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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MC] 검은 욕망 - 풀대작전 (전편) - 5화

4.



「하아~ 아아후아아아아아아아아……」



 선택 교과인 현대사 수업이 끝나자 마자 나는 한숨을 내쉬었는데 그것이 그대로 하품으로 이어졌다.
  우우... 최근 전혀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지금 마력 소모의 페이스가 터무니 없는 탓이다.

 심장이 마력에 의한 유사 기관으로 바뀐 지금 마력이란 곧 나의 생명선이다.
  즉, 대량으로 마력을 사용하면 비록 다음에 트바리로부터 공급된다고 해도 몸에 부담이 간다.
  피를 팔아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은 것이니까…….



 수업중에도 어쩐지 멍해져 교사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흑판은 바라보고 있지만 도무지 무슨말인지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된다.
  아, 누군가에게 다시 배우지 않으면 안되겠다…….


「……피로해 보이네요」
「응? 아, 조금……」


 전에 상담에 응해 준 근처의 아가씨가 또 말을 걸어 주었다.
  자각은 있지만 역시 분명히 알 정도로 표정에 드러나는 걸까……라고 하기엔
  기지개를 너무 크게 켰구나.. 그 정도로 기지개를 켜고 있으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무엇인가 또 문제가 있었습니까?」
「최근 부탁받고 있는 일이 너무 바빠서」
「후후, 의지가 되어 주고 있는 가 보네요?」


 소녀는 그것이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말하듯이 기쁜게 웃는다. 별로 그런것은 아닌데.


「나도 뭔가 도와 드릴 수 있을까요?」
「아……아뇨. 괜찮습니다.」


 일순간, 나는 머릿속으로 눈앞의 소녀에게 검은 욕망의 힘을 사용하는 것을 상상해 버렸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아직 이 아가씨의 이름을 모른다.

  그렇지만 같이 수업을 들은 지도 한참이 지났는데 이제와서 이름을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
  나중에 출석부를 확인해 둬야지.


「그렇습니까……. 그렇지만, 무리는 금물이에요. 공부는 공부, 일은 일.
  학업에 영향을 줄정도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본말전도니깐요.」
「예,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만……마감이 촉박해서」
「사정을 이야기해서 마감을 좀 미룰순 없는 일인가요?」
「.. 이쪽 사정을 생각해 줄것 같으면 애초에 그런 터무니 없는 스케쥴을 짜지 않았겠죠..」


 어쨌든 1개월치를 2주안에 채울 정도의 무자비함이니까. 이제 일주일이 남았다.


「그렇다면,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조금 부담을 나누는 것은 어떨까요?」
「아, 그럴 수가 없어요. 기본적으로 혼자하고 있는 일이니깐..」


 그것을 듣자 소녀는 「어?」하고 놀란 표정이 된다.
  어? 내가 뭔가 이상한 소리라고 했던가?


「혼자서 하십니까?」
「? 예 그렇습니다만?」
「실례지만 일을 맡긴 사람은 무얼 하고 있지요?」
「아. 그게……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끝낼때까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준비해주고, 장소와 시간을 얘기하면 그때 그 주변으로의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해 주지만 기본적으로 나나미는 나의 행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는다.
 손을 대지 않는 편이 편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소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눈썹을 조금 찌푸린채 화를 내고 있는 것 같다.
 이 아가씨의 이런 표정은 처음으로 본 것 같다.


「혼자서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그것은 너무 하지 않습니까?」
「아. 그렇지만, 이것은 나 혼자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서요……」
「아니, 어떤 일라도 다른 사람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비록 그것이 사소한 일이어도, 모두가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일할 의욕자체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아, 이 아가씨는 정말로 굉장하다.
  우리들만한 연령으로 이런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
  무심코 끄덕끄덕 하고 있는데 수업종이 울린다.


「확실히, 그렇네요」
「부탁한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무리를 하지 마시고, 한번 더 도움을 부탁해 보면 어떻습니까?」


 좋은 조언이잖아. 정말로.

 




「이라고 하는 이유로 도와 주세요」
「무엇을 「이라고 하는 이유」인지는 모릅니다만 거절합니다」


 아, 역시?

 방과후, 나는 나나미를 운동부동의 4층의 빈 방으로 불러 조금 전의 대사를 날려 보았지만
  내용을 듣지도 않고 딱잘라 거절해 버렸다. 뭐, 이럴줄 알았지만



 그렇지만, 일단 내게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거절당했다고 물러날 수는 없는일.


「그렇게 몰인정하게 끊지말고 내얘기를 들어봐, 이건 P작정에 꼭 필요한 일이니깐」
「……말하세요.」


 덧붙여서 P는 POOL의 P다.

 나는 트바리가 설명해준 검은 욕방 제 5 발동 스테이지의 능력을 나나미에게 설명해 주었다.
  나나미는 흥미가 없는 척을 하면서도 이야기 중간중간 맞장구를 치거나 질문을 던져온다.
  솔직하지 못하다.



 이 작전에 필수불가결한 능력 「영역 지배(도미네이션)」는 굉장히 복합적인 조건을 필요로
  하는 능력이야. 능력을 발동하려면 「수용자(억셉터)」라고 불리는 특별한 인간이 필요하다.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제3 발동 스테이지의 능력, 「수용(억셉턴스)」이다. 

  특정한 순서를 밟아 한번 「수용자(억셉터)」가 된 인간은 검은 욕망의 효과범위 외에 있어도
  마력의 소비를 통해 인세션 키의 유지가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한번 인세션 키를 통해 검은 욕망을 발동시키더라도 나의 인지 범위 밖으로 벗어나게
  되면 인세션 키는 사라졌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제 5 발동 스테이지 이후의 강력한 능력을 발휘 하기 위해서
  수용자(억셉터)는 코어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마치 안테나 처럼 나로 부터 받은 정보를
  자신의 주위 인간들에게 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까 풀에서 다른 인간의 인식을 속이기 위해서는
  나와 계약한 인간이 1명 이상 그 자리에 필요하다」
「……즉 내가 도와 주워야 하는 일은 「계약」입니까?」
「이야기가 빠르니깐 좋잖아.」


 나나미도 이번 일에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차근 차근 설명해 주면 이것이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것이다.
 이제 이정도로 납득해 줬으면 좋겠는데.


「알겠습니다. 확실히 내가 그 계약을 실시하는 것이 제일 합리적이군요」
「그렇지? 나나미는 누나와 항상 함께 있고 있을테니깐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도 나나미가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후우……아자아자, 좋았어.


「그러면 어서 계약을 시작해 볼까」
「기다려 주세요. 그전에, 그 계약을 실시하는 특별한 순서에 대해 설명해 주었으면 합니다.」
「……에?」
「……왜 거기에 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는거죠?」


 왜긴, 말하고 싶지 않으니깐 그랬지.
 계약에 필요한 「행위」를 들으면 나나미는 절대 동의 하지 않고
  검은 욕망의 힘에 저항할테니깐


「혹시 무언가 의심스러운 행위가 필요합니까?」
「……그런 일은 없으니깐, 마음 놓고 나에게 경계를 풀었으면 좋겠는데..」
「내용을 들을 때까지는 승낙할 수 없습니다. 왜 이야기할 수 없습니까?」


 아-아―, 경계를 바짝 하고 있잖아. 털을 잔뜩 세운 고양이같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하지만말야, 들으면 안하려고 할꺼잖아?」
「저항하고 싶어지는 내용 입니까?」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좋은데」
「경계하고 싶어지게 행동하고 있는게 누굽니까!」
「나……인가―? 아하하하……하하…하…」


 웃어서 분위기를 누그러뜨려 보려는 나. 그렇지만 나나미의 눈은 더욱 더 날카로워 질 뿐.
 아 역시 안되는 건가, 이런 전개도 예상하고 있기는 했지만...


「안됩니까?」
「안됩니다」
「아무래도?」
「아무래도입니다」
「그런가……그럼 누나에게 부탁할까」
「에?」


 나는 나나미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문을 열어 주위를 바라보았다.
 아 저기 있잖아. 찾는게 조금 빠르지만 내가 목적하고 있는 인물은 마치 무언가를 찾듯이
  복도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있다.

 손으로 이쪽을 보라고 흔들자 상대도 깨달은듯 쪼르르 달려온다.


「뭐어야-! 어째서 계단에 없는거야!」
「미안 미안. 음식에 관해서 조금 얘기 하고 있었어.」
「나나미도?」
「응, 자 들어가 들어가.」


 적당히 사과하면서 나는 그 인물을 방안으로 불러들인다. 정작 놀란 것은 나나미


「에, 언니!」
「야호~나 왔어―」


 물론 그 인물은 나나미와 쏙 빼닮은 쌍둥이의 언니 미구리다.

 그간 이곳으로 나나미를 몇번이나 호출하면서 나는 3학년 유자반을 직접 찾아 갔었다.
  굳이 편지를 남기기가 귀찮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진정한 목적은 미구리에게
  목격시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것.



 오늘도 점심시간에 나나미를 호출하기 위해 유자반을 찾아 간 나는 이미 미구리가
  인세션 키의 기입도 가능할 정도로 나와 나나미의 만남에 흥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곳으로 오기전 미리 미구리의 신발장에 편지를 넣어 두고 왔다.

  「나나미와 최근 취미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인데, 미구리도 오지 않을래?」

  라는 내용으로

 물론 보통 이런 호출은 의심을 받기 마련이지만 그 이전에 이미 나나미를
  이런식으로 몇번이나 호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상대는 호기심이 강한 미구리.
  궁금해서라도 와볼 확률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 와버렸다. 역시 이녀석에게 경계심이라곤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나나미와 더해서 2로 나눴으면 좋겠는데..


 방에 들어가자 마자 나는 즉석에서 키워드를 던진다. 여기선 스피드 승부다.
  나나미가 무언가 저항을 하려 하기 전에 모든 것을 끝낸다.


「실은 지금 나나미와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세계에서 제일? 뭔데 뭔데? 나도 가르쳐 줘.」
「에……어라……?」


 나의 깊은 곳에서 마력의 심장이 고동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나나미의 표정에 물음표가 떴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채 불안해 하는 표정.
 성공이다. 역시.


 나나미는 나에게 분명히 강력한 경계심을 갖고 있지만 나나미가 미구리에 대해서는 언제나
  맹목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이미 몇번이나 확인한 사실.

  그렇기 때문에, 미구리를 경유해서 인펙션을 걸면 절대 저항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너는 지금 그물에 걸린 새야. 이제 도망가지 못한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인간의 정자 라고 생각하는데 미구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아―, 그래그래, 맞아. 나나미, 정자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고 티비에도 나왔었어」


 이봐 이봐, 그것은 어떤 프로그램이냐. 나는 웃음을 참느라 필사적이었다.

 검은 욕망의 굉장한 점은. 

  내가 말한 일을 실현하기 위해 상대방의 인식을 뒤틀어 놓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납득하도록 배경이 되는 상황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환경 정비 능력이라고 할까.


  이것은 나나미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미구리의 말도 실제로 그런 방송을 본것이 아니라, 무언가에 관한 음식 프로그램의 기억이
  뒤바뀐 것일 것이다.


「그, 그런가……?」
「응, 그래. 언니는 절대 틀리지 않아!」


 완전히 틀렸어.
 나나미는 역시 완전히 납득하지 못한 것인지 눈썹을 조금 찌푸리고 있다.

  아직 조금, 저항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그런 것까지 신경을 써줄 필요는 없다
  발동된 인상 검은 욕망의 힘을 절대적이다.
  내가 말한 일을 실행 할 수 밖에 없어.


「그러면 말이야. 내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맛보게 해줄까?」
「에?」
「정자. 내가 나나미에게 먹여 줄게」


 세계가 뒤집히는 것 같은 터무니 없는 말이다.
  그렇지만 미구리는 거기에 전혀 의문을 느끼지 못한채 손뼉을 치며 찬성한다.


「그거 좋다!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는 거야!
  나나미 모처럼 이쿠다군이 말해주고 있잖아 먹는다고 해!」
「에……아……응」


 결국 나나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후후후,
  잔뜩 싸버릴 테니깐 단순히 맛만 보는 정도가 아닐껄

 그런데 여기서 조금 변명을 하고 넘어가자면

 나는 절대 나나미를 괴롭히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방금전 설명한대로 억셉턴스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특정한「행위」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행위라고 하는 것은 바로

 「검은 욕망 사용자의 몸의 일부를 상대가 지니게 한다.」는 것이다.


 트바리 선생님의 설명에 따르면……


 「머리카락이나 손톱 등 피가 다니지 않은 부위는 마력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억셉턴스의 매개체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살점이나 뼈, 장기등은 충분한 마력을 지니고
  있으나 치유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디메리트가 큽니다.

  어느정도의 유전정보를 포함하는 체액, 즉 다시 말해 혈액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입니다만
  이쿠타님은 남성이므로 정액으로도 대용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한다.


 피를 먹여도 아무 상관 없었지만 굳이 피를 내기 위해 상처를 내기 보다는
  기분 좋게 써먹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이 인지상정.
 뭐, 그런 이유로 나나미는 오늘 나의 정액을 먹어주게 되었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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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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