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방중청년(2) -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어찌 괴롭지 아니한가-
하아; 간만에 쓰게 되서 죄송합니다.
대학생인지라 시험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중간, 기말 땡 이면 쉽겠는데 기말 몇주 전부터 5일간격으로 시험이 하나씩....
비축분이 있긴 하지만 거의 요리재료 손질한 정도라서 조리하고 양념 뿌리려면 좀 손질을 해야 되거든요...
아마 6월 20일 까지는 3편을 못올릴 듯 합니다(지금 이것도 좀 무리하는 거라서 ㅠㅜ 봐주세요;;;)
어쨌든, 이야기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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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한옥 안
현 상황은 치열한 기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쪽은 정정해 보이는...을 넘어서 애초에 노인같이 보이지도 않는 초인이고
다른 한쪽은 차분하다 못해 가라앉아있는 아이였다.
그 둘은 눈을 마주치고 있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소년쪽은 단정하게 눈을 바닥쪽으로 내리 깔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둘 사이에는 숨막힐 듯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노인, 아니 사내의 입이 열렸다.
"…훌륭하구나! 그 나이에 그런 참을성을 가지기가 쉽지 않은 일이거늘... 과연 니 애미가 자랑할 만도 하다!"
그는 그러면서 나지막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쩌라구요."
손주의 심정은 모른채.
사실 그로서는 좀 난감했다.
그가 아무리 조숙하기로서니 이제 겨우 한글을 떼었던 것 뿐 아닌가.
(물론 빨리 떼기는 했지만)
사실 이틀니의 "너의 투쟁"을 읽기는 했지만 글자 하나하나를 표음문자의 특성에 의거하여 읽어내려갔을 뿐이지
그 안에 담겨진 심오한 뜻(바퀴벌레를 박멸하자 등등)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였던 것이다.
그런 그로서는 자신을 천재정도로 생각하는 이 눈앞의 노친네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아니, 애초에 부담이라는 용어를 모르지만,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이 껄쩍지근한 기분을 느꼈다는게 정확하리라.
결국, 그는 사내를 쳐다보았다. 다음과 같은 뜻을 담아서
"대체 원하시는게 뭡니까? 네?"
그 눈빛을 빤-히 바라보던 사내.
갑자기
"크하하하하하하핫!!!!"
웃음을 터트리는데….
"……."
그로서는 심히 당혹스러울 따름.
생각해보라.
할아버지가 갑자기 단독면담 하자고 불러내서는 가만히 세워놓았다가 투정좀 부리니까 미친듯이 웃고있다고.
만약 그런 상황을 겪는다면 손주의 기분이 어떠하곘는가?
그는 그저 멍해졌을 뿐.
그렇게 한참을 웃던 사내는 그에게 다가와서 어깨를 탁탁 치며 이렇게 말하는게 아닌가!
"그래! 사내라면 무릇 자신의 심경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게야!! 암!"
아무래도... 첫인상이 엄청 잘 보였던 모양이다.
이미 깍지가 씌인 상태인 것이다.
그리고 사내가 그에게 말했다.
"얘야... 진짜 사나이가 되어보지 않으련??"
"……."
그는 솔직히 "야뇨. 그냥 살래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억.
들어오기 전 그의 어머니가 그를 불러내서는 신신당부를 했었다.
"우리 아들~ 할아버지가 뭐라고 하시면 무조건 따르겠다고 해. 알았지? 꼭이다? 약속~"
"……."
이쯤 되니 그저 참담할 따름.
4살의 정신연령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감정이지만 느껴지는것은 왜일까.
"하아- 난 불행해...."
그는, 4살에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정확히는 애늙은이.
그런 그의 상념을 깨는 소리가 있었다.
"싫으냐?"
다정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그러나 누가 보면 호통치는 줄 알 것 같은 목소리.
그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아닙니다! 사나이가 되겠습니다!"
그의 외침에-
"오오오오옷!!! 쯔쁘쯔쁘!!!! 조상님이시여! 드디어 전인을 찾았습니다 기뻐해 주십시오 어쩌구 저쩌구…"
곰한마리가 포효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한가지를 깨달음을 얻었다.
"곰은 쯔쁘쯔쁘하고 우는구나..."
그리고 다음날.
"아아!"
그의 절규가 터져나왔다.
"어허! 사내가 될려면 거쳐야 할 과정이니라!"
사내의 엄정한 호통
그는 그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살려주세요"라는 눈망울로.
그의 어머니는 바라보았다.
"날 좀 살려주렴"이라는 눈망울로.
그의 어머니에게는 트라우마가 있었다.
어렸을 적, 종친회에서 천방지축으로 까불다가 저 레전드 할아버지에게 포풍같이 볼기를 맞은 기억이.
이미, 반항은 무의미했다.
게다가, 할아버지 가라사대
"이것만 다하면 1급이니라!"라는 장담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 말에 넘어간지 오래였다.
"그래, 이번에 좀 괴로우면 앞으로 살아가며 도움이 될거야. 이건 다 저 아이를 위한거라구!"
좋은 자기합리화.
결국, 그는 붙들려서 한자를 배울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갑골문 전서에서 초서의 난잡한 글씨까지.
"대체 사내란건 뭐길래 이런거까지 하면서 배워야 하는건데?"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간은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 했던가.
어느덧 그가 7살.
그는 이미 한자공부를 마스터하고 유치원도 졸업한 상태다.
다만, 그가 유치원을 졸업했는가의 여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문제가 있을 뿐.
"……."
그는 사실 그점에 대해 별 생각 없었다.
친구가 없어도. 다가오는 사람 없어도.
유치원 교사가 소풍차에 자신이 탔는지 모르고 그냥 출발시켰어도.
심지어 다녀와서도 몰랐어도.
게다가 유치원 안에서도 그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해도.
그의 몫의 간식을 마련하지 않아도! 그래서 매번 따로 달라고 해서 무의식중에 "어"하며 주는걸 타먹어도!
졸업날에 아무도 그가 졸업장을 받는다는걸 인지 하지 못했어도! 단상에 나가 받았는데 누구도 박수를 치지 않았어도!
심지어 주는 교사조차 1년 넘게 같이 지낸 그에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돈 거슬러 주듯이 졸업장을 주었다 해도!!!!
그는 불만 없었다.
아니, 이미 체념이라는 것을 배운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그에게 남은건 책, 책, 책. 그리고 할아버지가 전수한 소위 "무공"
그의 할아버지가 그에게 전수한 것은 확실히 책 읽는데 유용했다.
몸을 놀릴 때에도.
그는 그때를 떠올렸다.
그날은 한자를 다 끝낸 날이였다.
"흐음... 확실히 대단하구나. 나도 5년은 걸린 일이거늘...."
그는 2년만에 공부를 끝냈다.
원래 이 나이때의 아이들은 주 언어가 없어서 습득을 잘 하는 점도 있기는 했지만, 빠르긴 빠른 진도였다.
그의 할아버지, 즉 사내는 만족하며 본론을 꺼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네가 배울 것에 대해 알려주마!"
"……."
그는 바닥이 내려앉는다는 표현의 의미를 깨달았다.
"뭐야. 이게 끝이 아니였네?"
좌절.
그런 그의 상태는 신경쓰지 않고 사내는 말을 이었다.
갑자기 진중하게. 어울리지 않게 무게를 잡아서.
"자. 나는 극마선류(極魔仙流)본맥 20번째 수행자의 신분을 가지는 사람이다! 너는 21번째 수행자가 될 의향이 있느냐?"
"……."
이건 뭔가. 뜬금없이.
"없다고 할까?"
아니다. 그럼 안된다.
그러면 지난 2년간 배운건 뭐가 되느냔 말이다.
아직 뭣도 모르는 나이지만 그는 그 생각을 떠올리자 분개가 솟구쳐 올랐다.
그래서 외쳤다.
"예!! 꼭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훗날 두고두고 그 결정을 후회했다.
여하튼, 사내는 말을 이었다.
"우리는 배달민족의 자랑스러운 후예들, 저 되놈들의 구배따윈 필요없다. 다만, 우리의 뿌리에 관해서는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며 한편의 긴 이야기를 꺼냈다.
대략 끝도 없는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피우던 시절보다 쬐끔 더 올라가서(실제 연초에 맛들린 영물 이야기이다.
영물기행열전 외전에 나오는 녀석인데, 무림력 765년이라니까 으음... 기원전 2035년정도 이야기이다?)
황제랑 치우랑 PK뜨던 시절 이야기.
그때는 천문이 많이 열려서, 신과 인간세계의 구분이 희미했다.
봉신연의에 나온것만큼 난장판 때만큼은 아니지만서도 여전히 비슷할 정도의 상황.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흔히 알고있는 치우단군이 아닌 진짜 황제 VS 치우의 격돌의 시대에는 세계가 혼란했고
마계 역시 가까워서 마기가 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던 시대였다.
이에 따라 본래의 자연의 기 외에도 마기를 다루는 방법, 혹은 자연의 기를 변화시켜 파괴력 높은 마기로 변환하려는
노력이 성행했다.
그와중에, 한 슈퍼 킹왕짱 울트라 초절정 천재 미녀 무인이 그 방법을 발견하고 기초를 확립하는데, 그것이
극마선문의 시작이였다.
마(魔)로서 선(仙)에 오른다는 기치로 내려온 극마선문은
조선 특유의 가치와는 매번 충돌했고(중국에서는 마 역시 하나의 세력이였지만, 조선은 거의 0.01%의 극소수였다)
결국 1인전승의 원칙이 거의 확실시되어 내려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魔)에 입각하여 수련한다. 알겠나?"
"예."
알리가 있나. 그저 대답할뿐.
그러나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사내는 그저 흐뭇해 하며 말을 이었다.
"흐흠. 우리 선문의 심공에는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첫 조사님의 특성과 관련이 깊다."
이 대목에서 그는 묘하게 분노에 차있는 사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의 심법은 벽을 통과할 때마다 음양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음양을 이루고, 내공이라는 것으로 조절이 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자는 양,
여자는 음의 성질을 조금 더 띄게 될 수 밖에 없다."
"예. 그렇군요"
그는 뭣도 모르며 맞장구 쳐 주었다.
"그러나! 우리 극마선문의 심법은 깨달음으로 정신의 단계를 넘고! 음양화합으로 이루어진 완전조화로 육신과 기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고절하다 못해 고금 제일의 심법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자랑스럽지 않느냐?"
"예... 그런데..."
"그런데?"
"…심법이 뭐죠? 내공은요?"
"……."
휘잉~
찬바람이 불었다. 문이 닫혔음에도.
잠시 뒤.
"험험. 그건 내일 이야기 하자꾸나. 어이구 덥네...험험. 가보거라."
"예."
그는 그 단어들이 무엇을 뜻할까 고민하며 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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