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시아 5부 : 혁명을 바라는 여자 #08
엘러시아 시리즈 5부 "혁명을 바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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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시아 : 26살의 세이르족 여전사. 183cm, 체중은 모르지만 꽤 나갈 듯. 45-25-42(인치)의 대단한 글래머. 암살과 전투에 능함.
세이토렌 : 26살의 사반트 후작국 귀족 여자. 기사. 185cm. 체중은 모르지만 꽤 나갈 것으로 예상됨. 44-25-42(인치)의 엘러시아 못 잖은 글래머. 엘러시아의 친구. 사반트에게 붙들려 메조키스트로 길들여져 갔었음.
베로스 : 29살의 평민 남자. 기사. 190cm, 105kg. 건장한 체격. 엘러시아의 남편.
루이페르 : 26살의 귀족 남자. 준남작. 191cm, 108kg. 탄탄한 체격, 세이토렌의 남편.
사반트 : 후작. 34살의 귀족 남자. 188cm, 135kg. 프로레슬러를 연상시키는 몸집의 소유자. 사디스트이자 폭군. 세이르족을 침공하는 과정에서 엘러시아를 사로잡고 학대했음.
멜로디아 : 24살의 사반트 후작국 귀족 여자. 기사. 178cm. 체중은 모르지만 웬만큼 나갈 듯. 38-25-37(인치).
휴난 : 24살의 평민 남자. 184cm, 70kg. 병약한 음유시인.
페르난도 : 43세의 귀족 남자. 180cm, 180kg. 탐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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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세이토렌은 재갈이 물려진 채 묶여 있었다.
기름기가 도는 잘 발달된 세이토렌의 발가벗은 육체였다. 엄청나게 크고 탱탱한 유방은 머리 보다도 살짝 컷다. 잘록한 허리 아래로 쫙 퍼진 탱글탱글한 엉덩이도 뒤로 불쑥 튀어나와 있는 것이 매력이 넘쳤다. 백일하에 드러난 세이토렌의 적갈색 싱그럽고 늘씬한 알몸은 어느 곳 하나 빼놓지 않고 음란해보였다. 세이토렌의 두 팔은 쇠사슬에 묶인 채 허공에 들려 몸을 지탱하고 있었고 양다리는 공중에 들린 채 양쪽 기둥에 끝까지 벌려져 묶여 있었다. 보지도 똥구멍도 훤히 들여다보였다. 기름기가 좔좔 도는 세이토렌의 죄많은 몸이었다. 세이토렌의 사타구니 아래에 나무통이 놓여 그녀의 똥오줌을 받아냈다.
이곳은 자이렌성에서 가장 높은 건물 옥상이었다. 높디 높은 탑으로, 산꼭대기조차 탑 밑에 있었다. 세이토렌은 추웠다. 늦가을이었다. 자이렌성은 비교적 남쪽이었지만 그래도 쌀쌀했다.
한 사내가 옥상에 모습을 드러내곤 세이토렌을 향해 미소지었다.
사내는 세이토렌의 뒤로 돌아가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크기도 크고, 모양새도 훌륭하며, 탄탄한 근육이 뭉클뭉클한 살 속에 숨어 있다. 최고의 육질인걸, 렌."
사내는 세이토렌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거듭되는 피학의 경험으로, 세이토렌의 마음은 녹아내려 있었다. 이제는 그게 누구든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의 격류가 휘몰아칠 정도였다. 엘러시아는 세이토렌 앞에서 자신의 발가벗은 마음을 드러내곤 했었다. "난 마음 속 깊숙이 사반트를 사랑해. 그러면서도 증오해." 엘러시아가 좀 더 나약했다면, 엘러시아의 두뇌는 더욱 손쉽게 화학 반응을 일으켜 고통이 쾌락이 되는 단계로 완벽히 접어 들어서 사반트의 뜻이라면 무조건 옳다는 지경이 되었을 것이다.
사내 앞에서는 숨겨야 하는, 음탕한 마음이었다. 세이토렌은 재갈 물린 입술로 한숨을 내질렀다. 세이토렌의 보지는 벌름거렸고, 똥구멍은 실룩였다. 보지도 똥구멍도 무방비였다.
사내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세이토렌의 똥구멍에 자지를 박아넣었다.
세이토렌의 등이 경련했다. 격심한 고통이 똥구멍에서부터 온몸을 타고 흘렀다. 사내는 세이토렌의 탄력 넘치는 엉덩이를 마구 때리면서, 세이토렌의 잘 길들여진 똥구멍을 범했다. 세이토렌의 고통은 심했지만, 사내에겐 부드러우면서도 빡빡했기에 만족스럽기만 했다. 세이토렌은 눈물, 콧물, 침을 분비했다.
한동안 박아댄 뒤 사내는 앞으로 돌아가서 의자 위에 올랐다. 세이토렌의 재갈을 내리고 피똥이 묻은 자지를 들이댓다. 세이토렌은 째진 붉은 빛 눈동자로 사내를 한 번 올려다 보곤 자지를 입에 머금고 빨고 핥았다.
정액이, 뒤이어 오줌이 세이토렌의 위장에 흘러 들어갔다.
사내는 그제서야 세이토렌을 기둥에서 풀어주고는 으스러질듯 껴안았다.
세이토렌은 울음을 터뜨렸다.
"나, 묶여 있는 동안에 많이 외롭고 괴로웠어. 누가 금방이라도 옥상 문을 따볼까 봐 너무나 두려웠어. 루이, 이제 이런 일은 그만 시키면 안 될까?"
사내, 루이페르는 차가운 눈빛으로 세이토렌을 보았다.
"휴난이라는 놈팽이을 침실에까지 들인 주제에. 예쁜 여자와 결혼하면 3년이, 착한 여자와 결혼하면 30년이, 현명한 여자와 결혼하면 3대가 행복하다고들 하지. 난 렌이 현명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지금껏 충심을 바쳐 온 거야. 그런데 그렇지가 못 하더군. 내가 아니면 추방당할 위기에 있다는 걸 알고서도 그 놈팽이를 끌여들었으니, 결코 현명하지 못 해."
"루이..."
"어디 변명해 보시지. 휴난에 관해서."
"휴난은 너무나 노래를 잘 불렀어. 내 마음을 둥둥 뜨게 만들었어. 절름발이인데도 풍파를 헤쳐왔을 그 모습에 연민을 느꼈고, 혹독한 시련을 당하고도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에 경외를 품었지. 난 그를 내 내실에 들였는데 그때 당신이 찾아 왔어. 난 루이에게 그를 숨기고 싶었어. 그래서 침대 밑에 숨겼던 거야."
"착함에 선이 없다면 그건 멍청한 거야. 왜 그런 시인 나부랭이를 침실에 들일 정도로 어리숙한 거지?"
"루이, 당신 같은 멋지고 사려 깊은 남자를 아내로 두고 있는 내가 가난하고 절름발이인 음유시인에게 연민이 아닌 애정을 느낄 수 있을까? 난 휴난과 결코 바람을 피우지 않았어. 그에겐 죄가 없어."
"아직 그를 감옥에 가둬 두기만 했어. 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난 널 버릴 수 밖에 없어. 지금 나는 아버지인 로렌토르 자작의 말을 어기고 렌과 결혼을 유지하고 있어. 렌이 잘 해야 다시 아버님께 인정을 받을 수가 있을 거야. 렌이 잘 처신 못 해서 버려진다면, 렌은 더욱 세상의 힐난을 받게 돼. 장인 어른인 자이렌 자작님도 세이토렌을 더 이상 지켜줄 수 없을 거야. 렌은 머나먼 산골 어딘가로 떠나야겠지. 몬스터가 가득차 있을 텐데 말야."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의 유방을 움켜쥐어서 일으켜 세웠다. 언제부터인가 안 사실이었는데, 세이토렌은 거칠게 다뤄줄 때 더 많고 진한 보짓물로 허벅지를 적셨다. 드래곤 바올의 마법은 여자 마법사들을 통한 시술로 완전히 낫게 한 상태인데도 그러했다.
루이페르의, 전쟁과 훈련으로 단련된 거친 손이 세이토렌의 보지로 쑥 들어왔다.
"질척한걸, 렌."
"루이..."
"요즘엔 좋은 점도 있어. 네가 창녀로만 느껴지는 때가 많아. 그래서인지 창녀촌엔 발길을 끊게 되더군."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을 번쩍 안아 옥상에 설치된 텐트 안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던졌다. 그리고는 덤벼들었다. 루이페르는 이제까지완 다르게 세이토렌을 부드럽게 다루었다. 루이페르의 분이 어느 정도 풀린 듯해 세이토렌의 마음도 낭창낭창하게 풀어졌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의 아름다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갸름한 얼굴선에 째진 붉은빛 눈과 수려한 코와 도톰한 입술이 자리잡고 있는 세이토렌의 얼굴은 기품 있으면서도 색기있게 보였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에게 속삭였다.
"다시 아이를 만들자."
"응, 루이. 나 지금 행복해."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69자세를 취했다. 세이토렌은 루이페르의 불알을 핥으면서 자지를 손으로 쳤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의 사타구니를 벌리고 보지와 똥구멍을 번갈아가면서 게걸스럽게 핥았다. 갖가지 체위로 부부는 사랑을 나누었다. 미끈하고 탱탱한 세이토렌의 육체는 극상의 품질이었다.
보지에 사정하고나서 루이페르는 세이토렌 옆에 앉았다.
루이페르가 가져 온, 양과 질이 훌륭한 도시락과 포도주를 세이토렌은 조곤조곤 먹고 마셨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이 먹고 마시는 걸 지그시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가 직접 싼 거야. 물론 만드는 거야 요리사들이 해줬지만."
세이토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이루어진 풍부한 도시락을 보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게다가 다 한결같이 고급 요리들이었다. 루이페르는 끼니 때마다 이렇게 와서 식사는 꼬박 꼬박 챙겨주고 가곤 했다. 세이토렌은 사치를 즐기는 걸 마다하지는 않았다. 많이 벌고 알맞게 쓰는 걸 세이토렌이 더 중시했기 때문도 있지만, 사반트 후작국의 세계가 매우 물산이 풍족하다는 점도 있었다. 이 땅에 사막은 없었다. 지구에서라면 사막이 있어야 할 위치엔 기름진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딴 곳엔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을 때엔 풍요로운 숲들이 끝없이 펼쳐졌다. 빈부격차가 아닌 경우에 굶어 죽는 경우는 드물었다.
도시락을 다 먹고 나서 세이토렌이 물었다.
"루이, 내가 공식석상에 지난 일주일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텐데 사람들이 뭐라 안 그래?"
"귀족들의 회합에서 렌은 자꾸만 배제되어가는 분위기야. 잘 알잖아? 천민들이랑 뒹군 여자를 귀족들이 끼워주겠어? 웬만한 귀족이라면 모든 회합에서 불참당했을 거야. 그나마 렌 같이 배경이 좋으니까 끼워주는 회합이라도 있는 거지. 렌이 불참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더군."
"루이, 사반트를 무찌르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는 거지?"
"물론. 놈은 내 아이를 죽였어. 힘을 길러서 꼭 복수할 거야."
루이페르는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달 전에는 세이토렌과 엘러시아를 윤간했던 트롤 마을을 800여명의 정예 병력으로 공격해서 70마리의 트롤을 잡아 죽이고 그 힐링 포션을 얻어 큰 몫을 챙긴 바 있었다. 루이페르의 용맹스런 명성은 높아졌다. 또한 루이페르는 그렇게 얻은 힐링포션의 반을 사반트 후작에게 공개적으로 보내서 충성 서약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이토렌도 참가하고 싶어했지만, 영지와 상가를 다스리는데에 만족해야 했다. 세이토렌이 창녀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루이페르 군대에 퍼져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세이토렌이 완전히 매장당하지 않은 것은, 드래곤 바올이 개입한 결과라는 것을 이전부터 말하고 또한 트롤 마을을 멸함으로서 이를 증명했기 때문이었다. 풍요로운 물산 때문에 이 세계에 금욕적인 종교는 없었다.
세이토렌이 말했다.
"사반트에게 복수하려면 혁명의 논리가 필요할텐데, 내가 생각해 둔 게 있어. 모든 생산물을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똑같이 나눠 갖는 것이 어떨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서로를 공평하게 존중하면서 평화롭게 살게 될 거야. 귀족이나 부자는 경영만 하면서도 모든 산물의 권리를 쥐어 왔어.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사람들도 권리를 가져야 해. 무력을 갖춘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의견과 생활을 존중하면서 방패의 역할만 수행하는 거지."
"그렇게 하면 다들 어떻게 살든 똑같은 대접을 받기 때문에 한결같이 게을러지고 말 거야."
"어떤 상황에서든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또한 먹고 살 만큼만 게을러지면 되잖아. 게으름이 잘 못은 아니야. 평화가 잘 못이 아닌 것처럼. 평화는 사악한 존재에 의해 깨지지. 우리 같은 귀족은 몬스터나 도둑이나 적군의 존재에 의해서만 필요성을 긍정받고 있어."
"모든 걸 갖고 싶기에 일하도록, 강력한 무력을 기르도록 체제가 잡힌 이웃에 비해 약해질 수 밖에 없겠군. 렌, 엘이 왜 당했지? 밀림에서 평화롭게 오손도손 살아가던 엘러시아를 똥갈보로 만들어버린 이유가 뭐였지? 렌, 당신이 왜 사반트에게 당했지? 내 아내 세이토렌 폰 로렌토르 부인이 왜 그런 꼴을 당했지? 조용히, 열심히 살아도 사반트는 침략했어. 사반트는 순수한 악의로 세상을 대해. 그 이전에, 저항 못 하는 약자일수록 괴롭히려는 게 인간의 마음이지."
"사반트 같은 인간도 있지만, 자신의 마음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어."
"물론 그렇지. 그러나 사반트 같은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 이웃에 있다면 침공당하게 될 거야. 그런 인간을 뿌리 뽑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그건 불가능해. 그럴 거라면 처음부터 안 하는 편이 낫겠지."
"문무를 겸비하고, 따뜻한 품성을 갖춘 인간을 길러낼 수 있을 거야."
"그건 혁명의 결과지 원인이 될 수는 없어. 무엇 보다도 이 세상은 1만여의 귀족이 몇 백 만의 평민을 도륙할 수가 있어. 소드마스터와 마법사와 몬스터 탓이지. 렌, 당신은 평민과 노예의 힘을 빌어 귀족 체제에 도전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혹여 그 말을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는 말도록 해. 귀족 체제에 대한 도전은 케이라 왕국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되어, 렌은 만리타향에서 실컷 고문당한 뒤에 죽게 될 거야."
"나도 그게 가장 큰 죄인 걸 알고 있어."
세이토렌은 몸을 떨었다. 귀족 체제에 덤벼들면, 사반트 후작국의 종주국인 케이라 왕국까지 끌려가서 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 사반트 후작국에서 일단 눈을 뽑히고 코를 베이고 귀와 혀와 성대와 유방과 궁둥이를 잘리운 다음 몬스터들에게 윤간당하게 된다. 그런 뒤 케이라 왕국에 끌려가서 받는 벌은, 손끝과 발끝부터 온몸의 살을 천천히 뜯어내어 먹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특별한 의학기구에 연결당해 머리와 내장만 남긴 다음 똥오줌으로 키워지는 공중변기가 되는 것이 그 형벌이었다. 내장만 남은 공중변기가 된 뒤엔 얼마못가 스트레스로 말라 죽기 마련이었다.
세이토렌이 말했다.
"그런 무서운 형벌을 받는 건 옳지 않아."
"물론 그건 사악하지. 그런 걸 옳지 않다고 여기는 렌의 감수성을 난 좋아해. 다만 그것이 선을 넘을 때 내가 간섭할 뿐이지. 렌이 좀 더 똑똑하게 행동해야 해. 가뜩이나 넌 위험한 상태야."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의 엉덩이를 때리고는 일어섰다.
세이토렌도 따라 일어났다. 강력한 가문의 안주인이자 사업가로서 세이토렌은 임금을 딴 귀족들 보다 많이 지불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이토렌은 인간적으로 하인들을 대했고, 금전을 포함해서 일정한 도움을 주는 걸 좋아했으며, 자신의 책무에 충실했다. 이 점은 자이렌 자작가의 가풍이기도 했다. 세이토렌과 루이페르가 지금 자이렌성에 머물고 있는 점도 이 때문일 것이다. 자이렌 자작가는 평민들에 대한 복지에 예전 보다는 신경을 덜 쓰고 있었으나, 여전히 돕는 점이 있었다.
루이페르가 어릴 적에, 루이페르는 세이토렌과 교류하면서 자이렌 자작가의 그런 가풍에 선망을 가졌다. 당시 자이렌 자작은 아직 남작이었다. 루이페르는 아버지 로렌토르 자작에게 우리도 그렇게 하면 어떠느냐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때 로렌토르 자작은 말했다.
"자이렌이 아직 남작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남을 돕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 남을 돕는다고 그 상대가 반드시 나아지란 법은 없으며, 돕는다 해도 보답이 반드시 돌아온다고 할 수도 없다. 오직 자신의 강점을 개발하는 것만이 사반트 후작국에서 살아남는 보다 나은 길일 것이다. 그런 생각 하려면 칼질 한 번 더하고, 책 한 줄 더 읽어라."
세이토렌이 말했다.
"나, 옥상에서 내려보내 줄 거야?"
루이페르는 세이토렌과 혀를 섞었다. 그리곤 말했다.
"안 돼. 저 기둥에 메달려서 좀 더 생각을 하라고.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곰곰히 따져 봐."
루이페르는 다시 기둥에 세이토렌을 묶었다. 재갈을 물리고 나서 세이토렌의 보지를 손으로 쑤시고는 탁탁 쳤다. 그리곤 말했다.
"렌, 귀족인 당신이 어떻게 평민과 노예 중심인 철학을 갖게 되었는지가 궁금하기 짝이 없어. 아무래도 휴난 그 놈 탓이겠지."
세이토렌이 재갈을 문 채 웁웁거렸다. 루이페르가 말을 이었다.
"휴난에게 마음을 가진 것 만큼 넌 괴로울 거야. 그걸 짐작하면서 마음 졸이도록 해. 난 상당한 질투심을 느끼고 있어."
루이페르는 옥상의 문을 닫아 걸었다. 다시 세이토렌은 가장 높은 탑 꼭대기에서 혼자가 되었다. 이렇게 자신을 취급해도, 세이토렌은 루이페르를 사랑했다.
루이페르는 금방 돌아왔다.
여기사의 평소 복장이 그의 억센 손에 들려 있었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을 풀어주었다. 세이토렌은 여기사 평상복을 입었다.
"나 내려가는 거야? 기뻐."
"렌, 기뻐하긴 일러. 휴난과 대질 심문을 하려는 거니까."
세이토렌은 루이페르의 목을 감아쥐고 키스를 퍼부었다.
"내려가니까 좋아, 루이."
루이페르는 웃음지었다. 세이토렌의 허리를 감아쥐었다. 사랑스러운 여자였지만, 현실에서 세이토렌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걸 각인시켜 놓을 필요가 있었고, 루이페르 자신의 성질도 충족시켜야 했으며, 손상된 자신의 믿음과 그에 따른 재산과 권력의 분포에 관해서도 신경쓰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휴난을 입막음해야 했다. 이렇게 해두지 않으면, 세이토렌은 귀족 사회에 다시는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이다.
세이토렌이 루이페르의 귓볼을 살짝 물더니 말했다.
"내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 사반트 후작 같은 행동이 다시 이 땅에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한 거야. 그 작자가 너무나 혐오스럽다고."
마지막에 세이토렌의 말꼬리는 격하게 상승했다. 사반트 후작에 대한 증오가 묻어나 있었다. 사반트 후작의 윤간에 복종했던 건 후작을 죽일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 루이페르가 답했다.
"너무 오지랍이 넓군. 사반트 후작을 너무 증오한 나머지 그의 행동 자체를 지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고. 사반트를 죽이고 우리는 안전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매우 어려운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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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는 엄청나게 살찐 뚱보였고 탐욕스러웠다.
막대한 돈을 지닌 성공한 상인이기도 했다. 페르난도는 몰락 귀족으로 태어났고, 작위는 없었다. 하지만 이젠 상관없었다. 작위를 돈으로 샀기 때문이었다. 요절한 아버지를 둔 그는 자신의 자수성가에 엄청난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페르난도는 개인적인 무력이 없었다. 하지만 페르난도는 돈의 힘으로 무력을 매수하고 분열시켜 조종했다.
페르난도는 민주주의를 알고 있는 인간이었다. 민주주의는 부르주아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정치 권력에게 맘대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안해내고 있는 사상이었다. 그에 따른 여러 방법론이 논의되고 있었지만, 페르난도는 현실성이 없다고 보았다. 아무튼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자본 계급이 무력 집단을 통제하고 분열시켜 돈으로 지배하여 묶어 놓는 형태가 될 것으로 페르난도는 예상했다. 하지만 사반트 후작의 시대는 검과 마법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기에 페르난도는 이것이 한낱 어설픈 이상임을 잘 알았다.
루이페르가 트롤을 토벌하는 동안, 페르난도는 미트란 토후국에 빚 독촉을 했다. 미트란 준남작의 실책과 사치로 미트란 토후국은 막대한 빚을 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그리드 도적떼는 사반트에게 토멸되었지만 그 전쟁의 여파로 미트란 토후국은 완전히 황폐해져 있었다.
마지막 승부수로 미트란 준남작은 딸과 아내를 사반트 후작에게 바친 바 있었다. 그러나 사반트 후작에겐 자비가 없었다. 사반트 후작은 페르난도가 채권을 집행하는데 군대를 빌려줬다. 미트란 준남작가의 모든 남자는 처형되었고 모든 여자는 노예로 팔렸다. 사반트는 미트란 토후국을 멸한 뒤 뇌물을 받고 벵젠에게 넘겼다. 페르난도에게는 뇌물을 받고 세이르족의 옛 영토의 개척권의 일부를 맡겼다.
그래도 아무도 사반트 후작에게 뭐라 하지 않았다. 경쟁하다가 망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다. 강함을 증명하지 못 하면 몰락하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귀족들은 약자로 전락해버린 가문은 대체로 경멸했다.
페르난도는 꿈에도 그리던 준남작이 되어 있었다. 페르난도 폰 세이르가 그의 작위였다.
그리고 미트란 토후국의 영애 멜로디아는 페르난도의 것이었다. 멜로디아는 늘씬하고 매력적인 젊음을 물씬 풍기는 계집이었다.
"펠님, 제가 맛있지 않나요?"
"그래, 네 년은 맛있어."
멜로디아는 증류주를 폭탄주로 마시면서 페르난도의 살 속에 묻힌 자지와 똥구멍을 열심히 핥고 빨았다. 멜로디아를 통해 귀족 취향의 성노예라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서 페르난도는 멜로디아를 총애했다. 멜로디아의 어머니는 한동안 멜로디아의 몸종으로 지냈고 때때로 페르난도를 유혹하려고 애썼다. 멜로디아 모녀 지간에 싸움이 잦았고, 페르난도와 공모해서 멜로디아는 어머니를 창녀촌에 팔아먹었다. 창녀촌에 끌려가기 직전에 멜로디아의 어머니는 자살했다.
페르난도는 멜로디아의 어머니를 삶아서 멜로디아에게 먹였다. 페르난도가 물었다.
"네 년 어미의 살이 맛있냐?"
"그럼요. 뼛국까지 마실 수 있는 걸요. 자신을 추스리지 못 하는 계집 따위 얼마든지 죽여야죠. 열심히 일할테니 뭐든지 시켜만 주세요."
페르난도는 의심이 많아서 아직 독신이었다. 그런 그를 구워 삶기 위해 많은 여자가 몰려들었다. 멜로디아는 낮 동안에는 변기처럼 생긴 페르난도의 의자 아래에서 자지나 똥구멍에 입술을 대고 혀를 사용하여 똥오줌을 마시고 먹었고, 밤에는 깨끗이 씼은 뒤 페르난도에게 엉겨붙었다. 페르난도가 시킨 것이었고, 멜로디아가 원했던 일이었다.
페르난도는 사반트 후작국의 악질 귀족들이 흔히 그렇게 하듯이, 노예로 하여금 똥오줌을 먹고 마시게 한 뒤 오줌구멍이나 똥구멍에 종이를 대어 오물이 묻어 나오면 노예의 목을 쳤다. 풍부하게 공급되는 노예들은 세이르족과 쟈테이족 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귀족 취향의 온갖 악취미들을 멜로디아는 페르난도에게 가르쳤다. 페르난도는 오랫동안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돈을 모으기 위해 해온 데다가 몰락 귀족 출신이라 그런 악취미들을 모르고 있었다. 페르난도는 멜로디아에게 빠져들었다. 멜로디아로서는 이 생활이 좋아 견딜 수 없었다. 페르난도의 똥만 잘 먹으면 온갖 사치를 원없이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페르난도는 사업수완이 아주 좋았다. 더욱이 멜로디아에게 사치를 집중하고 있었다.
물론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페르난도를 노예로 만들어서 단물만 빨아먹는 것이 더욱 좋은 삶이지 않은가. 멜로디아는 페르난도를 노렸다.
근육질이 아닌 페르난도는 쉽게 지치곤 했다. 때문에 페르난도는 흑인 노예들로 하여금 멜로디아를 윤간하게 하고 다른 성노예에게 자지를 빨리는 걸 즐기기도 했다. 새하얀 살결이 온통 붉게 달아오를만큼 멜로디아를 채찍으로 때리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개, 돼지, 말, 오크, 오우거 등으로 멜로디아를 돌림빵하기도 했다. 멜로디아는 자주 애를 뱄고, 그때마다 낙태시켰다.
그런 페르난도 폰 세이르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옛 세이르족 땅에 베로스와 엘러시아는 여장을 풀었다. 사람들의 소문을 들었다.
며칠 뒤 한 뜰에서 베로스는 전우들과 창술 연마를 하면서 기다렸다.
엘러시아는 창을 쥔 채 초조한지 손톱을 연신 깨물었다.
세이르족 여자 몇 사람과 함께 한 소녀가 뜰에 들어섰다. 눈을 깜빡이는 아이였는데 건강 상태는 좋아보였다. 엘러시아는 금화 주머니를 그녀들에게 던졌다. 여자들이 소녀를 보냈다. 이제 여자들은 무거운 의무에서 벗어났다.
엘러시아는 금새 소녀를 알아 보았다. 눈물이 터져나와 볼과 턱을 적셨고 콧물도 흘러내렸다.
"데비야."
"엄마야? 엄마 맞지?"
데비의 마음 속에 있는 엄마의 모습과 엘러시아는 그리 달라져 있지 않았다.
10년만에 모녀가 상봉하는 순간이었다. 엘러시아가 16살에 낳은 첫 딸이었다. 둘째도 딸이었는데, 죽었다고 했다. 엘러시아는 오열했다.
데비가 씩씩해보여서 엘러시아는 기뻤다.
"이 아이를 지킬 수 있으면 좋겠어."
베로스는 달려가 엘러시아와 데비를 꼭 안았다.
그 길로 마차를 달려 베로스와 엘러시아는 데비를 데리고 자이렌성에 들어갔다. 페르난도에게 짖밟히고 있는 세이르족들은 여전히 엘러시아를 증오하고 있었고, 페르난도는 탐관오리였다.
엘러시아는 데비에게 셋째 딸이자 베로스와의 딸인 2살 난 미리암을 소개했다. 미리암은 잘 크고 있었다.
세이토렌은 그때 다시 돼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사반트 후작에게 윤간당한 뒤 풀려나서부터 있었던 일이었다. 세이토렌은 한 창고를 깨끗하게 비우고 그 방에 돼지를 묶어 가두게 했다. 넓은 창고였다. 주변에 사람을 물리고 세이토렌은 돼지와 단 둘이 섰다.
세이토렌은 곤봉을 들었다. 돼지를 늘씬하게 두들겨 패고, 망치를 휘둘러 돼지의 머리를 갈겼다. 돼지가 축 늘어지면, 롱 소드를 휘둘러 단칼에 돼지의 목을 날렸다. 그런 뒤엔 사람을 불러 돼지를 요리하게 했다.
사반트 후작에게 윤간당한 직후엔 하루에 한마리 꼴로 돼지를 죽였다. 돼지를 때릴 때마다, 돼지의 목을 날릴 때마다 세이토렌은 사반트!라고 비명을 지르면서 울었다.
한동안 돼지를 죽이지 않은 때도 있었다. 하지만 드래곤 바올에게 신체개조를 당하고 윤간당하고 풀려난 뒤부턴 또다시 돼지들을 살해했다.
세이토렌이 좀 더 악독했다면, 사람을 죽였을 것이다. 세이토렌에겐 그럴 수 있는 권력이 있었다. 그러나 세이토렌은 돼지를 죽여 분풀이를 했고 죄책감은 없었다. 만약 인간이 동물을 먹지 않는다면, 같은 인간을 잡아 먹게 될 거라는 사실을 세이토렌은 어느 정도 이해했다. 사람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일인 것이다.
그렇게 돼지 한마리를 또 죽인 뒤 세이토렌은 바닥에 침을 뱉었다.
답답한 가슴이 조금은 시원해졌다.
엘러시아는 같은 경우에 술독에 빠졌고, 섹스에 몰두했으며, 자살을 시도했다. 세이토렌은 어디에도 빠지기 싫었다. 루이페르를 다시 만난 이상 살아야 한다고 세이토렌은 되뇌었다. 그러려면 아직은 사흘에 한 번씩은 돼지를 죽여야 할 것이다.
세이토렌은 감옥으로 휴난을 만나러갔다. 휴난은 세이토렌과 대질심문을 한 뒤 내실침범죄로 감옥에 갇혀 있는 중이었다. 루이페르는 휴난을 별 볼 일 없는 남자로 보았고, 또한 세이토렌을 믿었기에 내년까지 감옥에 가두는 것으로 처분했다. 휴난에게 대접은 잘 해주고 있었고 음식도 괜찮았다.
휴난은 세이토렌에게 성량이 풍부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시가를 들려주었다. 세이토렌은 작게 박수를 쳤다.
"아주 좋군요. 당신은 섬세한 사람이예요."
"제가 부인께 혁명철학을 이야기했는데도 절 죽이지 않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능하다면, 당신과 루이페르를 함께 남편으로 삼고 싶어요. 문인의 온화함과 혁명 정신을 느끼고 싶은 때엔 당신과, 무인의 강직함과 귀족적 강인함을 누리고 싶을 때엔 루이페르와 지내고 싶어요. 하지만 외도해서는 안 되는 일이겠죠."
"절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만, 저 또한 하고 싶은 일이 많고 나름대로 책임지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전 언젠가는 부인의 적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 절름발이는 곳곳에서 평민들을 선동해서 귀족을 향해 무기를 들게 할 것입니다."
"이 이후로 내가 직접 나서서 휴난을 볼 일은 없을 거예요. 어쩌면 내가 휴난의 목을 쳐야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지금 난 휴난의 정액을 마시고 싶어요. 그래도 될까요?"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세이토렌은 휴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정성껏 자지를 빨고 핥아 정액을 받아 먹었다. 그리고는 손수건으로 입술을 닦고 뒤이어 휴난의 자지를 닦아주고는 일어섰다.
"이 일 절대 말씀하지 마세요. 당신은 꽤나 음란한 허풍쟁이니까, 그걸 빌미로 휴난을 모함할 수 밖에 없어요. 죽여야할지도 모르죠."
"예, 부인."
세이토렌에게 휴난은 큰절을 올렸다. 세이토렌이 사라지자 휴난은 세상에 가득찼던 빛이 사그라드는 느낌을 받았다.
******
엘러시아 : 26살의 세이르족 여전사. 183cm, 체중은 모르지만 꽤 나갈 듯. 45-25-42(인치)의 대단한 글래머. 암살과 전투에 능함.
세이토렌 : 26살의 사반트 후작국 귀족 여자. 기사. 185cm. 체중은 모르지만 꽤 나갈 것으로 예상됨. 44-25-42(인치)의 엘러시아 못 잖은 글래머. 엘러시아의 친구. 사반트에게 붙들려 메조키스트로 길들여져 갔었음.
베로스 : 29살의 평민 남자. 기사. 190cm, 105kg. 건장한 체격. 엘러시아의 남편.
루이페르 : 26살의 귀족 남자. 준남작. 191cm, 108kg. 탄탄한 체격, 세이토렌의 남편.
사반트 : 후작. 34살의 귀족 남자. 188cm, 135kg. 프로레슬러를 연상시키는 몸집의 소유자. 사디스트이자 폭군. 세이르족을 침공하는 과정에서 엘러시아를 사로잡고 학대했음.
멜로디아 : 24살의 사반트 후작국 귀족 여자. 기사. 178cm. 체중은 모르지만 웬만큼 나갈 듯. 38-25-37(인치).
휴난 : 24살의 평민 남자. 184cm, 70kg. 병약한 음유시인.
페르난도 : 43세의 귀족 남자. 180cm, 180kg. 탐관오리.
*****
8.
세이토렌은 재갈이 물려진 채 묶여 있었다.
기름기가 도는 잘 발달된 세이토렌의 발가벗은 육체였다. 엄청나게 크고 탱탱한 유방은 머리 보다도 살짝 컷다. 잘록한 허리 아래로 쫙 퍼진 탱글탱글한 엉덩이도 뒤로 불쑥 튀어나와 있는 것이 매력이 넘쳤다. 백일하에 드러난 세이토렌의 적갈색 싱그럽고 늘씬한 알몸은 어느 곳 하나 빼놓지 않고 음란해보였다. 세이토렌의 두 팔은 쇠사슬에 묶인 채 허공에 들려 몸을 지탱하고 있었고 양다리는 공중에 들린 채 양쪽 기둥에 끝까지 벌려져 묶여 있었다. 보지도 똥구멍도 훤히 들여다보였다. 기름기가 좔좔 도는 세이토렌의 죄많은 몸이었다. 세이토렌의 사타구니 아래에 나무통이 놓여 그녀의 똥오줌을 받아냈다.
이곳은 자이렌성에서 가장 높은 건물 옥상이었다. 높디 높은 탑으로, 산꼭대기조차 탑 밑에 있었다. 세이토렌은 추웠다. 늦가을이었다. 자이렌성은 비교적 남쪽이었지만 그래도 쌀쌀했다.
한 사내가 옥상에 모습을 드러내곤 세이토렌을 향해 미소지었다.
사내는 세이토렌의 뒤로 돌아가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크기도 크고, 모양새도 훌륭하며, 탄탄한 근육이 뭉클뭉클한 살 속에 숨어 있다. 최고의 육질인걸, 렌."
사내는 세이토렌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거듭되는 피학의 경험으로, 세이토렌의 마음은 녹아내려 있었다. 이제는 그게 누구든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의 격류가 휘몰아칠 정도였다. 엘러시아는 세이토렌 앞에서 자신의 발가벗은 마음을 드러내곤 했었다. "난 마음 속 깊숙이 사반트를 사랑해. 그러면서도 증오해." 엘러시아가 좀 더 나약했다면, 엘러시아의 두뇌는 더욱 손쉽게 화학 반응을 일으켜 고통이 쾌락이 되는 단계로 완벽히 접어 들어서 사반트의 뜻이라면 무조건 옳다는 지경이 되었을 것이다.
사내 앞에서는 숨겨야 하는, 음탕한 마음이었다. 세이토렌은 재갈 물린 입술로 한숨을 내질렀다. 세이토렌의 보지는 벌름거렸고, 똥구멍은 실룩였다. 보지도 똥구멍도 무방비였다.
사내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세이토렌의 똥구멍에 자지를 박아넣었다.
세이토렌의 등이 경련했다. 격심한 고통이 똥구멍에서부터 온몸을 타고 흘렀다. 사내는 세이토렌의 탄력 넘치는 엉덩이를 마구 때리면서, 세이토렌의 잘 길들여진 똥구멍을 범했다. 세이토렌의 고통은 심했지만, 사내에겐 부드러우면서도 빡빡했기에 만족스럽기만 했다. 세이토렌은 눈물, 콧물, 침을 분비했다.
한동안 박아댄 뒤 사내는 앞으로 돌아가서 의자 위에 올랐다. 세이토렌의 재갈을 내리고 피똥이 묻은 자지를 들이댓다. 세이토렌은 째진 붉은 빛 눈동자로 사내를 한 번 올려다 보곤 자지를 입에 머금고 빨고 핥았다.
정액이, 뒤이어 오줌이 세이토렌의 위장에 흘러 들어갔다.
사내는 그제서야 세이토렌을 기둥에서 풀어주고는 으스러질듯 껴안았다.
세이토렌은 울음을 터뜨렸다.
"나, 묶여 있는 동안에 많이 외롭고 괴로웠어. 누가 금방이라도 옥상 문을 따볼까 봐 너무나 두려웠어. 루이, 이제 이런 일은 그만 시키면 안 될까?"
사내, 루이페르는 차가운 눈빛으로 세이토렌을 보았다.
"휴난이라는 놈팽이을 침실에까지 들인 주제에. 예쁜 여자와 결혼하면 3년이, 착한 여자와 결혼하면 30년이, 현명한 여자와 결혼하면 3대가 행복하다고들 하지. 난 렌이 현명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지금껏 충심을 바쳐 온 거야. 그런데 그렇지가 못 하더군. 내가 아니면 추방당할 위기에 있다는 걸 알고서도 그 놈팽이를 끌여들었으니, 결코 현명하지 못 해."
"루이..."
"어디 변명해 보시지. 휴난에 관해서."
"휴난은 너무나 노래를 잘 불렀어. 내 마음을 둥둥 뜨게 만들었어. 절름발이인데도 풍파를 헤쳐왔을 그 모습에 연민을 느꼈고, 혹독한 시련을 당하고도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에 경외를 품었지. 난 그를 내 내실에 들였는데 그때 당신이 찾아 왔어. 난 루이에게 그를 숨기고 싶었어. 그래서 침대 밑에 숨겼던 거야."
"착함에 선이 없다면 그건 멍청한 거야. 왜 그런 시인 나부랭이를 침실에 들일 정도로 어리숙한 거지?"
"루이, 당신 같은 멋지고 사려 깊은 남자를 아내로 두고 있는 내가 가난하고 절름발이인 음유시인에게 연민이 아닌 애정을 느낄 수 있을까? 난 휴난과 결코 바람을 피우지 않았어. 그에겐 죄가 없어."
"아직 그를 감옥에 가둬 두기만 했어. 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난 널 버릴 수 밖에 없어. 지금 나는 아버지인 로렌토르 자작의 말을 어기고 렌과 결혼을 유지하고 있어. 렌이 잘 해야 다시 아버님께 인정을 받을 수가 있을 거야. 렌이 잘 처신 못 해서 버려진다면, 렌은 더욱 세상의 힐난을 받게 돼. 장인 어른인 자이렌 자작님도 세이토렌을 더 이상 지켜줄 수 없을 거야. 렌은 머나먼 산골 어딘가로 떠나야겠지. 몬스터가 가득차 있을 텐데 말야."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의 유방을 움켜쥐어서 일으켜 세웠다. 언제부터인가 안 사실이었는데, 세이토렌은 거칠게 다뤄줄 때 더 많고 진한 보짓물로 허벅지를 적셨다. 드래곤 바올의 마법은 여자 마법사들을 통한 시술로 완전히 낫게 한 상태인데도 그러했다.
루이페르의, 전쟁과 훈련으로 단련된 거친 손이 세이토렌의 보지로 쑥 들어왔다.
"질척한걸, 렌."
"루이..."
"요즘엔 좋은 점도 있어. 네가 창녀로만 느껴지는 때가 많아. 그래서인지 창녀촌엔 발길을 끊게 되더군."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을 번쩍 안아 옥상에 설치된 텐트 안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던졌다. 그리고는 덤벼들었다. 루이페르는 이제까지완 다르게 세이토렌을 부드럽게 다루었다. 루이페르의 분이 어느 정도 풀린 듯해 세이토렌의 마음도 낭창낭창하게 풀어졌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의 아름다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갸름한 얼굴선에 째진 붉은빛 눈과 수려한 코와 도톰한 입술이 자리잡고 있는 세이토렌의 얼굴은 기품 있으면서도 색기있게 보였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에게 속삭였다.
"다시 아이를 만들자."
"응, 루이. 나 지금 행복해."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69자세를 취했다. 세이토렌은 루이페르의 불알을 핥으면서 자지를 손으로 쳤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의 사타구니를 벌리고 보지와 똥구멍을 번갈아가면서 게걸스럽게 핥았다. 갖가지 체위로 부부는 사랑을 나누었다. 미끈하고 탱탱한 세이토렌의 육체는 극상의 품질이었다.
보지에 사정하고나서 루이페르는 세이토렌 옆에 앉았다.
루이페르가 가져 온, 양과 질이 훌륭한 도시락과 포도주를 세이토렌은 조곤조곤 먹고 마셨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이 먹고 마시는 걸 지그시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가 직접 싼 거야. 물론 만드는 거야 요리사들이 해줬지만."
세이토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이루어진 풍부한 도시락을 보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게다가 다 한결같이 고급 요리들이었다. 루이페르는 끼니 때마다 이렇게 와서 식사는 꼬박 꼬박 챙겨주고 가곤 했다. 세이토렌은 사치를 즐기는 걸 마다하지는 않았다. 많이 벌고 알맞게 쓰는 걸 세이토렌이 더 중시했기 때문도 있지만, 사반트 후작국의 세계가 매우 물산이 풍족하다는 점도 있었다. 이 땅에 사막은 없었다. 지구에서라면 사막이 있어야 할 위치엔 기름진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딴 곳엔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을 때엔 풍요로운 숲들이 끝없이 펼쳐졌다. 빈부격차가 아닌 경우에 굶어 죽는 경우는 드물었다.
도시락을 다 먹고 나서 세이토렌이 물었다.
"루이, 내가 공식석상에 지난 일주일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텐데 사람들이 뭐라 안 그래?"
"귀족들의 회합에서 렌은 자꾸만 배제되어가는 분위기야. 잘 알잖아? 천민들이랑 뒹군 여자를 귀족들이 끼워주겠어? 웬만한 귀족이라면 모든 회합에서 불참당했을 거야. 그나마 렌 같이 배경이 좋으니까 끼워주는 회합이라도 있는 거지. 렌이 불참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더군."
"루이, 사반트를 무찌르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는 거지?"
"물론. 놈은 내 아이를 죽였어. 힘을 길러서 꼭 복수할 거야."
루이페르는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달 전에는 세이토렌과 엘러시아를 윤간했던 트롤 마을을 800여명의 정예 병력으로 공격해서 70마리의 트롤을 잡아 죽이고 그 힐링 포션을 얻어 큰 몫을 챙긴 바 있었다. 루이페르의 용맹스런 명성은 높아졌다. 또한 루이페르는 그렇게 얻은 힐링포션의 반을 사반트 후작에게 공개적으로 보내서 충성 서약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이토렌도 참가하고 싶어했지만, 영지와 상가를 다스리는데에 만족해야 했다. 세이토렌이 창녀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루이페르 군대에 퍼져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세이토렌이 완전히 매장당하지 않은 것은, 드래곤 바올이 개입한 결과라는 것을 이전부터 말하고 또한 트롤 마을을 멸함으로서 이를 증명했기 때문이었다. 풍요로운 물산 때문에 이 세계에 금욕적인 종교는 없었다.
세이토렌이 말했다.
"사반트에게 복수하려면 혁명의 논리가 필요할텐데, 내가 생각해 둔 게 있어. 모든 생산물을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똑같이 나눠 갖는 것이 어떨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서로를 공평하게 존중하면서 평화롭게 살게 될 거야. 귀족이나 부자는 경영만 하면서도 모든 산물의 권리를 쥐어 왔어.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사람들도 권리를 가져야 해. 무력을 갖춘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의견과 생활을 존중하면서 방패의 역할만 수행하는 거지."
"그렇게 하면 다들 어떻게 살든 똑같은 대접을 받기 때문에 한결같이 게을러지고 말 거야."
"어떤 상황에서든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또한 먹고 살 만큼만 게을러지면 되잖아. 게으름이 잘 못은 아니야. 평화가 잘 못이 아닌 것처럼. 평화는 사악한 존재에 의해 깨지지. 우리 같은 귀족은 몬스터나 도둑이나 적군의 존재에 의해서만 필요성을 긍정받고 있어."
"모든 걸 갖고 싶기에 일하도록, 강력한 무력을 기르도록 체제가 잡힌 이웃에 비해 약해질 수 밖에 없겠군. 렌, 엘이 왜 당했지? 밀림에서 평화롭게 오손도손 살아가던 엘러시아를 똥갈보로 만들어버린 이유가 뭐였지? 렌, 당신이 왜 사반트에게 당했지? 내 아내 세이토렌 폰 로렌토르 부인이 왜 그런 꼴을 당했지? 조용히, 열심히 살아도 사반트는 침략했어. 사반트는 순수한 악의로 세상을 대해. 그 이전에, 저항 못 하는 약자일수록 괴롭히려는 게 인간의 마음이지."
"사반트 같은 인간도 있지만, 자신의 마음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어."
"물론 그렇지. 그러나 사반트 같은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 이웃에 있다면 침공당하게 될 거야. 그런 인간을 뿌리 뽑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그건 불가능해. 그럴 거라면 처음부터 안 하는 편이 낫겠지."
"문무를 겸비하고, 따뜻한 품성을 갖춘 인간을 길러낼 수 있을 거야."
"그건 혁명의 결과지 원인이 될 수는 없어. 무엇 보다도 이 세상은 1만여의 귀족이 몇 백 만의 평민을 도륙할 수가 있어. 소드마스터와 마법사와 몬스터 탓이지. 렌, 당신은 평민과 노예의 힘을 빌어 귀족 체제에 도전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혹여 그 말을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는 말도록 해. 귀족 체제에 대한 도전은 케이라 왕국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되어, 렌은 만리타향에서 실컷 고문당한 뒤에 죽게 될 거야."
"나도 그게 가장 큰 죄인 걸 알고 있어."
세이토렌은 몸을 떨었다. 귀족 체제에 덤벼들면, 사반트 후작국의 종주국인 케이라 왕국까지 끌려가서 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 사반트 후작국에서 일단 눈을 뽑히고 코를 베이고 귀와 혀와 성대와 유방과 궁둥이를 잘리운 다음 몬스터들에게 윤간당하게 된다. 그런 뒤 케이라 왕국에 끌려가서 받는 벌은, 손끝과 발끝부터 온몸의 살을 천천히 뜯어내어 먹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특별한 의학기구에 연결당해 머리와 내장만 남긴 다음 똥오줌으로 키워지는 공중변기가 되는 것이 그 형벌이었다. 내장만 남은 공중변기가 된 뒤엔 얼마못가 스트레스로 말라 죽기 마련이었다.
세이토렌이 말했다.
"그런 무서운 형벌을 받는 건 옳지 않아."
"물론 그건 사악하지. 그런 걸 옳지 않다고 여기는 렌의 감수성을 난 좋아해. 다만 그것이 선을 넘을 때 내가 간섭할 뿐이지. 렌이 좀 더 똑똑하게 행동해야 해. 가뜩이나 넌 위험한 상태야."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의 엉덩이를 때리고는 일어섰다.
세이토렌도 따라 일어났다. 강력한 가문의 안주인이자 사업가로서 세이토렌은 임금을 딴 귀족들 보다 많이 지불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이토렌은 인간적으로 하인들을 대했고, 금전을 포함해서 일정한 도움을 주는 걸 좋아했으며, 자신의 책무에 충실했다. 이 점은 자이렌 자작가의 가풍이기도 했다. 세이토렌과 루이페르가 지금 자이렌성에 머물고 있는 점도 이 때문일 것이다. 자이렌 자작가는 평민들에 대한 복지에 예전 보다는 신경을 덜 쓰고 있었으나, 여전히 돕는 점이 있었다.
루이페르가 어릴 적에, 루이페르는 세이토렌과 교류하면서 자이렌 자작가의 그런 가풍에 선망을 가졌다. 당시 자이렌 자작은 아직 남작이었다. 루이페르는 아버지 로렌토르 자작에게 우리도 그렇게 하면 어떠느냐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때 로렌토르 자작은 말했다.
"자이렌이 아직 남작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남을 돕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 남을 돕는다고 그 상대가 반드시 나아지란 법은 없으며, 돕는다 해도 보답이 반드시 돌아온다고 할 수도 없다. 오직 자신의 강점을 개발하는 것만이 사반트 후작국에서 살아남는 보다 나은 길일 것이다. 그런 생각 하려면 칼질 한 번 더하고, 책 한 줄 더 읽어라."
세이토렌이 말했다.
"나, 옥상에서 내려보내 줄 거야?"
루이페르는 세이토렌과 혀를 섞었다. 그리곤 말했다.
"안 돼. 저 기둥에 메달려서 좀 더 생각을 하라고.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곰곰히 따져 봐."
루이페르는 다시 기둥에 세이토렌을 묶었다. 재갈을 물리고 나서 세이토렌의 보지를 손으로 쑤시고는 탁탁 쳤다. 그리곤 말했다.
"렌, 귀족인 당신이 어떻게 평민과 노예 중심인 철학을 갖게 되었는지가 궁금하기 짝이 없어. 아무래도 휴난 그 놈 탓이겠지."
세이토렌이 재갈을 문 채 웁웁거렸다. 루이페르가 말을 이었다.
"휴난에게 마음을 가진 것 만큼 넌 괴로울 거야. 그걸 짐작하면서 마음 졸이도록 해. 난 상당한 질투심을 느끼고 있어."
루이페르는 옥상의 문을 닫아 걸었다. 다시 세이토렌은 가장 높은 탑 꼭대기에서 혼자가 되었다. 이렇게 자신을 취급해도, 세이토렌은 루이페르를 사랑했다.
루이페르는 금방 돌아왔다.
여기사의 평소 복장이 그의 억센 손에 들려 있었다. 루이페르는 세이토렌을 풀어주었다. 세이토렌은 여기사 평상복을 입었다.
"나 내려가는 거야? 기뻐."
"렌, 기뻐하긴 일러. 휴난과 대질 심문을 하려는 거니까."
세이토렌은 루이페르의 목을 감아쥐고 키스를 퍼부었다.
"내려가니까 좋아, 루이."
루이페르는 웃음지었다. 세이토렌의 허리를 감아쥐었다. 사랑스러운 여자였지만, 현실에서 세이토렌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걸 각인시켜 놓을 필요가 있었고, 루이페르 자신의 성질도 충족시켜야 했으며, 손상된 자신의 믿음과 그에 따른 재산과 권력의 분포에 관해서도 신경쓰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휴난을 입막음해야 했다. 이렇게 해두지 않으면, 세이토렌은 귀족 사회에 다시는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이다.
세이토렌이 루이페르의 귓볼을 살짝 물더니 말했다.
"내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 사반트 후작 같은 행동이 다시 이 땅에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한 거야. 그 작자가 너무나 혐오스럽다고."
마지막에 세이토렌의 말꼬리는 격하게 상승했다. 사반트 후작에 대한 증오가 묻어나 있었다. 사반트 후작의 윤간에 복종했던 건 후작을 죽일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 루이페르가 답했다.
"너무 오지랍이 넓군. 사반트 후작을 너무 증오한 나머지 그의 행동 자체를 지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고. 사반트를 죽이고 우리는 안전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매우 어려운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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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는 엄청나게 살찐 뚱보였고 탐욕스러웠다.
막대한 돈을 지닌 성공한 상인이기도 했다. 페르난도는 몰락 귀족으로 태어났고, 작위는 없었다. 하지만 이젠 상관없었다. 작위를 돈으로 샀기 때문이었다. 요절한 아버지를 둔 그는 자신의 자수성가에 엄청난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페르난도는 개인적인 무력이 없었다. 하지만 페르난도는 돈의 힘으로 무력을 매수하고 분열시켜 조종했다.
페르난도는 민주주의를 알고 있는 인간이었다. 민주주의는 부르주아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정치 권력에게 맘대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안해내고 있는 사상이었다. 그에 따른 여러 방법론이 논의되고 있었지만, 페르난도는 현실성이 없다고 보았다. 아무튼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자본 계급이 무력 집단을 통제하고 분열시켜 돈으로 지배하여 묶어 놓는 형태가 될 것으로 페르난도는 예상했다. 하지만 사반트 후작의 시대는 검과 마법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기에 페르난도는 이것이 한낱 어설픈 이상임을 잘 알았다.
루이페르가 트롤을 토벌하는 동안, 페르난도는 미트란 토후국에 빚 독촉을 했다. 미트란 준남작의 실책과 사치로 미트란 토후국은 막대한 빚을 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그리드 도적떼는 사반트에게 토멸되었지만 그 전쟁의 여파로 미트란 토후국은 완전히 황폐해져 있었다.
마지막 승부수로 미트란 준남작은 딸과 아내를 사반트 후작에게 바친 바 있었다. 그러나 사반트 후작에겐 자비가 없었다. 사반트 후작은 페르난도가 채권을 집행하는데 군대를 빌려줬다. 미트란 준남작가의 모든 남자는 처형되었고 모든 여자는 노예로 팔렸다. 사반트는 미트란 토후국을 멸한 뒤 뇌물을 받고 벵젠에게 넘겼다. 페르난도에게는 뇌물을 받고 세이르족의 옛 영토의 개척권의 일부를 맡겼다.
그래도 아무도 사반트 후작에게 뭐라 하지 않았다. 경쟁하다가 망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다. 강함을 증명하지 못 하면 몰락하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귀족들은 약자로 전락해버린 가문은 대체로 경멸했다.
페르난도는 꿈에도 그리던 준남작이 되어 있었다. 페르난도 폰 세이르가 그의 작위였다.
그리고 미트란 토후국의 영애 멜로디아는 페르난도의 것이었다. 멜로디아는 늘씬하고 매력적인 젊음을 물씬 풍기는 계집이었다.
"펠님, 제가 맛있지 않나요?"
"그래, 네 년은 맛있어."
멜로디아는 증류주를 폭탄주로 마시면서 페르난도의 살 속에 묻힌 자지와 똥구멍을 열심히 핥고 빨았다. 멜로디아를 통해 귀족 취향의 성노예라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서 페르난도는 멜로디아를 총애했다. 멜로디아의 어머니는 한동안 멜로디아의 몸종으로 지냈고 때때로 페르난도를 유혹하려고 애썼다. 멜로디아 모녀 지간에 싸움이 잦았고, 페르난도와 공모해서 멜로디아는 어머니를 창녀촌에 팔아먹었다. 창녀촌에 끌려가기 직전에 멜로디아의 어머니는 자살했다.
페르난도는 멜로디아의 어머니를 삶아서 멜로디아에게 먹였다. 페르난도가 물었다.
"네 년 어미의 살이 맛있냐?"
"그럼요. 뼛국까지 마실 수 있는 걸요. 자신을 추스리지 못 하는 계집 따위 얼마든지 죽여야죠. 열심히 일할테니 뭐든지 시켜만 주세요."
페르난도는 의심이 많아서 아직 독신이었다. 그런 그를 구워 삶기 위해 많은 여자가 몰려들었다. 멜로디아는 낮 동안에는 변기처럼 생긴 페르난도의 의자 아래에서 자지나 똥구멍에 입술을 대고 혀를 사용하여 똥오줌을 마시고 먹었고, 밤에는 깨끗이 씼은 뒤 페르난도에게 엉겨붙었다. 페르난도가 시킨 것이었고, 멜로디아가 원했던 일이었다.
페르난도는 사반트 후작국의 악질 귀족들이 흔히 그렇게 하듯이, 노예로 하여금 똥오줌을 먹고 마시게 한 뒤 오줌구멍이나 똥구멍에 종이를 대어 오물이 묻어 나오면 노예의 목을 쳤다. 풍부하게 공급되는 노예들은 세이르족과 쟈테이족 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귀족 취향의 온갖 악취미들을 멜로디아는 페르난도에게 가르쳤다. 페르난도는 오랫동안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돈을 모으기 위해 해온 데다가 몰락 귀족 출신이라 그런 악취미들을 모르고 있었다. 페르난도는 멜로디아에게 빠져들었다. 멜로디아로서는 이 생활이 좋아 견딜 수 없었다. 페르난도의 똥만 잘 먹으면 온갖 사치를 원없이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페르난도는 사업수완이 아주 좋았다. 더욱이 멜로디아에게 사치를 집중하고 있었다.
물론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페르난도를 노예로 만들어서 단물만 빨아먹는 것이 더욱 좋은 삶이지 않은가. 멜로디아는 페르난도를 노렸다.
근육질이 아닌 페르난도는 쉽게 지치곤 했다. 때문에 페르난도는 흑인 노예들로 하여금 멜로디아를 윤간하게 하고 다른 성노예에게 자지를 빨리는 걸 즐기기도 했다. 새하얀 살결이 온통 붉게 달아오를만큼 멜로디아를 채찍으로 때리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개, 돼지, 말, 오크, 오우거 등으로 멜로디아를 돌림빵하기도 했다. 멜로디아는 자주 애를 뱄고, 그때마다 낙태시켰다.
그런 페르난도 폰 세이르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옛 세이르족 땅에 베로스와 엘러시아는 여장을 풀었다. 사람들의 소문을 들었다.
며칠 뒤 한 뜰에서 베로스는 전우들과 창술 연마를 하면서 기다렸다.
엘러시아는 창을 쥔 채 초조한지 손톱을 연신 깨물었다.
세이르족 여자 몇 사람과 함께 한 소녀가 뜰에 들어섰다. 눈을 깜빡이는 아이였는데 건강 상태는 좋아보였다. 엘러시아는 금화 주머니를 그녀들에게 던졌다. 여자들이 소녀를 보냈다. 이제 여자들은 무거운 의무에서 벗어났다.
엘러시아는 금새 소녀를 알아 보았다. 눈물이 터져나와 볼과 턱을 적셨고 콧물도 흘러내렸다.
"데비야."
"엄마야? 엄마 맞지?"
데비의 마음 속에 있는 엄마의 모습과 엘러시아는 그리 달라져 있지 않았다.
10년만에 모녀가 상봉하는 순간이었다. 엘러시아가 16살에 낳은 첫 딸이었다. 둘째도 딸이었는데, 죽었다고 했다. 엘러시아는 오열했다.
데비가 씩씩해보여서 엘러시아는 기뻤다.
"이 아이를 지킬 수 있으면 좋겠어."
베로스는 달려가 엘러시아와 데비를 꼭 안았다.
그 길로 마차를 달려 베로스와 엘러시아는 데비를 데리고 자이렌성에 들어갔다. 페르난도에게 짖밟히고 있는 세이르족들은 여전히 엘러시아를 증오하고 있었고, 페르난도는 탐관오리였다.
엘러시아는 데비에게 셋째 딸이자 베로스와의 딸인 2살 난 미리암을 소개했다. 미리암은 잘 크고 있었다.
세이토렌은 그때 다시 돼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사반트 후작에게 윤간당한 뒤 풀려나서부터 있었던 일이었다. 세이토렌은 한 창고를 깨끗하게 비우고 그 방에 돼지를 묶어 가두게 했다. 넓은 창고였다. 주변에 사람을 물리고 세이토렌은 돼지와 단 둘이 섰다.
세이토렌은 곤봉을 들었다. 돼지를 늘씬하게 두들겨 패고, 망치를 휘둘러 돼지의 머리를 갈겼다. 돼지가 축 늘어지면, 롱 소드를 휘둘러 단칼에 돼지의 목을 날렸다. 그런 뒤엔 사람을 불러 돼지를 요리하게 했다.
사반트 후작에게 윤간당한 직후엔 하루에 한마리 꼴로 돼지를 죽였다. 돼지를 때릴 때마다, 돼지의 목을 날릴 때마다 세이토렌은 사반트!라고 비명을 지르면서 울었다.
한동안 돼지를 죽이지 않은 때도 있었다. 하지만 드래곤 바올에게 신체개조를 당하고 윤간당하고 풀려난 뒤부턴 또다시 돼지들을 살해했다.
세이토렌이 좀 더 악독했다면, 사람을 죽였을 것이다. 세이토렌에겐 그럴 수 있는 권력이 있었다. 그러나 세이토렌은 돼지를 죽여 분풀이를 했고 죄책감은 없었다. 만약 인간이 동물을 먹지 않는다면, 같은 인간을 잡아 먹게 될 거라는 사실을 세이토렌은 어느 정도 이해했다. 사람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일인 것이다.
그렇게 돼지 한마리를 또 죽인 뒤 세이토렌은 바닥에 침을 뱉었다.
답답한 가슴이 조금은 시원해졌다.
엘러시아는 같은 경우에 술독에 빠졌고, 섹스에 몰두했으며, 자살을 시도했다. 세이토렌은 어디에도 빠지기 싫었다. 루이페르를 다시 만난 이상 살아야 한다고 세이토렌은 되뇌었다. 그러려면 아직은 사흘에 한 번씩은 돼지를 죽여야 할 것이다.
세이토렌은 감옥으로 휴난을 만나러갔다. 휴난은 세이토렌과 대질심문을 한 뒤 내실침범죄로 감옥에 갇혀 있는 중이었다. 루이페르는 휴난을 별 볼 일 없는 남자로 보았고, 또한 세이토렌을 믿었기에 내년까지 감옥에 가두는 것으로 처분했다. 휴난에게 대접은 잘 해주고 있었고 음식도 괜찮았다.
휴난은 세이토렌에게 성량이 풍부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시가를 들려주었다. 세이토렌은 작게 박수를 쳤다.
"아주 좋군요. 당신은 섬세한 사람이예요."
"제가 부인께 혁명철학을 이야기했는데도 절 죽이지 않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능하다면, 당신과 루이페르를 함께 남편으로 삼고 싶어요. 문인의 온화함과 혁명 정신을 느끼고 싶은 때엔 당신과, 무인의 강직함과 귀족적 강인함을 누리고 싶을 때엔 루이페르와 지내고 싶어요. 하지만 외도해서는 안 되는 일이겠죠."
"절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만, 저 또한 하고 싶은 일이 많고 나름대로 책임지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전 언젠가는 부인의 적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 절름발이는 곳곳에서 평민들을 선동해서 귀족을 향해 무기를 들게 할 것입니다."
"이 이후로 내가 직접 나서서 휴난을 볼 일은 없을 거예요. 어쩌면 내가 휴난의 목을 쳐야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지금 난 휴난의 정액을 마시고 싶어요. 그래도 될까요?"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세이토렌은 휴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정성껏 자지를 빨고 핥아 정액을 받아 먹었다. 그리고는 손수건으로 입술을 닦고 뒤이어 휴난의 자지를 닦아주고는 일어섰다.
"이 일 절대 말씀하지 마세요. 당신은 꽤나 음란한 허풍쟁이니까, 그걸 빌미로 휴난을 모함할 수 밖에 없어요. 죽여야할지도 모르죠."
"예, 부인."
세이토렌에게 휴난은 큰절을 올렸다. 세이토렌이 사라지자 휴난은 세상에 가득찼던 빛이 사그라드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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