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검은 욕망 - 타츠미재판 (3) - 6화
9.
체육관의 뒤쪽의 수도에서 얼굴을 씻은 나는
곧바로 하루 들에게 합류할만한 기분이 되지는 못했다. 약간의 수줍음이 포함된 것은 인정한다.
물에 젖은 앞머리를 흔들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한다.
승리 축하회를 한다고 해도 겨우 평소의 다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일거다.
그렇게 서둘러 가서 참석할만한 것은 아니다.
교내를 빈둥빈둥돌며 조금 시간을 보낼까하고 걷고 있자,
자연스럽게 다리가 도서관으로 향했다.
혹은 무엇인가의 직감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한산 한 도서관의 현관을 지나 평소의 자습실로 향한다.
그리고, 제일 안쪽의 창가의 자리로 다가갔다.
그 광경을 나는 마음속 어딘가에서 예감 하고 있었을 것이다.
거기에는 1주일전과 같이 아키시마 미야코가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아니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곧게 뻗은 등과 가볍게 잡아 당긴 턱.
조금 초록이 섞인 회색 눈동자가 내리 뜨고 있는 긴 속눈썹 너머로 가만히
수중의 책을 따라 움직인다.
내가 그 모습을 보고 있자, 기색을 알아차렸는지 그녀는 책으로
부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축하합니다, 타츠미군」
뭐라고 말할까 하고 생각도 하기 전에 먼저 미야코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우선 「고마워요」라고 대답한 후 말을 계속한다.
「또, 여기에 있었네.」
「여기는 타츠미군의 장소이니깐요.」
그런가 역시 나를 기다리고 있어 주었던가?
「내가 여기에 온다라는걸 알았어?」
「글쎄요, 어떻습니까」
「나는 당신을 만나고 싶었지만」
「그것은 매우 영광이네요.」
마치 말을 돌리는 듯한 대화속에서 왠지 나에게도 조금씩 그녀가 보여 온 것 같았다.
혹시 미야코는, 이번 일련의 소동의 결말이 보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아키시마씨는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알고 있었어?」
「그렇네요. 이런 결말도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었어요.」
「그럼, 역시 내가 여기에 올 것도 알고 있었어?」
「……상상에 맡깁니다」
조용하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 의뭉스런 태도는 나로 하여금 역시 이길 수 없구나 하는 쓴웃음을 짓게하기에
충분했다. 질문이 끝났다고 보았는지 미야코는 의자를 당기며 조용하게 일어섰다.
「그러면 아직 남은 일이 있기 때문에」
「아,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말을 남기고 미야코는 나에게 인사를 한 후 자습실을 나갔다.
엇갈렸을 지날때 그녀의 머리카락의 냄새가 사뿐 코끝을 맴돌았다.
미야코의 뒷모습을 응시하고 있던 시선을 되돌린다.
그리고 나도 이제 이 장소를 떠나려고 생각했을 때
문득 책상 위에 작은 것이 남아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워 보자 그것은 노란 포장지의 캔디였다.
(왜 이런 것을?)
미야코가 이것을 남기고 갔다고 하는 것은 나에게 주는 선물인 것일까.
그렇지만 왠 사탕?
무엇인가 장치가 있는 것은 아닌지 빙글빙글 손가락으로 돌리며
밖에 나와 보자 생각지도 못하게 거기에는 시즈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엣. 시즈루씨?」
「이쿠타씨, 여기에 오셨었군요.」
「예, 조금……제게 무슨 일이라도?」
「미나가와씨들과 이쿠타씨를 찾고 있었습니다」
「아, 여기까지 찾으러 와 주신 겁니까?」
「예. 미나가와씨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빨리 문화부동으로 갑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즈루 함께 은행 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햇볕은 기울고 있다고 해도 아직 선명한 빛에 은행잎의 그림자가 선명하게 지면에
그려지고 있다. 손을 가리고 하늘을 올려 보자 시즈루가 문득 내가 쥐고 있는 것을 깨달앗다.
「그것, 아키시마씨에게 받았습니까?」
「아, 네. 직접 받은건 아니지만 비슷해요.」
「실은 도서관으로 향하던 도중에 아키시마씨와 만나 이쿠타씨가 안에 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아, 그랬네요.」
「그 안은 보셨습니까?」
「아니요 아직이지만……」
시즈루에게 재촉받아 안을 열어 본다.
포장안에는 흰 속지에 싸인 레몬색의 캔디가 들어가 있었다.
들어 올려 관찰해 보았지만, 시중의 사탕과 차이를 모르겠다.
그대로 입안에 던져넣었다.
「응. 레몬 맛이군요. 별로 특이한 점은 없네요.」
「후후. 포장지를 열어 잘 살펴 보세요.」
고개를 갸웃하면서 일단은 구겨버린 종이를 손가락으로 펴 보았다.
그러자, 그 한가운데에 무엇인가 세세한 글자로
짧은 문장이 써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금년의 세례제에서는 아키시마씨가 그 캔디를 1 학년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에―……그 때도 같은 메세지가?」
「예. 모두 그 분의 자필입니다」
그 때 앞으로부터 활기 차게 우리들을 부르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옮겨왔다.
고개를 들자 문화부동의 앞에서 하루가 소리를 지르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그 옆에는 클래스의 친구들과 카나가타자매, 농구부, 사진부,
그 외 란코를 포함한 여러명이 우리들의 도착을 지금껏 기다리고 있었다.
「……도대체 몇 사람이나 있는거야. 너무 많이 부른거 아닌가 보르겠네요.」
「후후, 이것도 미나가와씨와 이쿠타씨의 인덕일지도 모르지요.」
그렇게 말하고 웃으면서, 시즈루는 「자, 서두릅시다」하고 내의 손을 잡아
경쾌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아앗!」
갑자기 손을 잡아 당겨져 나의 손에서 조금 전의 포장지와 빠진다.
그것을 눈으로 쫓으며 어쨌던 넘어지지 않게 앞으로 따라 뛴다.
「시즈루씨, 너무 빨라요.!」
「서두르세요. 저라도 지금껏 기다렸으면 녹초가 되었을 거에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경쾌한 웃는 얼굴.
긴 다리가 스텝을 밟듯이 지면을 뛰자 거기에 아울려 스커트와 긴 머리카락이
흔들린다. 꽉 잡힌 손바닥으로부터 시즈루의 날씬한 감촉이 전해져 온다
그 광경을 보고 전방의 란코가 퍼뜩 눈을 뜨며 카메라를 번뜩이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손은 안잡아도!」
「안돼요! 모두 이쿠타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놓지 않을거에요!」
정말 무슨소리야! 나를 모두가 기다린다?
그것은 어떤 농담 처럼 들린다.
이 나는 이 학원에 스며든 이물이 아니었던가? 어디서 부터 바뀐걸까?
하루들이 우리에게 무엇인가 외치고 있다.
모두가 웃으면서,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다.
정말 심한 이야기야.
나의 인생은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어 버린걸까?
검은 욕망 투성이가 되어 그녀들을 계속 더럽히는 것이 나의 삶의 방법 아니었던가?
어째서 나는 이런 밝은 햇살 아래서 모두에게 웃는 얼굴로 환영받고 있는걸까?
「늦었잖아! 벌써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쿠짱!」
2명이 숨을 가쁘게 쉬면서 도착을 함과 동시에 그렇게 말해져 나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따.
체념과 함께 이제는 정말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따.
나는... 벌써……성련의 일원이 되어 버렸다 하고.
바람에 날리는 작은 노란 포장지.
그 겉에는 작고 꼼꼼한 글자로 메세지가 쓰여져 있다.
「성련에 어서 오십시오」
길게도 1년간에 걸쳐 드리워져 있던 성련의 비구름은 오늘 간신히 활짝 개여
마침내 계절은 빛나는 여름을 맞이하고 있었다.
……여담이지만.
7월의 학생 총회의 뒤 또다시 신문부의 활약에 의해 유미카와 시즈루에게는
새로운 예명이 붙게 되었따.
세이렌·시스터와 구별할 수 있도록 고안 된 새로운 별명
그것은 「세이렌·엘더·시스터」.
――「성련의 누님」이다.
< 1 학기편마지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