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예속 212
태욱은 이제는 진동하는 핸드폰처럼 전신을 부들부들 떠는 드라가에게서 좀
더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그것은 잘한 선택이였다. 본능적으로 약간의 위
험을 감지하고 뒤로 물러난 것이였다.
찌찌찍!!!
좌우로 번갈아가면서 부들부들 떨던 드라가의 머리가 어느순간 멈추더니 오
른쪽 귀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쑤욱 뽑혀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미세
한 금이 정수리 정중아에서 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타고 내려오기 시작하였
다.
그리고 그 미세한금은 정중앙선을 타고 콧잔등에서 턱 그리고 목... 계속해
서 타고내려가기 시작하였다. 태욱은 그 모습에 움찔 할정도로 놀랐다. 갑
자기 눈앞에서 사람과 다르게보이지 않는 존재가 두조각으로 나누어지면 깜
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태욱은 놀라는 정도로 끝났다. 그는 또래의 평범한 소년보다 훨씬 더 많은 뒷세계를 보고 경험하여서 정신적으로나 사고적으로나 도저히 평범한 소년이 아니였다.
취이이이이익!!!!!
그리고 갑자기 갈라진 틈으로 새하얀 김이 뿜어져나왔다. 태욱이 드라가에
게서 상당히 떨어져 있었는데도 열기가 확느껴질만큼 뜨거운 김이였다. 물
론 그것도 드라가가 어느정도 조절한 것이였다. 본래 마그마의 바다에서 태
어난 광물생명체인 드라가에게 적절한 온도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뜨거
움보다 훨씬 더했다. 하지만 우주복이라고 할 수 있는 황금용신이 만들어준
외투를 입고 있는 이상 어느정도 자신의 체온을 조절 할 수 있었고 그들에
게 있어서 엄청나게 차가운 지구의 대기도 행동이 느려진다는 정도의 페널
티 밖에 없었다.
태욱은 두터운 턱수염과 옷에가려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옷을 뚫고 내붐어
지는 김에서 드라가의 사타구니까지 금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으어어어어어어.....]
그리고 드라가의 입에서 굴뚝처럼 연기가 뿜어져나오며 미세한 금들이 일정
한 간격으로 이번에는 가로로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태욱은 드라가의 몸에
서 계속해서 뜨거운 김이 뿜어져나오자 더워져서 밖으로 열려진 창문을 열
기 시작하였다. 비록 고층의 한겨울의 바람은 매섭기까지했지만 드라가에서
뿜어져나오는 김은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태욱은 얼굴에 흐르
는 땀을 팔로 훝으면서 드라가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이제는 열기가 대부분 빠져나왔는지 미세한 김만이 뿜어져나오고 있었고 자
욱했던 김도 열려진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 그나마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드
라가를 정중앙을 세로로 가로지른 금과 이제는 가로로 일정한 간격마다 생
기기 시작한 금이 전부 완성되었다.
[아..... 뭐... 뭐지....?]
태욱은 드라가의 모습을 보면서 혐오보다는 신기함을 느꼇다. 본래 베르치
카를 만나기 전에도 복수를 위해 인간을 위험한 마약을 투입해서 고정 의자
를 비롯한 가구로 만들거나 샌드백으로 만들고 조금이라도 연관 있으면 그
복수의 손길을 뻗쳣던 태욱이였다. 처음 살인을 하게되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떠한 충격을 받게되고 그것이 심하게되면 PTSD에 시달리게 되지만 이미 눈앞에서 간살이라는 충격적인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소년의 복수심 앞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적인 충격마져도 쓰러져 없어졌다. 어린소년다운 잔인함과 어머니가 간살된
충격으로 뒤틀린 성격은 왠만한 혐오적인 일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
기에 드라가의 열리기 시작한 살점을 혐오보다는 흥미로 볼 수 있었다.
물론 꿀럭거리며 들러붙어있는 살점과 말미잘의 촉수와도 같은 끈쩍거리는
촉수다발을 보는 것은 혐오스럽기했지만 그보단 좀 더 호기심이 강하였고
태욱은 물러나지 않고서 쳐다 볼 수 있었다.
찌찌찍!! 찌찌찍!!
쯔으으윽!!!
얼굴의 최상단 부터 피부살이 찢겨져 나가는 소리와 함께 좌우로 벌려지기
시작한 것이였다. 마치 애벌레의 번데기가 찢어지듯 좌우로 한층 한층 벌어
지기 시작하였다. 그때마다 벌어진 단면에서는 뜨겁고 진득한 액체가 흘러
내리고 마치 말미잘의 촉수와도 같은 가느다란 촉수다발들이 들러붙었다가
떨어져갔다.
짧지만 긴 시간동안 좌우로 벌려지던 단면들이 마침내 복부까지 가서야 멈
추었다. 그리고 새하얀 김 때문에 그림자만 보이던 내부가 휘오오옹 강한
바람소리와 함께 불어닥친 한겨울의 칼바람에 흐트러지며 그 모습을 들어내
었다.
[아.....!]
마치 수정조각처럼 반투명한 조각상과도 같은 모습의 소녀가 그곳에 서있었
다. 좌우로 갈라진 털보난장이의 몸 속에는 수정과도 같은 소녀가 서있었던
것이다.
물론 광물생명체인 드라가는 물론 드워프들에게는 원래 특정한 형태는 정해지지 않았다. 마치 용광로속의 철이 형태가 정해져있지 않는 것처럼 본디 드워프들의 모습은 그런 것과 같았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별을 떠나기로 결정하였을 때 형태를 특정 지어야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스스로의 체온을 고향과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다시 본래 모습인 액채형상으로 돌아갈 수도 잇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척이나 뛰어난 마법사의 도움을 얻어야했기 때문에 혼자서는 어려운 일이였다.
그것은 황금용신의 가호를 받은 외투뿐만 아니라 그들이 만든 우주복을 입어도 액체처럼 흘러내리는 그들의 모습을 유지하기엔 너무나도 차가웠던 탓이였다. 광활한 우주 속은 수천도의 온도와 영하 수백도의 온도가 드나들었고 드워프들은 그런 우주를 맨몸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지만 몸이 냉기에 의해 굳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우주에 있을 때에는 다들 유지하기 편한 이런저런 형태를 취했지만 지구에 도착한 후로는 지구의 주도 종족의 외모를 취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바로 인간의 형상이였다. 현재 이 지구의 패권종족이자. 주도종족인 인간의 형상을 취함으로서 그들은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드워프들이 다른 세력에게 잡혀가면서도 호드정션에 메달리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였다. 극히 소수 이종족만으로 구성된 황금용신의 호드정션에게 더이상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스스로 위험을 벗어날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황금용신의 은혜를 그들은 잊지않았고 애초에 시간관념적으로 그들에게 있어서 수천년전 일도 바로 어제의 일이기에 황금용신의 은혜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처럼 우주복을 벗어던지는 것 만으로도 그 누구도 그들이 드워프일 것이라곤 생각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드워프들은 껍질을 벗어던지고 근처의 장식물로 위장하여 오랜세월 살아왔던 것이다.
[와... 아름답군요......]
태욱은 감탄을 금하지 못하였다. 드라가가 벗어던진 겉은 어느세 하나로 합쳐져 있엇고 가만히 누워있는 그 모습은 마치 죽은 것처럼 보였다. 아니 안에서 활동하고 있던 알맹이가 빠져나온 이상 그 누가 보더라도 이것은 시체였다. 드워프들은 이런식으로 껍데기를 남기면서 다른 세력을 피해왔던 것이다. 시체가 남으니 드워프들이 죽었다는 것을 믿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겉 껍데기에 불과했기에... 진정한 알맹이들 드워프들은 다른 이의 눈을 피해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자. 어떻습니다. 태욱님.=
[어?!]
=저입니다. 드라가입니다. 이 모습으로 가만히 서있다면 괜찮겟지요?=
태욱은 머리속에 울리는 부드러운 음성에 깜짝놀라 주변을 돌아보다가 다시 들리는 말에 눈앞에 잇는 수정의 소녀를 쳐다보았다. 드워프들은 이 지구상의 생물을 관찰하기 위해서 외부와는 전혀 다른 내부 의식만을 가속화 시켜 마침내 다른 생물들에 비해 느리지만 그래도 같은 반응 속도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은 그들에게 흔히 말하는 초능력을 가져다 주었다.
드라가는 태욱이 보여주기를 거부하는 이유가 자신의 외투의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드워프들이 평소 입고있는 외투의 외모는 황금용신이 일부러 인간에게 성적인 관심을 끌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만든 것이였다. 아름다운 엘프들이 인간에게 멸종 당할 뻔한 것을 보고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였다.
드라가는 자신의 외모가 본래의 생물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외모가 된다면 상관하지 않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였다. 드라가의 외모가 수정의 소녀 모습이 된 것은 사연이 있었지만 그 외모와는 다르게 남성 여성이 있는 종족이 아니였다. 그들은 다른 드워프들과 자신을 섞어서 3개체로 분열하는 종족이였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태욱에겐 아니였다. 드라가의 모습이 너무나도 훌륭한 조각상처럼 아름다워 그만 욕심이 동한 것이였다. 고작 2년치의 기억을 가진 15살의 소년이 눈 앞에서 어머니의 간살장면을 보았기 때문에 그는 인간으로서 어딘가가 망가져 버리고 말았다. 인간으로서 망가져 있는 그틈을 서큐버스퀸3명분의 영혼조각이 메워버린 것이였다. 태욱이 영속의 비법으로 얻은 영혼중에서 가장 약하고 인간에 가까웠던 것이 바로 그녀들의 영혼조각이였던 탓에 가장 먼저 빠르게 흡수되었다. 그렇게 얻은 태욱은 그녀들이 가진 섹스의 기술을 배울 수 있엇지만 대신해서 그녀들의 성욕 역시 일정 부분 받아온 탓에 겉으로는 아름다운 여성이 눈앞에 보이자 참을 수 없을 만큼 성욕이 동한 것이였다. 그것이 비록 외모적으로는 석상에 불과하더라도 말을 하고 의사표현이 가능한 생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욕망이 치솟는 것이다.
게다가 드라가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려해도 지금 다른 아내들은 자신과 한바탕 질퍽하게 성교를 나눈 것때문에 다들 쉬고있는 처지였다. 쾌락에 골골대는 아내를 깨워서 다시 성교를 나누는 것은 스스로도 조금 너무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터라 태욱은 강하게 마음을 먹고 드라가에게 직접 말하기로 하였다.
[드라가 그것이 본래 모습이야?]
=본래 모습이라면...? 태어났을 때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며 아닙니다. 하지만 이 모습이 현재의 제 모습인 것은 맞습니다.=
태욱은 드라가에게 가까이 가서 그녀를 만져보았다. 아직까지 후끈거리는 열기가 느껴졋지만 못만질 정도는 아니였다. 단단하고 매끄러운 표면이였고 마치 사람의 심장박동처럼 두근거리는 온기가 느껴졌다.
[흐음. 드라가 본래 모습까지 보여주었는데... 안되겟어. 지금 아내들이 전부 쉬고있는 터라. 보여줄 수가 없군.]
=예 그렇다면...?=
드라가는 태욱의 말에서 다른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읽어들었다. 태욱은 빙그레 웃으면서 드라가에게 말하였다.
[그럼 네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어때?]
=아.. 그래도 되나요...? 사실 궁금한 것은 직접 실험해보는 것이 좋아서요. 저는 실제주의적이거든요.=
드라가는 오히려 태욱의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것은 그가 실험과 계산을 우선적으로하는 이론학자가 아니라 실제적인 실험으로서 오차와 계산을 뽑아내는 실제주의적인 성격이였기 때문이였다. 드라가는 설마 자신과 성관계를 가질려고 하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태욱의 말에 약간 당황했지만 곧 생각을 고쳐서 생각했다. 드라가에게 있어서 직접경험은 꽤 훌륭한 실험이 됨으로 오히려 좋다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흐흐흐흐. 좋아. 그러면. 읏차!]
태욱은 잽싸게 드라가를 끌어안아 올렸다. 크기는 호리호리한 140센티정도의 소녀외향과는 다르게 전체가 통짜로 광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무려 무게가 200키로가 넘었지만 영속의 비법으로 지속적으로 근력이 강화된 태욱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들어올릴 수 있었다.
또래의 소년보다도 호리호리하고 키가 작은 태욱의 외모와는 전혀 다르게 굉장한 힘이였다. 태욱은 그런 그런 드라가를 들어서 침대에 내려놓고서 그녀의 뺨부분을 다시 한번 쓰다듬었다. 딱딱한 피부감촉과 동시에 매끄러운 광물의 감촉이 느껴졋고 태욱은 자신이 이런 존재에게까지 성욕을 느끼는 자신에 대해서 이상하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마음 한구석에서는 끝없이 솟구치는 성욕을 억제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