는 가출 소녀들도 알아두고 있지. 몰래 도와줘. 음식물을 애들 모르게 조달해준다던지... 물론 대가는 애들 모르게 받아. 그녀석은 10대들의 건강한 땀냄새가 좋다더군. 두세명정도 파벌로 뭉쳐다니는 애들이 있나본데 하나가 리더래. 야무져 보이는데 잘되길 항상 기도해준댄다. 그애들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거리에서 잘 생각도 여러번 한다는데.

 

지가 손을 써서 항상 적절한 타이밍에 의식을 잃게 하나봐. 그리곤 자기 집에 데려와 편히 재워줘. 다음날 되면 애들 모르게 다시 돌려다 놓고... 이 외에도 이거저거 하는 놈이야.. 어떤 의미론 그놈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놈도 없을거야.

 

스토커에 자선사업에 폭력질에  성적취향 즐기기까지...몸이 남아날까 의심스러워...>

 

 

<...요컨즉슨....친구분과 아저씨는 취향이 거의 똑같은데, 상대의 <허락>을 받고 안 받고의 차이가 핵심이네요?>

 

<그렇지. 아마 그놈이 짐승같은 행동만 일삼았으면 난 그자식을 그렇게 내버려둘순 없었을거야..하지만 그놈은 나와 동떨어진 행동을 많이 하는거 같으면서 핵심이 의외로 나와 같을 때가 많아.

 

상대가 상처입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상대를 끝없이 배려하고... 그녀석은 아마 자신의 취향을 들키기 싫어하는것도 있겠지만 상대방이 공포라든지 고통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게 그 못지 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싫은 거야.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상대가 모르게 하면서도 상대를 위해 몰래 하는 선행...그녀가, 그녀들이 아예 몰라준다 해도 상관하지 않아. 오히려 좋아하지.. 그녀들이 살면서 조금이라도 더 웃길 바라며, 그걸 위해서라면 몸이 가루가 된다 해도 상관하지 않을 놈인것 같아..

 

그녀석은 분명 변태짓을 많이 해. 나처럼. 하지만... 그녀석은 좋은 일도 많이 해.. 이상하고..희한하고..재미있는 놈이지만 그놈과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족속처럼 보인다는게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겠지. 웃음도 나고, 웃지 못할 일이기도 하고 그렇다..>

 

<....그렇군요.. 아저씨도 참 복잡한 심정이시겠어요>

 

<나면서부터 사람. 혼돈의 도가니탕에 뛰어드는것 아니겠냐. 난 좀 더 격렬한 곳에 휘말린거겠지만.아니, 후후..내 스스로 휘말리게 발을 들인걸지도..>

 

세희는 그의 글을 보고 있다가 몇번 입술을 자근거리더니, 솔직한 자신의 감상을 슬쩍 적어놔봤다.

 

<...그 분. 저도 한번 만나뵈어보고 싶네요. 아저씨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될지도..>

 

그녀의 그런 글을 읽더니, 그는 자신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와 폭소의 중간쯤 되는 얼굴표정을 띄우면서 속으로만 조용히 뇌었다.

 

(...넌 이미 그자식을 만났었어..다만 네가 모를 뿐.. 도움도 또한 받았고...

 

 

p.s: 소설이 좋은 이유. 점수가 잘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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