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삼총사 #22 달타냥의 집찾기3
에밀레앙은 정문 근처에서 헤어졌다.
"그럼 내일보자. 달타냥. 같이 놀러가기로 한 거 잊지마~!"
소년는 헤어지기 전 달타냥에게 기대해도 좋다며 즐거운 얼굴로 달려갔다.
"후우~!"
에밀레앙과 헤어져 포르토스가 기다리고 있을 정문으로 향하며 달타냥은 복잡한 심정에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안타깝게도 그녀의 머리 속엔 에밀레앙과의 약속은 금세 잊혀졌다..
그녀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약혼녀인 미네르바에 대한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아~ 내일부터 미네르바 대장님을 어떻게 보지?)
갑작스런 충동에 그녀에게 키스를 할 뻔한 걸 생각하며 달타냥은 울상을 지었다.
언제나 강하고 쿨한 모습을 보여주던 미네르바가 그렇게 나약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놀라웠다.
하지만 그 덕분에 그녀와 사이가 서먹하게 된 것은 최악이었다.
(정말이지 빨리 남자로 돌아가야지 안 그러면 미쳐버릴 것 같아.)
달타냥은 여자의 몸에 남자의 정신을 가진 현재 상태가 너무나 불안했다.
하루라도 빨리 남자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미네르바에게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여어, 달타냥!"
그렇게 정신없이 길을 걸은 탓에 달타냥은 어느 새 포르토스가 기다리고 있는 정문 앞에 서있었다.
"어서와. 이제 볼 일은 다 끝낸거야? 오늘 일은 힘들지 않았고?"
남의 속도 모르고 포르토스는 반가운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그는 달타냥의 어깨를 와락 안아 자신의 품에 안아주었다.
-끄덕
달타냥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날 따라오도록 해. 빨리 집을 보러 가자."
포르토스의 안내를 받은 달타냥은 총사대 본부 근처에 있는 집을 소개받았다.
"이곳은 전에 내가 신세를 진 적이 있는 보나시외라는 분의 집이야. 이 주변에서 가장 가격이 싸면서도 총사대 본부와도 가깝지."
"...."
달타냥은 자신을 위해 하루종일 발품을 한 것 같은 포르토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의 망토는 먼지로 더럽혀져 있었고, 신발도 약간 헤진 것이 평소 멋내기를 좋아하는 그가 얼마나 열심히 발품을 했는지를 둔감한 그녀라도 눈치챌 수 있었다.
"...고마워요. 포르토스. 정말 여러가지로요."
달타냥은 한없는 호의를 보내주는 포르토스가 고마워져서 말했다.
파리로 와서 의지할데 없는 그녀에게 단연 도움을 많이 주는 사람은 포르토스였다.
순결을 빼앗아간 나쁜 사람이지만 그것만 아니라면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같은 남자라는 걸 알면서도 자연스레 관심이 갈 정도로 말이다.
"뭘 이정도 가지고."
포르토스는 괜찮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달타냥을 위해서라면 심장이라도 꺼내줄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두근!
달타냥은그런 걸 느꼈기에 고마움과 설렘을 느꼈다.
미네르바 때문에 방금 전까지 가슴 떨려했는데, 이젠 포르토스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려하자 그런 변덕스러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하아...어쩌지...)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자기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복잡한 마음에 얼굴이 어두워졌다.
"어때, 마음에 들어?"
포르토스는 방을 가르키며 물었다.
둔감하긴 달타냥 저리가라할 정도였다.
(내가 자기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것도 알지 못하구...바보...)
괜히 심통이 난 달타냥은 뾰루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게 집이 싫어서인 줄로만 안 포르토스는 당황해서 말했다.
"왜 그래? 혹시라도 마음에 안 드는 점이라도 있어? 하긴 조금 방이 좁긴 하지만 이건 2개가 하나 가격이라 종복인 프랑슈와 같이 살기엔 딱 좋을 것 같았는데..."
어쩔 줄 몰라 버벅이며 애써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귀여워서 달타냥은 실소하고 말았다.
"풋~!"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우스웠다.
그의 모습에 가슴 한 켠이 따스해졌다.
"그런게 아니에요. 포르토스."
"그럼 가격때문이야?"
"그런 게 아니래두요."
달타냥은 포르토스의 가슴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고는 대답했다.
살짝 눈물을 글썽이며 도리질하는 달타냥때문에 포르토스는 어쩔 줄 모르고 주저했다.
"정말 고마워요. 포르토스."
달타냥은 듬직한 곰 같은 포르토스의 몸을 꼬옥 안아주며서 말했다.
"당신을 알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달타냥은 복잡한 심정을 숨기며 감사의 말을 했다.
빈 말이 아니라 정말 집은 마음에 들었다.
총사대 본부와도 가깝고, 가격까지 싸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은 구하기 힘드리라.
달타냥은 이 집으로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기분 전환도 할 겸 축하하기 위해 술 좀 마시지 않을래?"
포르토스는 달타냥이 마음에 들어하자 기쁜 듯이 웃어보이며 제안을 했다.
그의 손에는 어느 새 준비했는지 고급스러워 보이는 술병이 들려있었다.
아무래도 달타냥이 좋다고 하면 축하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그건...."
달타냥은 술 때문에 2번이나 안 좋은 꼴을 당했기에 주저했다.
(술은 안되는데...)
하지만 포르토스가 병을 따자 향기로운 술내음에 목젖이 절로 꿀꺽 삼켜졌다.
(꿀꺽~, 그, 그래도 조금만이라면 상관없겠지 않을까...?)
달타냥은 갈등했다.
한 모금이라도 맛보고 싶은 충동이 들어왔다.
-스릅~!
침이 절로 입안에 고였다.
한번 쭈욱 들이키고 싶었다.
맛을 보고 싶었다.
저 정도 향기로운 술이라면 맛도 굉장할 것 같았다.
(아, 안돼...그러다가 또 포르토스에게 안기면 어쩌려구.)
그래도 학습능력은 있는지 달타냥은 자신의 욕망을 애써 눌렀다.
그녀는 한번 술을 입에 대면 인사불성할 때까지 마시게 되는 자신의 술버릇을 알기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설마 이럴려고 그렇게 열심히 집을 찾은 것일까?)
왠지 포르토스의 의도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약간의 배신감이 들어왔다.
그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격해서 그렇게 고마워 했는데, 의심이 생긱자 그런 고마움이 반으로 반감되고 말았다.
"왜 그래? 이거 정말 좋은 술이야. 정말 고급스런 술이라구."
포르토스는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 술은 대단히 좋은 술인 것 같았다.
향기로운 내음이 코를 간지르자 달타냥은 머리가 멍해졌다.
"안 마실거면 나 혼자만 마신다?"
포르토스는 달타냥의 눈치를 보며 잔을 들이켰다.
-꿀꺽!
맛있게 들이키는 그의 모습을 보며 달타냥은 갈등했다.
그녀의 갈등을 훔쳐보던 포르토스는 희미하게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마시고 싶지?"
-움찔!
포르토스는 달타냥을 달랬다.
그의 유혹에 달타냥은 몸을 움찔거렸으나 마음은 조금 움직였다.
"오늘은 네가 살 집을 찾은 기분좋은 날이잖아. 이럴 때 마셔야지 언제 또 마시겠어."
(그렇겠지? 축하는 자리에서 술이 빠지면 안되겠지?)
달타냥은 자신도 모르게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고 있었다.
어지간히도 술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꿀꺽
다시금 그녀의 목저울이 울었다.
더이상 충동을 참기 힘들어졌다.
딱 한 모금만 들이키고 싶었다.
"후우, 아직도 갈등이냐."
이 정도까지 유혹했음에도 주저하는 달타냥의 모습에 포르토스는 자신의 입에 술을 머금은 뒤 다가섰다.
"아앗!? 포, 포르토스..! 무슨...?"
위기를 느낀 달타냥이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포르토스는 달타냥이 도망 못 가게 붙들어맨 다음, 입술을 마주 대왔다.
"으읍...!"
포르토스가 키스를 해오자 달타냥은 어쩔 수 없이 술을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주먹으로 포르토스의 가슴을 두드리며 저항을 해보았지만, 그의 탄탄한 몸을 밀칠 수는 없었다.
-꿀꺽 꿀꺽
달콤한 술이 입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씁쓸한 알콜의 맛이 혀 끝을 자극했다.
"아아..."
달타냥은 입 대 입으로 전해주는 술을 바둥거리면서 마셔야 했다.
"후아~"
술을 다 마셔 막혔던 입이 떨어지자 달타냥은 심호흡을 했다.
그녀의 얼굴은 어느덧 붉어져 있었다.
그게 술 때문인지 아니면 호흡이 부족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포르토스!"
그의 난폭한 행동에 화가 난 달타냥이 도끼눈을 한 채로 노려보았다.
"미안 미안. 주저하는 네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말야. 그래도 이렇게 입 대 입으로 술을 마시는 것도 꽤 좋지 않아?"
전혀 반성한 모습 없이 포르토스가 말했다.
그의 능글맞은 모습에 허탈감을 느낀 달타냥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하지만 포르토스가 장담한 대로 술은 고급스럽고 맛있었다.
달타냥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포르토스는 그런 소녀의 모습을 보며 웃어보이며 다시 한번 입에 술을 머금었다.
"자, 잠깐만요. 포르토스. 그냥 제가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실께요."
"안돼. 오늘은 집을 찾아준 보상으로 입으로만 술마시기야."
막무가내인 포르토스의 요구 때문에 달타냥은 그 후 수십차례나 입으로 받아마셔야 했다.
"하아...하아..."
술이 잔뜩 들어가자 머리가 멍했다.
알콜향에 취해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쪼옥, 쪽, 할짝, 할짝~!
포르토스의 입술과 혀가 입안을 유린했다.
달타냥은 바둥거리면서도 어쩔 수 없이 혀를 마주 부딪쳐야 했다.
술의 달콤함을 머금은 그의 혀가 너무나 맛났다.
그의 키스가 너무 감미로웠다.
"아아...으음...!"
달타냥은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키스를 계속했다.
"후아...후아..."
충분히 술이 들어가자 저항력이 희미해졌다.
-털썩
그리고 달타냥은 포르토스에게 안겨서 근처의 침대에 눕혀졌다.
-두근 두근
달타냥은 얼굴을 붉힌 채, 시선을 피했다.
왠지 모를 기대감에 몸이 화끈거렸다.
알콜 때문일까. 아니면 곧 있을 음란한 행위 때문일까.
(아아...안되는데...내겐 미네르바라는 약혼녀까지 있는데...)
달타냥은 속으로 갈등을 했지만, 포르토스를 제지할 수는 없었다.
이젠 어찌되도 좋다는 심정이 들어졌다.
저항을 할 수가 없어져갔다.
아니 저항을 한다해도 어떻게 연약한 "여자"인 그녀가 남자인 포르토스의 우악스런 힘을 이길 수 있겠는가.
"하아...하아..."
달타냥은 달콤한 숨을 내쉬며 포르토스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스르륵
그녀는 곧 포르토스에 의해 완전히 벗겨져 나신이 되어야 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몸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